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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기도 산

지장산과 관인봉 종주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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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연천군과 포천시의 중리저수지에서 지장산과 관인봉 종주 산행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10월 01일 (목요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늦여름 날씨였지만 약간의 박무 현상

산행온도 : 영상 14도에서 영상 27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산우 10명

산행코스 : 중리저수지 주차장-330봉-향로봉(헬기장, 616봉)-590봉-570봉-530봉-문바위고개-삼형제바위-

               바위전망대-삼형제바위봉-문바위-710봉-북대(724봉)-헬기장-615봉 헬기장-605암봉-

               삼거리 갈림길-610봉 암릉 로프-동마네미고개-710봉-화인봉(810봉)-

               지장산 지장봉, 환희봉(877봉)-고대산 갈림길-담터고개-700봉-북관인봉(710봉)-713봉-714봉-

               관인봉(715봉)-궁예성터-지장계곡-주차장

산행시간 : 약 10시간 (09시부터 19:00까지)

이용차량 : 자가용 3대 이용

 

 

가슴에 사무치는 산그리메를 찾아 힘들게 올랐던 지장산과 관인봉에서의 추억들

 

 

 

2년전 겨울, 철원 금학산에서 연천 고대산까지 종주 산행을 하면서 남쪽으로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산그리메를 잊지 못해 꼭 한번 다시 찾겠다고 약속한지 2년이 다 지난 지금 어렵게 지장산과 관인봉 종주길에 나서 본다.

원래 계획은 종자산에서 고대산까지 걸어 신탄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뒤돌아 오는 코스였지만 종자산 산행 들머리까지 접근에 어려움이 있었고 또한 지장 계곡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 자리잡은 관인봉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환종주 비슷한 코스로 향한다. 

 

            

새벽같이 서울에서 만나 10명의 산우님들이 세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열심히 달려 왔지만 시골길을 달려 오는 길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침 9시가 조금 못된 시간에 중리저수지를 지나 지장산 주차장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반액으로 깍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산행 들머리로 향하는 시간이 정확히 9시를 넘기고 있다.

간이 차량 진입금지 바리게이트 넘어 저 멀리 우뚝한 향로봉 암봉이 위압감을 주지만 벌써 가을을 알리는 도로 옆 코스모스와 자연의 빛깔을 벗삼아 천천히 오르자 마음 먹는다. 

 

시멘트 다리를 건너며 지장계곡을 바라보니 건계곡이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그 뒤로 관인봉 암봉이 어서오라 손짓하지만 9시간 이후에나 만날 수 있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을빛이 완연한 자연으로 들어서기 직전의 고요함이 가슴을 후려파고 있다. 

 

좌측 묘지가 있는 등로를 타고 한동안 사면 비탈등로를 따르니 언뜻 시야가 확보되며 방금전 오르기 시작한 중리 저수지 위로 간이 주차장과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오늘 무사 완주 후 다시 저 저수지와 간이 주차장에 내려설 수 있을지...

 

두기의 묘지를 지나 이제 제법 가깝게 보이는 향로봉 암봉이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환상을 노래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오버 페이스를 하였는지 아니면 무거운 카메라 탓인지 제 컨디션이 아니다.

오랫만에 식은 땀을 흘리며 산행의 고통을 맛보기 시작한다.

아마도 늘 사용하던 스틱을 카메라 때문에 사용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동안 된비알 타고 가파른 등로를 오르니 향로봉 바로 아래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 잠시 배낭 내려놓고 주위 풍경을 조망해 본다.

방금 전 오른 중리마을과 한반도 지형을 닮은 중리저수지 및 큰골주차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정상적인 등로는 저 중리저수지 아래 끝부분에서 우측으로 올라 사기막고개를 거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산행코스이지만 오늘은 곧바로 향로봉 능선을 타고 오르다 보니 조금은 더 가파른 코스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바위 전망대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산그리메가 산객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끝없이 이어진 종자산 능선을 타고 남으로 남으로 펼쳐진 산그리메가 어느 오지의 백두대간 마루금이 남부럽지 않다는 듯 장엄하게 아침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많은 사진 남기고 다시 천천히 향로봉을 향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드디어 첫번째 봉우리인 향로봉 헬기장에 도착해 흔적 한장씩 남겨본다.

같은 이름이 붙은 수많은 향로봉 중에 이곳 지장산 능선에 서 있는 향로봉의 의미는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제법 계절이 바뀌어 가을 냄새가 나지만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내민 햇살이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남기는 시간, 재빨리 나무 그늘을 타고 다시 지장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향로봉 지난 그늘에서 잠시 간식을 나눠 먹으며 흐르는 땀방울 닦고 다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다 앞을 보니 삼형제봉 지나 칼바위 능선이 길게 펼쳐져 있고 그 끝자락에 뾰족한 화인봉과 지장산이 아직도 갈길 먼 거리로 산객의 마음을 주눅들게 만들고 있다.

오르고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지언정 바라보는 마루금은 환상 그 자체이기에 그 어려운 고통 이겨내며 계속 완주란 단어를 되뇌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590봉과 570봉을 넘어 530봉에서 가깝게 자리한 삼형제바위와 삼형제바위봉 그리고 문바위를 담아보니 거대한 암봉이 인간으로서는 감히 범접하지 못할 곳인듯 당당히 그 모습 드러내고 있다.

어떻게 저런 바위봉을 오를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도 의문을 가지며 계속 진행하니 조금씩 삼형제봉이 눈앞을 가로 막는다.

 

그렇게 쉬엄 쉬엄 올랐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 난코스를 제법 빠른 속도로 진행하니 문바위고개에 도착하고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몇가닥 억새꽃이 산객의 지친 몸을 반겨준다.

종자산쪽 능선을 배경으로 억새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가파른 된비알 타고 로프가 메달린 등로를 오르는 길이 이렇게 힘든 길임을 처음으로 느끼며 입안에 감도는 단맛으로 힘겹게 사투를 벌여 본다. 

 

그렇게 사투를 벌이며 식은 땀을 한바가지나 흘린 다음 어렵게 삼형제바위 전망대에 도착해 삼형제바위봉쪽 암봉을 담아 본다.

저 암봉을 우측으로 우회해 오르면 문바위가 있고 그 바로 위에 헬기장이 있을 것이다.

모든 산우님들은 이미 삼형제봉을 우회해 문바위쪽으로 진행했고 홀로 남아 그래도 서운한 삼형제바위를 담기 위해 전망대로 올라 본다.

 

그곳에 천국이 열리며 그렇게 힘들게 올랐던 지나온 추억이 묻어 있다.

저 멀리 종자산에서 부터 연결된 능선이 향로봉을 지나 문바위고개에서 맨땅을 보이고 그 위로 가파른 된비알 만들어 밀어 올린 산세가 여기서 바라보는 산객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준다.

저 능선을 타고 많은 땀방울 흘리며 올랐을 자신에게 감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는 삼형제봉이 수줍은듯 숨어 있고 각 봉우리마다 푸른 소나무를 친구삼아 몇그루씩 함께하고 있다.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며 삼형제바위봉 아래 조용히 앉아있는 모습이 흡사 도인들이 모여있는 신성한 장소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너무나 힘이 들고 고통이 밀려와 삼형제바위 이정표 아래 잠시 휴식 취하고 다시 삼형제바위봉과 문바위를 좌측에 두고 안전로프를 의지해 우회하며 진행하니 저 멀리 능선 안부에 산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렵게 합류해 잠시 더 휴식을 취한 후 헬기장에 올라 점심식사 시간을 가져 본다.

우측으로 지장 계곡 넘어 관인봉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종자산 넘어 우측으로 희미하게 소요산이 보이지만 사진으로는 남겨질 것 같지 않다.

북으로 올라야 할 지장산 능선과 북동쪽으로 금학산이 오늘의 이정표 노릇을 해 주며 항상 종주대와 함께 하고 있다.

 

삼형제바위봉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 본 종자산 능선과 중리마을 그리고 켭켭히 쌓인 산그리메가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힘들게 오른만큼 느끼는 환희 또한 크거 위대하다.

 

맛난 점심까지 먹으니 조금은 힘이 생기는 듯 하다.

능선을 타고 진행하다 지장산과 화인봉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에 올라 추억 몇장 남기고 올라야 할 마루금을 보듬어 본다.

눈으로는 가깝게 보이는 저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 또 얼마나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될련지...

 

그래도 한발 두발 걸어 진행하니 뾰족한 암봉으로 이뤄진 화인봉 오름 바위 전망대에 도착하고 잠시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흐르는 땀 식히며 지나온 능선을 내려다 보니 환상 그 자체이다.

멀어지는 향로봉과 삼형제봉 넘어 아스라히 종자산 능선이 잡힐듯 말듯 멀어져 있고 앞으로 올라야 할 지장산이 손에 잡힌다.

 

바위전망대에서 한동안 조망을 구경하며 사진으로 남긴 후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화인봉 정상 안내판이 발길을 붙잡는다.

칼날능선으로 양쪽이 절벽바위로 이뤄진 화인봉, 이제 보개산 환희봉이 눈앞에 다가와 있고  일망무제 거칠 것 없는 조망이 펼쳐진 곳, 왜 화인봉일까 궁금하지만 알길이 없으니 아쉬움만 남긴다.

 

화인봉에서 바라보는 보개산 환희봉 정상의 암봉이 위용을 자랑하고 그 능선을 타고 조금씩 화려한 색동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는 산하가 그저 아름다워 눈이 부실 정도이다.

 

지나온 삼형제봉과 향로봉 그리고 저 멀리 멀어져간 종자산 능선이 오늘 하루도 고생하며 수고했노라 손을 흔들고 있다.

언제 다시 너를 만나러 이곳에 올라 축배 한잔 들 수 있을지...

저 멀리 황금 들녘으로 변해가는 가을들판이 가물거리는 박무속에 뚜렷히 머릿속을 채운다.

 

화인봉 정상의 고사목에서 추억 몇장 남긴 후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어렵게 내려오니 보개산 환희봉 오르기 직전 암봉 앞에도 고사목 한그루가 서서 세월의 풍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세상에 마지막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한세상 살면서 이런 고사목으로라도 남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인간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번 가슴속에 새기는 시간이다.

 

올라야 할 보개산 환희봉, 남쪽 화인봉에서 다가가며 바라본 암봉은 도저히 오를 수 없는 직벽이기에 저 정상을 밟기 위해 북쪽으로 올라 돌고 돌아 올라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곳이다.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고 고사목이 매달려 있는 보개산 정상의 암봉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다.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에는 이제 칼라풀한 색동옷 잔치가 벌어져 있고 이곳이 꽤 높은 고도의 높이임을 암묵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다시 등줄기에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마지막 정상을 향한 몸부림에 가을 낙엽이 안쓰러운듯 매만져 준다.

 

그 정상 직전 너무나 곱게 물든 단풍나무 한그루가 발길을 붙잡고 세롭게 열리는 계절을 알려주고 있다.

올 가을엔 또 얼마나 큰 그리움을 안고 지내야 이런 곱디 고운 단풍을 만날 수 있으련지...

그저 소리없는 탄성만 입안에서 흘러 나온다.

 

이제 마지막 보개산 환희봉 정상에 올라 뒤돌아 본 종자산에서부터 오늘 걸어 올라온 향로봉 그리고 삼형제봉과 화인봉이 숨이 막힐 정도의 거대 산군을 이루며 산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오랫만에 걸어보는 꽤 거칠은 고도 편차와 암봉을 거늘인 보개산 마루금들로 인해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가지만 가슴만은 따뜻하게 숨쉬며 살아 있음을 느끼는 시간이다.

 

등산 지도와 지자체에서는 지장산이라 홍보하고 표기되어 있지만 사실 이곳 지장산 지장봉은 불교와 관계가 깊은 보개산 환희봉이라 불리워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되는 곳이다.

지금은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갈 수 없는 임진북예성남정맥의 끝머리에 솟아 오른 암봉이 바로 보개산(지장산)으로서 상봉이 중의 머리와 닮은 바위로 되어 있고 불법승 삼보의 지붕 구실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우리나라 최북방에 솟아 있는 산중의 하나이다.

가능하면 옛 문헌에 나타나 있는 보개산이란 원이름을 찾아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정상 또한 지장봉보다는 환희봉이라 불러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보개산 정상에 서서 주위 조망을 바라보니 서쪽으로 울긋불긋 꼬깔옷으로 갈아입은 봉우리가 먼저 산객의 눈길을 붙잡고 그 북쪽으로 돌아가며 연천의 고대산과 보개봉 그리고 북동쪽의 금학산이 철원의 황금 들녘을 끌어 안고 너무나 멋들어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동쪽으로는 다시 올라야 할 관인봉 능선이 급하지 않은 부드러운 마루금을 이루며 손짓하고 그 가운데 지장계곡과 끝자락의 큰골계곡속 단풍이 조금씩 색깔을 갈아입으며 가을 찬가를 부르고 있다.

 

담터고개 지나 철원으로 이어지는 계곡속 담터마을이 한가롭게 자리하고 어릴적 산객이 뛰어 놀던 고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며 그렇게 앉아 있다.

내일 모레가 추석이라 그런지 더욱 고요한 산골 마을이 가슴을 파고들며 향수를 자극하는 시간이다.

 

지장계곡과 큰골계곡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펼쳐진 삼형제바위봉과 관인봉 능선이 남쪽을 호령하고 담터계곡을 사이에 두고 금학산과 고대산 능선이 북쪽을 가로막으며 산중의 산임을 알려주고 있다.

저 능선에 올라 그리움 가득 안고 이곳을 바라보며 보냈던 지난 추억이 떠오르며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이제 시간도 많이 흘러 햇살도 서산 능선 사이로 걸리는 시간이다.

어렵게 담터고개에 내려와 관인봉 산행에 대한 의견을 듣지만 말하나마나 두명의 산우님만이 지장계곡으로 빠지고 관인봉으로 고고 씽을 외친다.

가파른 언덕을 넘어 숨이 끊어질듯 가빠오는 그 된비알을 타고 다시 마지막 투혼을 불살라 본다.

 

700봉에 어렵게 올라 숨 몰아 쉬며 지나온 화인봉과 보개산 능선을 바라보니 다시 한번 위대한 종주대의 발걸음을 확인해 본다.

그 보개산 능선에 걸려있는 햇살이 수고했노라며 남아 있는 구간도 무사 안전을 빌어주는 듯 하다.

 

능선을 걸으며 관인북봉으로 가는 도중 좌측으로 펼쳐진 철원의 황금 들녘에 잠시 눈길 보내며 상념에 빠져 본다.

저 황금 들녘을 만들기 위해 일년 내내 땀흘리며 고통과 어려움을 담아냈을 농부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은 알기에 그저 뜨거운 가슴으로 뭉클한 감정을 받아 들일 뿐이다.

 

이제부터 조금은 평이한 능선이기에 빠르게 진행하니 벌써 관인북봉에 도착하고 사진 한장 남기며 남아 있는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 본다.

이 고통을 이겨내고 오나주 후 느끼는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을...

 

올라야 할 무명봉과 714봉이 부드럽게 놓여 있지만 또 얼마나 많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할지...

아직도 보이지 않는 관인봉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가는 시간이다.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붉게 물들어 가는 능선을 바라보니 마음은 또 왜그리 바쁘게 느껴지던지...

 

철원쪽 평야를 지나 능선 하나가 아름답고 그 능선 저 멀리 희미하게 암봉으로 이뤄진 명성산이 서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햇살을 받아 더욱 흐릿한 자태를 드러낸다.

억새로 유명하고 그 아래 산정호수가 있어 하루 쉬어가기 좋은 산, 명성산. 지난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기에 한동안 응시해 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이제 주위 사위가 어두워져 오는 시간, 무척 빠르게 진행해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인 관인봉에 도착해 남아 있던 마지막 물한모금까지 다 마신 후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마무리를 위해 조심하며 내려가 본다.

 

그 옛날 궁예의 한이 깃들어 있는 궁예의 성에 내려가기 직전 삼형제바위봉 위로 떨어지는 일몰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역사의 가르침을 뒤로하고 시멘트 임도로 나와 먼저 하산한 산우님의 도움으로 중리 큰골 주차장으로 돌아 나오니 세상은 벌써 어둠속에 잠겨 버렸다.

 

간단히 몸을 닦고 청수면으로 나와 저녁 식사를 즐긴 후 한가위 대명절 직전 아름다운 종주 산행을 마무리하게 됨에 감사하며 다음 기회에 다시 멋진 산행에서 만날 것을 약속해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