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뱀사골에 대한 환상에 젖어 뒤척이다 새벽녘에 간신히 잠자리에 들었지만 다시 밝은 햇살에 등 떠밀려 맞이한 아침
아이들과 놀이공원 간다는 약속은 일기예보의 장마 소식에 잠시 뒤로 미루고 편히 들었던 잠자리이었건만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8시 또 하루 어찌 보내야 하나 마음만 뒤숭숭
아이들 하고 있는 컴 빌려 잠시 산방에 들어가 오늘 함께할 대장님과 산우님들 찾아 헤매던 중 눈에 번쩍 들어온 청주대장님의 호암산, 삼성산 그리고 관악산의 3산 종주 산행에 대한 공지에 잠시 시선주고 바삐 주섬주섬 짐챙겨 집을 나섰지요.
단지 점심과 몇리터의 얼음물 그리고 막걸리 2통만을 챙겼지만 마음만은 부자된 기분으로 나섰던 종주 길 오늘 오시는 산우님들 면면을 보니 어제 지리산 다녀온 내가 과연 이 3산 종주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과 가다 혹시 퍽탄되어 함께한 산우님들께 민폐나 끼치는게 아닌지 무척 고민하며 꼬리도 못 달고 나섰던 종주산행.
무조건 대장님께 먼저 전화 드리고 삼성산 들머리로 나가니 반갑게 맞이해 주는 8인의 늠름한 용사님들 응원에 죽어도 함께가자 굳게 다짐하며 동참했지요.
너무나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이 오늘도 들머리에서부터 우리들 인내력 테스트 하듯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길 만들고 있네요.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샘물 솟듯 흘러 내려 온몸 적시는 땀방울 훔치는 손길 바쁘고 그 손길 만큼이나 대장님 따라가기 바쁜 발걸음 하던 들머리.
대장님 앞서 달리며 나잡아봐라 외치고 그 뒤를 바짝 붙어 어딜 도망가냐며 동행하자 꼬리잡는 볼켄님과 연모 갑장칭구 그리고 용띠 아우님. 정말 잘도 어울려 도망가십니다.
그 뒤를 어제 한 산행으로 힘들어 하면서도 뒤질 수 없다며 있는 힘 다 짜내 대열 이루고 있는 안쓰러운 금송님과 칠갑산 후미에서 이런 빡쎈 산행 처음이라며 엄살 부리시는 은수님을 앞세워 미리내님과 천자봉님 후미 아닌 후미대장이 되어 잘짜여진 특수 대원인양 삼성산 제 1, 2 전망대를 너무나 빨리 점령해 나갑니다.
내가 삼성산 산행하면서 가장 빠른 속도가 아닌가 할 정도의 산악 구보같은 속력이었지요. 아마 대장님 산행 후 예쁜 애인이라도 만날 시간 늦을까봐 서두르시듯 몰아 치셨지요.
온 몸은 이미 물먹은 솜이불이 되어 천근만근이고 흐르는 땀방울이 지나온 발자욱 위에 놓여 발자취 남겼던 들머리로 부터의 짧은 시간 그러나 마음은 이미 몇시간의 산행 후에 느끼는 불안감.
청주대장님과는 여러번 야등도 하고 주등산행도 했지만 어제의 무리한 몸을 이끌고 하는 이런 3산 종주는 처음인 나에겐 약간 무리다 심을 정도로 무척 빠르게 전진하네요 어느 누구하나 말이 없습니다.
대장님이 달아나면 금새 따라붙고 따라붙으면 또 달아나고 숨쉴틈도 없이 오르다 보니 벌써 삼막사 국기봉 우회길에 앉아 타들어 가는 목 축이며 간간히 불어 오는 산들 바람에 몸내던져 보았답니다.
힘이 부치고 숨소리는 헉헉헉 퍽탄이란 말이 듣기 싫어 무작정 달렸던 길 체력적으로 한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청주대장님 확실히 이 칠갑산 산행실력 및 체력 확인하시는 듯 했지요.
그러는 사이 발길은 벌써 망월암 지나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아담한 우리들만의 장소 찾아 점심상 차려 봅니다. 허기 채우기 전 누구랄 것도 없이 그 시원한 계곡물에 풍덩 몸 맡기고 탁족 및 알탕?으로 소금끼 씻어내니 모두들 한마디씩 하였지요. 여기서 물놀이나 하고 쉬었다 가자구요.
참으로 오붓하고 정겨운 시간입니다. 오손도손 둘러 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부터 산행에 대한 말씀들까지 참으로 이 같은 여유로운 점심 시간은 처음이었네요 워낙 빨리 내달렸기에 이 여유로운 시간의 점심 식사도 충분히 즐겼건만 평소보다 빨리 8봉 능선에 올라탈 수 있었답니다.
만족하고 풍요로운 만찬 후의 오르막이 다시 발목 잡아 끌고 쉬엄쉬엄 가자 노래하지만 잠시의 짬도 없습니다. 대장님 어찌 그리 야속하시던지 가지고 간 디카가 울면서 사진 한장 찍자 애원하지만 꺼낼 수 조차 없습니다.
뒤처지면 따라 붙기 힘들 것 같은 예감에 무조건 꽁무니만 보고 올랐지요. 몇봉의 봉우리를 넘자 이제사 대장님 말미를 주십니다. 간단히 대문사진 한장 박고 땀흘리며 쉬고 있는 멋지고 예쁜 모습 한장씩 찍어 드렸지요.
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산우님은 없어 보입니다 어느새 오봉 넘어 지네바위 앞에 앉아 흐르는 땀방울 흠치며 강제적으로 한컷
다시 은수님이 일등 꼬리 축하하며 금송님께 드렸다는 왕관 바위에서 다시 한컷 추억 만들고 연주대가 바라다 보이는 능선 끝자락을 붙잡고 발버둥 칩니다.
청주대장님 한 말씀 하십니다 대장이 퍽탄되어 더 이상 못간다고 그러니 잠시 쉬었다 가자 하셨지요 정말 꿀맛입니다 오늘 막내인 용띠 아우님 배낭에서 너무나 아름답고 맛있게 보이는 시원한 맥주 꺼내 한잔씩 돌렸지요.
아 이 오아시스, 이렇게 선배님들을 감탄시키는 아우님과 함께하는 산행 정말 고맙고 즐겁다는 인사뿐 그저 따뜻한 마음 나누웠지요.
따갑던 태양이 어느새 먹구름에 가려 낮게 드리워진 습한 공기가 온몸 짓누르고 지금까지 흘렸던 것보다도 더 굵고 많은 땀방울 내보내 마지막 남아 있는 한줌의 수분까지 쥐어 짜내고 있었지요.
연주암 절터에 앉아 잠시 릿찌교육도 받아 보고 남아 있는 막걸리 비우니 이제 마지막 하산길이네요 향교능선을 타고 바라보는 관악의 능선길이 오늘따라 유난히 더 아름다운 자태 뽐내며 종주길 안내했던 순간들
비구름이 운무와 이슬 만들어 흐르는 유성처럼 관악의 모든 능선에 흩뿌리고 살짝 모습 감췄다 드러내기를 반복하니 종주로 피곤해진 몸과는 달리 너무나 풍요로운 예술적 영혼이 마음 한구석에 피어나 그 아름다운 자태 시로 노래하자 했지요.
그 아름다운 능선길을 배경으로 마지막 디카셔터 누르니 하늘에서 시원한 보슬비 내려 더워진 대지와 몸매 식히고 오늘하루 정말 빡쎈 대장 만나 고생했다 위로 하네요.
쉬엄쉬엄 한 산행인 것 같으면서도 빡쎄게 빡쎄게 한듯하면서도 여유롭게 예상보다 한시간이나 먼저 하산하여 시원한 김치찌개 국물에 한잔 술 나누고 저녁 만찬 즐기니 이세상 부러움 이 한몸에 받고 돌아 왔네요.
종주산행의 진 면목을 보여주신 청주대장님 앞으로 자주 찾아 뵙고 오늘 같은 멋지고 환상적인 종주 자주 하길 빌어보며 이 칠갑산을 퍽탄 바로 입구까지 밀어 넣었던 함께한 산우님들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로 대신하네요.
종주산행의 묘미란 이런거야를 알려 주신 님들 편한 밤 보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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