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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괘방산과 정동진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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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안인진역과 정동진역 사이에 위치한 괘방산

산행날자 : 2008년 4월 4일과 5일, 무박 2일 산행, 제25차 백두대간 산행 대체

산행날씨 : 맑고 더운 봄 날씨

산행인원 : 3450온누리 산악회 회원 26명 (존칭생략), 칠갑산, 솜이, 자우롬, 설총, 인연, 나마스테, 고산자, 도롱골, 월척, 사강, 왕언니, 석불산, 여리, 청목, 하이킹, 사하라, 이철주, 운산, 돈반구리, 산바람, 달구지, 현우, 진석이네, 풀뿌리, 일여, 은지

산행코스 : 안인진리 - 전망대 - 258봉 - 고려산성(266봉) - 삼우봉(342봉) - 괘방산(399봉) - 285봉 - 샘터 - 당집 - 삼거리 - 212봉 - 162봉 - 176봉 - 정동진리 - 정동진역 - 모래시계 - 주문진항

산행거리 : 약 9 Km

산행시간 : 놀면서 쉬엄 쉬엄 5시간 20분 (아침 식사 및 휴식 시간 포함)

 

 

마음대로 안되는 세상사, 시름 잊고 괘방산 신선이나 되어 볼까나

 

 

인간사 마음대로 살아 갈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또한 그 못지않게 이어가는 백두대간 산행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괘방산 산행이 되였다.

 

제25차 백두대간 산행, 백복령에서 삽당령까지 가야 되는 산행이기에 많은 인터넷 자료도 확인하고 최근 산행기도 정리해 가며 다가오는 산행일을 기다려 보지만 봄철 산불 예방 기간(일면 경방 기간)이다 보니 약간의 걱정과 어려움도 예상해 본다. 하지만 백두대간 산행이란 것이 좋은 일정만 가지고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삼림청과 그타 관계 싸이트에 들어가 확인해 가며 최종적으로 평년과 동일하게 산행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리란 판단으로 진행해 본다.

 

백복령에서의 아쉬움을 사진에 남기고 

다만 산행 출발 전날 한 지인으로부터 올해에는 24시간 엄격한 산행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전갈에 산행의 어려움을 예상해 보지만 한밤중에 백복령에서 기다리며 산행 금지를 시킬 줄이야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으며 내 머릿속의 시나리오에도 없던 일이라 무척 당황도 되었던 시간이 되고 말았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준비하고 사당에 도착하니 그 동안 못 봤던 옛 산우님들의 얼굴들이 많이 보이고 옛동지를 만난듯한 반가움에 모두 얼굴 가득 미소로 출발한다.강릉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고 산행 들머리로 들어가는 버스에서 바라본 임계 도로에서 부터 불안감이 덮쳐오고 그 불길한 예감은 산불 감시 초소마다 환한 불을 밝히고 지나는 버스마다 확인하는 감시 요원들로 인해 현실화 되기 시작한다.

 

백두대간 산행이였다면 날머리에서 봤을 삽당령 이정석

두 군데의 산불감시 초소에서 감시 요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제발 백복령 정상에서나 아무도 없는 적막강산을 빌어 보지만 찬바람이 휭하니 불어대는 야심한 새벽 3시, 그 백복령 정상에 우뚝 멈춰 서 있는 트럭 한대가 눈에 들어오고 그곳에 정차도 못하고 조금 더 미끄러지듯 지나쳐 소리없이 정차하여 도둑 고양이 마냥 그 트럭으로 다가가니 산불 감시 요원 한분이 내리면서 오늘은 산행 불가입니다 라고 외친다.

 

저 거대한 입산통제 플랭카드 앞에서 월척님

상황을 설명하고 이렇게 심하게 산행 금지를 시키는 이유를 듣다 보니 오늘이 한식과 식목일이 겹쳐 일년 중 산불이 최고 많이 발생하는 날이며 특히 산림청장이 강릉에 내려와 있기에 강원도 모든 지역에 초 비상이 걸린 상태란다.특히 오늘 강원도 동부에서 열려 있는 등로는 함백산과 민둥산 뿐이라는 설명에 망연자실, 할 말을 잃고 만다.

이런 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기에 산우님들 의견을 물어 보니 설악산으로 가시자는 산우님들과 괘방산과 정동진역을 연계해 쉬어가자는 산우님들이 계시기에 설악산쪽도 확인해 보니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백담사쪽 등로 이외에는 모든 등로가 차단되였다는 소식에 정동진으로 들머리를 결정한다.

 

강원도에서 요주의 차로 낙인 찍혔던 우리의 신평 버스와 7번 해안도로 그리고 안인진 바다

인터넷이 발달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차적 조회와 버스 기사님 성함을 5분만에 알아내는 산림 당국의 재빠른 행동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할말을 막아 버리는 '오늘 강원도에서 이 신평 관광 버스와 양사장님은 요주의 버스와 기사로 지정되였습니다'라는 산불 감시 요원의 한마디가 더 이상 그곳 백복령에 머물 수 있는 이유조차 빼앗가 가 버린 것이다.

 

괘방산 등산 안내 지도

동참해 주신 산우님들에게 무척 미안한 마음과 진행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백두대간 산행에 대한 아쉬움을 백복령 정상에 남기고 이왕 결정된 것, 모든 것 잊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안인리에 도착하니 새벽 4시 50여분이 지나고 있다.차안에서 잠시 눈을 붙히고 깨어나니 출렁이는 동해바다 저 멀리 수평선 넘어로 여명이 밝아오고 금새 일출을 위한 산통을 시작한다.

 

안인진리 앞 바다에서 맞이한 동해 일출

새벽 6시 15분 드디어 붉은 일출이 구름에 가려 있는 수평선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고 재빨리 디카 챙겨 철길 위로 뛰어 내려가 무한정 그 아름다운 일출을 찍어 본다.하나 둘 모든 산우님들이 '야 일출이다'라는 말한마디에 눈비비며 철길로 모여들고 그곳에서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한 동해 일출을 감상하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들만의 영화를 찍기 바쁘다.

 

목 계단으로 이뤄진 산행 들머리

새벽을 가르며 지나가는 열차의 고동 소리도 정겹고 출렁이며 부서지는 동해 바닷물이 낭만을 노래하며 조금씩 돋아나는 나물을 뜯는 손길이 아련한 추억을 만드는 상쾌한 아침을 열어준다. 한시간 가까이 철길 위에 머물며 여상치 못한 환상의 동해 일출을 감상하고 무거운 짐 내려 놓은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인진리 나무계단 들머리를 따라 새로운 낭만의 산행을 시작해 본 시간 새벽 6시 45분.

 

첫번째 쉼터에서 바라 본 7번 해안 지방도로와 저 멀리 안인진포구 모습 

많은 마을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그분들과 잠시 환담도 즐기며 능선으로 오르니 넓은 전망대와 쉼터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리바리 준비한 음식으로 아침 만찬을 즐겨 본다.동해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의 아침 식사, 주위엔 이미 활짝 얼굴 내밀고 방끗 웃어주는 진달래 꽃이 언제 3주전 아침 식사도 하기 힘들었던 한겨울 백두대간 능선이 있었냐는듯 잠시 머물다 지나는 봄을 알려주고 있다.

 

만개한 진달래 꽃도 담아 보고

좀 빠른 시간이지만 산행 시간이나 거리를 생각하고 더욱이 맛난 점심을 위해서는 지금 아침 식사를 해야 될 것 같은 의무감에 만찬을 즐기다 보니 여유로운 산행에 더욱 여유자적한 발걸음이 되어 간다.약 40 ~ 50여분 간 아침 식사 끝내고 그림같이 펼쳐진 안인진리의 고요한 풍경화를 몇장 남긴 후 전망대이자 쉼터인 그곳을 떠나 호젓한 등로로 들어서니 키작은 소나무와 잡목 사이로 역시 키작은 진달래가 만발하여 산객의 마음마저 따스한 봄으로 만들고 있다.

 

진달래 꽃 넘어 하이킹 아우님도 멋지게 포즈 잡고 

급할 것이 없기에 제일 후미에서 멋들어진 풍경화와 동양화를 찍으며 실력없는 작가가 되어 접사로 꽃들도 찍어 보지만 그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고도 남는 것을 그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10여분 올라 제1지점에 도착되고 여기에서 바라 본 안인역과 안인진리 해안가가 더욱 선명하게 펼쳐지며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 온다.동해 바다로 뻗어 내려간 안인진 포구, 산과 산을 이어주는 작은 능선에 밀집되어 있는 인인진 마을 그리고 그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안인 화력 발전소가 고요한 아침을 흔들어 깨우고 있는 듯 하다.

 

안인진 마을과 화력 발전소 그리고 동해 바다

조금 더 분주해진 해안 도로엔 늘어가는 자도차 행렬이 줄을 잇고 가끔 고동 소리 울리며 지나는 완행 열차가 또한 가슴에 와 머문다.이제부터 좀 더 고도를 높여 오르기 시작하니 붉고 연한 진달래 꽃들이 만개하여 욕심에 찌들어 가는 인간의 욕망을 잠재우고 아무 셈도 모르고 그저 세상을 향해 밝은 웃음을 전해주는 동심으로 되돌리고 있다.

 

등로를 붉게 물들이고 있는 진달래 꽃

많은 사진 남기며 함께 오르는 산우님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드리니 마음의 여유만큼이나 몸의 피로도도 가벼워지는 듯 하다.멀어지는 동해 바다의 고요함과 가물거리는 안인진리 마을 뒷편으로 박무로 희미하지만 거대한 도심을 이루고 있는 강릉 시내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 모습에 세상사와 멀어지는 무심한 산객이 되어 보기도 한다.

복잡하게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는 매연 자욱한 도심에서의 일탈을 꿈꾸던 어제의 일이 벌써 과거가 되어 가고 신선이 되어 혼탁한 세상을 바라보는 산상에서의 산객이 되어 감에 이 시간 감사하기도 해 본다. 

 

가까이에 안인진리 마을과 저 멀리 강릉 시내가 눈에 들어오고

작지만 있을만큼의 봉우리는 모두 갖추고 있는 작은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이름없는 무명봉 위에 돌탑이 세워져 있고 그 작은 돌의 갯수만큼이나 소원을 빌고 지났을 선답자들의 마음에 이 작은 산꾼의 소원도 올려 본다.

다시 진달래 능선을 타고 내려갔다 제법 높이 보이는 봉우리에 오르자 모든 산우님들이 작은 정자에 배낭 풀어 놓고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 바다와 서쪽의 눈덮힌 석병산 자락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계신다.

 

258봉 페러글라이딩장에서 찍은 단체 사진

제일 후미로 오른다고 지난 태백산 산행에서 무척 고생하며 후미의 비애를 맛본 월척님의 장난기에 졸찌에 산행대장에서 후미 폭탄이 되어 스틱에 끌려가는 왕폭탄의 모습으로 배꼽 잡으며 함박웃음을 웃을 수 있게 모든 산우님들에게 선사해 보기도 한다.

 

오늘은 칠갑산이 왕폭탄이고 월척님이 폭탄 제거반이 맞습니다 맞고요 ㅎㅎㅎ

넓은 공터 위에서 멋진 포즈로 생애 최고의 아름다운 사진도 남겨보고 한폭의 풍경화로 남아 있는 대포동 바닷가와 그 바다를 구비쳐 구불구불 인생사를 닮아 있는 해안 도로에서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껴보기도 한다.

북쪽으로는 안인진리 마을과 그 위로 박무인지 매연인지 희미하게 보이는 거대한 콘크리트 도시인 강릉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고 서쪽으로 눈을 돌리자 오늘 올랐어야 될 눈덮힌 하얀 설원의 석병산이 거대한 몸통을 드러내 놓고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저 멀리 석병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마루금도 보이고

다시 올라야 할 석병산, 구비쳐 돌아 흘러나온 산자락엔 아직도 한겨울 흰눈이 쌓여 있건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이곳 괘방산 자락은 봄을 지나 벌써 여름을 재촉하듯 햇살를 피해 그늘을 찾는 곳이 되어 있다.또 한참을 이곳에서 머물다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뒤따라 올라오는 많은 등산객들에게 자리 내준 후 완만한 능선을 타고 삼우봉을 향한다.

 

258봉에서 바라 본 안보전시관과 비행기 그리고 동해바다

쉬었던 곳이 아마도 258봉으로서 페러글라이딩를 타는 장소이며 통일공원이라 명명된 곳이라 생각되는 쉼터이며 좌측 해안도로 쪽으로 하산하면 안보 전시관이 있는 곳이다.그곳에 이승만 전대통령만이 이용했다는 비행기 한대가 전시되어 있는 모습과 안보 전시관이 눈에 들어 온다.

 

1996년 무장 공비가 타고 온 잠수함 일부

안보 전시관과 안보 체험로1996년 9월 18일 잠수함으로 침투한 북한의 무장공비들이 안인진리 대포동 앞 바다에 잠수함을 버리고 상륙하여 청학산과 칠성산을 거처 북으로 도주한 길을 따라서 안보 체험로라 이름을 붙여 개설한 등산로가 괘방산이다.

00:55 경 강릉시 강동면 동해고속도로상에서 택시기사가 거동수상자 2명과 해안가에 좌초된 선박 1척을 경찰에 신고하였다.
좌초된 선박이 북한의 소형 잠수함으로 확인됨에 따라 군인, 경찰, 예비군은 합동으로 무장공비에 대한 소탕작전에 돌입하였다.
이 수색 소탕작전중 잠수함과 도주로 주변에서 중화기인 대전차 로켓을 비롯하여 M-16, AK소총, 정찰용지도 등 유류품 367종, 4,380점을 노획하고 조타수 이광수(31세,상위)를 생포하였으며, 동승했던 정찰조원들이 북한의 지령에 따라 잠수함 좌초책임을 물어 사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승조원 11명의 사체를 발견하였다.

 

안보와 관련지어 붙여 놓은 등로 표시

도주한 잔당을 추적한 끝에 정찰조장·잠수함장 등 13명을 발견하여 교전끝에 사살하였으나 아군 11명,경찰·예비군 2명, 민간인 4명이 피살되는 인명희생을 당했다.
생포된 이광수에 의하면, 이들은 북한의 대남공작기구중 하나인 인민무력부 정찰국 해상처 22전대 소속으로 94년 12월 함남 신포에서 건조된 300톤급 잠수함을 타고 총 26명이 침투하여 강릉비행장, 영동발전소등을 정밀 촬영하였는데, 침투 임무는 전쟁에 대비하여 한국의 군사시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한편, 강원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들을 암살하려는 것이었다.
그 외에 알려진 바로는 남한의 38선 경비의 수준을 알기 위해 내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괘방산 성지 이정표  

능선을 지나 바위 너덜길을 오르자 저 멀리 괘방산 성지가 나타나고 거대한 돌탑이 봉우리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이곳에서도 한참 머물며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면서 시간 보내고 바닷바람에 시달려 높게 크지 못하고 잔가지만 무성하게 뻗쳐 있는 소나무길을 내려오니 삼우봉이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괘방산 정상부에 있는 통신 중계 시설들

삼우봉 가는 길에 다시 동해바다를 바라보니 7번 해안 도로가 너무나 환상적인 모습으로 길게 누워있고 그 길 옆에 다시 안보 전시관과 비행기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상어 이빨이나 소 등뼈처럼 삼각형으로 뾰족한 바위 위에 올라 멋진 포즈로 사진 한장씩 남기고 영화 촬영도 하다 보니 이곳이 바로 삼우봉 정상이다.

 

삼우봉 정상의 멋진 바위 위에서 현우님과 은지님

정상에는 정상 이정표가 없으나 봉우리 내리막 바로 밑에 삼우정 이정표가 서 있다.정상에 표시를 해 뒀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또 한 동안 시간 보내며 여유의 끝을 보는 듯 하다.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잠수함 전시장으로 하산할 수 있는 하산로가 정비되어 있다.

 

삼우봉 이정표, 2.5 Km 오는데 2시간 이상 걸리고

삼우봉 삼우봉은 괘방산 줄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괘방산 정상에는 방송국 중계탑들이 자리를 차지해 일반인 출입이 금지 되였기 때문이다.북으로는 안인진리 마을과 강릉 시내가 뚜렷하게 보이고 안인리에서 이곳 삼우봉까지 이어지는 능선도 낮지만 남성미 넘치는 활기찬 모습으로 다가온다.

 

안인진리에서 삼우봉까지의 지나 온 능선들

남쪽으로는 괘방산 정상과 그 위에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인공 중계탑들만이 눈에 들어 온다.오늘 오르지 못할 괘방산 정상이기에 오랫동안 가슴에 그 모습 담아 본고 눈을 서쪽으로 돌리니 너무나 멋들어지게 뻗어 있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 시간 최고의 조망을 보여 준다.

 

청학산 능선과 그 뒤로 백두대간 마루금도 가물거리고

발 밑으로 화비령 아래 동해 1호 터널을 관통하는 동해 고속도로가 산중에 나 홀로 외롭게 뻗어 있고 그 위 저 멀리로는 칠성대(954봉)로 이어지는 청학산(1035봉), 피래산(754봉) 그리고 만덕봉(1035봉) 마루금이 동쪽에 넘실거리는 동해 파도처럼 펼쳐져 있다.그 칠성대 넘어 하늘에 맞닿은 석병산과 그 북쪽으로 고루포기산, 능경봉, 대관령 풍력 발전기와 하얀 선자령 마루금이 빨리 와 조우하자며 손짓하듯 가까이 다가온다.

 

좌측 으회하며 바라 본 출입 금지 구역인 괘방산 정상부

모든 사진 촬영이 끝나고 삼우봉을 내려오자 이정표가 거기에 서 있고 그 모습 디카에 담은 후 다시 진달래 꽃 밭을 걸어 진행하니 괘일재 0.3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벌써 삼우봉에서 0.7 Km를 지나 온 것이다.

이곳에서 다시 아름다운 조망을 모두 사진에 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선두에서 후미까지 모든 산우님들이 등로에서 우측으로 약간 벗어난 쉼터에서 모여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있다.이곳에서 괘방산 정상부를 바라보고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도 그어 보며 이슬이 한잔으로 아쉬움 달래며 무한정 시간을 쪼개본다.

 

괘방산 정상석을 찍으려고 뛰어 갔으나 굳게 잠겨 있던 통신 중계소 정문

이제 따스해진 햇살을 받으며 배낭 둘러메고 다시 등로로 나와 진행하니 금방 괘방산 정상 쪽으로 철조망이 쳐져 있고 출입 금지 팻말이 서 있다. 좌측 우회 등로를 타고 한참을 진행하자 콘크리트 임도가 나오고 높은 옹벽을 내려서자 우측으로 괘방산 0.3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약 1 m 이상되는 옹벽에서 뛰어 내리던 사강님이 다리를 삐끗하여 부상을 당하고 산행 중에는 몰랐는데 귀경길에 많이 불편하심을 호소하여 걱정이 된다.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며 빠른 쾌유를 빌어 드림니다 사강님.

 

콘크리트 임도에서 바라 본 청학산쪽 마루금 

그곳 임도 한 구석에 배낭 숨겨 놓고 빠르게 콘크리트 임도 타고 올라 정상 이정표나 정상석을 찍어 오려 달려 갔지만 굳게 잠겨 있는 정상의 방송시설 정문에서 무거운 발걸음 뒤돌려 그냥 내려온다.지자체에서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산행 코스가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괘방산 정상부

괘방산(339봉) 높이는 339m이다. 정동진역과 안인진역 사이에 위치한다. 해수욕장이 있는 등명 서쪽에 솟은 산으로 등명과 산 정상 사이에 등명락가사가 동해를 향해 자리잡고 있다.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산 어디엔가에 두루마기에다 급제자의 이름을 쓴 방을 붙여 고을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데서 산의 이름이 유래한다. 정상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다.

 


괘일재 이정표 및 하산 이정표

 


등명락가사에서 북쪽으로 500m 거리에 있는 대포동
은 1996년 9월 18일 북한 무장공비들이 잠수함으로 침투한 곳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안보체험 등산로를 개설하였다. 당시 침투했던 잠수함은 대포동 바닷가에 있는 통일공원에 전시되어 있다.

 

여름 피서철에는 발 아래 펼쳐져 있는 정동진해수욕장과 등명해수욕장 그리고 옥계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며 산에 올라 삼림욕도 겸할 수 있다.

 

 

야생화도 보이고

내려오는 길에 산불 감시 초소를 지키는 요원 한분과 이야기 몇마디 나누고 하산하니 그곳에 인연님과 하이킹님이 기다리고 계신다.누군가 배낭을 가져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다려 줬다는 이야기에 고마움과 함께 같이하는 산우애를 느껴 본다.

그 콘크리트 임도를 가로질러 내려가니 좌측으로 낙가사 하산길이 보이지만 버리고 등로 따라 진행한다.사진 한장 남기고 낙가사를 다녀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본다.

 

낙가사 5층 석탑 

등명낙가사
강릉시청에서 동남쪽으로 12km 떨어진 괘방산 중턱에 있는 등명낙가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처음 세워서 수다사라고 했다.
고려에는 등명사가 중창되어서 많은 스님들이 수도 정진한 사찰이다.
조선 초기에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한양에서 정동에 위치한  등명사를 유생들의 상소에 의하여서 폐사되었다고 전해 내려온다.

정동에 등명의 불을 끄면 불교가 망한다는 생각으로 전설에는 임금의 눈에 안질이 생겨서 점술가에게 물어보니 정동에 있는 큰 절에서 쌀 씻은 뜨물이 동해로 흘러 용왕이 노하여서 안질을 앓게 되었다고 하자 왕명으로 사찰을 폐사시켰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지만 어디까지나 등명사를 없애기 위한 묘략이며 억측이다.

 

낙가사 불상

1957년에 낙가사란 이름으로 암자를 짓고 1980년에 중창불사를 시작하여 등명락가사라 부르게 되었다. 명사 오층석탑이 연화무늬로 장식된 기단 위에 세워져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또한 수중사리 탑이 바다에 모셔져 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신비한 약수가 나와서 온갖 병에 효험이 대단하다고 한다.

 

당집 전경  

다시 등로 따라 진행하자 6.25 참전 사적비로 하산할 수 있는 괘일재 사거리에 도착하고 여기에서도 사진 몇장 남기고 선두에 연락하여 진행하니 곧바로 당집에 도착한다. 이곳이 청학산과 정동진역으로 갈라지는 곳이다. 이곳에는 샘터가 있다.

 

당집 앞 돌탑과 당집앞에 모여 있는 산우님들

화비령 당집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화비령'이 나온다. 동해고속도로 터널이 화비령 밑을 지난다.이 령은 흙이 검은데 불게 탄것 같은 까닭에 검은 것이 아닌가하여 화비령으로 지었다고 한다. '火'자를 '花'자로 쓴 까닭은 지병에 '火'를 사용하면 불길하다는 설에 의해 음이 같은 '花' 를 쓴것이라 한다.

화비령을 지나가면 '청학산'에 도착하게 된다. 푸른 학이 알을 낳은 형국으로 되어 있다하는 '청학산'이다. 이곳은 강동면 임곡리에서 산성우리의 오리골로 넘나드는 재이고 '96년도 북한 잠수함침투때 무장공비들이 집단으로 자살한 장소이다.

 

화비령 가는 길의 송림 등로

당집에 모여 잠시 휴식 취하며 당집 내부와 주위를 살펴 본다.당집 내부에는 많은 촛불과 제를 지내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고 벽면에는 귀신을 쫓기 위한 그림들과 좌측 벽면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초상화가 걸려 있다.조용히 묵념하고 문을 닫은 후 주위를 살펴보니 오래된 노송과 돌탑이 당집안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심어져 있는 듯 자라고 있다.어느 후손인지 몰라도 조상을 섬기는 갸륵한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정동천과 배로 이뤄진 호텔

이곳에서 좌측 정동진역쪽으로 방향을 잡고 송림 능선을 타고 가자 임도와 능선이 번갈아 나타나고 정동진역까지 약 3.0 Km 정도 남겼을 때부터 간벌을 했는지 그늘도 별로 없는 능선엔 키작은 진달래만이 잘려진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올라와 짧은 봄을 아쉬워 하고 있다.여름에 온다면 더위와 한판 제대로 붙어 싸워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마에선 벌써 굵은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

 

마지막 176봉을 오르고 있는 산우님들의 뒷모습

이제 저 멀리 정동진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 아쉬움에 진달래 꽃 속에 들어가 마지막 산행 사진 남기고 짧지만 가파른 하산길 내려 오니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정동진 산행 날머리에 도착 한다.이 시간 12시 06분.

도로를 건너 식당과 모텔이 즐비한 골목을 지나자 연인들이 꿈과 낭만을 �아 다녀간다는 정동진역에 당도한다.신봉승님의 정동진 시비를 읽으며 오늘 하루를 정리해 본다.

 

정동진 역

신봉승님의 정동진 시비(詩碑)앞에서...

 

벗이여

바른 동쪽

정동진으로

떠오르는 저 우람한

아침해를 보았는가

 

큰 염원에서

작은 소망에 이르는

우리들 모든 번뇌를 씻어내는

저 불타는 태초의 햇살과

마주서는 기쁨을 아는가

 

벗이여

밝은 나루

정동진으로

밀려오는 저 푸른 파도가

억겁을 철석이는

소리를 들었는가

 

처연한 몸짓

열연하는 몸부림을

마주서서 바라보는 이 환희가

우리사는 보람임을

벗이여, 정녕 아는가

 

정동진 모래 사장과 바위섬들 그리고 연인들

이곳에서 잠시 휴식 취하며 찬물로 손발 닦고 모래사장을 지나 드라마로 유명해진 모래시계로 향한다.드넓은 푸른 바다를 끼고 모래사장에서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면서 12장승에서의 추억을 더듬어도 본다.

이제 이곳에서의 마지막 목적지인 정동진 모래시계에서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 추억 만들고 버스에 올라 주문진으로 이동해 별난 해물탕으로 입맛 돋우니 아쉬움으로 시작한 오늘 하루가 포만감으로 가득찬 마무리가 되였다.

 

정동진 모래시계

함께해준 산우님들에게 감사 드리며 4월 셋째주에도 백두대간이 아닌 변산반도 내변산에서 만나 뵐 것을 약속 드림니다.

 

정말 즐겁고 재미난 하루 잘 보내고 돌아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