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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검봉산과 봉화산 연계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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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지 : 강원도 춘천시 남면 방곡리와 강촌리 경계에 있는 검봉산과 봉화산

산행날자 : 2008년 4월 27일 (일요일)

산행코스 : 강촌역 - 강선사 - 강선봉 - 검봉산 - 문배마을 - 한치고개 (2시간 알바) - 봉화산 - 능선 - 구곡폭포주차장 -

                버스로 강촌역 - 산행종료

교통편 : 청량리역에서 남춘천행 경춘선 07:57분 발 승차하여 강촌역 하차

            강촌역에서 17:45분 발 청량리행 열차로 청량리            

산행거리 : 약 14 Km

산행시간 : 약 7시간 (2시간 알바 포함)

산행지도 :

 

 

 

비내리는 검봉과 봉화산에서 알바의 참맛을 느끼고 돌아 온 하루

 

 

전날 산악회에서 남아있던 소요지맥 제2구간 오지재고개에서 초성리역까지 장장 8시간 산행을 마친 후 홀로 가는 검봉산과 봉화산 연계산행, 몸은 가지말라 재촉하지만 이미 경춘선 열차표까지 예매한 상황에서 마음은 자꾸만 춘천으로 향한다.

 

일찍 일어나 기상청 싸이트에 들어가 날씨를 확인하니 오전중 날씨가 개이면서 좋은 날씨란 예보가 있어 우중 산행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집을 나서 열차에 몸을 실으니 곧바로 단잠에 빠져 들고 눈을 뜨니 가평을 지나고 있다.

 

강촌역 이정표 

 

밖을 바라보니 기대되였던 햇살은 보이지 않고 가느다란 빗방울이 떨어져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순간적으로 마음의 불안감이 밀려온다.

여러번 우중 산행을 경험한 터라 산행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아무 준비도 없이 홀로해야 하는 우중 산행에 대한 걱정이 앞선 것이다.

 

강촌교에서 바라 본 강촌역 

 

강촌역

강원도 춘천시에 있는 경춘선의 철도역이다.

역 주변이 펜션과 위락시설 등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둘러싸여 있어서 대성리역과 함께 경춘선 철도역 중 승객 수요가 많은 편이며, 경춘선 복선전철화 공사로 궤도와 역사 모두 2008년에 이설, 이전될 예정이다.

 

강물을 굽어보는 벼량 중턱에 매달린 새집 같은 강촌역 건물과 까페, 물가를 따라서 걷는 산책로, 하얀 모래사장, 해가 지고 강가에 어둠이 깔리면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모닥불과 기타 반주에 맞춘 젊은이들의 노랫소리...
이런 분위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젊은 열기로 한여름 더위가 무색할 지경이다.

 

강촌역 뒤편에 우뚝 솟아 있는 암봉 


더욱이 강변으로 불어내리는 산바람과 강바람이 어우러져 항시 신선함이 넘치고, 초저녁 강변 분위기와 함께 소쩍새 소리도 강촌마을의 정취를 한몫 거든다.
춘천의 마을관리휴양지로 지정된 강촌은 낭만의 경춘선의 간이역인 강촌역에서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북한강변의 아름다운 마을이다.


아홉빛깔 구곡폭포, 밤바람에 떨어질듯한 별빛강이 있는 촌이라는 뜻의 강촌은 시골적인 맛을 고스란히 담은 이름, 하지만 일제시대이전, 물가마을이라는 지명이 오히려 운치가 있었던 것 같다.
지명과 어울리지 않게 경춘선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역이기도 하다.

강북으로 삼악산, 남으로 봉화산이 병풍처럼 드리우고 있어 수도권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강촌역을 빠져 나와 우측으로 돌아가자 마자 있던 강촌 관광 안내도 


역에서 4㎞가량 떨어진 봉화산자락에 위치한 높이 47미터 구곡폭포(033-261-0088)는 아홉구비 물줄기가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고 한다.

내친김에깔딱고개너머 2만여평의 분지에 형성된 문배마을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특히 수도권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친다.


강촌에서 즐길 거리는 매우 많다.

라이브카페,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번지점프, 서바이벌게임, 승마, 수상스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건 단연 자전거.

강촌에선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긴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삼삼오오 어울려 자전거를 타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가을빛 완연한 가을이면 자전거를 타고 코스모스 피어난 황금들녘을달리는 맛이 유별나다.

강촌역에서 바라 본 북한강, 춘천방향 

 

열차의 손님들 중 반 이상은 나와 같이 산행을 하기위한 산행 복장으로 매우 혼잡하고 시끄럽다.

강촌역에 내리자마자 플랫폼을 빠져나와 우측 지방도로를 타고 조금 지나 강선사 오르는 골목으로 재빨리 방향을 바꾸니 중년의 산우 한분도 나와 같은 방향으로 오르고 있다.

 

오르면서 바라보니 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열차에서 내렸지만 대부분 강촌교를 지나 강선봉과 삼악산쪽으로 방향을 틀고 몇몇 산우님들만이 버스를 타고 구곡폭포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들어온다.

 

골목을 빠져 올라간 후 뒤돌아 바라 본 골목과 마을 방향 

 

골목을 돌아 마을을 벗어나니 발아래 시야가 트이지만 안개와 내리는 가랑비로 인해 조망이 없기에 아쉬움을 남긴다.

우측 강촌역 위로 멋진 암봉이 보이지만 그 암봉 밑으로 새로운 콘도를 짓기 위해 파헤쳐진 검봉 끝자락이 가슴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

 

강선사 이정석과 주변 조경 

 

잠시 호흡 가다듬으며 넓은 등로를 촉촉히 적시는 봄비를 맞으며 오르니 강선사 이정석이 반갑게 맞이해 주고 우측으로 많은 연등들이 매달려 있어 초파일 석가탄신일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강천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가까이 다가가 사진 한장 남기고 이제 호젓해진 산길을 따라 벌목되어 있는 완만한 등로를 오르니 조망이 우측으로 90도 꺽이면서 저 멀리 검봉으로 오르는 등로길이 훤하게 보인다.

 

강선사 지나 벌목지대 바위에서 바라 본 올라온 등로 

 

우측의 암봉과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니 희미한 안개속에 들머리와 저 멀리 북한강 및 그 옆으로 아름다운 곡선미를 그리며 서 있는 경춘가도가 신비스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날씨가 좋아 멋진 조망이 되였다면 더 좋았겠다라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이렇게 가랑비가 내리는 날엔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며 자위해 가며 오르니 곧바로 잡목이 시작된다.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강촌리 마을 

 

작은 돌탑을 지나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이슬비에 젖어 추위를 느끼던 몸에서 굵은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하고 땀 훔치며 조금 더 진행하니 암봉 위에 아름답게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 전망 바위에 도착되고 잠시 심호흡 하며 전망해 보지만 안개에 덮혀 있는 전망이 아쉽기만 한다.

 

뒤따라 올라오는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에게 자리 양보하고 다시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금새 바위 안부에 당도하고 그곳에서도 몇분의 단체 등산객들 만나 간단히 인사 나눈 후 재빨리 완만한 등로 찾아 올라 본다.

 

강선봉 정상 이정표 

 

서서히 암봉과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좋은 날씨였다면 환상적인 조망이 기대되는 장소에 도착하지만 시야를 가리는 안개로 포기하고 바위와 소나무 그리고 고사목의 도열속에 다시 땀방울 흘리니 산행 후 약 1시간 30여분만에 강선봉에 도착한다.

이 시간 10시 29분.

 

가랑비가 내려 희미하게 보이는 검봉과 능선들, 강선봉에서 

 

정상 이정표를 사진에 담고 직진하여 소나무와 암봉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에 잠시 배낭 내려 놓고 준비한 빵과 음료수로 허기 달래며 쉬어 간다.

이곳에서도 우측 북한강을 바라보지만 잘 보이지 않기에 남서쪽으로 우뚝 솟아 있는 안개가 춤을 추는 검봉 능선만 디카에 담아 본다.

 

검봉산 전망대쪽에서 바라 본 북한강, 이슬비로 희미한 흔적만 보인다 

 

다시 강선봉으로 뒤돌아 나와 좌측 암봉 내리낙으로 나 있는 등로를 조심하며 내려와 작은 안부를 지나며 바라보니 암봉으로 이뤄진 강선봉의 모습이 뿌연 안개속에 더욱 빛나고 있는 듯 하다.

작은 봉우리 위 바위를 넘자 우측으로 절벽에 가까운 직벽 넘어로 북한강이 유유히 흐르지만 사진으로 남기기에는 너무 먼 거리이기에 바위들만 몇장 사진으로 담아 본다.

 

검봉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선봉 

 

이제부터 평탄한 등로를 따라 걸어 가니 떨어진 진달래 꽃잎을 대신한 하얀 철쭉이 활짝 핀 얼굴과 부풀어 오른 몽우리를 자랑하며 이스 머금은 미소로 반기고 있다.

중간에 서 있는 이정표 따라 한동안 진행하니 좌측으로 멋진 잣나무 숲이 나타나며 너무나 호젓한 나만의 등로를 만들어 준다.

잠시 멈춰 서서 심호흡 몇번 들이 마시고 다시 여유자적 가던 길 이어가니 바로 눈 앞 가까이에 뾰족하게 높은 봉우리 하나가 갑자기 나타나고 그곳 정상을 향해 몸부림 몇번 치니 바로 검봉산 정상이다.

 

검봉산 정상석 

 

검봉산(530봉)

경춘선의 간이역인 강촌역에 앞에 웅장한 모습의 바위산이 앞에 우뚝 선다.

이 바위산의 최정상에 오르면 좌로는 의암호가 보이며 우로는 경기도와 경계지점인 도계휴게소및 강촌휴게소가 보인다.

아홉개의 구비를 돌아 보이는 구곡정, 50여미터의 높이의 폭포, 겨울철에는 폭포의 빙벽을 오리기 연습하는 교육의 장소가 되기도 하며 4계절 관광지로서 이용되고 있다.

 

검봉에서 바라 본 봉화산과 능선들 

 

아직까지도 이슬비가 얼굴을 간지럽히고 생각보다 조망이 없기에 이정석을 디카에 담고 다른 등산객에게 부탁해 내 자신의 기록을 남긴채 좌측 문배마을쪽으로 내려가니 금새 넓은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 시간 11시 29분.

 

저 멀리 동쪽으로 봉화산 줄기가 보이지만 너무 흐릿하여 분간하기 조차 힘들고 북쪽으로는 앞으로 다시 한번 가봐야 할 등선봉과 삼악산이 또한 희미한 그 모습만이 실루엣이 되어 투영되고 있다.

아쉬움 남긴 후 완만한 흙길을 타고 이정표 따라 진행하니 몇해전 가족들과 함께 묵었던 강촌 리조트 하산 갈림길이 나타나고 그 반가움에 흔적 한장 남긴다.

 

등로에 피어나기 시작한 철쭉꽃 

 

다시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철쭉도 감상하고 외국에서나 봤음직한 잣나무 숲을 지나니 백양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 당도한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백양리역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되는 장소이다.

 

기회되면 다음에 다시 오를땐 이길을 따라 올라보자 마음속에 길을 새기고 다시 짧은 오르막 오르니 문배 마을의 빨간 지붕이 우측 잡목 사이로 보이기 시작하고 좌측으로 구곡폭포 하산 갈림길인 넓은 공터에 도착한다.

 

문배마을과 구곡폭포 갈림길 정상 

 

구곡폭포

봉화산 근처 아홉굽이 돌아 떨어지는 50m 높이의 웅장한 물줄기가 장관인 구곡폭포.
이 곳은 1981년 2월 13일 관광지로 지정되었으며 지정면적은 2.423㎢ 이다.

구곡폭포 매표소에서 걸어서 약 20분거리에 폭포가 나타나는데 그 높이와 웅장함이 빙벽등반에 알맞아 등반가들의 발길이 잦다.


또 일명 '깔닥고개'라 불리우는 재를 넘으면 자연부락인 문배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에는 일곱군데의 음식점이 있으며 산채비빔밥과 토속주를 즐길수 있으므로 구곡폭포를 찾는 이들은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매표소에서 폭포까지 가는 700m의 등산로는 주위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가족 나들이에 좋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좋다.

구곡폭포 전경 

 

구곡폭포를 구경이나 하고 갈까 생각하다 열차 시간인 오후 5시 45분까지 산행을 끝마칠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질 않기에 구곡폭포 구겨을 포기하고 문배마을과 백양리 갈림길까지 내려와 좌측 문배마을로 들어선다.

 

등로에서 문배마을로 내려오면서 찍은 사진 

 

문배마을
구곡폭포 입구에서 오른쪽 능선길로 길을잡아 40여분정도 오르면 산정상처럼 보이는 분지마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문배마을이다.

2만여평의 분지인 이곳 문배리의 시골풍경은 한폭의 풍경화 처럼 고향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한다.

마을에는 산행인을 위한 산채백반과 그곳에서 키운 토종닭 요리등을 먹을수 있다.

산행에서 즐기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것이다.

문배마을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면서 보였던 작은 호수 

 

보통의 시골이나 산촌 마을 모양을 하고 있는 마을로 내려가니 등로 찾기가 쉽지 않아 가정집에 들어가 물어보니 봉화산 들머리는 두군데가 있고 어느곳으로 올라도 된다는 이야기에 직진하여 얕으막하지만 넓어 차량 통행까지 가능한 고개로 향한다.

 

마을 주민이 문배고개라 알려줬기에 아무 의심도 없이 그 임도따라 고개로 오르니 임도 우측으로 고풍스런 음식점이 즐비하게 서 있다.

이럴줄 알았다면 점심 도시락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이곳 전통 음식이나 맛보고 물보충이나 할 것을 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무지의 결과인 것을...

 

새로 생긴 임도인데 문배고개라 철썩같이 믿었던 이름없는 고개 

 

한참 넓은 임도따라 고개에 오르지만 양� 어느곳도 등로가 보이지 않고 갑자기 방향 감각까지 잃어버려 난감하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고개 넘어 좌측 길가에 세워둔 두대의 차량 뒷편으로 희미하게 나 있는 등로를 찾아내곤 그곳으로 빠르게 몸을 숨긴다.

 

사면의 희미한 등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니 무명봉이 나타나지만 이곳부터 더욱 희미해지며 두껍게 쌓여 있는 낙엽들로 인해 보이지 않는 등로를 확인하면서 무엇인가 잘못되였음을 직감한다.

소위 2시간 동안의 알바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 시간 12시 15분.

 

문배마을 동쪽 얕으막한 능선에서 헤매이다 찾아낸 개울 

 

지도를 살펴 보지만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고 또한 내가 서 있는 이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라 더욱 조바심만 태운다.

이러다 봉화산은 오르지도 못하고 하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간신히 그 무명봉을 넘어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속을 헤치며 내려가니 작은 계곡물이 흐르는 냇가에 도착되고 좌측으로는 문배마을 가는 길이라 생각되어 우측으로 그 시냇물을 따라 완만한 산책길을 걸어 본다.

 

이름없는 고개와 연결되는 임도도 다시 만나고 

 

잠시 오르니 다시 넓은 임도와 만나고 자세히 살펴보니 방금 전 문배마을에서 문배고개라 생각하며 좌측 능선길로 올랐던 그 임도와 다시 만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잡풀이 무성한 또 다른 임도와 갈라지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라도 문배마을로 다시 돌아가 정확한 산행로를 확인했다면 고생을 덜했을 것을 자신의 생각만 믿고 다시 두 임도의 사잇길 좌측 능선을 타고 올라본다.

한참 올라 능선이 보일쯤 다시 좌측 사면길로 희미한 등로가 보이고 그 등로따라 무한정 걸어간다.

 

너무 울창하게 자란 잣나무로 인해 대낮인데도 어둡게 보이고 

 

한참 걸어가다 길이 막혀 좌측 계곡쪽으로 다시 내려오니 아까 잡풀이 무성했던 임도와 다시 만나고 곧바로 잣나무 숲이 나타난다.

너무나 쭉쭉빵빵한 잣나무와 이제 비는 그쳤지만 물기 머금은 숲 그리고 너무나 조밀하게 서 있는 잣나무로 인해 음침하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잣나무 숲을 걸어가니 음산한 기운이 남아 있지만 상쾌한 공기와 나 홀로 이곳을 거닐고 있다는 포만감이 등로 잃고 헤매이던 자신을 잠시 잊게 만들고 있다.

 

한동안 헤매이다 만난 이정표가 그리 반가울 수가 

 

어둠을 뚫고 잣을 수확하여 나르던 길이라 생각되는 좁아진 등로를 따라 능선으로 다시 오르니 드디어 오랫만에 이정표 하나를 만나고 살펴보니 봉화산 가는 길로 화살표 지시가 되어 있다.

이 시간 12시 57분, 얼마나 반갑고 고맙던지.

 

하지만 이것은 알바의 시작에 불과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얼마나 기운이 빠지던지.

완만한 등로를 타고 철쭉꽃을 감상하며 오르니 잠시 후 이정표와 함께 국가 시설물인 통신 안테나 비슷한 시설물이 보이고 그 무명봉 지나 내려가니 코팅지에 문배마을이란 글씨를 적어 나무에 부착된 표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13시 02분.

 

이 코팅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가야 할 길을 우측으로 돌아 약 2시간 알바는 시작되고 

 

이곳에서 아무 생각없이 우측 등로를 타고 가니 낮지만 급경사 봉우리가 연이어 나타나고 등로 양편에 활짝 피어잇는 철쭉을 친구삼아 가다보니 리본도 보이지 않고 등로도 희미해져 이상한 기분이 든다.

간신히 무명봉에 올라 잠시 지도 확인하고 있는 사이 다른 등산객 한분이 올라오시고 인사 나눈 후 그분이 가지고 있는 지도와 비교하며 확인하며 이야기 나누니 그 등산객은 소주봉에서 올라 봉화산을 거쳐 검봉으로 가야하는데 이 무명봉에서 길을 잘못 들어 한치고개쪽으로 하산했다 다시 올라오는 중이라며 이곳이 415봉이니 진행방향에서 좌측길로 가라 친절히 알려 주신다.

 

450봉이라 믿었지만 나중에 확인해 보니 엉뚱한 한치고개 방향이고 

 

하지만 이것이 또한 잘못된 정보로 그 등산객도 자기가 올라온 길이 어디인지도 모르거나 아니면 일부러 나에게 다른길을 인도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얼마나 한심스럽고 개탄스럽던지...

잘 모르면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줬으면 그 고생은 안했을 것을...

그 분이 알려준 방향으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먼 거리를 걸어 가 보지만 아무래도 이쪽 등로가 아닌듯 싶어 자꾸만 지도를 찾아보지만 내가 서 있는 장소 자체를 잘못알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래도 곱게 피어 있는 철쭉은 외면하지 못하고 

 

지나는 길손도 없고 여기 서 있는 내 자신만이 유일하게 현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철쭉이 만개하고 멋진 소나무가 등로에 서 있는 장소에서 준비한 점심 도시락으로 허기 때우니 시간은 잘도 흘러 14시 18분을 넘기고 있다.

 

다시 왔던 길 뒤돌아 가며 몇개의 무명봉을 빠르게 타고 넘으니 아까 봤던 문배마을 코팅지가 보이고 이곳에서 다시 한번 등로와 지도를 확인해 보니 길을 잘못 들은곳은 아까 등산객을 만났던 무명봉이 아니고 이곳에서 잘못 방향을 잡았음을 알게 된다.

이 시간 15시 13분.

 

문배고개 가기 전 전망대 오름길에 봤던 바위 

 

거의 두시간 10여분 동안 문배마을 코팅지가 붙어 있던 장소에서 봉화산이 아닌 한치고개쪽으로 헤매이고 알바하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뒤돌아 나온 것이다.

이제 열차 시간까지 남아 있는 시간은 단 2시간, 과연 봉화산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생기며 자꾸만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치고개쪽에서 올라가 코팅지가 있던 삼거리에서 우측 등로를 택해 진행하니 문배가는 삼거리 이정표가 나오지만 어느 등산객이 문배로 하산길은 위험하다며 지워 놓은 흔적이 보인다.

다시 가던길 재촉하니 로프가 달려 있는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되고 간간히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봉화산 전 암봉 전망대에서 바라 본 검봉산과 문배마을 그리고 지나 온 능선들 

 

쉴 틈도 없이 헉헉대며 오르니 암봉으로 이뤄진 전망 좋은 봉우리에 안착되고 이곳에서 오랫만에 여유를 가지고 배낭 내려 놓은 후 과일을 먹으며 전망을 감상해 본다.

지도를 보니 이곳이 벌바위 전망대로서 문배고개는 이 전망대와 봉화산 사이의 임도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여기에서 알게 되였다.

 

올라야 할 왼쪽 봉화산과 475봉 

 

서쪽으로 지나온 능선과 북서쪽으로 보이는 검봉이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그 아래 고요한 문배마을과 오늘 내가 헤매이고 돌아다닌 이름모를 고개와 마루금이 한눈이 다가온다.

또한 문배마을에서 이쪽으로 연결된 능선상에 절개되어 절벽을 이루는 장소도 보이고 저 멀리 주차장쪽도 그 꼬리가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동쪽으로는 문배고개로 가라 앉았다 우뚝 솟아 있는 봉화산이 위풍 당당하게 서 있다.

 

문배고개 임도 사거리 

 

다시 배낭 둘러메고 가파른 암봉을 로프를 타고 내려오니 바이크 굉음 소리가 들리고 이 산중에 왠 바이크인가 하고 의아해 했지만 문배고개로 내려서서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많은 젊은이들이 강촌역에서 빌린 사륜 바이크로 산악 임도를 질주하며 스트레스를 날리는 굉음이였던 것이다.

 

우측 임도를 타고 가정리로 하산하는 길과 좌측 임도를 타고 구곡폭포 주차장으로 통하는 사거리인 문배고개를 가로질러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드디어 봉화산 정상이다.

이 시간 15시 57분이다.

 

봉화산 오름길에 잡목 사이로 바라 본 바위 전망대 

 

봉화산(486.8봉)

춘천에는 봉화산이 3곳이 있는데 북산면의 봉화산과 춘천시의 봉의산 그리고 남면 방곡리와 강촌리 경계에 있는 산을 봉화산이라 부른다.

이곳은 바로 세 번째의 봉화산으로 남쪽은 홍천강을 건너 홍천 지방에, 서쪽은 북한강을 사이로 경기도 가평군에 접하고 있으며 북쪽은 신영강 협곡을 사이로 삼악산과 마주보고 있다.

 

산의 규모면에서는 작으나 입구의 경관 및 편의시설이 좋아 주말 가족 야유회 장소로 더 없이 좋은 곳이다.

구곡폭포 일대에 수영장과 놀이터등 위락 시설이 있으며, 특히 강촌역 근방은 여름철이면 행락객 인파가 끊어지지 않고 모여든다.

통상 봉화산과 검봉을 한데 묶어 산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검봉과 봉화산은 능선으로 바로 옆에 이어져 있다.

 

넓은 공터로 이뤄진 정상석이 있는 부분의 봉화산 정상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북한강을 끼고 스쳐가는 산들이 여간 정겨운 게 아니다.

전국적인 교통난으로 주말 나들이가 고생길인 요즘, 연인끼리 또는 가족끼리 열차를 타고 다녀오는 산행은 한결 여유가 있어 좋다.

 

특히 강과 더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경춘선 부근의 산들은 그리 높지도 않아 당일 산행 코스로 적당하다.

경춘선을 즐겨 타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은 강촌이나 대성리 가평이다.

특히 강촌에는 해마다 겨울이면 신문과 TV에 단골로 나오는 폭포가 하나 있다.

 

셀카 작동시켜 사진도 한장 남기고 

 

얼음이 얼자마자 빙폭 등반을 하려는 산악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 바로 구곡폭포다.

그러나 정작 이 폭포를 품고 있는 봉화산은 사람들에게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강선사를 들머리로 하는 검봉과 더불어 봉화산 산행의 묘미는 능선길에 올라 굽어보는 북한강에 있다.

 

봉화대가 있었다는 정상에서는 서북쪽으로 명지산 화악산이 아득하고 동북쪽 강 건너 삼악산 연봉이 펼쳐진다.

하산은 문배마을을 거쳐 구곡폭포 쪽으로 한다. 관리사무소까지 내려가는 데 1시간15분 걸린다.

강선사에서 선봉까지는 2시간 걸리며 하산은 봉화산과 마찬가지로 구곡폭포로 하면 된다.

 

그저 바라보고 걷기만 해도 좋은 푸르름과 등로 

 

거리와 시간상 약간의 여유가 생기기에 잠시 배낭 내려 놓고 셀카 작동시켜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보이지 않는 조망을 아쉬워하며 덕기리쪽 능선을 타고 하산길에 오른다.

가다 주차장이나 중간에 강촌역으로 통하는 포장도로쪽으로 하산하리라 마음 먹고 빠르게 내려가니 갑자기 완쪽 무릎 뒷쪽이 당기며 고통이 전해진다.

 

하산길에 형제바위도 찍어 보고 

 

많은 걱정과 고민을 하면서 스틱을 사용해 조심해 내려오니 통증이 심했다 사라지다를 반복한다.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하산길에만 고통을 수반하는 현상, 아마도 어제와 오늘 무리한 탓으로 위안을 삼으며 내려오니  형제 바위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 조금 더 내려오니 좌측으로 등로가 보이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우측 반곡리길 버리고 좌측 주차장쪽으로 

 

이곳에서 덕기리쪽 등로를 포기하고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하산하니 MTB 코스 이정표가 보이고 계곡이 나타나며 주차장 안내소에 당도한다.

이 시간 16시 38분.

 

주차장 매표소 전경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니 16시 40분에 들어와 16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어 화장실에 들려 간단히 씻은 후 옷 갈아입고 그 버스를 타고 강촌역으로 뒤돌아 나온다.

30여분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강촌역 주변 풍경을 둘러보고 북한강으로 내려가 다시 한번 무릎을 찬물에 담근 후 쉬면서 남아 있는 간식으로 마지막 배낭을 비운다.

 

산행 후 북한강에 발 닦으며 셀카로 또 한장 

 

17시 45분 발 경춘선 열차로 귀경하여 서울로 돌아오니 눈꺼풀이 감기며 내일 새벽부터 외국 손님과 새벽부터 운전하며 지방 다닐 일이 걱정 돼 자리에 누우니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꿈나라를 유영한다.

 

강변역에서 바라 본 노을지는 춘천쪽 북한강 모습 

 

많은 경험과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고생하며 완주 후 돌아 온 긴 하루, 무릎 통증 없이 앞으로도 평생 산행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며 맑은 날씨에 다시 한번 들려 문배마을에서의 식사를 약속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