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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제1차(산행완료)/백두대간 산행 후기

백두대간 제2차 산행 (성삼재에서 여원재 구간, 3/2-3/3)

by 칠갑산 사랑 2007.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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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아름다운산 제2기 백두대간 제2차 산행 일지

 

날짜 : 2007년 3월 2일부터 3일까지 (무박 2일)
날씨 : 새벽에 비내린 후 오전 중 안개와 운무, 오후엔 맑음
온도 : 최저 영상 2도 낮 최고 영상 8도 (체감 온도는

         따뜻한 봄 날씨)
참가인원 : 총 62인 (존칭생략) - 칠갑산, 우산, 쑤꿀, 피그,

         민희, 물사맨, 짱도, 자우롬, 왕언니, 일여, 산국화,

         돈반구리, 행자, 설총, 고산자, 강고집, 버팔로,

         베짱이, 해머, 마취, 정우, 사하라, 민비, 두부아짐,

         볼켄, 청목, 무시로, 풍운, 석불산, 그자리에, 바드,

         강태공, 마뜨리, 바람의향, 위아남, 따스, 하이킹,

         피리, 운수대통, 거울, 여상, 산하, 양형렬, 태백,

         김태풍, 우산, 명화, 좋은느낌, 료가, 독불장군,

         푸른하늘, 은수, 가형, 솜이, 걸음마, 한키호테,

         들꽃정원, 랜더, 무사, 조자룡, 인삼, 왕짱구, 풀빵
산행코스 : 성삼재 주차장 - 1102봉 - 작은고리봉 -

         묘봉치 - 만복대(1433.4 mtrs) - 정령치 휴게소 -

         큰고리봉 (1304.5 mtrs) - 고기리 고촌마을 -

         주촌리 노치샘 - 수정봉 - 입망치 - 무명봉 -

         임도 - 여원재

산행거리 : 도상거리 20.60 Km, 접속구간 0.0 Km,
산행시간 : 선두 8시간 30분, 후미 11 시간
준비물 : 식수 1 리터, 보온병에 전복죽 1병, 누른 호빵

         15개, 생고구마 1봉지, 과일젤 3개, 처음처럼 0.6

         리터, 육포, 쵸콜렛, 커피, 김밥 1줄, 물컵, 시에라

         컵, 수저 및 젓가락, 스틱 2개, 방수옷 상하, 우비,

         겨울용 방한 장갑 및 모자, 땀수건 1개, 목수건 2개,

         귀마개, 얼굴마개, 체인젠, 스패츠, 구급약, 테이핑,

         에어파스, 압박붕대 2개, 가위, 나이프 2개,

         헤드렌턴 2개 및 예비 건전지,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쓰레기 봉투 2개, 1회용

         티슈 2봉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버너 및 코펠, 가스통 1개, 라면

         4개, 물 1.8리터, 속옷 1벌, 겨울 바지 및 티셔츠,

         양말 1족,

교통수단 : 45인승 버스 2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011-788-7023

 

상세 일정


2일
23:10 서울 사당에서 45인승 버스2대 출발
23:20 양재역에서 산우님 탑승
23:35 서울 톨게이트에서 산우님 탑승


3일
00:40 옥산 휴게소에서 휴식
02:20 함양 휴게소에서 휴식
03:45 성삼재 주차장
04:20 들머리로 이동 후 산행 시작
05:00 작은 고리봉
05:40 묘봉치
06:23 헬기장
06:48 이정표(성삼재 4.0 Km, 만복대 2.0 Km)
07:08 바위 전망대
07:18 로프지대
07:23 만복대(1433.4 mtrs)
08:02 삼거리
08:43 산불 감시 초소
08:48 정령치 휴게소
09:17 큰고리봉(1304.5 mtrs)
10:53 계곡
11:05 고기리 고촌마을 (아침식사)
12:05 노치샘
13:18 수정봉
13:30 헬기장
13:45 입망치
14:15 무명봉
14:45 임도
15:03 여원재 운성대장군비
16:20 남원에서 늦은 점심 매식
16:50 남원 출발
18:50 이인 휴게소에서 휴식
20:40 사당 도착 후 해산

 

 

대간길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선사 받으며

 

 

일주일 전부터 여러 가지 예상되는 백두대간 제2차 산행길의 어려움으로 잠못 이루다 보니 몸이 가볍지 않다.

많은 산우님들의 산행 취소가 이어지고 지리산 국립공원으로 편입되어 있는 성삼재 주차장에서 정령치 휴게소까지 봄철 산불 예방 기간으로 입산이 통제되는 중에 날씨 마저도 비가 내리고 운무로 시야가 밝지 못하다는 소식에 즐거움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고기삼거리 다리위에서 아침식사 후 단체사진

 

많은 대장님들과 산우님들이 산행에 대한 걱정과 문의에 일일히 답해 드리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지 생각하며 산행할 수 있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짜기 시작한다.

 

어짜피 몇몇 구간은 휴식년제로 묶여 있고 또 어떤 구간은 이번처럼 입산통제에 걸려 모든것을 지키며 백두대간을 완주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산행에 참가하시는 모든 산우님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무사히 산행할 수 있다면 가야된다는 신념으로 밀어 붙이기로 한다.

 

산행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하니 갑자기 바빠진다.

식당과 차량을 확보하고 또 다시 인터넷과 얼마전 다녀오신 다른 산우님들과 지인들게 확인하여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무일 없이 잘 다녀올 수 있겠다는 확신을 산행 당일 전 최종 확인하니 이제 출발만 남아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산우님들의 산행 신청, 총 62명의 산우님들을 모시고 안전 사고없이 무사히 산행 마치고 돌아 올 수 있을까 하고 다시 걱정이 있었지만 아무튼 출발은 좋다.

 


만복대 내려 가는길에 들린 옥산 휴게소, 굵은 빗줄기에 마음 졸였던 시간

 

약속된 시간에 거의 모든 산우님들 테워 서울을 벗어나니 잠시 긴장이 풀어지며 몸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남으로 내려 갈수록 빗발이 굵어지고 짙은 운무가 앞길을 막아서는 날씨에 산행에서의 어려움과 힘듦이 벌써 밀려온다.

길이나 미끄럽지 않기를 바라면서 성삼재주차장 도착 바로전에 버스를 세우고 조심스럽게 주차장에 들러 도둑고양이처럼 주의를 살피고 주차요원의 유무를 확인하지만 인적은 찾아볼 수 없고 단지 흩뿌리는 빗방울만이 얼굴과 가슴을 적신다.

 

마음은 바쁘게 빨리빨리를 외치지만 우중 산행을 준비하고 많은 인원 확인하다 보니 벌써 40분이상 지체되어 산행 시작은 예상보다 50여분 늦어진 4시 20여분이다.

 

출발전 선두 리딩을 부탁드린 볼켄님과 들머리를 찾았지만 전방 2 - 3미터도 보이지 않는 운무속에 잘못 찾아 볼켄님이 많은 고생을 하셨다.

 

그래도 순조로운 출발에 마음이 놓이고 너무나 길게 일렬로 줄지어 산행하는 산우님들의 긴 꼬리를 보니 그 동안의 힘들고 어려웠던 마음이 모두 지리산 자락으로 사라진다.

 


어둠과 운무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작은 고리봉

 

다시 강태공님께 후미를 부탁 드리고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니 오락가락하는 가랑비속에 전혀 앞을 분간하지 못할 짙은 어둠과 운무에 단지 앞산우님의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전진해 나아갈 뿐이다.

 

산행 시작 후 한 20여분이 지나자 가랑비가 멈추고 우비속 등줄기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조금 더 전진하다 더위를 피해 우비를 벗어 배낭 정리하고 오르니 작은고리봉으로 추정되는 지점이 나타나지만 보이는 것은 단지 잠시 휴식 취하는 산우님들의 헤드렌턴 불빛만이 힘겹게 주의를 밝히고 있다.

 


묘봉치 지나 만복대를 향해 오르면서

 

참으로 전망이 좋아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노고단쪽 운해가 무척 아름답다 알고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바로 옆 산우님의 얼굴조차 분간하기 힘든 운무이기에 쉽게 포기한다.

 

이제부터 내리막 길이기에 좀 빠른 진행을 기대했지만 겨울답지 않은 높은 온도에 내린 겨울비로 인해 질척이는 능선길 그리고 그속에 악마의 이빨처럼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얼음 덩어리들, 생각처럼 전진하기가 힘들다.

 

이곳 저곳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내쉬는 한숨과 가끔은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들, 그중에 나도 두번의 미끄러짐으로 스틱까지 부러트리니 다시 선등하실 볼켄님과 사하라님이 걱정이다.

 


어둠과 운무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 무척 고생하신 리딩대장 볼켄님

 

이 어두운 운무속에 질척이고 미끄러운 길을 찾기 위해 얼마나 빨리 내달리고 있을지 그리고 또 길 찾기에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상상 이상으로 고생하고 있으리라.


후미에서 열심히 산행하시는 산우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늦더라도 많은 시간차이는 없을거란 확신이 들었음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였으리라.

 


만복대 오르기 바로 전 전망 바위에서

 

다시 첫번째 헬기장 지나 묘봉치 그리고 다시 헬기장을 지나지만 아직도 지리산 자락의 어둠과 짙은 운무와 안개만이 우리를 지켜 봐 주는 세상, 보이는 것이라고는 같이 말없이 산행하는 산우님들의 뒷모습과 거친 숨소리뿐이다.

 

헷갈리는 길이기에 최종 후미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 다시 시작된 오르막 능선길, 6시 40여분이 지나자 이 모든 세상을 삼켰던 어둠과 운무가 엷어지면서 서서히 만복대 주의의 작은 억새와 조리대가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이다.

 


만복대 정상에서

 

전망 바위에서 열댓명의 후미조 모두 모여 미니 단체 사진 한장 찍고 만복대에 오르니 7시 20여분이다. 무척 강한 바람이 불면서 오늘 처음으로 차가운 지리산 바람에 추위를 느껴본다.

 

이 험난한 산행길에 3시간만에 만복대에 올랐으니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다. 돌탑에 올 한해의 무병장수와 안전한 대간길을 빌고 내려오니 다시 미끄러운 얼음조각이 앞길 막고 쉽게 내주질 않는다.

 

정령치 내려가는 삼거리에서 나부끼는 아름다운산 띠지를 발견하곤 얼마나 반가웠던지. 선등하시는 볼켄님이 이 길을 찾아 어렵게 달아놓은 꼬리표이겠지 하고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전해본다.

 


정령치 휴게소 내려오기 전 보았던 버들강아지


정령치 휴게소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능선길에 봄을 머금은 버들강아지가 하얀속털을 내보이며 힘내라 성원보내고 저멀리 산불 감시초소가 눈에 들어오니 후유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얼마나 가슴 졸이며 지나온 입산금지 구간이였던가.

 


아침식사를 하려 했던 정령치 휴게소, 문이 굳게 잠겨있다

 

정령치 휴게소를 지나 다시 능선길로 오르니 이제 큰고리봉이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잠시 휴식 취하며 숨을 돌려본다

 

다시 좌측으로 꺽인 급경사길, 무척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모든 산우님들 아무 사고없이 잘 지났음을 감사하며 발걸음 재촉하니 이제까지 깔려있던 활엽수 대신 소나무 밭속 솔잎이 포근한 양탄자인양 향긋한 솔내음과 함께 반갑게 맞이해 준다.

 


아침을 먹었던 고기삼거리 근처 계곡물

 

조금 더 내려가니 좌측에 이름모를 계곡물이 풍부한 수량을 담아 시원한 물소리로 가슴을 닦아주고 드디어 11시경 모든 산우님들이 기다리는 고기리 삼거리 다리위이다.

좋은느낌님이 준비해 주신 따뜻한 닭계장에 찬밥 말아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으니 그동안 지나온 어려움이 모두 그 국물속에 녹아든다.

 


고기삼거리 다리위에서 아침식사 후 단체사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단체사진 한장 찍고 아스팔트길을 따라 주촌리 가재마을 노치샘에 들려 전국에서 최고로 맛있다는 샘물에 입맞춤해 본다.

 


노치샘에서 물맛을 보고 있는 산우님들

 

다시 오래된 노송 4그루가 서 있는 동산에 올라 옛날 시골에서 자라며 놀던 동무들과 어린 시절 추억에 잠시 잠겨 본다.

 


가재(노치)마을 뒤편에 서 있는 노송 4그루 앞에서

 

다시 중간 후미 뒤섞여 수정봉 깔딱을 오르다 잠시 이름모를 묘기 앞에 앉아 어려움 달래며 대장과 총무님의 노래 한곡조로 피로 날리고 수정봉에 오르니 13시 15분을 가르키고 있다.

 


수정봉 오르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총무인 우산님 한곡조

 

이제부터 무척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며 구간이리라.

 


수정봉 정상에서 후미대장이신 강태공님

 

높낮이가 다른 몇봉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시간, 긴 여정의 마지막 길이기에 더욱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리라.

 

헬기장 지나 입망치를 오르고 다시 마지막 무명봉을 넘으니 임도가 나타나고 운성대장군 이정석이 반긴다.

 


마지막 여원재로 내려와 운성대장군 표지석에서 운수대통님

 

후미를 제외한 산우님들 모두 모여 힘든 대간길 여정에 힘들었겠지만 한분 한분 내려오실 때마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니 또 한구간의 대간길이 아스라이 추억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남원 식당 앞에서 늦은 점식 후 마지막 단체사진

 

남원에 들려 추어탕과 한잔의 이슬이로 목 축이고 서울로 돌아오니 일상의 바쁜 생활이 다시 삶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

 

어둠과 짙은 운무로 앞도 분간 못할 새벽녘에 길 찾으며 리딩해 주신 볼켄님과 사하라님의 수고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맛난 아침식사를 준비해 주신 좋은느낌님께 고개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항상 후미에서 도와주시고 힘을 주신 강태공님께 큰 박수를 보내 드리며 함께한 62인의 산우님들, 힘들었지만 추억에 남을 멋진 대간길 함께하여 주심에 감사와 고마운 마음 듬뿍 담아 드림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다시 대간길에서 뵙겠습니다.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