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북 김천시와 상주군 그리고 충북 영동군 일대 백두대간 마루금
산행일자 : 2009년 09월 11일과 12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에 가랑비 내렸으나 오전부터 갠 맑은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6도에서 영상 28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40명 (44인승 버스 1대)
산행거리 : 약 18.50 Km (접속구간 없음)
산행시간 : 총 08시간(선두)에서 09시간(후미) - 03:30에서 11:30 및 12:30분까지
산행코스 : 추풍령-금산 절개지-매봉재-435.7봉-작은봉우리-사기점고개-임도와 능선 분기점 교차로-작점고개-무좌골산-갈현-움막-농로길-687봉-용문산 맷돌봉-국수봉-683.5봉-475봉-큰재 (산행 날머리)
산행시간
03:35 추풍령(산행 들머리)
03:37 포도밭과 지방도로 사이 임도
03:45 금산(370봉)
04:30 매봉재
04:55 옛고개
05:20 작은 봉우리(길주의-진행 방향에서 좌측 내리막이 대간길)
05:47 사기점 고개 (길주의-임도와 만나는 사거리로서 직진이 대간길)
06:03 임도와 능선을 번갈아 타며 한동안 진행
06:29 묘2기와 6기 만나는 곳
06:48 작점고개 (아침식사, 2차선 지방도로와 만나는 곳으로 쉴 수 있는 정자 있음)
07:55 무좌골산(474봉)
08:22 갈현 안부
08:31 기도터 바위 및 움막
09:03 농로길 만나는 곳
09:16 687봉
09:32 용문산 맷돌봉(708.5봉)
10:45 사거리 안부(길주의-우측 용문산 기도원과 좌측 응북리길 버리고 직진이 대간길)
11:01 갈림 삼거리(길주의-우측 말랑고개 미륵석불상쪽 길 버리고 좌측이 대간길)
11:13 국수봉(795봉)
11:49 683.5봉(삼각점)
12:08 475봉
12:33 큰재(산행 날머리, 68번 지방도로와 길 건너편에 폐교)
평생 잊지 못할 구간에서 남몰래 흘렸던 눈물들
푸른 포도가 비닐하우스에서 영글어 가는 계절, 눈물로 헤어진 추풍령 고개에 우리들만의 산악회 이름으로 다시 찾으며 기 기쁨과 환희의 노래를 불렀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그 잊지 못할 구간을 다시 찾는 작은 산객의 가슴을 소리없이 흩뿌리는 가을비가 어둠속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추고 있다.
영남에서 한양으로 올라오며 스산한 가을바람이 얼마나 심했으면 추풍령이라 했을까 생각에 잠길 틈도 없이 주위에 흐드러지게 피어있을 메밀을 찾아 보지만 백령이란 그 이름도 무색하게 온통 까만 어둠속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추수가 끝난 포도밭에 남아있는 달콤한 향기만이 다시 찾은 산객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힘든 길이지만 무사 완주를 빌어주는 듯 하다.
외롭게 홀로 서 있는 추풍령에 서 있는 이정석에 새겨진 구슬픈 추풍령 노랫말이 더욱 가슴을 때리는 새벽이다.
추풍령
구름도 자고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한~많은 사연
흘러간 그세얼을 뒤돌아보면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기적도 숨이 차서 목메어 울고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싸~늘한 철길
떠나간 아쉬움이 뼈에 사무쳐
거칠은 두뺨위에 눈물이 흐른
그 모습 흐렸구나 추~~풍령 고개
어둠속에 서 있는 이정석만 봤던 기억에 일 때문에 지나며 담았던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다시 산행을 하면서 이 이정석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련지...
그런 기회가 온다면 저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그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길 바래 본다.
2년전에도 또 이번에도 어둠속에 보지 못했던 모습이기에 개인적으로 지나며 카메라에 담은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덕유산 자락에서 봤던 채석장과 산 하나가 통째로 사라져 가는 자병산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금산을 지나는 마음이 아려온다.
어쩔 수 없는 사연이 있겠지만 사용 후에라도 원래의 모습으로 남겨지길 바라는 마음은 나만의 바램일련지...
최근에 다녀온 종주대의 후기를 읽어보니 어느 산악회에서 절개된 금산 정상에 정상 이정표를 나뭇가지에 달아 놓은 모습을 봤기에 찾아 보지만 등로 정비때 사라진 듯 찾을길이 없다.
절개된 금산을 넘으며 바라본 추풍령 마을과 철도 그리고 고속도로가 한눈에 들어오며 시골 마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늘 어둠속에 지나는 산객들이야 이런 사진을 꿈속에서라도 상상조차 못하겠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당일 산행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는 시간이길 기대도 해 본다.
금산 오르는 등로에도 또 절개지 넘어 금산을 지;난 이후에도 많은 이정표가 등로를 밝히고 있다.
2년전보다 잘 정비된 등로 그리고 금산 절개지에 세워진 안전 로프가 눈에 들어오지만 그저 형식적인 모습에 씁쓸한 마음은 여전하다.
어둠속에 매봉재를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가랑비로 인해 입은 우비가 산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도 498봉을 지나며 지리산 천왕봉으로부터 200 Km 북진하고 있다는 거리 표시가 있음을 알기에 찾아 보지만 정비된 등로로 인해 사라진듯 해 아쉬움이 남는다.
아기자기한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하니 어느새 작은 봉우리를 넘고 우측 저 멀리 어둠속에 반짝이는 난함산이 어둠속 실루엣으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넓게 파헤쳐진 임도가 정겨웠던 마루금을 대신하며 가슴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
시멘트 임도로 연결된 사기점고개에서 후미 기다려 다시 능선을 넘으며 임도와 능선을 번갈아 타며 오르락 내리락 하니 어느새 아침이 밝아오며 작점고개에 도착한다.
능치쉼터 정자가 있고 영동 추풍령면과 경북 김천의 어모면을 이어주는 이 고개의 원래 이름은 여덟마지기 고개라 하였다는데 백두대간 종주대들이 작점고개라 이름을 바꿨다고 하니 그 이유가 궁금해 진다.
작점고개에서 많은 시간 보내며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약간의 된비알 타고 오르니 무좌골산 정상의 삼각점이 반긴다.
조망이 좋다는 기억이 있지만 오늘은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어 그저 삼각점만 남기고 다시 갈길을 떠난다.
특이한 지형이 없는 평이한 등로를 따라 그저 무심으로 걸어가니 갈현에 도착하지만 이곳 역시 별 특징이 없다.
다만 이곳도 예전에는 많은 민초들이 삶을 이어가며 충청도와 경상도를 이어주는 고개로서의 역활이 있었으리란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그곳 갈현을 지나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천성기도원과 용문산기도원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사용했음직한 움맏이 나타난다.
기가 세 많은 기원터가 있고 그곳에 와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높지도 않은 이곳에 왜 이런 기도터가 많은지 의아하기만 하다.
움막에서부터 용문산 정상까지도 별 특이한 것이 없는 등로이기에 홀로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이제 계절의 변화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거목을 휘감아 올라간 넘쿨잎이 붉게 물들어 가며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드디어 용문산 정상부로 오르며 터지는 조망을 잡아본다.
난함산과 지나온 좌무골산 능선이 우측 저 멀리 절개된 금산을 지나 멀어지고 있다.
687봉 오름등로에서 좌측으로 보이는 신안리쪽 마을이 참으로 인상적이였는데 처음 사용하는 카메라 조작법이 서툴러 좋은 풍경 사진을 많이 버린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이렇게 무탈하게 용문산 맷돌봉 정상석에 입맞춤한다.
서북쪽으로 영동의 백화산(933봉)이 하늘 높은줄 모르게 올라 있고 그 앞으로 지장산(772봉)이 우뚝하다.
서남쪽으로는 절개된 금산과 추풍령 고개 너머로 지난회차 넘었던 눌의산(743봉)의 자태가 아련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다시 올라야 할 마루금이기에 좀 더 시간을 보내며 바라본다.
남쪽으로는 오늘 올라온 마루금 옆으로 묘함산(733봉)이 솟아있고 동쪽으로 백운산(618봉)과 북쪽의 국수봉(683봉)과 상봉산(572봉)이 사방팔방 막힘없이 펼쳐지며 힘들게 올라온 종주대에게 멋진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용문산 정상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금산 절개지가 산객의 마음을 애태우고 있다.
얼마나 많은 골재가 파헤쳐져 저렇게 큰 상처를 남기고 있을까...
용문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올라야 할 국수봉이 우뚝 솟아있다.
많은 시간 용문산 정상에서 쉰 다음 다시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니 수없이 많은 나무계단이 그 등로를 대신하고 있다.
과연 이런 인공적인 계단이 등로 보존을 위해 효과적인 것인지 의문이 드는 시간이기도 하다.
국수봉 정상에서 바라본 신곡리쪽 누렇게 변해가는 들녘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지나야 할 백두대간 마루금도 저 멀리 북쪽으로 얕으막한 능선을 어렵게 이어가며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산객을 부르고 있다.
나즈막한 대간 마루금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변해가는 누런 들녘이 가을을 재촉한다.
지나 온 용문산 마루금이 참으로 아름답다.
오랫만에 다시 들린 백두대간 마루금, 이런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에 다시 이곳 마루금을 찾게 되는 이유를 느껴 본다.
오늘 산행중 가장 높은 봉우리인 국수봉, 전국의 수많은 국수봉 중의 하나인 이곳 역시 국수봉이다.
국수봉 정상 우측으로 돌아가니 발아래 공성쪽 마을과 들녘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이 아름다운 들녘도 시간이 지나면 허허벌판을 이루며 비워져 가는 시골 풍경을 변화 시키겠지...
마루금 좌측으로 보이는 황금 들녘이 다시 발길을 붙잡고
많은 시간 보내고 국수봉을 내려온다.
등로에 떨어진 수많은 도토리가 지천에 깔려 있고 조심하며 진향하니 683.5봉이다.
헬기장을 조성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불난지역인지 민둥산의 봉우리에서 바라본 국수봉 능선이 저 멀리 아련히 멀어져 간다.
국수봉에서 우측 저 멀리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지나온 백두대간 마루금이 끝도 없이 이어져 온다.
저 능선을 타고 지금까지 걸어 온 종주대의 발길이 위대하게 보이는 시간이다.
이곳을 지나며 앞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을 바라보니 가슴이 뛴다.
저 아름다운 들판 우측 능선을 타고 다음 구간 다시 이곳을 바라 보리라...
같은 모습 같은 지역이지만 보는 눈과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금수강산이 그저 아름답다는 느낌뿐이다.
2년전 내려오며 만났던 68번 지방도로 옆 낡은 슬레트집 한채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집도 헐리고 도로를 넓히는 공사를 진행하는지 새롭게 단정하고 있다.
또한 폐교로 남아 있던 초등학교 부지도 모두 헐리며 새롭게 단장하고 있는 모습이 변해가는 등로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이곳에 백두대간 홍보 전시관을 만들 예정이라며 한창 공사중이다.
얼마나 백두대간을 이해하고 잘 알고 있는 곳에서 그런 전시관을 만들고 있는지...
고마운 마음이면서도 좀 더 효과적이고 종주대에게 실용적인 전시관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그 잊지 못할 구간을 다시 돌아 내려오는 작은 산객의 가슴이 불이 솟아 오른다.
가끔은 나태해지는 마음 추스리며 이렇게 멋진 등로를 함께 걸어가는 종주대가 있기에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또 한구간에 마침표를 찍어 본다.
눈물을 흘리며 넘었던 구간을 웃으며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하는 시간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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