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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제천의 구학산과 주론산 연계 산행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7.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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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제천시 봉양읍의 구학산과 주론산 일대

산행일자 : 2017년 03월 28일 (화요일)

산행날씨 : 오전엔 흐리고 짙은 안개와 우박이 내렸으나 오후부터 박무와 햇살 간간히 비췄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1도에서 영상 09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옥전2리 노목마을 경로당과 마을회관-마을 시멘트 포장도로-노목수련원-능선진입-문바위봉과 승산재 갈림삼거리 이정표-문바위봉과 승산재

                 갈림삼거리 이정표-문바위봉 500m 이정표-집터-바위 암릉구간-주능선 진입-765봉 돌탑-낙엽 위 잔설 증로-사거리 안부-쌍묘-노목 갈림

                 이정표(구학산 2.6 Km, 노목 1.6 Km, 큰골)-헬기장-안부-구학산(983봉)과 구학산 정상 이정표(주론산 4.2 Km, 구력재 3.0 Km, 노목)-

                 구학산 02 구조판-바위봉 우회-전망바위-835 바위봉-833 선돌바위봉-구학산 01 구조판-말바위 암릉-주론산 갈림삼거리

                 이정표(주론산 0.4 Km, 구학산 3.8 Km)와 주론산 02 구조판-안부-주론산(903봉)과 주론산 정상 이정표(구학산 4.2 Km, 박달재 4.2 Km) 및

                 삼각점-주론산 갈림삼거리 복귀-낙엽등로-철쭉군락지-바위봉 우회-노목 갈림삼거리 이정표(노목, 배론성지, 주론산 1.4 Km) 안부-소나무와

                 낙엽 등로-첫번째 임도-잡목지대-두번째 임도-세번째 임도-잡목지대-네번째 희미한 임도-계곡-비포장 임도-넓은 계곡-노목마을 민가-

                 노목마을 이정석과 옥전2리 마을회관 복귀-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0.66 Km

산행시간 : 약 04시간 35분 (10시 15분에서 14시 50분까지)

                 초반 된비알 오르막에 눈과 우박이 솟아져 어려웠지만 그 이후로는 편안한 육산에 호젓한 등로로 즐겼던 산행

 

 

일을 마친 후 다시 열정적인 산행을 즐기며 가을부터 겨울 그리고 봄의 세 계절을 구학산에서 맛 봤던 시간들 

 

 

어제 저녁에 갑자기 제천에서 일이 생겨 고객에게 전화하여 오전 일찍 약속을 하고 나니 일을 마치고 곧바로 올라오기가 아쉬워 주위 산들을 살펴 본 후 고객 회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미답지인 구학산과 주론산을 생각해 보지만 안개로 인해 조망이나 가능할지 걱정도 되는 시간이다.

이곳 구학산과 주론산은 900미터가 넘는 고봉이지만 정상에서 보이는 약간의 조망 이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기에 조금은 답답하게 진행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하지만 산행 날머리는 박달재로 잡으면 산행 후 박달재를 둘러보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하며 제천으로 돌아 와 배론성지와 의림지를 둘러보는 시간도 좋을 듯 하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듯 하여 조급하지 않게 건강 챙기며 좋은 시절이 오기를 기다려 본다.

그래도 빠른 시일 내 결과물도 함께 할 수 있기를 빌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새벽 일찍 처음 타보는 제2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내려갔기에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제천에 도착을 해 일을 마치니 아직 10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다.

인사를 나누고 공장을 나와 구학산 산행 들머리인 옥전2리 노목마을에 도착해 애마를 잘 주차시킨 후 산행을 시작하는데 짙은 안개로 인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오르며 고도를 높이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눈과 우박이 내리기 시작하고 등로에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어 조금은 걱정스런 마음으로 진행해 주능선에 오르니 이제 산책로를 걷듯 그렇게 여유를 부려 본다.

조금은 빠르게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진행하니 구학산 정상에 도착을 하지만 잩은 안개로 인해 기대했던 조망이 전혀 없어 정상석에서 추억 한장 남겨 본다.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로 이용할 옥전2리의 노목마을에 도착을 해 마을회관과 경로당 앞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천천히 산행 준비를 해 본다.

옥전리는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에 있는 리로서 구학산과 노목계곡이 있으며 옥토같은 밭이 많다 하여 옥밭 또는 옥전이라 하였는데 노목리을 병합하여 옥전리가 되었다.

자연마을로는 노목, 노쟁이, 대곡, 벌대암, 옥밭 등이 있으며 특산물로는 장뇌산삼, 표고버섯, 호박고지가 있다.

오늘 산행시간은 약 5시간 30여분을 예상하고 있는데 등로나 잘 정비되어 있는지가 관건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출발한다.

   

선답자들이 걸었던 원점회귀 산행보다 약간 더 길게 걸어 보기로 하고 마을 우측 시멘트 포장도로를 타고 노목 연수원 방향으로 오르니 많은 젊은이들이 나와 작업을 의논하고 있고 목 인사 나눈 후 좌측 연수원 방향으로 잠시 진행하니 우측 능선 방향으로 낙엽송이 아름답게 펼쳐진 곳으로 선답자들의 띠지가 펄럭이고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이곳은 노목계곡이 유명한 곳으로 제천의 구학산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인데 제천의 빼어난 절경의 탁사정을 지나 봉양읍 옥전리에 위치한 노목계곡은 아직은 외지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비교적 자연의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

물소리만으로도 시원한 계곡을 오르는 곳곳에 편편한 바위와 채양을 친 듯 나무숲으로 이룬 천연의 그늘막이 야영을 겸한 호젓한 피서를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으로 평석바위, 신선바위, 기차바위, 대접바위, 상투바위, 문바위, 방아소, 월현대 등을 합하여 노목팔경이라고 부르고 있다.

계곡을 따라 크고 작은 민박을 겸한 가든은 직장 혹은 가족 등 단체의 모임에서 물놀이와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근처에 별새꽃돌자연탐사관과 탁사정 등 가볼만한 곳이 많이 있다.

여름철엔 피서객들로 제법 붐빌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오늘은 인사 나눌 사람 하나 구경하지 못하고 내려온 산행이었다.


능선 방향으로 잘 정비된 넓은 비포장 임도같은 등로를 타고 걸어 오르니 등로에는 멋진 낙엽송과 소나무들이 아름답게 줄지어 인사를 건네고 있다.

다만 아직도 짙게 드리워진 안개가 사라질 기미가 없어 정상에서의 풍경과 조망은 아쉬움으로 남는 시간이다.


산행 초반이라 그런지 등로도 가파르지 않고 잡목도 제거되어 편안하게 걸어 오르니 그새 이정표 하나가 나타나는데 철판에 쓰여진 글자가 한쪽은 사라지고 없다.

좌측으로는 문바위봉 가는 방향이 우측의 직진 방향으로는 승산재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무슨 뜻인지 찾아 보지만 제대로 된 자료를 찾지 못해 아쉽다.


두번째 만나는 이정표에서 우측 승산재 방향으로 진행을 했으면 조금은 편안하게 산행을 했을 것 같은데 좌측 문바위 방향으로 올라 많은 고생을 하며 어렵게 오르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까지는 푹신한 낙엽이 깔린 잘 정비된 등로를 타고 걸어가는 시간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 보는 순간이다.


하지만 두번째 이정표를 지나자마자 하늘에서 사라기눈과 우박이 쏫아지기 시작하고 등로에는 거대한 바위들이 줄지어 늘어 선 암릉지대가 나타나며 그 위에 하얀 춘설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춘설로 인해 진행에 여간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한걸음 오르면 반걸음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며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오르는 시간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어려운 산행중에도 생각지도 못한 눈꽃과 약간의 상고대가 피어 나 한겨울에도 보지 못한 귀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여전히 하늘에선 굵은 우박이 떨어지고 있지만 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기에 주위 눈꽃과 상고대를 즐기며 천천히 자연의 위대함을 가슴속 깊이 느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한동안 가파른 눈 덮힌 오르막 등로를 네발로 걸어 오르다 보니 저 멀리 주능선이 올려다 보이고 곧이어 막 피어나던 생강나무 꽃 위에 소복하게 쌓인 춘설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두 계절을 한번에 보여주고 있다.

눈이 녹고 나서도 꽃에 상처없이 끈질기게 살아 나 예쁜 꽃을 활짝 필 수 있기를 바래 본다.


등줄기와 이마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네발로 걸어 어렵게 눈 덮힌 그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올라 드디어 주능선에 도착을 한다.

긴 한숨을 내쉬며 진행 방향으로 줄지어 늘어 선 바위군들을 살펴보니 그 위에 자라고 있는 잡목 위에도 그리고 등로 위에도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다.


생각보다 깊어지는 눈으로 인해 조금은 걱정이 앞서지만 진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조심하며 걸어 본다.

체인젠도 준비를 하였지만 짙은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었고 또한 3월 말에 이곳에 눈이 내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애마에 놓고 올랐는데 이렇게 많은 눈이 쌓여있고 또 내리고 있으니 잠시 후회도 해 본다.

그렇게 조심하며 천천히 오르니 작은 돌탑이 서 있는 765봉에 도착을 해 사진 한장 남기고 출발한다.


이제부터 헬기장까지는 큰 고도차이도 없이 산책로 같은 낙엽 등로를 타고 조금씩 속도를 내 본다.

등로 바닥에는 낙엽이 깊게 깔려 있는 가을이고 간혹 내려 쌓인 눈을 보면 겨울인데 한쪽에는 노란 꽃망을을 부풀어 올린 생강나무 꽃이 봄을 알리고 있다.

오늘 하루 산행에 각기 다른 세 계절을 맛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한동안 편안하게 걸어 진행하니 주능선으로 오를 때 너무 고통스럽게 오르며 까먹었던 시간을 이곳 주능선을 걸으며 벌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빠르게 걸어 진행을 하니 등로 좌측 아래로 잘 가꿔진 묘지 2기가 내려다 보이는데 후손들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이 높은 곳까지 올라 저렇게 잘 관리하고 있으니 그 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시 눈이 쌓여 있다가 사라지는 낙엽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 옆에 좌측으로 노목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난다.

아직도 구학산까지는 2.6 Km가 남아 있다는 거리 표시가 힘들게 하지만 실제 걸어 보면 거리는 표기된 거리보다 짧은 듯 하다.


낙엽 등로를 따르니 조금씩 고도가 높아질수록 등로에 쌓여 있는 눈의 깊이도 따라 깊어만 간다.

아무도 밟지 않은 춘설 위에 찍힌 이름모를 산짐승의 발자국 하나를 따라 이 아름다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껴보는 시간이다.

자연의 품에 안기면 이토록 좋은 것을 왜 그리 오르기가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낙엽과 눈을 번갈아 밟으며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으로 들어가 준비한 빵과 사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하지만 조금 적게 준비를 해서 그런지 오늘 따라 허기진 배가 채워지지 않고 자꾸만 허해지는 기분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늘 충분히 준비하면 모두 비우지 못해 무겁고 오늘처럼 조금 덜 준비하면 왜 이리 허기진 배가 부르지 않는 것인지...


다시 헬기장에서의 짧은 점심식사 시간을 뒤로 하고 눈 덮힌 등로를 타고 완만하게 걸어 오르니 잡목가지 사이 저멀리 구학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인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가파라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숨가쁘게 오르니 금새 구학산 정상에 도착을 하는데 정상석과 그 옆에 쓰러져 나뒹구는 방향석 그리고 이정표와 무인산불감시카메라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

구학산은 충청북도 제천시의 북서쪽에 위치하며 봉양면과 백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해발고도는 983미터이다.

여지도서의 제천편에 원서면의 백운산 서쪽에 구학산이 갈문산, 관암산, 구륵산 등과 함께 표기되어 있으며 이곳에 구학산이라는 지명이 처음 나타난다.

여지도서의 제천편에는 구학산이 현의 서쪽 50리에 있으며 산 정상에 월영대가 있고 월영대 아래에는 우물이 있는데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구륵산의 동쪽 줄기이다라고 수록되어 있다.

조선지도에는 근서면과 원서면의 경계 지역에 있는 관암산 북쪽에 구작산이, 서쪽에는 구륵산이 표기되어 있으며 구학산이 구작산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

1872년지방지도에는 제천현의 북서쪽 끝에 구학산이 표기되어 있고 이어지는 능선에 구륵산과 백운산이 표기되어 있으며 대동여지도에는 제천현 원서면의 북쪽 백운산 아래에 구학산이 갈문산과 함께 표기되어 있다.

조선지지자료에는 제천군 봉양면과 백운면에 걸쳐 있는 산(985미터)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구학리와 구학역 등은 관련 지명이며 학산리, 학산교, 학전리, 학산 등도 구학산에서 유래된 지명이다.


정상석에서 어렵게 사진 한장 남기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정상석 뒤로 가 주위 풍경을 살펴보지만 여전히 가라 앉아 있는 안개로 인해 제대로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일 먼저 북쪽 저 멀리 치악산쪽을 살펴보니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하게 그 실루엣이 보이지만 사진상으로는 보일듯 말듯 아쉬움만 남긴다.

그 동안 몇번인가 올랐고 앞으로 또 맥 잇기 산행을 위해 조만간 올라야 할 곳이기에 보이지 않는 그리움이 더 커지는 시간인지도 모를 일이다.


북서쪽으로는 백운산을 찾아 보지만 이곳 역시 안개속에 희미하다.

저곳도 역시 조만간 다시 올라 또 다른 산행의 의미를 찾는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 올라 이곳을 보며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기만 하다.


남쪽 방향으로는 이제부터 걸어 진행해야 할 주론산 방향을 담아보지만 바로 눈 앞에 펼쳐진 거대한 암봉만 사진에 담길 뿐이다.

이제부터 저 암봉을 좌측으로 우회해 통과하며 주론산으로 진행할 것이다.


잠시 더 구학산 정상에서 머물며 아쉬움을 달랜 후 다시 내려 와 방금 전 봤던 거대한 바위 암릉을 좌측으로 우회해 내려가며 뒤돌아 보니 생각보다 거대한 암봉이었다.

다시 눈 덮힌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걸어가니 나즈막한 무명봉에 도착을 하는데 정상부에는 더욱 깊게 깔린 춘설이 계절의 흐름을 거스리는 듯한 풍경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무심으로 걸어가니 흘렸다 식어가는 땀방울이 몸을 식히며 액간 추위가 엄습해 온다.

조금 더 빠르게 걸어 진행을 하니 잡목 사이로 주론산 갈림 삼거리봉과 그 우측으로 주론산 정상부가 희미하게 올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안부를 지나니 맥 잇기 산행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그리운 풍경이 끝도 없이 펼쳐지듯 이어지고 있다.


지루하게 생각될 쯤 눈 앞에 바위가 나타나고 조심하며 통과하며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구학산 정상부가 생각보다 뾰족한 모습으로 멀어지고 있다.

언제 다시 저 구학산 정상에 설 수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 조망 좋은 날 꼭 다시 한번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왠일인지 모르겠다.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능선 무명봉을 넘으니 구학산 2라고 적혀있는 구조팜이 나타나고 곧이어 무명봉 하나를 우측으로 우회하며 통과한다.

다시 잠시 더 걸어가니 눈 앞에 바위 등로가 나타나고 지도를 보니 아마도 835봉 쯤 되지 않을까 싶은 바위봉이다.


그 바위봉을 지나자 마자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전망바위로 가 살펴보니 저 멀리 삼봉산인지 아니면 시루봉인지 모를 줄기 하나가 빤히 처다보고 있다.

조망만 좋았어도 하나 둘 그 이름을 부르며 걸어갔을 것을 보이는 것이 없으니 아쉬움만 그득한 순간이다.


동쪽 아래로는 오전에 산행을 시작한 옥전리 마을이 바로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데 여전히 시야를 방해하는 박무와 잡목 가지들로 인해 선명한 그림은 기대할 수도 없다.

그래도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만나는 조망이기에 희미하지만 의미있게 살펴보는 시간이다.


다시 잡목 사이로 보이는 주론산을 살펴보며 진행하니 제법 그럴듯한 바위 암릉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그 중 하나의 바위는 마치 선돌을 닮은 듯 서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그 바위를 통과한 후 뒤돌아 보니 선돌의 모양은 사라지고 그저 평이하게 생긴 뻔한 바위가 그곳에 서 있다.


833봉 바위들을 지나 계속 걸어가니 낙엽과 바위 등로가 교대로 나타나고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나즈막한 몇개의 안부를 지나 구학산1이란 구조판을 통과한다.

그 구조판을 지나자 마자 평퍼짐한 봉우리엔 낙엽과 눈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그림이 놓여 있다.


다시 조금은 빠르게 걸어 진행을 하니 조금 더 뚜렷한 삼거리봉과 그 우측 저 멀리 주론산이 눈 앞으로 다가와 있고 곧이어 멋진 바위 하나가 보이는데 처음에는 촛대바위인지 아니면 선돌처럼 보이더니 옆으로 통과하며 살펴보니 마치 관악산 연주암 아래에 잇는 말머리바위를 닮아 있어 사진에 담아 본다.


그 바위를 지나 걸어가니 등로 우측 저 멀리 지나 온 구학산 정상부가 보이고 한동안 다시 눈길을 걸어가니 바위 봉우리를 지나 주론산 갈림 삼거리봉에 도착을 한다.

좌측으로는 주론산2 구조판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지나온 구학산까지 3.8 Km 그리고 주론산까지는 0.4 Km 남아 있다는 거리와 방향표시 이정표도 보인다.

주론산 정상부를 다녀 와 이곳으로 뒤돌아 온 후 이제 좌측 바위 아래 낙엽 등로를 타고 내려가면 될 것이다.


다시 지루한 눈길을 걸어 한동안 진행하니 완만하게 내려가는 안부를 지나 저 멀리 주론산이 올려다 보인다.

잠시 후 다시 내려 와야 하는 등로이기에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출발한다.


그렇게 걸어 오르니 금새 주론산 정상에 도착을 하고 셀카 놀이를 하며 추억 한장 남겨 본다.

주론산은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와 백운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903미터이며 치악산 남쪽 끝의 남대봉(1182봉) 능선이 서남쪽 백운산(1087봉)으로 이어지며 981미터봉에 이르러 구학산(983봉)을 지나 남쪽에 솟은 산이다.
구학리에는 한국 천주교의 유서깊은 배론성지가 있는데 배론은 1801년 신유박해 때 황사영이 베이징의 주교에게 조선의 천주교 박해에 대해 알리고 구원을 요청하는 백서를 집필한 곳이며 1855년(철종 6)부터 1866년(고종 3)까지 한국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인 배론신학교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자연휴양림에서 북서쪽에 있는 계곡을 따라 3개의 야영장이 있으며 협곡의 기암절벽 사이에는 1919년에 창건한 경은사가 있는데 경은사 아래 개울가에 놓인 커다란 바위 도덕암(도둑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조선 태조 때 제천 현감이 청주목에서 제천으로 떠나 박달재에서 도둑떼를 만나게 되었고 만삭의 현감 부인은 도둑을 피해 이 바위까지 도망쳤는데 더이상 도망갈 수 없게 되자 개울로 뛰어내려 죽으려 했다.

이 때 갑자기 산통이 오면서 사내아기를 낳자 뒤쫓아오던 도둑은 당황하였으며 아기를 낳고 현감부인이 죽자 크게 뉘우친 도둑은 아기를 안고 사라져 자식처럼 길렀다고 하는데 그 뒤부터 이 바위를 도덕암 또는 도둑바위라 불렀다 한다.
등산길은 구학리 배론성지 쪽이나 백운면 평동리의 박달재 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배론성지에서 시작하면 새마을촌을 지나 가파른 능선을 올라 대피소 사거리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가량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백마저수지와 방학뜰이 내려다보이며 삼봉산과 촉새봉을 비롯하여 멀리 박달재와 감악산 및 용두산이 보이고 하산은 대피소 사거리에서 동서쪽으로 내려가 전망대에서 가족 야영장을 지나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면 되는데 전망대에서 남쪽 능선을 타면 박달재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찾아가려면 제천에서 배론행 시내버스를 타거나 제천에서 원주행 직행버스를 타고 탁사정에서 내려 배론까지 걸어갈 수 있다.

또 제천에서 충주행 직행버스를 타고 박달재를 지나 백운면 평동리에서 내리거나 충주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박달재  자연휴양림에서 내린다.


이곳 주론산 정상에서도 역시 조망하나 볼 수 없기에 사진 몇장 남기고 곧바로 뒤돌아 내려 와 이정표와 구조판이 있던 주론산 갈림삼거리로 뒤돌아 내려온다.

이제 그곳에서 방금 전 진행하였던 구학산 방향의 등로를 버리고 우측 아래 낙엽 등로를 따라 거대한 바위 암봉을 우회하며 내려간다.


이곳 내리막 등로에는 낙엽과 눈이 깔려 있는 것은 유사하나 조금 더 많은 바위 봉우리들이 등로를 가로막으며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다.

바위 암릉은 대부분 우회하며 통과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낙엽등로도 걸어보니 지난날 걸었던 지독한 지맥 산행에서의 추억이 떠오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무에서 헤어지지 못하고 말라 버린 낙엽인지 단풍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진행하니 내리막 등로 저 멀리 또 하나의 높은 봉우리가 올려다 보이고 저 곳을 올라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은 지쳐가는 시간이다.

하지만 늘 경험적으로 알았듯이 저 높게만 보이는 봉우리도 막상 다가가며 그 높이를 낮추고 겸손해지고 있음을 알기에 오늘도 큰 기대를 가지고 내려가 본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안부에 도착을 하는데 그곳에는 좌측으로 노목마을 그리고 우측으로는 배론성지로 하산할 수 있는 갈림 사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잠시 갈등을 하는데 위에서 내려오며 봤던 봉우리를 피해 좌측 노목마을로 하산하고픈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발걸음은 벌써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봉우리로 향하고 있다.


참으로 힘들게 오르니 오르막 된비알은 조금씩 편안해지고 잠시 후 방금 전 식사를 끝내고 설겇이도 못하고 도망치듯 달아 난 멧돼지의 식흔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 있다.

잠시 유순한 등로를 타고 소나무 숲을 걸어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원적리 넘어 저 멀리 방금 전 다녀 온 구학산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다시 평이한 등로가 연이어 나타나고 바위 등로도 통과를 하는데 등로 우측으로는 배론성지 뒷편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하나가 아름답다.

저곳 또한 오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럴 기회가 올 수나 있을지 ...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조금은 더 거칠어지는 잡목을 헤치며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는 원적리와 구학산이 잡목 사이로 계속 뒤따라 오고 있다.

벌목된 나무들이 널부러진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마지막 봉우리를 지나 가파르게 내려가고 잡목의 저항을 뿌리치니 등로 좌측으로 잡목이 사라지며 지나온 구학산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다시 잡목을 헤치며 내려가니 비포장 임도가 나타나고 조심해 내려가니 등로는 임도를 가로 질러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임도 하산길은 그런대로 내려갈 수 있었지만 다음번 임도는 어떨지 걱정도 되는 시간이다.


또 다시 나타나는 잡목의 저항을 뿌리치며 내려가니 이곳은 정상부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과 등로가 이어지고 있다.

눈은 사라지고 나무 끝자락의 꽃눈은 부풀어 올라 조만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등로를 침법하는 잡목의 저항은 내려갈수록 심해지기만 하다.

 

다시 한동안 내려가니 두번째 임도가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올랐던 765봉이 바로 눈 앞에 봄으로도 당당히 우뚝 솟아 있다.

저 봉우리를 오를 땐 눈과 우박이 내리고 비에 젖은 낙엽이 미끄러워 인식을 못했는데 지금 올려다 보니 제법 까다롭게 솟아 있는 봉우리처럼 보인다.


내려가다 다시 잡목이 사라진 틈을 이용해 등로 좌측의 구학산 능선을 다시 한번 올려다 본다,

그 아래 조용히 앉아 잇는 원적리 마을이 또한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제 문제의 두번째 임도에 도착을 하는데 절개지가 너무나 가파르고 그 높이도 또한 너무나 높아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우측 아래로 잠시 더 내려가 조금은 완만한 곳을 선택해 조심하며 내려가지만 결국 마지막에 약간 미끄러지며 무탈하게 임도로 내려 간다.

임산물을 운반하기 위한 용도이겠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또한 아쉬운 시간이다.


두번째 임도를 지나 짧은 잡목지대를 지나니 다시세번째 임도가 나타난다.

이곳 임도는 그래도 내려서기가 수월해 큰 어려움 없이 내려갈 수 있었다.


다시 나타나는 마지막 잡목 구간을 헤치며 내려가니 옷가지를 붙잡고 늘어지는 잡목가지들이 늘어만 간다.

그래도 생채기가 나지 않토록 조심하며 내려 가 마지막 발걸음을 한다.


희미한 임도를 만나 우측으로 가니 탯줄처럼 걸어 놓은 새끼줄을 보고 그 옆으로 흐르는 맑고 투명한 계곡물에 잠시 손을 담고 세수를 해 본다.

여름에 오면 참으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이곳 주민들을 생각하면 알려지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다시 나타나는 잘 정비된 임도를 타고 걸어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물웅덩이가 나타나는데 새들이 놀다가 이 이방인의 인기척에 모두 달아난다.

물웅덩이를 지나니 조금 더 넓은 계곡물이 흐르고 그곳에서 등산화를 정리하고 얼굴도 닦으며 산행을 마무리 해 본다.


그 계곡을 지나 오르니 드넓은 임도 위에 편백나무와 잡목들이 식재되어 있고 그곳을 지나 완만한 둔덕을 오르니 금새 원적2리 노목마을의 밭 경작지와 민가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오늘 산행 들머리로 이용을 했던 원적2리 노목마을의 원적리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있는 곳으로 내려온다.

버스정류장도 있고 거대한 느티나무도 보이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의 풍경 그 자체이다.


이제 배낭을 정리하고 노목마을 이정석을 사진에 담은 후 버스 정류장도 추억으로 남겨 보지만 너무 오래되었는지 글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낡았다.

마지막으로 출발하기 직전 방금 전 길게 내려 온 마지막 하산 능선을 살펴보니 저 멀리 구비쳐 흐르는 풍경이 오늘 산상에서 만나지 못한 조망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이렇게 또 두개의 산을 연계해 무탈하게 완주 후 간단히 샤워하고 서울로 향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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