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강원도 강릉시 석두봉과 화란봉의 백두대간 마루금 일대
산행일자 : 2012년 02월 26일 (일요일)
산행날씨 : 하루종일 눈이 내렸지만 기온은 따뜻하고 아침부터 바람이 강했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6도에서 영상 05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20명
산행코스 : 삽당령(35번 지방도로)-임도-차량 차단기-862봉-방화선 시작점-들미재-방화선 끝지점-978.8봉-석두봉(995봉)-산죽지대-아침식사-960봉-989.1봉-1006봉-잣나무 지대-낙엽송 지대-화란봉(1069.1봉)-너럭바위 및 멋진 소나무-닭목령(415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3 Km
산행시간 : 10시간 00분 (03시 20분부터 13시 20분까지)
교통편 : 40인승 대절버스로 이동
오랫만에 들린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종주대들과 환상의 눈꽃을 즐긴 시간들
어머님 병 문안을 다녀 와 조금은 회복 되시는 모습에 갑자기 마음과 몸이 바빠지며 산행에 대한 기대를 가져 보지만 아버님과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있는 시간과 자리이기에 말을 꺼내기가 무척 신경 쓰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늘 해오던 산행이고 또 지난 2주전 맡아 진행하던 낙동정맥 산행이 종료됨과 동시에 어머님의 병환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산행 한번 해 보지 못했기에 토요일 저녁이 되니 온 몸이 아파오는 느낌이다.어렵게 가족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산행 준비를 하다 보니 강원도에 내리고 있는 눈꽃 산행도 그립고 또 남아 있는 낙남정맥 마루금 잇기 산행도 마음에 걸려 어디로 가야 할지 잠시 망설여졌지만 금새 오늘 밤 삽당령으로 출발하는 백두대간 팀에 합류하기로 정하고 나니 다시 마음이 편안해지며 안정을 찾아 본다.산행대장에게 전화로 알리고 이것 저것 준비해 사당으로 나가는 길에 가족들의 걱정스런 인사에 다시 마음이 심란해지고 꼭 가야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들지만 일단 집에서 나와 지하철로 나가는 시간은 왠지 모를 첫 산행에서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순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산행 리딩에 대한 부담 없이 그저 내리는 눈속에 눈꽃 산행만 만끽하기로 하니 정신적인 피로도는 많이 사라진다.버스에 올라 많은 종주대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지만 오랫만에 들리다 보니 처음 보는 종주대들의 얼굴도 제법 있는 듯 하다.그렇게 출발한 버스에 몸을 기대 누우니 금새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강릉 휴게소에서 잠시 하얀 설국이 된 세상을 만난 후 어렵게 눈길을 헤치고 삽당령에 도착하는 시간이 새벽 2시 45분이다.잠시 산행 준비 후 버스 밖으로 나오니 백두대간 종주대들 눈에는 징그럽도록 미운 눈이지만 낙동과 낙남정맥만 오르던 이 산객에게는 별천지의 세상이 되어 버렸다.특히나 오래 전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몇번 들렸던 삽당령이기에 그때의 추억을 떠 올리며 이곳 저곳 둘러보니 깊이 내린 눈 속에 그 때의 흔적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시간이기도 하다.다만 많은 폭설로 인해 이어오던 산행을 진행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백두대간 종주대들과는 달리 눈꽃 산행이 목적인 이 산객은 그 기쁨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서 웃어야 함이 미안한 순간이기도 하다.
낙엽진 낙엽송의 가느다란 가지마다 하얀 눈이 쌓여 마치 우뭇가사리가 피어난 듯 황홀한 등로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어느곳에 앵글을 맞추고 셔터를 눌러도 모두 작품 사진처럼 다가오는 풍경에 어린아이가 되어 마냥 즐기는 시간이 되였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마음껏 즐기는 눈꽃 산행을 위해 제대로 백두대간 종주대를 찾아 온 시간이기도 하였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야심한 새벽에 강릉 휴게소에 내리니 휴게소 주위의 나무마다 눈을 가득 이고 힘겨워 하는 모습들이다.
백두대간 종주대들은 순간 근심이 가득 쌓이지만 마음의 부담이 없는 이 산객은 참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는 시간이 되였다.
그렇게 도착한 삽당령에서 맨 처음 담은 사진은 역시 늘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만났던 왕산면에서 세운 눈 내린 삽당령 이정석을 담는다.
삽당령은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와 송현리 사이에 있는 해발 높이 721미터의 고갯마루로서 강릉과 정선을 잇는 35번 2차선 포장도로가 개통되였는데 산 정상부의 생김새가 삼지창처럼 세 가닥으로 생겨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어느 산을 가르키고 있는지 아직도 마궁에 빠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백두대간 산행을 하기 위해 들머리쪽으로 들어가니 많은 눈이 쌓여 있는 등로 옆에 제대로 된 백두대간 삽당령 이정석이 다시 반겨 준다.
오늘 이 산객에는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지만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들린 나머지 종주대들에게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모습과 기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삽당령 들머리를 지나 능선으로 진입하여야 하지만 많은 눈이 내려있고 그 위에 다시 어젯밤 10여 Cm가 더 쌓여 능선 진입로를 찾기도 힘이 든다.
그 능선 좌측으로 나 있는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임도 주위에 마치 하늘에 그물망을 쳐 놓은 듯 잡목 위에 눈이 내려 앉아 황홀한 풍경을 그리고 있지만 아직은 어둠이 깊어 아쉬운 시간이다.
여전히 많은 눈이 내리며 임도를 하얀 설원으로 만들어 놨기에 걱정을 하였지만 선답자들이 지나다닌 등로에는 약간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위로 다시 내려 쌓인 눈은 풀풀 날리는 눈이기에 럿쎌하며 진행하는데에는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는 않은 상태이다.
그렇게 40여분을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그 임도 위에 차량 차단기가 놓여 있고 국유임도 이정표가 붙어 있지만 그 이정표도 반쯤은 이미 눈속에 파묻혀 버렸다.
이곳에서 등로는 좌측 산죽밭을 타고 능선으로 올라야 하지만 깊은 눈으로 인해 산죽은 그 잎새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능선으로 올라 진행하다 몇번의 길찾기에 어려움을 느끼며 걷다 쉬다를 반복한다.
선두에서 럿쎌을 하고 있는 몇명의 종주대가 어렵게 눈속에 길을 내며 후미에게 길을 만들어 준다.
오래전 어렵게 진행하던 추억에 잠시 숙여해지는 마음이다.
이제부터 온 세상이 하얀 눈세상을 만들고 사방팔방 어디를 둘러봐도 모두 환상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지만 어둠속이라 안타까운 시간이기도 하다.
어렵게 길을 찾아 눈속을 오르니 862봉에 오르고 그곳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여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그 정상부에 닭목령 가는 이정표와 화살표가 종주대들에게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주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다.
그러다 만나는 소나무 가지엔 더욱 화려하면서도 깊은 눈이 내려 쌓이며 가지가 부러진 나무들이 너부러져 있다.
전부의 희생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겠지만 그 또한 자연의 일부인 것을
그래도 이렇게 그 아름다운 눈꽃을 보며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한참의 세월이 지났지만 이곳 산중에는 수많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남아 지난 날을 아쉬워 하는 듯 보인다.
내년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그러다 방화선이 시작하기 직전의 등로에서 잠시 물 한모금 마시며 휴식을 취해 본다.
휴식을 취하는 등로 주위에 피어난 눈꽃을 바라보며 몇장의 추억을 남겨 본다.
그저 평이한 잡목가지에 눈이 쌓이며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자연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깊이 쌓인 눈밭에 서 있는 잡목 위에 쌓인 눈이 눈꽃에서 상고대로 변해가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그저 평이한 잡목이 거대한 자연의 캠퍼스에서 아름다운 풍경화 한점이 되어 버렸다.
눈과 바람 그리고 어둠이 만들어 낸 너무나 황홀한 풍경에 그저 잠시 넋을 잃고 바라만 본다.
백색의 설원에 족적을 남기며 어둠을 헤치는 종주대의 숨결이 고스란히 저 풍경에 남겨질 것이다.
그저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도 깊은 산속에서 거대한 나무들과 생존 경쟁을 펼치며 힘들게 살아가는 작은 잡목도 오늘은 주인공이 되어 이렇게 이 산객의 마음속으로 들어 온다.
이제 넓은 방화선이 시작되고 그 방화선 주위에는 거대한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바쁜 와중에도 종주대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너무 자주 많이 내리는 눈으로 인해 계획된 산행을 진행 할 수 없는 백두대간 종주대의 입에서 연신 불만을 토해내지만 이런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 앞에서는 그것도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만 들리는 시간이다.
조금 더 거칠어진 눈보라를 헤치고 한동안 그 방화선을 타고 진행하니 들미재도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방화선 끝자락을 넘어 능선으로 들어 간다.
그 능선에 쌓여 있는 눈밭을 헤치며 길을 만들어 준 선두의 고마움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만이라도 세상 만사 모두 잊고 그저 자연의 일부가 되어 본다.
978.8봉을 넘어 이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어둠이 엷어지며 세상의 빛이 제대로 된 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저 어느곳이든 담은 후 보면 모두 작품이요 인간이 넘지 못할 거대한 자연인 것을...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면서도 이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어 DSRL 카메라를 꺼내 희미한 빛을 찾아 이렇게 또 앵글을 맞춰 본다.
별천지가 따로 없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눈꽃인지 아니면 벌써 상고대인지 분간하기 힘든 멋진 풍경에 하늘을 향해 다시 한번 커메라를 들이대지만 그것마저도 이렇게 황홀한 것을...
그렇게 다시 한동안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오르니 석두봉 정상이다.
석두봉은 돌산으로 거대한 바위 앞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지만 오늘은 내리는 눈으로 덮혀 모든 것을 숨겨 놨다.
정상 앞으로 보이는 바위에 올라 주위 풍경을 담았던 추억이 생각 나 살펴 보지만 오늘은 위험하기에 포기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오늘 처음으로 석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이 참으로 아름답다.
지금부터 걸어 진행 할 마루금 위로 하얀 눈꽃이 피어 반겨주고 저 멀리 끝자락에는 눈보라가 불어 오며 아련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다.
무엇으로 표현을 해야 맞는 단어일까 한참을 고민해 봐도 적당한 말이 기억에 없다.
그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현실 그대로의 감정이 가장 맞는 단어일 것이다.
석두봉을 지나 꿈결같은 눈꽃 터널이 펼쳐져 있다.
생시인지 꿈결인지 알 수 없는 몽롱함이 다가온다.
현실이면 어떻고 또 꿈결이면 어떻던가 그저 이 시간 이 산객이 이 길을 걷고 있는데...
잡목지대에도 온통 눈꽃이 피어 그 아름다움을 경쟁하고 있다.
이 시간 이순간이 아니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풍경이기에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다가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고대를 닮은 눈꽃도 만나 담아보고
바람결에 흩어질까 조심하며 다가가 담아 본다.
웃고 즐기며 눈꽃 터널을 거닐다 보니 어느덧 등로 좌측 저 멀리 낙엽송 지대가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또한 너무나 황홀해 그냥 진행하지 못하고 종주대원들과 몇편의 영화를 찍은 다음에야 간신히 다시 출발해 본다.
989.1봉을 지나 한동안 진행하니 이제부터 산죽밭이 나타나야 하지만 그 산죽은 깊은 눈속에 파묻혀 전혀 보이지조차 않는다.
또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잣나무 한그루에 쌓여있는 거대한 눈송이가 다시 발길을 붙잡고 늘어진다.
오래 전 만났던 기억이 있는 거대 소나무도 기억속에 뚜렷해지고
또 다시 이어지는 꿈결같은 등로도 담아보고
하얀 설밭에 한줄로 걸어가는 울긋불긋 종주대의 뒷모습이 너무나 여유롭고 환상이다.
이렇게 그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담는 손길이 바쁘기만 하다.
무슨 말이 필요하단 말인가.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을
어디가 등로이고 또 어디가 잡목지대이며 또 어느곳이 산죽지대인지 분간조차 할 수 없이
그저 사진기에 담다 보니 그것이 한폭의 그림으로 남았다.
눈으로 보이는 것이 이정도이니 실제로 보는 풍경은 어떻했는지 기억조차 없는 몽롱함이다.
늘 낮게 자란 잡목 위에 쌓인 눈들을 보다 키큰 소나무 위를 올려다 보니 그곳에도 환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있는듯 없는듯 도도하게 서 있는 소나무는 보면 볼수록 그 은은한 아름다움이 더하는 나무인듯 하다.
그러다 바람에 실려 더욱 하얀 설국을 만들어 놓은 골짜기를 내려다 보며 카메라에 담으니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그저 눈에 들어 오는 그대로를 느끼고 가슴에 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다
다시 만나는 낙엽송 군락지를 바라보니 말문도 막히고 발걸음도 얼어 붙어 움직일 수가 없다.
인간의 손으로는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대서사시가 그곳에 펼쳐져 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답고 환상의 비경을 보여주는 시간이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담으니 그 또한 황홀한 풍경이다.
눈이 막 내려 쌓이는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고 볼 수도 없는 짧은 인생을 살다가는 눈꽃이기에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1006봉 지나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니 다시 멋진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옛 추억을 떠 올리며 그곳에 남겨진 추억을 따 먹어 본다.
하얀 설화가 피어 나 더욱 운치있고 멋진 등로를 만드는 시간이기에 무심으로 걷는 등로이다.
눈길을 만들어 깊이 패인 등로 옆으로는 새하얀 눈밭이 펼쳐져 있고 그 위로 바람결에 날아 와 쌓인 눈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그어느 꽃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로 피어 났다.
다시 진행하지 못하고 자꾸만 후미로 쳐져 그 아름다움을 즐기며 그것에 만취하는 시간이다.
화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오르니 평소같으면 아무도 봐 주지 않을 잡목 가지에 더욱 짙고 새하얀 설화가 피어 산객을 반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오며 더 독특한 모양으로 자연의 풍경을 만들어 낸 그 모습에 잠시 쉬어간다.
그러다 잣나무 군락지를 만나니 제주도에서 만나는 한라산의 주목이 부럽지 않은 너무나 황홀한 풍경이 맞이해 준다.
쌓인 눈이 얼고 그 위에 다시 바람결에 날려 온 눈들이 켭켭히 쌓이며 인간이 도저히 상상 할 수 없는 원시의 자연을 만들고 있다.
그저 수많은 사진을 담고 담아도 뭔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순간이다.
계속되는 잣나무 위에 피어난 설화에 진행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더욱 강하게 불어 오는 눈발과 강한 바람이 조금은 카메라에 부담을 주지만 오늘 이순간이 아니면 만날 수 없기에 계속 무리를 하면서도 그 풍경을 담아 본다.
눈과 바람과 능선의 언덕이 만들어 낸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군의 벙커를 닮은듯도 하고 에스키모인들이 생활하는 동간처럼 보이기도 하는 묘한 풍경에 한동안 머물러 본다.
그렇게 올라 만나는 화란봉 직전에서 나무 사이에 만들어 진 위대한 자연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해 본다.
두개의 큰 나무 가닥에 작은 나뭇가지가 이어져 있고 그곳에 쌓여 있는 눈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이제 오늘 최고봉이자 마지막 봉우리인 화란봉에 도착을 한다.
남아 있는 독주 한잔씩 마시고 잠시 쉬어 간다.
화란봉의 높이는 1069.1미터로서 이름 그대로 꽃모양을 하고 있는 산으로 부채살처럼 펼쳐진 화관이 화란봉을 중심으로 겹겹이 에워싼 형상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늘 이곳 정상에 올라 바라보니 그 형상을 바라 볼 수 없어 아쉬운 순간이기도 하다.
이제 그 화란봉을 넘어 진행하니 분재형상의 소나무들이 바위 위에 자라지만 오늘은 눈으로 덮혀 바위는 그 형상이 사라져 버렸다.
옛 추억을 더듬으며 어렵게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어렵게 타고 내려 가니 등로 좌측으로 은사시나무 조림지가 나타나고 그 넘어 민둥의 조망이 살짝 나타난다.
그 모습조차 아름다워 사진으로 담아 본다.
이제 소나무가 아닌 사철나무를 만나 아기손과 어른손을 닮은 풍경을 담아 본다.
또 다른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시간이다.
이제 안부를 지나 내려가니 닭목재 건물들이 하얀 설원 위에 보이기 시작하고 도로 표지판들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몇년전 이곳에 들려 아침에 독주 한잔에 잠시 잠을 청하고서야 고루포기산으로 올랐던 추억을 꺼집어 내 본다.
예쁜 꽃들이 닭목재 이정석 주위에 곱게 피었던 시절에도 들렸었는데 오늘은 하얀 눈만 소복히 쌓여 있을 것이다.
드디어 닭목재에 도착해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원래 계획은 대관령까지 이였지만 이곳까지 13 Km 를 걸어 오는데에도 약 10시간을 소비했으니 이후로는 무리일 것이다.
이곳 닭목령은 산세가 천상에 산다는 금계가 알을 품는 형상인데 이 닭목령 고개가 그 금계의 목에 해당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이곳에서 산행 장비를 정리한 후 30여분 간 버스를 기다려 황태마을로 이동, 늦은 점심을 먹고 서울로 들어 온다.
닭목령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니 이곳에서 노추산 이정표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오래전 다녀 온 곳이기에 그곳 추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멋진 설경을 구경하며 진행하니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만은 최고로 편안한 시간이 되였다.
하지만 서울로 복귀해 집으로 돌아 오니 어머님의 병환이 좋아지질 않아 다시 긴 밤을 세우는 하루가 되였다.
하루 빨리 완쾌하여 집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너무나 황홀했던 눈꽃 산행 후기를 마무리 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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