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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칠갑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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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남 청양군 소재 천장호 흔들다리와 칠갑산 그리고 장곡사 및 장승공원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1월 15일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칠갑산 휴게소-천장호-천장호 흔들다리-산행들머리-천장리 갈림 삼거리-임도-

               마치리 갈림 삼거리-칠갑산(561봉)-삼형제봉 갈림 삼거리-장곡산장 갈림 삼거리-

               칠갑산 휴양림 갈림 삼거리-장곡사-장승공원-장곡사 주차장-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8.00 Km

산행시간 : 2시간 45분 (14시부터 16시 45분까지)

               사진 찍으며 꾸준한 속도로

 

 

 

구제역으로 막힌 등로를 홀로 오르며 어릴적 추억을 되새긴 시간들

 

 

 

토요일 새벽에 지방에서 일이 생겨 내려갔다 시골에 들려 가족들과 하룻밤 묵어 오는 계획이다.

온누리산악회 정기산행지인 예봉산을 신청했다 취소하고 토요무박으로 진행 예정인 호남정맥 산행도 포기한 후 새벽같이 지방으로 내려갔다 일을 마치고 일찍 청양에 돌아 와 시간을 보니 오후 1시를 넘기고 그냥 주저 앉아 있을 수 없어 주섬 주섬 등산복 갈아입고 아이들 손잡고 천장호로 달려간다.

둘째는 지난 추석때 잠시 들려 사진 몇장 남겼지만 옆지기와 큰 아이에게는 처음이기에 사진 몇장 남기고 이 산객만 칠갑산에 오르기로 한 것이다.

 

구제역으로 모든 등로를 막았기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홀로 오르는 산행이기에 올랐다 가능하면 농장과 관계가 없는 곳을 선택해 내려오기로 하니 견딜만 하다.

백제시대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으로 제천의식을 행하였던 칠갑산은 만물생성의 7대 근원인 칠자와 새로운 싹이 돋는다는 갑자로 그 뜻은 생명의 시원인 칠갑산이라 하였다.

또한 일곱 장수가 나올 명당이 있는 산이라고 전해 내려와 그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는 칠갑산은 충청남도 중앙에 자리하고 있으며 동쪽의 두솔성지(자비성)와 도림사지, 남쪽의 금강사지와 천장대, 남서쪽의 정혜사, 서쪽의 장곡사가 모두 백제인의 얼이 담긴 천년사적지로 남아있다.
시원한 계곡을 이루는 냉천골은 바위가 기묘하고 절묘한 수석과 자연 난을 감상할 수 있어 한여름 피서객들로 붐비고 칠갑산에서 발원해 들판에 나오기까지의 지천은 너무나 아름다워 지천구곡을 이루고 있다.

청양에서 공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정상에는 칠갑산 휴게소가 자리하고 그 휴게소로 오르기 직전 우측에 천장호로 내려가는 좁은 시멘트 도로가 나 있다.

그곳으로 조금 내려가면 저 아래 천장호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주차장이 있고 그곳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천장호 출렁다리쪽으로 걸어가니 간이 휴게소인 팔각정이 저 멀리 보인다.

저 팔각정을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금새 천장호와 만나게 된다.

 

추석때 왔을 땐 천장호의 푸른 물결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지금은 한파로 인해 모든 천장호 물을 꽁꽁 얼려놨고 그 위에 하얀 눈이 내려 있다.

그 천장호 물길을 타고 조금 더 넓은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너무나 추운 날씨로 인해 방문한 여행객의 숫자도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하다.

그나무 그 방문객들도 사진 한장 남기고 종종 걸음으로 곧바로 출렁다리를 빠져 나가고 있다.

그 천장호 출렁다리 앞에 서서 사진 한장 남긴 후 천천히 출렁다리 위로 올라가 본다.

 

그 천장호 출렁다리 위에서 우측을 올려다 보니 저 멀리 청양에서 공주를 이어주는 36번 지방도로 위를 차량들이 힘겹게 오르고 그 중앙 저 위에 칠갑산 휴게소가 보이며 그 우측 아래로 천장호와 연결되는 도로 역시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저 도로를 타고 방금 전 이곳으로 들어 온 시간은 벌써 과거의 추억으로 남겨지는 시간이다.

 

이 산객이야 칠갑산 산행이 주 목적이지만 옆지기와 아이들에게는 이 출렁다리가 주 목적이니 간단한 설명과 사진 한장 남기는 덧은 필수일 것이다.

이 출렁다리는 2007년에 착공하여 2009년에 완공한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이며 아시아에서도 두 번째라 하니 그 자랑이 대단하다.

다리 입구에서 잠시 다리에 대한 내역을 읽고 중앙에 있는 빨간 청양 고추 구조물이 보이는 부분으로 진행하니 이곳은 아직 흔들림이 없는 설계이지만 그 고추 구조물을 지나면 좌우로 30 ~ 40cm 정도 흔들리게 설계되어 있어 생각보다 큰 스릴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중앙에 있는 청양고추 구조물을 지나니 지난 추석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어 붙은 천장호 위에 그 흔들림은 여전하다.

약간의 장난기 어린 출렁다리에서 추억을 만들고 걸어 가니 금새 천장호 반대편 구조물에 도착하고 뒤돌아 본 풍경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저 멀리 출렁다리 중앙에 위치한 붉은 청양고추 인공구조물까지가 실질적인 출렁다리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인 것이다.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니 그곳 능선 언덕에 용과 호랑이 상이 세워져 있다.

포효하는 호랑이상에 올라 익살스런 표정으로 모녀가 장난을 치고 있다.

잠시 사진 몇장 남기고 호랑이에 얽힌 전설을 만나 본다.

이곳 천장호에 살고 있던 용이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만들어 호수 가운데에 있던 아이를 구하고 승천을 포기했는데 이를 본 호랑이가 생불이 되어 용과 함께 둘이 이곳 칠갑산의 수호신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 곳이다.

그 후 칠갑산에 오르면 건강한 아이를 잉태한다는 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칠갑산 정상으로 오르게 되였다는 전설이다.

 

이제 아이들과 옆지기는 다시 천장호 출렁다리를 통해 주차장으로 이동한 후 시골집으로 복귀하겠지만 이 산객은 칠갑산으로 오르려 한다.

하지만 몇개의 플랭카드가 강한 바람에 흔들리며 주 등산로를 모두 막고 있다.

살펴보니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칠갑산 등산로를 일시작으로 폐쇄했다는 내용으로 적발시 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이다.

난감하지만 홀로 조용히 오르며 또한 농가가 없는 코스로 진행하기에 못 본척 나무 계단을 통해 칠갑산과의 만남을 이어가 본다.

 

가파르고 수없이 많은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니 빙판길 위에는 엷은 눈이 내려 쌓여있고 그곳을 통해 오르는 발길에는 미끄러워 도저히 그냥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가중된다.

잠시 등로 위에 배낭 내려 체인젠을 착용한 후 오르니 조금은 편안하지만 너무나 추운 날씨로 인해 모든 등로가 빙판길로 변해 체인젠도 조심스럽다.

빙판등로를 타고 천천히 오르니 금새 천장리 갈림 삼거리에 이정표가 서 있고 재난 긴급신고 및 구조조정 안내판이 서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오르니 다시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그 임도를 가로질러 오르는 등로 한쪽에 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 하나가 또 서 있다.

 

남사면은 조금 눈이 녹아 흙이 보이지만 그곳조차도 꽁꽁 얼어 붙어 있어 체인젠의 역활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북사면에는 발목까지 빠지는 가루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체인젠의 착용과는 관계없이 매우 미끄럽다.

각 200 ~ 300미터 마다 세워져 있는 나무 이정표를 바라보며 찬바람으로 인해 얼굴이 얼어 붙는 것과는 달리 등줄기에서는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천장초교와 마치리 하산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고 그곳에 이정표 하나가 세워져 있다.

하지만 정상까지 2 Km 남아 있는 곳에 3 Km 거리 표시를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묻어 나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곳에 오르기 직전까지에는 맑던 날씨가 산에 들면서 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발이 날리고 있다.

또한 한겨울 바람은 얼마나 강하게 불어 대던지 완전무장을 한 얼굴이 얼어 붙는다는 느낌으로 오르고 있다.

그래도 내고향 진산인 칠갑산에 오른다는 기쁨으로 그 추위를 이겨내고 있지만 이 산객 이외에는 움직이며 살아 있는 생명체를 만날 수 없으니 외로움도 묻어 나는 시간이다.

그저 추위에 떨고 있는 겨울 나무들과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목만이 이 산객의 친구로 남아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갈참나무와 소나무 사이로 좁은 등로가 하얀 눈을 덮어 쓰고 길게 누워있고 그 위로 강풍이 몰아치며 날리는 눈발을 옮기고 있다.

지금도 귓전에 울리는 한겨울 매서운 찬바람에 옷깃을 매만져 보는 시간이다.

바로 눈 앞에서 날리는 눈들이 마치 안개속에 홀로 남겨진 시간처럼 착가속으로 밀어 넣는 시간이기도 하다.

 

정상으로 가까이 올라 갈수록 강한 바람의 세기는 더욱 강렬해져 눈조차 뜨기 힘들게 불어 오고 있다.

그래도 그 정상에 올라 만나는 정상석은 지금까지 수없이 만났던 그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561미터의 고도로 그리 높지는 않은 정상이지만 그 주위에 높은 산이 없기에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압권이다.

오늘도 그 아름답고 황홀한 조망을 기대하지만 날리는 눈으로 인해 매우 제한적이다.

 

정남향으로 작은 칠갑산이라 불려지는 삼형제봉이 그 우람한 골격미 사이로 하얀 눈을 덮고 웅장하게 서 있다.

몇번인가 올랐던 곳이지만 그곳 장평쪽 낙지리로 하산한 경험이 없어 늘 한번쯤 타고 싶은 코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눈길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고 기분좋은 시간이기에 그 근육질 몸매를 더듬어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이제 삼형제봉을 우측에 두고 깊게 패인 백운계곡을 더듬어 본다.

이곳 골짜기 역시 정상에서만 늘 바라보고 직접 내려가 만나지 못했던 미지의 곳이기에 그리운 눈빛으로 바라만 본다.

언젠가는 그 속살까지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이제 잠시 후 타고 내려가야 할 장곡사와 자연휴양림 등로를 바라 본다.

서쪽 능선에 해당하는 마루금으로 저 멀리 오서산도 가물거리지만 깨끗하지는 못한 조망이다.

하지만 이렇게 올라 내가 알고 있는 그리운 산하를 바라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큰 기쁨이 있는 것은 아닐련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속살을 내비치고 그 위에 하얀 눈을 덮고 있는 산하가 가히 비경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다시 장곡로 우측으로 북서쪽을 바라보니 희미하지만 더욱 또렷히 다가오는 금북정맥 마루금들과 저 멀리 오서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가까이에는 장곡로와 널울계곡을 타고ㅓ 그 끝자락에 칠갑산자연휴양림도 보이고 그 앞에 제법 수량을 간직한 칠갑천도 반짝이고 있다.

매년 많은 낚시 동호인들을 모시고 전국 낚시대회를 열고 있는 곳으로 그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방향을 바꿔 동쪽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방금 전 이 산객이 홀로 오르며 외로움을 탔던 천장호 등로가 시원하게 열려 있다.

우측으로 천장계곡이 있고 그 등로 좌측으로는 그 유명한 냉천골이 흐르는 곳이다.

그 저 멀리 공주쪽 산그리메가 넘실거리지만 오늘은 계룡산 마저 그 모습을 숨기고 있다.

 

북동쪽으로 칠갑산에서도 그 유명세를 타고 있는 냉천골이 고요하게 누워 있다.

냉천골 좌측 저 멀리에는 조만간 이 산객이 타고 넘어 와야 하는 칠갑지맥이 시원하다.

금북정맥에서 갈라져 내려온 칠갑지맥, 그 이름 자체를 세상에 들어 내놓고 알리지는 못하지만 산을 좋아하고 특히 칠갑산을 사랑하는 고향의 산객들에 의해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고 있는 맥이기에 이 산객도 꼭 한번 올라 그 산행 후기를 남겨 보고 싶은 소망이 있는 마루금이다.

 

이 산객뿐만이 아니라 칠갑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걸어 본 등로인 한치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또한 시원하다.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내려가면 칠갑산 천문대도 만나고 잘룩하게 들어 간 곳에서 36번 지방도로와도 만나며 그곳에서 연암 최익현 선생의 동상이 서 있는 한치고개와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곳을 타고 넘으면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를 넘어 칠갑지맥을 타고 금북정맥과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위를 걸어가는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고 즐거운 시간이다.

 

이제 삭풍이 불어 오는 황량한 칠갑산 정상에서 내려갈 준비를 하고 이정표와 내리막 등로를 담아 본다.

수없이 내리고 올랐던 등로이지만 이렇게 아무도 없는 외로운 산상에서의 시간 또한 흔치 않는 시간이기에 어딘지 모르게 다른 산상에 온듯한 기분이다.

그래도 이 산객이 이릴적부터 만나 추억을 만들었던 등로이기에 낯설지는 않다.

 

잠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북사면으로 내려갈수록 눈의 깊이는 점점 깊어진다.

얼마전 아름다운 단풍속에 죽마고우들과 올랐던 등로이지만 눈이 덮혀있는 마루금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계속 내려가니 그곳에 좌측으로 삼형제봉 가는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고 이정표와 안내판이 서 있다.

 

이제 오르지 못한 아쉬운 삼형제봉이 한동안 등로 좌측에서 따라오며 외로운 산객의 친구가 되어 준다.

다양한 빛깔로 아름다운 산하를 보여줬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또 다른 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삼형제봉, 그 황량함보다는 눈으로 덮힌 포근함이 가슴속에 남겨지는 시간이다.

 

얼나전 등로가 막히기전 지나다녔던 흔적들도 그 사이 내려 쌓여있는 눈으로 인해 점점 그 흔적이 사라지고 있다.

그 위에 휘몰아 치는 한겨울 찬바람이 온 몸을 움츠러 들게 만드는 시간이다.

그래도 멋진 소나무 군락지 사이를 타고 걸어 가는 마음은 푸근하기만 하다.

 

그렇게 정신없이 진행하니 아름다운 등로에는 제법 눈의 깊이가 깊어져 있다.

잠시 더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장곡산장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고 잠시 고민하다 가장 잘 알고 있는 장곡사로 내려가기로 한다.

막내 동생도 도착하고 가족들도 하나 둘 도착했다는 소식에 가능하면 빠른 등로를 선택했고 또한 늦어지면 추운 날씨에 노부모님이 걱정 할 것 같아 조금이라도 빠르게 하산하기로 한 것이다.

하기사 장곡산장이 더 가까운 거리이지만 등로가 확실하지 않으니 확실한 등로를 선택한 것이 맞으리라.

 

다시 빠르게 내려가니 저 멀리 무명봉 아래 산거리 이정표가 서 있고 다가가 살펴보니 등로 우측으로 휴양림 하산 갈림 삼거리이다.

이곳에서도 잠시 고민해 보지만 역시나 휴양림 등로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좌측 등로를 타고 장곡사로 빠르게 내려가 본다.

단풍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지난 가을의 시간은 이미 먼 추억의 시간이 되어 버렸다.

 

조금은 빠르게 하산하자고 마음 먹으니 발걸음은 자꾸만 빨라진다.

그렇게 진행하니 장곡사 바로 직전 가파른 계단지대가 나타나지만 그 계단 위에도 소복히 눈이 쌓여 희미한 흔적만 남기고 있다.

조심하며 그 계단을 내려가니 저 멀리 장곡사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장곡사로 내려가기 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장곡사를 담아 본다.

이 장곡사는 통일신라시대인 850년 보조선사가 창건한 후 여러차례 중수되어 현재의 모습에 이르는 절이다.

장곡사는 약간 경사진 땅 위에 2개의 각기 다른 시대에 세워진 대웅전이 있는 특이한 가람배치로 되어 있는데 아래쪽에는 운학루, 하대웅전, 요사 및 주지실이 있고 위쪽으로는 상대웅전과 응진전이 있는 보물 두점이 있다.

 

잠시 장곡사 경내로 들어가 몇장의 사진을 담아 본다.

조선 정조 1년(1777년)에 고치고 고종 3년(1866년)과 1906년 그리고 1960년에 크게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이 절은 지형을 따라 위아래에 2개의 대웅전이 있는 특이한 배치를 하고 있다.

상과 하 대웅전은 서로 엇갈리게 배치되었는데 하대웅전은 상대웅전보다 훨씬 낮은 곳에 동남향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하대웅전은 조선 중기에 지은 것으로 앞면 3칸과 옆면 2칸 크기이다.

지붕은 옆면에서 보면 사람 인자 모양의 맞배지붕을 하고 있으며 지붕 처마를 받치는 장식구조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양식이다.

소박한 맞배지붕에 화려한 다포 양식을 가미한 것은 보기 드문 예이고 건물 안쪽에는 상대웅전이 전돌을 깐 것과 달리 마루를 깔았고 불단에는 금동약사여래좌상(보물 제337호)을 모시고 있는데 이는 고려 후기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건물 양식이다.

 

이제 장곡사를 벗어나 내려오며 넓은 포장 도로를 타고 장승공원과 장곡사 주차장쪽으로 내려가 본다.

내려가다 뒤에서 나는 강렬한 바람소리에 놀라 뒤돌아 보니 도로 위에 남아 있는 눈을 쓸어가며 강렬한 눈보라를 만들고 있다.

소름이 돋을만큼의 강렬한 겨울 눈보라에 온몸이 갑자기 움츠러 들고 있다.

 

약간은 얼어 있는 포장도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저 멀리 칠갑산장곡사 일주문이 보인다.

많은 등산객들과 장곡사를 찾는 불자들로 늘 붐비던 이곳도 오늘은 구제역으로 인해 황량한 산속 도로로 남겨져 있다.

그 쓸쓸함에 일주문도 외롭게 보이는 시간이다.

 

한동안 조용한 음식점과 상가 건물들을 지나 내려가니 도로 우측 저 아래 장승공원이 보여 그곳으로 내려가니 콩밭메는 아낙네상이 반겨준다.

주병선의 칠갑산이란 노래로 인해 새롭게 조명받고 더욱 유명해진 칠갑산과 콩밭메는 아낙네상, 이 산객의 어릴적 어머니상이기에 한동안 바라본다.

지금이야 그 고통스런 시간들도 모두 아련한 추억이 되어 버린 자화상, 이 상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아이들 세대엔 또 어떤 모습으로 고향인 칠갑산이 남겨져 있을지 궁금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낙네 상을 내려오니 청양 장승공원이 보인다.

오지중의 오지였던 청양은 장승에 관한 각종 전설과 유래가 많은 곳으로 수백년전부터 장승제를 올려오는 등 이미 한국 최고의 장승문화 보존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세태의 변화와 함께 장승문화도 왜곡 변형되어 가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사라져 가는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전국 최고의 장승문화 보존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10여전전인 1999년 칠갑산장승축제를 개최하면서 장승공원이란 테마공원을 만든 것이 이 장승공원의 시효가 되였다.

장승은 고대 솟대와 선돌에서 유래되였다고 하며 조선시대에 와서 장승이라 불려져 지역 경계나 이정표로 이용되다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바뀌어 마을 입구에 세우고 마을의 평화와 무병장수를 기원한 것이 그 시초라 한다.

 

이렇게 짧지만 기억에 남는 칠갑산 산행을 마치고 막내와 만나 청양 시내로 복귀해 간단한 샤워 후 시골집에서 이슬이를 나누며 길고도 깊은 하룻밤을 보낸다.

가족이 무엇인지 그리고 고향은 또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였고 또 내 삶을 조명해 본 시간으로 남기며 짧은 산행기를 마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