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일찍 귀가하는 날이면서 시간표 속에 항상 굵게 표시해둔 날 왜냐하면 삼성산 야등하는 날이니까요
오늘은 장마가 다시 시작된다는 일기 예보가 계속 미디어를 통해 흘러 나와 걱정이 되면서도 그 참맛을 느끼기 위해 산행 중에 장대비를 기대도 했던 야등이었지요.
간단한 배낭 하나 준비하여 삼성산 들머리로 향했지만 �아지는 굵은 장마 빗방울이 야등을 시작도 하기전에 이 마음을 약하게 만들고 있네요.
옆지기의 걱정스런 만류와 걱정을 뒤로 하고 잠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지요 과연 가능할까 아니면 최소 될까 괜한 기우인줄 알면서도 이런 빗줄기 속에선 처음하는 야등이라 여러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히고 있었지요.
잠시 하늘의 진노가 약해지면서 장마 빗방울도 점차 가느다란 이슬비로 변하여 고요한 삼성산에서 놀이마당 펼치라고 9인의 미처버린 야등 메니아에 길 인도 하고 있네요.
대장님의 늠늠한 보폭 앞서 가면서도 걱정이 태산이신 모양입니다. 공지와 다르게 변경된 야등길 골라 안전하게 이끌면서도 공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 한가득 얼굴에 피어납니다.
남쪽하늘의 검은 먹구름이 어느새 뿌연 야경에 비춰 야등에 미처버린 우리 9인의 머리 위에 날아와 춤추고 그 춤판에 밀려난 하얀 안개비만이 뜨겁게 달궈진 대지를 적시며 피어나는 아지랑이와 친구되어 우리들 앞길을 축하해 주고 있었지요.
촉촉히 젖은 산길에 발자욱 남기며 고요한 적막을 깨고 오르는 9인의 전사들
가파른 언덕은 아니지만 달꿔졌던 대지에서 내뿜는 열기에 우리들 몸은 이미 조금전 내렸던 장대비 보다도 더 굵은 땀방울 쥐어 짜내고 온세상 가득 채운 높은 습기는 우리들 숨구멍 틀어 막고 있었지요 헉헉 핵핵.
우리들 야등에 대한 열정과 미친 듯 무모함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장마도 잠시 쉬어 갑니다 내리 붓던 빗물이 희뿌였던 대지의 먼지를 깨끗히 씻어내고 드넓은 시야를 밝혔던 짧은 순간에 어느덧 목적지인 찬우물에 도착해 비워진 물통 채웠지요.
잠시 후 맞닥칠 장대비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을 하는 산우님들은 하나도 없는 듯 합니다. 모두 그 장대비를 예상하고 즐기자 왔기에 후덥지근하게 몸 달구는 안개비가 싫은 표정들이 역력했지요.
넓은 바윗돌 위에 장만한 음식 차려 예상치 못한 만찬 즐김의 행운을 자랑하면서 잠시나마 쉬어 가는 장마비에 고개 숙였지요 환하게 빛나는 전등 밑에 한장의 추억 만들고 서둘러 짐 꾸리고 하산입니다.
어느덧 눈치챈 하늘에선 다시 굵은 빗줄기 �아내고 우비에 우산을 받쳐든 손길은 분주하기만 모두의 입가엔 미소가 머물고 장대빗속 야등의 참맛을 즐기는 가슴엔 뭉클한 산우애와 행복함이 밀려왔지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발길 내딛는 그 길과 그리고 바로 옆에 수줍게 빗물 받아 먹고 있는 이름 모를 작은 식물들만이 희미한 운무속에 피어났다 사라질 뿐이었지요.
그러다 몇번의 알바 및 오르락 내리락하며 오늘 못다한 운동 채운 후 제자리 걸음으로 간신히 미로를 빠져 나왔던 순간 청주대장님도 길 잃고 헤멜 수 있는 인간이란 걸 처음으로 느꼈던 순간이기도 했지요.
그 굵게 떨어지는 빗속을 헤매며 날머리에 도착합니다 하늘도 감복했는지 다시 빗방울 굵기 조절해 가느다란 이슬비로 우리의 미친 야등의 성공을 축하해 주었고 오늘 여기 참가한 모두는 너무나 당당히 우중 야등의 참맛을 음미했지요.
너무나 시원하게 �아지는 빗줄기 맞으며 미친 듯 완주한 오늘의 야등을 자축하며 언제나 그 자리 지키고 맞이해 주시는 청주 대장님과 오늘 함께한 9인의 미친 멤머들, 돈반구리대장님, 레인보우님, 효원님, 고니님, 달방님, 다소미님, 별이사랑님 그리고 저 칠갑산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오늘 같은 야등은 다시 없겠지요 있다면 그것은 행운이라 받아 들이겠습니다. 많은 여운이 남는 멋진 야등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소감을 마무리 합니다.
좋은 꿈 나라에서 다시 만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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