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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계룡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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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남 공주시와 논산시 그리고 대전시 경계의 계룡산 종주 코스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2월 20일

산행날씨 : 맑은 날씨였으나 약간의 박무와 많은 눈 내림으로 산행이 어려웠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5도에서 영상 8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박정자 삼거리-병사골 공원지킴이-장군봉(510봉)-갓바위 삼거리(지석골 하산 삼거리)-신선봉(645봉)-큰배재-

               남매탑(오뉘탑)-삼불봉 고개-삼불봉-해발 730봉-해발 755봉-자연성릉 해발715봉-관음봉-관음봉 고개-문필봉 우회-

               연천봉 고개-연천봉-연천봉 고개-문필봉 우회-관음봉 고개-쌀개능선-통천문-쌀개봉(828봉)-

               계룡산 천황봉(천단 정상석, 845봉)-쌀개봉-통천문-천왕봉과 황적봉 능선-동학사 계곡 하산 고개-동학사 계곡-동학사-

               동학사 일주문-동학사 매표소-동학사 주차장-산행종료

등로조건 : 바위 위 빙판과 많은 등산객 그리고 많이 내려있는 눈속을 홀로 러쎌 했던 최악의 등로 및 산행 조건 

산행거리 : 약 17 Km

산행시간 : 열심히 9시간 40분 (07시 10분부터 16시 50분까지)

 

 

새로운 자연을 벗삼았던 계룡산에서의 멋진 하루

 

 

처가가 대전에 있기에 자주 들리는 곳으로 들릴 때마다 가능하면 오르려고 했던 계룡산, 지금까지 몇십번은 올랐을 그곳에 오늘은 아주 특별한 산행을 꿈꾸며 새벽 같이 출발한다.

아이들이 아직 방학이지만 방학조차 편히 쉬지 못하는 학생이다 보니 학교에 갔다 돌아 온 후 아이들과 옆지기는 오후 대중 교통편으로 내려오고 할 일 없는 산객만이 새벽 5시에 집을 출발해 공주와 대전을 이어주는 1번 국도와 동학사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산행 들머리인 박정자 삼거리에 도착한 시간 새벽 6시 30여분이다.

간단히 산행 준비 후 여명이 밝아오길 기다리며 주위 풍경을 담아보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시간만 소비하고 있다.

 

드디어 새벽 7시를 넘기며 주위 사물이 보여지는 시간, 길고도 먼 장도를 위한 출발을 알린다.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어주는 1번 지방도로를 타고 동학사 입구에서 우회전하면 곧바로 제1학봉교가 나타나고 다리를 건너기 직전 다시 우측으로 좁은 시멘트 길이 나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 한적한 곳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작은 개울을 가로질러 건너면 다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 있고 그곳에서 우측 길을 타고 진행하면 병사골 공원지킴이가 서 있는 산행 들머리로 이어진다.

너무 이른 새벽이고 또 입장료 징수가 사라진 후 지키는 사람의 흔적조차 사라진 황량한 공원지킴이를 지나니 금새 많은 눈 위에 빙판길이 연결되고 잠시 후 체인젠으로 무장한 후 가파른 된비알 타고 땀 흘리며 올라 선다.

 

계룡산은 196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으로 대전광역시와 공주시 그리고 논산시에 걸쳐있는 충남 제일의 명산이다.

금남정맥에 위치한 산으로 능선이 닭의 볏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계룡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으며 풍수지리에서도  명산으로 무속신앙과 관계깊은 신비스러운 산으로 통한다.
주봉인 천황봉(845.1봉)을 비롯하여 삼불봉, 연천봉, 관음봉, 쌀개봉, 문필봉 등 열댓개의 봉우리와 기암괴석들 그리고 각 골짜기마다 아름답고 멋진 폭포를 어우르고 있는 명산 명소이다.
봄에는 동학사 진입로변의 벚꽃터널로 여름에는 동학사 계곡의 신록으로 가을에는 갑사와 용문폭포 주위의 단풍 그리고 겨울에는 삼불봉과 자연성능의 설경이 장관을 이루며 많은 등산객들을 부르고 산 주위에 들어 서 있는 유명 사찰들은 또한 많은 여행객들을 불러 늘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유명한 산이 되였다.

새벽 7시 조금 못된 시간, 저 멀리 산행 들머리쪽 길가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학봉교로 나와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보지만 시원찮고 다시 돌아 들어가며 병사골 공원지킴이와 장군봉을 간신히 담아 보지만 빛이 적어 흔들림 현상이 있다.

그래도 이것 한장으로 추억 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새벽 찬바람만이 휭하니 불어대는 병사골 공원지킴이 앞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한가하기 그지없던 곳이였지만 조금씩 등산객들에게 알려지면서 특히 사찰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등로로 알려지면서 제법 그럴듯한 등로가 나 있는 코스이다.

암봉과 암릉미를 느끼며 수려한 조망이 일품인 등로로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코스중 하나이다.

 

몇일 전 내린 눈이 얼었다 녹었다를 반복하며 등로를 얼음 빙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제법 빡쎄게 땀 좀 흘려 보자 마음 먹었던 생각은 초반부터 일그러지고 그저 안전하게 무사히 가고 싶은 곳까지 다녀 올 수만 잇기를 바라는 소박한 꿈으로 바뀌는 시간이다.

잠시 땀방울 흘리며 오르니 장군봉 오르기 전 암봉 전망대에 올라 방금 전 올라 온 박정자 삼거리와 1번지방도로 그리고 대전쪽으로 연결되는 온천리를 담아보니 그림같다는 생각이다.

  

잠시 후면 일출이 시작될 것 같아 이곳에 머물며 올라야 할 장군봉을 담아 본다.

온 몸에 하얀 도포 자락을 걸치고 위엄있게 서 있는 모습이 신선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저곳에 오르기 위해 또 얼마의 땀방울을 흘려야 할련지...

 

아침 7시를 한참 넘긴 후 장군봉 바위 전망대에서 일출을 감상해 본다.

1번 지방도로 위 갑하산 위로 찬란히 떠오르는 일출에 한해의 안녕과 오늘 하루의 무탈한 산행을 빌어 본다.

언제 봐도 산상에서의 일출은 멋지고 아름다운 시간이다. 

 

이제 다시 가파른 얼음 등로를 타고 등줄기에 땀방울이 흥건해질쯤 우측 공주시 반포면 상신리의 하신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몇년전 여름 게릴라성 폭우가 솟아지던 날 남매탑에서 거꾸로 장군봉쪽으로 하산하다 짙은 안개로 길을 잃고 무작정 찾아 내려 갔던 상신리에서 어렵게 내려오는 자가용 얻어 타고 탈출했던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에 더욱 가슴 떨리는 마음으로 담아 본다.

 

8시를 넘겨 한시간 조금 더 걸린 시간에 장군봉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느린 산행속도가 발목을 잡지만 어쩔 수 없는 빙판길에 그저 무사히 올라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시간이다.

시원하게 펼쳐진 주위 조망을 관찰하고 잠시 쉬어 간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조망이 참으로 황홀하다.

우측으로 삼불봉으로 이어진 오늘 걸어야 할 능선과 그 끝자락에 뾰족하게 올라온 삼불봉이 보이고 중앙에 관음봉이 자리하고 그 좌측으로 출입금지 구역인 쌀개봉과 정상에 통신탑을 이고 있는 계룡산 주봉인 천황산이 구름속에 가물거린다.

오늘 저곳에 올라 이곳을 바라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장군봉 지나 이름없는 암봉을 넘나 들어야 하는 구간이다.

자연성능과 쌀개능선 그리고 이곳 장군봉 능선이 계룡산에서도 가장 위험하지만 풍경만은 최고인 곳이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더욱이 바위에 쌓였던 눈들이 날씨가 풀리며 녹아 낮에는 물이 흐르고 밤에는 빙판길이 되어 있어 더욱 위험하다.

어렵게 진행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조망을 보여주는 계룡의 아침에 힘든 줄 모르고 진행한다.

 

그저 경외롭고 황홀할 따름이다.

자주 올랐던 곳이지만 오늘처럼 그 아름다움을 가슴속 깊이 남겨진 산행은 아주 드물었었다는 생각이다.

환상의 삼불봉 그리고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쌀개능선이 산객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고 있는 아침 시간이다.

오직 가벼운 등산 차림을 한 등산객 한분을 만난것이 전부일 정도로 사람들의 모습조차 보기 힘든 등로인 것이다.

 

갓바위 삼거리를 지나며 이정표를 바라보니 작은배재와 지석골로 하산할 수 있는 삼거리이기도 한 모양이다.

아마도 전문적인 산꾼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올라 삼불봉쪽으로 많이 이용한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조금 더 유심히 살펴 본다.

다시 임금바위를 지나 신선봉에 도착하니 삼불봉의 하얀 도포 자락을 걸친 모습이 너무나 당당히 산객의 눈앞에 다가오며 새로운 만남을 반가워 해 주는 듯 하다.

  

다시 줌으로 당겨 삼불봉만 담았던 렌즈를 멀리 천황봉까지 담아 본다.

조금씩 인간들의 목소리가 들리며 눈 내린 계룡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붐비는 듯 하다.

지금까지의 호젓함은 사라지고 이제 많은 인파속에 몸을 맡기며 세류에 떠밀려 살아가는 그런 산행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 온다.

 

큰배재로 향하는 길에 큰 암봉에서 길게 늘어진 커다란 고드름이 눈길을 잡는다.

어릴적 초가 지붕 아래로 일렬로 늘어서 겨울의 고즈넉한 시골풍경을 대변했던 고드름에 대한 추억이 있기에 더욱 아련한 마음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큰배재에 도착하니 수많은 단체 등산객들이 천정골을 타고 올라오고 있다.

잡음과 웃음소리 그리고 막걸리 냄새가 진동하는 큰배재를 재빨리 빠져 나와 남매탑으로 향한다.

 

남매탑 고개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수많은 단체 등산객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어 보인다.

특히나 사진 한장 남기고 싶어 이정표를 바라보지만 그곳에도 배낭을 걸어 놓은 등산객과 그 이정표를 중심으로 둘러서 있는 인파로 인해 제대로 된 사진 한장 건지기가 힘들다.

어렵게 등산객을 숨기고 사진 한장 남긴 후 재빨리 남매탑으로 향한다.

 

멸망한 백제장수와 호랑이가 물어 온 아가씨와의 애틋한 전설이 남아 있는 남매탑, 잠시 탑 앞에 서성이며 오늘의 무사 산행을 빌어 본다.

이곳 역시 많은 등산 인파로 붐비고 여러 음식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며 허기를 부추기고 있다.

 

잠시 계단을 타고 진행하니 따스한 햇살이 등로를 비추며 남동 사면에는 눈이 녹아 흐르는 물기가 흥건하고 그 위를 걷는 발길이 여간 미끄럽지가 않다.

조심하며 오르니 묘지 한기가 누워 있는 삼불봉고개에 도착하고 우측 소나무가 서 있는 전망대에 올라 공주쪽 조망을 즐겨 본다.

 

이제 본격적인 자연성능과의 만남을 시작해 본다.

가파른 계단을 타고 삼불봉 오르는 등로로 진행하여 그 사다리를 오르니 눈앞에 거대한 자연이 작은 인간의 욕심을 버리라 말하는 듯 하다.

지나온 장군봉 능선이 시원하고 1번 지방도로 건너로 이어진 갑야산과 우산봉 능선이 또한 아련하다.

 

드디어 삼불봉 정상에 도착해 겨울의 백미인 삼불봉 설경를 바라본다. 

눈 앞의 무명 암봉 지나 칼등만 보여주는 자연성능 끝자락에 관음봉 정자가 보이고 그 우측 뒤로 문필봉과 연천봉이 삼형제의 모습으로 나란히 서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자주 올랐던 문필봉이지만 이제 그 문필봉도 출임금지 구역이 되어 이렇게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되는 봉우리가 되였다.

 

다시 가파른 계단을 타고 삼불봉을 내려 와 나무 데크와 계단을 넘으며 자연성능으로 진행하며 칼등 능선에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다녀온 삼불봉의 모습이 가히 환상이다.

사진 한장에 담으며 이제 눈 앞에 보이는 자연성능과 저 멀리 좌측으로 보이는 쌀개능선과 쌀개봉 그리고 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을 바라보며 진행한다.

좌측으로는 동학산 계곡 하단부에 동학사가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는 오늘 내려가려고 마음 먹고 있는 천왕봉과 황적봉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금잔디고개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니 더욱 환상적인 자연성능이 나타나고 얼어붙은 암봉을 조심하며 진행한다.

제법 붐비는 등로로 인해 이제 내 의지대로 진행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님을 알기에 그저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하자 생각하니 마음만은 편안해 졌지만 그래도 처음 가 보는 등로에 대한 부려움이 깃든다.

 

다시 나무 데크와 계단을 타고 진행하니 그 계단 한모퉁이에 자연성능 이정표가 서 있고 해발 715미터란 글귀가 선명하다.

계룡산에서 최고의 위험구간이면서 또한 최고의 조망을 선사하는 자연성능 등로이기에 조심하면서 마음껏 주위 풍경을 담아본다.

눈이 내려 하얀 설원으로 변한 계룡산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제 많이도 걸어 왔다는 느낌이다.

저 하얀 암벽 꼭대기에 팔각정자 하나가 서 있는 관음봉이 눈 앞이다.

서서히 허기가 지면서 시간도 많이 지났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오르막에서 먹을 수 없기에 마지막 힘을 짜 본다.

 

좌측으로는 동학사 계곡 저 밑으로 고즈넉한 동학사가 자리하고 있다.

옆지기와 많은 추억을 남겼던 동학사, 이제 그 추억을 먹으며 새로운 풍경을 담는다.

저곳을 가운데 두고 오늘은 원을 그리며 한바퀴 돌아 내려가리라 마음 먹고 있지만 그것이 가능할련지...

 

힘들게 땀흘리며 철계단을 올라 관음봉 가까이 오르니 지나온 자연성능이 다시 한눈에 들어오며 황홀한 자연의 풍경을 선사한다.

저 멀리 장군봉이 봉우리만 희미하게 드러나 있고 삼불봉쪽 봉우리도 그 꼭대기만 살짝 드러내고 있다.

그 아름다움에 그저 말문이 막히며 보는 것 자체로만으로도 헹복한 시간이다.

 

이제 관음봉 정상이다.

이곳에서의 운해가 참으로 아름답다는 해설판이 서 있고 그 앞에 지어진 팔각정엔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간식과 점심을 먹으며 힘들게 오른 무용담에 정신이 없다.

내가 비집고 들어 갈 틈이 없기에 그 팔각정 아래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나만의 식당을 마련해 본다.

 

다시 바위 전망대에 올라 이곳에서 바라본 조망을 확인한 후 그 봉우리들을 찾아 나서본다.

저 멀리 삼불봉으로 이어진 자연성능과 그 좌측인 공주쪽으로 뻗어 나간 금남정맥 능선이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저 바라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리는 시간이다.

 

이제 다시 눈이 녹아 질척이는 관음봉고개로 조심하며 내려가니 그곳에도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이제 이곳에서 은선폭포를 타고 동학사로 내려가는 등산객들도 많이 보인다.

그들을 뒤로 하고 연천봉으로 가면서 문필봉을 우회한다.

연천봉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바라 본 연천봉이 멋들어지게 서 있고 그 위에도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있다.

 

드디어 연천봉 정상에 서서 주위 풍경을 조망한다.

이제 오를 수 없는 문필봉을 가운데 두고 좌측으로는 자연성능을 지나 삼불봉이 선명하고 관음봉에서 우측으로는 역시 오를 수 없는 쌀개능선이 화려하다.

저 능선을 타고 진행 할 수 있을 것인지...

 

이제 연천봉에서 내려오며 좌측의 바위 전망대에 올라 잠시 더 주위 풍경을 담아 본다.

특히 좌측 북쪽으로는 몇번 올라온 경험이 있는 갑사가 고즈넉히 앉아 있다.

기가 쎈 산처럼 그 산자락에 지어진 암자들도 참으로 많음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이제 다시 연천봉에서 내려오며 그리워 가슴에 묻어 두웠던 쌀개능선의 쌀개봉과 계룡산 천황봉을 바라보니 오믈따라 더욱 선명한 하얀 눈을 덮고 가까이에서 손을 들어 유혹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이곳에서부터 빨간모자 두명을 만나 가슴 졸이는 시간으로 남긴다.

 

다시 관음봉고개로 뒤돌아 와 그곳에서 잠시 서성이며 도둑고양이가 되어 간다.

그토록 가슴 졸이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시간, 금남정맥이면서도 들 수 없는 등로로 막혀있기에 더욱 이렇게 큰 그리움이 남아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철조망 넘어 진행하니 깊은 눈밭이 기다리고 발목 위 종아리까지 빠지는 눈속의 미로를 뚫고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 간다.

 

이리 저리 갈지자 행보로 어렵게 깊은 눈속을 지나 능선을 타고 진행하지만 금새 다시 큰 바위를 우회하며 깊은 눈속을 사면으로 오른다.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고 땀방울이 쉼없이 흘러 내린다.

그러다 문득 앞을 보니 작은 돌탑이 서 있고 그 좌측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는 바위 전망대이다.

 

첫번째 오른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음봉과 문필봉 그리고 연천봉 능선이 환상이다.

그 오르지 못하는 문필봉 아래로는 문필봉을 우회하는 등로가 하얀 선을 그리며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수없이 자주 올랐으면서도 처음으로 바라보는 관음봉에서 연천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그 연천봉 반대 동쪽으로는 자연성능과 삼불봉이 웅장하다.

저 능선을 타고 관음봉으로 올라 좌측 연천봉을 거쳐 이곳까지 올라온 산객 자신에게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곳까지 올라오며 너무나 깊은 눈속을 홀로 러쎌하며 오라오느라 진땀을 흘렸기에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체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예상한 코스로 제대로 걸어 내려 갈 수나 있을련지...

 

쌀개봉으로 진행하며 좌측을 바라보니 저 발 밑으로 동학사계곡이 보이고 그 중간지점에 동학사가 자리하고 있다.

그 좌측으로는 오늘 오전 올라온 장군봉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우측으로는 이제부터 내려가야할 천왕봉 능선이 또한 장벽처럼 동학사를 감싸고 있다.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가고 갈길은 먼데 가족들 모임 시간은 가까워져 오면서 갑자기 마음만 바빠지기 시작한다.

 

쌀개봉 정상 직전 절개된 암봉 끝자락에 서서 남쪽으로 웅장하게 서 있는 계룡산 주봉인 천황봉을 담아 본다.

통신 중계탑이 그 정상을 차지하고 그 주위는 철조망으로 크레물린을 만들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그래도 간간히 천단의 정상석을 찍어 올린 선답자들의 사진을 봤기에 이 작은 산객도 한번쯤 올라 그 모습을 담아 보기로 한다.

천왕봉 능선으로 내려 갈 것인가 아니면 천황봉을 다녀올 것인가 선택의 순간에 주봉인 천황봉을 택한 것이다.

 

이제 쌀개봉과 천황봉을 동시에 담아본다.

이곳에서 직접 천황봉으로 오를 수 없는 직벽이 가운데 능선을 잘라 놨기에 다시 어렵게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니 그곳에 희미한 등로가 열려 있다.

금남정맥을 하면서 다시 한번 올라야 할 능선이기에 조금 더 자세히 눈에 익혀 본다.

 

그 암봉을 조심하며 내려오니 그곳에 통천문이 기다린다.

어느곳이던 유명하고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마다 이런 통천문이 있어 그 문을 통과해야만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곳 계룡산에도 역시 같은 통천문이 산객을 반갑게 맞이해 준다.

그 통천문 사이로 보이는 계룡산 천황봉이 아스라히 산객을 유혹한다.

 

이제 칼등능선으로 이뤄진 쌀개봉을 지나 마지막 남아 있는 계룡산 천황봉을 가까이에서 담아 본다.

오르지 못하는 금지구역이라 그런지 가슴에 남겨지는 감흥은 더욱 크게 남겨진다.

이제 저곳에 올랐다 뒤돌아 내려오면 오늘 산행의 클라이막스는 지나는 것이리라...

 

마지막 계룡산 천황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쌀개봉 능선이 또한 아련하다.

작은 통신탑 넘어 암봉 두대의 쌀개봉이 다음을 약속한다.

금지구역을 묶여있는 곳, 이제 조금은 그 금지구역을 풀어 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돌고 돌아 어렵게 미끄러지며 도둑 고양이가 되어 계룡산 천황봉 정상에 오른다.

그곳에 작지도 크지도 않은 천단 정상석이 놓여 있고 그 정상석 저 멀리 자연성능과 삼불봉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이 사진 한장 남기기 위해 그토록 오랜 시간 걸렸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으로 남는다.

 

오랫동안 머물 수 없는 시간이기에 다시 올랐던 등로를 그대로 타고 뒤돌아 쌀개봉 근처 통천문까지 뒤돌아 내려온다.

통천문 우측으로 희미한 등로를 타고 이제 아무 발자국과 발자취도 없는 등로를 타고 나만의 시간으로 깊은 눈속을 러쎌해 본다.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이다.

그래도 가끔 뒤돌아 올려다 보는 쌀개봉 정상의 암봉이 참으로 멋들어 진다.

 

 내려오면서도 그 아름다운 마지막 풍경을 담으려 동학사 계곡을 담아 본다.

그리고 또 내려가야 할 천왕봉과 황적봉을 바라보니 환상으로 남겨지지만 멀고도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해가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이렇게 산속에서 오후가 되면 조금은 두려운 마음으로 한시 바삐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인간 세상이 왜 그리 그리워지던지.

지금이 바로 그런 마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출입 금지 구역으로 묶여있는 가파른 등로를 타고 바위 너덜 구간 위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 있는 계곡을 타고 어렵게 조심하며 내려온다.

그래도 발자국 하나 없이 너무 가파른 등로이다 보니 내려오는 시간에도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흐른다.

어렵게 동학사 계곡으로 내려와 동학사에 잠시 들려 사진 몇장 남기고 마지막 시멘트 도로를 타고 조금은 빠른 걸음걸이로 내려 가 본다.

 

이제 마지막 동학사 일주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배낭 정리하며 좌측으로 햇살을 받아 미끈하게 아름다운 장군봉 암봉을 담아 본다.

생각보다 최악의 산행 조건과 등로였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이렇게 하산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버스를 타고 박정자 삼거리로 돌아 와 길고도 멀었던 하루, 새로운 세상과의 소통을 이루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만든 하루로 기억한다.

이제부터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지만 내일 또 이어질 산행에 조금은 두려움도 남는 시간이다.

그래도 웃으며 피곤한 내색 없이 하룻밤 즐겨 보는 시간이길 바라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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