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없던 일기 예보에 귀기우리며 솔지대장님과 함께할 도봉산 오솔길과 계곡에서의 물놀이와 빡새 사냥은 가능할지 무척 기다렸던 오늘.
아침부터 컴에 들어가 부산떨며 장대비가 �아지길 은근히 기대도 해 보았답니다 산행보다는 이슬이를 벗삼아 시원한 삼각산 계곡물에 발담고 내리는 빗줄기 음미함도 좋겠다는 단순한 이유도 있었고 또 한편으론 거세게 퍼붓는 장마비에 가슴 적시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하였지요.
부슬비가 내리는 아침 예상대로 대장님 계속 산행한다는 공지 올리시고 그 글귀 보는 순간 재빠른 걸음으로 단숨에 산우님들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갔답니다.
같이할 산우님 모두 9인으로 빡새잡기엔 아주 적당한 인원 원각사 앞마당에 모여 잠시 인사 나누고 빡새잡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봅니다 빡새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조심.
산정상에 살고 있는 빡새란 놈을 잡기 위해 오늘은 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지 또 그 빡새란 놈은 왜 항상 그리 높은 곳에만 서식하며 이 장마 우중에 우리 산우님들 마음 심란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어느 산우님이 그 날쌘 빡새 잡을까 확인하고 싶어졌지요.
거센 비바람에 꺽여 나딩구는 여린 나뭇가지와 파아란 잎새들이 힘겨워하는 우리들 발밑에 깔려 아픔을 호소하고 험악하게 파헤쳐진 오솔길이 알아 볼 수 없는 수없이 많은 계곡 만들어 알바 시켰던 곳.
그곳에서의 빡새 사냥이 서글펐던지 굵어지는 장대비속에 하얀 운무 펼처 앞길 방해하고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짜릿하고 비릿한 물방울이 발길 붙잡았던 사패산 오르막에 끈끈한 산우애가 피어났지요.
항상 평범을 거부하는 들머리 지나 정상에 오르니 빡새잡이 소문을 들었는지 이미 빡새란 놈은 저멀리 달아나고 따갑게 뼘때기 두들기는 장대비와 거센 바람만이 이 장마 우중에 여기 오느라 수고했다며 반겨 주웠지요.
서 있기 조차 힘든 운무속 비바람에 몸 맞기고 왜 이 거쎈 비바람에 여기까지 와야했으며 또 왜 이렇게 어려운 산행을 해야만 하는 건지 근본적인 자문자답을 해봅니다. 정답은 간단했지요 이유없이 단지 좋아서 왔으니까요
사패능선에 올라 타니 저 멀리 포대능선에서 그 빡새란 놈이 우릴 조롱하며 이제 오느냐 약올리고 있네요 거쎈 장대비 속에 빡새잡기 위해 달려보지만 울음소리만 들릴뿐 보이지도 않았지요
잠시 바위틈 쉼터에 앉아 준비한 과일로 타는 속 달래며 장마비 피해봅니다 이미 축축히 젖어 있는 몸이지만 마음만은 이미 빡새잡이에 성공이나 한듯 여유있는 웃음도 지어 보였구요.
더욱 짙게 드리워진 하얀 운무속에 우리들 빡새 사냥은 계속되고 보이지 않는 그 새를 찾아 헤매는 동안 군침도는 근사한 만찬장소 찾아보지만 어딜가나 비 피할 방법은 없었답니다.
내리는 빗물을 반찬삼아 허기채우는 동안 남아 있던 막걸리와 열무김치는 마셔도 마셔도 샘물 솟듯 끝임없이 빗물과 함께 빈통 채우며 함께 나눠먹으라 인심쓰고 있네요.
불어난 계곡물을 피해 안전하게 빡새잡이 노선도 변경하여 자운봉 우회하니 오리굽는 냄새가 코끝 간지럽히며 빨리 오라 부르고 있었지요.
물기 먹은 바위와 등산화를 조심하며 하산길에 접어 드니 몇마리 빡새도 못잡고 하산한다며 뚫린 하늘에서 바닷물 같은 장마비 �아 붓고 있네요 이 장대비에 배낭이라도 짊어지고 있으니 산악인으로 봐 주겠지요.
우산도 우비도 필요없었지요 내리면 내리는대로 또 적시면 적시는 대로 그저 자연이 주는 힘에 눌려 무거운 등산화 옮겨 봅니다.
날머리에 나와 빡새잡이에 지친 몸 추스리고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에 알탕 및 탁족하니 하늘도 탄복했는지 내리는 빗줄기 멈추고 잠시 방긋 미소 지어 주었지요.
장마 우중에 어렵고 힘든 산행이었지만 무사히 하산함을 자축하며 한잔술 들이키니 산우애 불타오르고 여기 모인 산우님들 다음에 다시만나 못다한 빡새잡이 하자 약속했네요
오늘 우중 산행이란 무엇인가를 유감없이 알려주며 안전한 리딩으로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주신 솔지대장님께 고마움 전하며 함께한 산우님들, 제관님, 고마운님, 회오리님, 고구마님, 버디님, 암장님, 지혜님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 빡새사냥 다시하자 기약하며 꿈나라 여행을 떠납니다.
즐겁고 신나는 연휴 잘 보내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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