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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12구간 유둔재에서 어림고개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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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남도 담양군과 화순군 및 광주시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3월 26일 (토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과 아침엔 찬바람 불어대던 한겨울 날씨였으니 점심부터 따쓰한 봄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5도에서 영상 10도

산행인원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유둔재(897번 지방도로)-저삼봉(450봉)-49번 송전탑-백남정재-헬기장-북산(777.9봉)-신선대-꼬막재-신선대 억새 평전-

               신선대 입구-시무지기폭포 갈림 삼거리-이서영평 갈림 삼거리-규봉암-지공너덜-석불암-이서영평 갈림 삼거리-장불재-

               무등산 주상절리대-입석대 전망대-입석대-입석대 주변 이야기-승천암-서석대-서석대 전망대-누에봉 갈림 임도-군부대 입구

               삼거리(중봉 삼거리)-장불재-백마능선-KBS 송신소-너와 나의 목장 갈림 삼거리-암봉-926 암봉-암봉-능선 삼거리 이정표-

               무인 산불 감시탑-안양산(853봉)-안양산 휴양림-둔병재(흔들다리)-표고버섯재배단지-측백나무 군락지-6각 정자-편백나무

               군락지-602봉-622.8봉-해주최씨묘지-임도-73번 송전탑-송전탑-대나무 밭-어림고개(897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1.00 Km (입석대와 서석대 약 2.00 Km 포함) 

산행시간 꾸준한 속도로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해 09시간 40분 (05시 40분에서 15시 20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

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광주의 진산 무등산에 올라 아름다운 조망에 취한 시간들

 

 

갑자기 유럽 출장 일정이 잡혀 이번 무등산 구간은 또 다시 홀로 내려가 올라야 하는 부담이 생겼지만 내 마음대로 다녀오면 되기에 편안한 산행도 예상된다.

다만 어떻게 유둔재로 내려갔다 어림고개에서 복귀할 것인가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간, 선답자들의 후기를 꼼꼼히 챙기고 남녘의 꽃소식을 살펴보니 하룻밤 묵어 오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2일 동안 머무를 준비를 하고 새벽에 떠나는 시간이 되였다.

혹시나 하여 옆지기를 꼬득여 보지만 아이들 학교와 공부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홀로 떠나는 시간이다.

 

새벽 1시 넘어 집에서 출발하니 텅빈 고속도로를 타고 너무 일른 시간인 새벽 4시 50여분경 산행 날머리인 어림고개에 도착해 전날 전화로 약속한 담양남면택시인 010-2882-일육삼육번으로 전화를 하니 5시 30여분 쯤 도착한다는 약속에 다른 손님을 모시고 운행중이란다.

화순 택시에 전화를 하니 귀찮다는 말투로 터무니 없는 요금을 마음대로 정해 이용할려면 이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끊으라는 말투로 공차요금까지 요구한다.

그제서야 왜 선답자들이 화순 택시는 절대로 이용하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가 가면서 다시는 화순에 들릴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가능하면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만 글로 남기려 노력하지만 오늘처럼 한두사람으로 인해 다시는 들리고 싶지 않은 마을이 되어 가는 화순에 대한 미안함에 이렇게 글로 남겨 본다.

 

2년전 옆지기와 한겨울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 있던 무등산에 올라 예상하지도 못한 겨울비를 맞으며 무척 고생했던 무등산, 그때에는 저 정상석을 보지 못했는데 그 사이 새롭게 세워진 듯 하다.

어렵게 등산객에게 부탁해 유일한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저 정상에서 바라 본 일망무제의 조망은 한동안 가슴에 남아 잊혀지지 않을 풍경으로 남겨질 것이다.

 

화순택시와의 통화로 인해 하룻밤 화순에서 묵어 백아산에 올랐다 서울로 복귀하려던 계획도 그 택시 기사님과의 통화로 머물기 싫은 화순 마을이 되면서 이번 산행 및 여행 계획도 뒤죽박죽이 되고 말았다.

어림고개에서 애마를 돌려 다시 유둔재로 운행하며 남면 택시 기사님과 오후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지난 회 차 만났던 유둔재 이정표와 가사문학등산안내도 그리고 호남정맥 안내도를 담으며 또 한구간 산행을 위해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간이다.

 

넓은 임도를 타고 오르니 생각보다 바람이 차면서 한겨울 산행으로 복귀한 느낌이다.

두꺼운 자켓을 입고 빵모자까지 쓴 후 두꺼운 장갑까지 착용했지만 얼굴에 전해오는 느낌은 차가우면서도 상쾌한 그런 느낌이다.

잠시 임도를 타고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임도를 버리고 능선으로 접어 들어 두어번의 갈림길에서도 모두 좌측으로 꺽어 진행하니 봉우리 하나를 좌측 사면으로 우회하는 느낌으로 진행하다 갑자기 좌측으로 내리막 등로와 연결된다.

한동안 평이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다시 450봉인 저삼봉 오르막 등로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전망바위에 올라 잠시 뒤돌아 보니 희미한 여명속에 지난 구간 걸어 온 산줄기와 오늘 진행해온 마루금이 그대로 그곳에 투영되어 있다.

 

다시 전망바위에서 내려와 오르막 등로를 타고 잠시 더 오르니 삼각점이 박혀있는 450봉에 도착한다.

그곳에 어느 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저삼봉 (450미터)란 이정표가 나뭇가지에 달려있다.

어느곳에서도 저삼봉이란 이름과 그 유래를 찾지 못하여 아쉽지만 이 이정표가 확실한 고증에 의거한 봉우리 이름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잡목들로 주위 조망이 좋지 못하기에 그저 사진 한장 남기고 우측 내리막 등로를 타고 다시 정맥 마루금을 따라 본다.

 

450봉에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다 앞을 보니 잡목 사이로 저 멀리 올라야 할 무등산 정상이 가깝게 다가와 있고 그 정상에는 하얀 안개인지 구름이 덮혀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내려가니 금새 넓은 임도를 만나 우측으로 따라가니 49번 송전탑이 반겨준다.

그 49번 송전탑을 지나 계속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T자 갈림길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우측 등로를 타고 앞에 보이는 나즈막한 봉우리로 향한다.

그 오르막 등로에서 등로 좌측 저 멀리 하루를 열고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일출에 잠시 멈춰 사진에 담아 본다.

 

한동안 그 무명봉 오르막 등로에서 넋을 잃고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한 후 살펴보니 태양이 멈춘듯 떠받들고 있는 철탑은 방금 전 지나온 49번 송전탑으로 생각되며 그 넘어 보이는 봉우리는 저삼봉인 450봉인듯 보인다.

오랫만에 다시 만난 멋진 일출에 오늘 하루의 산행도 좋은 출발로 시작하는 시간, 화순의 택시 기사와의 불미스러웠던 시간은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순간이다.

 

다시 잡목 사이를 뚫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철탑 중앙에 서 있는 태양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어 오른 후 뒤돌아 보니 이제 완전한 원형의 태양이 서서히 그 밝음을 비추며 온 세상을 밝게 만들고 있다.

봉우리 위로 떠 오르는 일출이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시간으로 남겨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아름다운 일출을 감상한 후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바위를 지나 낙엽깔린 무명봉 정상을 넘는다.

그 나즈막한 무명봉 정상을 넘어 우측으로 완만하게 꺽이는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등로 좌측으로 너무나 잘 생긴 황장목들이 도열해 있는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산죽밭을 통과한다.

다시 나타나는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앞을 바라보니 잡목 사이로 올라야 할 북산 전위봉과 북산이 저 멀리 다가와 있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뚝 떨어지는 내리막 등로를 따라 걸어 본다.

제법 많이 깔린 낙엽이 어젯밤 내린 약간의 눈과 서릿발로 인해 제법 미끄러운 등로를 만들고 있지만 어려운 산행 조건은 아니다.

그렇게 한동안 내려갔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백남정재 안부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담양군 남면 경상리와 북면 무동리를 이어주는 고갯마루로서 옛날 도둑이 많던 시절엔 이곳을 넘기 위해 장정 100명을 모아 넘었다는 전설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고갯마루이다.

 

이제 오늘 산행의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첫번째 된비알 오름길에 접어 든다.

2 Km 거리를 400미터 이상 나는 고도차를 극복해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이 앞을 턱 가로막고 있다.

낙엽과 바위너덜지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치고 오르는데 하늘기둥님의 글이 힘을 북돋아 주고 그렇게 힘들게 능선으로 오르니 가지 많은 멋진 소나무 몇그루를 지나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꺽어 진행된다.

북산 전위봉 바로 직전에서 우측으로 꺽어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등로 좌측으로 무등산 정상이 보이고 곧이어 억새밭을 지나 헬기장이 보이고 그 위로 북산이 올려다 보인다.

 

갈색의 말라있는 억새밭을 지나 헬기장에 도착해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무등산 정상을 올려다 보니 북봉의 인공구조물이 보이지만 그 좌측으로 무등산 천왕봉에는 아직도 구름이 덮혀 그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올라가지 못하는 출입금지 구역이다 보니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등로 우측으로는 억새밭 지나 담양군 남면쪽 산그리메가 끝없이 펼쳐져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다시 억새밭과 헬기장을 지나 능선으로 오르며 등줄기에 땀방울을 흘리니 북산 직전의 바위전망대에 도착해 잠시 아름다운 조망들을 감상해 본다.

북동쪽 저 멀리 화순과 영암의 백아산 줄기가 언제 만날 수 있느냐며 자꾸만 질문을 하는 듯 다가 온다.

택시 기사들과의 불편한 통화만 아니였어도 내일쯤 저곳에 올라 이곳을 바라보며 오늘을 추억 할 수 있었을 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다.

그래도 이렇게 희미한 영상으로나마 조망을 즐길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그곳 바위전망대에서 한동안 지나온 마루금을 조망한 후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무너진 산성터가 나타나고 그 뒤 저 멀리 북산의 무인산불감시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옛날에 만들어진 산성터로 보이는데 그 어느곳에서도 자료를 찾지 못해 설명할 수 없음이 아쉬운 시간이다.

 

무너진 돌담들만 어지럽게 널려있는 산성터를 지나자 북산 정상이다.

무인산불감시탑이 광주시내쪽으로 서 있고 삼각점이 박혀 있으며 북쪽으로는 작고 아담한 돌탑 하나가 앙증맞게 서 있다.

잠시 정상에서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무등산장 능선 지나 광주시 일원을 내려다 본다.

늘 이곳에 내려와 무등산만 오르면 날씨가 흐려 제대로 보지 못한 광주시내를 오늘에서야 제대로 내려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남서쪽으로는 신선대와 꼬막재 지나 북봉과 지왕봉 그리고 천왕봉 넘어 인왕봉까지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지도상에는 777.9봉이라 적혀 있는 북산 정상에는 782봉이란 이정표가 붙어 있어 고도의 개념일치가 필요한듯 보였다.

아름다운 저 무등산 정상에는 통신대와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오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는 순간이다.

그 정상만이라도 열려 마음 놓고 그 정상석에 입맞춤 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을듯 하다.

 

한동안 북산 정상에서 주위 조망을 즐긴 후 이제 다시 무등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잠시 억새밭을 지나 내려가니 주상절리를 이룬 바위군이 나타나고 다가가 보니 신선대이다.

사진 몇장 남기고 그 신선대로 올라보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늘 봐왔던 묘지 한기가 그 신선대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묘지 넘어 저 멀리로는 신선억새평전 지나 무등산의 정상이 한눈에 들어 온다.

신선들이 놀았다는 신선대 정상에 묘지를 쓴 후손들은 모두 잘 되였는지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이제 신선대를 뒤로 하고 가파른 내리막 암봉을 타고 산죽밭을 통과하니 잠시 부드러운 능선이 나타나고 그곳에는 지난 밤 내린 하얀 눈이 바닥에 깔려있다.

그 능선을 타고 내려가니 신선억새평전이 시작되는 지점에 도착해 잠시 쉬어 간다.

실제 꼬막재는 등로 우측 저 아래에 있지만 이곳 역시 꼬막재라 불리는 곳인가 보다.

 

부드러운 억새평전을 타고 진행하니 따사로운 햇살이 온대지에 비추며 봄을 재촉하지만 능선을 타고 불어 오는 바람은 아직도 귓전을 때리며 멀어져 가는 겨울의 한자락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듯 보였다.

그렇게 부드러운 억새밭을 타고 꼬막재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다 뒤돌아 보니 북산 정상에서 신선대를 지나 억새평전으로 이어진 지나온 마루금이 멋지게 누워있다.

 

이곳 신선대억새평전 바위 앞 바람이 잦아드는 곳에 앉아 준비한 막걸리 한잔에 김밥 한줄로 늦은 아침을 해결한다.

따사로운 햇살에 젖은 자켓도 말리고 쉬어 가니 마음도 몸도 조금은 편안해진 느낌이다.

다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신 후 배낭 둘러메고 억새평전을 타고 오르니 북봉 오름길에 신선대 억새 평전이란 이정표가 서 있고 우측 등로에 고무판이 깔린 규봉암 가는 화살표가 보인다.

아쉽게도 이곳에서 무등산 정상으로 향하지 못하고 규봉암을 거쳐 장불재로 내려갔다 입석대와 서석대로 다시 올라야 하는 것이다.

 

신선대 억새 평전이란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좌측 고무판이 깔린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곧 비포장 임도같은 넓은 등로와 연결되고 그 마루금을 타고 한동안 진행한다.

지나온 북산과 전위봉을 바라보며 한동안 넓은 임도같은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신선대입구 이정표가 서 있고 장불재까지 4.0 Km 남았다는 거리 표시가 보인다.

약간의 눈과 얼음이 남아 있는 바위 너덜길을 타고 진행하니 시무지기폭포 갈림 삼거리 직전 이정표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 산죽밭을 통과하니 저 멀리 등로 좌측으로 북산과 그 전위봉이 멀어져 가고 있다.

 

조금은 더 미끄러운 얼음 등로를 타고 바위너덜과 산죽밭을 교대로 지나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광양 백운산을 찾아 보지만 개스로 인해 백운산은 찾질 못하고 차일봉과 국사봉 그리고 한동산 줄기만 이름을 불러 본다.

그 좌측 저 멀리 화순과 영암쪽 백아산을 찾아보니 그곳 역시 희미한 영상으로만 머릿속에 들어 올 뿐이다.

바로 발 밑에는 인계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바위너덜 등로에서 많은 사진을 남기며 백아산 줄기며 화순 및 영암쪽 산군들을 조망하다 보니 다시 바위너덜길이 나타나고 곧이어 규봉암 갈림 삼거리에 이정표가 서 있다.

꼬막재에서 3.4 Km 진행해 왔으며 장불재까지 1.9 Km 남았다는 이정표에 좌측으로 이서평영까지 1.6 Km 남았다는 거리 표시가 보인다.

이곳에서 우측 주상절리 위에 세워진 규봉암을 들려 가기로 하고 돌 계단을 타고 규봉암으로 오른다.

무등산 규봉암이란 일주문이 서 있는데 올라가 살펴보니 특이하게도 그 일주문 위에 범종이 달려 있다.

 

규봉암 경내로 들어가니 따뜻한 햇살을 받아 앞마당은 온통 진흙 투성이로 변해 있다.

조심하며 경내 및 주위 암벽들을 살펴보니 이곳 역시 입석대나 서석대 못지 않게 입이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주상절리로 가득차 있고 그 바위 중앙에 규봉암이 앉아 있는 형국이다.

 

규봉암은 그 암자의 규모보다는 그 암자 주변에 서 있는 주상절리들로 인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사찰로 보였다.

특히 거대한 돌기둥인 광석대는 서석대 및 입석대와 함께 무등산의 3대 석경으로 일컫고 있다 하니 그 웅장하고 아름다움이 어떠한지 짐작하고도 남을듯 하다.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되였다는 설과 순응대사에 의해 중건되였다는 설 등 많은 전설이 내려오지만 정확한 창건연대는 남아있지 않은 규봉암이지만 어찌되였던 1000년이 넘는 오랜 세월 전소와 중건을 거듭하며 남아 있는 고찰임은 분명한듯 보였다.

 

규봉암을 모두 둘러보고 나오는 순간에도 그 아름다움에 취해 다시 뒤돌아 보길 몇번 그렇게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잠시 암릉을 넘어가자 눈 앞에 거대한 너덜등로가 보이고 곧이어 등로 우측에 돌담으로 쌓은듯한 석실 하나와 만난다.

보조국사가 불공을 드렸다는 석실을 둘러 보고 바위너덜 등로로 이동하니 지공너덜이란 안내판이 반겨준다.

장불재에서 규봉까지 널린 바위너덜지대를 이르는 말로 인도의 승려 지공대사에게 설법을 듣던 라옹선사가 이곳에 수도하면서 명명한 것으로 지공대사가 여기에 석실을 만들고 좌선 수도하면서 그 법력으로 억만개의 돌을 깔았다고 전해 온다는 안내판이다.

 

잠시 커다란 바위너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장불재 송신탑에서 안양산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백마능선이 아주 가깝게 다가 온다.

입석대와 서석대를 돌아 보고 내려 와 걸어 진행해야 할 마루금이기에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아직 하얀 잔설이 능선 곳곳에 남아 있어 봄이 멀은 듯 보이지만 얼마 못가 금새 저 황량한 나뭇가지에도 새순이 돋고 푸르름으로 변할 시간이 다가올 것이다.

 

그렇게 백마능선과 안양산 그리고 오늘 아침에 넘었던 호남정맥 마루금을 조망하며 바위너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곧 석불암에 도착해 그 앞에 흐르는 약수물 한사발을 떠 시원하게 마셔 본다.

석불암 출입문은 아직도 공사중인지 파란 천막으로 가려져 있지만 통행은 막지 않기에 잠시 들려 본다.

하지만 보고 싶었던 불상은 보지 못하고 금새 석불암을 나와 장불재로 향한다.

 

이제 등로가 녹으며 많이 질척이고 있다.

진흙이 등산화에 달라 붙으며 산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몇명의 등산객들을 만나 인사 나누고 계속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곳곳에 산죽밭이 산재해 있다.

그렇게 전진하니 저 멀리 장불재 인공 송수신탑이 보이고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

 

드디어 장불재에 도착해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2년전 옆지기와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해 본다.

북쪽 저 멀리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우회하며 지나친 입석대와 서석대가 너무나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다.

이토록 멋진 풍경이 있는 이곳을 옆지기와 한겨울에 내려왔다 하루종일 비만 맞고 올라갔던 아쉬운 추억이 있기에 더욱 천천히 주위를 둘러 본다.

 

공원 관리 건물과 화장실을 지나 넓은 임도로 나가니 그곳에 다시 장불재란 이정표가 서 있고 그 아래 광주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1000미터가 넘는 산이 100만이 넘는 인구를 가진 도시를 두고 존재한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 유래가 없기에 큰 자랑으로 여기는 곳, 그렇기에 광주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 받고 있는 진산이 바로 이곳인 것이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시간 여를 투자해 입석대와 서석대를 둘러보고 내려오기로 한다.

산행 후 구례에 들려 노란 산수유 꽃 구경을 하고 싶었지만 택시기사와의 통화로 인해 오늘 서울로 복귀하자 마음 먹으니 급할 것이 없는 시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입석대 오름길에 잠시 뒤돌아 내려보니 등로를 따라 올라오는 등산객들 뒤로 장불재가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통신탑도 보인다.

 

주목 군락지와 억새밭 사이로 난 등로를 타고 완만하게 오르니 금새 입석대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 올라 몇장의 사진을 담아 본다.

연세 드신 어른분들이 그 전망대에 앉아 김밥을 먹으며 같이 식사를 즐기자 하시지만 충분한 양도 아니기에 그냥 내려간다.

너무나 아름다운 주상절리, 몇번을 만나지만 만날때마다 자연의 신비함과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자연 유산이다.

 

입석대 전망대에서 많은 사진을 담고 계단을 내려 와 다시 입석대로 향한다.

잠시 돌 계단을 타고 오르니 앙증맞은 입석대 이정석이 보이고 사진에 담아 본다.

무등산 주상절리대 중 2005년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된 입석대는 기둥모양 혹은 병풍모양을 하고 있어 그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특히 입석대는 단면이 5각이나 6각 혹은 8각형의 절리를 이루는 둘레 6~7미터에 높이 10여미터의 독립된 돌기둥 수십 개가 수직으로 하늘을 향해 솟아 있어 보는 이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입석대의 돌기둥 하나의 크기는 한국의 주상절리 중 제일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돌기둥이 압권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흘러 나와 바닷물과 만나면 생긴다는 바위 기둥이 잘려진듯 잘려지지 않았고 쓰러질듯 꼿꼿히 서 있는 모양이 감탄을 절로 나게 만든다.

한동안 그 웅장하고 신비스런 모습에 반해 바라보며 몇장의 사진에 담은 후 입석대를 출발한다.

 

한동안 입석대를 구경한 후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우측 저 멀리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백마능선과 안양산 줄기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그렇게 오르니 입석대 주변 이야기란 안내판이 나타나고 거대한 주상절리가 다시 그곳에 서 있다.

2년전 비바람이 강하게 불던 한겨울, 어렵게 사진 한장 남겼던 추억에 잦어 보는 시간이다.

 

그 주상절리 위로 올라가 지나 온 등로를 내려다 보니 장불재와 통신탑은 능선 우측으로 숨어 있고 주상절리 저 앞으로 926봉과 안양산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앞으로 서석대를 거쳐 장불재로 내려가 올라가야 할 백마능선이기에 한동안 내려다 본다.

주상절리와 어울려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제 입석대를 지나 천천히 오르니 제법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서석대 정상과 그 등로 주위로 시원스런 조망이 일품이다.

천천히 안전 철봉과 로프가 달린 등로를 타고 오르니 승천암이 나타나고 승천암의 전설이란 안내판이 서 있다.

산양과 스님 그리고 이무기에 얽힌 전설이 남아 있는 바위이다.

 

다시 작은 바위 등로를 타고 정상으로 오르니 그곳에 지난 2년전에는 보지 못한 서석대 정상석이 서 있다.

그 서석대 정상석 넘어에는 인왕봉 지나 무등산 천왕봉지나 북봉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지만 그곳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언제나 저 정상에 올라 이곳을 바라 볼 수 있을 것인지 기대해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서석대 주위에서 잠시 발걸음 멈춰 주위 조망을 담아 본다.

하지만 너무나 강렬한 겨울 찬바람이 귓전을 때리고 손끝이 얼어 오며 셔터 작동하는 손길이 바쁘다.

북쪽 가까이에 손에 잡힐듯 다가와 있는 무등산 천왕봉을 오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몇장의 사진에 담아 보는 시간이다.

 

서석대 정상석 뒤로 돌아 들어가니 거기에 바위 전망대가 있고 그곳에서 중봉으로 이어진 산줄기와 광주시가지를 내려다 본다.

2년전 저곳을 통해 서석대와 입석대로 오르며 찬 겨울비로 훔뻑 젖었던 추억이 떠오르는 시간, 옆지기와 같이 올랐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드는 시간이다.

보고 또 내려다 보며 많은 사진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 본다.

 

광주 시내를 좌측에 두고 정북방향을 바라보니 그곳에 광주호가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 지난 구간 내려왔던 최고봉으로 이어진 호남정맥 마루금도 약간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나즈막한 들판에 파란 호숫물 그리고 걸어 온 마루금이 환상의 조망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추위도 잊고 한동안 그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을 노래하며 보내는 시간이다.

 

제법 손끝이 아려오기에 다시 서석대 정상석의 뒷편을 담으니 광주의 기산 이곳에서 발원되다란 글귀가 보이고 지리산에서 본듯한 글귀에 웃어 본다.

눈이 살짝 내려 쌓여 있는 등로를 타고 서석대 방향으로 내려가니 무등산 옛길 정상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옛날 선조들이 넘으며 걸었던 등로를 복원해 산행 코스로 개발한 등로이다.

 

많이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무등산 천왕봉이 다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조금 더 내려가니 서석대 전망대에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어 사진 담기에 여념이 없다.

그 서석대 전망대 앞에 자리한 또 다른 주상절리를 광주 시내와 함께 담아 본다.

또 다른 그림이 환상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서석대 전망대에 올라 잠시 넋을 잃고 서석대를 감상해 본다.

워낙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기에 사진 한장 남기기도 힘이 든다.

한동안 기다렸다 조금은 한가해진 틈을 타 재빨리 서석대를 카메라에 담아 보지만 한계를 절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그 서석대 앞에 있는 주상절리에 올라 조금 더 넓게 서석대를 담아보려 노력하지만 크게 도움을 받지는 못한다.

수정병풍처럼 둘러쳐진 서석대는 상서로운 빛을 머금고 광주의 상징으로 우뚝 서 있다.

이는 한반도 육지에서는 가장 큰 주상절리대로서 자연유산으로 보존 가치가 높아 입석대와 함께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서석대 앞에 서 있는 주상절리대에 올라 중봉쪽을 내려다 보니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민둥의 중봉이 가깝게 자리하고 억새밭이 펼쳐져 있으며 745.2봉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 위에 인공 통신탑이 광주시내와 어울려 또 다른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이 아름다운 능선을 타고 오르며 비와 안개로 전혀 조망을 느끼지 못했던 2년전의 아품을 모두 날려 보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서석대에서 미끄러운 얼음과 눈으로 덮힌 돌 계단을 타고 관리사무소쪽 임도로 내려간다.

내려가며 바라 본 중봉 마루금이 또 환상이다.

마음 같아서는 저곳까지 들렸다 진행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기에 저곳은 겨울을 위해 남겨 두기로 한다.

 

이제 넓은 임도를 타고 중봉 삼거리를 거쳐 장불재로 진행한다.

장불재로 복귀하며 바라 본 인공 통신탑이 밉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저 통신탑 앞으로 진행해 통신탑을 우측에 두고 좌측 능선으로 오르며 안양산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드디어 장불재로 복귀한다.

쉬며 사진 찍고 그렇게 한시간 넘게 입석대와 승천암 그리고 서석대 정상을 돌아 서석대를 만나고 중봉 갈림길을 거쳐 돌아 온 시간이다.

이제 정맥 마루금을 벗어나 많은 사진을 남기고 여유있게 즐겼으니 또 정맥 마루금으로 복귀해 등줄기에 땀방울을 흘려야 할 시간이다.

저 통신탑 좌측으로 나 있는 마루금을 타고 백마능선으로 향한다.

 

백마능선으로 접어들며 등로 좌측으로 시원하게 조망되는 무등산의 모습을 계속 담아 본다.

같은 모습인듯 하면서도 조금씩 변해가는 풍경들, 특히나 입석대는 더욱 뚜렷하게 올려다 보이지만 서석대는 능선에 가려 그 자취를 서서히 감추는 풍경들이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이동하며 산그림자를 만들어 그것이 또한 사진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등로 우측으로 너와나의 목장 갈림 이정표가 서 있다.

 

부드러운 억새 능선을 타고 첫번째 암봉을 향해 걸어 올라간다.

급하지 않은 부드러운 등로에 좌측으로 계속 따라오는 무등산이 있기에 전혀 지루하지 않은 산행이다.

파란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 구름이 또한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바람과 구름 그리고 아름다운 무등산의 풍경이 삼위일체가 되어 오늘 하루를 알차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며 첫번째 암봉에 도착하니 등로 우측으로 낭떨어지가 나타나고 그 아래 수만리 마을과 꼬불꼬불 이어진 지방도로가 환상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 도로 건너 수래바위산과 지장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지맥으로 분류될만한 산줄기인데 이름이 없는 것이 의아한 느낌이 들 정도로 멋진 능선이다.

 

이제 제법 백마의 갈기를 닮은 백마능선의 백미 구간이 다가온다.

부드러운 억새 능선을 지나 저 멀리 암봉으로 뾰족한 926봉이 진정 백마의 갈기를 닮은 느낌이다.

우측 바로 앞 암봉 저 멀리에는 부드러운 안양산도 조망된다.

몇번 무등산에 내려왔으면서도 이곳 백마능선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무등산 못지 않게 환상적인 마루금이다.

 

백마능선을 걸어 926봉 암봉 가까이에 올라 뒤돌아 보니 장불재에서 이어져 내려온 산줄기가 시원하고 지금까지 지났던 작은 암봉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몇명의 등산객들이 이 산객과는 반대 방향에서 올라 와 인사 나누고 진행하니 지루한 능선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즐기는 시간이다.

겨울 하얀 눈이 내릴 때 지나면 더욱 환상일 것 같다는 느낌으로 걸어 본다.

 

926봉 근처에 도착해 잠시 쉬어 가며 주위 풍경을 담아 본다.

등로 좌측으로는 무등산 정상으로 오르지 못하고 규봉암과 석불암으로 우회해 진행했던 등로가 확연히 드러나 있고 그 위로는 입석대가 시원하다.

입석대 우측으로는 올라 갈 수 없는 무등산 정상부가 뻥뚫려 있다.

앞으로는 거대 암봉인 926봉과 저 멀리 부드러운 안양산이 박무속에 그 존재감을 알린다.

 

암봉으로 이뤄진 926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며 조심스레 통과하며 주위 풍경을 바라보니 여전히 황홀한 조망이다.

등로 좌측으로 규봉암과 석불암이 시원하고 그 위로 무등산 천왕봉이 가까웠다 멀어지고 있다.

등로 우측 수만리쪽으로는 이제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제 마지막 암봉을 앞에 두고 안양산으로 쭉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을 살펴 보니 저 앞쪽 안부 지나 무인산불 감시탑이 눈에 들어 온다.

그 뒤로 계속 완만하게 이어진 안양산 능선에는 진달래 군락지도 보이는 듯 하다.

진달래가 만개하는 계절에 오르면 천상천하 아름다운 화원이 될 듯 그런 기분이다.

 

마지막 암봉을 지나며 지나온 백마능선을 다시 담아 본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백마능선, 부드러우면서도 중간에 거대한 암봉으로 된 주상절리대가 산행의 묘미를 더해 주는 마루금이다.

이렇게 또 하나의 몰랐던 산줄기를 배우며 몸소 체험해 보는 시간이 있기에 늘 이곳에 그리움을 남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급하지 않은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금새 능선삼거리 이정표를 만나고 우측으로 수만리2구 하산 갈림길이다.

다시 마지막 암봉을 지나 부드러운 능선을 내려가니 커다란 바위 하나가 서 있고 그 뒤로 이어진 안양산 능선이 참으로 곱게 다가온다.

근처에는 무인살불감시탑이 거대하게 서 있고 살펴보니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새것으로 느껴진다.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 구름이 환상의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 그림자가 지워지기 전에 지나온 마루금과 무등산 천왕봉 정상을 담아 본다.

지금은 갈색의 황량함이 지배하는 마루금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연초록의 생명력이 살아 꿈틀대는 자연이 될 것이다.

 

진흙탕 등로를 타고 어렵게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에 진달래 군락지가 나타나고 꽃이 피면 천상의 화원이 될듯 싶다.

조금은 따분하게 오르니 드디어 넓은 헬기장 한곳에 작은 정상석이 서 있는 안양산 정상에 도착해 잠시 배낭 내려 놓고 일망무제로 펼쳐진 조망을 즐겨 본다.

안양산 저 멀리 무등산 천왕봉이 우뚝하다.

 

안양산 남쪽으로는 둔병재 지나 올라야 할 602봉과 622.8봉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그 좌측으로는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별산 또는 오봉 능선이 시원하고 그 좌측 저 멀리 화순의 백아산도 시원하다.

그 주위를 타고 호남정맥 마루금이 넘실대는 모습은 오래동안 잊혀짖 않을 풍경으로 남는다.

 

등로 우측 남서쪽으로는 만연산과 큰재 사이로 화순읍내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약간의 박무가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마을로 남아 있다.

하지만 택시 기사로 인해 또 다시 그리움으로 남았던 화순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고 언제 다시 들릴지 모를 잊혀지는 고장으로 변화되는 화순이다.

 

진달래 군락지 저 멀리 무등산 천왕봉 쪽을 바라 본다.

우측으로 북산 전위봉이 보이고 뾰족한 북산도 보인다.

가까이에는 규봉암 주상절리대와 석불암이 보이고 그 위쪽으로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도 보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고 환상의 풍경이지만 박무로 인해 순천과 광양쪽 산줄기가 희미한 것이 하나의 흠으로 남는다.

 

안양산 동쪽으로는 동북호가 보이고 그 뒤로 백아산과 앞으로 올라야 할 호남정맥 마루금이 시원하다.

돌고 돌아 저곳에 도착하면 멀고도 힘들었던 호남정맥 마루금 잇기 산행도 그 끝자락이 보일 것이다.

아마도 올 한해가 지나기전 그곳에 서서 이곳을 바라보며 오늘을 회상 할 수 있는 시간을 기대해 본다.

 

안양산 아래 억새밭에서 바람이 잠든 따스한 곳에 자리를 펴고 남아 있는 막걸리 한잔과 김밥 한줄로 허기를 달래 본다.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별산 즐 오산 줄기가 시원하다.

한동안 먹으며 쉬고 있는데 동네 주민이 올라 와 잠시 인사 나누고 이야기 나눈 후 다시 배낭 둘러메고 마지막 등로를 향해 내려가 본다.

 

안양산에서 내려가니 처음에는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금새 가파른 내리막 등로와 연결된다.

안양산자연휴양림에서 만들어 놓은 안전로프를 타고 한동안 가파른 등로를 조심하며 내려간다.

한동안 내려가니 안양산자연휴양림 방향인 좌측으로 안전로프가 이어져 있고 우측으로는 원정맥 등로가 열려 있지만 어짜피 같은 등로이기에 안양산자연휴양림쪽으로 내려 간다.

 

그렇게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내려간다.

작은 돌들이 구르고 흙이 무너지며 아주 어려운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드디어 저 아래 임도가 나타난다.

그 임도 앞에 안양산휴양림이란 이정표가 서 있다.

임도를 만나 우측으로 꺽어 그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커다란 파란 물통 앞에서 좌측 능선으로 등로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가파른 등로를 타고 능선을 내려가니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야외 바베큐 파티를 열었던 듯 숯불 폈던 자리들이 눈에 들어 온다.

그 공터를 지나 진행하니 출렁다리가 보이고 마침 오늘은 막아 놓지 않았다.

그 출렁다리를 타고 둔병재를 건너간다.

 

2차선 포장도로인 둔병재, 화순과 이서면을 이어주는 둔병재 저 멀리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별산이 뚜렷하다.

도로가 나지 않았다면 이어진 산능선을 타고 넘었을 둔병재이지만 도로가 생겨 능선이 잘라진 후 그 도로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하는 부담이 생긴 곳이다.

하지만 이 출렁다리로 인해 다시 산능선을 타고 넘듯 그렇게 넘을 수 있어 다행이란 느낌이다.

 

출렁다리를 건너니 바로 눈 앞에 표고버섯 재배 단지가 나타나고 그 버섯재배 단지를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우회해 진행하니 넓은 비포장 임도와 만난다.

임도를 따르는가 싶더니 다시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며 측백나무 군락지를 통해 가파른 등로로 오르도록 되어 있다.

잠시 더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안양산 휴양림쪽으로 나 있는 넓은 임도를 만나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진행한다.

 

편백나무 산책로 이정표도 지나고 그렇게 편백나무 군락지를 타고 임도를 오르니 금새 정맥 등로는 좌측으로 휘어지는 임도를 버리고 직진의 우측 능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등로 우측에 녹색 철조망이 쳐져 있고 그 철조망을 따라 오르니 나무 계단도 나타난다.

그렇게 잠시 더 오르니 빨간 지붕을 한 육각정이 나타나고 그곳을 배경으로 저 멀리 안양산도 함께 담아 본다.

 

이제 다시 지루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산죽밭이 간간히 나타나는 마루금을 걸어 올라 본다.

한동안 이마와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힐쯤 등로 우측으로 바위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극동리쪽 좁은 들판과 저 멀리 서정저수지를 담아 본다.

그저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 산객의 어린시절을 자극하며 그때로 뒤돌려 본다.

 

그 서정저수지 우측으로는 또 하나의 멋진 산줄기가 흐르며 큰재와 오성산을 빗어 놓고 있다.

그럴싸한 산줄기 이름이라도 있을 법 한데 아무 표식도 없는 것을 보니 그저 그런 마을 앞산과 뒷산인 모양이다.

그래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하이다.

 

그렇게 힘들게 오르니 정상으로 오를수록 산죽밭과 암봉이 교대로 나타난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602봉 암봉에 도착해 긴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이제 오늘 하루의 산행도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직감하는 시간이다.

 

다시 산죽밭과 암봉을 교대로 지나며 천천히 전진하다 뒤돌아 보니 그곳에 지나 온 안양산에서 백마능선 그리고 무등산 천왕봉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그 산줄기를 타고 걸어 내려왔다는 사실이 밎기지 않을만큼 아름답고 멋진 마루금이다.

눈이 내린 날 다시 이곳에 올라 저 산줄기를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지는 순간이다.

 

다시 산죽밭을 타고 전진하니 어느새 산죽과 바위들은 사라지고 그저 푹신한 활엽수들이 깊숙히 쌓여 있는 낙엽 등로를 걸어 본다.

정맥 마루금을 걷는 산행이 아닌 낙엽 산행을 하듯 그런 심정으로 걸어 가는 시간이다.

그렇게 즐기며 진행하니 낙엽이 가득 쌓여 있는 622.8봉에 도착해 삼각점을 담아 본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해 잠시 쉬며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마지막 목마름을 달래 본다.

 

그곳 622.8봉에서 쉬면서 바라보니 다음 구간 올라야 할 오산 즉 별산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그 앞에 잘려진 산판도로도 보이고 그 주위에 널려있는 송전탑도 보인다.

어림고개로 내려갔다 저곳을 통해 또 한구간 산행이 시작될 것이다.

모두 함께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지만 그런 기회가 될련지...

 

커피 한잔 마신 후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돌로 주위를 쌓은 폐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을 통해 전진하니 바위지대를 넘어 혜주최씨 가족묘지를 지난다.

그 묘지를 지나 오르니 다시 비포장 임도인 산판도로가 나타나고 그 도로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이어진 임도를 타고 마지막 힘을 내 본다.

크게 갈리는 등로가 없기에 길 잃을 염려 없이 편안하게 진행한다.

 

넓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73번 송전탑을 지나고 등로는 다시 반원형을 그리며 남동에서 북동쪽으로 크게 휘어져 진행된다.

방금전 내려온 622.8봉과 저 멀리 무등산이 보이고 앞으로 다음 구간 올라야 할 오산 산줄기도 보인다.

다시 산죽밭을 지나 진행하다 좌측을 살펴보니 안심재가 보이고 곧이어 어림고개로 이어지는 897번 지방도로와 저 멀리 별산 마루금이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등로 우측으로 어림마을의 파란 지붕을 한 민가들이 보이고 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또 다른 송전탑 하나가 등로 좌측 저 멀리 보인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대나무 밭이 나타나고 그 대나무 밭을 지나 내려가니 저 멀리 어림고개가 있는 897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등로 좌측 저 멀리에는 무등산에서 안양산을 거쳐 622.8봉까지 이어진 시원한 마루금이 보인다.

 

잘려진 대나무가 어지럽게 등로를 막고 있어 어렵게 그 대나무 밭을 통과해 내려가니 소나무를 식재한 장소가 나타나고 만지맥이란 빗돌이 서 있다.

그 만지맥을 지나자 어림마을로 통하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그 시멘트 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진행하니 저 멀리 897번 지방도로가 보인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어림고개로 전진하며 등로 좌측을 바라보니 그곳에 무등산 천왕봉과 안양산 그리고 좌측 가까이에 622.8봉이 줄지어 서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등로를 타고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 구간을 넘었다.

이제 언제나 이곳 무등산에 다시 내려올 수 있을 것인지...

 

드디어 897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어림고개에 무탈하게 도착해 콜한 택시를 기다리며 어림 버스 정류장에서 배낭을 정리하고 옷가지를 챙겨 본다.

배낭을 정리한 후 물 한모금 마시고 있으니 담양남면 택시가 도착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새 유둔재에 도착해 애마를 회수한다.

 

시간을 보니 채 4시도 안된 시간, 구례를 들려 산수화 꽃을 담고 올라가려던 계획도 변경해 하시 바삐 서울 집으로 복귀를 서두른다.

생각보다 막히지 않는 도로를 타고 집으로 복귀해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길고도 힘들었던 호남정맥 제12구간인 무등산 구간의 산행을 무사히 잘 마무리한다.

 

다음 구간에는 다 함께 걸어 오를 수 있기를 기다리며 후기를 마무리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