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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및 잡동산이/울타리 이야기

안타깝지만 희망을 봤던 시간들

by 칠갑산 사랑 201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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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힘든 시간의 연속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쁜 시간과 가장 고통스런 좌절을 동시에 맛보며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를 반복하는 시간이다.

사업적으로는 평생의 가장 큰 프로젝트들을 잘 마무리하며 잠시 꿀맛같은 휴식을 취해도 되는 시간이지만 갑작스런 어머님의 변환으로 인해 제대로 된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시간들을 보내다 보니 어떻게 두달이 지났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시간들이였다.

 

조금은 호전되는 듯 하던 어머님의 병환이 지난 월요일 저녁, 한통의 전화와 함께 다시 사경을 해메는 고통의 불안감속으로 밀어 넣고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뜬 눈으로 지낸 시간을 뒤로 하고 일터로 향하는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모든 가족에게 연락해 어머님 얼굴이라도 볼 수 있게 한 후 의사와 면담을 하다보니 한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확신은 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다시 좌절감을 맛 본다.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하루에 두번씩 제한된 시간과 장소에서 만난 어머님의 병세가 위험한 고비를 넘겨 이 못난 아들의 얼굴을 알아보는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제대로 눈도 마주보지 못하고 뒤돌아 나와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만 닦아 본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오늘 저녁 다시 주치의와 지도교수와 면담을 하다보니 너무 의지가 강하시고 가족들의 사랑이 깊으니 이제 좋은 소식만 기다리며 지켜 보자는 희망적인 이야기에 조금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돌아 온 시간이다.

다만 설치되어 있는 기계와 주사 바늘들 그리고 주사액을 빼지 못하도록 팔과 다리 모두를 묶어 놓아 잘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였기에 정신이 든 지금은 무척 고통스러워 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죄송함으로 인해 바라보기도 힘이 드는 시간이다.

또한 긴 한숨을 몰아 쉬며 안타까워 하시는 9순의 아버님을 보는 시간은 더욱 가슴이 찟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만 아직 부종은 심하지만 잘못될 가능성보다는 호전될 가능성이 더 크게 다가온 하루였기에 고통속에서도 이렇게 잠시 어머님 얼굴을 떠 올릴 수 있나 보다.

 

내일 오전 면회 시간에는 조금 더 좋은 모습에 호전된 얼굴로 서로 마주보며 가슴으로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부디 일어나 손자 손녀들 손잡고 벗꽃 구경이라도 다녀 올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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