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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제2차(미완성 완료)/제2기 백두대간 산행후기

3450온누리산악회 제2기 백두대간 제10차 큰재에서 신의터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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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북 상주시 일대 백두대간 마루금

산행일자 : 2009년 09월 25일과 26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에 짙은 안개였으나 오전부터 맑게 갠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4도에서 영상 26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35명 (44인승 버스 1대)

산행거리 : 약 24.47 Km (접속구간 없음)

산행시간 : 총 08시간(선두)에서 10시간 (후미) - 03:30에서 13:30분까지

산행코스 : 큰재(산행 들머리)-옛고개-회룡재-개터재-512봉-윗왕실-477봉-백학산-사과 및 포도 과수원-

               개머리재(소정재)-과수원-지기재-잣나무-철탑-신의터재(산행 날머리)

산행시간

03:30 큰재 (산행 들머리, 68번 지방도로)

03:58 임도 만나는 곳 (길주의-임도 따라 진행하다 우측 능선길이 대간길)

04:04 옛고개 (산행팁-작은 임도 만나는 지점)

04:41 회룡재 (산행팁-작은 임도 만나는 지점)

04:52 옛고개 돌무덤

05:15 개터재 (산행팁-작은 임도 만나는 지점)

05:39 512봉 (길주의-진행방향에서 우측 용신리길 버리고 좌측길이 대간길)

06:29 윗왕실 (산행팁-동물 통로 다리 건넘)

06:45 477봉

07:07 500봉 갈림길 (길주의-우측 500봉 가는길 버리고 좌측이 대간길)

07:31 백학산(618봉, 길주의-좌측 성봉산 가는 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아침 식사 후 출발

08:45 백학산 출발

09:03 임도길 (산행팁-좌측에 샘터 표시 있지만 식수 구하기 어려움)

09:34 원산 갈림길 (길주의-좌측 원산 또는 송산 가는 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09:59 안부 및 임도길 고개

10:14 농로길 (길주의-좌우 논밭 사이로 마루금 이어짐)

10:15 과수원 (산행팁-마루금 좌우측으로 포도 및 사과나무 과수원)

10:17 개머리재 또는 소정재 (산행팁-민가 및 임도 만나는 지점)

10:32 임도 만나는 지점

10:40 능선 갈림길 (길주의-임도길 버리고 우측 능선길이 대간길)

11:28 과수원 (산행팁-마루금 주위에 포도 및 사과 과수원)

11:36 지기재(901번 지방도로, 길주의-지방도로 건너 마을 임도를 따라 진행)

11:45 능선 분기점 (길주의-좌측 임도길 버리고 우측 능선길이 대간길)

12:08 삼거리 갈림길 (길주의-우측 등로 버리고 좌측길이 대간길)

12:23 임도 만나는 지점 (산행팁-좌우 논밭길)

12:52 밤나무 단지(산행팁-마루금 우측에 밤나무 단지 및 철조망)

13:02 철탑

13:15 신의터재 또는 어신재 (산행 날머리)

 

 

잘려진 삼백의 고장을 걸으며 느끼고 배운 것들

 

 

에필로그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며 백두대간 산행으로 만난 산우님들과의 인연이 소중하기에

다시 두번째 산행에도 계속 동참하지만 산행대장으로서 리딩한다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까만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큰재에서 시작하는 오늘의 산행은

삼백의 고장인 상주의 나즈막한 마루금을 따라 역사를 배우고 때로는 인간 세상과 조우하며

백두대간 마루금을 이해하는 구간으로 삼아 본다.

 

지금이야 백두대간 마루금중에서 가장 고도가 낮고

민가와 가까이 있는 등로이다 보니 별 특색없는 구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옛날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엔 상주에서 한양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높고 큰 고개였기에

치열한 전투가 끊이지 않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큰재란 이름이 붙을 정도로

험했던 곳이기도 하다.

 

남아있던 옥산초교 인성분교의 폐교가 헐리고

백두대간 생태교육센터가 건립되고 있는 현장의 난해한 등로를 찾아

부드러운 능선으로 오르니 하늘의 별빛과 우측의 도곡리 마을 불빛이 종주대를 뒤따라 오며 

칠흙같은 어둠을 조금이나마 밝혀주고 있다.

 

바람은 없지만 벌써 계절은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 들고 있음을 알리는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힐쯤 회룡목장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에 도착해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새벽을 맞는다.

 

지천에 피어있는 구절초의 환영을 받으며 나즈막한 능선을 걷다보니

용이 뒤돌아 보고 있는 형상을 가진 회룡재에 도착해 상쾌한 새벽 공기를 음미하지만

이때부터 짙어지는 안개속에 세상은 다시 회색빛으로 변해간다.

 

얕은 마루금을 따라 걷고 있지만 그 옛날 국토 싸움의 한복판이였을 곳이기에

그 의미를 새기며 진행하니 개터재에 도착하고 그저 개터골로 농사짖기 위해 마을 민초들이 넘던 고개라

개터재란 이름이 붙었을 것이란 추측만 가능하다.

 

서서히 어둠이 물러가는 자리를 하얀 안개가 대신하고 회색빛 세상이 열리는 사이

윗왕실재에 도착해 왕이 거주하는 황실의 형상을 찾아 보지만 찾을 수 없기에 흐르는 땀방울만 닦아 본다.

 

이제 제법 가파른 된비알 타고 수많은 학들이 날아와 앉아있는 모습이

마치 설산처럼 하얗다 하여 불리워진 백학산 정상에 올라 세상을 바라보지만 무엇이 그리도 부끄러운지

그저 하얀 안개만이 백두대간 마루금을 열어주고 있다.

 

급하지 않게 삼백을 대신한 하얀 안개를 맞으며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 과수원에 들려 목을 축이고

개머리 또는 소머리를 닮았다는 개머리재를 지나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능선을 타고 

풍성한 과일이 익어가는 농로를 걸어 난해한 마루금을 찾아 그 옛날 도적들이 득실거렸다는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인 적기재 일명 지기재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다.

 

이제 능선과 마을 농로를 번갈아 타며 한낮의 열기를 온몸에 담으니

그 옛날 신은현에서 일제시대 어신재에서 다시 임진 때 이곳 상주성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한

김준신을 기리기 위해 신의터재로 바뀐 고갯마루에 도착해

또 한 구간의 마무리를 한다.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인 큰재, 일명 우하재의 하늘이 오늘따라 수많은 별들이 꿏을 피우고 백두대간 종주대를 맞이하고 있다.

영남에서 한양 올라가기에 너무나 큰 고개였기에 그 이름마저 큰재라 불리던 곳이지만 세월따라 그 의미도 많이 변해가는 마루금이다.

 

골목마다 어린아이들 웃음소리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을 이곳도 이제 그 흔적조차 세월따라 사라지고 별빛의 환송을 받으며 땀방울 흘리니 가축 분묘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회룡목장 앞에 도착한다.

새벽 잠을 깨운 종주대를 향해 세상을 울리는 강아지 울음소리가 천지를 흔들고 있다.

 

마을 민초들이 필요에 의해 넘나 들었던 옛고개를 지나 용이 뒤돌아 보는 형국을 가진 회룡재에 도착하지만 아직도 어둠속에 묻혀 있는 형세를 알 수 없기에 사진 한장으로 대신해 본다.

 

엷어지는 어둠과는 달리 별빛마저 삼켜버린 등로를 따라 저 멀리 개터골까지 농삿일을 위해 또 마나 힘들게 넘었을지 모를 민초들이 붙여준 개터재에서 어릴적 짧은 경험을 되새겨 본다.

 

이제 세상빛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 등로 옆에 모습을 들어낸 운지가 예쁜 꽃송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종주대의 발길을 잠시 사로 잡는다.

 

이제 동에서 북으로 방향을 바꿔 얕으막한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하니 세상의 빛이 보이는 시간 드디어 왕이 사는 왕궁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윗왕실재 동물 이동 통로에 도착한다.

그러고 보니 이곳 지명 이름들이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단어들임에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이런 아름다운 이름들이 사라지기 전에 좀 더 체계적인 자료 정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온 세상을 덮쳐오는 하얀 안개속에 계절의 흐름을 알려주는 빨간 단풍잎이 다시 산객의 마음을 붙잡고 지쳐가는 몸과 마음을 추스리며 잠시 힘들게 오르던 백학산 된비알에 긴 호흡을 만들어 본다.

 

몇년전 모습과 별반 달라진 것 없지만 볼때마다 새롭게 각인되는 정상석에 먼저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 전한다.

수많은 학들이 날아 와 앉아 있는 모습이 설산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인 백학산, 지금이야 이곳보다 더 좋은 환경을 가진 곳에서 조차 학을 보기 힘든 세상이 되였지만 그래도 그 옛날 학들이 앉아 쉬었다는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즐기며 한마리 학이 되어 본다.

 

식사를 즐기는 시간에도 정상 아래 벌목된 숲에는 자욱한 안개가 만들어 내는 자연의 아름다운 그림이 쉴새없이 바뀌며 산객의 머리에 경외로움을 선사하고 있다.

수묵화를 그리는 사람이 본다면 또 어떤 색감으로 이 자연의 경외로움을 표현할지...

 

작은 임도를 만나고 그 끝자락 능선으로 분기하는 지점에 승용차 한대가 서 있어 의아한 마음 금할 길 없지만 그래도 지도 한장 펼쳐 놓고 서 있는 지점인 대포리를 가늠해 본다.

도상에는 임도 좌측으로 식수 표시가 되어 있지만 지나는 산객 모두 외면하는 곳이다 보니 정보하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다시 나즈막한 능선을 넘어 마지막 후미를 보내고 임도와 만나는 지점 좌측에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작은 들녘을 발견하곤 나도 모르게 농로로 들어가 익어가는 가을을 담아 본다.

 

또 다시 임도를 넘어 능선 하나를 넘자 도안리쪽 마을의 깨끗하게 경지 정리한 밭들이 보이고 비닐 하우스와 저 멀리 익어가는 과일을 보호하기 위한 망을 덮어 놓은 과수원도 보이기 시작한다.

전에 보지 못했던 백두대간 이정표가 중간 중간에 세워져 있어 길잡이 노릇을 해 주고 있다.

 

이제 다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간 세상으로 내려 와 달콤한 향기를 내뿜으며 풍성하게 익어가는 가을을 알리는 과수원 사잇길로 들어 선다.

깊고 깊은 산중에 인간 냄새를 피해 존재할 마루금이라 생각했던 종주대에게는 혼돈의 시간이자 백두대간 마루금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기회도 되는 시간이다.

 

과수원이 있고 도로가 나 있으며 달콤한 과일이 익어가는 개머리를 닮았다는 개머리재에 도착해 과수원 농장 주인을 애타게 찾아 보지만 인적이 끊긴 마루금엔 그저 자연만이 그 주인의 역활을 해내고 있다.

어렵게 농장 주인을 만나 풍성한 사과 한상자로 평생 잊지 못할 백두대간 산행 중 과일 파티도 열어 본다.

 

사과 한상자로 과일 파티를 열었던 좌측 임도를 올라 와 능선으로 오르기 전 뒤돌아 보니 넓은 포도밭과 나무에 가려 조금만 얼굴을 내민 사과 과수원이 백두대간 종주대에게 계절을 맞춰 잘도 왔다며 다음을 약속하는 듯 하다.

 

한 낮인데도 어둠이 깔린듯 울창한 수림을 지나 고도차이가 산림에는 큰 영행을 미치지 않음을 손수 보여주는 듯 하다.

 

능선 정상부를 오랐다 냐리막 등로 따르니 가파른 등로 주변에 아름다운 낙엽송 숲이 만들어 져 있고 그 순수하고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화려하기 그지없는 등로를 따라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 등로에 떨어져 있는 밤을 주으며 진행하니 다시 억새밭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는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밭을 필두로 사과과수원과 감나무 그리고 고추나무가 시골 풍경 그대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몇일 남지 않은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골 그대로의 모습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과 과수원의 나무에는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사과가 햇살을 받아 당도를 높이기에 여념이 없고 그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노동의 아품이 전해지는 듯 해 농담으로 사과 수확때 다시 한번 내려오자 이야기를 나눠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빨갛게 익어가는 대추나무에도 어릴적 추억이 담긴 노트를 꺼내 종주산행의 피로도 잊은채 쉬어 본다.

조상님께 제를 지내기 위해 밭두렁에서 아침 일찍 따 씻어 올렸던 대추, 오랫만에 대추나무에 열려있는 익어가는 대추에 찌들었던 마음도 정화되는 기분이다.

 

급할 것도 없이 또 서두르지도 않고 그렇게 자연과 인간 세상을 즐기다 보니 그 옛날 도적들이 들끓었다는 지기재에 도착한다.

일찍 보낸 선두조도 이곳에서 정처없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곳이 도적들이 들끓었다는 마을이였다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을만큼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마을 농로로 이용되는 시멘트 길을 따라 마루금은 이어지고 변해가는 계절속에 아직은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마지막 종주대의 발길에 시험을 하는 듯 땀방울이 다시 젖어 온다.

 

마지막 능선으로 올라 가끔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올라서니 저 멀리 지나온 마루금과 마을들이 예쁘게 보이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풍경 사진 한장 담아본다.

 

다시 비포장 임도와 만나 길가에 피어난 억새 몇송이에 추억을 담고 추수가 끝난 포도밭에 들어가 남아있는 포도 몇송이에 갈증을 달래 본다.

 

마지만 능선으로 들어 서 환상의 잣나무 숲을 지나 철탑을 통과하니 오늘 하루도 이렇게 그 마무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ㅎ한다.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신의터재, 어신재에 도착해 이정석에 추억 한장씩 남기고 지명 유래를 익힌 후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무사 종주를 자축해 본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길고 긴 산행도 날머리에 도착하면 왜 그리 짧게만 느껴지는지...

도로 건너편에 곱게 피어난 억새에 여심을 담은 사진 몇장 남겨 드리고 단체 사진 한장으로 10구간을 갈무리 한다.

 

이제 본격적인 백두대간 산행을 알리는 제11구간 들머리를 남기고 돌아오는 길에 식당에서 이슬이 한잔 나누는 시간으로 모든 일정을 끝낸다.

 

이번 구간만큼 마음의 부담이 컸던 구간도 없었던 듯 하다.

20개월 동안 늘 가졌던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어져서 인지 몸보다는 마음의 고통이 심했던 시간이다.

그래도 어렵고 힘들게 익혔던 경험들이 아쉽지만 무사 완주를 보장해 주고 미흡하지만 큰 불평불만 없이 이렇게 돌아 와 글을 쓸 수 있음에 자축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걱정도 된다.

지금까지 올라온 백두대간 마루금은 본격적인 경기 전 몸풀기의 워밍업이라고나 할까, 앞으로의 산행에 더욱 주위가 필요하고 단합된 봉사 정신이 필요한 시간일 것이다.

특히나 추워지는 계절에 암봉과 암벽이 많고 또 뜻하지 않게 도둑 고양이가 되어 떠나야 하는 백두대간 종주길, 종주대 가슴에도 모두 조금은 더 긴장하고 더 다른 산우님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면 웃으며 진부령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 않음을 인식하는 시간이길 바랄 뿐이다.

 

늘 노심초사 전체를 아우르는 나마스테대장님의 수고에 감사 드리고 총무로서 피곤한 기색도 없이 맞은바 책임을 다하느라 고생하는 은비령 총무님의 수고에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늘 참석해 길찾아 주는 인연님 그리고 후미에서 팀웍을 발휘해준 아름님의 봉사에도 감사 드리며 함께한 산우님들과 즐긴 제10차 산행, 안전하게 마무리하게 됨을 자축해 보며 길고 긴 후기글도 마무리 합니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