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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설악의 비경을 가슴으로 느끼며 하나된 사랑과 우정을 나눈 산행기

by 칠갑산 사랑 2007.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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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비경을 가슴으로 느끼며 하나된 사랑과 우정을 나눈 산행기(6월 17일 금수강산 대장과 총 33인의 멋진 용사들)
2006.18 09:50
 
 
달콤한 새벽 꿈결에 설악의 귀때기 청봉과 서북능선이 잠자는 나를 흔들어 깨우고 대승폭포의 장엄한 물줄기가 물보라 일으키며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전해 주었던 아침.
소풍가던
어린 시절의 설레임과 그리운 산우님들을 만난다는 기쁨에 들떠 한숨에 달려간 양재역이었지요.
 
시청에서 탄 많은 산우님들 벌써 자리 하나씩 차고 앉아 짝꿍 기다리며 반겨 주웠고 모두 정시에 나온 33인의 산행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면서 오늘의 산행이 순조롭고 아름다우리라 생각했지요.
그 기분 알고 있는지 우리를 태운 버스도 막힘 없이 우리를 설악의 한계령 들머리에 내려 주었고요. 
 
간단한 몸풀기와 편성된 각자의 조를 확인하고 순조롭게 시작된 산행.
들머리에서 부터 재미
없고 싸가지 없는 계단 및 깔딱고개를
오르며 어느새 편성된 조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모두 한몸이 되어 귀때기 맞자고 힘주어 정상을 향해 전진했지요.
 
각조 조장님들이 주신 용기와 도움으로 힘겨워 하던 리체님과 그레텔님도 다시 선두 그룹에 낑겨 모두를 즐겁게 해 주었고 제일 후미로 처진 자우롬님의 산행 도우미로 솔지 대장님이 친구되어, 힘들지만 뿌듯한 마음 안고 정상을 향했답니다.
 
웅장한 모습의 소나무와 바위들, 그 틈에 피어난 이름모를 들꽃들 그리고 무성하게 숲을 이룬 잡목 사이로 찐하게 배어 나오는 자연의 달콤한 향기와 신선함이 그나마 그 어렵고 힘든 들머리 산행의 피로를 덜어 주고 있었지요.
 
어느덧 우리들 일행은 대청봉과 귀때기청봉 및 서북능선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도착해 시원한 냉수로 타는 목마름 달랬지요.
우리들의 느긋함과는 달리 대장님의 걱정은 커져만 가고 조심스레 일갈합니다. 
'지금부터 조별 산행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1조가
선두 다음 2조 3조 그리고 4조가 제일 후미조이고 추월은 하지
않습니다' 모두 공감하는 박수와 함께 다시 시작된 바위 너덜구간.
 
바위산이 천둥소리에 놀라고 벼락과 비와 눈 그리고 바람을 맞으며 숱한 세월 그렇게 닳아 둥근 바위 너덜 지대를 만들었다는 그곳에 오르니 온세상이 뻥 뚫리듯 이 가슴 벅차오름에 또한 주체 못하는 감격 맛 보았지요.
 
작은 바위와 큰바위가 뒤엉켜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만들고 그 작은 틈새로 얼굴 내밀어 자신의 존재 알리며 방긋 웃는 수 많은 생명들, 그 옆으로 하늘이 맞닿아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고사되어 가고 있는 주목들과 묘한 분위기 만들며 '너덜이란 이런 거야'  하면서 그 진수를 맛뵈고 있었던 신비함.
 
따가운 햇살에 얼굴 가리며 추억의 메모장 채워가던 산우님들 얼굴엔 어느새 웃음 보따리 풀리고 귀때기 때리는 시원한 바람에 흐르는 땀방울 날리며 살며시 모습 드러내는 중청과 대청의 모습에서 모두 그 경이로움에 말을 잇지 못했답니다.
 
너덜 구간을 지나 귀때기청봉 정상에서 다시 한장의 추억 만들고 앞쪽으로 보이는 웅장한 화강암 바위돌로 이루워진 용아장성능, 공룡의 등뼈 모양을 닮았다는 공룡능선과 가고자 하는 서북능선, 중청봉과 대청봉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장소 찾아 찰칵 찰칵. 
 
모두 푸짐하게 준비한 식단으로 허기 달래고 인원 확인하던 모든 산우님들, 순간적으로 경악스러움에 빠지고 준회원이신 눈솔님의 부재에 크게 낙담하고 실망했던 시간들. 문명의 이기도 이용할 수 없고 단지 그 산우님이 무사하기만을 기도 드릴 뿐...
 
편치 않은 마음으로 전원 완주하자는 산우님들 의견에 또 다시 하나되어 시작된 길고도 긴 설악 최장의 서북능선 산행길. 끝없는 능선길 귀때기를 지나 몇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넘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이어진 고독한 우리들만의 긴 행렬 그러나 모두 씩씩했지요.
 
넓고도 웅장한 설악의 내면에 또 이런 오솔길 만들어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는 이곳 설악에서 영원히 함께하고픈 소망 잠시 가져 보았답니다.
그러는 사이 가벼운 부상자들 속출하고 수지침과
구급약으로 무장된 별이사랑님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치료로 한
실음 놓았었지요.
 
길고도 긴 능선길 산행 끝에 도착한 대승령. 하나둘 마지막 힘 짜내며 도달하는 산우님들께 큰 박수 보내고 베낭에 남아 있는 마지막 먹거리 나누웠답니다.
칠갑산표 쑥개떡이 오늘도 출출함을

달래고 그윽한 칠갑산 쑥향에 그 인기 최고였지요.
다음에도 쭉
이어지길 제 자신에게 물어보았던 시간이었구요.
 
벌써 7시간째 산행, 시간은 지체되었지만 그 누구하나 낙오없이 달려온 기나긴 여정, 그러나 눈솔님에 대한 걱정으로 아직 산행에 대한 만족감은 뒤로 미루고 최선을 다해 함께 하고자 했던 순간. 좋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가슴 아팠던 시간이기도 했지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 천마산의 박인 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폭포에 속한다는 장엄한 대승폭포 앞에서 아름답게 전해지는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에 대한 전설을 느끼며 다시 멋진 포즈 취해 보았지요.
 
장수대로 하산하는 날머리에서 즐긴 시원한 족탕을 끝으로 산행을 마쳤던 오늘.
총 8시간 30분간의 대 장정은 이렇게 우리들 가슴에
아름다운 훈장을 하나씩 선물하였고 뒤돌아온 버스에서 눈솔
님과의 극적인 상봉은 드라마의 크라이막스를 연상케 하는 오늘 산행의 즐거움과 고마움을 발자취에 흩뿌리게 한 멋진 저녁이 되었었답니다.
 
모두 고생하였음을 자축하며 시원한 맥주 한컵으로 그 장엄하고 아름다우며 신비로웠던 오늘의 설악 행을 마무리 했답니다.
너무나 소중하고 큰 기쁨 안고 다녀온 설악.
 
멋진 계획과 안전한 리딩을 이끌어준 금수강산 대장님과 각조 조장이셨던 위아남님, 산짱님, 사하라님, 볼켄님과 후미대장으로 종주 아닌 종주 잘 밀어주신 솔지대장님 그리고 종일 총무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분위기 팍팍 살려주신 총무였던 미산님께 감사 드리며 오늘 함께한 모든 산우님들께도 그 노고에 박수 보냅니다.
 
건강하시고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산행 함께하자 감히 청하면서 설악의 비경을 가슴으로 느끼며 하나된 사랑과 우정을 나눈 오늘의 산행이 영원하길 하느님과 부처님께 기원드려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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