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5월의 햇살을 받으며,
어머님을 잃은 슬품에 몸서리를 치며 보냈던 몇일이 지나고 다시 평상으로 돌아 가지만 어딘지 모를 허전함에 가슴이 비어 있는듯 공허함을 지울 수 없는 시간이다.
그래도 이제 그 아품을 가슴에 묻고 잊어야 한다는 현실을 받아 들이며 일상에 복귀해 일을 시작하지만 긴장이 풀리며 지독한 몸살 감기로 일주일을 다시 병상에 눕다시피 보내고서야 간신히 평상시의 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본다.
하지만 가슴 깊이 남아 있는 그리움은 평생의 짐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처럼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조금씩 몸을 추스리며 이번 주말에는 남아있는 한북정맥 장명산 구간을 졸업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 후 잠자리에 들지만 역시나 아직은 무리인듯 새벽녘에 일어나지 못하고 주말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 식사 후 관악산이라도 다녀 오려고 준비를 해 보지만 쇼파에 멍하니 앉아 계신 아버님과 아이들을 보는 순간 갑자기 가까운 바닷가라도 다녀오기로 계획을 수정 후 몇개월만의 외출을 해 본다.
옆지기가 좋아하는 대부도에 들려 바지락 칼국수로 점심을 먹은 후 선재도를 지나 영흥도의 장경리 바닷가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기고 돌아 오기로 하니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동의를 해 주고 그렇게 몇개월만의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기는 시간을 가져 본다.
하지만 이렇게 떠났다 집으로 뒤돌아 오는 시간은 왜 그리 안타깝고 아쉬우며 또 그리움이 묻어나는지...
짧은 시간이지만 바닷가를 구경하고 왔다는 들뜬 기분에 아이들과 옆지기는 좋아하고 있지만 쇼파에 깊숙히 몸을 맡긴채 앉아 계신 아버님의 얼굴은 많이도 수척해진 느낌에 눈은 또 왜 그리 휑하니 쓸쓸하게 깊이 폐여있는지 가슴으로 부터 흘러 내리는 눈물만 삼키고 있다.
이제 정말로 새롭게 함께 생활해야 하는 아버님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 드려야 진심으로 이 혼란한 시간을 잘 극복하시고 평상심으로 돌아 오실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정리해야 할 순간이기도 하다.
그저 자주 얼굴보며 이야기 나누고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는 것 이외에는 해 드릴 것이 없어 그 또한 깊은 고민이 아닐 수 없는 하루로 남겨 본다.
가족의 소중함을 가슴으로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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