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열정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터득해 가고 있는 지금 또 이 짧은 하루 해가 다 가기 전 해야할 마지막 한가지를 챙기며 바쁜 일상의 탈출을 꿈꾸는 이 시간의 행복은 느끼고 행한자만의 만족감이리라 생각합니다.
기다려주고 배려해 주는 사륜구동님의 따뜻한 마음씨 또한 이곳에 발길 붙잡고 잔잔한 미소 머금고 보듬어 주는 삼각야등 산우님들 손길에 답답한 마음 털어 버렸던 만남들.
어둠을 이고 그 자리 지키는 우리들 가는길 위에 살포시 내려 앉은 밤 이슬이 벌써 탕춘대능선이 끝나기도 전에 온몸에 땀비 뿌리고 일상에서 모아온 온갖 시름과 번뇌 씻어 주었던 한결 같았던 그곳.
시원한 한줄기 산들바람이 그리워 오르고 또 오르지만 뒤따르는 밤이슬의 무게에 못이겨 저멀리에서 손짓만하고 있네요.
여기 저기 많은 불빛들이 오가고 이웃간의 정겨운 웃음소리와 오손도손 소근거리는 가족들의 사랑 이야기가 그나마 가슴속 시원한 한줄기 청량제가 되었지요.
이 야심한 밤 이곳에 잠시 둥지틀고 앉아 여유 부리는 저네들의 한가로움에 마음마져 빼앗겼던 비봉능선에 앉아 희미하게 자취 감추는 발밑 야경을 안타까워하며 준비한 약간의 과일과 시원한 얼음물로 적셨던 목마름은 정말 꿀맛 그 이상이었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사모바위 돌아 승가봉에 인사하자 약속했건만 뜻하지 않은 알바에 보이지 않는 손짓으로 대신하고 피그님이 준비한 밝은 야등을 벗삼아 창가에서님표 약밥을 맛봅니다. 그 기막힌 맛에 놀란 뱃속 부여잡으니 어느새 달콤한 바람이 밤이슬 뚫고 들어와 미소 지었지요.
조금씩 더 짙게 채색되는 흑색 어둠만을 남기고 뒤돌아 서는 발끝에 힘주어 하산하면서 오늘의 행복과 만족을 마음껏 누렸던 그곳에 감사한 마음 살짝 내려 놓고 왔답니다.
승가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고 투명한 계곡물 소리 들으며 옛날 어릴적 마을 앞 냇가에서 발가벗고 멱감던 그 시절 떠올리며 흐믓해 했던 밤. 흐르는 물줄기가 물보라 일으켜 낮게 내려앉은 밤이슬 불러 친구하자 속삭이며 축축한 우리들 마음에 신선하고 산소같은 밤공기 전해주던 그곳에 발담그니 모든 삼각산을 이 내 작은 품안에 담아 풍요로움을 노래했었지요.
바람을 잠재웠던 밤이슬이 더욱 찐한 농무 만들고 그속에 우리들 만날 약속 심으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함께한 산우님들 오늘도 야한밤 등불 밝혀 삼각산 잘 다녀온 야등으로 기억합니다.
잘 이끌어준 바람꽃 대장님께 감사 드리며 먹거리 준비해 주신 삼각야등팀 여러 산우님들께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즐겁고 유쾌한 야등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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