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전라남도 장흥군과 보성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7월 02일과 03일 (금요 무박 산행)
산행날씨 : 하루종일 짙은 안개와 간간히 빗방울이 내리던 굿은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0도에서 영상 29도
산행인원 : B산악회 33명 따라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봇재(18번 지방도로)-제일다원 녹차밭-318봉-임도사거리-화죽사거리-411.2봉(삼불감시초소 및 이동 통신탑)-봉화산 0.5 Km 거리 이정표-봉화산(476봉)-400봉 헬기장-403봉-416.8봉(삼각점)-임도삼거리-이동중계탑-307봉-송전탑-그럭재(기러기재, 2번 지방도로)-315봉(삼각점)-소룡삼거리-대룡산 갈림 삼거리-대룡산(420봉)-대룡산 갈림 삼거리-심송삼거리-346봉-280봉-화촌사거리-276봉-오도재(겸백고개, 845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6.20 Km
산행시간 : 안개와 고온다습한 무더위로 사진 찍으며 천천히 06시간 45분
(03시 30분에서 10시 15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짙은 안개속에 숨어 버린 남해 바다를 그리워하며 여유를 즐겼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하여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엊그제 철쭉 산행지로 유명한 제암산 구간을 홀로 내려 가 완주하면서 짙은 안개와 뙤약볕으로 고생을 많이했기에 오늘도 역시 그 짙은 안개를 걱정해 본다.
특히나 메아리란 태풍이 물러 가면서 조금은 산행에 대한 걱정이 줄어 들것이란 희망과는 달리 다시 장마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로 인해 리딩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산행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다음주에는 큰 프로젝트가 걸려 정신없는 시간이 흐를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가슴속 깊이 보성의 녹차와 일렁이는 남해바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해고 올라오자 다짐하며 떠나는 길이다.
계절적 요인과 이곳 보성 아래 위치해 있는 보성만과 득량만에서 끝임없이 유입되는 따뜻한 수증기로 인해 오늘 산행을 시작하는 봇재 근처가 우리나라에서 일년중 가장 짙은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농무가 심하다.
이곳 봇재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면 그곳은 그래도 이 정도 짙은 해무는 아닌데 유독 이곳 봇재 근처에 해무가 짙은 것이 혹시 녹차 재배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니 그저 머릿속으로만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봇재에서 산행을 시작해 녹차밭을 지나며 우측 영천재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남해의 보성만과 득량만이 아름답게 조망되어야 할 시간이지만 오늘은 아쉬운 마음만 가득 품고 어려운 발길을 옮기는 순간으로 남겨 본다.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오늘 산행지인 보성지방은 하루 종일 흐리고 구름이 많은 흐릿한 날씨로 오후 늦게부터 장마비가 내린다는 날씨 상황이라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가는 호남정맥 산행길이다.
이제 서울에서 가장 먼 거리로 달려가는 산행 들머리이기에 빨리 달려간다 해도 5시간 가까이 걸려 어렵게 도착한 봇재에서 산행 준비 후 18번 지방도로의 보성 방향으로 사진 한장 남겨 보지만 역시 오늘도 짙은 안개로 인해 제대로 된 사진 한장 남기기 어려운 시간이다.
봇재는 북쪽이 보성읍과 남쪽이 회천면을 이어주는 18번 지방도로로서 그 모양새가 꼭 대들보처럼 생겼다하여 봇재라 불렸다고 한다.
봇재 아래쪽에 동네가 있는데 대들보 아래에 있다하여 들보 양자를 써서 양동이라 하였으며 그 양동마을 아래에는 영천저수지가 있고 그 근처에는 영천마을도 있다.
지난 2주전 무더위속에 무거운 캐논 DSLR 카메라를 메고 다니다 마지막 순간에 무척 고생한 경험이 있어 가능하면 큰 카메라를 두고 오려고 했지만 그 동안 가지고 다니던 올림푸스 똑딱이가 고장이 나 오래된 삼성 카메라를 들고 왔더니 화질이 좋지 못하다.
그래도 간단히 스트레칭과 주위 풍경을 담은 후 새벽 3시 30여분에 봇재 주유소 옆으로 나 있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멀고도 긴 장도를 출발해 본다.
산행 들머리에 서 있는 봇재주유소 이정표 한장 어렵게 담은 후 스스로의 페이스를 조절하며 천천히 하루를 여는 시간이기도 하다.
천천히 고도를 높일수록 남해 바다에서 유입되는 수증기의 량이 많아지는지 더욱 짙어지는 안개로 인해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기에 그 동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봤던 아름다운 등로와 녹차밭을 보지도 못한채 그저 상상속으로 그리며 진행하는 시간이 안타까움으로 묻어난다.
한동안 시멘트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지자체에서 정리를 했는지 아니면 녹차밭 주인이 정리를 했는지 등로는 고속도로 이상으로 잘 정비되어 있고 넓은 임도처럼 잘 나 있다.
나뭇가지와 풀섶에 살포시 내려 앉아 있는 이슬과 짙은 안개가 포화돼 물방울을 만들고 산객이 지날 때 마다 굴러 떨어지며 산객을 적시는 시간, 저 멀리 뒤돌아 보며 지난 구간 내려온 봇재다원 녹차밭을 그려 본다.
그렇게 녹차밭 철조망을 등로 좌측에 두고 나즈막한 무명봉 하나를 넘어 게속 진행하니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곧이어 사거리 임도에 도착하는데 직진 방향으로 차량동행을 막는 쇠사슬 옆에 제일다원 빗돌이 서 있고 나무 벤취도 보인다.
이곳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어 완만한 오르막 마루금으로 이어지고 그 좌측으로는 제일다원의 철조망이 계속 호남정맥 마루금과 함께하고 있다.
종주대들의 힘찬 발걸음에 놀랐는지 나뭇가지를 적셨던 이슬방울이 떨어지며 온 세상을 촉촉히 적시고 있다.
이제 꾸준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318봉으로 향하면서 뒤돌아 보지만 어둠과 짙은 안개로 인해 바로 뒤따라 올라오는 종주대의 머리에서 반짝이는 헤드렌턴 불빛만 시야에 들어 올 뿐이다.
뒤돌아 보면 지난 구간 내려온 봇재다원의 녹차밭과 그 아래 조용히 앉아 있는 봇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등로 우측으로는 아름다운 보성만과 득량만이 보여할 마루금이지만 그저 이 산객의 가슴속에서만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하는 시간이다.
봇재에서 출발한지 40여분만에 벤취 두개가 남해 바다를 향해 놓여 있는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져 있는 318봉에 도착하지만 그 바로 앞에 있는 벤취를 담기도 힘들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어렵게 지도와 벤취를 보고 위치 파악만 한 후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 본다.
그렇게 전진하니 통신탑이 서 있는 임도를 만나고 그곳에 임도사거리란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봇재에서 2.7 Km 올라왔고 이제 봉화산까지는 2.1 Km 가 남았다는 거리 표시가 반가운 이정표이다.
그곳 임도 사거리에서 오늘 처음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후미 기다리는 동안 시원한 식수 한모금으로 더위를 달래며 흐르느느 땀방울을 닦아 본다.
오늘도 걸어야 할 거리가 상당하고 특히나 산행 종료 후 시멘트 도로를 타고 접속구간을 약 40여분 더 걸어 내려가야 하는 구간이기에 약간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산행이다.
그렇게 후미를 만나 다시 한 그룹이 되어 진행하니 곧바로 화죽사거리란 이정표가 서 있다.
임도사거리와 화죽사거리는 같은 장소인 듯 보이는 이정표 2개이다.
다시 조금은 가파라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앞서 진행하는 종주대의 불빛을 따라 걸어 본다.
바람 한점 불지 않는 오르막 등로에 짙은 안개만 자욱하게 끼어 있어 더욱 고통스런 더위를 느끼는 시간, 생각보다 무척 빠른 걸음으로 잘도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쯤 통신탑과 무인산불감시초소 그리고 봉화산까지 1.4 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411.2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도 잠시 시원한 물 한모금 마신 후 잡목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봉화산으로 향한다.
급하지 않은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고 헤드렌턴이 필요 없을 만큼 날이 밝아 오느듯 하지만 안개로 인해 느낌은 느리게 전해지고 있다.
그러다 뒤돌아 보면 방금 전 지나온 봉우리가 짙은 안개속에 흐릿한 실루엣으로 가슴속에 남겨진다.
우측 아래로 바라보면 득량만이 아름답게 보여야 할 등로이기에 보지 못하는 그리움만 쌓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새벽 5시가 다 된 시간 드디어 봉화산 0.5 Km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갑고 서서히 가파라지는 고도를 타고 어렵게 산행을 이어가 본다.
오래된 똑딱이 카메라이기에 많이 불편해 이제 다시 어쩔 수 없이 DSLR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담기 시작하지만 산행 후 집에 돌아 와 보니 카메라가 빗속에 몸살이 났는지 전원조차 들어 오지 않고 급하게 오늘 병원에 입원시키다 보니 이 이정표 이후의 사진은 아직 확인도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산행 후기는 카메라가 입원 치료 후 완치되어 돌아 오면 그때 담았던 사진을 다시 올려 놓고 천천히 어제의 추억을 뒤살리며 적어 볼 것이다.
병원에 입원했던 카메라를 어렵게 찾아 와 찍은 사진을 살펴보니 그날의 안개가 얼마나 자욱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어렵게 된비알 타고 오르니 드디어 봉화산 정상에 도착하고 정상 이정목을 담아 본다.
그 정상 이정목 지나자 마자 커다란 봉화대가 서 있어 올라가 보니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
봉화대에서 내려오니 바로 앞에 벤취들이 준비되어 있고 그 뒤로 새천년의 햇살 보성에서 빛나리란 글귀와 함께 커다란 정상석이 서 있고 그 뒷면에는 보성군 표시가 되어 있다.
잠시 봉화산의 봉화대에 올라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
보성군의 자료에 의하면 봉화산은 보성읍과 득량면의 경계인 호남정맥의 줄기에 위치한 보성의 명산으로서 정상에는 봉화대가 설치되어 있고 보성군의 각종 행사시 성화를 채화하고 가뭄시 기우제를 올리는 신성스런 산이다.
봇재에서 기러기재까지 10km의 등산로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 차밭과 득량만의 다도해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웰빙코스로 꼽힌다.
그 아름다운 조망과 웰빙코스를 걸으며 짙은 안개로 인해 제대로 조망한 것 하나 없으니 아쉬움이 크게 남는 시간이다.
그렇게 그 봉화산 정상에서 한동안 후미 기다리며 많은 사진을 담은 후 다시 배낭 둘러메고 넓은 임도를 타고 진행하며 우측으로 꺽어 드니 그곳에 정상 이정목이 하나 더 서 있다.
기러기재로 이어지는 등로가 잘 표시되어 있지만 거리 표시는 지워져 조금은 아쉬운 시간이다.
그저 눈 앞에 서 있는 이정목만이 사진에 담길 뿐 상상만으로 바라 보는 득량만은 다음을 기약해 본다.
다시 자욱한 안개속 등로를 타고 그저 발걸음만 옮기는 시간이다.
맥 잇기 산행이란 것이 계절과 관계없이 오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해도 오늘은 무척 안타까움이 떠나질 않는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진행하니 금새 보성사사거리 갈림 이정표 앞에 도착한다.
보성사는 자주 접하지 못했던 사찰이기에 돌아 와 찾아 보지만 그 자료 찾기가 쉽지 않다.
보성사 사거리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잠시 찰나의 순간 멋진 조망을 보여 준다.
보성군 득량면의 정흥리쪽 풍경으로 생각되는 마을이 열리면서 안개가 사라지는 듯 하더니 금새 다시 하얀 안개가 밀려 와 그 희미한 조망마저 금새 지워 버린다.
그래도 희미하게나마 그 잔영이라도 담을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으로 진행한다.
지자체에서 등로 정비를 잘 해 놨기 때문에 등로가 헷깔릴 염녀는 없다.
다만 잡목이 우거진 등로로 들어가면 아직도 짙은 안개로 인해 어두껌껌한 상태로 진행해야 하는 아쉬운 시간의 연속이자.
잠시 커다란 바위 지대도 지나고 묘지 하나를 넘어 전진하니 봉화산에서 1.4 kM 지나왔고 기러기재까지는 이제 3.1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가운 시간이다.
다시 그저 안개를 벗삼아 진행하니 특별한 볼 거리도 없고 조망도 없이 아퍼 가는 종주대의 꽁무니만 따라 가는 형국이다.
같이 진행하는 종주대와 잠시 이야기 나누며 전진하니 다시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 오고 이제 봉화산에서 1.8 Km 지나 왔고 기러기재까지는 2.7 Km 가 남았다는 이정표이다.
갈길이 먼데 줄어드는 거리 표시는 더디기만 한 순간이기도 하다.
활엽수가 등로를 가득 메운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봉우리 같지도 않은 봉우리가 나타나고 등로 좌측 옆으로 삼각점과 나뭇가지에 배각산이란 정상 이정표가 달려 있다.
지도상에 416.8봉의 봉우리인데 정상 표시에는 417봉이란 표식이 달려 있다.
왜 배각산인지...
개인의 욕심이 아닌 제대로 된 고증을 거쳐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평이한 능선상 봉우리인 배각산을 지나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한다.
정리되지 않았다면 잡목과 참다래 덩쿨로 참으로 어려운 산행이 되였을 것을 지자체의 노력으로 편안한 산행이 되였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갑자기 종주대들의 떠드는 목소리가 가깝게 들려 오고 곧바로 임도와 만나는 풍치재에 도착한다.
이정표 옆에는 잘 생긴 남근석이 함께 서 있는 그곳에서 이른 아침을 먹기로 한다.
긴 접속구간과 한여름 무더위로 인해 산행 구간 거리를 조정한다는 발표에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즐기기로 한 것이다.
원래 산행 계획은 봇재에서 무남이재까지 정맥 산행을 한 후 접속 구간을 타고 내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그 다음 접속 구간 자르기가 쉽지 않고 어짜피 두번 나눠 진행해야 하기에 동등한 길이로 자르기 위해 오늘 산행은 오도치 즉 오도재까지만 하기로 결정을 한 것이다.
지난 구간 고생을 많이 했기에 식수부터 여름 산행에 맞게 잘 준비했지만 그만큼 마음의 부담이 덜어지니 건강에도 좋을 듯 싶다.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긴 후 임도를 타고 좌측으로 잠시 걸어간 후 우측 능선으로 오르지만 그곳 역시 넓은 임도같은 등로가 열려 있다.
잠시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무인산불감시탑인지 이동통신탑이 있고 그곳을 지나 307봉을 넘으니 멋진 벤취 지나 또 다른 회사의 이동통신탑이 등로 우측으로 보인다.
아주 부드러운 내리막 등로를 타고 완만하게 내려가니 이제 자욱한 안개가 운치를 더해 주며 산행의 묘미를 알려 준다.
그렇게 제일 후미에서 천천히 진행하며 제법 사진을 남기다 보니 멋진 편백나무 숲이 나타나고 바로 앞서 진행하는 종주대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다음 사진 한장 남겨 드린다.
너무나 호젓하고 고즈넉한 등로에 반해 발걸음도 가볍게 그 산행을 즐겨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룰라랄라 노래를 부르며 내려가니 가끔 차량 지나다니는 소음이 들리고 넓은 임도를 따라가던 등로가 우측 비탈길로 좁아지는가 싶더니 다시 넓은 임도를 만나 금새 77번과 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그럭재에 도착한다.
지도에는 그럭재로 나와 있지만 현지 이정표에는 기러기재로 표기된 이곳은 득량의 우정동과 노동의 바람재를 이어주는 고갯마루였지만 지금은 4차선 도로가 뚫려 중앙선을 넘기도 힘든 도로가 되어 있다.
지하통로가 있다는 소식을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봤지만 자욱한 안개속에 지나 다니는 차량 통행도 많지 않아 중앙분리대가 끊어진 곳을 통해 그럭재의 4차선 도로를 모두 무사히 통과한다.
도로 통과 후 우측으로 도로를 타고 잠시 진행하면 민가를 지나 다시 좌측 능선으로 오르게 되어 있고 그곳으로 오르니 좌측 아래로 민가가 보이고 곧이어 밭 가장자리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고구마와 고추 밭을 지나 오르니 급경사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군데군데 타이어 벙커가 눈에 들어 온다.
그렇게 잠시 오르니 벌목지가 열리고 등로 옆에는 붉은 산딸기가 지천으로 열려 있다.
진행하며 하나 둘 산딸기를 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게 벌목된 지역을 오르니 다시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고 그 능선으로 오르니 잠시 후 다시 임도같은 넓은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안개로 인해 조망은 없지만 햇볕이 없으니 더위를 피 할 수 있어 다행인 산행이 되였다.
다시 넓은 임도같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삼각점이 박혀 있는 315봉에 올라 선다.
처음에는 무엇인가 잘못 박혀있는 삼각점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돌아 와 찾아 보니 315봉이 맞는듯 하다.
하지만 315봉우리는 상식적인 봉우리가 아닌 능선상 봉우리이기에 삼각점이 없었다면 알지도 못하고 지나쳤을 곳이기도 하다.
다시 그 315봉을 넘어 계속 특색없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완만한 내리막 등로와 이어지고 내려가니 큰 포크레인 하나가 등로를 막고 서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등로 좌측으로 소룡마을과 이어지는 비포장 임도인데 무슨 공사를 하는지 임도를 넓게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다시 그 소룡마을 하산 임도를 가로질러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올라본다.
별 특징 없는 등로를 타고 완만하게 오르니 이곳 역시 등로는 아주 양호하다.
안개와 그 안개가 만들어 뿌리는 물방울만 아니라면 참으로 산행하기 좋은 조건이지만 오늘은 햇볕을 감춘 대신 조망을 빼앗아 간 구간으로 남겨 진다.
특히나 이곳 보성 지역은 여름이면 짙은 안개로 유명한 곳이니 참고 진행 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그렇게 오르니 금새 대룡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하고 등로 좌측으로 나 있는 대룡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무남이재까지 진행한다고 했다면 들리지도 못하고 아쉬움만 남겼을 대룡산을 오늘은 한껏 여유를 부리며 느긋하게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다.
빗방울이 맺혔다 산객이 지날때마다 옷에 떨어지며 시원한 촉감을 전해 준다.
10여분 오르니 금새 대룡산 정상에 도착해 사진 몇장 남기고 다시 뒤돌아 내려 온다.
대룡산에서 종주대를 기다리지만 오르는 종주대가 없어 다시 뒤돌아 내려오니 헬기장에서 ㅕㅊ명의 종주대를 만나 교행하여 갈림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오니 몇명의 종주대들의 안자 쉬면서 간식을 먹고 있다.
늦게 대룡산으로 오른 종주대를 기다리며 30여분간 휴식을 취한 후 중간 후미 없이 느긋하게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한다.
이제 큰 봉우리는 모두 넘었기에 11시 전후로 모두 하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다.
처음 낙동정맥 산행을 하면서 대구에서 합류해 몇구간 함께 올랐던 대구의 북극성님 띠지를 보니 감개무량이다.
드렇게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며 연세 지긋한 종주대 한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산을 좋아하는 종주대이다 보니 금새 산 이야기로 어려운 줄 모르게 진행하고 있다.
많은 연세가 있으신 분인데도 아직도 젊은이 못지 않은 지구력과 구력으로 정맥 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다시 나즈막한 안부로 내려가는가 싶더니 등로는 다시 오르막 된비알로 변한다.
하지만 큰 봉우리가 아니기에 쉬어 갈 정도는 아닌 그저 평이한 봉우리이다.
잠시 땀방울 흘리며 오르니 정상에 삼각점 하나가 박혀 있는 346봉쯤 되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346봉 넘어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잡목 숲이 어두컴컴한 등로로 만들고 그 지역을 벗어나니 멋진 편백나무 숲이 기다리고 있다.
짙은 안개속에 잠겨 있는 멋진 편백나무 숲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발산하며 지나는 종주대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 멋진 풍경을 즐기며 진행하니 대나무 숲이 나타나고 그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도 잘 정비된 등로가 열려 있다.
그렇게 280봉을 넘어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안동긴씨 묘지 하나가 보이고 그곳에서 노산객의 멋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드린다.
오랫동안 건강하신 모습으로 함께 산하를 걸으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빌어 드리는 시간이다.
깊은 산중에 묘지가 있어 관리도 안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와 같은 묘지 관리도 우리 세대가 마지막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명당자리라 해도 깊은 산속에 있으면 찾는 후손 하나 없으니 화장이나 수목장을 해 후손들이 자주 찾아 오는 곳에 묻히는 것이 더 타당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다시 수묵화 같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걸어 본다.
많은 생각을 한듯 한데 기억속에 남아 있는 생각은 하나도 없다.
수많은 생각을 하면서도 내려오면 금새 잊어버리는 시간들, 그렇기에 다시 재충전해 다음을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어느새 잘 벌목된 등로가 나타나고 언뜻 안개가 춤을 추는 사이 등로 우측으로 겸백쪽 산줄기가 나타나지만 금새 안개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저 모든 것 포기하고 등로만 몇장 사진기에 담아 본다.
자욱한 안개속에 희미한 등로만 보였던 시야가 조금은 밝아지면서 제 본모습의 등로로 변해가고 있다.
그렇게 즐기고 이야기 나누다 보니 마지막 276봉 넘어 등로가 좌측으로 꺽이고 능선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광산김씨 묘지 몇기가 보이는 옆으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직접적인 친인척은 아니지만 같은 시조의 묘지를 보니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광주 옆 광산이 본가이니 이곳 역시 광산김씨가 많은 고장일 것이다.
마지막 오도치로 내려가는 사이 잠시 안개가 벗겨지고 드러난 마루금을 담아 본다.
아마도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방장산으로 이어진 등로는 아닐까 생각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주위 사물이 보이지 않으니 위치 파악에도 힘이 드는 시간이다.
계속 되는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넓은 임도같은 마루금을 걸어 내려가니 몇기의 묘지들이 보이고 그곳을 지나 곧바로 84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2차선 포장도로 위 오도치, 즉 오도재에 도착한다.
삼정리와 오도를 이어주는 나즈막한 고갯마루 반대편엔 채석을 위해 잘려 나가는 산자락이 흉물스럽게 보인다.
백두대간 석병산이 오버랩 되면서 마음이 아파지는 순간이다.
오도재에 도착해 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조금 더 이동하니 그곳에 다음 구간 올라야 할 산행 들머리가 보인다.
자세하게 사진으로 담은 후 다시 뒤돌아 내려 와 이제 비와 안개 그리고 땀으로 젖어 있는 몸뚱아리를 닦으러 가는 시간이다.
비가 내려 흙탕물이 되였다 해도 씻은 후 옷만 갈아 입어도 살 맛 나는 그런 시간인 것이다.
겸백쪽으로 도로를 타고 조금 더 내려가다 우측 논둑을 타고 계곡으로 들어 가니 비가 내려 제법 많은 수량의 계곡물이 흐르지만 약간은 흙탕물이다.
이것 저것 가릴 것 없이 들어가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소금끼를 닦아내니 살것 같다.
그 계곡으로 향하며 논둑을 타고 걸어가는 종주대의 모습이 흡사 비장한 전투를 하러 떠나는 병사의 모습을 닮은 듯 하다.
맑고 깨끗한 물은 아니지만 산행 후 땀에 찌든 몸을 닦아내기엔 충분한 물이다.
특히나 작은 보를 만들었던 자리이기에 물줄기 속에 들어가 잠시 서 있으면 오늘 하룻동안 고통스럽고 어려웠던 시간은 금새 망각의 늪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활력이 솟아나며 살아 있음을 느끼는 시간이다.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
산행 후 꼬막으로 유명한 보성 벌교까지 내려 왔기에 꼬막 전문점으로 가 맛난 점심식사를 즐겨 본다.
거리도 짧고 등로도 잘 나 있었기에 조금 일찍 내려 와 제대로 된 시간에 제대로 된 별미 식단으로 호사를 누리는 시간이다.
한분의 봉양으로 너무나 맛난 식사를 즐기고 나니 이 세상 부러움 하나도 없는 한량이 되어 하늘을 떠 다니는 한 점 구름이 되였다.
이제 멀고도 길었던 호남정맥 산행도 몇 구간 남지 않았다.
남아 있는 구간도 무탈하게 멋진 산행이 되였으면 하는 바램으로 또 한 구간 산행 후기를 마무리 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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