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강원도 영월시와 경상북도 영주시 일원의 어래산과 내리계곡 일대
산행일자 : 2010년 08월 20일 (금요일)
산행날씨 : 가끔 구름 낀 맑고 무더웠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4도에서 영상 33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남대리경로당-염소사육장-마지막민가-어래산과 선달산간 주능선-어래산(1063.6봉)-남대리경로당 갈림길 복귀-회암령-회암봉(삼각점, 1135.9봉)-선달산 갈림 삼거리-심마니 휴식처-내리계곡 초입 등로 개척-내리계곡 상부-칠용동계곡-내리계곡-내리계곡 야영장-산행종료
산행거리 : 총 약 20.00 Km
산행시간 : 약 07시간 50분 (11시 30분부터 19시 20분 까지 때로는 여유있게 또 때로는 빡쎄게)
교통편 : 애마 이용
오지의 비경을 간직한 내리계곡에서의 아쉬움을 남기고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일본 북알프스 산행이 취소되어 그 동안 정리해 놓은 여름 산행지를 찾아 나서는 네번째 산행이다.
산행지도와 나침판 그리고 산행 후기들을 꼼꼼히 챙겨 읽어 보고 정리하지만 늘 새로운 산행지를 오를때는 설레임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 역시 사실이다.
오늘 오르려 하는 내리계곡은 선답자들의 자세한 산행기도 없고 또한 그곳이 자연휴식녕제 실시 지역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산행에 제한을 받으니 더욱 신경 쓰이는 시간이지만 결론을 냈으면 모든 것 털어 버리고 실행하는 것이 후회없는 가장 좋은 선택이리라.
새벽에 일어 나지만 억수같이 솟아지는 장대비로 인해 다시 잠자리에 들고 눈을 뜨니 5시를 넘기고 있다.
밖을 살펴보니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맑게 갠 하늘이 파랗다.
간단히 배낭 챙겨 집을 나서는 시간 6시 40여분, 생각보다 막히는 도로를 타고 영주땅으로 향한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곳의 지명들이 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고 단지 남대리경로당만이 산객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고 있다.
늘 동경의 대상인 곳 영월 땅, 그토록 많이 들렸는데도 또 들려야 할 곳이 그렇게도 많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한 곳, 김삿갓으로 유명한 마대산 앞을 지나 삼도가 만나는 남대리로 들어 들머리를 찾아 보지만 쉽지 않아 이곳에서도 한시간 가까이 시간만 허비하고 만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와 산행지도를 꼼꼼히 챙겨 나왔지만 역시나 많은 산꾼들이 찾는 곳이 아니기에 들머리 찾기에 여간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
더욱이 무겁게 들고 온 캐논 DSLR 사진기 마저 문제가 있어 잘 작동하지 않으니 더욱 오늘 산행을 포기하고픈 마음이 간절하지만 오늘 한번 포기하면 앞으로도 자주 또 포기란 단어가 생길까 봐 최선을 다해 들머리를 찾아 나선다.
선달산 민박집을 어렵게 찾아 그곳 들머리로 이용했던 곳으로 올라가 보니 상수원 보호지역으로 묶여 철조망으로 철저히 보호되고 있다.
그곳에서 바라 본 늦은목이 아래쪽 봉황산이라 추정되는 산 위에 에쁜 하얀 뭉게 구름이 인상적이다.
935번 2차선 지방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면 1차선 포장도로로 바뀌는 지점에 좌측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도로가에 빨간 지붕을 한 집이 보인다.
그곳에서 도로는 급하게 우측으로 꺽어 진행하고 남대리 마지막 마을은 좌측으로 꺽어 시멘트 포장도로를 타고 진행하면 작은 언덕을 타고 이곳 선달산 민박집 앞에 도착된다.
선달산 민박집으로 들어가 이 산객이 오르고자 하는 지도를 보며 설명을 드려도 시원한 대답이 없어 그곳을 빠져 나와 주막거리를 찾아 나선다.
상신기로 통하는 남대리 마지막 마을로 들어가 선달산 민박집을 확인한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935번 2차선 지방도로로 나와 이제 좌측으로 크게 꺽이는 도로를 타고 마구령쪽 즉 부석사 가는 방향쪽으로 조금 더 진행하니 도로 우측에 주막거리 빗돌이 보이고 식당처럼 보이는 건물이 보인다.
그곳에서 2차선 포장도로는 1차선으로 좁아지며 일반 포장도로에서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바뀐다.
한동안 그곳을 통해 진행하다 마구령 고갯마루 가기 전 다시 애마를 돌려 주막거리를 지나 남대리경로당으로 복귀한다.
시간을 보니 이곳에서 근 한시간 정도 산행 들머리를 찾아 헤맸던 것이다.
노 부부가 살고 계시며 가게를 운영하는 남대리 경로당에 들려 회암령 또는 어래산 오르는 등로를 물어 보니 그 남대리 경로당 앞 작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면 오를 수 있다면서 이제부터 올라 언제 내리계곡까지 가냐며 가능하면 회암령이나 어래산에 올랐다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라는 조언을 해 주신다.
남대리 경로당 앞 935번 2차선 포장도로를 건너 작은 개울이 있고 그 개울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시멘트 도로가 나 있다.
오늘 산행 들머리는 개울 좌측 시멘트 도로를 타고 작은 언덕으로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잠시 그 언덕을 오르니 도로 우측으로 염소 농장이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남대리 마을들이 예쁘게 다가온다.
넒은 임도이지만 사람들의 통행이 뜸해 일반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란 그곳을 통해 계속 오르니 넓은 임도는 개울가로 빠졌다가 길이 끊기고 일부 임도가 마지막 민가쪽인 좌측으로 크게 꺽어 이어지고 있다.
그 민가 바로 직전에서 다시 넓은 비포장 임도는 우측 능선쪽으로 90도 꺽여 이어지고 그곳을 통해 뜨거운 태양빛을 받으며 이어가고 있다.
조금 더 능선쪽으로 진행하니 거대 식수통인지 스테인레스 통이 보이고 그곳을 지나자 쭉쭉빵빵의 낙엽송 지대가 나타나며 편안한 등로를 열어 주고 있다.
그 등로를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르는데 조금 더 오르니 그것이 아니였다.
뜨거운 태양 빛이 내려 쬐는 등로에는 온갖 칡과 가시 덤불이 뒤엉켜 등로조차 찾기 힘들고 칠부 바지를 입고 오른 산객의 장단지는 사정없이 피멍이 들어가며 잔가시가 박히기 시작한다.
혼자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의 갈등을 일으키며 진행하니 이제부터 넓은 임도는 사라지고 제법 그럴듯한 등로가 열리며 마른 계곡으로 인도하고 있다.
하지만 몇발자국 가지 못해 결국 희미한 등로조차 앓어 버리고 이제부터 등로를 개척하며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치고 오르려니 평소보다 체력부담이 배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습한 날씨로 인해 온몸에서는 그칠줄 모르게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속이 거북해 굵고 온 아침 생각이 절로 나는 최악의 산행 조건이 되어 간다.
이렇게 올라 제대로 된 내리계곡이나 밟아 볼 수 있을련지 걱정하며 준비한 간식과 맥주 한캔으로 체력을 보충한 다음 다시 힘을 내 치고 오르니 잃었던 주 능선의 희미한 등로와 빛바랜 띠지를 발견하곤 한숨을 쉬어 본다.
이제 조금은 안정되는 마음으로 주능선의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가을 단풍이 지면 고울 것으로 예상되는 많은 단풍나무 군락지를 지나 간간히 나타나는 멋진 아름드리 소나무를 만난다.
보이는 조망 하나 없이 지루하게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이기에 이런 소나무 조차도 사진으로 남길만큼 보여주는 것이 없는 산행이다.
그래도 간간히 보이는 아름다운 독버섯과 식용으로 사용하는 운지 버섯 및 영지버섯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나와는 무관하기에 그냥 지나치는데 처음보는 듯한 아니 식용으로 생각되는 버섯이 눈길을 잡고 잠시 다가가 사진으로 남겨 본다.
독버섯으로 생각은 안되지만 그래도 몰라 접촉은 금지한 채 한동안 바라 보며 쉬어 가는 시간이다.
그렇게 꼬박 두시간을 걸어 올라 선달산과 어래산 중간의 주능선에 도착하는 시간 정확히 오후 1시 30여분이다.
남대리 경로당에서 11시 30분에 출발했으니 이곳까지 오르는데 걸린 시간이 두시간 걸린 셈이다.
생각보다 많이 걸린 시간으로 인해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주능선에 올라 띠지들을 확인하고 독도를 해 보니 좌측으로 어래산이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다.
지나칠 수 없어 어래산 정상으로 향한다.
평이한 능선으로 이어진 등로를 타고 가끔 등로를 가로막는 넝쿨을 제거하며 빠르게 진행해 오르니 금새 넓은 헬기장으로 이뤄진 어래산 정상이다.
임금이 다녀간 산이란 뜻을 지닌 어래산은 강원도와 충북 그리고 경북이 만나는 삼도지역이 위치해 바로 밑에는 삼도봉이란 별도의 봉우리가 잇을 정도로 도 경계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다만 넓은 헬기장의 정상에서의 조망이 시원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잡목 사이로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을 이름을 찾아 떠나 본다.
남서쪽으로 고치령 지나 국망봉과 소백산 비로봉 지나 소백산 연봉이 박무속에 산객을 맞이해 주고 그 옛날 만들었던 고운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깨끗하지 못한 조망이 아쉽지만 그래도 기대하지 못했던 풍경에 홀로 한 외로운 시간이지만 외롭지만은 않다.
가까이에는 백두대간 주능선이 시원하게 보이고 우측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고치령 지나 마구령으로 이어지는 올망졸망한 마루금이 아름답다.
저곳에 올라 바라보는 주위 풍경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이곳에 올라 고통속에 걸었던 백두대간 마루금을 바라보는 눈길 또한 환상이 아닐 수 없다.
북동쪽으로는 소백을 지난 백두대간이 선달산을 지나 잠시 고도를 내린 다음 다시 태백산을 향해 줄달음 치는 모습이 파노라마를 그리고 있다.
그 좌측으로 영월의 많은 고봉들이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구름을 쫒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모두 올라보고 싶은 곳들이지만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산들을 올라 볼 수 있을련지...
북쪽으로는 삼동산 넘어 저 멀리 매봉산과 단풍산도 눈에 들어 온다.
서울에서 태백을 가면서 많이도 지나쳤던 단풍산 산행 들머리가 생각나는 시간이다.
저곳도 모두 올라봐야 할 산들이기에 이곳에서 보이는 모습을 가슴속에 담아 본다.
그 이름까지도 아름다운 단풍산...
그렇게 한동안 헬기장 정상에서 머물며 독도를 해 보니 선달산에서 이곳 어래산을 거쳐 곰봉까지 종주 산행을 한다해도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곳 곰봉으로 내려가면 풍류시인 김삿갓과 관련있는 마대산이 지척이고 깨끗한 계곡물이 넘치는 멋진 김삿갓계곡이 흐르니 그곳에서 땀방울 닦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언제 한번 올라 종주 산행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시 어래산 정상을 내려 와 이제 선달산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
남대리경로당에서 올라온 갈림길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회암령이라 생각되는 곳에 도착해 주위 등로를 찾아 보지만 좌측 회암을 통해 내리계곡으로 하산하는 등로는 찾을길이 없다.
잠시 쉬며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아기자기한 등로를 타고 그늘이 시원한 능선 산행을 이어가 본다.
살랑거리는 산바람이 가끔 흘러 내리는 땀방울을 닦아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다 등로 우측에 서 있는 전망 바위에 올라 바라보니 앞으로 진행해야 할 능선이 빼꼼히 보인다.
잠시 그 전망바위에서 쉬면서 지난 날 어렵게 걸었던 백두대간 산행에 대한 추억을 해 본다.
우측 1057봉에서 갈곶산으로 이어진 평이한 백두대간 마루금으로 보이지만 저곳을 진행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작은 봉우리들을 넘어야 했던지 기억마저 또렷하게 되살아 난다.
그 능선을 지나 늦은목이로 가라 앉았던 능선이 선달산을 오르며 다시 한번 고통의 쓴맛을 봐야만이 또 한구간 마무리 되였던 시간들이였다.
그래도 이렇게 가끔 불어주는 산바람을 맞으며 잡목으로 우거진 그늘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살맛 난다.
다만 바람이 멈춘 시간에는 온 몸이 타 들어 갈듯한 무더위로 몸서리 쳐지는 시간이다.
아무도 없고 홀로 가는 능선길, 바람이 부스럭 거리는 낙엽 소리만 들어도 귓전이 삐죽해지는 그런 시간이다.
그렇게 잡목 사이의 고전적인 등로를 타고 정신없이 진행하다 문득 만나는 잣나무 군락지에서 이방인의 또 다른 감정을 느껴 본다.
잠시 그 잣나무 숲에서 쉬면서 준비해 온 시원한 맥주 한캔으로 고달품을 달래 본다.
이럴때 늘 느끼는 감정은 왜 이리 힘들게 이 오지에 까지 올라 고생하냐는 것이지만 답은 여전히 동일하다.
젊은 시절 해 보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삶의 활력이 된다는 철학 아닌 철학이라고나 할련지...
잠시 쉬었으니 다시 조금은 빠르게 좋은 등로를 타고 시간을 절약해 본다.
늦게 올랐기에 조금은 조급해지는 마음이지만 생각보다 급하지는 않다.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고 내일 또 다시 쉬는 날이니 극단적인 상황이 온다해도 하룻밤 이곳에 묵고 내려가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싸리 버섯까지 만나니 더욱 먹거리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는 시간이다.
하지만 나와는 관계 없는 버섯이기에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남겨 두고 갈길을 계속 이어간다.
다시 한동안 정신없이 진행하다 ㄷgㅐ 보지만 현재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드니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혹시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내리계곡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해 잠시 내려가 등로를 찾아 보지만 무리한 생각이라 느껴지는 순간 곧바로 다시 정상 등로로 올라 온다.
다만 그곳에서 만난 고목 몇 그루가 눈길을 잡으며 사진에 담겨진다.
다시 정상 등로를 타고 한동안 빠르게 진행하니 무명봉을 우측에 두고 좌측 우회길이 나 있고 그곳을 통해 진행하는 등로가 환상이다.
인공적인 꾸밈 하나 없이 자연 그대로의 등로에 좁게 나 있는 마루금이 잡목 터널 아래 놓여 있어 그냥 보는 것만으로 환상 그 자체이다.
이런 느낌과 맛을 알기에 자꾸만 이렇게 오지의 산행을 찾아 떠나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시 그렇게 자연을 즐기며 한동안 진행하니 무명봉에 삼각점이 박혀있다.
자세히 살펴 보지만 알 수가 없어 잠시 쉬면서 지도를 찾아 보니 이곳이 혹시 회암봉은 아닐까 생각되는 봉우리이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회암봉이란 정상 이정표가 있다고 알기에 찾아 보니 정상 표지기는 없고 달랑 삼각점만 있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현 위치와 앞으로 진행해야 할 등로에 대한 가늠을 하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
1135.9봉인 회암봉을 지나 등로는 갑자기 좌측 동북쪽으로 크게 휘어 진행되고 그 길을 따라 진행하니 다시 그림같은 등로가 열려 있다.
무명 봉우리를 넘어 오르락 내리락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이제 내리 계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가까워져 왔다는 느낌에 온 신경을 쓰면서 진행한다.
많은 시간 진행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걸을만 하고 남아 있는 거리를 생각하면 어쩌면 헤드렌턴 없이 내리까지 내려 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져 본다.
진행하다 만나는 고사목과 이끼를 보면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이 생각 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그만큼 등로와 이곳 산이 건강하다는 반증은 아닐련지...
다만 이런 멋진 풍경을 혼자만이 느끼고 볼 수 있다는 안타까움이 묻어 나는 시간이다.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 하기에는 힘들겠지만 몇명이라도 발 맞는 산우님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다시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 등로가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되고 여기에서 배낭 내려 놓고 독도에 신중을 기해 본다.
우측 등로는 선달산 가는 등로로서 북동쪽으로 진행되던 등로가 남동쪽으로 휘며 진행되고 또 다른 등로는 좌측 방향으로 거의 직진 코스이다.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내리계곡으로 갈라지는 갈림 삼거리가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좌측 등로를 타고 빠르게 내려가 본다.
혹시 무슨 특별한 이정표가 있을까 살펴보지만 단지 쭉쭉빵빵의 낙엽송만이 이곳을 알려주는 이정표로 자리 잡는다.
내리계곡쪽으로 내려가니 또 다시 단풍나무 터널이 펼쳐져 있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가는지 조차 느끼질 못한다.
그 아래 피어 있는 아름다운 수많은 독버섯이 유혹하지만 눈길 한번 주지 못하고 그냥 내리계곡을 향해 진행한다.
사진으로 담아 있는 이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등로이다.
다시 한동안 진행하니 희미한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그냥 무심한 듯 지나치다 생각 해 보니 이곳이 바로 섭다리와 심마니 건물이 있는 갈림길은 아닐까 생각되어 뒤돌아 올라 가 주의 깊게 살펴 본다.
살펴 보니 이곳이 섭다리와 심마니 건물 갈림 삼거리가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잠시 갈등하다 자주 나오지 않던 심마니 건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삼거리를 지나 잠시 더 진행하니 우측에 무명봉이 있고 좌측으로 우회길이 있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는 길도 참으로 아름답고 멋스럽다.
그냥 느낌 그 자체가 환상이란 생각이다.
왜 이런 등로를 보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는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지만 지난 후 봐도 역시 아름다운 등로인 것만은 확실하다.
다시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앞에 나즈막한 봉우리가 보이지만 등로는 그곳으로 이어지지 않고 좌측으로 꺽여 내려가며 넓은 공터에 소나무가 오래 전 심어졌음을 알리는 장소가 나타나고 그곳에 간단한 가건물 같은 건물이 눈에 들어 온다.
다가가 살펴보니 아마도 심마니들이 이용하는 건물이 아닐까 생각되는 곳이다.
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내리계곡으로 내려 와 생각해 보니 그곳에 올라 일을 마치고 다시 마을로 내려오려면 족히 빠른 걸음으로 두시간 이상 걸리기에 잠시 하룻밤 쉬어 가기 위해 설치된 가건물은 아닐까 생각되어 지는 건물이다.
그 심마니 가건물이라 생각되는 곳을 지나 등로를 찾아 보지만 이제부터 고립무원 등로조차 찾기 힘들다.
다시 지도를 꺼내 놓고 독도를 해 보니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으로 내려가면 지계곡들을 만나고 아래로 내려가며 결국 내리계곡과 만나는 것을 확인하고 계속 등로를 만들며 내려가 본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파란 이끼가 가득찬 내리계곡 최상단부의 작은 지계곡을 만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본다.
이제부터 너무나 아름답고 자연 그대로가 보존되어 있는 내리계곡을 타고 계곡 트레킹의 진수를 맛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지금까지 많은 계곡을 다녀봤지만 이곳 내리계곡의 최상부가 가장 원시림에 가까운 계곡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름답고 멋지다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환상의 계곡 그 자체이다.
지닌 캐논 DSRL 카메라가 조금은 말썽을 부리지만 최선을 다해 멋진 사진 한장이라도 더 건지려는 노력이 사진을 보면서 결실을 맺었다는 생각이다.
파아란 이끼가 멋지고 그 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이 너무나 맑고 투명하다
그저 말이 필요 없는 계곡.
그 위에 있는 뿌리를 박고 살아 있는 푸른 이끼와 계곡물 그리고 주위에 널려있는 고사목과 자연 그대로의 잡목들이 산객의 마음과 발길을 붙잡아 산행 속도를 줄이고 있다.
이제 등산화가 계곡물에 빠져 본격적인 계곡 트레킹을 시작해 본다.
또 다른 계곡의 아름다움
말이 필요 없는 계곡의 아름다움
어찌 이리 아름다운 계곡이 있단 말인지
그저 바라만 봐도 환상이고
내려 갈수록 넓어지며 제법 그럴듯한 계곡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계곡의 모양도 가지각색
이제 내리계곡의 주계곡이 가까워진듯 우렁찬 계곡 물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드디어 내리계곡 주계곡에 도착해 물속에 들어가 보지만 지계곡만큼 시원하지도 또 깨끗하지도 않은 계곡물이다.
그래도 도시에서 지내던 산객에게는 단비나 마찬가지의 신선한 아름다움이 가슴을 파고 든다.
지난해 다녀온 아침가리골과 닮았다는 느낌으로
그러다 급해지는 계곡물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계곡 한쪽에 힘겹게 뿌리를 박고 당당하게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계곡물에 그 계곡이 깍이며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면서도 그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에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도 한다.
그렇게 진행하다 깊어지고 빨라지는 계곡물을 피해 능선으로 올라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나즈막한 고갯마루에 도착하고 그곳에 돌고개라는 이정표가 서 있다.
무슨 의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돌이 많은 고개는 아닐련지...
다시 아래로 내려가니 맑은 계곡물속에 투영된 멋진 바위가 보이고 어찌보면 거북 모양이 있는 것도 같은 바위를 담아 본다.
보는 것 보이는 것을 모두 담아도 그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멋진 자연이 되는 것...
그렇게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으며 여유있게 진행하니 어느 순간 미남바위 앞에 선다.
그 위에 지나온 등로 쪽으로 늡다리 이정표도 보인다.
오늘 이 산객이 내려오며 보지 못했기에 아마도 선달산 갈림길에서 내려오다 다시 한번 만났던 삼거리에서 좌측이 아닌 우측으로 돌아 내려 왔으면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이정표 바로 지나 급한 물살을 잡아 본다.
좁은 계곡을 통해 손살같이 내달리는 급한 물살이 마치 용의 승천같다는 느낌은 나만의 느낌일련지...
그저 하루를 이런 곳에서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이제 빠르게 내려가기 직전 아쉬움에 미남바위를 담은 지나온 내리계곡을 담아 본다.
너무 아름다운 비경이다.
그저 평이한 계곡이라 말한다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시골에서 자란 이 산객에게는 이곳이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기분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그저 들이대는 그 자체가 그림이요 작품인 것을...
다만 삼각대가 없어 조금은 흔들림 현상이 있어 아쉽다.
이제 지루해지는 계곡을 벗어나 능선을 타고 진행하며 단아 본다.
좌측으로 흐르는 계곡은 더욱 거세게 휘몰아 치며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그렇게 정신없이 내리계곡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오다 보니 굳게 닫힌 철조망 문이 나타나고 살펴보니 자물쇠로 잠겨 있다.
어렵게 그곳을 넘어 살펴보니 자연휴식년제라 출입금지 구역이다.
아마도 이렇게 보존하고 있기에 그토록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계곡이 남아 있었다는 생각이다.
이제 88번 2차선 포장도로로 내려 와 아쉬움에 뒤돌아 보며 마지막 사진을 남겨 본다.
멀고도 길었던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내려 와 헤드렌턴 없이 이곳에 도착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동네 어른들에게 물어 녹전택시를 불러 다시 남대리경로당으로 향한다.
이 내리상회 입간판이 있는 다리 밑에서 계곡물에 몸을 씻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살것 같다.
이렇게 또 하나의 오지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며 자연의 보존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는 시간으로 남겨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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