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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전라도 산

남덕유산 심설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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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북도 장수와 무주 그리고 경상남도 함양과 거창의 백두대간

            남덕유산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1월 22일과 23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오전중엔 무척 추웠지만 구름 낀 맑은 날씨였고

               오후부터 가는 눈이 내렸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13도에서 영하 4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총31명

산행코스 : 경남교육청 덕유교육원 입구-덕유교육원-전망대-

               이정표(남덕유산 2.0 Km 및 육십령 6.8 Km)-참샘 갈림 이정표-

               장수덕유산(서봉, 1492봉)-철 계단-남덕유산 갈림 이정표-남덕유산(1507.4봉)-

               남덕유산 0.3 Km 이정표-철계단-월성재(황점매표소 하산 갈림길)-

               이정표(삿갓골 대피소 2.0 Km)-1340봉 전망대-삿갓봉 갈림 이정표-삿갓봉(1419봉)-

               삿갓재 대피소(늦은 아침 식사 및 단체사진)-삿갓골재 헬기장-

               이정표(남덕유산 5.1 Km, 향적봉 대피소 9.7 Km)-나무계단-헬기장-무룡산(1491.9봉)-

               1428봉-칠연폭포 갈림 삼거리-1433봉-이정표(향적봉 대피소 6.2 Km, 남덕유산 8.6 Km)-

               이정표(향적봉 대피소 5.7 Km, 남덕유산 9.1 Km)-1359봉-동엽령-용추계곡-안성매표소-

               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0.00 Km

산행시간 : 선두는 약 11시간 후미는 약 11시간 30분 

               (03시 00분부터 14시 및 14시 30분까지)

 

 

환상의 조망을 즐긴 남덕유산에서의 즐거웠던 시간들

 

 

 맥 산행에 빠져 살아 온 시간이 만 1년을 훌쩍 넘겨 이제 일상화된 느낌이다.

다음주 마지막 구간에 오르는 한남정맥이 끝나면 다시 멀고도 힘든 낙동정맥이 시작될 것이다.

이 산객에게 산을 알려줬고 또 그 산에 대한 경외로움을 선사했던 백두대간에 들어 한겨울 남덕유산의 장쾌한 마루금을 구경하고자 제3기 온누리백두대간 팀과 함께 남덕유산으로 떠나는 날이다.

백두대간 종주대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의 구간이 되겠지만 몇번인가 올랐던 이 산객에게는 그저 한겨울 덕유산 심설 산행으로 만족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될 것이다.

 

엊그제 몸살감기 초기 증상이 있었는데 참고 진행하려니 상당히 몸이 무거움을 느낀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한발 두발 종주대를 뒤따라 가며 멋진 조망에 빠져 보는 시간들이다.

무룡산에 올라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을 바라보니 저 멀리 백암봉과 중봉 그리고 덕유산의 최고봉은 향적봉이 어서오라 손짓한다.

그 사이로 펼쳐진 장쾌한 산줄기가 이 작은 산객의 가슴을 숨이 막히도록 짓누르고 있다.

 

늘 백두대간과 덕유산 종주 산행을 하면서 할미봉 지난 지점에 덕유교육원 이정표를 만나곤 했는데 오늘은 그 이정표 대신 직접 경남교육청 덕유교육원을 통해 백두대간 마루금으로 올라야 할 기회를 잡은 날이다.

지난 구간 너무나 많이 내려 러썰도 잘 안된 등로를 타고 진행하던 백두대간 종주대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탈출로였기 때문이다.

이 산객에게는 호사이지만 종주대에게는 또 다른 무거운 마음으로 오르는 시간이 될 것이 뻔한 구간이기도 할 것 같다.

 

새벽 3시를 알리는 초침이 돌아가는 시간,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경남교육청 덕유교육원 앞 넓은 시멘트 도로 입구에서 부터 깊이 쌓여 있는 눈을 바라보며 덕유교육청으로 오른다.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지만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씨에 바람마저 잔잔하니 견딜만 하다.

덕유교육청 건물 앞을 통과해 우측으로 들며 본격적인 심설 산행을 시작하니 조금 더 진행하면서 부터 코가 등로에 닿을 듯 가파른 경사로가 종주대의 발목을 끌어 당기고 있다.

또한 어렵게 백두대간 주능선에 도착해 서봉과 남덕유산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멋진 암봉의 전망대에 도착하지만 오늘은 어둠속에 모든 것을 상상으로만 생각해야 할 시간으로 남겨지지만 눈과 바람이 만들어 준 너무나 고귀한 자연의 선물에 아쉬움을 달래 본다.

 

덕유교육원 이정표가 서 있는 곳으로 오를 줄 알았는데 조금 더 우측으로 치우쳐 남덕유산 2.0 Km 란 이정표가 곧바로 나타나고 이곳에서 부터 앞서 진행한 선답자들이 내 준 등로를 따라 한동안 오르니 드디어 서봉 바로 밑 암봉 지대로 들어 선다.

2년전 노란 원추리가 참으로 예쁘게 피어 있던 이곳에서 저 멀리 안개속에 파묻혀 있는 할미봉을 바라보며 멋진 상상의 나래를 폈던 기억에 뒤돌아 보지만 희미한 실루엣만 가슴으로 파고든다.

 

조금 더 올라 참샘 갈림길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다시 능선 정상에부 만들어진 고귀한 자연의 선물을 바라보며 그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시간이다.

바람이 불며 날리는 눈을 실어 날라다 정상부에 쌓으며 칼날 능선을 만들어 놓은 모습에 종주대의 가슴 또한 들끓지는 않았을까 생각하며 천천히 서봉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약간의 바람이 잦아든 참샘 갈림길에서 사진 한장 남기고 곧바로 넓은 헬기장으로 이뤄진 서봉 정상으로 오른다.

생각보다 바람이 없어 다행이다.

사진 한장씩 남기고 주위를 둘러 보지만 아직도 온 산하는 어둠속에 고요히 잠들어 있다.

지난 2기 백두대간 산행시에는 노란 원추리가 온 산하를 뒤덮고 있었는데 그 자리를 하얀 눈이 대신하고 있다.

지나 온 할미봉쪽 조망이 특히 아름답고 멋졌다는 생각인데 오늘은 아쉬움만 남긴다.

 

가파른 철계단을 타고 조심하며 내려와 안부를 지나 나즈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금새 남덕유산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제 백두대간 산행으로 4번째 찾는 남덕유산이니 조금은 친숙해질법도 한데 오늘 역시 매서운 한겨울 한파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한번을 제외하고 늘 올랐던 남덕유산, 그리고 가슴속에 담았던 멋진 함양쪽 금원과 기백산들 그리고 앞으로 진행해야 할 삿갓봉쪽 조망이 유난히도 아름다웠다는 느낌으로 서 보지만 아직까지도 희미한 실루엣만으로 산객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언제나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인지...

 

조금씩 찬바람이 강해지고 또한 일출이 가까워지면서 기온도 급강하해 더욱 온몸이 움츠러 들고 있는 시간, 다시 넓은 공터인 헬기장으로 내려와 산우님들과 간단한 간식과 따뜻한 물 한모금으로 쉬어 간다.

모두 모여 이렇게 이야기 나눈 후 다시 올라왔던 등로를 타고 내려가다 육십령 갈림 이정표에서 삿갓재대피소를 향해 우측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없이 내려가 본다.

이곳 역시 계단으로 이뤄진 등로이지만 오늘은 많은 눈이 내려 쌓이면서 그 밑바닥을 모두 감추고 그저 하얀 세상임을 알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으로 진행하니 저 아래 안부가 나타나고 금새 월성재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지난 2년전 하루종일 내리는 빗속에 삿갓재대피소까지 가지 못하고 꾀병이 나 이곳에서 황점으로 내려갔던 추억이 생각나 잠시 미소 짓는 시간도 가져 본다.

 

월성재에서 옛 추억을 더듬은 후 다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1340봉에 오르니 조금은 시원하게 조망이 터지지만 두꺼운 구름에 가려 오늘도 일출은 물건너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올해 들어 제대로 된 일출 한번 보지 못했기에 기대를 하였는데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혹시나 하고 캐논 DSLR 카메라를 꺼내 몇장 담아 보지만 아직은 빛이 약해 흔들림 현상만 계속 되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한 후 전망대에서 뒤돌아 보며 어렵게 방금 전 지나온 무명봉과 그 뒤로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는 좌측의 남덕유산과 우측 중앙의 장수덕유 즉 서봉을 담아 본다.

 

산우님들 사진도 담아 드리지만 아직 여명이 완전히 밝은 시간이 아니라서 조금은 안타까운 시간이다.

이제부터 산행이 주가 아닌 사진이 주가 되는 시간으로 천천히 음미하자 마음 먹으니 발걸음마저 무거워진 느낌이다.

벌거벗은 나뭇가지 사이로 등로 우측 남동쪽으로 멋진 월봉산과 금원산이 조망되고 그 뒤로 희미한 봉우리만 내민 기백산도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천천히 덕유산을 음미하며 전진하니 전망대가 나타나고 바람과 눈이 만들어 준 고귀한 자연의 선물을 받으며 뒤돌아 보니 이제 조금은 그 본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남덕유산과 서봉이 남성미 물씬 풍기는 자태로 유혹하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쉬며 많은 사진으로 남겨 본다.

 

삿갓대피소까지 2.0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다시 안전로프가 달린 등로를 타고 올라 본다.

지난 네번의 산행시 오르던 추억에 잠시 잠기며 많은 산우님들을 떠 올려 본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이어져 있던 산줄기들 그리고 누군가 잘못 설정되였던 거리 표시들과 징그럽도록 멀게만 느껴졌던 삿갓봉에 대한 추억까지 끝도 없이 오래된 무성 영화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바위 전망대에 도착하지만 역시 눈으로 덮혀버린 전망대는 보이지 않고 그저 지나던 산객들이 서성이며 주위 조망을 즐겼던 다져진 눈만 가득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뒤돌아 본 남덕유와 서봉 그리고 칼날같은 등로가 환상으로 다가온다.

푸른 옷을 입고 생명력을 불어 넣었던 여름 겨절과는 또 다른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남덕유산의 절경을 만끽하는 시간이다.

 

다시 많은 사진을 담은 후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1340봉을 담아 본다.

좌측으로 낭떨어지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고 그 1340봉우리 우측 저 멀리 남덕유산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려간 남령과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또한 웅장함을 과시하는 듯 하다.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우리 산하의 참모습에 빠져 진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전망대를 넘어가지 뾰족봉이 앞을 가로막으며 조금은 지쳐가는 산객의 마음에 무거운 돌 하나를 얹어 놓는듯 짓눌러 온다.

벌써 앞서가는 산우님들은 저 봉우리 중턱을 넘어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열심히 오르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살펴보니 저 봉우리가 삿갓봉이다.

삿갓재대피소 갈림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고작 300미터 거리인데 늘 삿갓재대피소에서 1박하던 산행에서는 이곳이 거의 무덤에 가깝게 높고 힘들게 느껴졌기에 두어번 빼먹고 진행했던 지난날이 추억되는 시간이다.

 

다시 나즈막한 안부로 들어서니 등로 주위에 자연이 만들어 준 아름다운 선물에 눈길이 머물고 잠시 또 쉬어 가 본다.

1미터 이상 내린 눈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이리 저리 맴돌다 이곳 나뭇가지 위에 정착하면서 기기묘묘한 모습으로 그 마지막 모습을 남긴 자연이 참으로 아름답고 멋지다는 생각이다.

특히나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선물이기에 더욱 크게 느껴지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시 삿갓재대피소 1.0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고 조망이 터지는 장소에서 많은 사진을 다시 담은 후 삿갓봉 0.3 Km 남았다는 이정표에서 삿갓재대피소가 아닌 우측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삿갓봉 정상으로 향한다.

삿갓봉 정상에 오르자 일망무제, 거침없이 펼쳐진 황홀한 조망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거대한 배낭을 메고 박 산행을 즐긴 산우님들도 만나 이야기 나눈 후 금원산을 배경으로 삿갓봉 정상석을 담아 본다.

 

앞으로 진행해야 할 무룡산 정상부의 하얀 백설이 아주 가깝게 다가와 있고 백암봉 넘어 중봉과 향적봉도 저 멀리 좌측으로 그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다.

말이 필요없는 그저 가슴으로 느끼면 충분한 그런 시간으로 남겨 본다.

아마도 이런 느낌 때문에 다시 심설 산행을 하고 눈 덮힌 산하를 오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남동쪽으로는 아주 가깝게 발밑으로 황점매표소가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 37번 지방도로를 타고 남령까지 도로가 이어져 있다.

언젠가는 남령에서 출발해 월봉산과 거망산을 거쳐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도 올라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황점매표소 뒤 좌측으로는 월성지구가 하얀 설원으로 변해 있고 그 골짜기는 우측 능선으로 향하면서 보이는 우측의 월봉산과 좌측의 금원산을 갈라 놓고 있다.

금원산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거망산은 금원산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기백산은 월봉산 자락 한켠으로 그 존재감을 알려 온다.

 

또 다시 진행하지 못하고 방금 전 어둠속에 아쉬운 마음 남기며 지나온 남덕유산과 서봉 그리고 지나온 마루금을 담아 본다.

가슴속 깊이 남기고 추억으로 숨겨 놓지만 또 다시 돌아서면 그리워지는 남덕유산의 장쾌한 마루금이 눈에 밟혀 뒤돌아 보는 시간이다.

하얀 순백의 남덕유산은 푸르름을 간직한 산하보다 더 남성적이고 우람하다는 느낌이다.

 

눈길을 다시 북서쪽으로 돌리니 얼어붙은 작은 명천호가 드러나 있고 용추폭포와 오후에 내려가야 할 안성매표소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그 뒤 저 멀리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작성산도 보이는 듯 하지만 확신은 없는 시간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조망이 아닐 수 없다.

 

더 오랫동안 머물며 보이는 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추위가 엄습해 오기에 다시 발길을 돌려 천천히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삿갓재대피소로 향한다.

내려가는 도중 탐스럽게 피어난 눈꽃 넘어 저 멀리 아침 식사 후 올라야 할 무룡산이 너무 아름다워 한장 남겨 본다.

부드럽고 유순하게 보이지만 그 높이가 있으니 저곳에 오를려면 다리 품 좀 팔아야 할 것이다.

 

                          

잠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삿갓재대피소 건물 지붕이 보이고 그곳부터 썰매도 없이 눈 썰매를 타고 내려가 본다.

눈썰매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등로 주위에 자연의 선물이 다시 나타나고 그곳을 넘으니 삿갓재대피소에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 틈에 끼어 이 산객도 자리를 잡고 독주 몇잔 마신 후 따뜻한 국물에 준비한 밥을 말아 허기를 달래 본다.

 

한시간 가까이 삿갓재대피소에서 쉬었다 출발한다.

세번의 방문 중 한번은 이곳에서 머물고 두번은 황점으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 추억이 있는 곳이다.

오늘은 산행의 마지막이 아닌 중간 기점으로서 이곳을 지나는 시간이다.

많이 쉬고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천천히 다음 목적지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니 금새 헬기장에 도착해 앞서가는 산우님들 뒷모습을 담아 본다.

 

헬기장에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그토록 어렵게 올랐다 내려온 삿갓봉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앞으로 오르며 계속 뒤돌아 보면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삿갓봉과 남덕유산이 그리움만 더하고 있다.

잠시 더 진행한 후 등로 우측 저 멀리 바라보니 몇년전 홀로 그토록 어렵게 올랐던 함양의 4개봉이 조금씩 그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황점과 월성지구 지나 좌측 앞으로 금원산이 그리고 그 뒤에 기백산이 옆 봉우리만 보이고 우측 앞으로는 거망산이 그리고 그 뒤에는 황석산이 뚜렷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동안 깊은 눈이 쌓인 눈 위를 걸어 진행하여 향적봉대피소 9.7 Km 이정표를 지나고 무룡산 1.0 Km 이정표를 통과한 후 뒤돌아 보니 환상의 마루금이 훤하게 드러나 있다.

가까운 등로 위에 삿갓봉이 시원하고 그 삿갓봉 바로 뒤로 서봉이 가려진채 서 있으며 그 좌측으로 멋진 남덕유산이 그 속살을 내보이고 서 있다.

 

그 멋진 등로를 타고 오르니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그곳을 타고 오르며 좌로 꺽여 정상부로 오르는 무룡산까지의 마루금이 시원하다.

감기몸살 기운으로 뒤에 쳐저 홀로 오르다 보니 앞서간 산우님들은 벌써 나무계단을 벗어나 저 멀리 무룡산으로 향하는 능선 막바지를 오르고 있다.

오늘은 그저 이렇게 즐기면 되는 시간이기에 서두르지 않고 몸이 알려주는대로 천천히 천하를 주유하듯 걸어 본다.

 

그렇게 주위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진행하니 어느덧 나무계단 제일 위로 올라서고 그곳에[서 뒤돌아 본 조망은 특히 오늘의 하이라이트처럼 빛났다.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간 자리에 헬기장이 남겨져 있고 그곳에서부터 평탄한 마루금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삿갓재대피소를 내리고 난 후부터 높게 솟구친 삿갓봉과 남덕유산 그리고 서봉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솟아 있다.

 

능선에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함양의 산군들이 더욱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앞으로 올라야 할 무룡산 정상부가 아주 가깝게 자리하고 있다.

이제 앞서 간 산우님들은 그 꼬리조차 보이지 않고 그렇게 홀로 천천히 발걸음 옮기니 조금씩 강해지는 겨울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고 있다.

한 여름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한숨 잠이라도 자고 싶었던 시간이 추억되는 시간이였다.

 

그러다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자주 내려가 오를 수 없었던 거창쪽 산군들이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제비봉과 시루봉도 보이고 그 사이로 흩어졌다 다시 물줄기를 따라 모여있는 마을들이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 있다.

그저 이렇게 바라보며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시간은 아닐련지...

 

그렇게 급하지 않게 진행하니 금새 무룡산 정상에 도착하고 사진 한장 담아주기 위해 기다려 준 산우님의 고마움에 증명사진 한장 남겨 본다.

그리고는 다시 그곳 무룡산 정상에 서서 주위 산군들을 바라보며 하나 둘 그 이름을 불러 본다.

제일 먼저 무룡산 정상 이정목 뒤로 삿갓봉과 남덕유산 그리고 서봉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북쪽으로는 저 멀리 백암봉과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시원하고 좌측 뒤로는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중봉 넘어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이 멋들어 진다.

일망무제, 거칠 것 없이 시원한 조망에 잠시 더 쉬어 가는 시간이다.

남동쪽으로는 몇년전 겨울 홀로 함양 4산을 종주하며 힘들어 했던 기백, 금원, 거망 및 황석산이 시원하게 다가 온다.

 

이제 무룡산을 내려 와 조심하며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눈속에 파묻힌 계단이 나타나고 잠시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는가 싶더니 무인산불감시탑이 서 있는 무명봉에 도착한다.

바로 앞에 진행하는 산우님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시간이다.

 

산불감시탑이 있는 무명봉을 지나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주위 조망을 즐기며 진행하니 저 멀리 1428봉이 눈에 들어 오고 그 등로 위에 하나 둘 점처럼 보이는 백두대간 종주대의 뒷모습들도 들어 오기 시작한다.

선두는 그 꼬랑지도 보이지 않고 달아나 있고 그저 그 꼬랑지에 붙어 힘겹게 진행하는 몇명의 산우님들 모습만이 이 시간 희망으로 돌아 오는 순간이다.

몸이 좋았다면 별 걱정이 없는 시간이지만 오늘은 몸살감기로 어려운 산행의 연속이다.

 

1428봉 바위 옆에 도착해 잠시 배낭 내려 놓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 하얀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향적봉의 조망이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뒤돌아 보니 오늘 걸어 온 높은 봉우리 모두가 한눈에 들어 온다.

가까운 좌측에 무룡산 정상이 있고 가운데 낮은 봉우리가 삿갓봉이며 뒤 좌측이 남덕유산 그리고 우측이 서봉인 것이다.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이는 산하가 다시 그리우면 언제든 달려 올 것이다.

 

앞서 진행하던 선두는 이미 1433봉 전망대 근처까지 가 있고 이제 후미는 1428봉을 출발해 본다.

깊이 빠지는 눈속을 걸으며 두런 두런 세상 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좌측으로 칠연폭포 갈림 삼거리를 지나 안부로 내렸다가 다시 1433봉으로 오른다.

그곳에 올라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쉬었던 1428봉과 저 멀리 뾰족하게 보이는 무룡산이 정겹게 다가온다.

 

돌무덤이 서 있는 1433봉 정상 전망대에 올라 잠시 쉬며 주위 조망을 즐겨 보는 시간이다.

한여름 뙤약볕에 어렵게 올라 그늘이 없어 고생했던 시간이 벌써 추억이 되어 있는 시간이다.

오늘은 그 태양이 그리워 이렇게 또 잠시 쉬며 쉬어가는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는 시간이다.

 

1433봉 전망대를 지나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앞쪽으로 눈발이 날리는 백암봉과 중봉 그리고 향적봉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그 능선 한가운데를 타고 등산객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등로가 다져져 있다.

리딩대장은 저 향적봉으로 진행해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기를 원하지만 시간상 도저히 불가능한 산행이기에 여유롭게 진행한다.

 

제법 많은 눈이 내리며 저 멀리 조망되는 향적봉쪽 풍경을 지우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 나타나는 그 위용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동안 평이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이른 점심을 먹고 있는 1380봉에 도착해 향적봉대피소까지 5.7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담아 본다.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온 향적봉 능선을 바라보며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자 제법 민둥의 등로가 나타나고 오늘 올라야 할 마지막 1359봉의 두 봉우리가 거대한 파도처럼 산객의 작은 몸둥아리를 집어 삼킬듯 다가온다.

 

그래도 앞서 진행하며 그 흔적을 만겨 준 종주대들의 뒷모습이 아름다워 몇장을 나겨 본다.

이제 동엽령까지 1.0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나 힘을 내 보고 깊은 러프처럼 산죽에 내려 앉은 눈속을 거닐며 어렵게 봉우리 하나를 오르자 이제 백암봉이 눈 앞에 펼쳐진다.

 

등로 우측 저멀리 병곡리계곡을 타고 내려간 곳에 덕양재가 있는 병곡리가 내려다 보인다.

아직 들리지 못한 곳이기에 한참을 내려다 본 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 기회가 있기를 바래보는 시간이다.

그저 아름답고 멋지다는 표현이 식상할 정도이지만 그래도 흩날리는 눈속에 이정도의 조망이라도 보여 줄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제 동엽령이 내려다 보이는 마지막 1359봉에 오르니 동엽령에서 향적봉 사이에 수도 없이 많은 등산인파가 몰려 있고 안성매표소에서 동엽령으로 올라오는 등산 인파도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백암봉 넘어 중봉과 향적봉이 가물거리고 그 백암봉 우측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또한 환상이다.

푸르름과 하얀 심설, 대비 되면서도 같은 의미임을 느끼는 시간이다.

 

그렇게 동엽령 가까이 내려 와 잠시 뒤돌아 보며 지나온 등로를 바라 본다.

1359봉이 가깝게 자리하고 그 뒤 저 멀리 1433봉이라 생각되는 전망대도 그 얼굴만 내밀고 있다.

금새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인해 시야는 제법 방해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제 오늘 백두대간 산행으로는 마지막 장소인 동엽령이 바로 발아래 내려다 보인다.

수많은 등산인파로 인해 발디딜 틈조차 보이지 않는 듯 하다.

아직도 좌측 안성매표소에서 이곳 동엽령으로 오르는 사람의 행렬은 끝도 없이 이어지고 등로 우측 나무데크에도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잠시 향적봉까지 4.3 Km 남았다는 이정표에 아쉬운 눈길을 보내고 이곳 동엽령에서 좌측 안성매표소쪽 등로를 타고 올라오는 수많은 등산객들과 아울려 교행하며 힘들게 내려가 본다.

몇번인가 올랐지만 이곳으로 하산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도 맛볼 수 있는 시간이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가지만 워낙 많은 눈이 내려 쌓여 있기에 계단의 흔적조차 없어진 좁은 등로를 올라오고 내려가는 등산객들로 붐비고 어렵게 교행하며 진행한다.

한동안 진행하니 안성탐방안내소까지 3.6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고 칠연폭포까지 1.65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통과하니 솔도령과 서어낭자 이야기가 서린 연리목에 도착해 잠시 쉬어 간다.

보통 같은 종류의 나무끼리 만나 연리목이 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이곳은 소나무와 서어나무가 한몸이 되였다 헤어지는 특이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 등로를 타고 계속 내려간다.

제법 내린 눈 사이로 등산객들이 화려한 등산복을 입은 채 내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다음 구간 이곳으로 올라 와야 할 백두대간 종주대에게는 마의 구간으로 남겨질 것이 확실한 등로이기도 하다.

 

그렇게 종주대들을 만나 이제부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흩날리는 눈을 맞으니 벌써 넓은 임도와 만나고 그 임도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 가 본다.

한동안 내려가다 등로 좌측을 바라보니 실계곡 옆에 쌓아 놓은 바위 위에 곱게 내려 앉은 눈이 인상적이고 그 옆 계곡물이 얼어 마치 거대한 고드름처럼 보이는 현상이 아름다워 한장 남겨 본다.

 

그렇게 다시 힘든 임도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저 멀리 안성탐방지원센터가 보이고 그 앞에 거대한 국립공원 인공 조형물도 보인다.

등산객 숫자를 세기 위한 카운터를 지나 내려온 임도를 뒤돌아 보니 저 멀리 또 다른 종주대가 마지막 힘을 내 이곳으로 걸어 내려오는 모습도 보인다.

오랫만에 걸어 본 심설 무박산행에서 많은 공부도 하고 또 몸관리에 대한 지식도 얻으며 멋진 하루를 보낸 시간으로 남겨 본다.

 

이제 백두대간 산행은 언제 다시 오를 수 있을지 기약이 없지만 그래도 진부령까지 이어지는 제3기 온누리산악회 백두대간 종주대가 있으니 생각나면 언제든 다시 달려 오면 될 것이다.

노심초사 리딩하며 걱정을 하던 금비령대장과 알콩 총무님 그리고 늘 후미에서 웃음 잃지 않고 후미와 함께해준 돌소리님과 조교 후미대장님에게 개인적인 감사함을 전한다.

산행 후 맛난 안주와 함께 마시는 이슬이 한잔에 고통을 녹이고 또 새로운 인생을 노래할 수 있기에 또 다시 들리는지도 모를일이다.

 

멋진 남덕유산에서의 시간을 만끽했기에 이제부터 다시 맥 산행으로 돌아 가 이번주부터 한남정맥을 마무리하고 2월부터 길고도 험난한 낙동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 것이다.

남아 있는 맥 산행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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