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17차 갑낭재(시목치)에서 봇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6. 29.
728x90

산행지 : 전라남도 장흥군과 보성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6월 29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하루종일 짙은 안개와 간간히 강렬한 태양볕이 뜨거웠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9도에서 영상 30도

산행인원칠갑산 나 홀로 + 지인 1명은 곰재까지

산행코스 : 갑낭재(시목치, 감나무재, 2번 구 지방도로)-주차장 갈림삼거리-소공원-388봉 송전탑-망바위-제암산 큰산-작은산 헬기장(685봉)-권중웅 불망비-병풍바위 갈림삼거리-휴양림삼거리-병풍바위-임금바위-제암산(807봉)-산동갈림길(무인산불감시초소)-헬기장-형제바위(돌탑)-곰재(휴양림갈림길)-철쭉평원(614봉, 전망바위)-제1헬기장-제2헬기장-제3헬기장-곰재산(630봉, 철쭉평원)-철쭉제단(철쭉군락지, 헬기장)-암릉-간재-사자산(간재봉, 미봉, 668봉)-삼비산 4.8 Km 이정표-계단-일림산 4.4 Km 이정표-휴양림 갈림삼거리-임도-561.6봉-579봉(등산안내도)-골치재사거리(용추폭포 갈림길)-골치산(작은봉, 614봉)-큰봉우리(전망데크)-정상삼거리2-일림산(667.5봉)-정상삼거리1-봉수대삼거리-전망데크-발원지사거리(봉강사거리)-헬기장-626고지-헬기장-안전철봉-매남골 삼거리-헬기장-회령삼거리-아미봉(418봉, 한치재 주차장 갈림삼거리)-895번 지방도로-삼수마을 표지석-마을 포장도로-갈멜농원-삼수정 정자-삼수고개-활성산 삼거리-활성산(465봉)-활성산 삼거리-녹차밭-302봉-302봉-봇재식당-봇재다원-봇재(18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2.20 Km 

산행시간 안개와 고온다습한 무더위로 사진 찍으며 천천히 11시간 00분 (05시 15분에서 16시 15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철쭉이 사라진 철쭉 군락지 제암산과 일림산 구간에서 고온다습한 무더위와 뙤약볕으로 고생한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하여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일 마치고 조금 늦게 집에 들어 오는데 전화 한통이 울린다.

전남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인데 이 산객이 산행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는지 등산이나 하면서 이야기나 나누자고 한다.

일도 보고 좋아하는 산행도 즐기는 일석이조의 행운이 찾아 온 날 호남정맥 제17구간을 떠 올리고 그곳으로 달려간다.

너무 짙은 안개로 인해 조금 늦은 시간(?)에 올라 그분은 곰재에서 내려가고 홀로 산행 후 오후 늦게 또 한분을 만나 무사히 일을 마치고 복귀하는 기분은 날아갈 듯 가볍다.

장거리 산행과 일 때문에 나눈 이야기들로 인해 몸뚱아리는 무겁고 힘들지만 정신이 깨어 있으니 또 이렇게 기분 좋은 하루로 기억될 듯 싶어 밝힐 수는 없지만 함께 동행해준 분과 오후 늦게 이야기 나눈 분에게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린다.

 

 

2년전 옆지기와 꿀맛 같은 2박 3일간의 보성과 장흥 여행을 추억하며 특히나 환상의 일림산 철쭉 밭에서 오붓한 데이트를 즐겼던 곳이기에 올해에도 그 철쭉 만개 시기에 오르려고 기다려 보지만 냉해로 인해 제대로 된 철쭉꽃 구경은 힘들게 생겼다.

차일 피일 미루다 이어지는 산행일이 다가오고 피할 수 없어 고민중인데 마침 일도 하고 산행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와 즐겁게 오른 제암산이지만 너무나 짙은 안개로 인해 그저 백야 현상만 떠 오른다.

그래도 곰재 넘어 곰재산 근처 전망바위에서 늦은 아침을 먹으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거짓말처럼 잠시 안개가 사라지며 환상의 제암산 능선을 보여준다.

 

 

보성에서 지인을 만나 봇재로 이동해 애마를 주차시키니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로 인해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 나누며 한시간 넘게 기다려 본다.

하지만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안개를 탓하지 못하고 장동택시를 불러 갑낭재(시목치)에 도착하니 새벽 5시를 넘기고 있다.

간단히 산행 준비 후 주위 풍경을 담고 저 이정표가 있는 곳을 통해 멀고도 긴 호남정맥 제17구간을 시작한다.

이곳 갑낭재는 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구 도로로서 보검을 칼집에서 빼는 형국이라 그 이름이 붙은 곳으로 감나무재는 음이 잘못 전해진다 하니 올바른 지명 이름을 사용해야 될 것 같다.

 

 

2년전 옆지기가 새벽에 애마로 태워다 준 곳이기에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함께하는 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넓은 비포장 임도를 타고 완만한 오르막으로 올라 본다.

하지만 습도가 무척 높고 새벽부터 찌는듯한 더위가 느껴지며 온 몸에선 굵은 땀방울이 빗방울보다 더 많이 흘러 내리고 금새 온 몸이 축축히 젖어 든다.

잠시 활엽수 지대를 지나 뒤돌아 보니 지난 구간 힘들게 내려왔던 350봉이 고생했노라며 위로를 해 주는 듯 하다.

 

 

등로 우측으로는 차량들이 통행하는 소음이 제법 크게 들리고 내려다 보니 2번 4차선 지방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고 그 위를 많지 않은 차량들이 손살같이 달리고 있다.

다시 계속되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잘 가꿔진 나무들을 감사하며 오느니 다시 앞으로 진행해야 할 우측 능선이 민둥산으로 변해 벌거벗은 모습이다.

그곳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나무 벤취가 놓여 있고 직진하면 제암산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삼거리에 도착한다.

 

 

흐르는 땀방울 닦고 사진 몇장 남긴 후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다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지난 구간 어렵게 완주 후 맛난 점심식사를 즐겼던 시목치관광농원이 내려다 보이고 그 옆으로 2번 지벙도로도 보인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지난 고통은 벌써 고운 추억으로 가슴에 쌓이고 이렇게 새로 내려다 보는 풍경은 그저 아름답고 조용한 시골의 농촌 풍경 바로 그것이다.

 

 

다시 평이한 넓은 임도를 타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며 옆에서 함께 동행해주는 사업 파트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오래전 일 때문에 알게 되였는데 그 사이 많은 도움을 받았던 사람으로 지금도 그 인연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한동안 오르니 갑자기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로 바뀌고 그곳을 오르니 넓은 공터에 정자와 쉼터 그리고 장흥로타리클럽 이정석이 서 있는 소공원에 도착하지만 짙은 안개와 떨어지는 물방울로 주위 사진만 담은채 다시 진행한다.

 

 

갑낭재에서 1.4 Km 올랐고 제암산까지는 아직도 4.3 Km가 남았다는 이정표는 떨어져 나무 벤취에서 쉬고 있다.

철쭉 산행지이다 보니 키큰 나무는 뜨문뜨문 있고 잡목과 들풀이 강한 햇살을 받아 금새 자라나며 안개와 이슬을 머금고 있다 산객이 스치면 여지없이 산객의 몸으로 빨려 들고 있다.

금새 옷과 등산화가 축축히 젖어들고 그렇게 진행하니 송전탑이 있는 388봉을 지나며 번호를 확인하지만 알 수 없도록 반대 방향을 향하고 있다.

고도를 높일수록 더욱 짙어지는 안개속에 바위봉을 지나 고사목도 통과하니 나리꽃의 환영을 받으며 망바위에 도착하지만 보이는 것은 그저 바위만 둥그런히 그곳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망바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 우측 구석진 곳에 고 김재중서기관신위란 명패가 떨어져 있고 그 주위엔 주황색 나리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이제 한동안 만나지 못할 키큰 관목과 편백나무를 지나 계속 오름짓을 이어가니 짙은 안개속에 미끄러운 암봉들을 지나고 큰 소나무 한그루를 지나 제암산 큰산 이정표에 도착하지만 지도상에는 작은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헬기장이 없는 것으로 봐 조금 더 진행해 만나는 헬기장이 그러면 작은산이란 말인지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이정표와 산행지도이다.

 

 

이제 등로 옆에는 키 작은 관목들과 철쭉나무들이 가득차 있고 그 틈속에 곱게 피어나 짙은 이슬을 받아 물기를 머금고 있는 예쁜 나리꽃 가족을 만난다.

이 시기에 산에 들며 가장 자주 흔하게 만나는 나리꽃, 처음에는 그저 그런 꽃으로 생각을 했는데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꽃이다.

그 자라는 환경과 토양 그리고 햇살의 강도에 따라 꽃의 크기와 빛깔이 제각각 다르게 다가온다.

 

 

나리꽃 옆에는 예쁜 엉겅퀴꽃도 피어 한껏 물기를 머금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지도상 나와있는 작은산이라 생각되는 헬기장이 나타나고 안개속에 보이는 것이 없어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진행하니 금새 암릉 정상에 도착한다.

2년전 오르며 그때도 제암산까지는 짙은 안개로 아쉬웠는데 오늘도 역시 안개가 세상사를 숨기고 보여 주질 않는다.

다시 암릉을 넘어 진행하니 앞에 나타나는 또 다른 암봉이 가로막고 그곳으로 오르니 권중웅불망비가 박혀 있다.

2년전에 홀로 오르며 잠시 묵념했던 기억에 두손 모아 명복을 빌어 본다.

 

 

불망비가 있는 바위 암릉을 넘자 멋진 바위를 감싸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이 인상적인 장소에 도착해 타는 목마름을 시원한 캔맥주 하나 따 입에 털어 넣으며 나눠 마시니 살것 같다.

계속되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병풍바위와 하산마을 갈림 이정표를 지나 휴양림삼거리 이정표에 도착한다.

휴양림까지 2.0 Km 거리 표시가 되어 있고 지도상에는 그냥 삼거리라 표기된 곳이다.

 

 

삼거리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며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마루금이 봉우리를 우측 사면길로 우회하도록 되어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상부로 오르니 그곳이 병풍바위 정상으로서 정상에는 묘비가 있는 묘지 한기가 있는데 묘비는 넘어져 있다.

그곳 묘지에서 다시 남쪽으로 5미터쯤 가니 선돌같은 바위 하나가 서 있고 사진으로 담아 보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유령바위처럼 보인다.

 

 

2년전에는 그 묘지를 가로질러 짧게 내려갔다 제암산 정상으로 오른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잡목이 우거져 도저히 진행 할 수 없어 올랐던 등로를 타고 다시 내려가 임금바위 즉 제암바위로 향한다.

그 제암바위 오르기 직전 안부쪽에서 좌측 등로 뒤에 서 있는 또 다른 선돌과 그 뒤로 보이는 병풍바위를 담아 보지만 짙은 안개가 그 이미지마져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잠시 제암바위, 즉 임금바위를 오를까 생각도 해 봤지만 짙은 안개로 조망 하나 없고 오르고 내리는 바위가 물에 젖어 미끄럽기에 오늘은 참기로 한다.

2년전 홀로 오르며 올라 멋진 조망을 즐겼던 곳이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지만 철쭉이 곱게 피면 다시 한번 내려 와 들릴 것을 약속으로 남기고 다시 함께하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급하지 않게 바위를 타고 내려가며 우측 임금바위 정상부를 담아 본다.

장흥과 보성쪽 모든 산들이 이 제암산 정상부의 암봉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임금바위이란다.

 

 

임금바위, 즉 제암바위를 지나 암릉길을 조심하며 내려가니 그곳에도 임금바위를 오르지 못하는 등산객들을 위해 제암산 정상석 하나가 서 있다.

2년전 올라 바라 본 조망을 그때 사진을 보며 다시 한번 머릿속에 그려 본다.

남으로 보성만 율포 방면으로 달려가는 사자산 산줄기가 장쾌하게 내려다보이고 그 왼쪽인 동쪽으로는 일림산 마루금 넘어 보성만 바다 건너 고흥반도가 가물거리고 사자산 오른쪽으로는 천관산이 뚜렷하게 보였다.
천관산에서 오른쪽으로는 만덕산과 흑석산이 장흥읍 번화가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수인산과 영암 월출산 산릉이 어우러져 거대한 바위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도 보인다.

광주와 화순군 방면인 북으로는 무등산이 광주의 진산임을 알리고 무등산 오른쪽으로는 호남 마루금의 봉화산, 벽옥산, 계당산이 멀리 천봉산, 존제산 산줄기와 함께 드넓게 펼쳐져 있다.

참으로 아쉬운 시간이다.

 

제암산 지나 잠시 진행하니 산동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하고 무인산불감시초소와 헬기장을 사진에 담아 본다.

아직도 안개가 자욱해 주위 조망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시간이다.

능선을 따라 진행하니 키큰 나무 터널이 만들어져 있고 그 터널을 지나니 형제바위 돌탑에 도착해 잠시 쉬어 간다.

시원한 식수 한모금이 목구멍을 통해 내려가니 그 무덥던 느낌도 많이 시원해진 시간이다.

 

 

형제바위 돌탑을 떠나며 살펴보니 거대한 바위에 어렵게 뿌리를 내리고 분홍빛 나리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이제 넓은 임도 같은 등로를 타고 형제바위 돌탑을 떠나 진행하니 완만한 내리막 등로가 이어지고 그 등로 중간쯤 등로 우측으로 멋진 바위들이 서 있다.

안개가 짙어 더욱 기기묘묘하게 보이는 바위군들을 찍은 후 다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간다.

 

 

그렇게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안부에 도착하고 바로 곰재이다.

현재 보성군 웅치면의 지명이 바로 이 곰재에서 유래된 한자어로서 결국 웅치는 곰재인 것이다.

장흥과 보성을 이어주는 곰재는 갑오동학혁명과 여순사건을 겪으며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수많은 생명을 빼앗아 가 버린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 되였다.

그 슬픈 역사를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무심한 세월만 흘러 이제는 아름다운 철쭉 산행지로 변해 버렸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지인과 헤어져 다음을 기약하고 홀로 가는 시간이 되였다.

 

 

곰재에서부터는 철쭉나무를 주위에 두고 그 한가운데에 등로가 열려있는 곳을 통해 오르막 등로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2년전에는 참으로 예쁜 철쭉이 등로 가득 피어 있던 그곳이 오늘은 안개와 이슬로 만들어진 물방울들이 철쭉나무에 한가득 매달려 있다 산객의 몸을 적시는 복병이 되어 있다.

그래도 그 오르막 등로를 타고 키 큰 나무와 바위 너덜 직전의 바위에 걸터 앉아 내려다 본 장흥의 금산저수지와 금산리 마을 그리고 그 뒤로 매봉 산줄기가 시원하고 그 뒤로 가물거리는 안개의 춤가위가 황홀하다.

 

 

다시 거대한 암봉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우회해 오르니 바위 너덜길이 나타나고 넓은 바위도 지난다

그곳을 지나 오르니 망경굴과 요강바위 갈림길인 바위봉의 철쭉평원에 도착해 바위 위에 올라 준비한 김밥 한줄로 늦은 아침을 먹으며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려 본다.

10여분 지나니 꿈결같이 잠시 안개가 사라지며 지나온 등로며 주위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것을 놓칠세라 셔터 누르기가 바쁘다.

 

 

방금 전 지나온 곰재가 안개가 춤을 추는 저 아래 자리하고 그 능선을 타고 오르면 안개속에 형제바위봉과 우측으로 돌아가며 제암산 임금바위가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조망이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게 자리 지키며 한동안 쉬어 간다.

아름다운 철쭉평원 대신 숨겨 놨던 아름다운 조망위에 춤을 추는 안개의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등로 우측으로는 장흥군 공설묘지와 주차장 아래 고요한 금산리 마을과 금산저수지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매봉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그 능선 위로는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듯한 안개가 바람에 이리 흔들 저리 흔들리며 혼탁한 세상을 책하듯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신선이 된 기분으로 즐겨보는 시간이다.

 

 

남쪽으로는 철쭉나무가 터널을 이루듯 아니면 푸른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곰재산, 즉 철쭉평원이란 큰 정상 이정석이 서 있는 봉우리로 이어진다.

그 우측으로 자리하고 있는 사자산 간재봉, 미봉은 아직도 짙은 안개속에 숨어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2년전 봤던 황홀한 분홍빛 철쭉이 만개된듯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부드러운 마루금이다.

 

 

금산저수지와 제암산 사이로는 매봉 줄기가 시원하고 그 위에 흔들리는 안개의 춤사위는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이 산객을 홀리는듯 하다.

그 매봉 산줄기 저 멀리 하얀 안개속에 지난 구간 어렵게 내려온 용두산과 병무산 줄기가 선명하다.

그 위에 떠 있는 안개속에 드러난 푸른 하늘이 인상적이다.

 

 

안개속에 희미했던 지나온 형제바위와 제암산 임금바위 그리고 우측 제일 끝자락에 병풍바위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순식간에 사라진 안개가 얼마나 고맙던지...

하지만 이런 호사도 이것이 거의 마지막으로 이후부터는 계속 조금씩 안개가 방해를 부리고 그 안개와 함께 산행이 종료될때까지 제암산 임금바위를 똑바로 보기가 힘이 들었던 시간들이였다.

그저 즐기고 가슴속에 담아두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614 바위봉에서 김밥 한줄 먹는데 30여분의 시간을 들여 멋진 조망과 풍경을 담으니 조금 늦게 내려간다한들 큰 의미는 없어진 순간이다.

그저 천천히 진행하다 어려우면 쉬었다 그렇게 진행하지 마음 먹으니 더욱 쳐지는 산행이 되여간다.

이제 다시 출발해 첫번째 헬기장을 지나니 등로 좌측으로 대산리 들판이 눈에 들어오고 그 위에 떠 있는 하얀 안개와 푸른 하늘이 한폭의 그림으로 남겨진다.

에상치 못한 환상의 조망과 풍경에 그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시간이 되였다.

 

 

등로 좌우측으로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조망을 단 하나라도 더 남기기 위해 이리저리 옮겨가며 사진을 담다 보니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어짜피 홀로 진행하며 저녁에 만날 한분도 충분히 이 산객의 입장을 이해해 주는 분이니 큰 걱정은 없다.

좌측 뒤로 제암산이 웅장하게 멀어져 가고 등로 우측으로 바위 암릉이 보이고 다시 두번째 헬기장을 지나 진행하니 앞으로 올라야 할 곰재산이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다.

2년전에는 황홀한 철쭉꽃에 반해 진행을 하지 못하고 수많은 사진을 남겼던 추억에 젖어 본다.

 

 

그렇게 진행하다 세번째 헬기장을 지나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바람 한점 없는 등로는 철쭉 나무에 꽉 막혀 숨쉬기조차 힘에 겨운 시간으로 쉴새없이 굵은 땀방울이 강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어느새 곰재산 정상에 올라 일망무제로 펼쳐진 주위 조망을 즐겨 본다.

등로 좌측 저 멀리 제암산 형제바위와 614봉 사이로 움푹 들어간 곰재가 인상적이다.

                    

 

다시 정상 등로로 뒤돌아 와 제암산 철쭉평원 정상석과 전국제일의 철쭉명산 안내도를 함께 담으며 저 멀리 제암산의 실제 산줄기도 함께 찍는다.

보성군과 장흥군의 경계이다 보니 지자체에서 조금 더 자기의 지자체를 홍보하기 위한 노력이 처절하다.

한동안 머물며 다시 주위 풍경을 담아 보지만 점점 더워지는 날씨로 인해 조금은 걱정도 되는 시간이다.

 

 

이제 곰재산을 떠나야 하는 시간 천천히 발길을 돌리는데 등로 좌측 보성군 옹치면 제암산자연휴양림이 내려다 보이는 대산리의 푸른 들판이 조금 열리더니 알록달록한 민가들도 눈에 들어 온다.

그 위로 이리저리 춤을 추며 돌아다니는 안개의 춤사위에 넋이 나갈쯤 푸른 하늘이 열리며 그 사이로 하얀 뭉게 구름이 또한 이 산객의 마음을 마구 흔들고 있다.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시간이다.

 

 

붉은 철쭉이 곱게 만발했던 등로는 이제 푸른 초원이 되어 있고 그 한가운데를 통해 어려운 정맥 산행을 이어가려는 이 산객의 마음은 복잡하게 얽혀가고 있다.

무엇을 위해 또 누구를 위해 이렇게 맥 잇기 산행에 몰두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지만 정확한 답은 얻을 수 없는 문제인지도 모를 일이다.

철쭉나무 한가운데를 통해 진행하며 앞으로 올라야 할 사자산 간제봉, 일명 사자산 미봉을 바라보지만 그곳은 아직도 안개가 숨겨 놓은 보물창고인듯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

 

 

철쭉제단, 즉 철쭉 군락지란 이정표를 지나자마자 등로 우측으로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으로 들어가면 한 귀퉁이에 작은 제암산철쭉제단이란 이정석이 서 있다.

2년전만 해도 그곳에서 철쭉제를 치뤘는데 곰제산 정상에 새롭게 넓은 제단을 만들고 이정석도 세워 그곳에서 제를 지내는듯 이곳은 이제 그 옛날 추억이 그리운 사람들만 찾는 추억의 장소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오늘 이 산객이 찾은 것처럼...

다시 미로같은 철쭉나무 지대를 통해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다시 변해가는 대산리쪽 풍경이 아름다워 발길 멈추고 쉬어 간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철쭉나무 지대가 끝나면서 제법 큰 바위봉이 나타난다.

2년전 호남정맥 산행을 위해 홀로 이곳을 찾았던 대전의 산꾼 산보님을 만나 처음 인사 나누며 산친구가 되였던 장소이기에 그 추억에 젖어들며 잠시 시원한 식수 한모금으로 목마름을 달래 본다.

그 바위 능선 저 멀리 보여야 할 사자산 마루금이 안개속에 춤을 추고 있다.

 

 

조심스럽게 그 암봉을 내려 와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간재에 도착해 이곳에서도 산보님과의 탁배기 추억을 뒤살려 본다.

지금은 1대간 9정맥을 완주하고 기맥과 지맥 산행에 오르고 있는 산보님, 온 라인상에서는 많이도 친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만나기도 힘드니 언젠가는 한번 만나 마음 놓고 탁배기라도 한잔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이제 사자산 미봉, 즉 간제봉이 700미터 남았다는 거리 표시가 반가운 순간이다

 

 

간재에서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나즈막한 봉우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올려다 보는 사자산 미봉이 이제사 조금씩 얼굴을 내밀며 안개를 밀쳐내기 바쁘다.

그 춤사위를 바라보며 지난날의 추억에 젖어 들며 다시 천천히 발길을 옮겨 본다.

예쁜 철쭉꽃이 만발했던 등로가 이제는 푸른 초원같은 등로가 되어 철쭉산행만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다시 사자산 미봉을 향해 천천히 올라가다 뒤돌아 보니 그곳에 환상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방금전 지나온 곰재산 철쭉평원이 둥그렇게 내려다 보이고 좌측으로 꺽여 내려간 마루금이 곰재로 내려 앉았다가 다시 솟구쳐 안개속에 가물거리는 형제바위를 지나 제암산 임금바위로 이어진 시원한 산줄기가 이어져 있는 것이다.

그 제암산 정상부를 향해 피어 오르는 하얀 안개가 산 허리를 감싸며 또 다른 풍경으로 가슴에 남는 시간이다.

 

 

다시 키 작은 관목들과 철쭉나무 그리고 잡풀들 속에 피어난 나리꽃을 친구 삼아 오르니 바위 지대를 넘어 사자산 간제봉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능선에 도착해 한숨 돌려 본다.

등로 좌측으로는 멋진 조망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처라 생각되어 들어갔더니 일림산쪽으로 짙은 안개가 펼쳐져 있어 조망은 아쉽게 보지 못한다.

철쭉이 폈을때 붉게 온 산하를 물들였던 일림산을 보지 못하는 아쉬운 시간이지만 하얀 안개의 춤사위를 만났으니 그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일 것이다.

 

 

다시 조망과 풍경들을 구경한 후 오르니 금새 사자산 간제봉, 일명 미봉에 도착해 정상석과 세번째 조우를 한다.

2년전 올라 멋진 조망을 만났던 곳인데 오늘은 서쪽으로 사자산 두봉만이 머리를 내밀고 수인산은 보이지 않는다.

북쪽으로는 제암산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호남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지만 동쪽의 일림산 방향과 남쪽의 억불산 및 천관산 방향은 아직도 짙은 안개가 가로막고 다음을 기약하라 전하고 있다.

 

사자산 미봉 즐 간제봉에서 서쪽인 우측으로 조금 더 진행하여 바위 위에 서니 시원하게 뻗어 있는 사자산 두봉이 장흥을 향해 포효하듯 당당하게 고개를 처들고 있고 그 위에 사자 갈기를 닮은 하얀 안개가 살랑거리며 운치를 더하고 있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조망을 보았던 곳인데 오늘은 그 조망 대신 사자의 진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동안 머물러 본다.

이런 조망은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이기에 더욱 가슴에 남겨지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자산 두봉 좌측의 안량면쪽을 내려다 보니 저 멀리 보여야 할 뾰족한 억불봉과 억새로 유명한 천관산은 하얀 안개속에 숨어 있어 그 그림자도 찾지 못하고 바로 발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푸른 들판만 마음속 깊이 담아 보는 시간이다.

유럽 어느 시골의 푸른 밀밭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들판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뭉게구름같은 하얀 안개가 둥실둥실 춤을 추는 모습에서 사자산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다시 사자산 미봉인 간제봉으로 뒤돌아 가며 앞으로 진행해야 할 동쪽의 암릉지대를 담아 본다.

남서면에 위치해 있어 장흥읍에서 보면 우람한 바위산으로 여기게 되는 바위 덩어리들이 칼바위를 이루며 그 위용을 과시하는듯 하다.

저 위 능선을 타고 진행해 삼거리까지 간 후 좌측으로 크게 꺽어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진행했던 2년전 추억이 떠 올라 잠시 미소를 짓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자산 미봉으로 뒤돌아 와 간제봉 정상석 옆에 서서 지나온 호남정맥 마루금을 뒤돌아 보는 시간엔 가슴이 뭉클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미약한 두 발로 한걸음 두걸음 걸어 저 광활한 등로를 타고 이곳까지 걸어 왔음에 스스로를 대견하게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곰재산이 보이고 전망 바위가 있던 614봉도 보이며 곰재로 잠시 가라 앉았던 마루금이 급히 경사도를 높혀 형제바위를 지나 장흥의 산들 모두에게 고개를 절로 숙이게 만들었다는 안개속에 숨어 버린 임금바위까지 시원한 산줄기가 펼쳐져 있다.

세번째 만남에서 제대로 된 호남정맥의 산줄기를 음미할 수 있을 듯 해 기분 좋은 시간으로 남겨 본다.

 

 

이제 북동쪽으로 제암산 동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대산저수지라 생각되는 저수지를 내려다 보며 진행하니 앞으로 올라야 할 동쪽 일림산이 아직도 짙은 안개속에 파묻혀 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하얀 안개속에 희미한 실루엣만 그곳이 높은 산임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칼바위 능선이지만 제법 넓은 등로이기에 위험하거나 진행하기에 불편함은 없지만 강한 바람이 부는 날이면 조심을 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계속 이어지는 아름다운 조망과 제한된 안개의 춤사위를 구경하다 보니 다시 시간이 많이도 흘러간다.

조심스럽게 칼바위 능선을 타고 진행해 삼거리에 도착하니 2년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급경사 내리막 등로에 어느새 안전 계단이 설치되어 등산객들의 안전을 도모해 놓고 있다.

그곳을 지나 작은 암봉에 올라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억불산과 천관산이 있을 남쪽 방향을 바라보지만 짙은 안개가 깔리면서 가까운 안량면의 농촌 풍경도 보기가 힘이 든다.

 

 

다시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 와 좌측으로 꺽어 게단을 타고 내려가니 거대한 소나무 한그루가 이번 메아리 태풍에 쓰러져 계단 한쪽을 완전히 막고 누워 있다.

어렵게 그곳을 통과해 진행하니 등로 우측 저 멀리 두욱 뚜렷한 모습으로 포효하는 사자의 머리 모양을 한 사자산 두봉이 안개의 춤사위에 더욱 용맹스럽게 앉아 있다.

그 주위로는 사자 갈기가 휘날리듯 하얀 안개가 춤을 추니 더욱 경외로운 풍경이 연출되며 지나는 이 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그렇게 한동안 멋진 조망을 구경한 후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가니 계단이 끝이나며 등로는 우측 사면길로 이어진다.

잠시 그 사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우측 위를 바라보니 그곳에 지난 2년전 어렵게 내려왔던 급경사 등로가 바위 사이로 협곡처럼 보인다.

저곳을 통해 내려오며 허기져 빵 한조각을 먹었던 추억에 피식 웃어 본다.

 

 

이제 다시 안개가 자욱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잡목이 우거진 터널로 들어가니 음침한 기운이 감돌면서 등로엔 수많은 나뭇가지들이 잘려 나뒹굴고 있다.

엊그제 몰아 친 메아리란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나뭇가비들이 잘려 이렇게 등로에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는 것이다.

작년 금북정맥 산행을 하면서 곤파스란 태풍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등로를 막았기에 어렵게 완주한 기억을 뒤살리며 자연 보호가 얼마나 절실하고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다.

그렇게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일림산까지 4.4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긴다.

 

 

잠시 더 진행하며 바닥에 떨어져 나뒹구는 나뭇가지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게 다시 걷다 보니 금새 좌측으로 휴양림 갈림 이정표를 만나 2년전 추억을 떠올려 본다.

사자산 삼거리 부근에서 옆지기 전화를 받고 빨리 일림산으로 진행하며 사진을 찍다 보니 밧데리가 거의 소모돼 사진도 찍지 못하고 홀로 빠르게 진행하니 이곳 삼거리에 일반 등산객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다 시원한 커피 한잔 내밀어 고맙게 얻어 마신 기분 좋은 추억에 다시 한번 웃어 보는 시간이다.

 

 

이제 잡목으로 우거진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해야 되니 조망도 없고 별 특이한 장소도 없다.

그저 엊그제 닥쳤던 메아리 태풍의 상처를 생각하며 조금씩 젖어든 등산화 속 양말이 눅눅하며 발이 붓기 시작하고 부었던 발바닥이 접히며 조금씩 고통이 전해오는 아품을 빼고는 별 다른 것이 없다.

아직도 이곳은 안개가 잡목 사이에 스며들어 기묘한 풍경을 연출하고 음침함이 몸에 전해지는 시간이다

 

 

다시 몇개의 나즈막한 무명봉을 넘어 사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앞이 열리면서 비포장 임도가 나타난다.

하지만 등로는 그 임도를 우측에 두고 다시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며 잡목이 우거진 등로로 연결되어 있다.

그 능선으로 들기 직전 등로 우측으로 안량쪽 작은 마을과 농촌 들녘이 눈에 들어 온다.

조금만 시야를 넓히면 아직도 안개가 가욱한 좁아진 세상이다.

 

 

이제 잡목과 산죽이 우거진 오르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려 본다.

잡목들로 인해 전혀 시야가 보이지 않는 마루금을 타고 된비알 오르막으로 오르는 시간은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생각보다 고통이 심한 산행 시간이 되고 있다.

그래도 한발 두발 걸어 오르니 바위 암릉길이 나타나고 561.6봉 정상부에 올라 선다.

약간의 바람만 불어도 흐르는 땀방울을 식히며 살맛나는 시간으로 변하는 등로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사자산과 골치재 사이의 579봉에 올라 등산안내도를 담아 본다.

2년전 어렵게 올라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사과 하나 먹던 추억에 잠시 앉아 쉬어 간다.

이제 일림산도 한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시간이니 약간의 여유가 있는 시간이다.

여유있게 진행했다 생각했는데도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닌듯 하다.

 

 

다시 잡목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 마루금을 타고 내려가 본다.

생각보다 많이 우거진 잡목가지들이 등로를 덮으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시키지만 큰 어려움은 아니다.

그렇게 안개속에 잡목 숲을 헤치며 내려가니 금새 용추폭포로 내려가는 골치재사거리에 도착해 이정표를 담으며 잠시 쉬어 간다.

 

 

이제 고속도로 같은 등로를 타고 일림산 정상으로 향한다.

한동안 오르다 높은 습도로 인해 숨조차 쉬기 힘들고 허기도 지기 시작해 잠시 등로에 앉아 남아 있는 맥주 한캔과 사과 하나를 입에 물고 먹고 있으니 동네분이 한분 오르며 기대하지 않았던 등산객을 만났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먼저 그분을 올려 보내고 잠시 후 진행하며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화분에 심은듯한 활엽수 어린 순이 눈길을 잡는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많은 땀방울을 흘리니 작은봉에 도착한다.

골치산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어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제 일림산 정상도 얼마 남지 않은 듯 안개속에서도 느낌이 다가온다.

 

 

다시 산객의 키만큼 자란 철쭉나무 군락지 한가운데로 나 있는 고속도로 같은 등로를 타고 오르니 저 멀리 민둥의 정상이 보인다.

안개속에서도 뚜렷한 정상 이정표가 보이니 힘이 나는듯 하다.

2년전 올라서 만난 일림산 철쭉이 황홀했었는데 오늘은 그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날씨이니 다음에 다시 한번 들려야 될 것 같다.

그렇게 오르니 등산안내도 지나 큰봉우리 전망대에 도착해 주위를 살펴 보지만 역시 보이는 것은 바로 앞 푸른 철쭉나무들 뿐이다.

 

 

그곳 전망대에 올라 안타까운 마음 전하고 내려 와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묘지 두어기를 지나니 안부에 도착했다 더욱 커진 철쭉나무 사이를 통해 일림산 정상으로 향한다.

발바닥에서는 불이 난듯 따갑고 아파오기 시작해 발을 내딛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곳에서 방금 전 만났던 이곳 주민이 정상을 다녀오면서 뒤돌아 내려가고 잠시 더 진행하니 우측으로 일림산 정상으로 향하는 정상삼거리2 이정표를 만나 사진 한장 남기고 우측 일림산 정상으로 향한다.

 

 

계단을 타고 한동안 다시 굵은 땀방울을 흘리니 정상에서 계시던 두분의 등산객들이 내려오고 반갑게 인사 나눈 후 계속 정상으로 올라 뒤돌아 보니 방금전 인사를 나눴던 등산객 두분이 저 멀리 내려가고 있다.

앞으로 지나야 할 봉수대 삼거리쪽 능선이 아주 부드럽게 보이지만 그것마저도 잠시 후 안개의 방해로 사라지고 만다.

빨리 올라 등산화부터 벗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단숨에 정상으로 향한다.

 

 

드디어 일림산 정상이다.

2년전 올랐을때만 해도 없던 커다란 정상석이 중앙 한가운데에 서 있고 그 옆에는 삼각점도 보인다.

어렵게 셀카 사진 한장 남기고 작은 나무데크에 앉아 남아 있는 김밥 한줄과 식수로 목마름과 허기를 달래 본다.

양말을 벗으니 발은 온통 주름 투성이가 되어 있고 물에 불어 두툼해진 살갗이 접히며 통증을 유발하고 있었다.

이곳 일림산 정상 역시 지자체간 다툼까지 일었던 많은 이야기가 전해지는 산중 한곳이다.

장흥에서는 옥황상제의 

세 황비가 내려와서 놀았다는 설화를 간직한 삼비산 또는 황비가 내려왔다 해서 천비산 그리고 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물에서 황비가 놀았다고 해서 천비산 또는 수많은 날을 신비한 안개로 뒤덮는다고 해서 현무산이라 불렸지만 최근에 보성에서는 일림산으로 이름 붙여 커다란 정상석까지 세운듯 하다.

 

 

한동안 일림산 정상에서 요기도 하고 식수도 마시며 쉬었다 내려가니 조금은 체력이 보충이 된듯 몸이 가볍다.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는 등로를  홀로 걸어 내려가다 보니 많은 생각들이 밀려 오고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가 잠시 고민도 해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내려가니 정상삼거리1 이정표를 지나 한치재 방향으로 계속 전진한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금새 다시 이정표 하나를 만나는데 살펴보니 봉수대 삼거리이다.

봉수대는 우측 능선을 타고 약 3.1 Km 지점에 있다는 거리 표시가 눈에 들어 오고 일림산 정상에서는 300미터 내려 왔다는 이정표였다.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는 조망이 아쉬운 시간이다.

등로 우측으로 보성만과 득량만이 참으로 예쁘게 내려다 보이던 곳으로 기억되기에 더욱 아쉬운 시간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제법 키 큰 철쭉 나무들이 도열해 반겨준다.

그 한가운데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커다란 사진 몇개가 나열되어 있고 나무데크 전망대가 나타난다.

그곳으로 들어가 주위를 살펴 보지만 보이는 것이 없기에 사진만 몇장 남기고 내려 와 진행하니 지도상에 봉강삼거리라 적혀 있는 발원지 사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이 바로 보성강의 발원지로서 보성강은 총 길이 126.75㎞로서 섬진강의 제1지류이다.

보성군 웅치면 대산리 제암산 남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화강천이라 불리며 북동쪽으로 흐르다가 장흥군에서 장평천 그리고 보성읍 북쪽에서 노동천과 합류하고 미력면과 겸백면에서 보성강저수지를 이루는 강이다.

아직 식수도 충분하고 지난 2년전 잠시 들렸던 곳이기에 오늘은 그냥 지나친다.

 

 

다시 짙어지는 안개속을 걸어 진행하니 철쭉나무에 매달려 있던 물방울이 떨어지며 카메라 렌즈에 달라 붙는다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내지만 물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사진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저 멀리 헬기장이 보이고 이어 626봉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며 곧이어 또 하나의 헬기장도 만난다.

많은 잘못된 산 이름과 산행 정보가 있지만 현지에 세워진 이정표대로 후기글을 적어 보려 노력해 본다.

 

 

이제부터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안전 철봉과 로프가 달려있는 지대를 내려간다

등로 우측으로는 절벽이 있고 그 아래 저 멀리 보성만과 득량만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여야 하지만 안개가 모든 것을 가로막고 있다.

그 바다를 가로 질러 고흥반도도 예뻤다고 기억되는데 오늘은 보이는 것이 없으니 그저 전진만 있을 뿐이다.

어두침침한 우거진 잡목과 산죽지대를 지나니 좌측으로 매남골 갈림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를 지난다.

여전히 한치재쪽 등로를 타고 진행해야 한다.

 

 

한치재까지 2.4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본 후 다시 내려가니 헬기장이 나타나고 또 다시 음침하리만큼 어둑해진 등로를 잡목들과 산죽이 덮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가파른 경사면에 이슬이 떨어져 마치 비가 내리는듯 축축히 젖어 있어 무척 미끄럽다.

조심하며 내려가니 우측으로 일림사 하산길이 있는 회령삼거리 이정표에 도착해 2년전 옆지기와 내려가 보성 녹차밭을 구경했던 추억에 잠겨 본다.

 

 

회령삼거리를 지나자 등로가 그전보다는 많이 희미해지고 또 등산객들의 발걸음도 줄어들었던지 등로에 자라고 있는 들풀들도 더 많아진 느낌이다.

이곳부터는 주의하며 내려가 413봉에서 좌측 정맥 등로를 찾아야 하기에 정신 바짝 차리고 진행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보이지 않는 413봉을 만나기 위해 나즈막한 봉우리를 몇개를 넘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더욱 짙어진 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어 산행하는 분위기가 요상하게 느껴진다.

 

 

몇개의 나즈막한 봉우리와 안부를 지나고 다시 나타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힘겹게 오르니 그곳에 넓은 공터같은 정상이 나타나고 등로 좌측 나뭇가지에 아미봉이란 이정표가 달려 있다.

그 나무 옆으로 수많은 정맥 띠지들이 붙어 있고 잡목으로 가려진 희미한 마루금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이곳이 정상 마루금임을 알려주고 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시 쉬었다 출발한다.

우측으로 진행하면 한치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등로이기에 주의가 요구되는 413봉이다.

 

 

413봉에서 내려가는 등로는 정맥 종주대만 다닌 등로이기에 더욱 희미해지고 무척 경사도가 심한 가파른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아주 조심하며 천천히 내려가니 묘지 한기를 통과하고 편백나무 숲을 지나 잘 정돈된 묘지 2기가 있는 바로 앞을 통해 진행된다.

잠시 뒤 편백나무와 대나무 밭을 지나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금새 다시 대나무 밭으로 연결된다.

잘려진 대나무 줄기를 넘어 진행하니 갑자기 앞이 트이고 넓은 밭이 나타나며 좌측 저 앞으로 삼수마을 풍경이 그림처럼 들어 온다.

 

 

잘 정리된 밭을 좌측에 두고 우측 가장자리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넓은 비포장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다시 임도 우측으로 커다란 편백나무 군락지가 보이고 그곳을 통과하자 등로 우측으로 895번 지방도로가 빤히 내려다 보인다.

895번 지방도로가 가까워진 곳에서 우측 벌목된 나무들을 쌓아 놓은 곳으로 내려가니 금새 895번 지방도로에 도착해 좌측 앞으로 보이는 삼수마을 빗돌을 만난다.

보성의 회천과 웅치를 이어주는 895번 지방도로는 삼수마을로 들어가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있는 삼거리 도로이다.

 

 

한동안 주위 사진을 찍으며 바라보니 삼수팜스테이마을이란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오고 갈멜사슴농장이란 입간판도 눈에 들어 온다.

그곳에서 895번 지방도로를 건너 삼수마을 빗돌을 좌측에 두고 마을로 통하는 포장도로를 타고 들어가니 도로 우측으로 묘목 농장을 지나 곧바로 갈멜농장도 지나친다.

 

 

다시 농장을 지나 진행하니 안개와 구름속에 숨어 있는 강렬한 태양이 나와 대지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동안 도로 양쪽에 펼쳐진 모내기가 끝난 푸른 들판을 가로질러 진행하며 도로 좌측을 바라보니 드넓은 푸른 들판 저 멀리 오늘 걸어 온 제암산에서 사자산 지나 일림산과 413봉 마루금이 시원하게 올려다 보이지만 그 정상부에는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아쉽기만 하다.

논에서는 농부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피사리를 하는지 일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도 들어 온다.

 

 

그렇게 한동안 뜨거운 뙤양볕을 받으며 달궈진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니 삼수마을 민박 안내도가 서 있는 삼거리에 도착해 좌측의 녹차 시음장을 한번 처다보고 우측으로 꺽어 서 있는 정자에 배낭 내려 놓고 수도꼭지를 틀어 세수를 하고 나니 한결 시원해 진다.

주위에 계신 할머니들에게 물어 보니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 마음 놓고 많은 물을 마셔본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배낭 둘러메고 포장도로를 타고 올라가니 할아버지 한분이 이것 저것 물어 보시면서 고생한다며 길을 상세히도 알려 주신다.

수많은 호남정맥 종주대들을 만나셨는지 무척 친절하시면서도 정맥 마루금을 잘 알고 계시기에 깜짝 놀라는 시간이였다.

 

 

생각보다 포장도로를 타고 진행하는 거리가 상당한다.

아마도 이곳 역시 나즈막한 산줄기였지만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들어 와 살면서 논밭을 일구고 마을이 생기면서 이렇게 사라진 마루금이 되였지는 않았을까 생각되는 곳이다.

잠시 고갯마루에 오르기 전 뒤돌아 보니 푸른 논 한가운데에 나 있는 지나 온 포장도로와 저 멀리 안개속에 숨어 버린 413봉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다시 뜨거워진 도로로 인해 방금 전 세수해 닦아 냈던 땀방울이 다시 얼굴을 타고 도로위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나무 그늘을 찾아 보지만 크지 않은 벗나무가 듬성 듬성 서 있어 제대로 된 그늘막이도 되어 주지 못한다.

완만한 오르막 도로를 타고 오르니 삼수고개 정상부에 도착해 이제 포장도로를 버리고 우측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많은 띠지들이 붙어 있는 비포장 임도를 타고 능선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 임도에도 역시 키 작은 관목들과 잡풀들만 자라고 있어 그늘 한점 없이 진행하니 등로 옆에 붉게 익어가는 산딸기가 유혹하고 몇주먹 따 먹고 무성하게 자라는 대나무 지역을 통해 오른다.

다시 고갯마루로 오르니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지만 금새 넓은 비포장 임도로 바뀌고 한동안 그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안개속에 숨어 있는 활성산 정상부와 올라야 할 등로가 어렴풋히 눈에 들어 온다.

 

 

한동안 그늘 하나 없는 비포장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임도 좌측으로 붉은 황토가 드러난 지대를 지나 얼마 안간 지점에 좌측으로 등로가 나 있는 삼거리를 만나 좌측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그 임도도 금새 우측 능선쪽으로 등로가 열려 있고 이제부터는 임도를 완전히 버리고 잡목들이 무성히 자라고 있는 활성산 오르막 등로로 접어 든다.

높지 않은 활성산에 등로도 급경사는 아니지만 체력적으로 고갈된 시점에 날씨까지 더우니 한번에 오르지 못하고 중간에 휴식을 취한 다음 어렵게 오르는 등로가 되였다.

 

 

중간에 남아 있는 식수와 사과 하나를 먹은 후 오르니 한결 편안해진 산행이다.

마지막 구간에서 조금은 가파라지는 등로를 어렵게 오르니 활성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하고 그곳에 배낭 내려 놓고 빈손으로 좌측 등로를 타고 활성산 정상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봉우리 같지도 않은 활성산에 들려 정상 이정표와 그 이정표 지나 멋지게 자라고 있는 편백나무 숲을 사진에 담은 후 다시 활성산 삼거리로 되돌아 내려 와 벗어 놓은 배낭을 메고 직진 등로를 이용해 계속 정맥 산행을 이어가 본다.

 

 

잠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묘지 한기를 만나고 그 묘지를 우측에 두고 좌측 가장자리를 타고 내려가니 제법 경사가 있는 내리막 등로와 이어진다.

아주 조심하며 천천히 내려가니 금새 녹차밭과 만나 그 녹차밭 좌측 가장자리로 진행하니 다시 등로는 녹차밭 한가운데로 나 있는 넓은 임도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저 멀리 반대쪽에서 많은 아낙들이 차잎을 따며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녹차 밭을 지나 짧은 능선을 지나니 나타나는 녹차밭을 우측에 두고 좌측 가장자리를 타고 내려가니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아래 저 밑으로 다시 능선이 나타난다.

이곳 녹차 밭과 헤어져 저 능선으로 들어가 나즈막한 봉우리 몇개를 넘으면 이제 곧 봇재에 도착할 것이다.

오후 3시를 넘긴 시간인데도 아직도 등로엔 하얀 안개가 자욱하다.

 

 

한동안 별 특이한 것 없는 등로를 타고 잡목이 우거진 길을 걸어 간다.

녹음이 짙어지며 산행하는 조건이 점점 어려워짐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앞으로 많은 후답자들이 진행해야 할 등로이기에 제대로 된 마루금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게 또 한 봉우리인 354봉을 넘어 계속 이어지는 평이한 등로를 따른다.

 

 

아파오는 발바닥의 통증을 참으며 무척 힘들게 진행하는 산행이 되어 간다.

발이 얼마나 부었는지 짐작도 않되는 시간, 그렇게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마지막 봉우리라 생각되는 302봉 지나 차량 통행 소리가 들리는 곳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도 막바지에 든 느낌이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갑자기 계단이 나타나고 넓은 임도를 만난다.

눈 앞에는 이제 봇재의 모습이 제대로 드러나 있고 그 임도를 타고 좌측으로 진행하다 보니 이곳에도 역시 붉게 익어가는 산딸기가 지천에 깔려 있다.

하지만 그늘에서 익어가는 산딸기와는 달리 조금은 맛이 덜하고 억센 기분이다.

그 아래 펼쳐진 봇재와 봇재다원 그리고 주유소와 휴게소 및 펜션을 담은 후 18번 지방도로도 함께 담아본다.

 

 

봇재다원을 좌측에 두고 차밭 지난 저 남쪽으로는 영천리 영천저수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 멱이라도 감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시간이 필요하고 또 완벽한 완주가 된 이후의 일일 것이다.

그렇게 시원한 샤워의 꿈을 남기고 내려가며 바라보니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마루금엔 아직도 하얀 안개가 춤을 추며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이제 봇재 차 시음장 건물 바로 위에서 내려다 보며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마지막 내려가 타고 내려가야 할 도로와 오늘 산행 종착지가 보이고 도로 건너편엔 주유소와 휴게소 건물도 눈에 들어 온다.

이제 다 내려 왔다는 안도감이 조금은 서두르게 되지만 마지막이 중요함을 알기에 천천히 한발 두발 조심스런 발걸음을 옮겨 본다.

 

 

그렇게 내려가니 갑자기 등로가 끝기며 작은 소각장이 나타나고 고추밭을 지나 봇재 식당 후문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곳에 매어져 있는 견공 두마리가 어찌나 짖어 대던지 그곳으로 통과를 하지 못하고 식당 건물 안을 통해 어렵게 봇재식당 정문을 빠져 나온다.

식당을 빠져 나오니 도로 우측으로는 차 시음장 건물로 통하는 도로가 보이고 이 산객은 좌측 18번 지방도로쪽으로 걸어 내려가며 식당 간판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봇재 식당 바로 아래에는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고 보성 봇재다원을 홍보하는 커다란 입간판이 서 있다.

주위 사진을 담으며 천천히 18번 도로로 나가니 소공원에 애향비 및 익살스런 할아버지와 할머니 동상이 있으며 그 옆에는 커다란 보성군 관광 안내도가 서 있다.

그곳을 지나니 금새 18번 도로와 도착하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애마를 세워둔 펜션 앞에 도착해 배낭을 정리하고 등산화를 벗으니 발바닥과 발가락이 말이 아니다.

퉁퉁 불어 버린 발에 주름이 잡혀 그 심한 고통을 안겨 준 것이다.

그 앞에 펼쳐진 영천제를 다시 한번 사진에 담아 본다

 

 

이제 산행 종료를 한 후 다음 구간 산행 들머리인 주유소 좌측 시멘트 도로를 담은 후 애마를 몰아 보성읍으로 나간다.

샤워를 끝내니 살것 같은 기분으로 마지막 한 분을 만나 일을 마치고 늦게 천천히 애마를 몰아 서울로 복귀한다.

멀고도 길었던 산행 그리고 안개와 뜨거운 뙤약볕에 그늘 한점 없이 고생한 시간이였지만 2년전 올랐던 기억을 뒤살리며 무탈하게 완주한 시간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몇일 후면 다시 이곳 봇재에 내려 와 또 한 구간 산행을 하기 위해 서 있을 것이다.

참으로 길고도 멀었던 호남정맥 산행도 이제 그 막바지에 다달은 느낌으로 남아 있는 구간도 늘 행복한 마음으로 무탈한 완주를 빌어 본다.

 

읽어 부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