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후기/강원도 산

설악산 십이선녀탕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8. 11.
728x90

산행지 : 설악산 장수대에서 십이선녀탕 거쳐 남교리까지

산행날자 : 2008년 8월 10일 (일요일)

산행날씨 : 한여름 폭염과 뜨거운 햇살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38명

산행코스 : 장수대-사중폭포-대승폭포-대승령(1210.2봉)-안산갈림길-십이선녀탕갈림길-두문폭포-복숭아탕-십이지탕계곡-응봉폭포-위령비-남교리-산행종료

산행거리 : 11.3 Km

산행시간 : 쉬면서 사진찍고 널널하게 7시간

 

 

선녀가 부럽지 않았던 십이선녀탕에서의 여름 피서

 

 

오랫만에 다시 들리는 설악산, 늘 하산로로만 이용하던 장수대를 오늘은 산행 들머리로 하여 십이선녀탕계곡을 타고 남교리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산행총대장이란 직책으로 인해 자신이 공지하지 않은 산행이지만 스스로 공지한 산행 이상으로 신경쓰이고 또 걱정이 되는 산행이기도 하지만 마음만은 좀 편안하게 출발할 수 있다.

 

십이선녀탕계곡의 아름다운 폭포 

 

올해가 가기전에 아직도 몇번을 더 올라야 될 설악산이지만 주능선이 아닌 계곡을 타고 여름피서를 즐기기 위한 설악과의 만남은 이것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떠나는 시간이다.

많은 산우님들과의 만남과 함께하는 산행이기에 더욱 반갑고 즐거운 산행이 될 것임을 믿으며 출발하니 벌써 양수리에서 부터 정체되는 도로에 오늘 서울로 뒤돌아 오는 길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는듯 하다.

 

정체되는 양수리 도로에서 바라본 남한강 

 

잠시 주춤거리는 버스에서 양수리 부근의 마루금과 남한강을 디카에 담은 후 다시 시원하게 뚫린 지방도로를 타고 도착한 장수대, 2년전 귀때기청봉과 서북능선 종주산행을 하면서 어둠이 깔린 장수대로 하산한 기억이 저 멀리 가물거리고 눈앞으로 보이는 가리능선의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형제봉이 오를수 없는 안타까움으로 산객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장수대 매표소와 산행 들머리 전경 

 

장수대 도착 시간 10시 43분, 주위의 풍경과 산행지도를 디카에 담은 후 매표소 지나 그늘로 몸을 숨겨 본다.

벌써 머리 위로 쏱아지는 한여름 뙤양볕이 온몸에 땀범벅을 만들고 그늘을 찾아 잠시 스트레칭으로 몸풀며 긴 하루의 긴장을 완화시켜 본다.산행 출발 시간 10시 55분.

 

산행 들머리에서 잠시 스트레칭으로 몸도 풀고 

 

마침 일요일이다 보니 너무나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그들과 함께 섞이고 이별하며 그렇게 서서히 하루의 여름피서를 설악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넓게 잘 정돈된 등로를 타고 조금 오르자 건천과 적은 수량의 계곡물이 번갈아 나타나고 좁은 돌길과 계단으로 인해 많은 등로에서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

 

다른 산악회에서 온 등산객들과 합쳐 이렇게 혼잡하지만 여유있는 산행은 이어지고 

 

어짜피 급할 것 없고 서두를 이유가 없기에 그저 등떠밀리는 대로 발길 옮기다 보니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며 숨이 거칠어 지고 온몸에선 흐르는 땀이 물방울 되어 등로를 적시고 있다.

가끔 뒤돌아 보면 가리능선에 걸린 하얀 구름이 너무나 환상의 설악을 노래하고 그 자리에서 아름다운 한폭의 풍경화가 되어 있다.

 

뒤돌아 보면 가리능선에 걸려 있는 너무나 아름다운 하얀 구름이 발길 붙잡고 

 

그래도 올라야 되는 등로이기에 계속되는 나무데크와 계단을 타고 머리에 쏱아지는 한여름 태양열을 받으며 된비알 오르다 보니 저 멀리 고사목과 노송 사이로 아름다운 대승폭포 전망대가 보이고 많은 등산객들이 좁은 그 공간을 메우며 멋진 사진 솜씨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바라 본 대승폭포쪽 전망대와 암봉 

 

대승폭포 전망대가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에 올라 잠시 휴식 취하며 추억 몇장 남기고 다시 더위를 피해 등로를 타고 그늘로 들어가 산행을 이어간다.

산행 출발 전 땀 한번 훔치고 물한모금 마신 후 다시 힘내 이제 좀 완만해진 그늘 등로를 타고 오르니 가뭄으로 인해 보잘것 없는 수량으로 인해 흩뿌리는 대승폭포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 시간 11시 37분.

 

가뭄으로 많이 줄어든 대승폭포의 수량이 아쉽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하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 지체하여 도착한 대승폭포는 2년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수량으로 인해 이곳이 얼마나 가뭄이 심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 하다.

그래도 다녀간 흔적 몇장 남기고 이제부터는 노송과 활엽수가 빼곡히 들어 찬 그늘 등로를 타고 가파른 된비알 올라 대승령까지 가야한다.

 

이 다리를 건너서 부터는 가파른 된비알 올라 대승령까지 땀좀 흘리고 

 

오르는 도중 다리 옆으로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으로 들어가 땀에 찌들어 버린 손과 얼굴을 닦고 옷을 적셔 걸치니 그래도 좀 살것 같다는 느낌이다.

바람이 솔솔 불어주는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 급경사 등로를 타고 오르는 길, 늘 하산길로 이용하던 그곳이기에 그렇게 큰 어려움을 몰랐지만 오늘보니 이곳의 오름 된비알 역시 보통이 아닌듯 하다.

오르고 올라도 하늘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 몇번을 쉬어가며 많은 물을 소비한 끝에 드디어 대승령에 도착하니 선두 그룹은 이미 자리 깔고 점심 식사 준비에 바쁘고 그 틈에 낑겨 준비한 도시락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 본다.

이 시간 12시 53분.

 

대승령에서 바라 본 귀때기청봉과 서북능선쪽 원경, 잠자리도 보이고 

 

여러 산우님들이 준비한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로 갈증 해소하고 함께 나눠 먹는 점심이야말로 꿀맛 그 자체이다.여유롭게 점심 식사하는 도중 많은 등산객들도 여기저기 흩어져 식사를 하고 속속들이 후미 그룹이 도착되어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되어 간다.

잠시 대승령 민둥머리에 올라 우측으로 귀때기청봉을 바라보지만 1289봉과 감투봉에 가려 그 위용은 찾을길 없고 단지 작은 머리만이 이곳이 귀때기청봉임을 알려주려는 듯 폭염에 땀흘리고 있다.

 

앞으로 올라야 할 무명봉이 다시 숨을 막히게 만들고 

 

앞으로 올라야 할 좌측으로는 거대한 암봉이 앞을 가로막고 땀좀 흘릴것을 강요하고 있다.

후미조가 식사하는 동안 너무나 오랫동안 쉬었던 선두조는 대승령을 빠져 나와 좌측 등로를 타고 잠시 내렸다가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무명봉을 오리기 시작한다.

울창한 수림속 그늘이기에 따가운 햇살은 피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바람 한점 불어주지 않는 등로엔 산객들이 흘리는 땀방울로 축축히 적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명봉 정상에서 바라 본 고사목과 아름다운 하늘의 구름이 조화롭고 

 

잠시 된비알 오름길 능선 안부에서 바람을 등지고 쉬었다가 다시 마지막 무명봉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한여름 산객의 체력을 시험하고 온몸을 흥건하게 적신 후에야 드디어 무명봉 정상이다.

이정표가 서 있고 장수대에서 3.7 Km, 남교리 매표소까지 7.6 Km 남았다는 표시이다.

여기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쉬면서 식사도 하고 어려움을 달래는 모습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 온다.

 

능선끝쉼터 가는 길 우측으로 간신히 잡아 본 용아장능쪽 암봉들과 구름 

 

재빨리 정상 넘어 남쪽 능선으로 가 고사목 사이로 언뜻 보이는 가리능선을 담은 후 이제부터 완만히 이어진 내리막 능선을 타고 십이선녀탕과의 만남을 재촉해 본다.

보이는 것도 없이 그저 고산지대 특유의 능선길이기에 좀 빠르게 진행하니 이곳에도 많은 멧돼지들이 남긴 식흔이 널려있고 우측으로 언뜻 구름에 가린 용아능선이 장쾌한 암릉을 내보이며 그 위풍당당함을 숨기고 있다.

 

고사목과 위풍당당한 안산 그리고 하얀 구름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드디어 능선끝 쉼터에 도착되고 우측으로 조금 더 올라 정상에서 조망을 살펴보지만 이곳 역시 잡목들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다.

14시 08분.그래도 동쪽으로 잡목을 헤치고 살펴보니 하얀 구름과 희미한 설악 주능선이 보이고 디카에 담아 보지만 아쉬움만 더욱 남긴다.

 

줌으로 당겨 본 안산의 모습, 언제나 올라볼 수 있으련지, 비지정 등로이기에 오를 기회가 없겠지 

 

아마도 다음주 다시 공룡능선에 올를 때 이 아쉬움 날려 버리고 장쾌하고 장엄한 설악의 주능선을 모두 섭렵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지고 다시 뒤돌아 내려 와 정비된 바위 너덜길을 타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등로 좌측으로 거대한 암봉인 안산이 그림처럼 서 있고 그 모습 담으려는 산객의 마음을 알아 주기라도 하려는 듯 간간히 잡목 사이로 전망을 터 준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계곡물과의 만남은 시작되고 

 

고사목과 고봉,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멋진 조화로움 그리고 환상, 잠시 꿈을 꾸듯 그렇게 즐기면서 계속되는 가파른 하산길을 따라 내려오니 간간히 이정표가 서 있고 드디어 다시 십이선녀탕이 시작되는 계곡물과 만나는 지점에 안착한다.이 시간 14시 40분.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땀이 마르고 

 

사람손이 묻지 않은 청정지역의 이끼낀 맑은 물속엔 이미 많은 등산객들이 자리잡고 벌겋게 달궈진 얼굴을 식히고 있다.혼잡을 피해 계곡을 타고 내려가니 아래로 내려갈 수록 조금씩 많아지는 계곡물이 보는 것만으로도 속을 시원하게 만들고 흐르는 땀방울의 수를 줄여주고 있다.

이제부터 계곡과 등로를 번갈아 타며 아름다운 모습을 하나라도 놓칠새라 자꾸만 디카의 셔터를 누르는 횟수가 많아지고 산행속도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다양한 모양의 수많은 폭포와 소들 

 

하지만 급할것 없는 산객의 발길은 자꾸만 갈지자 행보로 그 아름다운 십이선녀탕계곡을 어루만지며 즐기고 한동안 그렇게 하산하다 보니 이제 제법 큰 소와 폭포들이 우렁찬 계곡물소리 특유의 굉음을 내며 제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13시 41분, 가파른 계단 좌측으로 너무나 시원하게 흘러 내리는 폭포가 있어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아마도 이곳이 두문폭포인듯 한데 내려가는 길이 어렵게 느껴진다.

 

홀로 어렵게 내려가 찍은 두문폭포 전경,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에 너무나 아쉬움이 커 비탈진 능선을 타고 조심스레 내려가 보니 약 30여미터 되는 거대폭포가 많은 수량을 아래 푸르다 못해 쪽빛 하늘 빛을 닮은 소로 흘러 내려 보내고 있다.

자연이 주는 위대함과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장관에 그저 넋 놓고 잠시 바라보다 그곳 투명한 물속에 손도 담궈보고 얼굴도 닦아 본 후 디카로 한없이 그 잊지 못할 풍경을 찍어 본다.

셀카 작동시켜 어렵게 몇장의 본인 사진도 남긴 후 뒤돌아 나오는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복숭아탕으로 흘러 내리는 폭포와 복숭아탕 전경 

 

이 시간 오직 나만이 봤고 느꼈던 거대한 두문폭포, 다시 오를 땐 좀 더 근사하고 좋은 카메라로 그 멋진 폭포를 담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다시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저 멀리 거대한 폭포와 소가 다시 연이어 나타나며 많은 등산객들이 땀을 씻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복숭아탕 아래쪽 소, 물빛이 너무 아름다워 그냥 빠져 들고 싶은 빛깔이다 

 

나중에 알아보니 복숭아탕, 좌측으로 간신이 그곳으로 내려가 나도 그 등산객들 틈에 낑겨 흘린 땀방울 씻어내고 있으니 하나 둘 후미조들도 함류하고 그렇게 우리들의 피서도 시작되였다.

잠시 에머랄드빛 계곡물에 몸을 담그니 금새 한기가 돌 정도의 시원함이 뼈속까지 전달되고 떠나기 아쉬워 한동안 머물며 지금까지의 더위를 보상이라도 받을 듯 차가운 복숭아탕에서 이 세상 최고의 피서를 즐겨본다.

 

가장 아름다운 십이선녀탕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비경을 구경하고 있는 산우님들 

 

그래도 아쉬움 남기고 다시 그 아래 펼쳐진 너무나 아름다운 십이선녀탕 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연이어 발길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비경이 이어지고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그 모습 담아내기 바쁘다.

16시 33분, 십이선녀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해 후미조 미니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아름다운 선녀와의 사랑을 속삭인 후 다시 가파른 안전 로프를 타고 조심하여 내려오니 모습은 달라도 어느곳 한군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주고 있다.

 

다가 갈수 없는 응봉폭포도 줌으로 당겨 찍어 보고 

 

이제부터 제일 후미로 빠져 산우님들과 즐기며 간간히 사진 찍어 드린 후 내려가니 마지막 응봉폭포가 저 멀리 접근하기 어려운 계곡에 남아 줌으로 그 모습 담아 본다.

다시 지루하지만 계곡물을 따라 내려가니 협곡으로 이뤄진 계곡에 쪽빛 바닷물을 연상시키는 비경이 다시 발길 붙잡고 사진으로 남긴 후 17시 56분 드디어 남교리 산행 날머리에 도착한다.

 

줌으로 당겨 본 협곡과 에머랄드빛 계곡물 

 

그곳 계곡으로 내려가 다시 온몸을 계곡물에 풍덩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푸니 만나지 못한 선녀의 아쉬움보다는 숨겨진 비경을 찾은 기쁨에 길었지만 짧은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다.

젖은 등산복 그대로 산우님들이 모여 앉아 삼겹살 파티를 즐기는 장소로 이동해 다시 허기진 배를 달래고 꽉 막혀있는 도로에 젊은 열기를 뿜어내니 올여름 피서의 절정도 우리와 함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남교리쪽 계곡물도 너무나 환상이고 

 

멋진곳 공지 올려 수고해 주신 해적대장님과 맛난 먹거리 준비해 주신 좋은느낌님과 보리수님 그리고 황가을님께 감사 드림니다.

늘 어려운 봉사직으로 뒷정리 하느라 고생한 유리구두 운영자님께도 감사 드리며 사진 봉사해 주신 산우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림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답고 환상이였던 마루금과 하얀 구름 

 

마지막으로 함께한 3450온누리 산우님들, 하루를 넘겨 다시 서울로 귀경해 집으로 돌아 가실 때 많은 시간적인 어려움과 금전적인 피해가 있었지만 잊지 못할 설악의 십이선녀탕계곡에서 즐긴 시간으로 충분히 보상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산행에 참여한 모든 산우님들에게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산행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