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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구룡령 옛길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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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양양군 서면과 홍천군 내면의 구룡령 옛길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10월 17일

산행날씨 : 오전엔 비, 오후에 맑았다가 저녁부터 다시 약간의 비

산행온도 : 영상 06도에서 영상 20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산우님 27명

산행코스 : 56번 구룡령 생태터널-구룡령 옛길 정상(신당)-횟돌반쟁이-솔반쟁이-묘반쟁이-구룡령 삭도-갈전리-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4.40 Km

산행시간쉬며 놀며 먹고 사진 찍고 약 3시간 (11시부터 14시까지)

교통편대형버스 1대

 

 

 

민초들의 발자취를 따라 구룡령 옛길을 걸으며 만든 단풍의 추억들

 

 

 

강원도 양양과 홍천을 연결하는 구룡령 옛길은 그 옛날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산세가 험한 진부령이나 미시령 또는 한계령보다 평탄한 길로서 영동 지방 사람들이 한양을 오갈 때 주로 사용하던 길이였지만 일제 시대 때 여러 임산물과 광물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일제가 산허리를 깍아 새로운 포장도로를 만든 이후 잊혀 졌다가 양양의 갈천리 주민들의 노력으로 복원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애환의 역사를 간직한 길이다.

 

옛날 영동과 영서를 잇는 중요한 상품 교역로였던 구룡령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으로서 용이 구불구불 휘저으며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아흔 아홉 구비를 넘어간다고 하여 구룡령이란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고 또 고개를 넘던 아홉 마리 용이 갈천리 마을에서 쉬어 갔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라는 이야기가 전하기도 하는 고개이다.

 

또한 구룡령 옛길에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에 의해 개발되어 일대 주민들이 강제 징집되었던 슬품의 역사가 서린 철광소와 케이블카가 남아 있고 옛길 길가에는 1989년 경복궁 복원 당시 사용되어 밑둥만 남아 있는 소나무 거목 흔적이 남아 있는 등 조선시대와 근현대사의 역사가 함께 잔존하여 역사적 가치가 큰 소중한 명승지로서 2007년 명승 제29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산우님들과 함께 오랫만에 이 멋진 구룡령 옛길에 올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원시적인 단풍이 펼쳐져 있는 가을을 느끼고자 출발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또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로 인해 많이 비어있는 빈자리가 아쉬움을 남긴다.

 

 

오늘 걸어 갈 산행로를 담아 본다.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몇번인가 들렸던 56번 지방도로 위 구룡령 이정석과 생태터널 그리고 구룡령휴게소산림전시관이 옛 추억을 살려주고 구룡령 옛길 정상까지의 백두대간 마루금이 내년에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있다.

산행 지도에 나타나 있는 횟돌반쟁이와 솔반쟁이 그리고 묘반쟁이란 이름이 생소하면서도 아름다운 이름으로 남겨진다.  

 

 

구룡령 가는 길에 잠시 쉬며 주위 풍경을 바라보니 알록달록한 가을 단풍이 물들어 가는 산하가 환상이다.

그 아름다운 단풍이 물든 산상에 몰려 든 안개가 더욱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며 산객들을 사로잡고 있지만 아직도 내리는 가을 가랑비가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달갑지 않게 다가온다.

 

 

생각보다 오래 걸려 도착한 구룡령 이정석, 해발 1013미터의 거대한 이정석이 2년전 마지막 만났던 고된 시절의 추억을 떠 올리지만 오늘만큼은 웃음으로 이 시간을 즐겨 본다.

이정석 남쪽 깊은 골짜기에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을 따라 홍천의 명개리가 길게 펼쳐져 있고 그 양옆으로 우뚝 솟아 있는 높은 산에도 온통 가을 빛이 불타 오르고 있다.

 

 

늘 어둠속에 땀흘리며 올랐던 백두대간 갈전곡봉쪽 나무계단이 새롭게 다가오고 그 위에 떨어져 날리는 낙엽이 쓸쓸한 가을날 젊음의 추억을 다시 만들어 주고 있다.

1년 후 다시 이곳을 오르며 오늘 만나 추억을 되살리며 추억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세찬 바람이 귓전을 때리고 벌거벗은 산하가 벌써 손가락에 느껴지는 찬바람에 가을을 지나 겨울을 알리는 시간이다.

 

 

고도 1000미터가 넘는 곳, 가을이 아닌 겨울을 준비하는 마루금에 그래도 아직 푸른 빛을 잃지 않고 반겨주는 산죽이 있기에 백두대간 산행에서 얻었던 추억 한조각을 꺼내 본다.

정맥 산행에서 만났던 산우를 우연히 만나 반갑게 인사 나누고 완만한 봉위를 오르니 우측으로 양양에서 구룡령으로 오르는 56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그 위로 통나무 쉼터가 있는 백두대간 봉우리가 약수산에서 내려오던 기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산우님들과 급하지 않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조그만 무명봉 두어개를 넘자 금새 구룡령 옛길 정상에 도착한다.

늘 어둠속에 올라 흐르는 땀방울 닦으며 옷가지 정리하던 정상은 변한 것이 없는데 오늘 함께 올라온 산우님들의 면면은 많이도 변해 있다.

높은 나뭇가지의 단풍은 모두 낙엽이 되어 등로에 나뒹굴고 있지만 그 나무 밑에 웅크리고 자라있는 잡풀에는 가을빛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다.

이곳에서 준비한 간식을 먹는 동안 1100.3봉에 올라 잠시 주위 풍경을 조망해 보지만 잡목 가지들로 인해 원하는 사진을 담기는 힘이 들기에 다시 옛길 정상으로 뒤돌아 내려온다.

 

 

한동안 구룡령 옛길 정상에서 휴식 후 우측 등로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 길을 내려가니 간간히 남아 있는 노란 단풍 잎 아래로 수북히 쌓여 있는 낙엽이 등로를 가득 채우고 양탄자 보다 더 폭신한 촉감으로 다가온다.

내린 가랑비가 그쳤지만 촉촉히 젖어 있는 낙엽이 가을 정취를 일깨우며 숨어 있는 예술적 본능을 자극하는 시간이다.

 

 

구룡령 옛길 정상에서 느긋하게 내려오니 깊은 낙엽길이 반겨주고 앞서가는 산우님들 뒷태가 아름다워 몇장의 사진으로 남겨 드린다.

그곳에서 부터 조그씩 짙어가는 가을빛에 반해 제일 후미로 쳐져 내려가며 수많은 사진으로 담아 보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것만큼 감흥을 줄지는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다.

한동안 단풍에 취해 내려오니 등로 우측에 횟돌반쟁이란 이정표가 서 있고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다.

내 고향 충청도의 장례풍속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자세히 읽어 보고 떠난다.

 

 

이제부터 단풍에 취하는 시간이다.

마지막 작별이 아쉬운듯 너나 할 것 없이 너무나 화려한 색채를 뽐내며 마지막 생을 마감하는 단풍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슬품을 생각해 본다.

인공적인 냄새도 없고 사람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순수 자연의 미가 저절로 느껴지는 곳, 열심히 살다 마지막 세상을 등지며 화려한 빛깔로 선물을 주는 곳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누구 그 어디에서 이런 화려하고 꾸미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것인가...

무척 부조화스럽게 보이면서도 질서 정연하게 제각각 위치를 잡아 만들어 낸 자연의 선물,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만으로도 세파에 찌들어 가던 마음이 정화되고 순수해지는 느낌이다. 

 

 

저 노란 단풍은 어디에서 왔고 저 빨간 단풍은 누가 또 보냈을까 ???

바람결에 한들 거리며 떨어지는 단풍이 쌓여 비단등로를 만들고 그곳을 밟고 지나는 산객의 발자국마다 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비린내가 나는 듯 하다.

저 화려한 자태속에 힘들게 살아 갔을 민초들이 바닷가 해삼물을 들고 와 곡식으로 바꿔 가던 길이였기에 그 화려함만을 쫒을 수 없었을 그 당시 삶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생각도 해 보는 시간이다.

 

 

온 몸을 감싸고 있던 껍질이 벗겨지고 뒤틀리며 잘려져 나간 가지의 상처를 안고 그래도 살아가는 저 자작나무처럼 그 옛날 민초들의 삶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그 뒤틀린 몸뚱아리 저 멀리 너무나 곱게 단장한 원시림이 울적해지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진정 시키고 있다.

오랫동안 자리 지키고 그곳에 서서 많은 산객들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주는 자작나무가 되어 주길 바래 본다.

 

 

저 화려한 자연의 빛깔은 어떻게 빗어 놨을까???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만 저 화려한 가을빛을 설명할 수 있을까 ???

하지만 오늘 이 시간만큼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

그저 여기 오른 자들이 스스로 느끼고 가슴에 담아가면 그만일 것이다.

 

 

화려한 공간 아래로 하나 둘 떨어져 쌓이는 쓸쓸함이 공존하는 등로, 그 아래 푸르름을 잃지 않고 사시사철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산죽이 있어 더욱 완성미를 가져다 준다.

저 아름다운 단풍을 떠나 보내는 나무들의 심정은 어떤 것일련지...

 

 

그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면에 숨어 있는 금강송의 잔해에 눈길이 머문다.

너무나 곧고 굵게 자랐기에 인간의 이기에 사용되며 그 옛날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던 궁궐의 기둥으로 사용하기 위해 잘려져 나간 금강송의 남아있는 그루터기에서 인생을 뒤돌아 본다.

너무나 쓸모가 많은 금강송이였기에 천수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어디에선가 그 나머지 생명력을 가지고 유용하게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나무에 미안하고 감사할 뿐이다.

 

 

금강송이 많이 이름 붙여진 솔반쟁이, 경복궁 복원을 위해 잘려나간 금강송이라 하니 안쓰러움과 자랑스러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라고나 할련지...

울긋불긋 단풍나무들 사이에 우뚝 솟아 독야청정 흔들림 없이 자라고 있는 금강송이 있기에 이곳 옛길이 더욱 아름답고 귀하게 여겨지는 것이리라.

 

 

화려한 단풍나무 숲에 둘러 쌓여 있어도 그 고고함을 잃지 않고 군계일학으로 빛나는 금강송, 아니 일명 미인송이 발길을 잡는다.

저 금강송은 또 어느곳으로 잘려 나가 자기 역활을 충실히 수행하며 남아 있는 삶을 마감할련지...

화려한 단풍이 아니더라도 곧고 반듯한 금강송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음을 오늘 이곳에서 다시 한번 배워 본다. 

 

노랑 빨강 그리고 금강송이 어우러진 환상의 구룡령 길, 조금만 더 세상에 알려지면 금새 사람들의 발걸음 아래 신음할지도 모를 곳이지만 오늘 이 시간 이곳에서 느끼는 가을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 되고 있다.

무겁게 메고 온 새 카메라가 그 진가를 발휘하고 그 아름다운 단풍을 따라 50의 인생도 흐르고 있다.

 

 

그러다 문득 만난 고운 황갈색 단풍이 발길을 붙잡는다.

너무 화려하지는 않지만 벌래하나 먹지 않은 깨끗한 단풍이 어느곳에서 봤던 그런 단풍과는 격이 다름을 노래하고 있다.

내년 백두대간 산행길에서도 볼 수 있을련지...

아마도 푸른빛이 강렬한 구룡령이 되겠지...

 

 

그러는 사이 묘반쟁이에 도착해 고향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하다 숨져간 젊은이의 넋을 위로해 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사실 관계를 떠나 이런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는 자체가 이곳이 많은 이야깃 거리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은 아닐련지...

 

 

일제시대 때 자원 수탈의 현장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는 옛날 삭도가 휭그러니 남아 가슴을 답답하게 만드는 곳에 도착해서는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고 있다.

이런 첩첩 산중에 까지 일제의 찬탈이 이뤄지고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이렇게 우리들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강렬하고 굵은 쇠줄 두가닥이 삭도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현장...

 

 

그곳 삭도를 지나니 조금은 빛의 강도가 엷어지며  그 밑바닥에 깔린 산죽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다.

붉은 빛이 사라진 노랑과 푸르름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운 옛길, 앞서간 산우님들 가슴엔 무엇을 남겼을지 궁금해진다.

그저 평생의 추억으로 이 시간을 남겨주길 바라면서 서서히 하루의 화려한 빛을 마감하는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노랑과 푸른빛을 지나니 다시 연분홍ㄹ과 붉은 가을빛이 세상을 수놓고 그 사이에 남아 있는 초록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겨진다.

오랫동안 남아 있을 멋진 추억의 하나 둘 그리고 셋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다.

 

 

못생겨 살아 남은 자의 영광이랄까 아니면 비애랄까...

가을비에 촉촉히 젖어 있는 파아란 이끼를 덮어 쓰고 하늘을 향해 두팔 벌려 당당히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지나는 산객을 불러 세운다.

일정한 방향으로 바늘같은 솔잎이 떨어져 누어 있는 그곳에서 자연의 조화로움을 배운다. 

 

 

언덕 위에 자라고 있는 두 그루의 거대 소나무에서도 그 옛날 송진을 채취하기 위한 흔적이 남겨져 있고 가슴 아픈 역사의 이야기를 몸으로 들려주고 있다.

다시는 저런 볼썽사나운 자연의 아품을 볼 수 없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그런 희망은 이제부터 우리들과 우리 후손들의 몫이 될 것이니까...

 

 

등로 주변에 피어난 푸른 산죽, 이런 오지의 등로를 걸으며 제일 많이 만나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이기에 한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언제 어디에서 만나도 반가운 친구 산죽, 오랫동안 그곳에 남아 푸른 자연을 가꿔주길 바라는 시간이기도 하다.

 

 

꼬불꼬불 곱은 등로를 타고 화려한 단풍잎이 나뒹굴고 하나 둘 쌓이면서 가을이 깊어가고 곧이어 겨울이 자리를 대신하리라...

저 화려한 단풍 위에 겨울의 하얀 눈이 쌓이면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줄련지...

 

 

이제 마지막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냇가에 곱게 피어난 단풍이 마지막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잠시 그곳 원시의 자연에 들어가 어렵게 한장의 사진에 남긴 후 냄새를 맡아 보지만 아무 채취도 남기지 않고 있다.

그저 눈으로 보이는 화려함만이 단풍을 체우며 계절을 대변하고 있다.

 

 

가을철인데도 제법 많은 수량의 계곡물이 흐르는 날머리에 도착해 짧은 단풍 놀이에 아쉬움을 달래 본다.

모든 산우님들이 떠난 쓸쓸한 계곡물에 가을을 남기고 겨울을 찾아 떠나는 시간, 다음을 기약 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아쉬움 보다는 다시 만나는 희망을 남겨 본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56번 지방도로 위에 서 있을 버스를 향해 내려가는 길에 뒤돌아 보니 그곳에도 가을이 만개해 있다.

어찌 저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저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어릴적 내가 뛰어 놀던 시골을 닮아 있는 도로와 농로를 타고 내려오니 그곳에 꿈과 희망을 꾸며 지냈을 아이들 웃음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듯한 작은 시골 초등학교가 이제는 산골체험학교란 간판으로 서 있다.

저기에서 지내는 동안 제대로 된 자연과 시골의 인심을 알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회색도시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는 시간일 것이리라

 

 

다시 구룡령 정상으로 올라 와 저 멀리 북쪽으로 양양쪽 하늘을 바라보니 뭉게 구름이 떠 있고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를 타고 설악산 대청봉이 숨어 있다.

오르고 올라도 늘 그리움만 남기는 설악산, 오늘 그 모습을 구름속에 숨기고 끝자락만 보여지기에 더욱 큰 아련함을 남겨 본다.

불어오는 어둠속 강풍에 담았던 작은 이정석도 필름에 남기며 가을의 화려한 빛을 오랫동안 추억한다

 

 

다시 생태통로를 지나 구룡령 이정석에서 마지막 흔적을 남기고 남쪽으로 뻗어 내린 명개리쪽 골짜기를 담아 본다.

울긋불긋 고운 자태를 마음껏 뽐내며 온 산하를 물들이는 단풍들, 이 비가 그치면 저 고운 단풍들이 모두 떨어져 다시 쓸쓸한 겨울을 맞이할 것이다.

 

 

구룡령휴게소산림전시관쪽으로 나 있는 백두대간 등로를 따라 약수산으로 향한다.

저곳을 통해 내려오면 다시 한구간이 마무리되고 이곳 구룡령 정상 이정석을 뒤로 하고 조침령으로 향하는 다른 또 하나의 구간을 향해 중단없는 발걸음을 이어갈 것이다. 

이렇게 눈과 감성을 만족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홍천의 송어회집에 들려 배까지 불리니 이 세상 모두가 내것이 되였다. 

늘 수고해 주시는 운영진들과 참석해준 산우님들에게 감사 드리며 다음달 정산에서 다시 한번 멋진 만남을 그리워 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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