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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방태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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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인제와 홍천에 걸쳐 있는 방태산 마루금과 계곡 구간

산행날자 : 2009년 6월 20일 (토요일)

산행날씨 : 산행내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었던 안개낀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0도에서 영상 22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34명

산행코스 : 미산대교 건너 미산리 승두촌-한니동-용늪골-방태산 깃대봉(1435.6봉)-배달은석(1415.5봉)-개인약수 갈림길-대개인동

               갈림길-방태산 주억봉(1443.7봉)-방동리 갈림길(1365봉)-지당골-매봉령 갈림길-적가리골-방태산자연휴양림

산행거리 : 약 14 Km

산행시간 : 약 7시간 30분 (10시 15분부터 17시 45분까지)

 

 

아쉬움만 남긴 방태산 우중 산행

 

 

 개인적으로 가장 머물고 싶고 자주 오르고 싶은 산중의 산 방태산, 그리움이 사무쳐 작년 여름 홀로 방태산 종주를 하였던 기억에 다시 한번 그 그리움을 찾아 나선다.

내가 속한 산악회에서 정기산행으로 이뤄지는 산행으로 코스 또한 종주 산행 루트와는 달리 계곡을 끼고 하는 산행이다 보니 여름 더운날 산행에는 그만이다.

 

미산대교 밑으로 흐르는 내린천 계곡물이 벌써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려 버리고

 

다만 이번에도 날씨가 도와주질 않을 듯 하다.

토요일만 되면 내리던 비가 오늘도 새벽부터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지만 산을 오르는 산꾼들이 무슨 대수이랴...

홍천을 거쳐 내린천을 따라 미산대교를 건너니 금새 산행 들머리인 미산리 승두촌 입구이다.

작년 여름 종주 산행 완주 후 홀로 개인약수를 들렸다 흐르는 땀방울 훔치며 어렵게 걸어 나왔던 승두촌, 그날의 추억이 뒤살아나며 피식 웃음을 지어 본다. 

 

미산리 승두촌 한니동으로 향하는 산행 들머리에 세워져 있던 안내도

 

버스에서 산행 준비 후 내려오니 가랑비는 계속 대지를 적시고 잠시 비옷과 스패츠로 무장하고 인원 파악후 한니동 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하얀 안개가 흐르는 계곡물 위로 피어 오르고 그 모습이 흡사 신들이 살고있는 세계에 우리 인간이 들어가는 듯한 그런 묘한 기분이다. 

 

산행 들머리로 들어가자 마자 나타나는 맑은 계곡물과 자연미가 넘치는 바위 이끼들

 

내리는 빗줄기가 더위를 식혀주고는 있지만 벌써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온몸을 적실쯤 계곡에서 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와 공기가 그나마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주고 있다.

이곳이 오지의 청정 지역임을 알려주듯 계곡의 모든 바위 위엔 파아란 이끼가 내려 앉아 성하의 계절을 더욱 푸르게 만들고 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답고 멋진 자연미가 살아있는 한니동 계곡이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한니동의 무명폭포들 

 

20여분 그렇게 앞서거니 뒷서거니 진행하다 보니 무명폭포가 나타나고 그 청아하고 맑은 계곡물 소리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잠시 들려 발 담그고 사진 몇장 남겨 보지만 만족할만한 사진이 아니기에 좀 더 좋은 카메라에 대한 욕심만 키우고 있다.

날씨가 좋아 나뭇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받으며 오른다면 이런 폭포 아래에서 멱이라도 감았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다음에 다시 오라는 무언의 약속인 듯...

 

오염이란 단어가 필요 없을 정도의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계곡의 전경

 

계곡을 이리저리 가로질러 건너기도 하고 그 계곡물을 따라 거슬러 올라보기도 하며 몇장의 사진을 남기다 보니 어느새 또 제일 후미로 쳐져 오르게 된다.

디카를 손에 들고부터는 언제부터인지 후미가 편하고 좋았다는 기억 뿐이다.

선두에서 리딩하다 보면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고 들려야 할 곳을 들리지 못한 불안감이 밀려오는 것은 무엇인지...

 

계속 이어진 계곡의 아름다움

 

인공미가 전혀 없이 자연스런 계류의 흐름에 따라 제멋대로 인듯 하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인공적인 모습보다 더 정교한 자연의 법칙에 그저 탄성만 나올 뿐이다.

바위와 자갈마다 파아란 꼬깔 옷을 잘 차려입고 그곳에 혹시 더러운 얼룩이라도 묻을까 걱정하며 그 사이로 흘러 보내는 계곡물, 그렇기에 그 옆을 지나는 산객의 귓전엔 더욱 청아하고 맑게 느껴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용늪골을 벗어나 하늘이 열리지만 내리는 빗줄기와 안개가 세상을 덮어 버리고

 

한니동과 용늪골의 신비스런 계곡을 따라 두시간 가까이 오르다 보니 서서히 계곡 물소리가 멀어지며 진흙창이 되어 버린 등로가 나타나고 곧이어 하얀 안개가 온 세상을 감싸는 느낌이 다가온다.

이제 깃대봉이 얼나 남지 않은 정상부로 오르며 가파른 된비알이 시작되고 내리는 빗줄기가 열려있는 하늘로 부터 직접 온 몸을 적시고 있다

등로 옆을 가득 메운 야생화가 아름답지만 내리는 빗줄기에 고개 떨군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다

 

방태산 깃대봉에 어렵게 도착해 추억 한장 남기고

 

미끄러지고 쓰러지면서 어렵게 진흙창이된 등로를 따라 오르니 어느새 깃대봉 정상이다.

방태산 봉우리중 가장 서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약간의 암봉과 우거진 잡목으로 이뤄진 깃대봉, 잠시 기다리며 몇장의 사진을 남겨보는 사이 강하게 불어오는 산상 바람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자꾸만 하산길을 서둘게 만든다.

좋은 날씨에 올랐다면 주위 풍경을 조망하느라 정신없이 혼잡하고 오랫동안 머물렀을 곳이기에 아타까움이 배어 나온다

 

배달은석쪽 암봉들도 춤추는 안개속에 침묵하고

 

다시 아기자기한 능선을 타고 빗물이 고여있는 등로를 진행하니 암봉들이 나타나고 배달은석 정상부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곳도 짙은 안개로 보이는 것은 주위에 있는 산우님들과 안개속에 묻혀버린 산하뿐 조망은 전혀 볼 수가 없다.

지나면서 사진 한장으로 대신하고 빠르게 진행하니 이제부터 방태산의 칼바람이 휘몰아 치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암봉 사이로 피어난 꽃들

 

시간은 벌써 점심 시간을 지나 뱃속에선 허기란 놈이 밥좀 달라 아우성이지만 이렇게 짙은 안개와 강한 바람으로 초여름날에 추워 한기를 느끼기는 오랫만의 일이라 계속 진행한다.

바위 너덜길과 바위 암봉들을 조심하며 지나니 조금은 아담한 잡목속 장소가 나타나고 그곳에 자리펴고 가랑비 내리는 점심상을 펴 본다.

모두가 허기에 허둥지둥 먹기 바쁜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터진다.

 

우측 개인약수로 하산할 수 있는 하산 갈림 이정표

 

식사를 끝내고 이제부터는 선두에서 중간 그룹에 낑겨 천천히 진행한다.

작년 홀로 종주하며 밟았던 등로이기에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가며 진행하니 우측으로 개인약수터로 내려가는 갈림 이정표가 서 있다.

그곳에서 잠시 가랑비 피하며 물한모금 마시고 후미 기다렸다 인원 확인 후 다시 천천히 출발한다.

 

지난 여름 홀로 종주하며 개인약수로 하산했던 하산 갈림길

 

너무나 원시림 같은 자연의 방태산, 하지만 내리는 빗물이 모든 감정과 아름다움을 삼키고 단지 무심으로 좁게 나 있는 등로를 따라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가랑비와 안개 그리고 강한 바람으로 쉬지도 못하고 제대로된 사진 한장 찍지도 못하면서 진행하였지만 산행 시간은 자꾸만 늘어지고 있다.

우중 산행의 어려움을 제대로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개인약수터로 내려가는 갈림 삼거리를 지나 지난 추억을 떠올려 보기도 해 본다

 

주억봉 가는 등로에 우거진 잡목과 야생화들

 

이제 무명봉을 넘고 칼바위 능선을 지나니 잡목들과 야생화가 등로를 뒤덮은 지역에 들어서고 이곳에서 잠시 휴식 취하며 물한모금 마셔본다.

선두와 후미와 연락해 인원 파악한 후 이제 마지막 방태산의 주봉으로 알려진 주억봉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해본다.

비가 내리지 않고 안개가 없다면 천상천하 가장 아름다운 초록의 산하와 깊은 골짜기를 선물로 보여줄 이곳이였기에 아쉬움만 커가고 있다.

 

방태산 주봉인 주억봉에 도착하지만 변변한 정상석이나 이정표 하나 없는 아쉬움이 크고

 

드디어 방태산 정상이다.

하지만 작년에 올랐을 때보다 더 초라하고 있었던 작은 정상 이정표마저 사라져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돌탑 위에 빗물에 보이지 않는 나무판 위 방태산 주억봉, 제대로된 대접 하나 받지 않으면서도 그 자태 그대로 산객들에게 보여주는 정상은 언제나 이 작은 산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다.

삼거리에서 기다리는 선두와 조우를 위해 다시 발걸음 옮겨 본다.

 

좌측 방동리 방태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는 산거리에 서 있던 이정표들

 

구룡덕봉과 방태산휴양림이 갈리는 갈림 삼거리이다.

종주를 위해서는 우측 등로를 타고 구룡덕봉으로 향해야 되지만 오늘 우리는 종주가 아닌 방태산 자연휴양림이 목적지이기에 좌측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단체 사진과 개인사진으로 추억 한장씩 남기고...

 

방동리로 하산하며 걸었던 등로

 

방동리로 향하며 만나는 질척이는 등로였지만 그 등로 주위를 감싸고 늠름하게 자라고 있는 낙엽송이 위안을 주고 있다.

빗물에 푸르름은 더욱 진하게 등로를 따라 내려오고 그속에 산객의 마음도 녹아 내려 흐르는 빗물속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다

 

지당골로 하산하며 만난 계곡

 

다시 계곡과 물 그리고 푸른 이끼를 친구삼아 급하지 않게 내려가 본다.

내리는 빗물에 계곡물이 불면서 흐르는 소리 또한 굉음으로 귓전을 때리고 있다.

햇살이 올라와 맑고 더운 날씨에 걸으며 그 땀을 닦아줄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렇게 안개 자욱한 모습으로 각인되는 것도 나ㅃ쯔지만은 않으리란 생각이다.

 

초록이 아름다운 등로

 

지루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등로, 조금은 등로가 넓어지며 이곳 자연휴양림에 머물고 있는 여행객들에게 자연 산책로가 되어주는 듯 하다.

그저 이런 호젓한 등로를 걸어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느낌과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가 본다.

이제부터 정말 아무 방해도 없이 홀로 그 자연과 벗하며 내려가는 시간이다

 

적가리골쪽으로 내려오니 풍부해진 수량과 거칠어진 계류의 흐름

 

적가리골이 다가오며 서서히 계곡의 수량이 불어 나고 있다.

좀 더 강렬하고 거센 계곡물의 흐름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조심스럽게 그 가장자리로 들어 사진 몇장 남겨 본다.

무더운 여름낭 다시 올라 흐르는 땀닦으며 시원하게 수박 한덩이 먹어볼 수 있기를 바래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계속 이어진 무명폭포들이 발길 붙잡고

 

또 다른 무명폭포가 연이어 이어지며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고 

 

매봉령 갈림길에 도착해 흔적 한장 남기고

 

매봉령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곳 방태산자연휴양림에 와 휴식을 취하는 여행객들의 산책로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매봉령, 하지만 이 산객에게는 언제나 그런 시간이 주워질련지...

이제부터 넓은 임도를 따라 인간의 세계로 다시 들어가는 시간임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구룡교 위쪽에 아름다운 목재 다리 하나가 더 서 있고 이제부터 적가리골로 이어진 멋진 계곡을 따라 내려가고 

 

구룡교 위에 도착해 이제 마지막 발걸음을 세고 있다.

구룡교 위쪽은 작은 나무 다리가 아름답게 다가오고 연인이 함께 올라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 그런 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

 

구룡교를 지나자 날이 개이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하늘에 떠 있는 구름

 

그러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니 하늘이 개이면서 너무나 환상의 구름이 펼쳐져 있다.

자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일한 풍경에 그저 크게 벌린 입 다물지 못하고 경외로운 눈길만 보낸다.

그토록 강하게 내리던 빗줄기와 바람도 이제 서서히 멈추며 산객의 마음에 풍파를 던지고 있다.

하산하자마자 맑게 갠 하늘 그리고 온화한 날씨....

 

우렁찬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이단폭포도 담아보고

 

이제 마지막 이단폭포를 디카에 담고 내려가니 저 멀리 버스가 보이고 산우님들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발걸음에 힘이 들어가고 마지막 발걸음 옮겨 그 시원한 계곡물에 몸둥아리를 던져 본다.

이런 맛으로 힘들고 고통스런 산행에 다시 오르는가 보다

 

임도 좌측으로 보이던 1104봉쪽 능선에 걸려있는 안개도 잡아보고

 

봉우리마다 걸려있는 하얀 안개가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산객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그래 계절이 바뀌기전에 다시 한번 너를 찾아 여기를 오겠노라

 

 

 위험 안내판이 서 있던 거대 폭포도 담아보고

 

마지막 폭포에 몸을 담궜다 나와 하루를 마감해 본다.

우중산행의 아쉬움을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기를 약속하고 

 

방태산 자연 휴양림 건물로 내려와 산행을 종료하고 

 

자연휴양림 건물 앞에 모여 버스에 오른 후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두부마을에서 맛난 저녁을 들고 막히는 도로에서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시간, 그래도 많은 산우님들과 무사하게 방태산 우중 산행을 마치고 올라 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