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제1차(산행완료)/백두대간 산행 후기

1백두대간과 9정맥 및 6기맥 그리고 162 전지맥 완주를 뒤돌아 보며

칠갑산 사랑 2022. 12. 2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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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변곡점을 만들어 준 산행을 추억하며,

 

따뜻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지만 긴장이 풀리면서 세상을 외면하고 잠시 더 머뭇거리며 갑자기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살펴보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나 홀로 따뜻한 햇살에 얼굴조차 내밀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무엇이 그토록 산행에 빠져들게 만들었는지 아직도 해답을 찾을 순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먹고 사는 일을 제외하고 가장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진행하며 얻은 또 다른 세상에서의 충만한 인생이었기에 16년이란 장구한 세월동안 수많은 난관과 어려움에 봉착하면서도 굿굿하게 헤쳐 지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좁은 시골에서 태어나 하늘을 떠다니는 비행기를 신기해하며 살다 세상을 주유하는 직업을 택해 전세계를 누비며 경제적인 안정과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과 바꿀 수 없는 건강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그때부터 운동과 산행에 빠져들다 보니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과는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인생도 조금씩 변해간 듯 하다.

한동안 사는 곳과 가까운 삼성산과 관악산을 줄기차게 오르다 거창한 백두대간에 대한 동경심이 커질쯤 처음으로 참여한 백두대간 댓재에서 백봉령까지의 산행에서 인생과 산행에 대한 변곡점을 만드는 변화가 생기고 그때부터 자연에 빠져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각박함을 조금이나마 치료하다 보니 조금씩 시야가 넓어지며 우리나라 산줄기 체계에까지 관심이 넓어지게 되었다.

자료를 찾아 공부를 하고 배운것을 직접 산행을 하면서 확인하는 즐거움에 먹고 사는 세상과는 별도로 나만의 안식처같은 세상을 만들고 조금 더 깊이 빠져 들다보니 정맥과 기맥을 넘어 지맥까지 섭렵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초기에는 가족들과의 갈등으로 방황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잘 극복하고 나니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함께 산상에 오르는 기회들도 생기면서 가정도 조금 더 화목하게 변하고 이 산객도 산행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밤잠을 설치며 집을 나설때는 귀찮고 약간의 두려움에 주저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막상 출발하고 나면 치열하게 살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각박한 세상은 잠시 잊고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으니 그 희열에 매료되어 약간의 희열을 느꼈지만 거창한 162전지맥까지 완주하고 나니 기대했던 큰 희열은 느끼지 못하고 공허함이 맴도는 것은 또 무엇인지 자꾸만 궁금증만 키우고 있다.

이제 인생의 황혼기를 넘어서며 지금까지 진행해 온 산행처럼 또 다시 열정적으로 맞이하게 될 무엇인가 있을까 의문이 생기지만 무탈하게 마무리를 한 산행에서 얻은 많은 교훈과 경험으로 이제부터는 조금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인생이기를 바래본다.

 

 

1백두대간과 9정맥 및 6기맥 그리고 162지맥 산행일지 (5971시간 동안 13650.45 Km 진행)

1. 1백두대간과 우듬지 산행 : 456.6 시간 동안 총 880.35 Km (접속구간 모두 포함)

   1) 백두대간 2007년 2월 9일 지리산에서 2009년 9월 20일 진부령까지

   2) 우듬지 2012년 8월 11일 돌고지재에서 2022년 11월 19일 남해대교까지

2. 9정맥 산행 : 1053시간 동안 총 2322 Km (신낙남정맥 포함)

   1) 한북정맥 2008년 10월 18일 수피령에서 2009년 5월 25일 곡릉천 합수점까지 100.6시간 동안 232 Km

   2) 한남금북정맥 2010년 1월 23일 속리산 천왕봉에서 2010년 5월 4일 칠장산 3정맥 분기점까지 66시간 동안 163.2 Km

   3) 한남정맥 2010년 6월 5일 칠장산 3정맥 분기점에서 2011년 1월 29일 보구곶리까지 82.3시간 동안 194.2 Km

   4) 금북정맥 2010년 6월 12일 칠장산 3정맥 분기점에서 2010년 12월 1일 안흥진 서해바다까지 121.8시간 동안 311.5 Km

   5) 금남호남정맥 2010년 1월 9일 무령고개에서 2010년 1월 31일 주화산 3정맥 분기점까지 42.5 시간 동안 79.4 Km

   6) 금남정맥 2010년 1월 17일 모래재에서 2010년 6월 16일 구드레나루터까지 70.6시간 동안 145 Km

   7) 호남정맥 2010년 10월 13일 모래재에서 2011년 10월 2일 망덕 외망포구까지 222.4시간 동안 476.7 Km

   8) 낙동정맥 2011년 2월 11일 태백시 태서초교에서 2012년 2월 11일 몰운대까지 223시간 동안 448.7 Km

   9) 낙남정맥 2011년 11월 5일 고운동재에서 2022년 12월 15일 신낙남정맥까지 123.8시간 동안 271.3 Km

3. 6기맥 산행 : 448시간 동안 총 968.6 Km

   1) 한강기맥 2012년 7월 7일 진고개에서 2012년 10월 12일 두물머리까지 105시간 동안 210.6 Km

   2) 금북기맥 2012년 8월 9일 백금2리에서 2012년 9월 29일 용당정까지 42.9시간 동안 91.5 Km

   3) 금남기맥 2015년 5월 1일 작은싸리재에서 2015년 7월 4일 군산도선장까지 50시간 동안 132.9 Km

   4) 진양기맥 2013년 1월 26일 영각사 남덕유산에서 2015년 12월 13일 진양호까지 85시간 동안 196.4 Km

   5) 땅끝기맥 2014년 10월 4일 병동리 분기점에서 2015년 4월 19일 땅끝까지 81.9시간 동안 152.7 Km

   6) 영산기맥 2013년 3월 23일 남창골 분기점에서 2014년 2월 14일 다순금 남해바다까지 83.2시간 동안 184.5 Km

4. 162지맥 산행 : 4013.4시간 동안 총 9479.5 Km

   2008년 4월 22일 왕방지맥 축석령에서 2022년 12월 21일 무척지맥 안양천 합수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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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부터 전지맥까지 총 산행시간과 산행거리 : 5971시간 동안 13650.55 Km 완주

 

당분간 계획된 종주 산행은 자제하겠지만 다시 내제되어 있는 산행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면 꼭 올라보고 싶은 십승지 정도는 한번쯤 둘러보고 그 의미를 찾아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제부터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과 그 치열함에서 벗어나 안식처로 사용했던 산행을 적절히 혼용하면서 조금은 더 여유롭고 베푸는 삶이 되기를 바래 본 시간이다.

 

그동안 산행에서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과 이 산객에게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지면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는 이 산객도 도움을 드리며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