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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전라도 산

두륜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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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두륜산 일대

산행날자 : 2008년 10월 24일 (금요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가을 날씨였으나 약간의 구름

산행인원 : 2명, 나마스테님과 칠갑산

산행코스 : 대둔사 (대흥사) - 일지암 - 북미륵암 - 오심재 (고계봉 갈림길) - 가련봉 - 능허대 (노승봉) -

               두륜봉 - 구름다리 - 시멘트 임도 - 진불암 갈림길 - 대둔사

산행거리 :

산행시간 :

두륜산 봉우리 : 총 8 봉우리가 유명하다.

          가련봉(703m), 능허대(노승봉. 685m), 두륜봉(673m), 고계봉(638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병목안봉. 613m)

교통편 : 자가용 이용

 

 

땅끝이 보이는 환상의 두륜산에서 서남해안의 다도해를 품에 안아 본 시간들

 

 

가을 억새 산행지로 최고를 꼽고 있는 영남알프스 사자평을 돌아보고 싶었지만 참여인원의 저조와 갑자기 생긴 일로 인해 산행지를 전라남도 땅끝 마을쪽으로 돌려 그곳의 명산들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변경하고 준비를 시작해 본다.

마침 같은 산악회에서 함께 자주 산행을 하시던 나마스테님이 합류를 결정하고 서울에서 새벽 2시에 만나 길고도 멀지만 꼭 한번쯤 들려야 할 남쪽 끝자락으로 여행이자 산행을 위한 출발을 해 본다.

 

만일재에서 바라 본 멋들어진 두륜봉 정상 암봉 

 

텅빈 고속도로를 타고 쉬엄 쉬엄 세상사는 이야기 나누며 느긋하게 어둠을 달리니 어느덧 남도 끝자락에 접어들고 목포를 지나자 동녘 하늘이 밝아오며 일출이 시작된다.

목포 시내에 있는 인공폭포는 너무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말라 있고 아쉬운 마음 달래며 좀 더 달리니 땅끝기맥 마루금이 특유의 울퉁불퉁한 등뼈를 내보이며 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만일재에 피어난 억새의 한들거림이 아직도 귓전에 들리고

 

네비게이션을 이용했기에 쉽게 산행 들머리인 대흥사(대둔사)입구에 도착하니 정확히 아침 7시를 가리키고 있다.

세상 참 편리하다는 생각이지만 생각해야 할 시간이 그만큼 줄어 들기에 나이들어 고통도 심해지리란 짧은 생각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해 본다.

 

 두륜산 산행 들머리인 매표소에서 일주문을 바라보며

 

상가 밀집지대를 지나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매표소가 나오고 그곳 한켠에 주차 시킨 후 아침 햇살을 받으며 상쾌한 공기를 가슴 깊숙히 들이 마셔본다.

상가 주인이 나와 길가에 떨어져 있는 낙엽을 쓸어 내는 모습도 도심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풍경이기에 잠시 어린시절 추억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남겨 본다.

 

 두륜산 대흥사가 아닌 대둔사란 일주문의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좀 더 자가용으로 오르면 넓은 대흥사 주차장이 있지만 구림숲길을 걸어 보고 싶은 생각에 이곳에서 부터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매표 요원도 없는 한가한 포장도로를 타고 매표소와 주위 풍경을 디카로 찍은 후 오르자 금새 두륜산 대둔사란 일주문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증명 사진 한장씩 남긴다.

 

 넓은 포장도로를 벗어나 오른쪽 오솔길로 접어들자 이런 흔들다리를 왔다리 갔다리하며 오르고

 

호젓한 등로를 따라 오르니 금새 우측의 계곡에서 졸졸 흘러 내리는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그곳으로 들어가 오솔길을 타고 잠시 계곡을 왔다 갔다 하는 흔들 다리를 타고 가을이 밀려오는 정취를 한껏 누려 본다.

한동안 오르다 삼나무 밭을 타고 다시 포장도로로 나오니 우측으로 넓은 대흥사 주차장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오늘 올라야 할 두륜봉 능선을 잠시 잡아 본다.

 

설향다원이란 찻집이 눈길을 끄는데 특히 지붕이 너와집을 닮아 있다. 실은 통나무 지붕이였음

 

다시 넓은 포장도로를 타고 오르니 좌측으로 설향다원이란 전통찻집이 나타나지만 이곳 역시 너무 이른 평일 새벽이라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잠시 특이한 지붕을 디카에 담은 후 올라 백화암을 지나니 우측으로 유선여관이 나타난다.

한번쯤 머물며 속세를 떠나 자연과 하나되는 시간을 꿈꿔 보지만 언제나 그런 시간이 돌아 올 수 있을련지 아쉬움만 한숨이 되어 길에 흘러 나온다.

 

 유선여관 전경, 언제나 한번 머무를 수 있을련지...

 

서편제 영화 촬영 장소로 더욱 유명세를 탔던 유선여관을 지나 계곡을 끼고 오르자 이번에는 두륜산대흥사란 일주문이 나오고 잠시 어리둥절해 진다.

어찌하여 매표소에는 두륜산대둔사이고 이곳에서는 대흥사가 되였는지 궁금했지만 알길이 없기에 답답한 마음만 쌓여간다.

 

 두륜산 대흥사란 일주문이 하나 더 나오고

 

다시 조금 더 진행하자 우측으로 두륜산과 대둔산의 역사를 상징하는 부도전에 도착한다.

이제사 왜 대둔사인지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서산대사와 초의선사 부도를 비롯해 총 56기의 부도와 탑비 17기가 서 있는 부도전을 둘러본 후 해탈문을 통과해 잠시 경내와 저 멀리 보이는 두륜산을 올려다 본다.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이라는 두륜산, 두륜봉이 머리이고 가련봉과 노승봉이 가슴이며 고계봉 정상부가 발이라는 안내문을 읽고 우측 등로를 따라 대흥사를 떠난다.

 

 좌측의 부도전과 우측의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을 닮아 있다는 두륜산 신불 그림

 

해남읍에서 동남쪽으로 12km쯤  떨어진 두륜산 도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대흥사(대둔사)는 백제 무령왕 14년에 신라 승려인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하며 그후 수차례의 중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선조 37년(1604) 묘향산 원적암에서 입적을 앞두고 마지막 설법을 한 서산대사는 제자인 사명당 유정과 뇌묵당 처영스님에게 "재난이 미치지 않고 오래도록 더렵혀지지 않을 곳" 이라며 해남 대둔사에 자신의 가사와 발우를 두라고 부탁했다.

 

일지암으로 오르며 바라 본 대흥사의 뒷모습

 

그 후로 절은 사세가 번창하고 그의 법을 받아 근세에 이르기까지 13명의 대종사와 13명의 대강사를 배출하며 선교 양종의 대도량으로 자리잡았다.  
일제 시대 때 대흥사라 고쳐 불리다가 1993년 대둔사라는 원래 이름을 회복했다고 전해진다.

 

 일주암 전경

 

동국선원 앞을 지나 넓은 포장도로를 우측에 계곡을 두고 따라 오르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잠시 한국 다도의 서이라 일컬어지는 우측 일지암으로 올라 그 성지를 돌아본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타고 300여미터 오르니 대둔사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명당자리에 위치한 일지암이 나타나고 공사중인 일지암을 조심하여 초의선사때부터 써 왔다는 샘인 유천에서 목한번 축인 후 작은 누각인 동암을 거쳐 다시 넓은 임도와 만나는 지점으로 진행한다.

 

 유천이란 샘물, 물맛이 특이했다

 

이곳에서 다시 우측으로 오르니 갈림길이 나타나고 좌측 북미륵암 등로를 택해 완만한 사면길로 접어든다.

하지만 이 길은 큰 바위들이 엉켜있는 너덜지대로 주의가 필요하고 산죽과 활엽수가 혼재된 그 등로를 타고 한동안 오르니 그곳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북미륵암에 도착한다.

용화전에는 나라에 변고가 생겼을 때 땀을 흘린다는 보물 제48호인 마애여래좌상이 있는데 이것을 찾는데 한동안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북미륵암의 용화전에 있는 마애여래좌상

 

잠시 그 용화전 뒤로 돌아 암벽에서 두륜산 주능선을 바라보니 밑에서 봤던 풍경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멋들어진 모습에 그저 탄성만 질러 본다.

다시 뒤돌아 나와 마애여래좌상을 정면에서 바라보며 사진 한장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공사 관계자에게 감사하며 다시 눈 앞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조망을 감상한 후 좁은 숲길을 따라 오심재, 일명 소아령이라 불리우는 고개로 향한다.

 

 

 오심재에서 바라 본 억새와 고계봉 전경

 

잠시 평이한 산죽밭과 앙상한 가지를 들어내는 등로를 따라 걸으니 이내 억새꽃이 만발한 넓은 오심재 헬기장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쉬면서 억새와의 가을 놀이를 즐겨 본다.

좌측은 고계봉과 케이블카가 운해되고 있는 봉우리로 한번 올라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포기하고 우측 산죽 밭을 타고 가파른 등로에 땀방울 흘리며 올라본다.

 

 

 오심재에서 바라 본 올라야 할 노승봉과 가련봉 원경, 모양이 묘하게 생겼다

 

잠시 오르니 방금 전 쉬었던 오심재와 그 위로 우뚝 솟아 있는 고계봉이 위풍당당히 서 있고 가야할 방향 우측 능선에 기이하게 생긴 바위를 찍어 본 후 그곳으로 올라보지만 별 특이한 것이 없기에 다시 등로를 타고 된비알 올라 본다.

뒤로 보이는 고계봉과 좌측으로 펼쳐지기 시작하는 남해 다도해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들며 산행의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

 

 가련봉 오름길에 바라 본 우측의 묘한 바위 형상

 

올라야 할 노승봉과 가련봉의 암봉이 마치 삿갓을 엎어 놓은듯 거대한 몸체를 들어내며 힘좀 써야 된다고 조롱하는 듯 하다.

땀방울이 한동안 등줄기를 타고 흘러 내릴쯤 드디어 노승봉 아래 헬기장에 무사히 안착한다.

이고 역시 많은 억새가 자라 꽃을 피웠지만 화려하지는 못하다.

잠시 주위 조망을 관찰한 후 좌측으로 우회하여 가파른 암릉을 타고 노승봉으로 향한다.

 

 

 노승봉 아래 헬기장 지나 오름길에 바라 본 남쪽 다도해와 저 멀리 완도 원경

 

노승봉 오름 암릉이 가슴을 오싹하게 만들지만 그못지 않게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이 오랫만에 참으로 멋진 산행을 하고 있음에 마음 뿌듯한 시간을 만들고 있다.

남쪽으로 완도와 그 주위를 올망졸망 채우고 있는 남해 다도해가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동쪽으로 저 멀리 내일 올라야 할 천관산이 남북으로 길게 누워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이제 동쪽의 고계산 정상부에 있는 케이블카 건물도 보이기 시작하고

 

이 두륜산과 남해 다도해 사이의 누런 들녘엔 이미 추수가 끝난 들판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그 사이 사이에 알록달록한 민가 지붕들이 한폭의 풍경화로 되살아 나고 있다.

너무나 환상의 아름다움에 산행 시간은 늘어만 가고 산객의 발길도 느려지지만 보채거나 서두를 이유는 없다.

그저 가슴으로 느끼고 눈으로 바라보는 풍광에 넋이 나간다 해도 이 시간 이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족한 것을...

 

 올라야 할 노승봉도 가깝게 다가오고

 

드디어 로프와 쇠난간을 잡고 마지막 암봉을 넘자 일망무제 거칠것 없이 펼쳐진 남도의 정취가 한눈에 들어오고 넓은 바위 위에 그대로 주저 앉아 신선이 된듯 발아래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움을 노래해 본다.

노승봉이지만 정상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마당 바위처럼 넓게 펼쳐진 그 봉우리 정상에서 잠시 거친 숨 몰아쉬며 물한모금 마셔 본다.

 

 

 가련봉에 가린 서쪽 진도쪽 바닷빛이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조화를 이루며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잠시 쉬고 있는 사이 해남에 사시는 산객 한분이 합류하고 그분이 들려주는 주위 산군들을 바라보며 지도를 꺼내 하나 둘 퍼즐 조각 맞추기 하듯 마음속으로 지도를 새로 그려 본다.

동쪽으로 도암만 넘어 마량항과 장흥의 천관산이 가물거리고 우측으로 돌아 가며 완도와 완도를 이어주는 완도대교 그리고 TV 드라마로 유명한 해신 촬영장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남쪽의 해남 들녘과 바다 그리고 완도의 원경, 저 완도 오른쪽 멀리 노인도와 보길도가 아른거렸지만...

 

남쪽으로는 완도 서쪽 끝자락과 그 주위에 흩어져 있는 남해 다도해가 반짝이는 햇살을 가로질러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이고 그 우측으로 땅끝 마을과 노화도를 지나 보길도까지 시원하게 드러나 있다.

조만간 완도와 보길도를 연계한 여행을 생각하곤 행복한 미소를 머금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며 몇년전 다녀온 노화도에서의 멋진 추억을 떠 올리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해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서북쪽으로 올라야 할 두륜봉과 도솔봉도 조망되고

 

다시 눈을 서쪽으로 돌리니 진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해 다도해가 다시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그 조금 위로 잠시 후 올라야 할 가련봉과 두륜봉이 마치 병풍으로 둘러친 바위처럼 아름답게 줄지어 서 있고 그 끝자락에 전파 안테나를 높게 치켜 들고 서 있는 도솔봉이 멋들어지게 웃음을 짓고 있다.

 

 

 북쪽으로 땅끝기맥 마루금이 길게 펼쳐져 있고, 저 멀리 주작 덕룡산 암봉들도 조망된다

 

북쪽으로는 땅끝기맥 마루금이 뾰족한 암봉들을 하늘 높이 쳐들고 가까이에 고계봉과 주작, 덕룡 능선을 지나 저 멀리 월출산까지 이어져 있다.  

언젠가 한번 발자취를 남겨야 할 땅끝기맥이기에 가슴 깊이 그 마루금을 새겨 본다.

처음으로 둘이 함께하는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아쉬운 발길 돌려 로프와 철 계단을 타고 안부로 내려가 본다.

 

 

 노승봉 내리막길 내려오며 바라본 가련봉 암봉들

 

이정표에 노승봉과 가련봉 사이란 글귀가 담겨 있고 다시 그 암봉을 좌측에 두고 우회하여 오르니 드디어 가련봉 정상이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노승봉보다 더욱 환상으로 산객의 마음을 붙잡고 한동안 머물며 남도의 정취를 맛보고 있다.

어느곳을 봐도 그저 탄성만 흘러나오게 만드는 마루금과 풍경들, 오붓한 둘만의 시간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묻어 나는 시간으로 기록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가련봉 정상석

 

과일 한조각 나눠 먹고 다시 암봉과 로프 그리고 나무계단을 타고 조심하며 내려오니 이제 만일재 억새밭 위로 두륜봉이 가깝게 다가오며 손짓하고 북쪽으로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대흥사와 방금 전 지나온 일지암과 북미륵암이 고향의 향수를 강하게 불러오고 있다.

바위 너덜이면 어떻고 흙산이면 또 어떠하랴 그저 내가 이시간 이곳에 올라 즐기는 시간으로 충분한 것을...

굳이 종교를 따지지 않더라도 그저 바라보고 함께 숨쉴 수 있음에 이렇게 좋은 것을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방금전 올라 온 대흥사와 일지암 그리고 북미륵암이 보이고

 

가을 바람에 살랑이는 억새꽃이 만발한 만일재에 도착하니 지금까지의 느낌과는 완전히 색다른 풍경이 다시 산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한동안 머물며 억새에 취해 본다.

하얀 억새꽃 넘어 울퉁불퉁 솟아 있는 암봉들이 흡사 다른 세상을 알리듯 가슴에 박히고 그 억새와 암봉 사이로 보이는 서해 바다가 또한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고 있다.

 

 

 만일재 억새와 올라야 할 두륜봉 전경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고 흥겨움이 배어 나오는 산행, 즐거움과 행복함만이 충만한 이곳에 앉아 조용히 자연을 응시하는 모습이 흡사 유명한 작가가 내려와 이야기 거리를 정리하듯 보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름답다고 마냥 취할 수 없는 시간이기에 다시 베낭 둘러메고 가파른 된비알 타고 두륜봉을 향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만일재 억새들

 

하지만 자꾸만 두 눈은 만일재 억새와 그 위로 솟아 있는 가련봉으로 향하고 무수한 사진을 남긴 후에야 드디어 두륜봉 정상 전 계단 앞에 다다른다.

철계단 위 끝자락에 구름다리가 놓여 있고 그 구름다리를 올려다 보니 마치 원숭이 두마리가 마주보며 뽀뽀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곳에서도 한동안 머물며 많은 사진 찍은 후 넓은 마당 바위에 올라 주위 조망을 한 후 점심 식사를 즐겨본다.

 

 

 지나온 가련봉과 만일재로 이어진 억새 능선

 

아쉬움은 디카의 메모리 카드에 문제가 생겨 이곳의 사진을 몇장 잃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앞으로의 산행에 주의를 요하는 점이기도 하다.

바다가 보이고 암봉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 전망 좋은 장소에서의 식사는 말이 필요없는 이 세상 최고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두륜봉 오름길에 반겨 준 구름다리

 

다시 식사 후 그 구름다리로 하산하다 생각하니 두륜봉 정상석을 만나지 못해 다시 바위를 타고 올라 우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산죽밭과 간간히 보이는 단풍을 지나니 암봉 위에 조용히 자리 지키고 있는 두륜산 정상이다.

못보고 하산했다면 너무나 큰 아쉬움이 남아 있을법 했던 두륜봉 정상, 동쪽으로 방금 전 지나온 가련봉 암봉이 등뒤의 배경이 되어주고 앞으로 보이는 도솔봉 능선이 양탄자가 되어주는 명당중의 명당이다.

 

 

 두륜봉 정상석과 그 뒤로 보이는 노승봉과 가련봉 능선의 암봉들

 

사진 몇장 남기고 다시 올랐던 길 뒤돌아 내려가니 두륜봉 입구 이정표가 서 있고 가ㅏ른 등로를 따라 진불암쪽으로 하산을 시작해 본다.

가끔 나타나는 짧은 바위 너덜길과 산죽밭 그리고 아직은 철이 이른 단풍이 푸르름속에 숨겨진 등로를 타고 무한정 내려가니 넓은 시멘트 임도와 만나고 그 길을 타고 대흥사로 향한다.

 

 

 두륜봉에서 바라 본 도솔봉과 진도쪽 바다 그리고 다도해들

 

조금씩 늘어나는 등산객들의 모습도 보이고 주위에 우거진 수풀을 바라보며 진행하니 진불암 갈림길이 나타나고 다시 지루한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니 물텅거리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난다.

잠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두륜산 능선이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로 줄지어 서 있고 그 모습 아쉬워 디카에 남겨 본다.

 

 하산길에 뒤돌아 본 두륜봉과 가련봉 암봉들

 

조금 더 하산하니 진불암 입구 이정표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KBS 송신탑이 있는 도솔봉 가는 임도와 합류하는 합류지점을 지나친다.

다시 시멘트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좌측으로 대흥사 심적암지가 보이고 남 미륵암 입구도 지나친다.

관음암을 지나 왕벗나무 삼거리를 내려오니 이제 대웅전 주차장도 가시거리에 들어온다.

 

 

 하산길에 바라 본 단풍

 

왕벗나무 입구를 지나 대흥사를 넘으니 다시 아침에 올랐던 포장도로의 숲길이 나타나고 그 길을 타고 애마가 기다리는 매표소를 하산한다.

제법 많은 산객들의 모습이 보이고 주차장엔 많은 차량들이 보여 역시 호남의 명산임을 증명하고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담은 후 애마를 몰아 남쪽에 위치한 달마산으로 향한다.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였던 매표소쪽 모습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