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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광불동계곡 오지 트레킹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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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양양군 어성전과 법수치리 위 광불동 계곡과 조봉 능선 일대

산행일자 : 2009년 8월 13일

산행날씨 : 비 내린 후 맑고 화창한 한여름 무더운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2도에서 영상 33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총 17명

산행코스 : 팥밭무기교-광불동계곡-조봉능선-응복산 조망-조봉능선-광불동계곡-팥밭무기교로 원점 회귀

산행거리 : 약 14 Km

산행시간 : 약 8시간 (11:00 부터 19:00 까지)

 

 

불어난 계곡물로 합실골을 다녀오지 못한 아쉬움을 광불동 오지계곡 트레킹으로 대신하며

 

 

 

오랫만에 오지계곡 트레킹 공지를 올려 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전날 장대비가 내리며 가슴을 졸인다.

생각보다 불어 난 계곡물로 인해 넓은 합실골 계곡은 포기하고 광불동계곡만 다녀오기로 결정한다. 

 

이 넓은 법수치계곡 또는 합실골계곡으로 흘러 들어오는 우측 광불동계곡의 급물살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전날 내린 장대비가 얼마나 퍼부었는지 짐작하게 만든다.

잠시 오르니 무명폭이 산객의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 주고 있다

 

전날 내린 폭우에도 전혀 흙탕물이 아닌 깨끗한 계곡물이 굉음을 일으키며 급하게 내려온다.

도시에 찌든 산객의 마음도 저 계곡물에 씻어 본다

 

회색도시에서 느꼈던 삭막하고 뜨거웠던 갈증이 사라지고 나무 그늘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에 무명폭의 물방울들이 일곱색깔 무지개를 피우며 한낮의 열기를 식히고 있다.

어둠침침한 계곡이 무섭다기 보다는 삶에 희망을 던져주는 시간인 듯 하다.

 

무명폭을 지나면 다시 온순한 자태로 돌아가 새생명을 잉태시켜 주는 시원한 계곡이 발길을 멈춘다.

꾸미지 않아도 그저 있는 그대로가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의 모습이라 자꾸만 그 자연에 빠져든다.

 

광불동 계곡의 상류로 올라가면서 계류는 좁아지고 그곳으로 모이는 실계곡들이 합쳐지며 신비스런 자태를 보여준다.

자연만이 그 신비스러움을 담을 수 있는 오묘함, 오늘 다시 그 자연의 매력에 푹 빠져 본다.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를 지키며 장엄하게 물줄기를 뿜어대는 저 모습이 마치 하늘로 승첞는 용의 모양이라면 어떨련지...

오늘 ㅎ루는 모든 인간세상의 시름을 덜고 이 자연과 하나되는 시간이길 바래 본다.

 

모든 생명과 사물의 이치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을...

어디엔가 그 시작이 있어 이렇게 초라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여 감히 범접하지 못할 거대 물줄기로 변하며 푸른 바다가 되는 것을...

 

잠시 계곡을 벗어나 조봉 능선을 향해 오르다 보니 우측 저 멀리 잡목 사이로 조봉이 빼꼼히 올려다 보인다.

높지 않게 보이는 봉우리에서 어찌 이런 아름답고 자연미 넘치는 계곡을 품고 있는지...

 

예상했던 백두대간 마루금의 응복산을 밟지 못ㅎ고 그저 인사만 하고 뒤돌아 내려오는 마음이 아프지만 등로를 가득 메운 이런 자연의 산죽이 있기에 금새 그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가 보다.

 

다시 계류와 만나 합실골계곡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이야기 하고 친구가 되어 본다.

 

일반 디카의 한계점을 절감하며 알고 있는 지식 총동원해 보지만 새로운 디카의 구매가 목전인듯 하다.

또 얼마나 많은 세월 새로운 디카를 메고 전국을 다녀야 만족할 수 있을지...

 

자연의 일부가 되어 버린 쓰러진 고목과 굴러다니는 돌들조차 오늘은 아름다운 풍경화의 일부가 되어 있다.

이 비경을 바라보며 그 누구 악하고 나쁜 마음을 가질 수 있을지...

 

너무나 아름답게 흘러 내리는 물줄기를 담아 보니 주위 나무들은 흔들려 춤을 추고 있다.

그래도 새롭게 시도하며 이렇게나마 그 모습을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으로 남기고 

 

가파른 계류가 수많은 폭포와 소를 만들며 흘러 흘러 내리다 보니 어느덧 좀 더 넓어진 광폭을 만들고 물결도 한층 순한 모습으로 돌아 와 있다.

이 순한 물줄기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많은 폭과 소를 이뤄 온세상을 울리는 굉음이 필요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넓은 광폭이 되어 흐르는 계곡에 걸쳐진 쓰러진 고목조차 오늘은 왠지 하나의 그림으로 태어나고 있다.

인간의 힘으로 만들고 꾸미려했다면 별볼일 없었을 이곳이 자연미 넘치는 원시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그러다 한순간 다시 급류를 만들며 격정의 순간을 맞이한다.

우리네 삶도 이와 같이 파도를 타면서 살아가는 것을...

 

어느 유명한 곳에 있었다면 근사한 이름까지 얻으며 사랑을 받았을 무명폭포가 무심한 듯 자기 할일에만 열중이다.

이름이 없으면 없는대로 그 자체를 즐겨주는 산객들이 있고 새생명을 얻어가는 자연의 친구들이 있으면 족한 것을

 

다시 회색 공간으로 나오니 시원하고 청결했던 마음에도 회색빛 복잡함이 그려지고 그 위에 내리는 햇살조차 회색빛으로 변하는 것 같아 씁쓸해 진다.

 

돌아 나오는 길, 법가의 마르지 않는 물과 같이 끝임없이 솟아내는 법수치 계곡에서 마지막 올여름을 보내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돌아오는 길 남애항에 들려 하루를 마감하며 다시 회색도시로 돌아가는 소회를 이야기 해 본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멋진 재회를 꿈꾸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