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경계에 위치한 선자령 일대
산행일자 : 2009년 2월 15일 (일요일)
산행날씨 : 아침에 싸락눈 후 개였으나 태풍급 강한 바람으로 산행에 어려움
산행온도 : 영하 5도에서 영상 5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45명
산행코스 : 대관령 휴게소-대관령 기상대-대관령 국사성황당-새봉-선자령-대관령 휴게소 원점 회귀-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0 Km
산행시간 : 약 5시간 (사진 찍고 점심식사 후 널널하게)
칼바람이 불어대는 선자령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고
참으로 많이도 다녀온 대관령과 선자령이지만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재미는 남다른 면이 있기에 또 따라 나선 곳, 하루 전날 대구에 있는 팔공산 종주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 온 몸이기에 걱정을 했지만 생각보다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또한 전날 내렸던 비가 눈으로 변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멋진 선자령의 설경을 구경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담고 출발해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아침 10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다.
구 영동 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며
대관령 오는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시골 들녘에 하얀 눈이 내려 앉아 있어 눈꽃 산행에 대한 설레임이 더욱 컸었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버스에서 내려 스트레칭하고 곧바로 중무장 한채 넓은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커다란 대관령국사성황당 이정석이 있는 곳으로 진행해 인원 점검을 해 본다.
45인이란 대단위 인원을 모시고 사진 한장 남기고 앞으로 출발하며 서서히 진행을 시작한다.
선자령 산행 들머리에 세워져 있던 대관령국사성황당 이정석
많이 보았던 이정석, 백두대간 산행시에는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 표지석으로 더 유명한 대관령국사성황당 이정석이다.
능선길로 접어들어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니 좌측으로 멋진 잣나무 숲이 나타나고 그곳을 오르자 다시 넓은 콘크리트 임도와 만나지만 생각보다 많은 등산 인파로 전혀 속도를 낼 수는 없어 보인다.
나무계단을 타고 올라 임도를 걸으며 처음 만난 이정표에서 대관령 KT 통신탑을 배경으로
한동안 진행하여 우측으로 KT 통신탑을 지나고 첫 이정표를 통과하니 조금씩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좌측으로 쉬어 갈 수 있는 공터가 나타난다.
아직 이곳의 바람은 차갑지 않고 강도도 세지 않아 패딩까지 입은 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산우님들과 사진 찍으며 잠시 쉬고 있으니 금새 후미까지 따라 붙는다.
방 빼 후미에게 넘기고 다시 임도를 타고 진행해 본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약 1.3 Km 오른 좌측 공터에서 잠시 휴식 취하며 파아란 침엽수 잎에 쌓인 눈이 아름다워
밤새 내린 약간의 눈이 침엽수의 파아란 잎새에 앉아 아기가 손가락을 편 손바닥 위에 눈을 얹어 놓은 듯 아름답다.
그속에 산우님들 밀어 넣고 몇장의 사진과 주위 풍경을 담으니 겨울 산행의 묘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앞으로 일어날 가공할만한 선자령 칼바람은 생각조차 못하고 그저 평이한 산행에 산이 없어 아쉬워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콘크리트 임도를 지나 좌측으로 좁은 능선길을 걸으며 멀리 바라다 보이는 새봉 탑을 배경으로
다시 완만한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오르니 등로는 좌측으로 90 돌아 능선길로 향한다.
이정표를 보니 직진하면 무선표지소로 가는 갈림길인 곳이다.
다시 좌측의 키큰 침엽수와 우측의 키작은 침엽수 가지마다 소담한 눈꽃이 피어 산객이 지날때마다 불어오는 바람에 그 눈들이 흩날리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여기저기 탄성이 흐르고 어린아이가 되어 마냥 즐거운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귓전에 들려온다.
새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능선길을 가득 메운 등산 인파들과 저 멀리 인공 구조물
너무나 많은 등산인파가 좁은 등로를 가득 메우고 빨리 오르려 해도 오를 수 없기에 함께 산행하는 산우님들을 사진에 담아 드린다.
잠시 작은 봉우리 넘어 북서면을 따라 진행하니 저 앞 북쪽으로 새봉의 인공구조물이 보이고 황량한 겨울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든것처럼 많은 등산객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산행에 어려움은 느끼지만 종주 산행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재미를 맛보는 시간이다.
다시 급할 것 없이 산죽밭과 잡목지대를 지나니 우측으로 새봉 오르는 길과 좌측으로 우회길이 있지만 새봉으로 올라 본다.
드디어 새봉에 올라 전망대에 오르지만 강릉쪽은 아직도 안개인지 운무에 가려있고
새봉 오르는 중간 능선에 전망바위가 있고 그곳에서 뒤돌아 보니 긴 행렬을 이루고 따라 올라오는 칼라풀한 등산객들의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다시 등산객 꽁무니를 따라 오르니 금새 새봉 정상이다.
우측으로 나무테크로 된 전망대가 있지만 강릉시와 동해바다는 짙은 안개로 인해 보이질 않는다.
늘 이곳에서 어둠속에 흔들리는 불빛을 담으려 애쓰던 백두대간 산행의 추억에 잠시 잠겨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산우님들 사진 찍어 드리고 다시 잡목 속 능선 등로를 따라 산행을 계속 이어가 본다.
새봉 지나 능선길을 걸으며 등로 주위에 펼쳐진 산죽밭이 아름다워
아무 생각없이 지나칠때 느끼지 못했던 키작은 산죽에 얹혀있는 눈들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강한 바람을 타고 나뭇가지와 나무 등줄기에 앉아있는 적은 양의 눈들이 산객의 발길을 잠시 붙잡는다.
아마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볼 수 없음을 잘 알기에 바쁘게 선두에서 진행하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방금 전 내린 눈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불어대는 강한 바람을 타고 잡목에 달라 붙어 멋진 풍경을 선사하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이지만 바람의 강도와 지형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자연의 풍경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황홀하고 멋진 풍경도 기온이 조금만 오르고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언제 그런 풍경이 있었느냐는 듯 봄바람에 눈녹듯 사라짐을 알기에 디카 셔터를 누르는 손끝이 아리지만 멈출 수가 없다.
시간에 쫒겨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흐르는 시간이다.
이제 드넓은 갈색과 흰색만이 펼쳐진 평원 위에 강한 바람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괴물같은 팔랑개비가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 잡목 사이의 능선길을 타고 진행하다 대평원이 펼쳐진 삼양대관령목초지가 바라다 보이는 등로에 도착하니 이제까지의 바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한 바람이 불어오며 앞으로 전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도 남겨야 할 풍경들이 있기에 얼어가는 손끝을 호호불며 몇장의 풍경을 담아본다.
안경 낀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일정한 대오를 이루며 진행한 산행도 큰 의미가 사라지는 순간이다.
황량해 보이기까지 한 대관령 목장의 북서면을 타고 강한 바람을 이겨내며 오르고 있는 등산객 행렬
오르다 잠시 등로 벗어나 한겨울 칼바람 소리에 묻혀버린 팔랑개비 돌아가는 모습과 등로를 타고 걸어가는 산우님들을 담아보니 바라보는 그 자체로 환상이며 황홀한 기분이다.
모든 낙엽들을 털어내고 홀로 외롭게 모진 겨울 칼바람을 맞고 있는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인생을 배워본다.
춥고 견디기 힘든 겨울을 보내고 따스한 훈풍이 들어오며 더욱 단단하고 무성하게 푸른 잎을 탄생시키고 풍요로운 삶을 이어갈 그날이 있기에 오늘도 저렇게 참고 견디는 것이겠지...
등로 좌측인 서쪽으로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강한 바람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강한 바람으로 나뭇가지에 앉아있던 눈들까지 모두 날려 보내고 앙상한 잔가지들만 남아있는 잡목 아래에 갈색 억새가 하늘 거리고 저 멀리 굴곡진 능선을 따라 제멋대로 서 있는 팔랑개비 풍경에 그저 잠시 넋을 잃고 바라 본다.
얼굴까지 날려 버릴 듯한 강한 바람이 더욱 그 강도를 더하고 풍경을 담기 위해 서 있는 두발이 바람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밀려나지만 그래도 이시간 이곳에서 담지 못하면 이 풍경은 나의 풍경이 될 수 없기에 참고 셔터를 눌러본다.
여름의 푸르름을 피우기 위해 칼바람과 강추위를 이기며 몸을 한껏 낮추고 있는 대관령 목장의 목초지
그러다 문득 발아래 넓게 펼쳐진 회색빛 목초지를 바라보니 그곳에 천상의 아름다움이 숨어있고 자세를 낮춰 몇장의 풍경으로 남겨 본다.
지금보니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의 풍경으로 남겨진 사진들이다.
다시 일어나 강한 바람을 뚫고 오르니 평평한 목초지대 넘어 조그만 봉우리가 눈앞에 나타나고 저곳만 오르면 오늘의 목적지인 선자령이다.
선자령으로 오를수록 고도가 높은 등로 우측의 발가벗은 나뭇가지마다 강한 바람에 실려온 눈이 얼으며 하얀 눈꽃인지 상고대가 피어나기 시작하고
선자령 오름 마지막 구간에 좌측으로는 드넓은 회색 초원 위에 수많은 풍력발전기들이 돌아가고 있지만 우측에는 앙상한 가지들만 남긴 잡목 숲이 자리하고 각 잔가지마다 하얀 상고대가 피어올라 또 다른 환상의 세계를 펼쳐 놓고 있다.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모두 작품이요 예술가들인 것을...
선자령 이정석을 지나 저 멀리 오대산 매봉가는 능선의 팔랑개비도 잡아보지만 출입금지 구역이라 아쉬움을 남기고
너무나 강한 바람으로 인해 선두에서 오르는 산우님들과 정상 바로 밑 능선 우측 공터에서 쉬어 가기로 한다.
경험상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오는 정상에 일찍 오르면 추위로 인해 후미가 도착도 하기 전 내려갈 준비부터 하니 이곳에서 후미까지 기다렸다 같이 오르는 것이 효과적이란 생각 때문이다.
잠시 기다리니 모든 산우님들이 모이고 다시 선자령으로 오르니 발디딜 틈도 없이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잠시 선자령 이정석 뒤로 돌아가 곤신봉과 오대산 매봉으로 이어진 등로와 드넓은 삼양대관령목장을 담아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초막골이나 보현사 그리고 대공산성으로 하산하는 등로가 모두 막혀 원점 회귀를 해야 된다는 사실이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선자령 정상석 남쪽을 버리고 북쪽으로 돌아 가 잡아 본 이정석과 등산 인파들
간신히 많은 등산객들 틈에 낑겨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쉴 틈도 없이 올라왔던 길을 뒤짚어 내려가 본다.
넓은 목초지에 도착하니 더욱 거세지는 바람에 제대로 걸음걸이 하기도 힘이 들지만 시간이 되였기에 허기는 달래야 될 것 같아 좌측의 바람이 조금은 잔잔한 임도쪽으로 들어가 허기를 달래는 시간을 마련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너무 춥고 강한 바람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마지막 눈들까지 털어내며 식사를 방해하고 수저를 잡은 손은 풍을 맞은 사람처럼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꾸만 떨려 온다.
간단히 식사 후 배낭 둘러메고 순서대로 원점 회귀를 시작한다.
선자령에서 내려와 좌측 임도에서 점심식사 후 초막골쪽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다시 드넓은 목초지를 통해 산행을 이어가는 등산객들과 팔랑개비도 잡아보고
잠시 그 넓은 목초지대를 지나 이번에는 혹시나 하는 바램으로 초막골쪽 능선으로 오르니 그곳으로 많은 등산객들이 출입금지란 팻말을 눕힌채 진행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그쪽으로 진행하고픈 마음 간절했지만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기에 다시 뒤돌아 목장 목초지대로 돌아 나온다.
나오며 바라보니 화려한 등산복을 입고 추위와 강한 바람에 힘겨워하는 등산객 넘어 팔랑개비를 돌리는 동력발전기가 멋지게 조화를 이루며 발길을 붙잡는다.
내려오며 드넓게 펼쳐진 은빛과 갈색의 대평원 넘어 풍력발전기도 담아보고
다시 정상 등로로 내려와 이제부터 여유롭게 즐기며 간한 바람에 맞서 많은 사진을 담아 본다.
갈색으로 퇴색된 목초 위에 하얀 눈이 점점히 박혀있고 가끔 크게 자란 억새가 부러지지 않고 휘여지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잘 터득한 것을 자랑이라고 하듯 펄럭이고 있다.
능선이면 능선인대로 평원이면 평원인대로 또 각 계절에 따라 다른 색깔과 모습으로 그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선자령과의 속삭임을 즐겨보는 시간이다.
내려오며 이제 우측으로 펼쳐져 있는 눈내린 대평원 위의 풍력발전기들, 저 넘어 양떼목장이 자리하고
지난 여름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탁트인 이곳에서 알바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 등로를 놔 두고 저 풍력발전기 넘어 양떼목장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 완주한 추억이 되살아 난다.
너무나 잘알고 또 경험이 있었기에 방심이 부른 화였다고나 할까...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온 탓도 있지만 오늘은 수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길 잃을 염려는 없어 보인다.
서쪽인 우측에서 바다가 있는 좌측 동쪽으로 얼마나 강한 바람이 불어대던지 모든 나뭇가지의 방향이 동쪽으로 쏠려있다.
외롭게 강한 바람에 맞서 홀로 서 있는 소나무가 무척 안쓰럽게 다가온다.
옆에 친구라도 있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라도 나누면 좀 좋을텐데...
그래도 봄이 오고 새생명이 싹트는 계절이 오면 홀로 그 넓은 가지 펼치고 따스한 햇살을 받아 행복해 질련지...
평소 지나치기 쉬웠던 평이한 일상에서 느끼지 못했던 느낌이 오늘같이 괴되고 어려운 조건에서는 새롭게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한동안 목초지 좌측 가장자리를 타고 내려오다 능선길로 접어드는 초입에 홀로 모진 바람 견디며 서있던 소나무 한그루
다시 쉬엄 쉬엄 강한 바람 맞으며 내려오니 목장 초원지대가 끝이나며 능선길로 접어 든다.
그 초입에 몇갈래의 가지를 달고 동쪽으로 누워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그 모습에 반해 잠시 쉬어 간다.
이제 등로위 등산객 숫자는 많이도 줄어 가끔은 홀로 내려가는 시간도 즐겨본다.
앙상하고 황량하기까지 한 이곳 풍경도 봄이되면 푸르름으로 가득찬 활기찬 생명의 벌판으로 변해있으리라...
내려오며 다시 우측으로 남아있는 풍력발전기의 모습을 담아보고
다시 우측으로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있는 풍력발전기와 북사면에 조금 더 쌓여있는 눈들을 감상하며 천천히 내려가 본다.
내려올 때 아직까지 식사를 즐기던 산우님들은 잘 내려오고 있는지 아니면 벌써 내려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시간을 보니 아직도 많은 여유가 남아 있다.
주위에 보이는 산우님들 사진도 찍어 드린 후 유유자적 올랐던 길을 따라 내려간다.
능선과 계곡쪽에도 어김없이 목초지가 펼쳐져 있고 그 위에 우뚝 솟은 팔랑개비가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점점 멀어져 가는 선자령과 또 그 숫자가 줄어드는 팔랑개비를 그리워하며 자꾸만 디카에 담아본다.
대평원이면 어떻고 또 이런 볼품없는 계곡쪽이면 어떠랴...
그저 내가 느끼고 내가 최고의 풍경이라 생각하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이렇게 봐 주고 또 그리워 해줄 사람이 있는 저 말라있는 억새가 어떻게 보면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홀로있는 풍력발전기를 잡아보니 외로운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하나의 풍력발저니를 담아보고 사진을 보니 무척 쓸쓸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다른 팔랑개비와 함께 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고독감이 밀려오며 지금부터는 조금 빠르게 진행해 본다.
이렇게 진행하니 다시 얕으막한 능선이 나타나고 새봉 갈림길이다.
올라오는 길에 새봉으로 왔기에 이번에는 우측으로 우회하여 새로운 풍경을 감상해 본다.
푸르름과 하얀 눈으로 덮혀있는 산죽 밭 한가운데에 내가 지날 수 있는 좁은 등로가 열려있고 그 길이 너무 예뻐 다시 디카에 담아 본다.
이제 새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며 바라 본 아담한 능선
바람에 쓸리는 갈색 억새의 서걱거림이 오늘은 칼바람에 묻혀 있다.
그래도 그 흔들림으로 그 울음소리를 상상해 본다.
조금 더 진행하니 이제 억새밭과 목초지도 마지막인 듯 그 모진 칼바람의 위력은 더해가고 골짜기로 나 있는 억새들은 그 바람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계곡쪽으로 절을 하듯 누워있다.
아마 초록이 물들면 또 다른 풍경과 모습으로 반겨주리라 예상도 해 본다.
저 멀리 오늘 올랐던 대관령 휴게소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 위의 제왕산과 우측 멀리 발왕산 자락의 용평 스키장도 언뜻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남쪽으로 제왕산과 대관령 휴게소쪽 원경도 잡아보고
북사면에 만들어진 발왕산 용평 스키장이 하얀 속살을 내보이고 유혹하지만 오늘은 가야 할 곳이 아니기에 가슴으로만 담아 둔다.
그 좌측 동해쪽으로는 제왕산이 하얀 도화지 위에 먹물을 점점이 찍은 듯 펼쳐져 있어 평소 알고 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갈색의 말라있는 목초와 눈 그리고 팔랑개비가 참으로 멋진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고
이제 능선 초입에 다다라 마지막 잎새를 펄럭이는 갈색의 억새밭으로 다가본다.
평이한듯 보이면서도 특히한 모습에 잠시 앉아 그 억새를 배경으로 저 멀리 팔랑개비를 잡아보니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나쁘지 않은 구도에 몇장 남긴 후 이제 잡목과 산죽이 펼쳐진 능선을 타고 새봉을 우회한다.
다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산죽밭에 내린 눈 풍경도 남겨보고
올라 갈때 봤던 산죽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널려있고 조금은 둔탁하면서도 푸르름이 진해진 듯한 느낌으로 걸어본다.
그러다 문득 아무도 지나지 않은 등로를 벗어나 그곳의 풍경을 담으니 같은 지역의 같은 산죽이라도 전혀 다른 곳의 다른 식물로 다가온다.
아직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기에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모든 산죽 잎새들이 동쪽을 향해 누워있다
얼마나 바람의 강도가 센지 능선에 자라고 있는 산죽 잎 모두가 땅바닥으로 누워있고 산객이 지나며 잠시 바람막이를 해주는 곳에만 고개를 들고 제모습으로 서 있다.
그러고 보니 이곳 산죽들은 모두 키작은 산죽 천지이다.
아마도 강한 바람이 이들 작은 생명체에도 영향을 미처 크지 못하고 작게 자라는 지혜를 주웠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서서히 멀어지는 풍력발전기를 아쉬운듯 바라보고
저 멀리 멀어져 가는 팔랑개비, 앞에 보이는 능선을 지나면 아마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 풍경이기에 또 디카에 찍어 본다.
그 팔랑개비 밑으로 목초지와 잡목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고 한여름 초록의 목초지 위에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을 가축들을 그려본다.
다시 그 새봉을 우회해 잡목 밭을 지나니 소로의 등로가 나타나고 그곳을 통해 임도쪽으로 접근해 간다.
점점 더 멀어지는 선자령과 풍력발전기들
소로의 등로를 타고 가다 낙엽송 사이로 들어나는 풍력발전기를 담으니 오늘 하루의 선자령 산행도 이제 서서히 그 마무리가 다가오는 듯한 기분이다.
이 등로를 벗어나 내려가면 저 멀리 보이는 팔랑개비는 추억속에 잠기고 다시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끊임없이 찾아 오르는 산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리라.
하얀 빛깔이 시간이 지나 초록으로 변할 쯤 다시 찾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면서 발걸음은 처음 올랐던 대관령으로 향한다.
이제 대관령 휴게소의 팔랑개비가 보이고 그 뒤로 제왕산과 스키장도 조망되고
이제 한눈에 모두 조망되는 제왕산과 발왕산이 코 앞에 다가오고 하얀 설원이 드넓게 펼쳐진 스키장도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호사하는 눈길따라 디카를 돌려 많은 사진 남긴 후 다시 정처없이 무의식적인 발걸음만 따라 움직인다.
늘 느끼는 감정이 되사라나며 자연과 인간의 삶이 조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시간이기도 하다.
KT 통신탑 앞마당을 통해 강릉 시내와 동해바다도 잡아보지만 개스로 인해 선명하지 못하고
다시 임도와 만나는 지점으로 뒤돌아 내려와 KT 통신탑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들어가 동해 바다와 강릉시내를 조망해 보지만 가스로 인해 선명하지는 못하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동해바다를 보고 떠날 수 있음에 마음만은 후련하다.
너무나 강렬한 바람에 날려 저 멀리 능선 끝자락까지 밀렸다 간신히 뒤돌아 나오며 지난 추억에 잠겨본다.
제왕산이 손에 잡힐듯 가깝고 대관령 휴게소의 팔랑개비도 제 모습으로 돌아오고
앙상한 낙엽송 사이로 대관령 휴게소의 팔랑개비와 제왕산이 선명하고 그 모습고 풍경을 따라 넓은 임도를 내려간다.
오를때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은 벌써 과거가 되어 있고 바로 눈 앞으로 다가오는 멋진 풍경과 환상의 조망만이 가슴에 새겨지며 지나가는 올 겨울이 이곳 선자령에는 아직 남아 있음을 알리고 있다.
이제 제왕산과 대관령 휴게소가 지척이고 대관령국사성황당 오르는 시멘트 임도도 보이기 시작한다
더욱 가까워진 풍경과 이제부터 대관령국사성황당으로 오르는 임도까지 시원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잠시 들려 역사 공부를 했던 대관령국사성황당, 믿음이 있기에 인간과 동물이 다를 수 있음을 실감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 내려가면 언제 다시 이곳에 오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때 다시 오르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해지기도 하다.
대관령 기상탑도 담아보고
이제 마지막 내리막길에 대관령 기상탑도 담아보고 다시 임도를 타고 진행한다.
많은 등산객들로 다져진 등로가 이제 체인젠을 벗어도 될만큼 평이한 임도로 변해 있다.
내려오니 마지막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지점에 이정표가 서 있고 좌측으로 넓은 헬기장이 보인다.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잠시 들리니 그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대관령 휴게소 위쪽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잠시 좌측 헬기장에 들려 대관령 휴게소 강릉방향의 전경도 담아보고
이곳에서는 내리막 등로가 없기에 다시 임도로 뒤돌아 와 나무계단을 타고 우측의 낙엽송 군락지를 따라 산행 날머리로 돌아 나온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한겨울 칼바람을 주웠던 선자령이기에 잊지 못할 시간으로 남겨 본다.
아마도 선자령이란 단어만 들어도 이제부터 오늘 만났던 칼바람이 제일 먼저 떠올려 질테니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것이리라.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오며 잣나무 밭의 정겨움도 남기고
그냥 내려가기 아쉬워 시간을 보니 아직도 여유가 있어 잠시 우측 주차장 반대쪽인 강릉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관령 고갯마루 정상으로 향한다.
그곳에 세워진 대관령 정상석을 담고 조금 더 계곡쪽으로 가 강릉 시내와 동해바다를 조망해 보지만 여전히 끼어 있는 박무가 오늘은 보여주기 힘들다며 막아선다.
필자 개인적으로 많은 사연을담고 있는 대관령 고개, 산행에 대한 희망과 절망 모두를 느꼈던 곳이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고갯마루가 되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대관령 정상석에 입맞춤도 하고
몇장의 풍경을 담은 후 그곳에 주차시키고 추억 한장 남기려는 연인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사진 한장 부탁하니 근사한 추억 몇장 만들어 준다.
그 추억을 뒤로 하고 백두대간 정통 코스를 타라 제왕산 이정표 방향으로 오르니 얕으막한 능선이 있고 그 끝자락에 고속도로준공기념탑이 서 있다.
대관령 정상에서 바라 본 강릉시내와 동해바다 원경
제왕산 등산 안내도를 찾아보고 주위 풍경을 담은 후 잠시 지난 추억에 잠겨 본다.
무더위에 갈증 해소도 못하고 모자라는 식수를 아끼며 삶과 죽음을 생각했던 지난 산행의 추억과 풍요로운 계절에 올라 천지에 널려있는 수많은 야생화와 산나물에 대한 공부를 했던 곳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초창기 겨울 산행을 하면서 동상에 걸릴뻔 했던 대관령에서의 과거가 이제는 구력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웠는지도 모를일이다.
고속도로준공기념비도 잠시 들려보고
추억에서 깨어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오며 대관령 휴게소의 팔랑개비 3대와 주차된 차량들 그리고 건물을 담고 다시 도로를 건너 기다리는 버스로 돌아오니 오후 3시가 다 된 시각이다.
공식적으로 5시간의 산행, 평소 같으면 식사와 휴식을 한다해도 3시간에서 4시간이면 널널한 것을 오늘은 좀 더 긴 시간 만남을 요구하는 바람과 등산인파로 인해 늦어졌지만 이런 산행 역시 그만의 재미를 느꼈던 시간이다.
이것으로 공식적인 선자령 산행을 마무리하며 즐거운 추억으로 밀어 넣어본다.
대관령 휴게소 상쪽으로 하산하며 바라본 풍경
많은 산우님들 모시고 무탈하게 완주하게 잘 기획하고 이끌어 주신 솔지총대장님과 그 옆에서 많은 봉사를 해 주신 즐겨찾기 총무님에게 감사 드리며 함께한 45인의 산우님들 개개인에게도 고마운 인사 드림니다.
다음 산행에서 다시 반갑고 즐거운 동행자가 되리라 믿으며 하루를 마감해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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