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마루금 제1기 백두대간 제18차 죽령에서 벌재까지 산행 일지
산행날짜 : 2007년 11월 16일부터 17일까지 (무박 2일)
산행날씨 : 맑았으나 강한 바람으로 추웠던 날씨
산행온도 : 새벽 영하 5도에서 낮 최고 영상 5도
참가인원 : 총 25명(존칭생략) 칠갑산, 솜이, 하이킹, 베짱이, 인연, 자우롬, 나마스테, 고산자, 현우, 돌소리, 청목, 봉서산, 운산, 석불산, 왕언니, 이철주, 조광수, 설총, 산바람, 산사람, 료가, 도롱골, 짝꿍, 장발장, 인연투
산행코스 : 죽령-삼형제봉-도솔봉(1314.2봉)-묘적봉(1148봉)-묘적령-모시골-솔봉(1102.8봉)-뱀재-흙목정상-싸리재-유두봉-배재-시루봉-투구봉-촛대봉-저수령-장구재-옥녀봉-문복대-들목재-벌재-산행종료
산행거리 : 26.24 Km, 접속구간 0.00 km산행시간 : 선두 13 시간 40분, 후미 14 시간 20분
준비물 : 물 1.0 리터, 이온음료 1.2 리터, 인삼 음료 0.7 리터, 아침 밥, 반찬 3종류, 된장 국, 과일 3 종류 단감과 귤 그리고 사과, 빵 간식, 육포, 이슬이 0.4 리터, 영양갱 2개, 초코렛 4개, 수저 및 젓가락, 방수방풍의 2벌, 겨울용 모자, 머리 띠, 땀수건, 목수건 3개, 겨울 장갑, 헤드렌턴 및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 에어파스, 구급약, 프랭카드,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스틱 2개, 상세 지도 및 산행 자료, 컵, 휴지 2봉, 쓰레기 봉투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슬리퍼, 겨울 방풍의.
교통수단 : 45인승 버스 1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상세 산행
11월 16일(금요일)
23:00 사당 출발
11월 17일(토요일)
01:06 중앙 고속도로 단양 휴게소
02:40 죽령(696 m, 산행 들머리)
03:00 산행시작(길주의 - 영주쪽 죽령주막 있는 죽령 옛길이 아닌 단양 휴게소쪽 나무 계단으로 들머리)
03:01 군부대 철조망 정문(길주의 - 정문 올라가기 10여미터 전 좌측으로 샛길 이용)
03:13 갈림길(산행팁 - 죽령 주막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03:15 헬기장
03:35 로프 지역
04:40 산죽 군락지(산행팁 - 키 작은 산죽이 계속 이어지는 등로길)
05:02 흰봉산 갈림길 및 이정표(죽령 3.3 Km, 도솔봉 2.7 Km, 산행팁 - 백두대간 등로 뚜렷)
05:17 무명봉 및 암릉지대(산행주의)
05:39 삼형제봉(산행팁 - 가운데 우뚝한 봉우리 양쪽으로 작은 봉우리를 합해 3봉우리 형태)
05:49 급경사 나무 계단
06:39 도솔봉 정상(1314.2봉, 후미조 1명 사동 방향으로 탈출)
07:04 도솔봉 헬기장(묘적봉 방향으로 출입금지 표시, 길주의 - 우측으로 나와 곧바로 이정표 보고 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
대부분 등로가 뚜렷한 사동리 쪽으로 직진하여 알바 많은 곳, 선두 알바한 곳)
07:22 이정표(묘적봉 1.9 Km, 죽령 6 Km, 길주의 - 직진 사동리쪽 버리고 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
07:27 내리막 나무 계단
07:43 1185봉(길주의- 많은 띠지들이 좌측 풍기쪽 양길치 방향으로 붙어 있고 등로 뚜렷해 독도에 주의하지 않으면 양길치 쪽으로 하산,
후미조 3명 알바하며 양길치로 하산)
08:01 묘적봉
08:16 전망바위
08:25 묘적령
08:27 묘적령 이정표 있는 봉우리(길주의 - 봉우리까지 올라 이정표 보고 우측으로 꺽어 대간길, 봉우리 오르지 않고 좌측 사면길 따라
진행하다 후미조 옥녀봉 가는 고향치 근방까지 알바)
08:50 후미조 옥녀봉쪽 고향치까지 알바 후 묘적령쪽으로 회귀
09:30 아침식사 (묘적령 있는 봉우리 바로 아래에서 후미조 6명 아침 식사)
10:31 묘적령 이정표 삼거리 봉으로 회귀(이곳부터 최고의 속력으로 후미조 산행 시작)
11:02 모시골, 이정표 및 헬기장 (산행팁 - 이정표 흐릿하나 헬기장 이정표로 모시골 확인)
11:17 솔봉(산행팁 - 정상 오르지 않고 좌측 가로 질러 가는 길 선택)
11:25 1063.5봉
11:31 좌측 석문
11:34 뱀재 헬기장(산행팁 - 억새가 무성하여 헬기장 표시 흐릿)
11:49 송전탑
11:59 억새밭 통과(산행팁 - 은빛 억새 줄기가 바람에 써걱거리며 노래 불러줌)
12:05 흙목 정상(산행팁 - 좌측 경북 백석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지나 온 대간 마루금이 한눈에 보임)
12:38 싸리재, 헬기장(길주의 - 우측 단양유황온천길 버리고 직진이 대간길)
12:56 유두봉(산행팁 - 전망 좋으나 유두봉 표시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봉우리)
13:06 배재(길주의 - 우측 야목마을 길 버리고 직진이 대간길)
13:10 잣나무 숲(산행팁 - 좌측에 울창한 잣나무 숲 있으나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
13:25 1084봉(산행팁 - 어느 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고도표)
13:44 시루봉(산행팁 - 이정표나 이정석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봉우리)
14:05 무명봉에서 휴식(산행팁 - 가야 될 투구봉 및 좌측 경북 예천 용두리 마을 조망 좋음)
14:14 헬기장
14:19 투구봉 및 바위 전망대(산행팁 - 전망 바위에서 좌측 용두리 및 지나온 백두대간 마루금 조망)
14:23 고비밭, 싸리밭 100 m 이정표
14:24 촛대봉 이정표
14:25 고비밭, 싸리밭 및 촛대봉 500 m 이정표
14:29 촛대봉
14:30 용두휴게공원 가는길 이정표
14:34 낙엽송길(비단같은 낙엽들을 밟으며 너무나 감탄스러워 했던 내리막 등로)
14:44 저수령(버스에 무거운 짐 내려놓고 나마스테님과 둘이 마지막 조로 벌재를 향해 산행 시작)
14:53 능선길 오름
14:54 해맞이 제단석(앞에 전봇대가 있어 제단석의 취지를 잃어 버린 느낌)
15:00 묘 1기(주위에 나무 목책으로 출입 통제)
15:05 장구재 및 헬기장(임도, 경북 예천과 단양 대강을 이어주는 샛길)
15:12 차돌 분포 지역
15:40 옥녀봉(이정표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봉우리, 산행팁 - 장구재에서 이곳까지 저수령 휴게소 조망이 좋음)
15:45 문복대 오름 바위지대
15:55 문복대(이정석 앞으로 단양의 매봉이 그림처럼 솟아 있음)
16:02 전망대
16:11 1020봉(이정표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봉우리)
16:41 들목재(어느 산악회에서 이정표 붙여 놓음)
17:05 낙엽송 낙엽길
17:13 나무 계단
17:14 월악농원 들어가는 시멘트 길
17:15 월악농원 이정석
17:17 벌재(산행 날머리)
사바 세계의 마지막 길인 도솔봉에서 천상의 일출과 운해에 빠져 헤매이다 돌아온 소백산 첫 구간
에필로그
아름답고 수려했던 기암괴석의 보고이자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중간 지점을 통과하는 경북 문경 지역 104 Km의 종착지를 지나 이제 겨울 산행의 꽃이라 불리우는 소백산으로 이동하는 첫 구간이다.
산을 사랑하고 자연을 배우기 위해 다니는 백두대간 산행에서 다시 현실과 괴리를 보이는 출입통제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계속 이어온 북진이 아닌 남진을 해야하는 구간이 마음을 아프게 하지만 그래도 산행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죽령으로 향한다.
계립령 즉 하늘재에 이어 두번째로 영남과 한양을 이어주는 고갯길로 열렸으며 삼국시대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조선시대에는 민초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통로로서 이용되던 죽령도 이제는 교통의 발달로 한산하게 산객들과 여행객들만 드나드는 추억의 장소가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군부대 철조망을 우회하여 좌우에 아우들을 거느리고 형제애를 과시하는 삼형제봉을 지나면 사바 세계의 마지막 길이라 여긴 대미산에서 부터 이곳 미래 부처인 미륵보살이 살고 있는 도솔봉이 반겨주고 극락과 천당으로 가는 길을 인도한다.
다자구할머니의 설화를 생각하며 도솔봉과 같은 의미의 묘적봉을 지나면 이제부터 반 원형을 그리며 지나온 백두대간 마루금을 벗할 수 있는 고지대 특유의 이른 겨울 산행의 묘미를 안겨준다.
상고대가 피어난듯 따뜻한 겨울 햇살에 부서지는 앙상한 잡목 가지들이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떨어진 낙엽들을 대신하고 좌우로 펼쳐지는 장쾌한 산군들의 마루금이 그속에 고요한 마을들을 품에 안고 소백산으로의 나들이를 반겨준다.
흙산으로 이뤄진 등로 위에 발목까지 빠지는 푹신한 낙엽속을 거닐며 계절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을 배우다 보면 지나온 마루금이 다시 한장의 추억으로 기억속에 담겨지고 어느새 함께하는 백두대간 종주대와의 정상주 한잔으로 솔봉과 흙목 정상에서의 추억도 쌓여만 간다.
1000고지가 넘는 등로 따라 쭉쭉 빵빵의 낙엽송과 잣나무 숲도 지나고 중천을 넘어가는 햇살 받으며 저수령 가는 마지막봉인 촛대봉에서 문경과 아쉬운 작별을 고해야 되는 문복대를 그려 보기도 한다.
그림같은 농장과 한가하지만 필요로 하는 산객들을 반겨주는 낮은머리 고개라는 저수령에서 잠시 쉬며 마지막 남아 있는 체력 보강해 된비알 오르니 오늘 산행의 끝을 알리는 만복대가 서산에 걸려 있는 햇살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빛나고 앞에 우뚝 솟아 있는 수리봉을 바라보며 다시 푹신한 낙엽길 내려오니 오늘의 한 구간도 저 멀리 사라지는 추억속에 소중하게 담아 둔다.
지난회차에 들렸던 벌재에서 수고한 종주대를 위해 기다리는 우리의 신평 버스를 바라보며 어렵고 길었던 하루였지만 가장 깊은 추억을 남겨준 하루에 감사하며 또 한구간의 종주를 조용히 접는다.
산행후기
도솔봉 정상에서 바라 본 일출
늘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산행이지만 이번 구간처럼 많은 것을 생각하고 또 고뇌해야 되는 시간이면 백두대간 산행이란 정말 어렵고 힘든 산행이란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것도 단 한번의 포기도 없이 계속 이어간다는 것이 또 얼마나 심적인 부담을 수반하는지 조금은 느끼면서 기상청과 국립공원 싸이트를 들락날락 거리지만 기쁜 소식보다는 어려운 결정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작은 이 마음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이제 그런 심적 어려움에서 벗어날 시기도 되였건만 산행 회차가 거듭될수록 더욱 커져만 가니 아직도 순수한 열정이 남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대간 산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인지, 단지 하나 확실한 것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사실이겠지.
새벽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고속도로 24시간 단양 휴게소
늘 그 어려운 산행 내내 같이하던 종주대원 일부가 보이지 않아 아쉽고 걱정이지만 또 함께하기 위해 찾아주시는 새로운 종주대의 합류가 있기에 개인적으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18차 산행을 위해 서울을 벗어나 을씨년스럽게 겨울을 재촉하는 찬바람 뚫고 소백산을 향해 떠나 본다.
가을철 산불 예방 기간 중 일부 국립공원이 통제되는 구간에 포함되어 부득이 벌재가 아닌 죽령으로 기수 돌려 북진이 아닌 남진으로 한구간을 마무리 짓고자 하지만 갑자기 거꾸로 해야되는 산행의 어려움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무척 조심스럽다.
죽령 휴게소 앞에 세워져 있는 죽령 이정석, 8월 21일 촬영
죽령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과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경계의 소백산맥에 있는 고개.
높이 689m.
도솔봉(兜率峰:1,314m)·연화봉(蓮花峰:1,394m)·국망봉(國望峰:1,421m) 등 높이 1,400m 내외의 높은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는 험한 지세 때문에 조선시대부터 조령과 더불어 영풍-단양 간의 주요교통로였다.
옛날 어느 도승이 짚고 가던 대지팡이를 꽂은 것이 살아났다 하여 죽령이라 했다 한다.
서쪽 사면은 충주호로 흘러드는 죽령천의 상류 하곡과 연결된다.
단양에서 영주시로 이어지는 죽령 고개 및 이정표들, 8월 21일 촬영분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아달라이사금 5년에 이 고개를 사람이 통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전한다.
비교적 높고 험한 고개이므로 봇짐이나 등짐을 지고 걸어다녀야 했던 시절에는 이 고개에 도둑떼가 들끓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도둑떼에게 아들을 잃은 할머니가 도둑소굴로 숨어 들어 망을 보다가 사람들에게 신호로 "다자구야"라고 외쳐서 도둑떼를 사로잡는 데 공을 세워 이곳 주민들은 매년 대강면 용부원리의 산신당에 모여 다자구 할머니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죽령 옛길 안내판, 하지만 백두대간 산행길은 입산금지돼 있다
거기에 기온은 요즈음의 코스닥처럼 왜그리 가파르게 떨어지는지 마음마저 얼려 버리고 그렇게 죽령에 도착한 시간 새벽 2시 40분, 너무나 세차게 불어대는 죽령의 새벽 찬바람에 산행전 스트레칭은 엄두도 못내고 또한 혹시나 나와 있을지도 모를 빨간 모자를 의식하며 차안에서 잠시 산행 준비 후 곧바로 나무 계단타고 오른 시간 새벽 3시.
몇십미터 오르자 갑자기 군부대 철조망 대문이 보이고 간신히 좌측 허물어진 철조망 넘어 대간 길을 찾아 어둠속을 전진해 간다. 오늘 처음으로 합류하신 두분의 종주대 포함 총 25인의 전사들은 그렇게 사바세계의 마지막 길인 도솔봉을 향해 힘든 첫걸음 옮긴 것이다.
백두대간 등로에 떨어져 있는 낙엽과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는 산죽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10여분 오르자 영주쪽 주막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 보이고 다시 조금 더 오르자 헬리포터가 반긴다. 이제보니 좌측 영주시 풍기읍의 야경이 반짝이는 보석처럼 빛나고 밤하늘에 수없이 떠 있는 많은 별빛과 짝을 이뤄 환상의 세상으로 안내하듯 앙상한 나뭇가지를 뚫고 들어와 길잡이하고 있다.
찬 겨울 바람이 무척 세게 불고 기온이 많이 낮아져 체감 온도가 떨어졌지만 산행에 대한 열정으로 그 추위를 녹이고 있다. 선두에서는 오랫만에 이철주님이 선등하시고 본인은 여느때 처럼 중간에서 함께하며 후미는 지난번에 이어 산바람님이 맡아 주신다.
산행내내 보지도 만나지도 못했던 선두팀, 모시골에서.
얼마나 올랐을까 갑자기 산바람 후미대장으로 부터 다급한 도움 요청이 들어오고 홀로 후미에 남아 있는 산우님의 배낭이 없어졌으나 렌턴이 부족하여 찾기 어렵다는 소식이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 올랐던 길 뒤돌아 내려가 간신히 그 배낭 찾아 산행 이어가니 벌써 선두와는 한시간 이상 시간 차이에 거리는 약 3 Km 이상 벌어져 있다.
이것이 선두와의 마지막 만남이며 그 많은 사연을 남길 서곡이란 것을 그때는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으니... 난감하지만 아무 부상없이 어려움 잘 해결했고 또 남아 있는 3명 모두 산행에서는 최고라 생각했기에 힘을 내 보지만 렌턴을 준비하지 못한 새로운 종주대원 때문에 빠르게 진행 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배낭 찾으며 잃어 버린 정신적 신체적 체력 소모로 무척 힘들어 하신다.
단양쪽 산군에 피어오른 운해를 배경으로 도솔봉 아래에서 산바람 후미대장님
그래도 산바람 후미대장과 둘이서 두개의 헤드렌턴을 교대로 비춰주며 오르니 산죽밭이 나오고 잠시 쉬는 휴식 시간엔 도심에서 보지 못했던 밤하늘의 별도 보면서 어려운 산행을 이어간다. 도솔봉 2.7 Km 남았다는 이정표에서 선두는 이미 도솔봉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곳에서 함께 모여 진행하자 약속했기에 걸음을 재촉해 본다.
하지만 너무나 추운 날씨와 어둠으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기에 선두를 출발 시키지만 이것이 또한 선두가 알바하는 빌미를 제공해 주리라 전혀 의심하지 못하였었다. 어렵게 된비알 오르막 올라 삼형제봉 지나니 선등 대장님으로 부터 급한 무전기 연락이 들어오고 길안내를 부탁한다.
도솔봉 헬리포터 지난 지점에 있는 이정표, 이곳에서 직진하여 사동리 방향으로 알바하기 쉬운 구간
지도를 펴 들고 찾아 보니 아마 대간길이 아닌 우측 단양군 대강면의 사동리쪽으로 진행하는 것 같아 급히 등로 수정해 드리고 조심하여 도솔봉으로 다가가니 새로운 종주대원이 도저히 진행을 못하겠다며 탈출을 이야기 한다. 어렵게 만든 기회 그러나 몸이 최우선임을 잘 알기에 도솔봉에서 사동리로 탈출을 허락해 드리고 나무 계단 오르니 드디어 도솔봉 정상이다.
도솔봉에서 바라 본 태백산쪽에 피어 오른 운해, 환상이란 단어만 떠오른다
도솔봉 [兜率峰]
높이 1,314m이다.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과 함께 소백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북쪽 기슭의 죽령을 넘는 중앙선은 루프식 터널을 통과하여 영주에 이른다. 또한 기슭의 죽령폭포, 희방사가 알려져 있으며, 서쪽으로는 단양팔경이 있다.
도솔봉에서 바라 본 지나온 죽령고개 및 지나야 할 소백산 천무대쪽 마루금과 마루금에 피어 오른 운해
이제 선두팀도 제대로 대간 능선길 찾아 계속 진행하고 앞으로는 순조로운 산행만을 기원하며 여기에서 후미대장과 둘이 이 세상 최고의 일출과 운해를 감상하며 늦게 오른 후미의 특권을 최대한 누려 본다. 동해에선 서서히 하늘과 맞닿아 있는 마루금을 중심으로 용광로가 타오르듯 불게 물들어 오고 그 빛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마루금을 타고 변화무쌍하게 춤을 추는 운해의 춤사위에 그저 입 다물지 못하고 탄성만 내지르고 있다. 지금까지 최고의 운해와 일출을 본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산바람 후미대장을 보면서 조금이나마 후미에서의 어려움을 잊어주길 바래 본다.
도솔봉 이정석
중간 오름길에 잠시 전해 드렸던 무전기를 청목님에게서 돌려 받고 저 멀리 도솔봉 헬기장에서 부르는 몇몇 산우님들에게 잠시 기다리라 이야기하고 하산하지만 순간적으로 남진이 아닌 북진으로 생각하여 올라 온 길을 홀로 다시 죽령쪽으로 내려가며 선두를 부르지만 선두는 이미 반대쪽으로 사라진 뒤인 것을. 도솔봉 정상에서 후미대장님의 소리침에 다시 뒤집어 올라 이제부터 단 둘이 신나는 조망 감상과 산행을 시작해 본다.
헬기장에서 묘적봉 방향은 입산금지라는 커다란 안내판과 목책으로 가로 막혀 있어 우측으로 내려오니 이정표가 보이고 좌측 묘적봉쪽으로 진행하여야 하나 선두는 어둠속에서 아마도 직진하여 사동리 방향으로 근 30여분 내려갔다 다시 올라온 듯 하다. 하기야 백두대간 산행이란 것이 알바 없으면 무슨 재미로 하나라는 농담처럼 늘상 있는 일이지만 그래도 모두 이해해 주는 대원들이 있기에 더욱 재미난 산행으로 이어지는가 보다.
계단을 내려가기 전 지나온 도솔봉과 나무 계단을 찍은 원경 모습
이제 헤드렌턴을 벗고 계단 내려오기 전 전망바위에서 사진도 찍으며 밝아오는 햇살에 등 떠밀려 작은 봉우리에 올라 지나온 도솔봉을 원경으로 담아 본다. 산바람 후미대장과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갈림길이 나오고 띠지가 이상하게 붙어 있다. 길 찾으며 지도로 확인하니 1185봉으로 좌측은 영주시 풍기의 양길치쪽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대간길은 우측으로 가야한다.
길주의 하며 내려가다 선두에게 연락하니 정확히 3명의 산우님들이 보이질 않고 이때부터 걱정으로 머리속이 텅비어 온다. 어디에서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선두가 알바하는 동안 선두로 치고 나갔는지 도대체 알 수 없기에 더욱 답답한 마음이다.
묘적봉 직전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도솔봉과 지나온 대간 마루금
묘적봉높이는 1,148m로, 소백산국립공원의 최남단에 위치한다. 도솔봉(1,314m)과는 50분 거리에 있으며, 도솔봉은 소백산국립공원과 동떨어진 죽령 남쪽에 위치한다.
도솔봉을 포함한 묘적봉 일대에는 취나물군락과 철쭉군락이 주능선에 형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죽령 북쪽의 소백산맥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묘적봉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므로 도솔봉과 함께 종주하기도 한다.
묘적봉 이정판
도솔봉에서 묘적봉까지는 2㎞ 정도의 거리이며, 암릉지대로 이어진다. 1,170봉에서 정남쪽 방향의 능선을 따라가면 묘적봉 정상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쪽으로 도솔봉이 우뚝 서 있고 남쪽으로는 소백산맥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불안한 마음으로 계속 진행하다 보니 묘적봉에 도착하고 여기에서 흔적 남긴채 더욱 빠르게 전진하니 선두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듯 하고 산행하는 도중 고산자님을 포함하여 몇분의 산우님들이 합류하여 후미조도 총 6인의 대열로 늘어났다.
묘적령 이정표, 이곳 지난 봉우리에 다시 한번 이정표가 있음
이제 어려운 구간도 지나고 불안한 구간도 지났기에 선두와 연락하여 아침상을 차리자 약속하고 묘적령에 도착하여 행방이 묘연한 3명의 산우님을 찾아 보지만 어디에 계신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무사히 계시기만을 빌어 드리며 묘적령에서 미니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선두가 자리피고 기다릴 최고의 산상 부폐를 찾아 다시 길을 재촉하지만 이곳에서 다시 후미조의 알바가 시작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알바하며 옥녀봉 가는 길에 찍은 도솔봉과 묘적봉 원경
묘적령 지나 완만한 오르막 올라 작은 봉우리를 좌측으로 우회하여 지나며 선두와 계속 통화하지만 아무리 진행하고 몇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어도 선두는 보이질 않는다. 이제서야 뭔가 잘못 되였음을 직감하고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높은 봉우리는 영주쪽 옥녀봉이고 후미조는 이미 옥녀봉 근처 고향치까지 도달해 있었다. 다시 되돌아 올라가려면 한시간 이상 걸리고 아침 식사도 해야하니 선두와 만나기는 힘들겠다 직감해 본다.
모시골에서 나마스테님
온통 머릿속엔 보이지 않는 3명의 산우님들을 생각하다 후미조 선두따라 아무생각 없이 진행하다 보니 이런 알바까지 하게 된 것이다. 내려갈 땐 몰랐는데 알바 후 뒤돌아 올라오는 길은 왜그리 멀고 험한 길이 되어 버리는지. 배고파 못가겠다는 후미조 간신히 달래 묘적령 이정표가 있는 무명 봉우리 근처에서 늦은 아침상을 차린다.
이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좌측으로 우회하여 옥녀봉쪽 고향치까지 알바 후 뒤돌아 와 찍은 사진
선두에게는 출발하라 연락하고 후미는 늦으면 저수령에서 탈출한다 이야기 해 놓으니 마음만은 편하다. 단지 아직도 행방을 알지 못하는 3명의 산우님들이 걱정되어 알아 보니 1185봉에서 길을 잘못 찾아 이미 풍기로 하산했다는 소식에 아쉽지만 마음만을 평온을 되찾는다.
아침 들고 다시 묘적령 봉우리에 도착하니 시간은 잘도 흘러 10시 31분을 넘기고 있다. 아침 식사 중 고산자님이 11시 16분이란 이야기에 저수령에서의 산행 종료를 생각했는데 날짜를 시간으로 잘못 보셨다는 이야기에 다시 투혼이 되살아 난다.선두와 연락하니 2시간 30여분의 차이를 보이며 이미 흙목 정상에 도착해 있다는 소식이다.
솔봉 이정표
그래도 최선을 다해 선두를 따라잡자 마음먹고 빠르게 속도를 올리니 1027봉과 1011봉을 넘고 모시골 이정표가 있는 장소에 도착한다. 지체할 시간도 없이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재빨리 출발하니 좌측으로 솔봉우회길이 나오고 이곳을 통과하며 사진 한장으로 아쉬움 뒤로 한 채 다시 속력을 내어 진행하니 1063.5봉과 뱀재 헬기장이다.
이곳에서도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출발하여 전진하니 온천 갈림길 전망대가 나오지만 특별한 것이 없기에 앞에 보이는 송전탑을 지나 억새밭에서 억새 우는 소리에 잠시 발길 멈추고 추억 한장 남긴다. 바쁜 마음에 곧바로 출발하여 능선 오르니 흙목 정상에 다다른다. 바로 뒤따라 올라 온 나마스테님과 과일 한쪽 먹으며 잠시 쉬고 있으니 나머지 후미 4명도 이내 꼬리 잡고 흙목 정상에서 다시 한그룹이 된다.
흙목 정상에서 고산자님
이 시간 정확히 12시 5분, 보통 산우님들이 2시간 30분에 산행하는 거리를 1시간 30분만에 주파한 것이다. 특히 가장 어렵게 생각되였던 자우롬님이 뒤따라 올라오는 광경에 모두 박수로 반겨 드리며 일년 사이에 많이 향상된 산행 실력에 찬사를 보내 드린다. 이제 선두와는 1시간 30여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후미조와 이별 아닌 이별을 하고 나마스테님과 단 둘이 선두를 잡기 위한 빠른 산행을 다시 시작해 본다. 선두와 계속 연락 취하니 중간에 도롱골님을 제외하고는 모든 산우님들이 한 그룹으로 진행하는가 보다.
뱀재 지난 전망대에서 바라 본 흙목과 지나 온 마루금
암봉 지나 싸리재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전망 좋은 유두봉에서 지나온 마루금으로 헐떡이는 숨 잠재우며 배재에서 다시 사진 한장으로 추억 남기고 된비알 오름길로 접어 든다. 좌측에 멋들어지게 조성된 잣나무 숲이 지금까지 보며 지나온 회색빛 마루금 대신 푸르름으로 마음을 달래 주지만 왜 그리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인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쉬고 싶은 마음 굴뚝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기에 힘들게 정상 오르니 1082봉이란 작은 이정표가 바람에 나부끼고 숨 한번 돌린 후 다시 출발하여 헬기장 넘고 안부 지나니 도롱골님이 시루봉 정상에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 주신다. 조금 더 진행 해 무명봉에서 남아 있는 과일과 간식으로 배고품 달래고 있는데 양길치로 하산했던 하이킹님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소백산 투구봉에서 도롱골님
나머지 3명의 산우님들은 저수령에서 다시 벌재를 향해 능선을 넘고 있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그지없다. 보통 산행이라면 그냥 포기하고 편히 쉬고 있을 시간에 마지막 구간이라도 산행을 하려는 마음, 그것이 있기에 그 마력에 빠졌기에 백두대간 팀은 영원하리란 생각에 추호의 의심도 보내지 않는다.
다시 지체없이 일어나 전진하니 헬기장이 나오고 곧바로 소백산 투구봉이 반겨준다. 이곳에서 사진 찍으며 전망바위에서 예천 용두리쪽의 조망을 디카에 담아 본다. 이곳에서 도롱골님을 뒤로 하고 다시 발길 재촉하니 저수령 가는 마지막 촛대봉 이정석만이 둥그런히 남아 갈길 바쁜 산객에게 손짓하며 쉬어가라 유혹한다.
촛대봉을 배경으로
조금 더 내려오니 좌측에 쓰러진 용두공원 가는길이란 이정표가 눈길 붙잡고 계속 가파른 하산길 따라 내려오니 등로에 수북히 쌓인 낙엽과 주위에 곧게 자라고 있는 낙엽송이 묘한 분위기를 풍기며 이국적인 등로를 만들고 있다.
무척 오랫동안 내려가는 가파른 내리막길 내려오니 우측에 소백산 관광 농원의 푸른 초록과 그림처럼 예쁘게 앉아 있는 건물들이 더해져 더욱 이 산객의 마음과 발길을 모두 붙잡는다. 이제 선두와는 1시간 이내로 좁혀졌지만 왜 그리 따라 잡기가 힘이 드는지. 이러다간 단체 사진 없는 또 한 구간이 되리란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간다.
저수령 휴게소 모습
저수령
순우리말로 낮은머리고개 라 한다 예천 용두리와 단양 올산리를 잇는 저수령은 알프스의 목장을 연상케 하는 평퍼짐한 언덕이 널따랗다인근 주민들은 이 고개가 소백산 군에서 가장 낮은 고개라 저수령이라 했다고도 말한다하지만 소백산의 대표적인 고개인 죽령이 해발 689m 밖에 안 되니 이 또한 제대로 된 유래는 아닌 듯하다.
이외에도 이 고개를 넘는 왜적들은 모두 목이 잘려 죽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선 힘없는 나라의 백성들이 가졌던 소박한 소망을 엿볼 수 있다
해맞이 제단석 앞에 서 있는 전봇대 및 음달 마을
오후 2시 44분 드디어 저수령에 도착하여 잠시 사진 찍으며 호흡 가다듬고 있는데 기다리던 신평 버스가 눈앞에 서고 양기중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너무나 반가워 차안에 무거운 모든 물건 남기고 단지 간식 약간과 음료수만 챙긴 후 아침에 헤어진 산우님들의 안전을 확인한 후 다시 등로 찾아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 걱정이 되는지 양기중 사장이 시간은 충분하니 무리하지 말고 조심하여 하산하라는 격려의 한마디에 힘이 솟는 듯 하다.
오르다 나마스테님이 물어온다. "대장님, 내가 부담되면 저는 하산할테니 벌재에서 보시죠???" 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괜히 내 자신이 더 미안한 마음에 어찌할 줄 모르겠다. "그냥 좀 늦더라도 함께 가시죠???" 조금 오르니 예천 방향을 바라보며 해맞이 제단석이 조성되어 있으나 그 바로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전봇대가 제단석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장구재 이정표
다시 오름길 올라 진행하니 묘 1기가 호화롭지는 않지만 목책으로 보호되고 헬기장이 반겨 준다. 선두는 이제 마지막 봉인 문복대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힘을 얻어 남아 있는 힘을 짜내 본다. 장구재 지나 작은 봉우리 두어개를 넘자 이제부터 본격적인 마지막 봉이 백두대간 산행의 참맛을 보여주고 입안에 단내 풍기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옮기다 보니 옥녀봉이다.
문복대에서 바라 본 수리봉, 일명 단양 매봉이 햇살에 눈부시다
오르는 중간 잠시 쉬면서 뒤돌아 보면 저수령 휴게소와 소백산 관광농원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좋은 조망에 어려움 참고 올랐다 생각하니 기분만은 최고이다. 다만 된비알 오르는 도중 후미조 모두 저수령에 도착하여 버스를 타고 벌재로 이동한다는 소식에 산바람 후미대장님께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을 느낀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2006년 백두대간 산행에서 10여 차례 해 본 후미대장의 어려움과 배려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에 오늘도 마지막까지 오르고 싶었던 마음 참으며 뒤돌아 서는 기분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다음 기회가 되어 이곳 산행을 위해 올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합류하여 함께 거닐어 보자 약속하고 무심한 척 만복대를 향한다.
문복대 이정석
문복대(운수봉)
높이는 1,074m로, 예전에는 운봉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죽령(689m), 도솔봉(1,314m) 등의 소백산맥 줄기를 따라 백두대간을 잇고 있으며, 북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수리봉, 신선봉, 도락산을 이룬다. 산 아래에는 배나무골, 호박골, 세작골, 성골 등의 골짜기로 둘러싸인 마을이 있는데, 이곳이 석항리이며 들목이라고도 부른다.
벌재에서 동로면 소재지 쪽으로 100m 지점인 포장길의 입구에서 안내표지판을 따라 들어서서 들목재를 지나 한 시간 정도 오르면 1,000m 고지에 다다르는데, 오른쪽 방향으로 호박골의 투구봉이 보인다. 저수재를 지나 올라가면 저수령에 도착한다. 내려올 때는 휴게소 아래로 올산재를 넘어 방곡리로 나온다. 반대로 저수령에서 시작하여 같은 산길을 따라가면 벌재로 나올 수 있다.
양탄자처럼 깊게 깔려 있는 낙엽 등로가 또 다른 부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주위에는 쭉쭉빵빵 낙엽송이 즐비하고
완만한 능선에서 우리와 거꾸로 대간을 타는 산우님들 만나 잠시 이야기 나누고 구름속에 숨어 버린 햇살을 따라 오르니 드디어 오늘 마지막으로 올라야 될 만복대 이정석이 돌담위에 조용히 앉아 있다. 정면으로는 구름속에서도 부채살처럼 빛나는 햇살에 부끄러운듯 고개 떨구고 있는 단양 수리봉(일명 매봉)이 아름답게 서 있고 그 앞에 조용한 마을 윗점이 아름답게 놓여 있다.
잠시 남아 있는 물 한 모금 마시고 무명봉과 전망대 지나 1020봉에서 낙엽 위에 누워 남아 있던 사과 한쪽으로 허기진 배 달래며 끝도 없이 펼쳐진 낙엽길을 한없이 내려온다. 얼마동안 내려왔을까??? 드디어 들목재를 지나고 822봉과 산불 감시 초소를 지나 최후의 가파른 내리막 내려오니 지난번 보았던 나무 계단과 월악농원으로 이어진 시멘트 길이 초라해져 가는 작은 산객을 일깨워 일으키고 있다.
산행 날머리 벌재고개와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신평 버스가 보인다
지난 번 봤던 능선길 버리고 시멘트길 따라 월악농원 이정석 디카에 남기고 포장도로 따라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에 오르자 맥이 풀리면서 한구간 무사히 마침을 자축해 본다. 마지막으로 내려온 나마스테님 모시고 신선봉 식당에서 짧았지만 나눌 이야기 많았던 하루를 회상하니 저녁놀이 지면서 어둠이 다시 우리를 일상으로 되돌려 놓고 있다.
오늘 처음 선두에서 선등하시며 마음 고생 많이 하신 이철주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드림니다.
이번에도 후미에서 질주 본능 참으며 완주도 못한 산바람 친구님이자 후미대장님, 글로 표현하기 민망한 고마움을 전합니다. 나 혼자 하기도 힘들고 벅찬 산행에서 다른 산우님을 위해 함께 해야하는 부담이 얼마나 큰지 잘 알기에 더욱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해 드림니다.
늘 어려움 속에서도 깔끔한 마무리 잘 해 주시는 솜이 총무님, 말씀은 잘 못전해 드리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고마움 전해 드리지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장발장님과 인연투님, 처음 백두대간 산행에 참여하시어 어려운 산행이 되였으리라 생각되지만 또 한편 생각해 보면 백두대간 산행이 아니면 경험하지 못할 값진 경험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다시 한번 합산하며 엊그제 풀지 못한 회포 풀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개근상을 타시고 계시던 왕언니님, 청목님 그리고 하이킹님, 마안하고 감사 드리는 마음으로 돌아 왔네요. 다음부터는 좀더 철저하고 확실한 방법으로 모두 함께 하는 백두대간 산행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또한 오랫만에 섬에서 뭍으로 나와 시간 내신 짝꿍님, 감사 드리며 늘 외로운 시간 잘 극복하시고 다시 좋은 산행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한 25인 백두대간 종주대 여러분, 여러분들이 있기에 많은 경험속에 또 다른 하루를 보내고 이렇게 평온한 마음으로 그 하루를 뒤돌아 본답니다. 지금은 어렵고 힘든 산행이겠지만 먼 미래에 오늘을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었다는 추억으로 남을 것임을 의심치 않아 봅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구요 감사 드림니다.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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