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강원도 양양군 서면 흘림골과 주전골 그리고 오색약수 능선 및 계곡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10월 15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가을 날씨였으나 약간의 박무 현상
산행온도 : 영상 11도에서 영상 22도
산행인원 : 총 2명 (칠갑산과 지기)
산행코스 : 흘림5교, 흘림골 공원지킴터-여심폭포-등선대-등선폭포-주전폭포-십이폭포-주전골입구 갈림 삼거리-용소폭포-주전골 입구 갈림 삼거리-금강문-선녀탕-독주암-성국사-오색약수-오색분소-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6.50 Km
산행시간 : 쉬며 놀며 먹고 사진 찌고 4시간 30분 (07시 20분부터 11시 50분까지)
교통편 : 가는길-애마 이용하여 흘림골
오는길-택시 이용하여 오색분소에서 흘림5교 10,000.- 원
애마 이용하여 서울 집 귀가
설악의 단풍과 조망에 취해 환상을 꿈꾼 하루
오랫만에 아주 오랫만에 옆지기와 계절에 맞는 단풍 산행지를 찾아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설악산 흘림골과 주전골로 향한다.
개인적으로도 어릴적 중,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그리고 대학생 때 친구들과 객기 부리며 술한잔 마시러 다녀온 적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휴식년제에 묶여 찾지 못하다 이번처럼 산행을 위해 찾은 적이 없었기에 감회가 새로운 곳이다.
늘 백두대간 산행에 묶여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또 아이들이 커가며 고3병에 걸려 당분간 그 아이들 뒷바라지에 바깥 공기 한번 마시기 힘든 옆지기를 어렵게 설득해 쉬며 놀며 사진 찍는 널널 산행으로 다녀오자 계획하고 새벽 3시 20분에 집을 나서 출발하니 텅빈 도로를 따라 막힘없이 달리지만 자욱하게 내려 앉은 안개로 인해 아침 6시 20여분,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한다.
하지만 휴게소에 들어가지도 못하도록 바리게이트를 치고 등산객 차량을 철저히 통제하는 휴게소에 조금은 야속함을 느끼며 한계령 휴게소 바로 아래 44번 도로상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일출을 맞으며 하루의 창문을 열어 본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양양쪽으로 44번 지방도로를 타고 꼬불꼬불 꼬부랑 길을 따라 내려가면 우측으로 현리를 통해 인제로 들어 갈 수 있는 필레약수 삼거리가 나타나고 그곳 좌측에 애마를 세우고 전망 좋은 곳에서 한동안 추위에 떨며 아침 일출을 기다려 본다.
처음에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타고 설악루로 올라 그곳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지만 지기 홀로 차에 두고 올라가기 미안해 그냥 그곳에서 아침 일출을 맞이해 본다.
동해바다 위로 불끈 솟아 오르는 둥근 태양빛이 온통 수묵화를 그리고 있는 자연 위로 떠 오르며 산객의 가슴을 때리고 있다.
한계령 휴게소로 이어지는 도로와 능선에 아침 햇살이 비추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을 토해내고 설악루 위 능선을 타고 대청으로 향하는 능선에도 온통 울긋불긋 색동옷으로 갈아입은 가을빛이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도로 건너 우측으로는 올라야 할 흘림골 위 능선으로 칠형제봉이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그저 이곳에 있어 보고 느끼는 것 이상 그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일출이 끝나고 흘림5교로 내려가기 전 뒤돌아 보며 지나온 한계령 휴게소쪽을 바라보니 그곳에 또 하나의 멋진 풍경화가 펼쳐져 있고 산행을 위해 떠나는 산객의 발길을 붙잡으며 오늘 중 다시 조우하자 눈길로 붙잡는다.
너무나 맑은 낮에 찍은 사진보다 더 몽환적인 모습으로 산객의 가슴속 깊이 그 잔영을 남긴다.
다시 꼬부랑 도로를 타고 조심하며 급할 것 없이 내려 와 흘림1교에서 부터 5교까지 내려오며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나타나면 애마를 세우고 무작정 셔터를 눌러 본다.
새벽부터 많은 사진 작가들이 도로로 몰려 나와 제각각 혼자만이 누리는 사진을 담기 위해 분주한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흘림골 정상부의 등선대엔 오늘도 어김없이 약간의 안개가 드리워져 있어 왜 이곳을 흘림골이라 이름지었는지를 아려주는듯 하다.
텅비어 있는 공원지킴터를 지나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자 마자 회색빛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고 그 오묘한 자연의 빛에 반해 발걸음은 자꾸만 뒷걸음질 치듯 속도가 붙질 않는다.
오늘은 어짜피 급할 것 없이 마음 놓고 쉬며 많은 풍경 남기자 마음 먹었기에 더욱 여유자적한 산행이다.
다만 등로 우측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말라있고 몇년전 폭풍우로 파괴된 자연이 아직도 완전히 치유되지 못한채 신음하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그래도 너무나 아름답게 등로를 수놓은 단풍으로 인해 그 아품을 달래며 고도를 높이니 우측 저 멀리 칠형제봉이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내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하얀 암봉 위에 솟아지는 아침 햇살과 그 아래 곱게 단장하고 얼굴 붉히고 있는 단풍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깊어 가는 가을의 향연을 만끽하고 있다.
여유롭게 된비알 오르는 산객의 발걸음을 더욱 더디게 만들고 있는 칠형제봉이다.
릿지를 즐기는 등산객들이 가끔 올라 앉아 있는 사진을 보듯 하여 움직임을 찾아 보지만 오늘은 아직 미답인 미지의 세상으로 남겨진 듯 하다.
지천에 널려 있는 굴참나무와 낙엽송 그리고 주목과 단풍나무가 원시림을 만들고 그 아래 파란 이끼가 푸른 세상을 만들고 있는 그 위에 형형색색 말로 표현하지 못할 아름다운 단풍이 수를 놓고 있다.
식물의 뿌리와 줄기를 살찌우고 모진 겨울 찬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헤어짐을 선택하며 만들어 내는 생물학적 원인까지는 몰라도 보면 볼수록 위대한 자연의 신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붉게 물든 단풍을 지나면 노란 앞새귀를 떨구며 자신을 알리는 단풍부터 이렇게 아직 홍엽을 이루지 못한 미완성의 낙엽까지 무엇하나 버릴 것 없고 아쉽지 않은 것이 없는 대자연의 향연이다.
올 들어 처음 접해보는 너무나 선명한 빛깔에 산행의 고통도 잠시 잊어 본다.
그렇게 가파른 된비알 치고 오르니 쉬엄 쉬엄 올랐다 해도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그래도 잘 정비된 계단을 타고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힘없이 흘러 내리는 폭포수와 함께 자연의 신비를 감춘 위대한 풍경이 거기 서 있다.
여심의 깊숙한 마음까지 어쩌면 그렇게도 사실적으로 창조해 놨는지...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의 힘에 그저 고개가 끄덕여 진다.
여심폭포를 지나 다시 마지막 가파른 등로를 타고 고도를 높히니 등로 좌측으로 높게 하늘을 향해 솟아 오른 두개의 암봉이 자리하고 살펴보니 등선대이다.
신선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을 지녔다는 등선대, 일명 만가지 형태의 바위들이 모여 있어 만물상이라 불리어지는 곳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바위가 바로 이곳 등선대인 것이다.
그곳에 오르니 저 북서쪽 한계령에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안개를 밀어 올리고 그 위로 벌거숭이 귀때기청봉으로 연결된 서북능선 서쪽 끝자락에 안산의 암봉이 햇살에 빛나고 있다.
또한 북동쪽으로는 서쪽의 귀때기청봉에서 이어진 서북 능선을 타고 끝청을 지나 대청봉이 우뚝하고 저 동해바다쪽으로 화채봉이 부르고 있다.
몇번인가 올랐던 대청봉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며 다시 올라야 할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려도 본다.
서쪽으로는 한계령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암봉이 연봉을 이뤄 이곳 만물상에 연결되어 있고 그 기괴묘묘한 형세에 하나 둘 세어보다 그만 두기를 반복해 본다.
어쩌면 저렇게도 아름답고 멋스러우면서 웅장한 사나이 기백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인지...
언젠가는 한번쯤 저 능선을 타고 만물상에 올라 그 형용하기 어려운 바위 하나 하나를 어루 만져 볼 수 있기를 바래도 본다.
설령 그것이 꿈일지라도...
이곳 등선대에서 내려가면 다시 진행해야 할 주전골 가는 길목에도 역시나 멋진 암봉들이 늘어서 있고 그 하나 하나에 무슨 전설이라도 담긴 듯 오묘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저 탄성과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신음만 흘릴 뿐이다.
이곳에서 중년 부부를 만나 막걸리 한잔 얻어 마시고 산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한동안 동행자가 되어 본다.
그러다 문득 남서쪽을 바라보니 어렵게 올랐던 망대암산과 점봉산이 어머니 품처럼 넉넉한 모습으로 산객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늘 어둠속에 오르거나 비 내리는 날 올랐던 점봉산, 가면 갈수록 더욱 오르기 힘들어지는 정상이기에 한동안 그 모습 담아 두며 가슴으로 느껴 본다.
저 정상에서 바라 본 이곳 만물상의 위용이 참으로 대단하고 아름다워 한번쯤 저곳에 올라 이곳 점봉산을 바라보고 싶었는데 그날이 오늘이 되였다.
그렇게 그곳 등선대 정상에서 한동안 머물며 설악의 구석 구석을 더듬다 보니 강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등줄기가 식으며 추위가 엄습해 온다.
빠르게 다시 정상 등로로 내려오니 이제 제법 등산객들이 무리지어 올라오고 산행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평일 이른 아침인데도 이렇게 등산객들이 몰려드니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그 정체 길이가 얼마나 길지 보지 않아도 비디오이다.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 등로 타고 내려가니 방금 전 올랐던 등선대 두 암봉이 만물상의 한가운데 우뚝 솟아 거대한 자태를 내보이며 수고하라 손 흔들어 주고 있다.
다시 단풍에 취해 급경사 내려가다 중간 중간 사진 찍으며 쉬어가니 앞으로 진행해야 할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만물상의 한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멋진 암봉들이 다시 산객을 잡는다.
저 바위 꼭대기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기구한 운명의 나무 몇그루가 인생의 한자락을 알려주는 듯 아름다움속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저 오랫동안 살아 많은 등산객들에게 삶의 소중함을 알려 주길 바라며 그 뒤로 보이는 공룡 능선이 부럽지 않은 바위군들도 가슴에 담아 본다.
그저 가꾸지 않고 자연 그대로 무성하게 피었다가 자기 역활을 다하고 사라지는 고운 단풍에 앞으로 진행을 못학고 쉬어 간다.
이런 자연스런 풍경에 매료되어 조금이라도 인공적인 냄새가 나면 어딘지 모르게 양미간이 찌그러 드는지도 모르겠다.
있는 그자리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행복감에 젖어 들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또 다른 만물상의 한 바위 위에도 푸른 소나무 몇그루가 자라며 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그저 하얀 암봉으로 남았을 저 바위도 그 위에 소나무 한그루를 친구삼아 함께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남을 것이다.
붉게 물든 단풍 그리고 노란색 그 사이에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자연의 빛깔까지 다양한 자연의 선물들이 등로 양쪽에 도열해 이 작은 산객을 맞이해 주는 듯 하다.
나무와 헤어지는 슬픈 시간 보다는 자신에 충실하고 마지막 헤어질때까지도 이렇게 고운 빛깔로 세상을 밝게 해주는 단풍의 일생에서 잠시 나를 돌아 보는 기회를 만들었다면 너무 철학적인 사고일련지...
쉬엄 쉬엄 만물상의 기묘한 바위들과 곱디 고운 단풍에 취해 느리게 진행했는데도 어느덧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벗어나 계곡물이 졸졸졸 흐르는 작은 천불동 계곡에 도착한다.
업겁의 세월동안 흐르는 게곡물에 깍이고 닳아 반질 거리는 바위 사이로 적은 수량의 물이 흐르며 등선폭포를 만들어 놓았다.
한여름 산행이라면 적은 수량에 실망감도 표출되겠지만 오늘은 단풍으로 만족하는 시간이기에 그 등선폭포 주위로 살포시 고개를 내민 단풍 몇잎에 그저 즐거운 시간이다.
다시 고개 들면 거대 암봉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남겨지고 서로가 경쟁이라도 하듯 몇그루의 나무들과 함께하고 있다.
이름이 없어도 그자리 지키며 설악의 일부분이 되어 있음에 행복한듯 그런 표정들이다.
그곳을 지나자 이번에는 더욱 적어진 수량이 그저 계곡의 바위를 적시듯 흐르는 주전폭포를 지난다.
자료를 찾아보지 않았다면 폭포인줄도 모르고 지나갔을 곳이기에 오르기전 한번 살펴본 자료가 유용하게 사용되는 시간이다.
무심하게 단풍과 기암괴석만을 좇아 내려가는 등산객들을 바라보며 너무 자료에 연연하는 자신이 미워지기도 하는 시간이다.
또 다른 자연의 빛깔이 아름다워 말문이 막혀 버린다.
함께 진행하고 있는 중년 부부의 입에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미치겠다는 탄성이 흘러 나온다.
그저 산에 올라 힘들게 땀흘리는 산객에게 그같이 미치도록 만드는 자연이 거대함을 느껴본다.
그렇게 기암괴석과 고운 자태의 단풍들 그리고 적은 수량이지만 식물들의 생명수가 흐르는 계곡을 따라 진행하니 어느덧 제법 수량이 늘어나고 폭포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십이폭포에 도착한다.
십이담계곡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수량이 제법 되기에 지금까지 봐 왔던 계곡물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제부터 조금 더 느긋하게 단풍과 기암괴석을 즐기며 내려오니 오색약수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숫자가 불어나며 자꾸만 교행 시간이 늘어난다.
평일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이렇게 많은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으니 토요일이나 일요일엔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간다.
점토질을 해 무슨 고운 도자기를 만들듯 그렇게 서 있는 바위에 눈길 주며 나무 계단을 타고 즐겨 본다.
사방팔방 어디를 찍어도 한폭의 그림이 되어 가는 등로 그리고 계곡과 단풍들, 이 계절 이곳에 올라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하는 지기의 모습을 보면서 일찍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리 저리 많은 사진 찍으며 내려오니 수마에 햘킨 계곡속에 지난 날 설치 되였던 쇠게단이 방치되어 있고 자연재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 주려고 치우지 않고 전시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엉켜 복잡해지는 등로 위 이정표에 용소폭포 갈림 표시가 되어 있고 잠시 그곳으로 들어가 시운한 폭포수를 담아 본다.
그러고 보니 이곳은 용소지원탐방소가 위치한 곳으로 이곳으로 들어 와 오색으로 하산하는 여행객과 등산객들도 꽤 많은 모양이다.
용소폭포 위 계곡으로 올라가 멋지게 물들고 있는 계곡 풍경을 담은 후 뒤돌아 내려오며 용소폭포로 들어 오는 나무 데크와 그 위로 피어난 고운 단풍을 담아 본다.
그저 환상의 빛깔이란 생각 뿐이다.
이곳에서 부터 많은 사진 작가들이 모여 제각각 아름다운 풍경과 단풍 잎을 담느라 정신이 없다.
주춤거리며 기다리기를 몇번 드디어 금강문을 지나 본다.
오래 전 여기에 올라 저 금강문을 빠져 나가며 친구들과 장난치던 추억에 미소를 지어 본다.
많은 세월이 흘러 그 바위 위에 이끼와 식물들이 자라며 터전을 잡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달라진 모습의 전부이다.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등로를 이제부터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너무나 투명하고 맑은 선녀탕에 도착한다.
마치 지금 당장 선녀가 몸을 닦고 있을 것 같은 아름다운 물빛에 반해 몇장의 사진으로 남긴 후 이제 마지막 날머리로 향한다.
언제 올랐는지 많은 등산객들로 호젓함은 사라지고 TV에서 봤던 한동안 기다리며 줄을 서서 교행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그래도 계곡 가에 피어난 아름다운 단풍을 못본채 진행하기 어려워 몇장 더 찍어 본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담아온 사진에 그저 즐겁기만 하다.
언제 다시 이곳에 올라 이같은 멋진 단풍을 담을 수 있을련지...
아마도 이번 주 구룡령 옛길을 돌아 나오면 강원도에서의 단풍 놀이도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동안 내려오니 조금은 배고 고프고 허기도 지기 시작해 계곡쪽 따뜻한 장소를 물색해 준비한 김밥과 과일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여 본다.
진수성찬이 아니더라도 그저 산에 들어 먹는 음식들은 왜 그리 맛나던지...
조금은 과식이다 싶을 정도로 먹은 후 독주암을 거쳐 성불사로 하산해 본다.
지나 온 등로를 보면 꼭 천불동 계곡을 닮았다는 인상이지만 그 길이가 짧아 본격적인 산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성불사로 내려와 절을 한번 둘러 보고 내려와 처마끝과 바위의 절묘한 조화를 만나 생각지도 못한 멋진 사진 한장 구해 본다.
참으로 아름답고 단아한 곡선미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 나온다.
많은 사진가들도 모여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제 마지막 다리를 건너 오색약수 한모금 마시러 들어가 보지만 욕심 많은 몇몇 등산객들로 인해 조금은 좋은 감정이 사라지는 시간이다.
한방울 두방울 흘러 나오는 약수물 맛을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등산객들 사이로 몇몇 얌체족들이 큰 물병을 들고와 전부 채우고 있다.
공중도덕은 사라지고 개인 욕심만 흘러 넘치는 오색약수 계곡이 되였다.
그래도 기다렸다 마셔 본 오색약수의 톡쏘는 맛에 이끌려 다시 한번 들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색분소로 내려와 대중 교통편을 알아보니 인제나 원통으로 가는 버스는 있지만 흘림5교가 아닌 한계령 휴게소에서만 정차를 한다기에 택시를 타고 애마가 기다리는 흘림5교로 뒤돌아 온다.
애마를 몰아 동해 바다를 들렸다 올라오고 싶었지만 오색분소쪽 도로가 혼잡하고 정체도 심해 포기하고 한계령 휴게소로 올라 간다.
그곳에서 휴게소 전경을 담으며 다시 언제만날 수 있을지 게산하기 바쁘다.
한계령 휴게소 외부에는 온통 울긋불긋 단풍이 절정을 향해 달리고 그 옆 하얀 갈대가 바람결에 흔들리며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아침에 봤던 게곡이 또 다른 모습으로 가슴에 담기며 오늘 하루의 아름다움이 쌓이고 있다.
돌아 오는 길 언젠가는 한번쯤 올라야 할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을 담으며 고운 추억의 흘림고과 주전골 단풍 산행을 마무리 한다.
늘 떨리는 마음으로 왔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 가는 길, 그 아쉬움을 채우려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약을 해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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