울타리 및 잡동산이/울타리 이야기

작은 형님과의 영원한 이별을 나누며

칠갑산 사랑 2022. 11. 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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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 고통없는 편안한 안식이 되길,

 

 

지난 10월 마지막 주말에 병상에 누워있는 작은 형님의 얼굴을 보고 빨리 병마를 털고 일어 나라고 응원을 보냈는데 40여 년이 넘도록 입 한번 열지 않고 있던 형님께서 이 동생에게 무엇인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지 무던히도 애쓰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가족들을 위해 먼 타국으로 가 고생하다 얻은 병마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모습이었는데 무엇이 그리 바빠 벌써 한줌의 재만 남기고 그 먼 하늘나라로 떠나셨는지 안타깝고 애석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벌써 40년도 더 된 시기에 중동 건설붐을 타고 이란으로 떠났다가 호메이니가 주도한 이란혁명 또는 이슬람혁명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았던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며 한달동안 생사를 건 탈출을 시도해 어렵게 시리아를 통해 귀국한 후 다시 한달만에 정신적인 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한 이후 실어증에 걸려 결국 40여년이 지난 죽음의 순간까지도 말 한마디 못나누고 그간의 고통을 모두 안고 하늘나라로 떠났으니 그 비통함이 너무나 크고 넓기만 하다.

부모님이 늘 아픈 손가락으로 이야기를 하셨던 형님이시기에 부모님을 하늘나라로 보낸 후 떠나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런 이별은 늘 가슴을 찟는 아품과 정신을 차릴 수 없는 크나큰 슬품을 동반하기에 한동안 쉽게 잊혀지지 않을 시간으로 남겨질 것이다.

토요일 면회하고 귀가해 일상 생활로 복귀했는데 11월 2일 새벽 3시에 울리는 모바일 폰 소리에 비몽사몽간 전화를 받으니 작은 형님의 사망소식이 전해지고 잠시 멍하니 앉아있다 정신 차리고 다시 병원에 전화해 장례식장과 화장터 및 장례절차 등을 확인하고 나니 또 하룻밤이 지나는데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다 보니 형수와 조카들도 없는 홀몸이기에 손님을 받을 상황도 아니어서 장례식장에 시신만 보관하고 3일장을 치르기로 하고 가족들만 4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장례식장에 모여 입관식을 치르기로 하였다.

직계 가족들만 모여 장례절차를 마치고 화장터로 이동해 화장을 하는 시간은 참으로 큰 고통속에 보내고 한줌의 재로 변한 유골을 들고 부모님이 영면하고 있는 고향으로 가 부모님 앞 묘지 마당에 잘 묻어 주고 인사 나누고 내려오는 순간은 영원한 이별보다 더 큰 고통을 끊을 수 있음에 안도하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가족들과 저녁식사 후 귀가하고 나니 이제서야 온 몸의 기운이 모두 빠져 나가는듯 지치고 아파오기 시작하고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힘든 시간이 지나니 평상심을 되찾고 조금은 차분하게 작은 형님과의 소중했던 추억들을 꺼내 보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아품과 고통없는 하늘나라에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지내는 시간이길 바래본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