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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제2차(미완성 완료)/제2기 백두대간 산행후기

3450온누리산악회 제2기 백두대간 제6차 빼재에서 부항령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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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북 무주군과 경남 거창군 그리고 경북 김천시에 걸쳐 있는 백두대간 마루금 일대

산행일자 : 2009년 07월 24일과 25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하루종일 가랑비와 안개로 인해 전혀 조망없이 진행한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2도에서 영상 23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42명 (44인승 버스 1대)

산행거리 : 약 21.00 Km

            대간구간 약 21.50 Km

            접속구간 약 0.50 Km, 부항령에서 삼도봉 터널까지

산행시간 : 총 10시간 (선두)에서 10시간 30분 (후미) - 04:00에서 14:00 및 14:30분까지

산행코스 : 빼재(수령, 신풍령)-수정봉-된새미기재-호절골재-덕유삼봉산(1254봉)-오두재 갈림길-고랭지 채소밭-소사고개-고랭지 채소밭-감주재 갈림 삼거리-초점산 삼도봉(1249봉)-대덕산 투구봉(1290.9봉)-얼음골 약수터-얼음폭포-덕산재-833.7봉 갈림 삼거리-폐광터 나무계단-선황당재-853.1봉-헬기장-부항령-삼도봉 터널 (산행 날머리)

산행시간

04:00 빼재(신풍령 또는 수령, 산행 들머리)

04:16 수정봉

04:30 된새미기재(길주의-우측 거창군 봉계리쪽 하산로 버리고 좌측이 대간길)

04:57 호절골재

05:09 금봉암 갈림길(길주의-우측 금봉암 하산길 버리고 좌측이 대간길)

05:32 덕유삼봉산(삼봉산, 1254봉)

05:45 암봉 및 암릉지대(산행주의)

06:03 오두재 갈림길(길주의-가장 많은 알바 지점으로 직진길 버리고 90도 우측으로 급경사 내리막이 대간길)

06:41 철 대문

06:46 고랭지 채소밭 지대

06:59 사과 과수원 및 낙엽송 시멘트 임도

07:06 소사고개(산행팁-우측 200미터 지점의 매점에서 식수)

07:50 소사고개 탑선슈퍼 및 마을 정자에서 아침식사

07:51 임도 만나는 지점

08:08 고랭지 채소밭

08:23 능선 낙엽송 등산로

08:30 비포장 임도 만남

08:33 대덕농장에서 세운 대덕산 등산로 이정표

09:03 전망 삼거리(길주의-우측 능선길 버리고 좌측이 대간길)

09:17 초점산 삼도봉(1249봉, 경상남북도와 전라북도의 경계 지점으로 백두대간 두번째 삼도봉)

09:54 헬기장

09:55 대덕산 투구봉(1290.9봉)

10:40 작은 산죽지대 급경사 내리막

10:54 얼음골 약수터(식수 구할 수 있는 곳)

11:13 얼음폭포

11:35 30번 지방도로 및 덕산리 조망처

11:42 덕산재(산행팁-경북 김천의 덕산리와 전북 무주의 금평리를 이어주는 30번 지방도로)

12:00 덕산재에서 후미 기다리며 휴식 후 단체 사진

12:24 833.7봉 삼거리 갈림길 (산행팁-좌측으로 우회)

12:32 폐광터 및 나무계단

12:35 임도 만나는 등로

12:50 선황당재

13:14 853.1봉(헬기장 및 삼각점)

13:40 헬기장

13:43 부항령(길주의-백두대간 마루금은 직진이지만 이번 구간은 부항령에서 우측 삼도봉터널쪽이 하산길)

13:52 삼도봉터널(903번 지방도로, 산행 날머리)

 

 

조망없는 아쉬움과 무더위를 식혀 준 백두대간 우중산행의 묘미를 느끼며

 

 

에필로그

삼국시대 국경이였으며 적이 침입하였을 때 민초들의 힘으로 그 적을 물리치고 지켜낸

비내리는 빼재에서 또 한구간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모였다.

 

덕유산에서 멀어졌지만 

선조들은 이 봉우리를 덕유산의 마지막 북쪽 봉우리로 여겨 덕유삼봉산이란 이름으로 남겨진 곳,

이곳에서 백운산까지가 덕유 100리라 불리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덕유삼봉산과 대덕산을 양쪽에 두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소사동에 들려 민초들의 삶을 확인한 후

다시 가파른 마루금을 타고 기약없는 이별과 만남을 해야하는 수도기맥을 그려보는 산객의 마음에

작은 풍파가 일어난다.

 

3개 도가 만나는 의미보다

기맥을 분기하는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삼도봉 지나

야생화의 보고인 평원을 지나니 금강과 낙동강 물줄기를 가르는

이곳 지방의 진산인 대덕산이 반긴다.

 

산자분수령을 몸으로 배울 수 있는 얼음폭포는

백두대간 산행 중 유일무이하게 마루금에 접한 폭포로서

산객의 생명선이 되어주고 있음이 아이러니하다.

 

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고개들도 이제 옛 전설로 남겨지는 현장을 지나

아기자기한 원시림을 통해 역사를 배우고 후답자들에게 지금보다 더 자연에 가까운 마루금을 나겨야 하는

사명감을 나눠 본 시간도 저물어 가고 있다.

 

 

부슬비 내리는 어둠속에

폐쇄된 신풍령 주유소 앞에 모여 잠시 인원 파악하는 동안

들머리를 확인하기 위해 달려가 간신히 사진 한장 남기며 들머리 확인하니

리딩하는 마음이 한결 편안해 진다. 

 

 

 등로 옆 잡풀과 잡목에 고여있던 빗방울이

불청객인 종주대의 방문으로 놀랐는지 후두둑 얼굴에 뿌려지고

그 차가운 느낌을 온몸으로 받으며 여유롭게 진행하니

금새 봉산리 갈림 이정표에 도착한다.

 

후미에서는 거리 표시만 보고

선두가 너무 빡쎄게 진행한다고 아우성이지만 선두는

선두대로 너무 늦게 진행한다며

불만족스런 투정을 부리고 있다.

 

 

 산행 시작 후 한시간 10여분 지나

남쪽 산자락에 자리한 금봉암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가랑비와 안개로 덮혀 있는

무채색의 세상이다.

 

 

덕유 100리길이 시작되는

3개의 암봉으로 이뤄진 덕유 원봉이란 이름으로도 불리워졌던 

삼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몇년전 진달래란 시 한수가

적혀있던 철판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희미한 안개속에 작은 돌탑과 정상석만이

어둠속에 종주대의 반가운 발길을 잡아준다.

 

 

좁은 정상을 내려와

미끄러운 암봉을 타고 조심하며 내려가다

두번째 암봉에서 조금씩 엷어지는 안개속에

지나온 암봉을 바라보니

보이지 않는 전망이 아쉽기만 하다.

 

저 멀리 지나온 덕유산과 백운산

그리고 함양의 산 줄기들이 시원하고

북쪽으로 지나야 할 소사동과 삼도봉 그리고 대덕산의 시원스런 전망을

그저 마음속으로만 그려본다는 안타까움이

떠나질 않는 시간이다.  

 

 

 가장 많이 알바하는 오두재 갈림길에서 후미 기다려

우측으로 꺽이는 마루금을 타고 급경사 내리막 내려오니

잘 정비된 등로가 안전한 산행을 안내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백두대간 산행 등로의 자연미가 사라지는 모습에

가슴이 아파오는 시간이다.

 

사람의 삶과 자연 보호란 대명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고랭지채소밭을 지나며

후답자들에게 이 보다 더 망가진 마루금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련지...

 

 

 고랭지배추밭을 지나니 사과과수원이 보이고

탐스럽게 달려있는 아름다운 시골 풍경을 벗삼아 진행하니

등로 양쪽에 도열해 있는 낙엽송이 아름다운 시멘트 임도를 타고

자연에서인간 세상으로 내려온다

 

 

백두대간 산행이 아니라면

평생 들리지 않았을 소사마을에 들려

잠시 막걸리 한잔 나누며 아침식사를 즐긴다.

 

가랑비가 내리지만

이렇게나마 꿀 맛같은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호두나무와 산딸기가 유혹하고

그곳을 지나니 묵은밭인지

아니면 조상을 모시기 위해 벌목한 곳인지

넓은 공터에 아름다운 야생화가 만발해 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작은 꿈을 만들며 추억을 먹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멋진 야생화 지역을 지나 

잡목과 잡풀들이 우거져 등로 찾기조차 힘든 길을 지나자

다시 고랭지채소밭이 삶을 이어가는 산골 사람들의 고달품을 잠시 잊게 해 주고

뒤돌아 본 소사고개와 덕유삼봉산쪽 마루금이

텅 비어가는 채소밭과 어울려

한폭의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 버리는

삶의 이치를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배워 갈 수 있음에 삶이 팍팍하지 않음을 느낀다.

 

다시 인간 세상을 등지고

나무와 야생화가 자리잡고 있는 자연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목에

붉게 발가벗겨진 임도가 잠시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지만

자연과 하나되려는 마음으로 평온을 되찾는다.

 

 

고관대작을 지낸 지체 높으신 분의 땅과 별장이

자리잡은 곳이기에 숨소리조차 힘들어하는 그곳을 지나니

다시 하늘을 향해 두팔 벌리고 당당하게 등로를 내주는

인공미 없는 자연에 순응하는 시간이다.

 

가랑비가 내리지만

이 가랑비 조차도 자연의 일부인 것을,

그저 내 몸으로 받아 들이면 그만인 것이리라

 

 

사나이 가슴을 적시는 우중 산행중에도

어린시절의 아름답고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 주는 달콤한 산딸기 몇송이에

된비알 오르는 고통과 어려움은 벌써 옛이야기가 되어 간다. 

 

입안에 퍼지는 달콤한 산딸기 향기가

부항령에서 완주 후에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숨이 목구멍을 타고 끊어졌다 이어가기를 몇번,

드디어 일망무제 거침없이 펼쳐진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에 도착하지만

짙은 하얀 안개비가 그저 머릿속 상상으로만

2년전 잊지 못할 그 절경을 그려보라 한다. 

 

오늘 이곳에 처음 올라온 종주대의 머릿속에는

과연 무슨 풍경이 담겨질까 ???

 

 

보이지 않는 꿈을 쫒듯

그곳에서의 보이지 않는 조망을 뒤로 하고

능선을 따라 무성한 잡목 사이를 통과하니

3개 도가 만나는 정상을 오르는 길이 쉽지 않음을 몸소 알려주고 있다.

 

전라북도와 경상남북도가 만나는 초점산 삼도봉,

백두대간 산행길에 만나는 세번의 삼도봉 중 두번째 삼도봉이다.

 

세개의 도가 만난다는 상징성 못지 않게 이곳 삼도봉에서는

국사봉을 거쳐 수도산에서 금오지맥을 분기시키고 

두리봉에서는 가야지맥을 보낸 후 우두산을 따라 황강과 낙동강의 합수점인 성산에서

맥을 다하는 수도지맥의 분기점이기에

언젠가 다시 한번 만나야 하는 이유가 있어

더욱 이 작은 산객에게는 특별한 봉우리로 남는다.

 

 

이제부터 좌측으로 보이는 덕유삼봉산 넘어

가물거리는 덕유산 자락이 산객의 가슴을 황홀하게 만들고

우측으로 저 멀리 수도산에서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이

다시 한번 산객의 발걸음을 부르겠지만

오늘 이시간만큼은 단지 등로 옆 곱게 피어난 야생화만 보고 진행하라 알려주고 있다.

 

보잘것 없어 보이는 작은 야생화 하나 하나에

이슬비를 마시며 부풀어 오른 꽃송이들이 마치 새생명을 잉태한 모습에서

생명 자체의 존귀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며 조심스럽게 담아 본다.

 

 

부드럽게 펼쳐진 평원 위 야생화를 친구 삼아 오르며

이곳에서 옛부터 배출한 수많은 인걸들과 십승지지의 하나인 무풍에 천재지변이 일어날 때마다

이주해 온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나라에 난이 생길 때마다 의연히 일어나 고장을 지켰던 이 지역 명산이기에

산 이름 역시 접한 지역에 따라 다락산과 다악산으로 불리었다는 사실이 이해될 듯 하다.

 

일찍 도착해 춥고 긴 시간 후미를 기다리지만

불평불만하는 산우님들 하나 없이 힘들게 오르고 있을 산우님들의 투혼에

박수로 답하는 멋진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며

진부령에 갈 수 있으리란 믿음을 가져 본다.

 

 

대덕산 정상에서 산우님들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해

주위에 피어 나는 아름답고 예쁜 야생화를 담아 본다.

 

늘 최선을 다해 담아 보지만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며 이 야생화를 담을 때를 뒤돌아 보면

늘 디카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에 조만간 좀 더 좋은 자연의 빛을 담을 수 있는

좋은 친구로 바꿔야 할 듯 하다.

 

이 야생화의 이름이 왜 붓꽃이라 불리어지는지

이 몽우리를 보면 금새 이해가 갈 듯 하다.

 

 

이름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다.

 

자연에서 새생명을 얻어 세상에 빛을 남기고

그 씨앗을 뿌린 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연스런 현상에서

이슬비 머금은 이 모습조차 환상으로 다가온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에 키작은 산죽들이 조용히 내려 앉아 있고

조심하며 그 비탈을 내려오니 등로 우측으로 얼음골 약수터가 보인다.

 

능선으로 이뤄진 백두대간 마루금을 걷다 보면

이런 약수터가 얼마나 중요한 생명줄이 되는지 잘 알고 있기에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도 잠시 쉬며 그 시원한 약수를 마음껏 마셔 본다.

 

후답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수로 남아 주길 바라는 마음을 남기며...

 

 

약수 한사발 마신 후 내려오니

금새 우측으로 얼음폭포 이정표가 보이며

굉음이 들려온다.

 

2년전 지나면서 물소리가 너무나 청아하게 들려

잠시 들려봤지만 정비되지 않은 등로 때문에 무척 고생한 기억에

웃음이 흘러 나온다.

 

아마도 비 내리는 우중 산행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등줄기에 흐르는 땀방울 닦아내며 쉬어가는 산객들로 줄지어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 것이다.

 

 

 다시 세상사는 이야기 나누며

선두 후미없이 가파른 경사길 내려오다 작은 무명봉에 오르니

우측 저 멀리 덕산재로 이어지는 꼬부랑 30번 지방도로가

주위에 민초들 삶의 터를 나눠주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김천 대덕과 무주 무풍을 이어주는 30번 지방도로 위 덕산재,

지금이야 곧게 뻗은 포장도로가 민초들의 이동을 편하게 하지만

그 옛날에는 또 얼마나 많은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있던 고개였을까 생각하니

그 도로 위에 커다랗게 세워진 이정석을 보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다만 2년전 왔을 때 만났던 근사한 남근목을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조금은 서운한 마음마저 든다.

 

이곳에서 다시 후미 기다려 함께하는 추억 한장 남기고

마지막 등로를 찾아 떠난다.

 

 

선두 산우님 몇명을 모시고 지금껏 흘리지 못했던

굵은 땀방울 솟아내며 가파른 된비알 치고 오르니

잠시 허리춤 필 수 있는 능선에 도착하고

짙은 안개의 춤사위가 원시림을 연상시키는 비경속 등로를 따르니

금새 833.7봉 오르는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거친 숨소리 몰아내며 물 한모금 마신 후

흐르는 땀방울을 내리는 가랑비로 감추며

등로에 뿌려 본다.

  

 

폐광터였다는 곳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보지만 2년전이나 지금이나 역시 찾지 못하고

새로 생겨난 나무 계단에 추억 하나 남겨 놓는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시 찾을 때

서로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징표랄까...

 

 

다시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능선 등로를 타고

한동안 빠르게 진행하니 사거리 안부에 도착하고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선황당재인 듯 하다.

 

아무 흔적도 없이

그저 등로 좌우로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만이 흐미하게 남아

이곳이 사거리 안부임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이름만을 놓고 보면

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성황당이 있던 고개라는 느낌이지만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산객이기에

개인 의견을 적을 뿐이다.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인 소나무 밑에

푸른 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잡풀들 그리고 그 푸른 빛을 뚫고 나 있는 한줄기 마루금이

산객의 심금을 울리고 그 멋진 자연에 심취해 연신 탄성을 지르다 보니

어느덧 853.1봉 삼각점에 도착한다.

 

도상에 표기된 헬기장을 찾아 보지만

사용할 기회가 없어서인지 그 흔적조차 없어진지 오래된 느낌이다.

 

이제 마지막 남아있는 간식 비우고

숨쉴 틈도 없이 진행해왔던 발걸음을 잠시 늦춰본다.

  

 

이제 가벼워진 배낭에 하루 종일 내린 이슬비가 내려

촉촉해진 감촉으로 마지막 콧노래를 불러 본다.

 

김천시 부항면에 위치해 있어

이름이 부항령인지 알 수 없어 아쉬웠는데

돌아 와 자료를 찾아보니 부항 마을의 형상이 가마솥처럼 생겨

가매실이라 불리다 한자로 부항이라 불리어 졌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이 배어 나온다.

 

그저 순수 우리말인 가매실로 불리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각설하고 등로 우측 저 아래 1089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그 옆에 우리가 타고 온 버스가 세워져 있다.

 

하지만 경험상 보이는 저곳을 가기 위해

 또 얼마나 긴 시간을 걸어야 갈 수 있을지...

 

그래도 위대한 종주대의 발걸음은 이어지고

드디어 부항령에 도착하여 다음 산행 들머리 확인한 후

우측 삼도봉 터널을 향해 방향을 바꾼다.

 

 

2년전 보지 못한 부항령 이정석이 새롭게 다가오고

그곳에 올라 흔적 한장 남긴 후

짧은 만남과 긴 이별을 준비한다.

 

늘 한구간 구간을 끝마치고 돌아서며 생각했던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련지...

오늘이라고 예외는 아니듯 하다.

 

 

지나다니는 차량조차 뜸해 유령처럼 버려진

마지막 삼도봉 터널을 사진으로 남기고 가랑비를 피해

소금끼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몸뚱아리 씻을 곳을 찾아 보지만

하루 종일 내리는 빗물에 흠뻑 젖은 몸과는 달리

소금끼 닦아 낼 작은 물조차 구경하기 힘들다.

 

2년전 내려와

도로 옆 개울에서 부족하나마 소금끼 털어냈던 그곳도

인간이 만들어 놓은 시멘트 포장으로 인해 접근조차 쉽지 않아 포기하고

무풍으로 내려가 단체 멱을 감기로 한다.

 

이렇게 무사히 모두 만나 또 한구간 마무리 하니

하늘도 감복했는지 잠시 비를 멈추고 전북 무주의 무풍교 지난 통문교 위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며 무사 완주를 자축해 본다. 

 

 

 

산행후기

산행 회차가 거듭될수록 종주대원들 상호간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고

배려와 봉사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가는 모습에서

제2기 백두대간 탄생의 순간에 가졌던 조급함과 걱정이

많이 사라짐을 느낀 하루이다.

 

그 옛날 국경으로 맞대고 치열하게 벌였던 전투의 흔적은 사라지고

빼재란 이름만으로 남긴채 무심히 잠들어 있는 부슬비 내리는 그곳에서 

새로 세워진 나무 계단을 타고 하루의 긴 여정을 시작하는 종주대의 헤드렌턴 불빛만이

어둠을 헤치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나들다 보니

어둠속에 만나는 이정표가 된새미기재임을 알리고 잠시 흐르는 땀방울 닦아내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어둠을 몰아내는 여명의 빛을 받아

내마음도 마루금 위에 등불을 밝히고 있다.

 

조금씩 나타나는 암봉을 조심하며 오르니 금봉암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오늘은 가야 할 등로가 아니기에 다음을 약속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안개의 방해가 없었다면 참으로 조망이 시원한 바위전망대에 도착하지만

오늘은 보이는 것이 없기에 다음을 기약해 본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우측 바로 위에

덕유삼봉산 정상이 자리하고 작은 돌탑과 정상석이 반긴다.

 

덕유 100리가 시작되는 봉우리라

덕유 원봉이란 이름으로도 불리워지는 3개의 암봉으로 이뤄진 멋진 정상으로

지나온 덕유산과 앞으로 진행 할 소사고개 및 삼도봉과 대덕산이 아름답게 조망되는 곳이지만

오늘은 그 아름다움을 안개가 덮고 있다.

 

덕유삼봉산을 지나 미끄러운 암봉을 안개속에 가슴 졸이며 진행하다

오두재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꺽이는 마루금을 따라 내려가니

 2년 사이에 많이도 정비된 등로가 고속도로를 연상시키고

곧바로 나타나는 고랭지채소밭이 종주대의 가슴에

왜 우리 산하를 가꾸고 지켜야 하는지

그 답을 주는 듯 하다.

 

양쪽에 거대 봉우리를 두고 잠시 민초들의 삶을 보여주는 소사고개에서

막거리 한잔으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산골마을에서의 고달픈 삶의 현장을 지난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이슬비를 내려 주는 대신

안개와 농무가 시야를 가려 조망을 감춘 산행이기에

삼도봉에서 다시 만나야 할 수도기맥에 대한 그리움만 커진다.

 

야생화 보고인 능선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멋스러움을 안기는 작은 생명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배우고 

고을의 진산인 대덕산에 올라 고장을 지켜낸 역사를 듣는다.

 

지역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덕산재에서

마지막 숨고르기를 한 후 아기자기한 능선을 따라 신라와 백제가 벌였을

치열한 전투를 생각했다면 종주대만의 생각일련지...

 

오늘 하루도 무사히 완주란 단어를 가슴에 품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도록 수고해 주신

나마스테대장님과 은비령 총무님 그리고 후미에서 고생한 산가람님과 아름님

마지막으로 우중 산행에 조금은 가까워진 42인의 종주대에게

다음 회차에 다시 멋진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팀이 되고자 마다한 고생에 찬사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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