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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맥과 중요 지맥 산행(완료)/한북기맥(한북·완)

한북(오두)기맥 제2구간 말머리고개에서 용암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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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기도 파주시, 양주시와 고양시 경계를 타고 진행한 한북정맥 마루금

산행일자 : 2009년 3월 7일 (토요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하였으나 약간의 박무현상

산행온도 ; 영상 5도에서 영상 14도까지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29명

산행코스 : 말머리고개(39번 지방도로)-송추유스호스텔-441봉-장군봉 갈림길(헬기장, 485봉)-

               수리봉 봉수대(530봉)-521봉-바위 전망대-555봉-군부대 갈림길 (헬기장)-

               고령산 앵무봉(6122봉)-도솔암-보광사-315번 지방도로-됫박고개-철탑-헬기장(368봉)-

               헬기장-박달산 갈림길-박달산-박달산 갈림길-용미리 지방도로-168봉-채석장-163봉-

               용암사-78번 지방도로

산행거리 : 약 14 Km

산행시간 : 약 8시간, 여유롭게 휴식시간 포함하여

 

 

한북(오두)기맥 마루금을 새롭게 오르며

 

 

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엊그제 내린 눈으로 인해 약간은 써늘한 기온이지만 그래도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 없는가 보다.

아침 일찍 지하철에 올라 나마스테 대장님과 조우한 후 불광역에서 몇분의 산우님들을 더 만나 704번 시내버스를 타고 송추입구에 도착하니 벌서 30인승 버스가 의정부역을 돌아 도착해 있고 반가운 인사 나눈 후 39번 꼬부랑 지방도로를 달려 송추 유스호스텔 입구에 도착하는 시간 아침 9 45분이다.

오래전 먹거리와 휴식처를 찾아 참으로 많이도 올랐던 곳이지만 이렇게 산행을 위해 다시 찾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39번 지방도로를 조심하여 건너 후 잠시 포장도로를 타고 유스호스텔 정문을 통과해 능선으로 오르기 전 넓은 마당에서 잠시 스트레칭과 정식 인사 나누며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2년 전 그곳 송추 유스호스텔 입구에서 들머리를 못찾아 좌측 비포장 임도를 타고 한동안 헤매던 생각에 잠시 주위를 살펴보니 우측으로 백석읍 가는 39번 지방도로를 타고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그 좌측으로 기산 저수지가 보일 듯 말 듯 고요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아침 9 55, 능선을 타고 조금 오르니 좌측으로 지난회차 내려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진 조망처가 나타나고 후미로 처져 잠시 바라보니 송추 유스호스텔의 파란 지붕과 조화를 이루며 지난 추억을 깨우고 우측으로 양주의 고요한 아침 마을 풍경이 저수지와 어울려 멋진 주말을 알려주고 있다.

땀방울이 조금씩 등줄기를 타고 흐를쯤 소나무 한그루가 정상을 지키는 나즈막한 봉우리 넘어 금새 441봉에 도착한다.

 

국토 지리원에서 설치한 삼각점과 측량 표시판을 잠시 살펴보고 앞으로 올라야 할 봉긋한 여인의 젖가슴을 닮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다 보니 좌측 저 멀리 칼바위 능선이 보이고 자세히 살펴보니 도봉산에서 북한산으로 연결되는 암릉 바위군이 마치 톱날을 세워 놓은듯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늘 그곳에 올라 주위 산군들을 바라만 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도봉산과 삼각산 능선이 어쩐지 너무나 웅장하고 멋 들어진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 소나무 가지 사이로 멀게만 바라다 보이는 그곳이기에 그 아름다움이 더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다시 굵은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흐를 쯤 넓은 헬기장으로 이루워진 485봉에 안착한다.

2년 전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벌써 과거가 되어가는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이제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크게 꺽어 진행해야 하는 독도 주의 구간이다.

이 헬기장에서 직진하면 장군봉 지나 고비솔을 통해 다시 39번 지방도로로 하산하는 등로이니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우측으로 크게 꺽어 가파른 등로를 조심하며 내려가 안부를 지나본다.

 

이곳에서부터 다시 약간은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등 뒤로 보이는 불곡산 자락을 친구 삼아 오르막을 오르니 기산 보루성에 도착한다.

 

돌로 쌓아 올린 높다란 돌담을 지나 넓은 공터에 배낭 내려 놓고 후미 기다리며 주위 풍경을 조망해 본다.

일명 기산보루성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성에 대한 설명판이 세워져 있다.

 

남서쪽 저 멀리 수락산과 그 우측으로 사패도봉 능선이 톱날을 형성하고 그 우측 제일 가장자리에 삼각산의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다.

참으로 많이도 올랐던 연봉들이지만 이렇게 멀리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새삼 다른 산처럼 다가온다.

그곳에 올라 느끼는 풍경도 아름답고 좋지만 이렇게 멀리 떨어져 그곳의 풍경을 바라보며 감상하는 멋스러움이 더욱 가슴에 남겨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잠시 휴식 취하며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 올랐다 내려와 기산보루성에 대한 공부를 해 본다.

늘 적의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과 조망처들 그리고 반만년 이어온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후세에 조금은 더 좋은 금수강산을 남겨주기 위한 시간이길 바래본다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에 산우님들과 세상사는 이야기며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 또한 산행의 재미일 것이다.

서로가 다녀온 산하에 대한 이해를 구하며 또 그 이야기속에 내가 올라야 할 산들을 생각하는 시간이기에 더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서쪽 저 멀리로 보이는 고령산 앵무봉이 우뚝하고 그 좌측으로 떨어진 능선 봉우리에는 정맥길이면서도 오르지 못하는 군부대 막사가 등로를 막고 있다.

국토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분단된 조국의 아품을 느끼기에 그 소중함을 가슴 깊이 간직해 본다. 

 

다시 고개 돌려 남서쪽으로 길게 펼쳐져 있는 서울 근교 5산종주 코스를 눈에 담아 본다.

철없이 등산이 좋아 덤볐던 지난 시절, 겁도 없이 5산 종주를 해내며 우쭐하던 그 시절이 반추되며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짐을 느낀다.

경쟁이 아닌 나와의 약속을 지키며 자연을 느끼면 충분한 것을 그때에는 왜 그리도 속도와 거리에 큰 비중을 두며 달렸었는지...

아마도 설익은 과일처럼 남아있는 욕심이 그런 산행으로 유도했으리란 생각이다.

지금은 억만금을 준다해도 사양하겠지만 ...

 

이제 고령산 정상까지는 자유 산행이다.

선두에서 속도를 이끌며 조금 진행하다 금새 중간으로 빠지며 푹신하게 깔려있는 낙엽틈에 들어가 본다.

2년전 한번 올랐던 등로이지만 전혀 새로운 등로처럼 다가온다.

아마도 큰 의미없이 한북정맥 등로를 걸어 본다는 생각으로 올랐기 때문이리라.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좋은 낙엽 등로이지만 그늘진 사면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고 또한 낙엽 밑에는 얼음이 녹으면서 여간 미끄럽지 않기에 무척 조심스럽다.

 

계속 좌측으로 보이는 장군봉과 저 멀리 도봉지맥이 산행의 재미를 더해주고 좌측 뒷쪽으로는 지난번 올랐던 정맥 능선이 아스라히 멀어져 가고 있다.

경기도에 펼쳐져 있는 연봉들이 생각보다 아름답게 남겨지고 그 능선속에 이 작은 산객의 추억도 잠겨든다.

 

한동안 낙엽길을 걷다보니 눈앞에 작은 암봉이 나타나고 올려다 보니 벌써 바위 전망대에 안착한다.

수많은 등산객들의 벗이 되어 주는 소나무 한그루가 가지를 늘어트리고 반갑게 맞이하지만 홀로 오른 전망대이기에 흔적을 남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양주 장흥쪽 마을들이 보이는 소나무 가지를 배경삼아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고사목이 된 나뭇가지 위로 선명하게 드러난 도봉산과 삼각산 연봉이 마치 작은 공룡이 되어 다려오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같은 풍경 같은 사물을 보는 눈도 시간과 경험 그리고 목적하는 바에 따라 이렇게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에 놀라운 시간이다.

2년전 산우님들과 잠시 쉬며 사진 한장 남겼던 추억이 떠오르지만 그저 흔적만 남겼다는 사실 이외에는 생각이 없었던 전망대에서 오늘 많은 느낌을 가지고 가는 기분이다.

 

다시 그 전망대를 떠나 나즈막한 봉우리를 올랐다 안부로 내려서니 군부대임을 알리는 경고판과 지뢰 매설지대란 선뜩한 안내판이 나타난다.

다시 한번 군사 지역임을 실감하면서 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서니 등골이 선뜩할 정도로 한기가 불어온다.

등로만을 따라 조심하며 다시 낮은 봉우리를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잠시 서성이며 주위 조망을 즐겨본다.

하지만 잡목들로 인해 좋은 조망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잠시 한북정맥 등로에 들어서 있는 군부대와 소나무 한그루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갈색의 앵무봉 정상만을 약간의 줌으로 당겨 남긴 후 약간은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고령산 앵무봉으로 향한다.

 

 

이제 제법 따뜻한 햇살이 비추며 얼었던 등로가 서서히 녹으며 진흙창으로 변해가고 있다.

조심하며 오르니 군부대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고 정통 한북정맥 등로는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아쉬운 마음 남기고 좌측으로 나 있는 고령산 등로를 타고 다시 정맥 산행의 어려움을 생각해 본다.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오르는 정상은 참으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땀방울이 이마를 적시고 등줄기를 타고 흐를쯤 넓은 공터로 이루워진 고령산 정상인 앵무봉에 도착한다.

 

날씨는 춥지 않지만 정상에 불어오는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우측으로 만들어져 있는 헬기장으로 올라 주위 조망을 해 본다.

지나온 정맥 능선이 호명산과 한강봉을 지나 오늘 걸어온 등로까지 파노라마로 이어져 있고 그 끝자락 좌측엔 하얀 도포를 걸친듯한 양주 불곡산과 임꺽정봉이 그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있다.

탁트인 전망이 약간의 가스속에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속살까지 보여주는 듯한 모습에 기분만은 최고이다.

 

지나온 연봉들과 양주시 장흥면 일대의 마을들 그리고 북쪽으로 마장과 기산저수지가 에머랄드빛 물빛을 반사시키며 아름답게 놓여있고 그 주위로 파주의 광탄 마을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다.

그저 바라만 보고 함께 숨쉴수 있음에 감사하며 즐기는 시간이다.

한동안 헬기장에 머물다 질척이는 그곳을 빠져 나와 고령산 산행 안내도와 정상석에서 사진 한장씩 남긴 후 안부에 마련된 나무벤취와 데크에서 준비한 막걸리 한잔으로 산우애를 확인해 본다.

 

2년전에는 이곳 헬기장에서 도솔암을 거치지 않고 직접 보광사로 하산한 기억이 뚜렷하지만 오늘은 도솔암을 들려 내려가는 코스이다.

도솔암 가는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하며 내려가 잠시 도솔암을 둘러본다.

종교적으로 무교이기에 큰 감흥은 없지만 어릴적 부모님 손을 잡고 산속에 위치한 작은 암자를 찾아 기도하며 봉양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아마도 이런 느낌이 누가 가르치지 않았지만 어릴적 보고 자란 기억이 남아 있어 그리 나쁘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도솔암을 지나자 넓은 임도와 만나고 조금 더 내려간 우측 낙엽위에 자리펴고 허기를 달래본다.

많은 먹거리와 이야기속에 환상의 점심을 즐기는 시간이다.

다시 부른 배 움켜쥐고 넓은 임도를 따르니 금새 보광사에 도착한다.

이곳만을 위한 여행은 쉽지 않기에 여러곳 둘러보고 사진으로 남겨본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들렸던 곳이지만 어릴적 들릴때에는 늘 마시고 즐기기 위한 시간으로 찾았던 곳, 하지만 산행을 하면서 들리는 시간은 참으로 많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거대한 부처의 입석 동상이 반겨주고 단체 사진 한장 남긴 후 시멘트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들어가면 대웅전과 범종이 있으며 많은 보물들이 숨어 있는 보광사 주 건물들이 모여있다.

한동안 머물며 보광사의 역사와 내력 그리고 오늘의 모습을 가슴에 담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 쪽문을 지나 보광사를 빠져 나와 본다.

 

대웅보전과 범종 그리고 영각전이 특히 눈길을 잡는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보광사, 신라 시대인 서기 9세기에 창건되어 임란을 거치며 소실된 것을 복원하며 오늘에 이르렀다는 기록을 읽으며 왜 우리의 역사와 문화재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남겨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도 한다.

조선후기 건축 양식이 잘 나타나 있다는 설명에 그 정교한 기법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아 본다.

 

315번 지방도로쪽으로 나오니 고령산 보광사란 일주문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후미 기다리며 한동안 머물러 본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며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는 시간이다.

이곳은 원래 한북정맥 능선길이 아니기에 작은 개울을 건너야 함이 오점으로 남겨진 곳으로 315번 지방도로를 만나 좌측 뒷박고개쪽으로 포장도로를 타고 한동안 올라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고양시와 파주시를 연결하는 315번 지방도로를 타고 한동안 피곤한 다리 운동을 계속해 본다.

가파르고 구부러진 도로이기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대형 트럭이 내려오며 금새 종주대를 덥쳐올 듯 가슴이 철렁한 도로를 조심하며 오르니 금새 뒷박고개 정상에 도착하고 많은 이정표들이 달려 있다.

 

파주에서 고양시로 넘어가는 이정표 밑 우측으로 넓은 비포장도로가 나있지만 이곳 역시 철봉 가로막이 놓여있고 등로는 능선으로 이어져 있지만 어짜피 어느쪽으로 오르던 진행하다 자주 만나게 된다.  

이정표 바로 뒤쪽 나무 계단을 타고 능선으로 오르니 많은 묘지들이 나타나고 그 묘지를 이리저리 피하며 진행하니 어느덧 정상적인 한북정맥 능선이 군부대로 인해 어떻게 가로막혀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시립공동묘지들로 가득찬 등로이기에 어둠이 깔리면 조금은 피하고 싶은 곳인지도 모를일이지만 오늘만큼은 환한 대낮에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 오르는 등로이기에 두려움은 없다.

묘지비와 무덤들 그리고 봄을 재촉하는 땅속의 미묘한 움직임이 꿈틀거리는 등로를 따라 진행해 나아간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뒤돌아 보니 군부댈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산자락을 가르고 정상적인 등로 위에 자리잡고 있는 군부대와 한북정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금은 벌거숭이가 되어 버린 585봉을 주인으로 자리잡은 군부대 좌측으로 안부가 나타나고 그 안부가 삼거리라 생각된다.

그 안부 좌측으로는 우뚝 솟아있는 고령산 앵무봉과 그 정상 주위에 자라고 있는 파란 소나무 몇그루가 갈색의 산하와 비교되며 멋지게 서 있다.

오늘 내려온 등로도 눈에 들어온다.

 

많은 묘지들 사이로 계속 이어가니 다시 넓은 임도와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고 좌측으로 고양시 마을들과 우측으로 보광사 전경이 아스라히 한눈에 들어온다.

한동안 진행하니 철탑을 지나 헬기장 하나와 만나고 그곳을 지나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군사용 유격장 레펠이 보이기도 한다.

이곳 근처 안부에서 독도에 주의해야 할 삼거리가 나타난다.

직진하면 모형 미사일이 세워져 있는 등로로서 그쪽 등로가 아닌 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해야 옳바른 한북정맥 등로인 것이다.

몇분의 산우님들이 이곳에서 알바를 했지만 금새 마을과 연결된 등로임을 인지하고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뒤늦게 뒤따르고 있다.

 

그곳을 지나자 군철조망 옆으로 나 있는 등로가 나타나고 그곳을 타고 오르니 박달산으로 이어진 등로가 한눈에 조망된다.

완만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금새 인도와 만나고 그 임도를 바라보니 메타스퀘어 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이국적인 도로가 눈에 선명하다.

담양의 그 길보다는 덜하지만 잎이 피면 멋진 길이 될 것이란 생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아주 아름다운 산속의 도로이다.

 

이제 박달산을 향한 본격적인 ㅇ름길이 시작되고 짧고 넓은 임도를 따라 올라 넓은 공터를 지나니 잡목들로 박달산 오름길의 전망은 보이지 않지만 지나온 묘지며 레펠 그리고 저 멀리 368봉 능선이 고요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다가온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딱아내며 낙엽으로 덮힌 몇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으니 드디어 박달산 정상이다.

 

이곳 박달산 정상은 한북정맥 등로에서 약간 북쪽으로 벗어나 있지만 박달산 갈림길에서 그리 멀지 않고 또 이곳만을 대상으로 산행 코스를 잡기도 힘들기 때문에 많은 산객들이 들렸다 가는 곳이기도 하다.

잡목들로 생각보다 시원한 조망은 없지만 그래도 주위 마을 풍경과 함께 서쪽 저 멀리 불곡산과 임꺽정봉까지 볼 수 있는 곳이기에 잠시 휴식 시간을 가져 본다.

 

다시 박달산에 흔적 담은 후 뒤돌아 내려와 감시 팻말이 있는 삼거리에서 정상 등로를 따라 진행해 본다.

이곳으로 내려오기 전 일망무제 한눈에 모두 보이는 지나온 등로를 담을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사진을 찍어 본다.

고령산 앵무봉에서 군부대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등로와 오늘 우리가 내려온 능선길 그리고 보광사와 마을이 시원스레 펼쳐진 풍경에 그동안의 피로를 씻어 본다.

 

이제 능선길을 따라 나즈막한 등로를 걸으니 눈 앞으로 78번 지방도로 우회길에 들어서 있는 용미리 산업단지가 눈에 들어오고 특히 파란 지붕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등로 좌측에 자리하고 있는 가족묘지들 또한 산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곳 역시 정상적인 등로는 산업 단지내 건물들이 차지하고 등로조차 막아 놓아 등로도 없는 능선길을 약간 돌고돌아 간신히 용미리 산업단지 포장도로로 진입한다.

작은 개울을 건넌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이미 퇴색되어 버린 정맥 등로인 것을...

 

마지막 산업단지내 건물로 접근하는 능선길에 잘 뻣어 있는 낙엽송에 마지막 디카를 들이대고 작은 개울을 건너 평범한 일상 마을로 들어선다.

새로 지은듯한 건물들이 빼곡하고 기계음이 시끄러운 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2차선 78번 지방도로 우회도로가 나타나고 그길을 건너 마을길로 전진하니 얕으막한 야산으로 등로가 나타난다.

 

이곳 역시 많은 묘지들이 등로를 점령하고 그 묘지 사이를 이리저리 조심하며 오르다 넓은 묘지 한곳에 모여 마지막 간식을 먹어 본다.

지나 온 마루금과 산업단지 파란 지붕들이 보이고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이 소나무에 걸려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언제 다시 복원되어 그 옛날 자연 상태로의 마루금이 되살아 날지 기약없는 개발에 가슴만 답답해져 온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최소화된 피해로 서로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라도 남겨지길 간절히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후답자가 다시 찾아 오르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잠시 묘지에서 바라 본 깨끗한 풍경이 너무 고즈넉하다.

그 옛날 시골 풍경은 사라졌지만 대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고요하고 깨끗함이 있는 마을들, 지나온 나즈막한 능선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연 파괴가 있었을까 되돌아 보는 시간이다.

 

낙엽이 푹신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168봉에 도착하고 몇몇 산우님들이 전망 바위에 올라 주위 풍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어 보인다.

그곳에 올라 바라보니 고양의 광탄과 덕양구의 마을들이 78번 지방도로를 타고 줄지어 늘어선 모습이 들어온다.

햇살에 반사되어 깨끗한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장의 사진으로 남겨 본다.

 

삼각점을 확인하고 평이한 능선을 따르니 우측에서 굉음이 쉴새없이 들리고 다가가 살펴보니 거대한 채석장이 산자락 하나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뽀얀 먼지가 공사장 주변을 맴돌고 거대하게 잘려나간 산자락이 흉물스럽게 자리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곳에서는 돌을 채취하기 위한 자연 파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에가슴이 아프다.

작업이 완전히 끝난 후 복원시킬 의지나 있는지 업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그곳을 지나 이제 막바지 등로를 따라 걸어간다.

낙엽이 깔린 등로를 지나자 똑바로 자라지 못하는 소나무들이 제멋대로의 전시장을 만들고 그곳에서 몇장의 추억을 산우님들에게 전해 주니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여 마지막 하산길을 만들고 있다.

조금 내려가자 저 멀리 용암사 석불입상 뒷모습이 나타나고 금새 그 앞에 도착한다.

 

많은 불자들이 방문해 기도를 올리고 있고 방해되지 않도록 그 앞으로 이동해 몇장의 사진과 설명서를 담아 본다.

온화한 얼굴에 서 있는 석불입상,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해도 그 모습만큼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많은 산우님들과 어울려 마지막 하루의 마무리를 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시간, 아마도 이 시간이 제일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곳을 지나 계단을 내려오니 좌측으로 용암사 대웅보전이 서 있다.

대부분 대웅전이라 적혀있었지만 오늘 본 이곳 암자들에서는 모두 대웅보전이란 편액이 눈에 들어온다.

무교인 피라에게는 그 다른 뜻이 있는지 궁금하지만 알지 못하기에 의문 하나만 더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일주문을 지나 내려가니 금새 78번 지방도가 눈 앞에 보이는 용암사 입구이다.

이곳에서 마지막 인사 나누고 그 앞에 마련된 양지가든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기로 되어 있지만 필자는 가족 모임이 있어 부득이 일찍 서울로 귀가한다.

잠시 기다리니 704번 서울역까지 운행되는 시외버스가 도착되고 그곳에 올라 졸다보니 어느덧 불광역에 도착한다.

 

늘 노심초사 종주대를 위해 애쓰시는 나마스테대장님과 겨울애총무님께 감사 드리며 알마남아 있지 않은 한북정맥의 마지막도 무사하기 만을 빌어본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