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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아름다운산 제2기 백두대간 제1차 산행 일지 제1부,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
산행날짜 : 2007년 2월 9일부터 11일까지 (무박 1박 3일) 산행날씨 : 12일 - 맑은 후 흐리고 때때로 강한 눈 내린 후 맑음 13일 - 맑았으나 운무로 인해 시야 제한 산행온도 : 최저 영하 8도 낮 최고 영상 5도 (체감 온도는 영하 15도 쯤으로 생각되였음) 참가인원 : 총 39인 (존칭생략) - 홍길동대장, 일여, 베짱이, 돌팔매, 왕언니, 강태공, 행자, 돈반구리대장, 민희대장, 하이킹, 아이스 맨, 풍운대장, 사하라, 정우, 기분존날, 석불산, 곰취, 바람의향, 자우롬, 희수, 은수, 좋은느낌, 운수대통, 한살림, 짱도, 볼켄, 피리, 찬비, 료가, 피그, 솜이, 산하, 따스, 고산자, 청목, 우산, 설총, 가형, 칠갑산 산행코스 : 중산리 매표소-로타리 대피소(법계사)-천왕봉-장터목산장-연하봉-촛대봉-세석산장-영신봉-칠선봉-선비샘-벽소령산장(1박)-형제봉-연하천산장-토끼봉-화개재-삼도봉-임걸령-돼지평전-노고단-성삼재 산행거리 : 도상거리 28.50 Km, 접속구간 5.6 Km, 산행시간 : 10일 - 선두 12 시간, 후미 14 시간 11일 - 선두 7 시간, 후미 9 시간 30분 준비물 : 식수 1 리터, 빈 물통 1.8 리터, 물에 불린 쌀 3식분, 김치 1통, 밑반찬 2 종류, 육포, 과일 젤 3개, 라면 3개, 쵸콜렛 5개, 커피 6개, 처음처럼 0.4 리터, 삼겹살 1근, 김밥 1줄, 물컵, 시에라 컵, 수저 및 젓가락, 포크, 코펠, 버너, 빵 2개, 귤 10개, 돼지머리, 떡 한 조각, 스틱 2개, 속옷 1벌, 티셔츠 1개, 결울 방한복 1벌, 양말 2족, 겨울용 방한 장갑 및 모자, 땀수건 3개, 목수건 3개, 귀마개, 얼굴마개, 체인젠, 스패츠, 매트리스, 구급약, 테이핑, 에어파스, 압박붕대 2개, 가위, 나이프 2개, 헤드렌턴 2개 및 예비건전지,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휴지 1롤, 키친타올 1롤, 물티슈 1봉, 쓰레기 봉지 2개, 1회용 티슈 2봉,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속옷 1벌, 겨울 바지 및 티셔츠, 양말 1족, 6발 아이젠 교통수단 : 45인승 버스,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011-788-7023 상세 일정 : 2월 9일 23 : 00 사당역 집결 후 까페지기님, 상운부장님의 인사 말씀과 샤프란 대장님, 유리구두, 써누 및 스네이크님의 배웅으로 첫 1차 백두대간 출발 2월 10일 00 : 30 옥산 휴게소에서 1차 휴식 03 : 30 중산리 주차장 도착 03 : 35 제2기 백두대간 제1차 산행 축하 케이크 절단 및 샴페인 축하 행사 03 : 40 간단한 몸 풀기 및 체조 03 : 50 임도 따라 첫 산행 출발 04 : 15 두류 매표소 도착 후 잠시 휴식 04 : 30 두류 매표소 통과 후 본격적인 산행 시작 06 : 10 망바위 도착 06 : 50 로타리 대피소에서 휴식 07 : 20 전망 바위에서 일출 감상 및 사진 촬영 08 : 18 개선문 도착 08 : 49 천왕샘 도착 09 : 25 산신제 거행 장소 도착 09 : 40 천왕봉 밑 전망대에서 산신제 진행 10 : 06 천왕봉 도착 후 사진 촬영 10 : 12 천왕봉에서 하산 10 : 34 통천문 통과 10 : 55 제석봉 11 : 05 장터목 대피소에서 라면으로 간단한 아침 식사 12 : 20 상고대 터널 12 : 44 연하봉 12 : 50 헬기장 13 : 25 삼신봉 14 : 04 촛대봉 14 : 10 세석 평전 14 : 25 세삭 대피소에서 커피 15 : 18 영신봉 16 : 13 칠선봉 16 : 26 덕평봉 17 : 10 선비샘에서 식수 보충 17 : 57 구벽소령 임도 18 : 25 벽소령 대피소에서 석식 후 1박 2월 11일 02 : 30 기상 03 : 30 조식 준비 및 아침 식사 05 : 20 인원 점검 및 벽소령 대피소에서 출발 06 : 00 형제봉 06 : 20 삼각고지 06 : 53 연하천 대피소 07 : 20 명선봉에서 해돋이 감상 07 : 33 총각샘 08 : 08 토끼봉 08 : 37 화개재 09 : 08 삼도봉 09 : 15 노루목 09 : 51 임걸령 샘터 10 : 04 피아골 삼거리 10 : 15 돼지평전에서 간단한 식사 11 : 30 노고단 11 : 45 노고단 대피소 12 : 30 성삼재 주차장 14 : 35 성삼재 출발 15 : 30 남원 광성 추어탕 식당에서 식사 17 : 00 남원 출발 18 : 30 정안 휴게소에서 휴식 20 : 00 사당역 도착 후 해산 백두대간 산행에 첫 입산을 축하하며 언제부터인가 마음속으로 완주란 거대한 희망을 품고 걷고 싶었던 길, 백두대간. 아마 4050아름다운산 방에 들어와 산행을 하고 산행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부터 새로운 열정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하나하나 준비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백두대간 산행과 백두대간 팀, 이름만으로도 나와는 상관 없는 특별한 산우님들에 의해 쓰여지는 특별한 산행으로만 인식되던 그 길을 내 자신이 대장이 되어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한다는 가슴 설레임과 벅찬 감정으로 잠 못 이루고 기다리던 그 마루금. 흥분으로 기다리다 맞이하는 그 순간만큼은 나와 함께하는 산우님들게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욕심과 질투로 가득찬 마음을 비우고자 다짐해 본다. 산행 완주 후 성삼재 주차장에서 39 산우님들 모두 모여 노고단을 배경으로 한컷 작년 와해된 대간팀을 복원하자 의기투합한 산우님들 중의 한 사람으로 정말 열정적으로 참여했고 또 거기에서 흘렸던 수많은 값진 땀방울들의 추억이 있기에 더욱 그 길에 대한 편애와 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가고 싶은 곳 그리고 내가 걷고 싶은 속도와 무념의 마음으로 이 산하를 음미하면서 저 남쪽의 끝자락 향로봉 까지 중단없이 걸어 갈 것이다. 마음만으로도 또한 체력만으로도 갈 수 없는 머나먼 길이기에 차근차근 체력을 기르고 충전하면서 강인한 정신력으로 어려움 극복한다면 나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으리란 확신으로 그 상쾌하고 아름다운 길로의 대 장정을 시작한다. 이제 어둡고 쓰라린 백두대간 산행에 대한 기억과 추억은 날려버리고 희망과 꿈이 가득한 대간 마루금의 풍만한 가슴에 안겨 보잘것없는 작은 인생이지만 모든 것 걸고 완주하는 기쁨을 맛보지 않겠는가 아름산우님들이여??? 제석봉을 내려오다 너무나 환상적인 침엽수 상고대를 바라보며 참으로 따뜻한 밤이다. 하늘엔 서울 야경에 묻혀 지금껏 잊고 살았던 별빛이 빛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정으로 가득한 따뜻한 밤 공기가 가슴을 적신다. 그 늦은 시간까지 백두대간 출정을 앞둔 산우님들을 격려하고자 나오신 오륙도 까페지기님과 상운 산행부장님, 그리고 샤프란 대장님과 스네이크님, 유리구두님, 써누님, 모든 분들게 이렇게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하는 것조차 미안할 따름이다. 또한 배웅할 수 없는 시간이라며 모든 대원들에게 음료수를 제공해 주신 미산대장님께 감사 드리며 전화로 문자로 그리고 쪽지로 격려해 주시고 애정 보내주신 모든 아름다운산방의 산우님들께도 고마움과 감사를 드리며 완주하는 그날까지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 주실 것을 부탁 드려 봅니다. 모두 39인의 너무나도 늠름하고 자랑스런 백두대간 대원들, 중량초과로 서울 톨게이트에서 몇몇 산우님들이 내려 걸어가는 수고까지도 웃으면서 도와주는 모습에서 벌써 무사 완주란 멋진 단어와 가슴 저린 산우애를 보는 즐거움이란 느껴보지 못한자는 알 수 없는 것이리라. 신갈에서 마지막 행자님을 태워 달리는 버스는 텅빈 경부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려 벌써 어둠이 지배하는 저 시골 한 모퉁이에 자리잡고 찾는 산객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는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한다. 다른 산악회에서 왔다는 또 다른 버스 한대만이 그 넓은 주창장에 홀로 외롭게 지키고 있고 금방이라도 발밑에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별빛들이 초생달에 웃음지으며 어서오라 손짓하듯 반겨주는 정겨움이 있는 시간, 까페지기님이 준비해 주신 케이크와 샴페인으로 간단한 출정식을 치루고 두 어깨를 짓누르는 자기 키만한 배낭들을 짊어 매고 어영차 어영차 출발이다. 두류매표소에 도착하니 졸린듯 눈비비며 입산을 통제하는 관리소 직원과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고 정확히 4시 25분경에 지리산 끝자락에 들어선다. 두류 매표소에 도착하여 졸린듯한 불빛을 바라보며 많은 종주산행을 해 보았지만 이번처럼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적은 없었던듯 아니면 내 체력을 넘어선 무게 때문인지 무척 고통스럽고 힘이 든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첫 들머리에서의 오르막은 얕으막한 앞산이라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이지만 이번만은 마음의 부담도 크게 작용한듯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한 발걸음이 자꾸만 더뎌진다. 로타리대피소에서 그래도 피할 수 없는 시작이기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피리님과 왕언니님과의 정담속에 어느새 망바위 지나 로타리 대피소이다. 정적을 깨고 많은 산우님들이 간단한 요기거리 만들어 이슬이 한잔으로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 피해 몸 녹이니 이것이 바로 입산하는 이유이리라. 서로가 서로를 위해 가면서 건네는 한잔 술, 몸은 무겁지만 마음만은 가벼운 새털이 되어 벌써 저 멀리 보이는 천왕봉에 도착해 있을 선두 그룹과 함께하고 있다. 이 칼바람에 얼마나 춥고 배고풀까 생각하니 한시를 지체하기가 미안하다. 다시 발걸음 재촉하니 어느새 동녘하늘에선 자연의 신비로운 탄생을 알리는 붉은 빛이 발산되고 잠시 후 누구랄 것도 없이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터진다. 로타리대피소를 지나 전망대에서 바라 본 일출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지리산 일출, 이날만큼은 우리 아름산 대간 대원 39인 모두가 3대에 걸쳐 덕을 쌓은 사람 인양 의기등등해 가며 디카 누르기 바쁘다. 상쾌한 아침에 멋지게 떠오르는 첫 산행에서의 주체할 수 없는 일출을 뒤로 하고 계속 가파른길 오르니 개선문이 보이고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모여 환상의 빙벽과 고드름을 선사하고 있다. 은수님이 주시는 고드름에 어린 시절 추억 떠올리며 좀 더 오르니 이국적인 상고대가 반갑게 반기고 그 모습에 취해 잠시 휴식 취하며 마지막 힘을 다해 본다. 칼바람이 볼때기와 귓때기를 자르듯 스치고 그 무서운 기세에 눌려 잔잔한 햇살이 비추는 전망대에 모여 오늘의 큰 행사인 산신제를 지낸다. 축문 유세차 2007 丁亥年 2월 10일, 4050아름다운산 제2기 백두대간 회원일동은 천지신명과 지리산 산신께 엎드려 고합니다! 백두에서 지리까지 뻗어내려 온 대간의 끝자락에서 한반도를 굽어보시며, 그 안의 모든 만물을 지켜주시고 소생시키시는 산신이시여! 여기 그 산천의 맥을 찾아 산행하려는 산악인들이 모였습니다. 부디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굽어 살펴 주시기를 앙망하나이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이곳에 모여 백두대간의 긴 여정에 첫걸음을 내딛고자 이렇게 산신께 고합니다. 이제 첫 발을 내딛는 이 순간부터 비록 절반 밖에 갈 수 없는 이 산하이지만, 그 산행 하나 하나가 산을 배우고, 자연과 하나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니, 무사안전하게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산신의 지혜와 덕으로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모인 우리들은 바위와 나무 그리고 산야의 작은 풀 한포기라도 그 터전을 더럽히지 않는 모범 산악인이 되어 대자연과 동화 되는 그런 자연인이 될 것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산신께 준비한 상차림이 비록 조촐하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즐거이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가 올리는 이 술 한잔 받으시고 우리의 산행이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길이 될 수 있도록 굽어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백두대간 산행이 힘들지만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주옵시고,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마음을 갖게 해 주옵소서, 아울러 아름산방 회원님들의 가정에도 행복과 기쁨이 넘치는 한 해가 되도록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크게 올리는 절과 한 잔의 술에 흠향하시어 우리의 길을 밝혀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7년 이월 십일 4050아름다운산 제2기 백두대간 회원 일동이 엎드려 고합니다. 힘들게 들고 올라간 음식들을 정성껏 차려 놓고 산신제를 지내면서 모두가 경건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제상을 차리고 나누는 인정에서 앞으로의 밝은 대간길을 바라 본다. 너무나 추운 날씨에 제대로 음식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용솟음치는 산우님들의 열정에 몸 녹이고 음복한 후 천왕봉에 올라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고대를 바라본다. 수없이 다녔던 겨울산행, 그래도 지금껏 보지 못했던 환상의 지리산 상고대 앞에서 더욱 작아지는 인간을 뒤돌아 보며 채울 것도 가져갈 것도 없는 짧은 우리네 삶을 생각해 본다. 천왕봉에서 미니 단체 사진 하늘을 통하기 위해 지난다는 통천문 지나 제석봉 고사목 지대에 이르는 마루금에서 바라보는 상고대,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한 그 자태를 작은 디카에 모두 담아 올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만 더해가고 그래도 담을 수 있는 한 많이 담아 보려 노력해 본다. 천왕봉을 내려와 통천문 가는 길에 피어 있는 상고대속의 피그님 오랫만에 함류한 피그님과 기분존날님을 상고대에 밀어 넣고 몇장의 사진으로 아쉬움 달래니 벌써 장터목 대피소이다. 저 멀리 내려가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받아 올라오는 길은 어찌나 가파르고 다리를 붙잡는지. 그래도 먹어야 먼 길 떠날 수 있기에 몇 개의 라면에 찬밥 말아 먹고 다시 출발이다. 아침 라면을 끓여 먹은 장터목 대피소 전경 중산리에서 선두쪽에서 시작한 산행이 이젠 제일 후미에서 왕언니님, 왕언니님과 갑장이시라는 청목님, 영원한 후미조 돌팔매님, 그리고 대간 총무이신 우산님과 처음 대간길을 찾아 주신 가형님, 새로 후미조에 편입된 따스님과 후미대장으로 손색없는 강태공님이 한조가 되어 환상의 상고대 터널을 사부작 거닐어 본다. 너무나 멋들어진 침엽수 상고대 밑에 나란히 서 있는 우산총무님과 가형님 연하봉 지나 삼신봉을 지나니 어느덧 하늘엔 먹구름이 끼고 갑자기 앞을 볼 수 없는 눈보라가 길 막으며 산악지형 특유의 변화무쌍한 날씨를 선보인다. 따스님 얼굴엔 어느새 마른가지에 피어 있는 상고대 보다 더욱 아름다운 인간 상고대가 피어나고 그 모습 디카에 담으며 이야기 나누니 벌써 촛대봉이 눈앞이다. 마른 나뭇가지에 피어 있는 상고대 보다 훨씬 멋지게 피어난 인간 상고대, 따스님의 순진 무궁한 모습 더욱 세차게 불어대는 겨울 바람이 눈보라를 일으키며 촛대봉을 삼키고 그곳을 지나는 후미조는 바람에 날아갈까 중심조차 가누기 힘겹다. 그래도 흔적을 남겨야 되겠기에 빠른 손놀림으로 한컷 찍고 철쭉으로 유명한 세석 평전으로 들어선다. 생각해 보니 선두는 이미 벽소령 대피소 가까이 도착될 시간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하게 앉아 있는 세석 대피소, 세석 평전에서 내려다 본 풍경 저 멀리 발 밑엔 여느 유럽의 아담하고 조용한 산골 마을 풍경인양 세석 대피소가 조용히 앉아 있고 추워진 몸 녹이고 가라 손짓하듯 반긴다. 잠시 커피한잔 나누고 솟아지는 굵은 눈발을 헤치고 잠시 러쎌을 해본다. 이또한 새로운 경험에 새로운 풍경. 잠시 전망대에 서서 눈보라속에 후미조 단체 사진 한장 찍고 영신봉에 오르니 어느새 하늘에선 따뜻한 햇살 보내 언제 겨울 날씨였나 싶을 정도의 온화한 기온을 불어 준다. 두 계절이 공존하는 지리산, 때로는 격렬한 시베리아 칼바람으로 때로는 부드러운 봄날의 여인 손길로 우리를 유혹하고 그 유혹에 빠져 잠시 산행의 고통과 어려움을 잊어 본다. 시간을 보니 선두와 중간 그룹은 벌써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할 시간, 약간 서두르지 않으면 다시 헤드렌턴을 차고 밤길을 걸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이 밀려오지만 이미 허기진 뱃속과 무거워진 발걸음은 제자리에서 맴돌듯 앞으로 진행이 더디다. 저 칠선봉 뒷편에 두 젊은이가 식은 김밥으로 종주를 자축하고 있다 그래도 부지런히 걸어 칠선봉에 이르자 젊은 두 사나이가 차디차게 식은 김밥 한 줄로 허기 채우며 이 추위에 지리산 종주를 처음 한다며 웃음 짓는 모습에서 다시 약간의 힘을 얻어 본다. 무사 종주를 빌어주고 다시 철 계단을 내려와 끝없이 이어진 눈밭 길을 걸으니 덕평봉이 보이고 여기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해 본다. 이제 강하게 내리던 눈발도 잠잠해 지고 날씨는 맑게 변해 가지만 산악지대의 저녁은 금새 온도가 떨어져 땀으로 젖은 옷깃에 바람이 스칠 때마다 사시나무 떨듯 몸이 흔들린다. 그래도 가야하는 길이고 또 약속된 장소까지 가야만 하룻밤 무사히 보낼 수 있기에 열심히 발길 옮기니 벌써 선비샘이다. 사시 사철 끊이지 않는 선비샘의 시원한 물줄기 시원한 물한모금으로 입가 적시고 남아 있는 빈 물통에 가득 가득 물 채우니 약 7리터의 물, 중산리에서 돼지머리 넣어 올라오던 배낭보다도 더 무거워진 무게에 두 어깨는 바닥으로 처지고 배고품에 발걸음은 자꾸 느려진다. 그래도 선두에서 최선을 다해 나아가니 저 멀리 벽소령 대피소가 아스라이 눈가에 들어오고 힘을 얻어 내리막길 내려가니 구벽소령 임도가 나온다. 두 젊은이가 비박한다며 텐트를 치는 모습에서 젊은날의 자신을 반추하며 그 젊음을 쉽게 써 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을 안아본다. 이제 서서히 어둠이 깔리고 불빛 따라 내려가니 저 멀리 산우님들이 마중 나와 배낭을 받아준다. 구벽소령 임도에 거의 내려와 바라본 지리산 일몰 광경 사나이 가슴 한켠에 숨어 있던 감정이 일어나며 어느산행에서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진한 산우애를 느낀다.이것이 진정 대간길이며 함께하는 산우들이겠지.이런 믿음과 배려해 주는 마음이 있기에 그 힘들고 먼 여정도 마다 않고 또 달려들 오는 것이겠지. 1박한 벽소령 대피소 전경 처음 대간길에 참여하여 처음으로 보았던 이런 광경에 너무나 감동된 따스님의 뜨거운 뜨거운 눈물이 참 산행과 참 산우애를 일깨우고, 늦게 도착한 산우님들을 위해 먼저 도착한 산우님들이 정성드려 따뜻한 밥과 국물 그리고 삼겹살을 준비하고 시원한 이슬이 한잔을 권할 때 왜 내가 여기에 있고 또 대간길을 가야하는가 하는 답을 얻는다. 하루를 마감하고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에 가려 많은 별은 아니더라도 너무나 밝고 총명히 빛나는 별빛에 하루의 피로를 풀고 더운 열기가 품어져 나오는 침상에 누우니 벌써 꿈나라 친구들이 어서 오라 손내밀어 이끌고 있다. 하루 정말 무거운 배낭을 등에 매고 여기까지 함께 온 38인의 모든 산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제1부를 마감한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제2부는 별도의 일지로 다시 채워 놓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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