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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기도 산

화악산 북봉 산행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7.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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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화천군의 화악지맥 줄기에 위치한 화악산 북봉 일대

산행일자 : 2017년 05월 20일 (토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약간의 바람이 불었지만 여름같이 무척 무덥고 약간의 박무로 인해 시야가 제한 받았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6도에서 영상 26도

산행인원 : 총37명(칠갑산과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들), 3450온누리산악회 창립 10주년 기념 산행

산행코스화악터널(391번 2차선 포장도로)-비포장 임도-능선진입-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등로-잡풀이 우거진 수레길-비포장 임도-원형 철조망-실운현 시멘트 포장도로(응봉 갈림 삼거리)-우측 능선진입-헬기장-철쭉 등로-웅덩이 봉-굴뚝봉-교통호 등로-관목지매-교통호 등로(1405.6봉)-공터봉-무명봉(점심식사)-전망바위봉-화악산 북봉(1430봉)-삼일봉(1260봉)-로프구간-북부능선-고사목-타종 교통호(1302.6봉)-헬기장(화악지맥 갈림 헬기장)-능선 갈림 삼거리-계곡 하산등로-바위 암봉 우회등로-목욕동 계곡-법장사와 겟세마네동산기도원-시멘트 포장도로-화음교(391번 2차선 포장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08.89 Km (모바일 폰의 GPX 트랙 기준)

산행트랙 : 화악터널-실운현-화악산북봉-삼일봉-헬기장-목욕동계곡-삼일계곡-법장사-화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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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시간 : 약 05시간 57분 (10시 22분에서 16시 19분까지)

              많은 인원이 진행하며 걷다 쉬다를 반복하여 시간 개념 없이 여유롭게 진행하다 계곡에서 많은 시간 족탁도 즐기며 진행

 

 

온누리산악회 창립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산친구들과 함께 여유롭고 즐겁게 다녀 온 화악산 북봉에서의 환상적인 조망 이야기 

 

 

오늘은 만사 제쳐두고 3450온누리산악회에서 실시 예정인 10주년 창립 축하 산행인 화악산 북봉을 다녀 와야 되기에 오르고 싶었던 맥 잇기 산행을 잠시 미뤄 두기로 한다.

요즈음처럼 많은 인터넷 산악회도 없었고 등산 동호회도 활성화 되지 않았으며 더욱이 백두대간 산행은 제한된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락한다는 속설이 나아 있던 시절에 참으로 열정적인 산행을 즐기며 나이나 직업에 관계 없이 너무나 끈끈한 정으로 뭉쳐 전국 산하를 누비기 위해 설립된 산악회가 벌써 10년을 넘겨 백두대간 산행을 6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고 기타 맥 잇기 산행과 일반 산행을 포함하여 제법 활성화된 산악회로 거듭 태어났으니 당연히 참석해 축하를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새로 시작한 일로 인해 한동안 얼굴 보기도 힘들었기에 더욱 반갑게 만나야 할 산친구들도 많아 다른 산행을 모두 접고 이번 주는 화악산에 집중을 해 본다.

오늘은 또 어떤 산친구들과 어떤 추억을 만들며 멋진 하루를 보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레이는 순간이다.

홀로 마루금 잇기 산행을 진행하며 받는 고통과 스트레스를 풀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시간이기에 가끔은 이런 여유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세번째 오르는 경기 제일의 화악산 북봉에 올라 북쪽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화악지맥 마루금을 바라보는 시간은 몇 년간 멈춰버린 시간을 찾아 떠나는 여행처럼 잠시 잊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두껍게 쌓인 추억 위에 또 다른 추억 한장을 포개 덮는 시간이었다.

오늘 걸어야 할 삼일봉과 헬기장이 바로 지척으로 보이고 그 뒤 작은 지리산을 연상시키는 산줄기를 타고 가면 조무락골과 함께 여름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석룡산이 보이고 그 아래 도마치로 잠시 숨을 고른 등로가 장쾌한 한북정맥 마루금을 일으켜 세워 또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국망봉 뒤로는 명성지맥의 명성산과 각흘봉이 우뚝하고 화악지맥 분기점 우측인 북쪽으로는 백운산과 광덕산이 옛 추억을 들려주지만 제한된 사진으로는 모두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뒤 저 멀리 보개지맥의 금학산과 그 옆 고대산 자락이 희미하고 북쪽으로는 대성산이 넓은 품을 길게 뻗어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걸어 온 방향으로 동쪽에는 군사시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응봉산이 가깝게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 흘러 내리면 촉대봉 지나 한줄기 넘어 몽가북계로 이어지는 화악지맥이 환상적이다.

그 응봉 자락 좌측 저 멀리에는 희미하게 춘천과 양구에 있는 오봉산과 용화산이 빛나고 그 뒤 희미하게 사명산이 도솔지맥 마루금을 대표하여 자리를 빛내고 있기도 하다.

오르고 바라보며 많이도 그리워했던 산줄기들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도 서로 기억하며 추억하는 그런 친구가 된 기분으로 즐기는 시간이다.

 

 

남동쪽으로는 오늘 아침 올라온 391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화악계곡이 구비구비 이어지고 그 뒤로 응봉에서 내려온 촉대봉이 뾰족하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있다.

그 산줄기 넘어 희미하지만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몽가북계(몽덕산, 가덕산, 북배산과 계관산) 줄기가 옛 추억의 고통과 희열을 모두 알려주고 있다.

맥 산행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초여름에 처음 올랐던 몽가북계에서 방화선에 자라난 억새와 길찾기를 못해 헤매이며 많은 것을 깨닭고 산행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조금씩 산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던 산줄기이기에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곳이 그렇게 그립고 설레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늘 시간과 거리에 대한 약간의 압박감 속에 산행을 즐기곤 하였는데 오늘은 그런 걱정과 고민없이 그저 산친구들 따라 즐기다 오면 되는 시간이기에 아무 부담없이 여유를 부려 본다.

오랫만에 타 보는 대형버스가 낮설게 느껴지지만 금새 익숙해지고 쌓여있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금새 산행 들머리인 화악터널에 도착을 하는데 산행 들머리를 잘못 찾아 버스가 약간의 알바를 하고 되돌아 올라 온다.

그래도 화악터널 지나 쉼터가 있고 조망데크가 설치된 좁은 공터에 잘 도착해 하차하며 산행 준비를 하다 보니 약간의 시간이 남아 전망데크에서 내려다 본다.

 

 

참으로 많이도 넘었던 화악터널인데 얼마만에 다시 찾는지 기억도 가물거린다.

산하는 이제 연두를 지나 진한 초록을 넘어 성하를 향해 달려가고 찬란하게 피었던 봄꽃들은 새로운 푸른 잎들과의 만남을 위해 고왔던 꽃잎들을 떨구기 바쁘다.

그래도 산줄기를 잘라내지 않고 이렇게나마 터널을 뚫어 산줄기를 보존하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되었을지 모르겠다.

 

 

잠시 산행 준비를 하는 사이 391번 도로 우측에 설치된 전망데크에 올라 북쪽 방향을 살펴보니 삼일계곡 지나 사내면 뒤로 두류산이 제법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아직 미답지인 곳이기에 언제 한번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하며 그곳에서 오늘을 추억하는 시간도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시간이다.

 

 

이제 화천쪽에서 가평쪽으로 화악터널을 바라보며 도로 우측의 비포장 임도를 따라 잠시 걸어 오르다 뒤돌아 내려 와 임도 좌측의 직등 코스로 실운현을 향해 된비알을 오르기 시작한다.

그늘이 없는 임도에서는 무척 따갑게 느껴지던 햇살이 나무 그늘로 오르며 조금은 시원한 청량감으로 위안을 주고 있다.

 

 

특별히 볼 것이 없어도 원시림 같은 자연이 주는 포근함과 평온함이 복잠한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그 온화한 기운을 받아 난해했던 마음을 정리도 해 보는 시간이다.

마음이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단순하게 잊을 수 있는 몸의 고통이 최고이듯 조금 더 멋진 풍경과 조망을 위해서는 약간의 된비알 오르막도 견딜 수 있는 것이리라.

 

 

잠시 세상과 단절하듯 화려하지는 않지만 멋진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니 금새 또 다시 사람들의 숨결이 가득한 비포장 임도를 만나 그 임도를 타고 조금은 편안하게 걸어 보지만 그 대신 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운치는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막 피어나기 시작한 병꽃들이 반겨주니 그것만으로도 잠시 사람 냄새를 잊고 자연의 냄새에 취하는 시간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렇게 잠시 넓은 임도를 따라 완만하게 오르니 몇 년 전 어렵게 걸어 내려왔던 실운현에 도착을 해 가물거리는 기억을 붙잡고 주위를 살펴본다.

좌측 응봉가는 길목에는 차량 통제용 바리게이트가 보이고 오늘 우리들은 우측 화악산 북봉 방향으로 진행을 해야 한다.

실운현의 높이는 1050미터로서 경기도 내 고개로서는 가장 높은 고개가 아닐까 생각되며 바로 아래 화악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화천의 사내면과 가평의 북면을 이어주는 중요한 고개로서 민초들의 애환이 남아 있었을 험난한 고개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산행을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들만이 기억해 주는 고개로 전럭한 느낌이다.

 

 

실운현에서 서쪽 방향인 화악산 북봉으로 오르면서 잠시 뒤돌아 보니 응봉 오르막 시멘트 포장도로가 옛 추억을 되살리며 잠시 상념에 잠겨 본다.

저곳을 오를때도 무척 무더웠던 시기로 어렵게 시멘트 포장도로를 올라 응봉 군사지역 철조망 옆에서 퍼질러 앉아 남아 있던 식수로 갈증을 해소하며 힘들어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만 하다.

 

 

화악산 정상 역시 군부대가 자리를 잡고 있어 오를 수 없기에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이지만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에 그 아쉬움은 더 크다.

잠시 북봉 방향인 서쪽으로 오르니 이곳 역시 군부대에서 진입금지 바리게이트를 쳐 놓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우측 나즈막한 능선으로 올라 진행을 한다.

뙤약볕에서 나무 그늘로 오르니 금새 온 몸이 시원해지며 조금은 더위를 식혀준다.

 

 

능선으로 오르니 금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올려다 보는 화악산 북봉 가는 능선이 부드럽게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북봉까지는 꽤 먼 거리로서 급경사 된비알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한시간 이상 걸어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거리이니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면 오산이다.

 

 

산친구들과 잠시 헬기장에서 색다른 추억을 만들고 우측 가장자리로 들어 두류산과 백석산 자락도 다시 한번 확인을 해 본다.

이제 제일 마지막으로 남아 산친구들이 헬기장을 떠나 북봉으로 향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본다.

 

 

해발고도 1000미터를 넘기니 이곳은 이제 막 철쭉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그 철쭉 사이로 초록의 싱그러움이 물방울처럼 등로에 뚝뚝 떨어진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해도 그저 몸이 받아들이는 상큼함 만으로 오늘 이곳에 오르는 이유로는 충분할 것이다.

급하지 않게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그동안 보이지 않던 진한 초록이 더욱 가슴속 깊이 파고들며 생각을 단순하면서도 명쾌하게 정리를 해 준다.

 

 

잠시 쉬는 사이 홀로 앞서 여유를 부리니 싱그럽게 피어난 초록과 분홍빛 철쭉 사이로 바위들도 보이기 시작하며 조금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조금 더 멋지고 예쁘게 가꾸고 가다듬지 않해도 있는 그 자체로 예쁘고 아름다운 초록의 자연이 있어 복잡한 세상을 그렇게도 잘들 살아 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무엇을 그리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겠는가...

 

 

바위를 돌아 오르면 다시 거친 숨 쉬어가라고 햇살도 보내주고 하얀 철쭉꽃도 보여준다.

급할 것 없이 그저 자연속의 작은 한 부분이 되어 초록의 생명들처럼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무엇이 더 필요하고 그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하지만 현실은 그것이 불가능에 가깝기에 늘 마음속 깊이 생각만으로 간직하다 보니 이 시간처럼 현실에서 그런 풍경을 만나면 더욱 안절부절 못하고 단순해야 될 생각들이 더 복잡해지는 것은 아닐련지.

 

 

그렇게 많은 자연의 친구들과 무언의 대화를 하면서 몸으로 매만지다 보면 이제는 바위와 초록 그리고 분홍빛 철쭉이 하나가 되어 또 다른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보여지는 풍경처럼 주어진 현실에 맞게 욕심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사람이 아닌 신이나 가능하기에 오늘도 이곳 초록의 자연속에 들어 조금의 욕심을 버리고자 한다.

 

 

그러다 초록속에 만나는 분홍빛 철쭉이 눈길을 사로잡고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또 다시 눈을 맞춰 본다.

하나 둘 분리해 살펴보면 큰 감흥이 없지만 대자연속의 일부가 되어 자기 자리에서 너무 튀지 않게 자기 역활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조화와 순리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한동안 그늘속 초록과 분홍빛을 만끽하다 보니 등로 좌측 앞으로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사진에 담아보는 시간은 그저 안타까움 뿐이다.

하루 빨리 저 거대한 인공 구조물을 철거하고 다양한 빛들과 형태의 자연들이 살아 숨쉬는 그런 정상이 되어 찾는 발길 모두를 받아주는 기회가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래도 본다.

 

 

그러다 불쑥 만나는 굴뚝봉이 또한 이채롭다.

군 생활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풍경에 그저 말 못할 미소만 흐를 뿐이다.

이 또한 이곳의 일부가 되었으니 주위 친구들과 잘 지내며 조화로운 삶이길 바래 본다.

 

 

굴뚝봉 옆으로 나 있는 전망바위에 올라 북쪽을 살펴보니 화천군 사내면 마을들이 깊은 산속에 파묻혀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그 뒤를 병풍처럼 두른 두류산과 토보산 그리고 백적산과 그 좌측으로 복주산 및 중앙 좌측 제일 먼곳으로 오를 수 없는 대성산이 그 넓은 품을 좌우로 길게 펼쳐 내려보내는 풍경도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측 저 멀리에는 박무속에서도 파로호 주변에 솟아 있는 산군들이 존재감을 알리면서 한번 살펴 봐 달라 손을 흔드는 듯 보인다.

 

 

이제 조금씩 강렬한 햇살을 막아주던 나무 그늘이 사라지며 이곳이 군사지역임을 알리는 교통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조금 더 강렬한 뙤약볕 햇살이 잠시 멈췄던 땀구멍을 자극해 굵은 땀방울을 만들고 그렇게 등산복을 적실 쯤 하늘이 열리면서 지나온 동쪽 방향으로 뱀처럼 구불거리는 군사도로를 따라 무거운 인공구조물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응봉 정상이 시원하게 조망되기 시작한다.

 

 

교통호를 따라 조금 더 오르니 분홍빛으로 만개되었던 철쭉들이 이제는 그 고도를 이기지 못하고 이제서야 꽃망울을 터트리려 준비중이다.

그 봉긋한 꽃몽우리 위로 솟아 있는 응봉이 아름다워 다시 카메라 앵글를 맞춰 본다.

 

 

응봉 정상부 우측인 남쪽으로는 봉긋 솟아 있는 유두같은 촉대봉이 인상적이고 그 산줄기 넘어 머리만 내밀고 있는 화악지맥의 몽가북계가 또한 하늘과 땅의 경계를 만들며 손짓하고 있다.

그곳은 지금 방화선에 자라고 있는 관목들과 억새들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궁금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올라 무명봉에 도착을 하고 주위에 흩어져 있는 교통호를 따라 주위 조망을 살펴 본다.

하지만 더욱 강렬해진 태양볕이 더 머물 수 없을만큼 뜨거워지고 있어 자꾸만 그늘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이제 조금 더 넓은 풍경과 조망이 가능한 화악산 북봉 전 교통호 주변에서 제일 먼저 북쪽으로 화천군 사내면을 지나 아름답게 펼쳐진 한북정맥의 대성산을 중심으로 그 좌우측 산줄기들을 살펴본다.

사내면 마을들로 인해 가장 넓게 펼쳐진 회색지대 뒤 가장 먼 곳으로 가장 높게 새가 날개를 펴듯 산줄기를 내려 보낸 대성산이 우뚝하고 그 우측으로 돌아가며 적근지맥의 적근산이 더욱 먼 거리로 희미하게 다가온다.

적근산 우측으로는 흰바위산과 수리봉 자락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눈에는 보였던 일산이 사진에서는 잘려 버렸다.

대성산 좌측으로는 복주산과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마루금이 일품이고 그 뒤 좌측으로 명성지맥의 각흘봉 자락도 눈에 들어온다.

사내면 바로 뒷쪽으로는 두류산과 백적산 자락이 또한 산객의 가슴에 불을 지르며 조만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조금 더 오르며 선명해진 응봉 자락도 뒤돌아 보고 잠시 옛 추억을 더듬어 본다

고통이 크면 클수록 더욱 진한 추억이 되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되는 그런 오늘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허기를 채우고 북봉에 올라 조금 더 가깝게 다가 온 화악산 정상부의 인공구조물들을 살펴보며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몇 십미터 앞에 두고 오르지 못하는 정상과 그 정상에서 제대로 된 조망을 즐기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이렇게나마 올라 정상을 살펴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눈을 남서쪽으로 돌려보니 화악산 자락 바로 우측으로 명지산이 다가와 있고 그 뒤로 있어야 할 연인산을 찾아 보지만 명지산의 텃세를 이기지 못하고 그 뒤로 숨어 버렸고 그 대신 임산계곡 뒤로 귀목봉이 솟아 있다.

명지산 우측으로는 봉화산과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마루금이 선명하고 그 뒤 희미하게 운악산 자락도 보일듯 말듯 산객의 애간장을 태우기 시작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서울의 도봉산과 삼각산을 찾아 보지만 오늘은 아니라며 시야가 좋은날 다시 오라 권한다.

 

 

이제 많은 시간 머물며 복잡하고 난해했던 생각들을 정리하고 세상사에 찌들었던 마음을 조금은 정화시킨 후 내려가며 진행방향인 북서쪽을 살펴보니 그곳에 또 다른 환상의 풍경화 한장이 펼쳐져 있어 발걸음 멈추고 보이는 봉우리 이름을 불러 본다.

가장 가까운 우측에 삼일봉이 보이고 그 능선을 따라가면 조무락골로 유명해진 여름산행지의 석룡산이 솟아 오르며 잠시 도마치로 숨을 죽였던 산줄기가 솟구쳐 좌측으로 한북정맥 마루금을 이루며 국망봉과 강씨봉으로 이어진다.

도마치봉 뒷쪽으로는 박무속에서도 바위가 빛나는 명성산이 존재감을 알리고 그 우측으로 각흘봉을 지나 대득지맥 산줄기들이 부르고 있다.

 

 

화악지맥 마루금 좌측인 서쪽으로는 조무락골과 임산계곡이 깊은 골짜기를 만들며 내려다 보이고 그 우측 뒤로는 국망봉에서 강씨봉과 청계산으로 흐르는 한북정맥 마루금이 아름답다.

보여야 할 왕방지맥과 감악지맥 마루금은 좋은 계절에 다시 한번 올라 천천히 그 이름들을 부르며 쉬었다 내려가기로 약속을 하고 하산하기 시작한다.

 

 

그러다 만나는 보라빛 얼레지가 아름다워 사진에 담아 본다.

고도가 낮은 지대에서는 이미 꽃이 지고 씨방이 달려 후대를 생각하는데 1000고지가 넘는 화악산 줄기에서는 이제서야 그 고운 빛깔을 세상에 드러내 보이며 지나는 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삼일봉으로 가면 뒤돌아 보는 화악산 북봉이 아쉬운듯 자꾸만 손짓을 하는 듯 하다.

연부빛과 초록 그리고 그 사이로 이어지는 산친구들의 행렬이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환상의 풍경화를 그리고 있어 쉽게 발걸음을 옮길 수 없다.

 

 

내려가면서도 자꾸만 앞을 바라보며 부르지 못한 봉우리를 찾아 그 이름을 불러보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박무가 심해져 사진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되었다.

그래도 삼일봉에서 만나는 이것만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시간이다.

 

 

조무락골 풍경도 다시 한번 가슴에 담아 보고 그 주위로 솟아 있는 봉우리들도 담아본다.

언제 다시 저 골짜기에 들어 마음 편히 하룻밤 보낼 수 있을련지...

 

 

이제 다시 민둥의 세계를 벗어나 나무 그늘이 시원한 등로로 들어서니 조금은 발걸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여전히 눈에 질리지 않는 초록이 등로를 가득 채우고 있는 풍경이다.

 

 

잠시 후 이제는 화악지맥과 헤어져 온전한 우리들만의 산행을 즐겨야 할 헬기장에 도착을 하고 아쉬운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이 화악지맥 마루금을 좌측 직진으로 보내고 우측으로 꺽어 발걸음을 옮긴다.

약속은 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꼭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제는 조망 없이 그저 자연에 충실하며 걸어 보는 시간이다.

능선과 계곡 갈림길에서 선두의 다섯 친구들만 계곡으로 빠지고 나머지 산친구들 모두는 좌측의 능선 등로를 따르기로 한다.

 

 

그저 아무 인공적인 보탬이 없이 자연 그대로 이룬 원시림 같은 등로가 그림처럼 다가온다.

스스로 태어나 자라고 또 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그 풍경에서 조금은 자연을 닮은 삶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늘 평탄하면 재미가 없다는 듯 가파른 바위들도 남기고 그 옆으로는 우회 등로도 만들어 내려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주는 듯 그렇게 좋은 등로와 어려운 등로를 교대로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는 앞서 누군가 지나간 흔적을 남겨 뒤따르는 자가 다른 길로 가 헤매지 않토록 하기도 하였다.

그저 남기는 것은 발자국만을 그리고 가져오는 것은 추억과 사진만이라고 했지만 이런 표식 하나쯤 남겨 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다 만나는 계곡물은 생명수가 되어 지친 산객의 몸과 마음을 닦아 준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계곡물이 뼈속까지 스며들며 잠자던 세포들까지 모두 깨우고 밑바닥까지 보이는 깨끗함으로 목마름을 달래보는 시간은 그저 이곳이 무릉도원이다.

 

 

온순하다가도 높이를 다르게하여 폭포를 만들고 그 작은 폭포를 통해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면 마치 어머니의 자장가를 듣고 있는 듯 잠에 취하는 시간이다.

차가운 계곡물에 깨어난 온 몸의 세포들이 흐르는 물소리만으로도 더위를 이기고 흐르는 땀방울들을 멈추게 만들고 있다.

 

 

조금은 잔잔하던 계곡이 가파르게 내려가며 거친 남성미를 뽐내고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이곳이 깊은 골짜기임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가끔은 온 몸의 세포를 일으켜 세워 내려가야 할 길을 제대로 찾고 있는지 살펴도 봐야 하는 것이 인생살이와도 닮아 있다.

 

 

그러다 만나는 바위지대에서는 그 바위속으로 숨어 흐르는 물줄기를 찾아 살피는 재미도 느껴본다.

재잘거리는 아이들처럼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이 다시 거칠어졌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며 안정을 찾아 준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자연과 계곡 그리고 그곳을 흐르는 물줄기이다.

가장 높은 능선에서 보이지 않던 가장 낮은 곳을 흐르는 물줄기가 이제는 생명수가 되어 함께하는 산객을 깨우고 있다.

무엇이 더 필요하고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인새사와 같이 거칠게 달려오다 잠시 숨을 고르며 숨기도 하고 그러다 온세상에 자신을 드러내 포효도 하였던 물줄기가 조금은 평온을 되찾으며 소를 만들어 고요함을 지키고 있다.

그저 그곳으로 들어 가 잠시 세상 시름 잊고 너와 함께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이제 계곡을 가로질러 왔다리 갔다리 하다보니 갑자기 메쾌한 냄새가 나면서 하늘에선 헬리곱터가 떠다니는데 그 이유를 몰랐다가 능선으로 내려온 산친구들에게 들으니 아래쪽으로 부터 산불이 발생하여 진화하기 위한 소동이란 것 하산 후 알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몇 년 아니 몇 십년늘 가꾸고 지켜야 할 자연이 일순간의 부주의로 잿더미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봤던 시간이다.

 

 

드디어 초록의 세상에서 나와 인간들이 살아가는 회색빛 콘크리트 도로와 만나 잠시 접었던 생활로 되돌아 간다.

그래도 짧은 시간 자연속에 들어 힐링했던 순간들이 살아가면서 많은 잡념들을 없애고 살아가는 지혜를 줄 것이다.

 

 

마지막 391번 2차선 포장도로로 복귀를 하는데 경기도 가평에서 시작해 이제는 강원도 화천에서 그 마무리를 해 본다.

이 화음교를 건너 우측에 마련된 평상에서 준비한 삼겹살로 굶주린 배를 채우고 다시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오늘 내려 온 법장사 이정석을 마지막으로 담은 후 타고 간 버스에 몸을 실고 잠에 빠졌다 일어나니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가 열리고 한국과 기니의 대결에서 3:0이란 결과를 보면서 기분 좋은 하루를 마감해 본다.

내일은 상황을 보고 영월지맥 한구간을 진행하면 좋겠는데 옆지기의 성화가 심하면 하루쯤 집에서 쉬어보는 시간도 좋을 것 같다. 

 

20170520 화악산 북봉 산행 화악터널-화악산북봉-법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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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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