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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군자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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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북 괴산군 군자산과 남군자산 그리고 쌍곡계곡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07월 04일

산행날씨 : 흐리고 박무로 인해 조망 없었으며 점심때부터 국지성 집중 호우

산행온도 : 영상 16도에서 영상 24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소금강 주차장-전망대-군자산(큰군자산 918.2봉)-비학산 갈림길-전망바위-도마재-661봉-846봉-

               830봉-남군자산(827봉)-암릉구간-소콧구멍바위-절말-쌍곡계곡-덕바위-도마골-소금강 휴게소-

               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5 Km

산행시간 : 열심히 8시간 (08시 20분부터 16시 20분까지)

 

 

군자산에 올라 우중에 숨어버린 멋진 백두대간 마루금을 찾아

 

 

벌써 한번 이상 다녀왔어야 할 군자산과 남군자산을 다녀오지 못하고 드디어 오늘 산행이 잡혀있는 날이다.

날씨는 덥지만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군자산과 남군자산을 돌아 칠보산을 올랐다 보배산으로 하산하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하루에 충분히 산행하고 쌍곡계곡에 몸을 맡기면 금상첨화이겠다는 바램으로 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오늘도 옆지기에게 꼬드겨보지만 아이들 시험이 겹쳐 결국 홀로가는 외로운 산행길이 되어 버린다.

 

군자산 산행 들머리가 위치한 쌍곡계곡으로 들어가며 초입 우측에 보이던 너무나 아름답던 소금강 전경 

 

차량 통행이 뜸한 토요일 새벽 시간이라 막힘없이 달린 애마는 괴산 IC를 빠져 나와 쌍곡계곡 들머리인 소금강 앞에 산객을 내려 놓는다.

아름다운 소금강 이정석을 담고 안개와 구름에 덮혀있는 환상의 소금강 정상부와 비경의 암봉 사이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많은 사진 찍으며 시간을 즐겨본다. 

쌍곡구곡중 제2비경인 소금강이란 지명이름이 부끄럽지 않는 참으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다.

 

백과사전에 수록된 쌍곡계곡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본다.

쌍곡계곡은 괴산에서 연풍 방향으로 10㎞ 떨어진 지점의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총길이 10.5㎞의 계곡이다.

보배산(750봉), 군자산(948봉) 및 비학산(841봉)에 둘러싸여 맑은 물이 흐르며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괴산팔경의 하나로 손꼽혀왔다.

옛날에는 쌍계라 불렀는데 조선시대 이황과 정철 등 유학자와 문인들이 이곳의 경치를 좋아하여 이곳에서 노닐었다고 한다.

계곡 곳곳에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과 마당바위(장암) 등 9곡이 있다.
제1곡 호롱소는 계곡물이 꺾이며 생긴 소(沼)와 주위의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제2곡 소금강은 계절마다 변하는 모습이 절경을 이룬다.

제3곡 떡바위는 시루떡을 자른 것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떡바위 동쪽 200m 지점에 있는 제4곡 문수암은 소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노송과 조화를 이룬다.

제5곡은 쌍벽으로 계곡 양쪽에 높이 10여m, 너비 5m 정도의 암석이 평행으로 줄지어 있으며, 제6곡 용소는 암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바위웅덩이를 휘돌며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제7곡 쌍곡폭포는 반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여인의 치마폭처럼 펼쳐지고, 제8곡 선녀탕에는 폭포와 물이 떨어지는 곳에 지름 10m, 깊이 2m의 소가 있다.

제9곡인 장암은 모양이 마당처럼 넓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주위가 소나무숲으로 울창해 한여름에도 더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시원하다.
주변에 선유구곡, 화양구곡, 수옥폭포, 각연사 및 제월대 등 관광명소가 많다.

 

군자산 산행 들머리 전경, 이곳에 차량 20여대를 주차시킬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8시를 조금 넘겨 드디어 소금강 솔밭 주차장이 있는 군자산 산행 들머리에 도착한다.

이미 몇대의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고 몇몇 등산객들이 등산 준비 후 곧바로 능선 숲속으로 사라져 간다.

이곳에서 산행 준비하며 주위 풍경을 디카에 담은 후 먼저 오른 등산객들을 따라 천천히 산행을 시작한다.

벌써 높은 습도와 기온으로 인해 온몸에선 비오듯 땀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철계단과 나무계단을 번갈아 타며 오르니 금새 화석바위와 하늘벽이 보이는 전망바위에 도착한다 

 

계단을 타고 오르다 첫번째 암봉에서 소나무 가지사이로 바라본 쌍곡계곡과 쌍곡리 원경

 

생각보다 멋진 조망에 소나무 가지사이로 저 멀리 남동쪽으로 쌍곡계곡과 쌍곡리 마을을 처음으로 잡아 본다.

약간의 박무현상으로 깨끗한 조망은 안되지만 그래도 눈으로 보면서 그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가시거리가 짧아 이 산객이 원하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볼수가 있을련지 그 부분이 안타까울 뿐이다.

주차장에서 이 산객에 앞서 주차시킨 후 먼저 올랐던 등산객 세분이 보이고 잠시 인사 건넨 후 다시 홀로 오르는 시간이 되였다. 

 

쌍곡계곡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는 보배산과 칠보산 능선이 구름에 가려 더욱 신비스럽게 드러나고

 

조금은 빠르게 그러나 조금하지 않게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르니 제법 가파른 된비알이 나타나고 등로 주변의 소나무엔 등산객 손때가 묻어 반질 거리고 있다.

소나무와 잡목들 그리고 박무로 인해 조망은 없으나 가끔 열리는 하늘에 저 멀리 희미한 마루금이 산객의 마음을 애타게 만들고 있다.

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오를때마다 좋은 조망에 멋진 경치만 본다면 그것 또한 산행의 묘미를 반갑시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쌍곡계곡 건너 햇살속에 반짝이는 보배산과 칠보산 능선이 안개속에 참으로 아름답다  

 

전망대에서 우측으로 보이던 군자산 암봉들과 그 암봉 사이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소나무들이 있는 풍경

 

한동안 더 오르니 평이하고 그늘 숲으로 이어진 등로가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니 우측으로 하늘벽이라 생각되는 멋진 암릉에 푸른 소나무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어 놓은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에 이름 붙여진 소금강이란 곳을 거의 모두 다녀봤던 이 산객의 눈에는 모두 한결같이 이런 암봉에 푸른 소나무가 띠를 두른채 그 암봉의 삭막함을 상쇄하는 그런 모습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곳 군자산의 소금강 역시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놀랍기만 하다.

아무리 조망이 없다해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 잡목을 헤치고 들어가 조심하며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628봉 정상이라 생각되어지는 봉우리와 이정표

 

다시 멋진 암벽과 소나무 그리고 그늘진 등로를 타고 오르막 오르니 넓은 공터가 보이고 그곳 한켠에 이정표가 서 있다.

솔밭 주차장에서 1.4 Km 올랐고 군자산 정상까지는 아직 1.1 Km가 남았다는 거리표시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산행 속도는 무척 느리게만 느껴진다.

아무도 높은 습도와 기온 그리고 바람 한점 없는 여름 무더위가 산객의 마음과 몸을 자꾸만 힘들게 하는 모양이다.

잠시 이곳 공터에서 물한모금 마신 후 오르락내리락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한다.

 

군자산 바로 직전 나무계단에서 바라 본 쌍곡계곡 건너 보배산과 덕가산 그리고 희미하게 백두대간 악휘봉

 

이정표가 서 있는 공터를 지나니 짧은 칼바위 능선이 나타나고 안전로프가 메달려 있다.

그곳을 지나니 안부가 나타나고 그 안부 넘어로는 철계단이 암봉 하나를 돌아가며 계속 이어진 모습이 잡목 사이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그 철계단을 타고 오르니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 조망 좋은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 서서 잠시 아름다운 주위 풍경을 음미해 본다.

안개속에 희미하지만 보배산과 칠보산 넘어 저 멀리 봉우리만 내밀고 조만간 백두대간 산행에서 만나자 손흔들어 주는 마루금이 산객의 가슴을 마구 쿵쾅거리게 만든다.

 

군자산 정상에 올라 이정석 한장 남기고

 

많은 사진 찍고 다시 그 철계단 넘어 진행하니 아직도 몇개의 작은 봉우리가 남아 군자산과의 만남이 쉽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치고 힘이 들어 잠시 칼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있으니 갑자기 허기가 지면서 간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아침도 굶고 올라 이제껏 변변한 식사 한번 못했다는 느낌이다.

어렵게 간식으로 준비한 보리빵과 음료수 그리고 사과 한개를 먹으며 아침을 대신해 본다.

 

그리고 다시 칼바위 능선을 지나니 드디어 군자산 정상이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 도정리와 사평리에 펼쳐 있는 칠성평야 남쪽으로 우뚝 솟은 산으로 괴산군에 있는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산이 바로 군자산(일명 큰군자산)이다.
군자산의 옛 이름은 군대산으로 삼국시대에는 영원한 라이벌이였던 신라와 백제의 국경으로 수많은 전투가 이어졌으며 또한 기도를 하면 옥동자를 얻는다는 설화가 많아 무속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중의 한곳이기도 하다.
군자산은 이 산에서 멀지 않은 백두대간으로부터 가지를 친 능선상의 최고봉으로 백두대간 상 장성봉 방면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의 첫 봉우리가 막장봉(868봉)이다.

막장봉에서 계속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제수리치를 지나 남군자산(827봉)을 빚어 놓은 후 남군자산에서 능선은 두 갈래로 갈라지느데 북쪽으로 가지를 뻗어 약 4.5km 거리에다 세차게 들어올린 산이 큰군자산이며 남군자산에서 계속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칠성면과 청천면 경계를 이루며 약 1.5km 거리인 675m봉에 이르면 또 두 갈래로 나뉜다.

북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약 2km 거리에 이르러 옥녀봉(604봉)으로 솟고 약 1km 더 나아가 아가봉(541봉)을 지난 다음 나머지 여맥들을 달천에 모두 가라앉힌다.
675m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은 갈모봉(582봉), 가령산(535봉) 및 사랑산(647봉)을 빚은 다음 여맥들은 모두 화양구곡과 달천으로 가라앉는다.
군자산은 동쪽 칠보산 능선을 마주보며 그 사이에 쌍곡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남으로는 남군자산과 옥녀봉 능선을 사이에 두고 다래골과 갈은구곡을 거느린다.

서쪽으로는 달천이 산자락을 에워싸고 북으로는 칠성평야가 수반처럼 군자산을 받쳐주고 있다.

산자락에는 기암과 노송들이 즐비하고 산 전체를 뒤덮은 숲이 잘 보존되어 태고적 자연미가 넘쳐난다.

남한 땅 중심부에 위치해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한국의 산천에서 발췌)

 

군자산 정상 옆 전망바위에서 다시 바라본 보배산과 칠보산 그리고 저 멀리 희미하게 백두대간 마루금

 

군자산 정상에서 힘들게 셀카 작동시켜 사진 한장 남기고 좌측으로 돌아 진행하니 금새 앞이 탁 트이는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 서서 잠시 주위 풍경을 조망해 본다.

지도를 펴놓고 살펴 보지만 희릿한 박무가 보고 싶은 산 하나 하나를 방해하고 잇다는 느낌이다.

아마도 맑은 날 다시 올라 멋진 조망을 감상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일 뿐이다.

저 멀리 동쪽으로 쌍곡계곡 넘어 보배산과 칠보산 그리고 백두대간 악휘봉이 보일듯 말듯 산객의 가슴을 태운다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남군자산 가는 능선 저 멀리 희미하게 남군자산도 보이고

 

남쪽으로는 올라야 할 남군자산 능선이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를 보이며 반원형을 그리고 그 끝자락에 얼굴만 내밀고 빼꼼히 처다보는 남군자산이 서 있다.

가까이에는 서쪽으로 비학산 줄기를 내 보내는 무명봉이 자리하고 저 멀리 가운데 잘록하게 도마재도 보일듯 하다.

한걸음에 달려가고 픈 마음 간절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인가...

 

다시 한번 올라야 할 비학산 능선과 숨겨진 칼론계곡도 그려보고

 

언젠가 다시 한번 올라 걸어야 할 비학산과 그곳으로 이어진 능선 그리고 저 봉우리 넘어 숨겨진 칼론계곡을 그리며 아쉬운 마음 달래 본다.

희미하게 다가오는 실루엣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 간절한지도 모르겠지만...

늘 괴산의 산을 생각하면 많은 암봉과 암릉지역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여름 산행지로는 적당하지 못하다는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지는 요즈음이다.

제천의 금수산 역시 바위로만 생각했던 곳이였는데 하루 종일 그늘로만 오르내릴 수 있는 몇안되는 여름 산행지임을 답사를 통해 알고 난 후 또 다른 매력에 빠졌던 시간이 엊그제였기에 더욱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를 일이다.

 

비학산 가는 갈림길을 지나며 조금은 아쉬움을 남기고

 

한동안 그곳에 서서 주위 풍경과 조망을 바라본 후 진행하니 다시 바위 암봉이 나타나고 일망무제 거칠것 없이 펼쳐진 장쾌한 조망에 다시 한번 발길 멈춘다.

지나 온 북쪽을 제외하고 모든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산하, 그 중심에 서서 이렇게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는 마음 뿐이다.

가끔 구름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여름 햇살마저 고마움으로 다가오는 시간, 이제부터 나무 그늘로 숨어 진행하니 금새 이정표 하나가 서 있고 우측으로 비학산 갈림길이 나타난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 달래본다.

 

바위전망대에 도착해 다시 한번 남군자산쪽 능선을 바라보지만 남군자산 정상은 숨어버리고

 

다시 한동안 진행하다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군자산쪽 전망은 모두 사라지고 846봉만이 얼굴을 내밀고 우뚝 솟아있다.

처음에는 그 봉우리 뒤에 숨어 있는 남군자산을 생각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봉우리가 남군자산이란 착각에 빠져 만만하게 봤다가 오름길에 끝도 없이 이어진 길고 긴 능선에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이 선명하다.

여름날 퇴약볕에 이렇게 오를 수 있음에 스스로에게 대견함은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이 산중에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산객 혼자만이 남겨진 모양이다.

 

군자산 지나 바라본 옥녀봉과 아가봉쪽 능선 

 

남군자산 능선을 두고 우측으로 돌아가며 바라보니 옥녀봉과 아가봉 능선이 선명하고 그 아래 숨겨 놓은 갈은구곡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저곳 또한 한번은 올랐다 와야 하는 목록속에 들어 있기에 그 모양을 머릿속에 입력하기 바쁘다.

저 위에 올라 바라보는 이곳 능선의 모양은 또 어떤 모습일련지 궁금하기도 하다.

어느 순간, 산에 오르며 주위에 서 있는 산의 자태를 살펴보는 취미가 또 하나 늘었다.

내가 생각했던 모양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런 경험이 스스로에게 큰 배움이 됨을 알기에 오늘도 조각 맞추며 힘겨워 하는지도 모르겠다

 

도마재로서 좌측은 쌍곡계곡의 도마골로 하산하게 되고 직진이 남군자산 가는 등로이지만 비지정 등로이고 

 

이제 시간도 많이 지체되고 너무나 많은 시간 여유롭게 진행했기에 이제부터 조금은 빠르게 진행해 본다.

나무 그늘로 된 평이한 등로가 산행하기 좋은 등로로 열어주고 가끔 불어주는 능선의 산바람이 흐르는 땀방울 씻어주니 더욱 발걸음이 빠르게 움직인다.

한동안 완만한 내리막 타고 계속 진행하니 넓은 공터가 나타나며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다가가 살펴보니 좌측으로 쌍곡계곡의 도마골로 하산하는 하산 등로 표시이고 직진으로 남군자산 오르는 등로는 탐방로 아님 표시가 되어 있다.

잠시 갈등하지만 칠보산과 보배산을 오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스스로에게 자위하며 그곳으로 오른다.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온 등로옆 풀밭에서 잠시 휴식 취하며 준비한 간식으로 허기 달래고

 

힘든 산행은 아니지만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에 지쳐 멋진 잡풀이 펄럭이는 등로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시간은 잘도 흘러 벌써 점심 식사 시간이 다가오고 남아 있던 보리빵과 사과 하나로 점심을 대신해 본다.

아마도 식사를 제대로 못했기에 더욱 쉽게 지쳐오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힘이 들면 자동으로 앉아 간식으로 배를 채운다.

에구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산행이지만 가끔 이렇게 혼자 식사하는 시간에는 왜 이런 고생을 하는지 내가 나를 모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남군자산 정상에서 바라 본 지나온 선유동 계곡쪽 마루금과 저 멀리 좌측으로 백두대간 마루금 

 

한동안 정신없이 진행하다 바위 위에 요상한 무늬가 보여 다가가니 제법 굵은 능구렁이 한마리가 따스한 햇빛을 쐬러 나왔다 불청객의 방문으로 낙엽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길이가 약 1.5미터나 되는 제법 큰 놈이라 잠시 장난을 쳐 보지만 위험한 장난인 것 같아 놔주고 사진 한장 찍으려 하니 금새 수풀속으로 숨어 든다.

하지만 그 이후로 숲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게 됨은 끔찍한 경험이 되고 만다.

드디어 남군자산 정상에 도착해 주위 조망을 해 본다.

나뭇가지 사이로 백두대간 마루금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남군자산 정상석에 입맞춤도 하고

 

제법 그럴듯한 정상석 하나가 반긴다.

조금은 흐릿한 날씨가 남군자산 정상에 오르자 먹구름으로 변하고 후두둑 몇방울의 빗줄기가 떨어진다.

재빨리 비옷 꺼내 입고 주위 풍경 조망하니 다시 하늘이 열리며 빗방울이 멈춘다.

남군자산 또는 작은군자산(827봉)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위치한 군자산(948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4.5km 거리에 솟아 있으며 산 높이로는 군자산 주봉보다 낮지만 산릉으로 치자면 군자산의 형님뻘이라 불리워지는 산이다.
즉 남(작은)군자산 동쪽 약 8km 거리의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 경계에 우리나라 등뼈인 백두대간이 솟아있고 그곳 백두대간에서 가장 굵직한 산이 장성봉(915봉)인데 이 봉에서 서쪽으로 가지쳐 달아나는 능선 상에 먼저 작은군자산이 솟아 있으며 그 다음에 군자산이 솟아 있어 남(작은)군자산이 군자산보다 그 모태가 되는 백두대간에 가깝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 산을 작은군자산이라 부르지만 괴산 지역 산악인들은 작은군자산을 군자산 남쪽에 있다해서 남군자산이라 부르고 있다.

 

남군자산에서 바라본 대야산과 곰넘이봉 쪽 원경이지만 안개로 인해 선명하지는 못하고

 

남군자산에 서서 바라보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산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2년전 대야산 직벽 구간을 내려오며 다른 산악회에서 오셨다는 많은 중년의 여산우님들이 제대로된 등산화 하나 싣지 않고 무리하게 그 직벽을 오르는 모습에 안타까워 했는데 결국은 소방 헬기가 구조하는 사고까지 일어났던 곳이기에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곳 대야산이 저 멀리 머리에 하얀 안개와 구름을 이고 그 정상을 감추고 있다.

희미한 조망속에 그래도 우뚝 솟아 그 위용을 자랑하는 백두대간 대야산을 바라볼 수 있어 오늘 오르며 힘들었던 모든 어려움을 보상 받는 기분이다.

그곳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마루금을 조만간 다시 밟으며 바라보는 군자산은 또 어떤 모습일지...  

 

투구봉과 막장봉 지나 장성봉과 희양산까지 조망되는 곳이지만 오늘은 안개의 방해로 상상의 조망에 만족하고 

 

동쪽으로는 대야산 지나 북으로 올라온 백두대간 마루금이 장성봉을 지나 악휘봉으로 이어지며 그 ㅈㅇ쾌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오늘은 그 흐릿한 자태만을 안개속에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쌍곡계곡 건너 칠보산에 오르면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려는지...

하지만 이때부터 잠시 하늘이 어두워지며 빗방울이 떨어지고 다시 비옷을 입고 나무 그늘로 숨어 들어 비를 피해 본다.

 

칠일봉 지나 저 멀리 백두대간 곰넘이봉과 대야산이 우뚝하고 가운데 능선은 선유동계곡쪽 산군들 

 

잠시 빗줄기가 멈춘 사이 다시 나와 못다한 주위 풍경 조망해 본다.

남동쪽으로 삼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칠일봉이 가깝게 서 있고 지곳 지나 저 멀리 우측으로 선유동 구곡을 빗어 놓은 괴산의 산군들이 촘촘히 박혀있고 그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며 백두대간 마루금이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과 조망에 홀로 바라보는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남군자산 정상에서 바라본 보배산과 칠보산 그리고 우측으로 돌아가며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

 

북동쪽으로는 우뚝한 보배산과 칠보산이 선명하게 그 능선을 드러내고 그 뒷쪽 저 멀리 동쪽으로는 백두대간 마루금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악휘봉쪽 산군들도 나타난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백두대간 마루금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고 지금까지 오르지 못했던 괴산 지방에서 바라보는 대간 마루금의 모습이 신기하게 다가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겨 놓기 바쁘다.

꼭 대야산에서 악휘봉으로 돌아 올라가는 마루금에 서서 이곳 군자산과 칠보산 자락을 확인하고자 다짐해 보기도 한다.

 

남군자산에서 내려오기 아쉬워 기다리는 동안 저 멀리 백두대간 희양산쪽 마루금에 하얀 안개가 피어 오르고

 

이제 40여분간 남군자산 정상에서 쉬고 하산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하얀 안개가 밀려오며 저 멀리 동쪽 백두대간 마루금을 하얗게 채색하고 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였지만 그냥 내려가기 아쉬워 다시 한동안 머물며 그 천변만화의 자연에 고개 숙여 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인간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위대한 자연 현상 앞에서 다시 한번 이 산객의 작은 존재감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용추골 절말로 내려오며 암봉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분재처럼 보여

 

그래도 내려가야 할 시간, 다시 남군자산 정상에서 몇분간 이리저리 용추골, 즉 절말 하산로를 찾아 헤맨다.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 놓고 몇번의 독도를 한 후에야 간신히 정상적인 절말 하산 암릉을 찾아내곤 그쪽으로 손살같이 내려가지만 몇발자국 못가 국지성 호우를 만난다.

미끄러운 바위에 온몸은 비에 젖은 생쥐가 되어 여간 조심스럽게 내려가질 않는다.

시간을 보니 이미 오후 2시를 넘기고 도저히 칠보산과 보배산은 오를 수 없다고 판단되니 발걸음이 다시 여유로워지며 세월을 낚고 있다.

암릉에서 자라고 있는 분재같은 소나무 한그루에 마음을 빼앗겨 삶이란 심오한 단어속에 잠시 빠져 들어 보기도 한다. 

 

거대 암봉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의 생명력에 감탄하며

 

거대 암벽에도 어김없이 깊은 뿌리 내리고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는 소나무들의 삶에서 내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자연이 주는 소리없는 가르침 그리고 삶의 방식들, 바로 이런것들을 배우고 보며 익히기 위해 산에 오르는지도 모를일이다.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평이하지만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자연이기에 더욱 이런곳이 좋은지도 모르리라...

 

이곳 멋진 암봉을 자나자 국지성 호우가 솟아지며 산객의 온몸을 적시고

 

힘겹게 암릉 구간을 지나오니 이제 디카조차 들지 못할 폭우가 솟아지며 온몸을 적시고 있다.

배낭속에 모든 비에 젖을만한 물건들을 넣고 한동안 산행에만 정신 집중해 조심하며 내려간다.

후두둘 거리며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오잔에 본 능구렁이로 변해 자꾸만 등로와 내가 지나온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학습의 효과란 무엇인지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저 내리는 국지성 호우에 몸을 맡기고 정신없이 내려오다 마지막 계곡과 낙엽송 그리고 산죽밭을 지나며

 

한동안 내려오니 등로가 희미해지며 넓은 계곡의 바위너덜길이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의 출입이 없었는지 바위마다 파아란 이끼를 덮고 썩어가는 나무들이 이리저리 엉키고 설켜 원시림처럼 다가온다.

조심하며 진행하니 마른 계곡의 바위너덜 주변으로 아름다운 낙엽송들도 보이고 적당히 자란 산죽밭도 지나며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가져 본다.

계곡 옆 능선으로 오르니 그곳에 정상적인 등로가 보이고 그곳을 통해 내려가니 이제 낙엽송과 산죽도 끝이나는 임도가 가까워지고 있다.

젖은 디카 꺼내 한장의 사진으로 기록을 위해 남겨 본다.

 

용추골에서 소금강으로 지루한 포장도로를 타고 하산 후 쌍곡계곡에 들려 알탕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넓은 임도를 만나 잠시 내려오니 그 임도는 517번 지방도로와 연결된다.

많은 민박과 펜션들이 보이고 쌍곡계곡도 보이지만 비에 젖어버린 몸으로 귀찮다는 생각뿐,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진다.

날씨가 좋았다면 이곳에서 다시 칠보산으로 오르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기에 애마가 있는 솔밭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일만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든다.

하지만 비에 완전히 젖어 있어 스스로도 히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어 무작정 517번 지방도로를 타고 걷기 시작한다.

약 한시간 30여분 걸려 포장도로를 빠르게 진행했으니 아마도 약 6 Km이상 걷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떡바위도 지나고 도마골도 확인하며 길가에 익어가는 산딸기도 먹으며 진행하니 어느덧 솔밭 주차장에 주차시킨 애마가 보이고 조금씩 가늘어지는 빗줄기 속에 갈아입을 옷을 들고 쌍곡계곡에 들어 온몸의 땀과 소금끼를 씻어본다. 

 

돌아 나오며 다시 잡아 본 멋들어진 소금강 전경

 

성쾌한 기분으로 애마를 몰아 내려오며 소금강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디카에 남긴 후 밀리지 않는 고속도로를 타고 여유있게 서울로 돌아오며 하루의 즐거움을 마친다.

조만간 칠보산과 보배산에 오를 것을 약속하며 또한 박달산과의 인연을 위해 아쉬움을 달래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