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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14차 돗재에서 예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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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남도 화순군과 보성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4월 30일과 5월 1일 (무박 2일 일요 산행)

산행날씨 : 새벽과 아침엔 짙은 안개 후 최악의 짙은 황사로 시야 제로였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6도에서 영상 15도

산행인원B산악회 35명 따라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돗재(822번 지방도로)-458봉-태악산(524봉)-돌탑-암릉-노인봉(530봉)-성재봉(514봉)-말머리재-463봉-촛대봉(522봉)-산죽밭-두봉산(631봉)-장재봉 갈림길-537봉-468.6봉-개기재(58번 지방도로)-철쭉 군락지-헬기장-계당산(580봉)-569봉-편백나무 군락지-예재 옛길(29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3.60 Km (접속구간 : 00.00 Km) 

산행시간 꾸준한 속도로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해 09시간 40분 (03시 40분에서 13시 20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짙은 안개와 최악의 황사 바람속에서도 남녘의 봄소리와 봄빛을 만났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하여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때아닌 많은 봄비와  최악의 황사 소식에 산행 출발 전부터 마음이 무겁다.하지만 맥 잇기 산행이란 것이 가고 싶을 때만 올라 진행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에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긴채 주섬 주섬 배낭을 싸 둘러메고 출발지에 도착하니 오늘은 거의 만차 수준이다.그렇게 비 내리는 어두운 밤, 설 잠을 자며 먼 길을 달려 도착한 돗재에서 제일 먼저 날씨를 확인하니 비는 그쳤고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다.방풍 재킷을 꺼내 입고 새로 준비한 헤드렌턴 불빛을 비추며 돗재 주위를 담아 본다.

 

 

82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한천 영내와 영외 반곡리를 넘는 고개로서 이제는 옛 호남탄좌의 영화는 다 어디로 사라지고 차량과 사람이 지나다니는 흔적조차 드문 황량한 고갯마루가 되어 있다.

이 돗재 고개의 이름을 따 돗재마을까지 생겨 났다는 설이 있는 돗재마을이 바로 아래에 존재한다.

비에 젖은 돗재 이정표를 담은 후 허리 높이로 쌓아 올린 시멘트 옹벽을 넘어 조금은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오르는 시간 새벽 3시 40여분이다.

 

 

돗재에서 산행 출발 때만 해도 차가운 밤바람에 방풍 자켓을 입고 시작했지만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이마와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고 다시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오른다.

지난 밤 내린 빗물이 등로 옆 잡목에 매달려 있고 그 물기를 머금은 등로 위 낙엽은 먼지를 막아주며 아주 부드럽게 쿠션을 전해 주는 기분 좋은 새벽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산죽밭을 통과하고 458봉과 무명봉들을 넘어 전진하니 금새 신선이 장구치는 형상이라 크게 즐겁다는 뜻으로 대악산이라 했던 이름이 두음 변화를 일으켜 지금은 태악산이 되였다는 태악산 정상에 도착해 자욱한 안개속에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읽어 보면 능선에 올라 막힘없이 시원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조망을 즐기며 진행했다는 글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어둠속에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짙은 안개로 인해 바로 옆 종주대 얼굴 한번 제대로 처더 보기도 힘든 시간이다.

그렇게 앞만 보고 짙은 안개로 인해 조심하며 걸어가니 갑자기 돌탑 하나가 나타나는데 살펴보니 510봉 정상이다.

하지만 이렇게 안개속에 사진 한장 남기기도 바쁘게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진행한다.

 

 

돌탑을 지나 계속 이어가니 바위들이 간혹 등로 위에 자리하고 조심하며 그 바위들을 넘어 몇개의 작은 무명봉을 넘으니 멋진 나무 한그루 지나 갑자기 등로 좌측에 녹슨 철조망이 나타난다.

그 철조망은 또 금새 사라지고 이제는 제법 오르기 까다로운 암벽 구간이 나타난다.

그곳을 넘어 다시 조금은 바위 너덜길 같은 등로를 걷다보니 전망바위가 어디에 있었는지 조차 모르게 지나쳐 산 정상에 노인바위가 있어 얻은 이름인 노인봉에 도착해 노인바위를 찾아 보지만 어둠과 안개속에 상상으로만 노인바위를 만나 본다.

 

 

특별히 보이는 것도 없고 또 볼 것도 없는 자욱한 안개속 산행이기에 다시 노인봉을 내려 와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중간에 바위 너덜길이 있지만 그렇게 위험한 구간은 아니기에 조심하며 걸어 진행하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빛이 너무 약해 어려움이 있어 그냥 그 밝아오는 여명의 빛으로 조금씩 푸르름을 더해 가는 세상을 바라볼 뿐이다.

조금 더 진행하니 깨진 접도구역 말뚝이 보이더니 금새 자욱한 안개속 몽환적인 등로속에 금새 성재봉에 도착한다.

화순군 웹까지 자료를 찾아 보지만 나와 있는 자료가 없으니 이렇게 사진 한장 남기는 것으로 대신해 본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조망을 보지 못하고 진행하는 시간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많은 비가 예보되였지만 비가 그쳐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으로 진행해 보는 시간으로 이런 몽환적인 풍경 역시 오늘이 아니면 만나지 못하기에 즐기는 시간이다.

다시 등로는 남서에서 남동으로 크게 꺽여 진행한다.

제법 시간이 지났기에 이곳 능선상에서 아침식사를 즐기는 사이 아침 햇살이 안개를 뚫고 나타나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저 이렇게 안개 자욱한 몸환적인 자연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족한 시간이다.

 

 

아침 식사 후 천천히 진행하여 산죽밭을 지나 내리막 등로로 들어서니 짙은 안개가 잠시 벗겨지더니 앞으로 올라야 할 능선상의 봉우리 두개가 얼굴을 내민다.

이 산객이 들고 있는 지도를 살펴봐도 고도에 나타나지 않는 봉우리인듯 싶다.

이렇게 나마 짙은 안개속에 올라야 할 봉우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산행이다.

 

 

잠시 안부로 내려오니 앞서가던 종주대들이 야생 드릅과 엄나무 순을 따기 위해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이 산객에게는 별 관심이 없는 나물들이기에 계속 진행하니 다시 나즈막한 봉우리 넘어 급경사 등로가 열려있고 그곳을 타고 내려가며 바라 본 산하는 너무나 아름다워 말문조차 막아 버린다.

아기 손같은 연두빛은 아니지만 성하의 겨절을 향해 달려가는 길목에서 그 순하고 여리디 여린 새싹을 피워 산하를 푸르게 옷 입히는 계절이 이 산객의 작은 마음을 흔들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여 다시 안부를 지나 방금 전 봤던 두 봉우리 중 한봉우리 정상에 오르니 등로 좌측 저 멀리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성재봉 정상이 안개속에 가물거린다.

그곳 정상에서 잠시 더 기다리니 잠시 찰나의 순간 안개가 사라지며 성제봉 정상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아름답고 멋진 조망은 못 보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봉우리라도 보여주는 호남에게 감사한 마음을 내려 놓는 순간이다.

 

 

다시 초록으로 변해가는 멋진 등로를 타고 나즈막한 무명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등로 우측 저 멀리 잠시 안개가 사라진 사이로 축사처럼 보이는 건물들과 몇채의 가옥들이 보인다.

재빨리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화순군 춘양면 강성리쪽 고암촌으로 이어지는 골짜기에 위치한 민가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산객이 어릴적 살았던 시골 마을을 닮아 있어 이곳에서 잠시 어린 시절 향수를 달래본다.

 

 

그렇게 잠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안부가 나타나고 좌측으로는 샛점으로 우측으로는 고암촌으로 하산할수 있는 말머리재에 도착해 잠시 사진 몇장 담아보지만 왠지 모르게 촛점이 흐려져 있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엔 민초들의 발걸음으로 애환이 서려있을 듯한 그런 고갯마루이지만 지금은 이곳을 통해 통행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듯 고개라는 사실조차 잊혀져 가는 곳이다.

말머리를 닮아서 말머리재일까 궁금해 하며 자료를 찾아 보지만 자료를 찾지 못해 아쉬운 시간이다.

 

 

다시 조금은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계속 오르니 등로 주위에 붉은 철쭉이 땅에 기듯 피어 있다.

등로를 정비하며 잡목을 베어 낸 자리에 다시 새순이 돋아 오르며 어렵게 새생명을 탄생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그곳을 지나니 야생 철쭉이 아주 청초한 모습으로 약간의 물기를 머금은 채 산객에게 인사를 건넨다.

한동안 머물며 많은 사진을 담아 보지만 역시 매크로 렌즈가 없는 카메라의 한계를 절감하는 순간이다.

다시 등로 좌측 잡목 사이로 조금씩 멀어져 가는 성재봉을 조망하며 그렇게 맥 잇기 산행을 이어 가 본다.

 

 

조금 더 진행하니 계속되는 야생 철쭉이 아름답고 이제부터는 산죽밭을 통해 진행하며 촛대봉까지 산죽과 친구를 삼아 본다.

키가 작고 잎이 큰 산죽밭을 통과하니 조릿대가 하얗게 말라가는 산죽밭도 지나고 조금 더 키 큰 산죽밭도 만난다.

그렇게 한동안 산죽밭을 관통하며 그 한가운데로 나 있는 예쁜 등로를 타고 오르니 촛대봉 정상이다.

제대로 된 정상석 하나 없기는 이곳 촛대봉도 마찬가지이고 그저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철판 이정표 하나가 전부 다 이다.

 

 

다른 지역의 촛대봉처럼 이곳 역시 봉우리 모양이 촛대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은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정상의 이름이 왜 촛대봉인지는 아직도 모른다.

화순군 홈페이지에 들어가 산지를 아무리 뒤져도 촛대봉에 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어 아쉬운 시간이다.

제법 긴 시간과 긴 산행거리를 지나야 호남정맥에서 벗어 날 수 있는 화순이기에 조금 더 세심한 자료가 준비되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촛대봉 지나 다시 아름다운 연두빛 등로를 타고 진행하는 이 산객의 마음에도 초록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등로를 정비하면서 등로 옆 거목에는 어김없이 하얀 페인트를 칠해 놔 더 이상의 거목 손실이 없도록 배려한 마음이 엿보인다.

그렇게 나즈막한 몇개의 봉우리를 넘으니 드디어 잡목 사이로 부드럽게 누워있는 두봉산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 온다.

저 두봉산 지나 조금만 더 진행하면 장재봉 갈림길이 나오고 그곳에서 등로는 남동쪽에서 남쪽으로 다시 크게 우측으로 꺽어 내려가야 할 것이다.

 

 

능선에 박혀 있는 바위길도 지나고 또 부드러운 낙엽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땅에 엎드려 예쁜 진홍빛 꽃을 피운 인공 철쭉이 아름답다.

특히나 밤새 내린 빗물을 머금고 청초하게 반짝이는 모습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몇장의 사진에 담아 본다.

평지에서 만났다면 그저 눈길 한번 주고 무심하게 지나쳤을 철쭉이지만 이런 오지의 산속에서 만나는 시간은 어딘지 모르게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촛대봉에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고 이제부터 완만한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면서 많은 산죽밭을 관통하게 된다.

잎이 파랗고 큰 산죽밭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더 키는 크지만 잎이 말라가는 산죽밭도 지나고 또한 조릿대까지도 하얗게 말라가는 산죽밭도 걸어 본다.

그러다 두봉산 오름 전위봉 능선에 오르니 산죽은 사라지고 멋진 연두빛 등로가 열리는가 싶더니 다시 산죽과의 인연을 이어 가고 있다.

 

 

제법 키도 크고 잎도 푸르른 산죽밭을 따라 오르니 산죽이 등로를 감추고 쉽게 내어 주지 않는다.

바지갈에 묻어 나는 하얀 흙 먼지를 털어내며 조금 더 가까워진 전위봉에 오르니 잡목 사이로 두봉산이 더 가깝게 자리하고 땅바닥에 주저 앉은채로 살아가는 활엽수도 만난다.

계속 이어지는 산죽밭을 따라 두봉산 직전까지 오르니 갑자기 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등로와 연결되며 산객의 발걸음을 잡고 늘어진다.

 

 

그렇게 잠시 비지땀을 흘리며 무거워진 두 다리를 어렵게 이끌고 오르니 거대한 산불감시탑이 서 있고 그 옆 정상에는 먼저 오른 종주대들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산바람을 맞으며 조망을 즐기고 있는 모습도 들어 온다.

이 산객도 그 한자리 꿰차고 앉아 물 한모그 마셔보며 천천히 주위 조망을 즐겨 본다.

 

 

오늘 산행 중 최고봉인 두봉산 정상 역시 제대로 된 정상석 하나 없이 그저 어느 산객이 만들어 붙여 놓은 철판이정표 하나가 전부이다.

이 두봉산 역시 산에 관한 특이한 자료는 업고 그저 어디에 위치해 있나 하는 정보 뿐이다.

화순 한천면 고시리에 있으며 이양면 장치리와 묵곡리에 접하고 있는 위치에 솟아 있는 산이다.

 

 

두봉산 정상에서 바라 본 북동쪽 풍경이다.

이제부터 올라야 할 장재봉 갈림길이 우측 앞쪽으로 조그만 봉우리로 남아 있고 그 산줄기를 타고 좌측 중앙으로 장재봉이 봉끗한다.

그 이어진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면 보성의 천봉산이 아스라히 보이지만 황사로 인해 사진으로는 희미하다.

무등산을 지나 남으로 달려가던 호남정맥이 화순군의 두봉산(631봉)을 지나며 북동쪽으로 한 줄기 곁가지를 일으키는데 이 곁가지는 장재봉과 알아리재를 지나 보성군과의 경계를 이루는 말봉산(584봉)에 이르러 왼쪽으로는 까치봉을, 오른쪽으로는 천봉산을 지나 드넓은 주암호 푸른물에 스르르 내려앉게 된다.

그 아름다운 산줄기가 시원하게 조망되지만 역시 황사로 인한 시야 제한이 아쉬운 시간이다.

 

 

정동쪽으로는 이제부터 올랐다 내려가야 할 호남정맥 마루금이 시원하다.

사진 좌측 중앙의 뾰족봉이 장재봉 갈림봉으로서 그곳에서 이제 정맥 등로는 우측인 남으로 달려 내려 갈 것이다.

그 줄기를 타고 급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끝까지 이어져 가는 모습에 탄성을 질러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동안 두봉산에서 황사가 자욱한 산하를 바라보며 조망을 즐긴 후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이곳의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아직 봄이 멀었다는 느낌이다.

약간의 고도차이가 이렇게 큰 계절의 변화를 가르는지 또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아름답고 멋진 등로를 타고 잠시나마 상쾌한 기분으로 산행을 즐기는 시간이다.

 

 

다시 계속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그곳으로 오르니 커다란 구덩이가 파여 있는 장재봉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길찾기에 걱정을 하였지만 등로 좌측으로 빠지는 장재봉 가는 등로가 희미하고 등산객들이 다닌 흔적조차 희미해 길 잃을 염려는 전혀 없는듯 하다.

이곳에서 마루금은 우측으로 크게 꺽여 진행되고 잠시 더 진행한 후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그곳에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두봉산이 잡목 사이로 우뚝 솟아 있다.

 

 

이제부터 평이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마루금을 타고 홀로 진행해 본다.

마루금에는 푸릇 푸릇한 새싹이 막 고개를 내밀고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 있지만 그 위에 솟아 있는 잡목에는 아직도 한겨울 찬바람이 가득하다.

봄이 올려면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알려 주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촉촉한 낙엽 사이로 예쁜 보라색 붓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다시 한동안 예쁜 마루금을 타고 걷다 보니 이곳이 마치 천국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등로이다.

또 다른 붓꽃이 마루금 주변에 피었다 사라지는 모습들도 간간히 눈에 들어 온다.

홀로 아주 마음 편히 많은 시간을 걸어 보는 행복한 시간이지만 서서히 짙어지는 황사에 당혹감이 드는 시간이기도 하다.

 

 

산행지도를 들여다 보며 537봉 삼각점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걸어 보지만 몇개의 무명봉을 넘어도 그 삼각점은 찾지 못하고 계속 남으로 진행한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 분홍빛 철쭉이 활짝 핀 등로와 만나고 그 철쭉의 환영을 받으며 진행하다 보니 묘지 몇기가 있는 곳에 도착해 앞으로 올라야 할 468.6봉쪽을 담아 보니 그곳에는 봄 내음이 가득하다.

 

 

이제 잘 정비된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다 보니 등로는 임도처럼 넓게 정비되어 있다.

그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등로 옆에 피어 있는 철쭉이 환하게 반겨 준다.

큰 어려움 없이 완만한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다 보니 468.6봉이라 생각되는 삼각점이 눈에 들어 와 사진으로 담아 본다.

생각보다 빠른 산행 속도에 스스로도 놀라는 시간이기도 하다.

 

 

468.6봉을 넘어 진행하니 저 멀리 개기재 지나 계당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나뭇가지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전위봉만 보일 뿐 계당산 정상은 아직도 오리무중, 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2주전과 비교해 벌써 봄이 성큼 다가온 것을 이 산하의 변해가는 빛으로 금새 알 수 있다.

 

 

그림같은 편안한 등로를 타고 다시 룰루랄라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시간이다.

그렇게 다시 무심으로 진행하다 보니 내리막 등로가 나타나고 그곳에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멋진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이제 개기재가 얼마 남지 않은 듯 차량 지나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고 있다.

 

 

거대한 소나무 몇 그루를 지나자 넓은 밭이 나타나고 작물을 심었다 수확을 한 듯 검정 비닐이 덮혀져 있지만 작물은 보이지 않는다.

그 밭고랑마다 잡풀들이 자라 노란 꽃들이 만발해 있다.

그 밭 건너 반대편에 선두로 내려온 종주대 몇명이 쉬고 있다 좌측으로 나 있는 임도를 타고 개기재 58번 지방도로쪽으로 천천히 진행하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늘 마음에 걸리는 이와 같은 도로가 이곳 개기재에도 열려 있다.

화순군 이양면과 보성군 복내면을 이어주는 2차선 58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개기재에도 지나다니는 차량은 거의 없는데 절개를 만들어 산자락 한곳을 무참히 잘려 버린 것이다.

도로로 내려 와 우측으로 내려가면 도로 좌측으로 철조망이 사라진 곳에서 다시 좌측 능선을 통해 오르며 산행을 이어 간다.

 

 

개기재의 도로를 건너 넓은 임도로 오르니 최근에 공사를 했는지 넓은 임도가 개설되어 있고 등로는 그 임도를 타고 오르게 되어 있다.

잠시 더 오르니 임도 좌측으로 의령남씨 가족묘들이 많이 보이고 그 좌측 한쪽엔 설명판도 서 있다.

그 가족묘 설명판 옆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오르니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나며 좌측으로 방금 전 개기재로 내려왔던 무명봉이 가깝게 다가온다.

개기재의 도로가 없었다면 저 능선을 타고 곧바로 건넜을 곳을 이렇게 돌고 돌아 어렵게 다시 정맥 마루금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제 선두에서 몇장의 사진을 남기며 걸어 본다.

주중에 관악과 삼성 및 호암산을 오르며 산행을 해서 그런지 갈수록 몸의 상태가 좋아진다.

아마도 황사로 인해 조망도 없고 또한 특별히 신경쓰며 담아야 할 풍경이 없어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멋진 푸른빛 마루금과 그 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 몇그루만이라도 사진으로 담으며 좋아하고 있으니 말이다.

 

 

잠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마루금이 온통 짙은 초록빛으로 덮혀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춰 서서 살펴보니 둥글래가 막 새싹을 피워 내 온 산하를 푸르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묘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등로 좌측으로 보성의 복내면쪽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이제 벌써 보성땅까지 내려온 것을 알려 주는 마을 전경으로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생각보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봄의 향기를 마음껏 누려 본다.

가끔 보이는 소나무들 그리고 그 아래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마루금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 오는 산들바람이 모두 만족한 시간이지만 역시 황사는 마음에 걸린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어쩐지 모르게 목이 컬컬한 것이 많은 먼지가 목에 걸리는 듯 한 느낌을 버릴 수 없는 시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 멋진 갈참나무가 등로 한 중앙에 버티고 서 있다.

아름다움에 사진으로 담고 진행하니 등로 옆에 깊은 굴이 만들어져 있고 살펴보니 오늘중 만들어진 굴처럼 보인다.

아마도 멧돼지들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나무 뿌리를 파먹은 굴인듯 싶은데 방금 전 만들어진 듯 그 식흔이 선명하다.

 

 

그저 바라만 봐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등로이다.

앞서 가는 종주대원의 뒷모습은 더욱 아름답게 다가오는 시간, 무엇을 위해 이렇게 그 먼 거리를 땀흘리며 걸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면서도 멋진 시간으로 남겨지는 순간이다.

계당산 오름길이 생각보다 급하지 않아 이렇게 여유를 부려 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갑자기 등로가 급하게 오르막 등로로 변하며 이마에 땀방울이 굵어 진다.

하지만 등로 자체는 아직도 아름답고 멋진 풍경으로 남아 있다.

계당산 전위봉이라 생각되는 첫 봉우리에 도착해 잠시 물 한모금 마시며 쉬고 있으니 곧바로 뒤따라 올라오던 종주대 몇명도 도착해 망중한을 즐겨 본다.

그렇게 여유를 가진 후 다시 계당산으로 오르는 등로에서 꽃이 지는 엘레지만 만났는데 몇송이의 엘레지는 이제사 그 아름다운 빛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엘레지를 담은 후 잠시 더 진행하니 금새 찰쭉 군락지에 도착하지만 아직 시간이 이른듯 꽃은 몇일 후에나 기대해야 할것 같다.  

그 철쭉 군락지 한가운데를 타고 오르는 종주대의 뒷모습도 아름다운 시간이다.

그 철쭉 군락지 군데 군데 서 있는 커다란 소나무 몇그루가 또 산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생각보다 넓게 펼쳐진 철쭉 군락지이지만 아직 철 이른 계절에 올라 와 그저 붉게 몽우리진 모습만 보는 것이 아쉬운 시간이다.

그 철쭉 군락지를 타고 오르며 헬기장 지나 계당산으로 오르는 종주대의 모습이 힘들지만 아름답게 보이는 시간이다.

한동안 머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에 내려 갈 보성의 제암산 구간을 살펴 보지만 황사로 인해 상상만으로 그 모습을 그려 본다.

 

 

이제 헬기장 정상이다.

계당산 정상과 지나온 개기재 그리고 보성군 복내면사무소 하산 갈림 이정표는 보이지만 예재로 하산 하는 표시는 없어 아쉬움이 남는 이정표이다.

이곳에서 제법 많은 야생화를 만나 그 이름들을 불러 본다.

 

 

오랫만에 만나는 엷은 분홍빛 제비꽃을 만난다.

주로 자주색 제비꽃이 일반적이지만 오늘 만난 제비꽃은 산중에서 자주 만나는 엷은 분홍빛을 띠고 있다.

이제 산행중에 만나는 야생화의 이름을 불러 주기 위해서라도 공부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조금 더 오르니 자주빛 붓꽃이 가족을 이뤄 곱게 피어 있다.

요즈음 산에 들어 가장 자주 만나는 야생화 중의 하나이다.

다년생 식물로서 다양한 빛의 꽃들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봄꽃이 아닐까 생각되는 꽃이다.

 

 

이제 주위 조망을 한 후 계당산 정상부로 오르니 그곳 소나무 몇그루가 서 있는 곳에 벤취 2개가 준비되어 있다.

철쭉이 만개한 시절 가족들과 올라 쉬어가라는 의미로 받아 들인다.

그곳 벤취를 지나니 저 멀리 계당산 정상이 보이고 그곳에 먼저 올라간 종주대들이 배낭을 벗어 놓고 쉬는 모습이 보인다.

 

 

드디어 오늘 산행 중 마지막 봉우리인 계당산 정상에 도착해 이 산객도 배낭 내려 놓고 물 한모금 마시며 쉬어 간다.

화순과 보성의 경계에 제법 높이를 자랑하며 서 있는 계당산이지만 이 주위에 유명한 산들이 많아 그런지 등로는 잘 정비되지 못한 듯 하다.

오늘은 특히 앞으로 올라야 할 호남정맥 제암산 구간의 조망을 생각해 봤는데 짙은 황사가 모든 것을 빼앗아 가 버렸다.

다만 이 계당산 자락에 위치한 쌍봉사는 전남 화순군 이양면 증리의 중조산 기슭에 자리잡은 절로 통일신라 48대 경문왕 8년(868년)에 신라 구산선문의 일문인 사자산문의 개조 철감선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는 유명한 사찰이 있다.

절의 앞과 뒤에 산봉우리 두 개가 있어서 쌍봉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다.

개기재에서 탈출한 종주대들이 잠시 이곳에 들려 여유있는 산책을 즐긴 듯 하다.

 

 

지나 온 마루금을 담아 본다.

북쪽으로 움푹 들어 간 개기재의 모습도 들어 오고 그 개기재를 지나 고도를 높이며 정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두봉산을 가운데에 두고 우측으로는 장재봉이 그리고 좌측으로는 촛대봉이 호위하고 있다.

갈색의 산하가 단 2주만에 저렇게 푸르른 빛을 띠며 새생명을 잉태하는 모습이 너무나 황홀하다.

 

 

카메라 앵글을 조금 더 좌측 즉 북서쪽으로 옮기니 오늘 이 산객이 걸어 온 마루금이 황사속에서도 멋지게 드러난다.

좌중앙 저멀리 노인봉과 성재봉이 우뚝 솟아있고 그 우측 마루금을 타고 평이하게 이어져 온 등로가 촛대봉에서 다시 하늘을 향해 솟아 올랐다

그곳을 지나 뾰족한 두봉산을 밀어 올리고 그곳부터 이곳 계당산으로 이어져 내려온 온순한 마루금이 한걸음에 달려 내려 온다.

 

 

함께한 서두팀 종주대들의 사진을 담아 드린 후 홀로 천천히 예재를 향해 출발해 본다.

조금 진행하여 앞에 거대한 봉우리인 569봉을 향해 진행하다 큰 소나무 한그루가 지키고 있는 안부를 지나자 등로 옆에 수줍게 피어 있는 노란 붓꽃 한송이를 발견하곤 잠시 대화를 나눠 본다.

늘 보라색 아니 자주빛 붓꽃만 만났었는데 이렇게 노란색 붓꽃을 보니 새로운 야생화처럼 다가 온다.

 

 

어렵게 569봉에 올라 잠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올라 주위 조망을 즐겼던 계당산 정상부가 둥그런 모습으로 서 있다.

그 넘어 희미하게 두봉산 자락도 눈에 들어 오고 있다.

겨울에서 봄으로 변해가는 산천의 초목들이 참으로 예쁜 시간이다.

 

 

569봉을 내려가니 다시 꿈결같은 등로가 열려 있고 그 등로를 타고 무심으로 걸어 본다.

조금씩 체력적인 부담이 있지만 이제 예재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참을만 하다.

구불 구불 이어진 등로를 타고 푸른빛 봄이 성큼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해 본다.

 

 

그렇게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진행하니 앞으로 나즈막한 봉우리가 다시 나타나고 그곳으로 오르니 앞에 철탑 세개가 서 있는 능선이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다.

처음에는 저 철탑 능선 전에 예재가 있다고 믿었기에 힘을 내 보지만 그것이 잘못 되였음을 아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 없었다.

저 능선은 호남정맥 마루금과 관계없이 등로 좌측에 서 있는 이름없는 산줄기였던 것이다.

 

 

그래도 땅바닥을 기면서 피어난 화려한 철쭉과 야생화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다 보니 참을만 하다.

한동안 정신없이 걷다보니 봄이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귓전에서 맴돈다.

낙엽진 등로 위에 푸릇푸릇 돋아나는 새싹들 그리고 그 위를 덮고 있는 낙엽진 황량한 활엽수 가지마다 연두빛 봄을 알리려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오는 시간이다.

 

 

계속 앞에 보이던 철탑 능선이 서서히 마루금 좌측으로 멀어지고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무명봉 몇개를 넘어 진행하니 고사목 한그루가 눈 앞에 떡 버티고 내리막 등로를 막고 있다.

그 앞으로 멋진 산줄기가 지나가지만 황사로 인해 보이지 않기에 고사목만 사진에 담은 후 내려가니 화사한 자연산 철쭉이 활짝 웃으며 힘내라 용기를 주는 듯 하다.

 

 

다시 너무나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막바지 힘을 내 본다.

이곳에서 서서히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목도 마르기에 잠시 쉬며 준비한 음료수를 마셔 본다

황사로 인해 괜시리 목도 아파오는 듯한 느낌으로 걸어 보는 시간이지만 생각보다 큰 어려움은 없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제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땅바닥에 피운 철쭉을 담아 본다.

너무나 선명한 색조에 마음까지 흔들어 놓고 있다.

그저 자연속에 피었다 그 자연으로 돌아가는 꽃이기에 그 아름다움이 더하는가 보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봉우리를 향한다.

조금씩 두 다리에 전해지는 무게감이 더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정상부 가까이에 올라 잠시 뒤돌아 보니 그토록 예재 지난 능선이라 믿었던 철탑 세개가 서 있던 산줄기가 그 짧은 맥을 다 하고 이 산객이 서 있는 곳으로 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에 담아 본다.

 

 

그 철탑 산줄기를 이제 우측에 두고 뒤돌아 보니 저 멀리 계당에서 부터 보이는 큰 봉우린도 세개를 더 넘어 이곳까지 온 것을 바라본다.

황사속에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호남의 마루금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동안의 고생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다.

좌측 저 멀리 계당산과 그 다음 첫번째 봉우리가 569봉이라 생각되지만 그 이후로는 지도에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으니 알 수 없는 무명봉이라 불러 본다.

 

 

그렇게 어려운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운 허기가 밀려 와 잠시 준비한 빵이라도 먹으려고 앉았지만 먹히지 않아 남아 있는 음료수와 식수로 목만 축여 본다.

그렇게 평이한 등로를 타고 잠시 더 진행하니 측백나무 군락지가 등로 우측에 펼쳐져 있다.

 

 

그 측백나무 즉 편백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이곳만 넘으면 예재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나타나는 벌목지 무명봉이 이 작은 산객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만들고 있다.

역시 어느 정맥 마루금도 쉽게 산객에게 그 끝자락을 허락하지 않고 있음을 새삼 깨닭게 하는 구간이다.

벌목된 등로를 타고 또 하나의 무명봉을 넘는다.

 

 

그 벌목된 구간을 지나며 오랫만에 만나는 용담이라 생각되는 야생화를 담아 본다.

하지만 이 산객의 짧은 식견으로는 용담은 가을 꽃인데 이 봄에 피어난 용담을 닮은 저 꽃은 무엇인지 궁금한 시간이다.

정말 용담인데 가을이 아닌 봄에도 그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인지...

 

 

그 벌목된 봉우리로 오르니 넓은 임도와 만나고 그 임도에는 우측 임도로 갈라지는 곳에도 좌측 능선으로 오르는 곳에도 많은 띠지들이 달려 있고 동네 아낙인듯 아주머니 한분이 나물을 채취하다 이 산객을 보고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잠시 능선으로 오르니 다시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여 방금 전 만났던 임도로 떨어지고 금새 다시 좌측 능선으로 등로가 연결되어 있다.

 

 

그 임도를 넘어 나즈막한 봉우리로 오르니 눈 앞 잡목 사이로 대한 봉우리 하나가 다시 버티고 서 있어 이제 모든 것 포기하고 저 봉우리 넘어 준비한 간식인 빵이나 먹고 가자 마음 먹으니 편안해 진다.

그렇게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고 차량통행이 금지된지 오래된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날머리 예재에 도착한다.

커다란 계당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고 그 옆에 예재터널이란 이정표도 보인다.

그 옛날 화순군 이양면과 보성군 노동면을 이어주던 이 고갯마루도 이제는 그 아래에 4차선 예재 터널이 뚫려 오늘 이곳을 찾은 산꾼들과 이곳 향수가 그리워 찾는 여행객들의 발걸음만 그 황량한 도로에 온기를 내려 놓고 있는 흔적없는 도로가 되어 간다.

 

이렇게 또 한 구간 어렵게 완주 후 다음 구간 산행 들머리를 확인하고 1톤 포터 트럭을 타고 예재터널 입구쪽 신기교차로로 내려 와 애마를 만나는 것으로 산행을 갈무리 한다.

화순의 이양으로 가 오리탕으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내려가는 도중 약간은 흙탕물이지만 흐르는 물에 알탕을 한 후 이슬이 몇잔에 다시 하루의 행복감에 젖어 드는 시간이다.

 

다음 구간은 제암산 철쭉이 유명해 그곳으로 간다는데 이 산객의 경험으로는 다음주가 절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두번이나 다녀온 제암산 철쭉 산행, 하지만 이렇게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오르는 기분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홀로 올라야 할 제암산 구간, 철쭉 피는 시기를 잘 조정해 멋진 철쭉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보면서 긴 후기를 마무리 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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