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 장군봉에서 달콤한 야생화 꿀향기와 이름모를 산새들이 꾀꼬리 목소리로 상쾌한 아침이라 노래 부르며 깨우고 있네요. 부시시 눈비비며 일어나 어젯밤 꿈속까지 이어진 단양팔경의 멋진 풍경화를 후기글에 옮겨 보면서 또 한편으론 오늘 만나 뵐 산우님들 찾아 산방 여행 동시 상영했지요. 가고 싶은 청주대장님의 삼산 종주는 이미 시간도 지났고 또 제 자신에게 오늘만큼은 무리인 것 같아 못본체 지나칩니다. 연이어 보이는 관악산 삼성산 초보 산행이란 공지에 눈길 주면서 뒤져 보지만 이것 뿐이네요.
약간은 무거운 몸 그러나 기분 좋게 배낭 꾸려주는 써누님의 배웅 받으며 나서는 발걸음은 가볍게, 만남의 장소로 향합니다. 무척 많은 산우님들이 오셨네요. 이 하나뿐인 공지에 멀리 삼각산 고정 멤버이신 삼별초님과 은하열차님도 보이시고 구름산 야등 대장이신 돈반구리님과 신참 산행대장으로 최근 등록한 논두렁님과 옆집?에 사시는 민지님도 보이십니다.
총 33인으로 짜여진 등반대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한가한 길 한가한 장소 찾아 삼만리했지만 모두 모여 제대로된 인사 받기는 틀린 모양입니다. 관악산 들머리에서 대장님 허락받아 선두로 치고 나가 어제 친하게 지낸 이슬이 잔당을 소탕해봅니다. 살려달라 애원하는 이슬이를 땀방울로 날리고 산등성이에 도착해 한숨 돌리는데 어느 여산우님 말씀하십니다. '이번 산행이 초보 산행 맞지요? 그리고 사부작 사부작 걷는 것도 맞고요 안닌가요?' 제가 답했지요 '죄송합니다 저는 대장이 아니라서 ㅎㅎㅎ'
한모금 시원한 얼음물로 목을 축이고 이어진 학바위 산행길, 뜨거운 햇살이(오늘 오신 햇살님이 절대 아닙니다 ㅎㅎㅎ) 머리에 내려 앉아 열기 좀 식히고 가자 노래하네요. 그러자 후미에서 들려오는 약간의 원망섞인 목소리들. '대장님 머리 다 익는데 어디 오솔길 좀 없나요?' 대장님 모른체 진행합니다. 그리곤 재빠른 걸음걸이로 그늘길 찾아 뒤따르는 산우님들께 한마디 했지요. '뜨거운 햇살이 있어야 그늘의 고마움을 안다'고요 (누가 그걸 모르나요 오솔길 못찾아 뜨거운 햇살에 빠진 머리 더 빠지게 고생시킨거 대장님이 고의로 했다는 사실 대장님 빼고는 다 알고 있는데요 ㅋㅋㅋ)
자 여기서 많은 시간 드려 자기 소개합니다. 오랫만에 인사드리는 철가방님과 무학산님, 갑장인 베짱이님 그리고 요즈음 자주 뵙고 인사 드리는 이스턴님, 비조님, 윤숙님과 창조사업님 모두 반가운 얼굴이었지요. 산행에서는 뵙지 못했지만 산방에서 인사 드렸던 미산님, 멋쟁이님도 계셨구요. 그러다 얼마전 작은 체구의 써누님 만나 우습게 보고 한잔 술 하시다 먼저 떨어져 나갔다며 예쁜 사진 건네주시는 정다운님 만나 또 즐거운 이야기 나눴지요
어느덧 일행은 망월사 돌아 삼성산 정상으로 머리 돌리고 여기저기 신음소리 들립니다. 배고파 못가겠다며 응석부리는 삼별초님의 고집을 막걸리 한잔으로 잠재우고 우루사 대장님이 어젯밤 팠다는 시원한 약수터에 자리잡고 앉아 빈 통 채워봅니다. 그러자 삼별초님 또 한마디 하시지요 '어제 아그들 풀어 삼성산 정상을 밟게 했더니 몇 미터가 낮아졌다'나 뭐랬다나 ㅋㅋㅋ (아그 들도 없으면서 오늘 힘들줄 알고 삼별초님 혼자 어잿밤 몰래 오셨다가 엄두가 안나니 걍 돌아가셨다는 전설이 있던데 어느것이 맞는지 내참 ㅎㅎㅎ)
삼성산 정상에 올라 자리잡고 있는 다른 산우님들 방빼라 사람 수로 밀어 붙히고 우리들만의 만난 상차림 합니다. 꼬리 없이 참석했다고 두무릎 꿇고 앉아 식사하는 쉬크석님(그러게 담부턴 꼭 꼬리표 확인하고 오시삼), 남자닉 같아 작업남도 없다며 투덜대신 정원석님 아마도 태조님이 많은 불평?을 하신 듯합니다. 태조님이 가시는 산행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태조님 안부는 묻지도 않고 정원석님 이야기만 했다니 그럴만도 하구요 ㅋㅋㅋ
자 이젠 하산길이네요. 가벼워진 배낭에 즐거워할 틈도 없이 두꺼워진 뱃살 부여잡고 한숨으로 발걸음 옮깁니다. 등산 잘하게 생기신 해밀님 옆지기님은 보기와는 다르게 힘들어 하시네요. 처음과는 달리 해밀 선수가 배낭 둘러 맨 모습이. 초원길에 핀 서리꽃 벗삼아 하늘에서 길 인도 하는 기러기 따라 사슴골로 향합니다. 향기로운 와인 한잔 옆에 두고 퍼즐 같은 미래 풀 수 있는 푸근한 고향 같기 때문이지요 (와 모든 닉사용하여 말 잇기 힘드네요 끝말잇기 방도 아니고 ㅋㅋㅋ)
탁족하고 픈 마음 간절하지만 자연이 허락하지 않음을 아쉬워하며 옮긴 걸음이 벌써 삼성산 날머리 입니다. 아무 뜻 없이 그냥 지었다는 은빛비님, 가끔 뵈었던 기억이 나는 물망초님, 처음 뵙는 리나님 그리고 은하열차님의 아스파라긴산이란 놀림에 외우게된 닉 콩나물님.
오늘 무지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답니다. 산행 도중 철가방님이 출연해 주신 아이스크림은 한줄기 오아시스였구요 후미에 남아 논두렁님과 윤숙님 셋이서 마셨던 막걸리 또한 별미 중의 별미였지요. 저희들만 마셔 죄송한 마음 이었답니다.
안전한 리딩에 수고하신 우루사 대장님과 일일 총무로 바삐 뛰어 다닌 민지님 그리고 후미에서 작업?하시느라 고생하신 논두렁님께 감사드림니다.
함께한 산우님들께 감사 드리며 가까운 시일내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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