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제2차(미완성 완료)/제2기 백두대간 산행후기

3450온누리 두번째 백두대간 제11차 신의터재에서 갈령까지 산행 후기

칠갑산 사랑 2009. 10. 1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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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북 상주시 일대 백두대간 마루금

산행일자 : 2009년 10월 09일과 10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초가을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2도에서 영상 24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34명 (44인승 버스 1대)

산행거리 : 약 24.46 Km (백두대간 23.26 Km, 접속구간 1.20 Km 갈령 삼거리-갈령)

산행시간 : 총 11시간 30분 (03:00시에서 14시 30분까지)

산행코스 : 신의터재(산행 들머리)-무지개산 갈림길-438봉-윤지미산(538봉)-화령재-산불감시초소-

               봉황산(740.8봉)-660봉-비재-455봉-500봉-못재(천지)-충북알프스 갈림길-암릉지대-갈령삼거리-

               갈령(산행 날머리)

산행시간

03:00 신의터재 (산행 들머리)

03:06 선교공동묘지지대

03:13 사거리 안부

03:37 감나무 밭 지대

03:45 농장지대

04:25 무지개산 갈림길 (길주의-우측 무지개산 등로 버리고 좌측이 대간길)

04:48 사거리 안부

05:04 437.7봉

05:28 윤지미산(538봉)

05:53 밭지역

06:08 임도와 만나는 지점 (길주의-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

06:11 능선 갈림길 (길주의-임도에서 우측 능선으로 대간길)

06:13 삼각점

06:17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위 통과 구간

06:31 화령재 (화령정이란 팔각정, 길주의-25번 지방도로 따라 좌측으로 진행), 아침식사

07:50 능선 갈림길 (길주의-25번과 49번 지방도로 갈림길의 백두대간 이정표에서 우측 능선길이 대간길)

08:13 450봉

08:38 산불감시초소

09:32 봉황산(740.8봉, 길주의-좌측 백운사 등로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09:41 암릉구간 (길주의-암릉구간은 좌측 우회 사면길로 진행 가능)

10:16 660봉(길주의-좌측 복룡쪽 등로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11:05 비재 (2차선 지방도로)

11:50 455봉-510봉-500봉

12:53 못제(천지, 견훤 전설이 있는 백두대간상 유일 습지, 길주의-좌측 삼형제봉 등로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13:20 연속 암릉구간

13:36 갈령삼거리 (721봉, 길주의-백두대간 등로는 좌측이지만 우측 갈령쪽이 접속구간 하산 날머리)

14:31 갈령 (49번 지방도로, 갈령 이정석)

 

 

본격적인 대간 종주의 참맛을 느끼는 속리산과의 조우를 기대하며

 

 

에필로그

 

어둠속에 희미한 등로를 열어주는 반달과 별님들이 구름낀 밤하늘에서 반짝이며 

종주대를 맞이해 주던 신의터재에 도착해 조국을 지키려다 장렬히 순직한 김준신이란 의병장을

생각하는 것으로 또 한구간의 시작을 알린다.

 

이제 원시림 같던 백두대간 마루금은 모두 사라지고

포크레인이 밭을 일구듯 넓다란 신작로를 만들어 종주대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지만

가슴으로 흘러내리는 아픈 무게감은 자꾸만 종주대의 발길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잡목 사이로 파고드는 달빛과 별빛의 그림자를 밟으며

이방인의 출현에 작은 마을을 깨우는 강아지들의 울부짖음을 친구삼아 북동진하다

산아래 폭포에 피어나는 무지개가 그림처럼 아름답다는 이름까지도 아름다운 무지개산 갈림길에서

북서 방향으로 바꿔 난해한 마루금 잇기를 이어가 본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물러나지 않을 것 같던 무더위에 등로를 적시던 땀방울도

싸늘해지는 등줄기로 인해 오랫동안 쉬지를 못하고 계속 마루금을 따라 어둠속 전사가 되어가니

윤지미산이 가깝게 다가와 있는 438봉에 도착해 잠시 물 한모금 마셔 본다.

 

이곳 438봉은 무명봉이지만 숭덕지맥이 갈라지는 시작점으로서의 중요성이 있는 봉우리로서

언젠가는 한번쯤 올라야 할 곳이기에 관기 421이란 삼각점을 찾아 보지만

찾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조금은 가파라지는 된비알 치고 오르니

작은 돌탑 위에 앙증맞게 만들어진 윤지미산 정상석이 반겨주고 추억 한장씩 남기며 쉬고 있지만

윤지미산에 대한 의미를 알지 못하기에 답답한 마음 금할길 없다. 

 

윤지미산의 넓은 공터에서 흐르는 땀방울 식히니 금새 등줄기가 차가워지고

급경사 내리막을 타고 조심하며 내려와 어릴적 산객이 뛰어 놀던 시골 마을길 같은

마차길과 나즈막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청원 상주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굉음을 내고

삶의 바쁜 현장으로 질주하는 저편으로 붉게 하늘을 물들이며 여명이 밝아오고 있다.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내려온 윤지미산이 붉은 여명을 받아 더욱 짙은 어둠속에 묻혀있고

산우님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아름드리 낙엽송이 반기는 등로를 지나 25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화령재에 도착해 2년전 보지 못했던 거대한 이정석에 입맞춤하고 1990년6월에 건립 된 화령정에 배낭 내려 놓고

추풍령에서 이곳까지 이어져 온 중화지구대와의 아쉬운 작별과 

새로운 하루를 열어주는 일출에 감동하며

반주를 곁들인 아침 식사를 즐겨 본다.

 

식사 후 화령정에 걸려있는 편액에서 상주에 대한 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배우고

또한 그 옛날 삼국시대 때부터 국경으로서 치열한 영토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이곳 화령이

6.25 전쟁 때까지 그 상흔의 현장이 이어져 왔음을 알리는 전적비와 공적비에

상쾌한 아침 공기와는 달리 무거운 마음만 채워간다.

 

이제부터 마을 뒷산을 거닐듯 가벼운 마음으로 나즈막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나고 흐르는 땀방울 닦은 후 화령의 진산이며 송천의 발원지인 조선왕의 태를 묻었다는

전설과 함께 태봉산으로 불리기도 하였던 암릉으로 이뤄진 봉황산에 올라

산객도 봉황의 보금자리에 들어가 본다.

 

봉황산에서의 조망을 즐긴 후

다시 가파른 암릉을 타고 진행하다 앞을 보니 지난 해 너무나 힘들게 올랐던

충북알프스의 구병산 주 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그 우측 잡목 사이로 언뜻 본모습 감추고

하얀 암봉을 드러낸 속리산 주능선이 산객의 가슴에 의욕을 채워준다.

 

그 마루금 우측으로 깊은 골짜기에

우리가 내려갈 칡많은 마을인 갈령을 만들고

다시 치고 오른 고산준령이 그 옛날 견훤이 주무대로 활동했다는 대궐터산을 이르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현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팔음지맥이 분지하는 660봉에 올라 눈도장을 찍은 후

이제부터 저 멀리 조망되는 구병산과 속리산 주능선의 위용을 음미하며 

봉황이 날아가는 형국을 하고 있다는 비재를 향해 여유있는 발걸음을 옮겨 본다.

 

하지만 결코 호락하지 않은 백두대간 마루금을 알려주려는 듯

비재로 내려섰던 등로는 이제부터 코가 마루금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를 치고 올라야 하는 

마지막 인내를 요구하고  그곳을 지나자 암봉으로 이뤄진 500봉에 도착해

흘린 땀방울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북쪽으로 보이는 삼형제봉 암봉을 배경 삼아 사진 한장씩 남기고

서쪽의 충북알프스 구병산과 남서쪽으로 시루봉 그리고 남동쪽으로

지나온 봉황산을 조망해 본다.

 

다시 가파른 암봉을 넘어 아기자기한 능선을 타고 등로에 땀방울 뿌리니

이제 그 습지의 흔적조차도 사라지는 못제 천지에 도착해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었던 습지를 그리워하며 견훤에 대한 전설을

떠올리는 것으로 대신해 본다.

 

마지막 암봉 3개를 좌측으로 힘들게 우회하며

마지막 형제봉이 아스라히 올려다 보이는 갈령 삼거리에 도착해 남아 있는 간식 비우고

우측 암릉을 타고 마지막 하산 등로를 향한다.

 

앞으로 보이는 거대한 대궐터산 아니 두루봉이 위압적으로 다가오지만

이제 칡이 많아 이름조차 그렇게 불려지고 있는 산행 날머리인 갈령이 빤히 내려다 보이기에

두려움 떨치고 급경사 타고 내려와 49번 지방도로와 만나고 그곳에 모여 준비한

장어 구이와 이슬이 한잔으로 또 그렇게 한 구간을 갈무리 해 본다.

 

산행후기 

 

어쩌면 못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이도 그리워했던 신의터재에 도착해 똑딱이 디카로 추억 한장 남긴 후 하늘에 떠 있는 별빛과 달빛을 받으며 새벽 공기를 가른다.

늘 해오던 선등이지만 오늘만큼은 왠지 모르게 백두대간 마루금이 고속도로가 되어 종주하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음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커지는 시간이다.

신의티는 무엇이고 신의터재는 또 무엇인지...

같은 장소 같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왜이리 제각각 다른 이름과 표식으로 헷깔리게 하고 있는지 모를일이다.

제대로 된 역사 고찰을 통해 지자체 이름이나 또는 산림청 이름으로 권위를 가지고 통일된 표기 체계를 갖추는 것 역시 옳바른 백두대간 종주를 위해 하루 빨리 시행해야 될 시급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년전 여름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좁은 능선을 타고 어렵게 등로를 찾던 추억은 사라지고 포크레인까지 동원해 넓은 신작로 같은 등로를 만들어 산행은 쉬워졌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연의 냄새가 사라지고 인간의 채취가 남아 있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잘 정비된 이정표를 따라 어둠속에 진행하며 숭덕지맥 갈림길과 무지개산 갈림길을 지나니 어둠의 두께가 얇아지며 윤지미산 정상에 도착하지만 어디에도 윤지미산에 대한 설명이 없으니 아쉬움만 크게 남는다. 

 

 

윤지미산 정상에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조심해 내려오니 마을 임도가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진행하다 뒤돌아 본 윤지미산 봉우리가 아직도 어둠속에 잠겨 있지만 그 좌측 하늘에서부터 붉게 물들어 오며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다.

  

나즈막한 능선을 타고 산우님들과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2년전까지만 해도 공사중인 중장비 굉음이 가득했던 청원 상주간 고속도로 위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질주하는 차량들의 굉음으로 대체되어 있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내달리는 차량들의 행렬이 얼마나 삶이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낙엽송과 좁아진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드디어 25번 지방도로 위 화령재에 도착하지만 너무 크게 세워진 백두대간 호령이란 이정석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진다.

화령정 앞 도로 옆에는 이곳 화령재를 대표했던 옛날 이정석이 아직도 자리 지키며 이제는 초라해진 모습으로 세월의 연륜만 더해 가고 있다.

 

화령재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상곡리쪽 능선 위로 붉은 둥근해가 떠오르고 그모습 놓치기 아쉬워 한걸음에 달려 나가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언제 봐도 아름답고 멋진 산상에서의 일출이다.

 

화령정에서 배낭 내려 놓고 아침식사를 준비중에 우측 명통 마을을 바라보니 하얀 안개인지 아니면 시골에서 아침밥을 준비하기 위해 내뿜는 연기인지 모를 하얀 개스가 피어 오르며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저 멀리 두루봉쪽 능선이 켭켭히 쌓인 산그리메를 그리며 또 하나의 장관으로 다가온다.

 

한시간 이상 그곳에 머물며 아침식사를 즐기고 25번 지방도로와 능선을 번갈아 갈아탄 후 민가 옆으로 나 있는 우측 능선을 타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그러다 잡목 사이로 펼쳐진 좌측 마을을 내려다 보니 너무나 아름다운 황금 들녘 저편으로 화서 마을이 고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말이 필요 없는 한폭의 풍경화가 거기에 있었다.

  

급할 것 없이 이제 후미로 쳐져 느긋하게 진행하니 어느덧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고  이곳에서도 잠시 서성이며 주위 풍경을 조망해 본다.

좌측으로 보이는 화서면쪽 마을과 황금들녘이 환상이다.

 

봉황산 오르면서 좌측으로 너무나 아름답게 놓여있던 화서마을 풍경을 다른 각도에서 다시 한번 잡아 본다.

여전히 그 아름다움은 변함없이 산객의 가슴에 자연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있다.

저 황금들녘이 사라지고 농부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는 풍요로움이 지나면 다시 황량한 벌판이 되어 모진 겨울의 찬바람을 견뎌 내야 될 것이다.

 

암봉 전망대를 지나 안부를 건너니 작은 잡목 사이로 큰 소나무 한그루가 군계일학으로 등로를 지키고 있다.

똑바로 커 올라가지도 못하면서 오랜 세월 그곳에 자리잡고 수많은 백두대간 종주대들과 함께했을 저 소나무 한그루에 오늘도 인생의 한자락을 배워보는 시간이다.

부디 앞으로도 ㅇ랫동안 백두대간 종주대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쉬어 갈 수 있는 그늘이 되어 주길 바랄 뿐이다.

 

봉황산 오름 암릉에서 뒤돌아 보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지나온 능선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고 저 멀리 희미하게 산그리메가 부르고 있는 듯 하다.

아직 단풍이 들기엔 이른 시기인듯 푸르른 여름 빛깔이 마지막 시간을 향유하고 있다.

 

봉황산이 눈 앞에 보이는 암봉에 오르자 북쪽 저 멀리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작은 마을들이 산재해 있고 그 끝자락에 갈령이 자리잡고 있다.

그 좌측에는 형제봉과 속리산이 우뚝하고 우측으로는 견훤과 관련 깊은 대궐터산이 좁은 협곡을 만들어 갈령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고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실감나면서 등로 옆 단풍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한장 남기고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라는 포란지세의 한가운데를 향해 마지막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많은 산우님들로 붐비는 봉황산 정상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산우님들 보낸 후 주위 풍경을 살펴 본다.

1300여년전 봉황새가 이 산 정상으로 날아들어 30여년간 살았다는 전설과 아래 마을에서 바라보면 정상이 봉황머리이고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 모습이 봉황새 같아서 붙여진 봉황산이란 전설을 간직한 상주 중화지구 화령에 솟아 있는 산이다.

이제 추풍령에서 시작한 나즈막한 중화지구대가 끝이 나면서 제법 가파르고 위험 구간이 도사리고 있는 본격적인 백두대간 산행이 시작되는 교차점이기도 한 곳이 바로 이 구간인 것이다.

 

봉황산 정상에서 내려 와 암릉 구간을 내려가며 바라보니 앞으로 올라야 할 660봉 지나 저 멀리 충북알프스와 구병산이 우뚝하다.

처음에는 지도를 가지고 있는 산우가 형제봉이라 하여 그렇게 생각했는데 진행하다 이상해 지도 정치를 시켜 놓고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 가을 오르며 무척 고생한 구병산의 암봉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였다.

충북알프스를 종주하면서 남긴 추억이 떠 오르며 함께 그 고통을 나누웠던 바다사랑대장님과 옛추억에 빠져 본다.

 

그렇게 바다사랑대장님과 옛 추억을 노래하는 사이 벌써 660봉에 도착한다.

좌측 복용사 내리막 등로도 제법 나 있는 봉우리 정상에는 백두대간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그 아래에는 철쭉꽃에 대한 설명판이 붙어 있다.

어느 산우님이 볼펜으로 봉황산과 비재 방향을 그려 넣고 그 위에 660봉이라 희미하게 흔적을 남겨 놓았다.

팔음지맥 분기점으로서 그 팔음지맥 산행을 위해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지...

 

등로에서 좌측으로 10여미터 떨어진 암봉에 오르니 좌측 구병산(이 사진에는 보이지 않음)에서 충북알프스를 따라 삼형제봉과 형제봉 그리고 저 멀리 천왕봉 및 문장대가 천왕봉과 형제봉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고 바다사랑님과 둘이서 그 장쾌한 마루금을 원없이 그려 본다.

  

같은 장소에서 바라 본 구병산 능선이 가히 환상이다.

절벽으로 이뤄진 신선봉과 가운데 무명 암봉 그리고 제일 뒤쪽 뾰족하게 튀어 오른 구병산 정상이 지난 날 오르며 얼마나 어렵게 올랐던지 생생하게 그 영상을 뒤돌려 가며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지금 바라보고 있는 산객은 얼마나 행복한지 올라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기분이리라...

특히 저 구병산을 오른지 얼마 되지 안했기에 더욱 뚜렷한 이미지로 이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가 보다.

 

 가운데 뾰족한 540봉 앞쪽으로 충북알프스 능선이 형성되어 있고 그 넘어 저 멀리 희미하게 상학봉에서 묘봉을 거쳐 문장대로 오르는 충북알프스 들머리쪽 능선도 가물거린다.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사라진지 오래고 보이는 아름다움을 따라 오늘도 산 그리움을 채워본다.

 

뒤돌아 보니 좌측 봉황산에서 가운데 뾰족한 660봉 그리고 우측의 무명봉까지의 마루금이 또한 환상이다.

저 660봉에서 우측으로 흘러 나간 등로를 버리고 이 앞쪽 능선을 타고 여기까지 걸어 온 종주대의 발걸음에 찬사를 보내는 시간, 한발 두발 황소처럼 걸어 천하를 주유하는 매력에 다시 한번 빠지는 시간이다.

 

고사목 한그루가 구병산 자락 정상을 가리키며 모진 풍상을 헤치고 서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한장 남겨 보니 그대로 한폭의 산수화가 되었다.

아마도 이런 행복감 때문에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다시 산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가 본다.

 

이제 비재가 가까워져 오고 봉황산을 바라보며 봉황의 그림자를 찾아 볼 시간이다.

지난날 고통속에 허우적 거렸던 비재의 추억에 미소를 머금어 보고 하늘을 향해 두손 벌리고 끝없이 높게 올라간 낙엽송 군락지를 따라 무심의 산객이 되어 보기도 한다.

 

25번과 49번 지방도로를 연결해 주는 2차선 지방도로인 비재에 도착해 다시 올라야 할 철 계단을 담아 본다.

거리상으로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제부터 고갈된 체력과 간간이 나타나는 암봉으로 인해 지금까지 걸어 온 거리보다 더 큰 고통이 따르는 구간이다.

그래도 함께 땀 흘려주는 종주대가 있기에 한발 두발 그 발자취 따라 오를 수 있으리라...

 

죽음과도 비견되는 오늘의 하일라이트 구간인 455봉과 510봉을 넘자 천상천하 일망무제의 아름다운 풍경이 반겨주고 500봉 바위 전망대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를 조망해 본다.

남서쪽으로 놓여있는 구병산 연봉들이 위압적으로 늘어서 있고 그곳으로 통하는 충북알프스 능선이 바로 발아래 놓여 있는 모습이 절경이다.

 

속리산 형제봉과 구병산을 이러주며 가교 역활을 하는 540봉 봉우리와 연봉들이 또한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또 다시 저 능선을 따라 충북알프스를 완주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을련지 그리움만 쌓여 간다.

 

바위 전망대를 내려 와 그 암봉과 지나온 봉우리를 함께 잡아 본다.

가을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고 월동준비를 시작한 산하가 생기를 잃고 깊은 겨울잠 준비를 하는 듯 하다.

몇번을 더 이곳에 올라야 산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질련지...

  

이제 암봉들과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견훤의 전설이 깃든 못재에 도착하지만 그 기능을 상실한 그저 평이한 산등성이로 돌아가는 습지가 안타까워 들어가 살펴 본다.

조상이 지렁이라는 탄생 신화를 가지고 있던 견훤이 화북의 견훤산상과 갈령 지난 대궐터산에 성을 쌓고 저녁이면 이곳 못재에 들어가 목욕을 하며 힘을 얻어 연전연승하자 신라 장수 황충이 몰래 이 못재에 소금을 풀어 다음날 대승을 거뒀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못재, 2년전까지만 해도 수련과 수생식물들이 제법 보였었는데 오늘 들어가 보니 그 흔적조차도 사라지고 그저 평이한 일반 산으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에서 가슴이 아파온다.

   

이제 갈령 삼거리도 얼마 남지 않은 듯 지나온 등로 우측으로 충북알프스 등로 표시기가 걸려 있다.

작년 가을 이곳을 지나며 오늘 만날 후일을 기약했던 곳이기에 감회가 새롭다.

다시 이곳에 올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련지...

 

드디어 세개의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며 어렵고 힘들게 갈령 삼거리에 도착한다.

우복동 이정표가 새롭게 추가되어 있고 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속리산을 가운데 두고 충북에서 만든 충북알프스와 상주에서 최근들어 열심히 홍보중인 소의 배를 닮은 우복동 등로를 정비하고 각 이정표마다 그 이름을 적어 놓은 것이 눈에 띤다.

조만간 한번 올라야 할 우복동 등로이기에 가슴에 새겨 넣고 갈령 삼거리에서 마지막 남아 있던 간식으로 체력 보충을 해 본다. 

 

 

 

갈령으로 내려가며 뒤돌아 본 형제봉의 위용이 대단하다.

다음회차에 저기를 돌아 다시 내려와야 할 마루금이기에 잠시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살펴본다.

지금까지 몇번을 다녀온 곳이지만 올때마다 새롭게 가슴에 각인되는 형제봉이다.

 

갈령이 얼마남지 않은 듯 차량 통행하는 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시간, 등로 옆에 서 있는 돌고래의 미소를 닮은 바위가 있어 담아 본다.

어쩜 그리도 돌고래를 닮았는지 신기할 뿐이다.

  

마지막 헬기장을 지나자 바로 49번 지방도로와 능선 아래 갈령이 나타나고 그 도로 넘어 저 멀리 대궐터산이 견훤의 전설과 역사를 안고 당당히 서 있다.

한번쯤 올라 그 옛날 견훤이 주 활동무대로 이용했던 그곳의 역사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제 마지막 갈령 이정석에 입맞춤하고 또 한구간을 마무리 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백두대간의 묘미를 느끼며 위험 구간도 통과해야 하는 시간이다.

특히 계절적으로 눈이 내리는 겨울철이 다가오기에 지금까지 해왔던 마음 가짐보다는 조금만 더 긴장하고 주의하며 모두 함께 웃으며 하산할 수 있는 종주대가 되길 빌어 본다.

 

늘 수고해 주시는 나마스테대장님을 비롯해 은비령총무님 그리고 먹거리 준비에 수고해 주는 설총총부대장님과 선두 후미에서 고생해 주신 산우님들에게 감사인사 전하며 함께한 34명의 종주대에게도 무사 완주를 축하 드림니다.

다음 구간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속리산에서의 고운 추억을 접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