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런 나날의 연속이다.
어머님이 갑작스런 병환으로 쓰러지신 후 50여일이 흐르고 있다.
처음에는 병원에서도 포기할 수 있다며 온 가족을 불러 모으더니 시간이 흐르며 호전되어 10여일 전부터는 한달 넘게 머무르던 중환자실을 벗어나 일반 병실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며 퇴원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었는데 엊그제 갑자기 다시 호흡 곤란과 불충분한 소변으로 인해 중환자실에 재입원을 하게 되였다.
50여일 전 처음 병원에 입원하였을 때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다시 나빠져 재입원한 결과가 된 것이다.
그날 저녁 담당 의사와 충분한 면담 후 다음날 검사 결과를 가지고 다시 이야기 나누기로 하고 병원을 나와 산에도 가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맥주 한잔 마시려는 순간 알지 못하는 전화 번호가 뜨고 받아보니 어머님이 입원한 병원의 담당의사 목소리가 들려 온다.
순간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구치듯 반사적으로 물어 보는 말은 처음에 '무슨일이 있습니까 ??? 어머님은요 ???' 란 단어였다.
담당의사의 목소리 역시 차분하지만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좋은 소식이 아니라서 미안합니다. 가족 모두가 나오실 필요는 없지만 보호자님은 지금 당장 병원으로 나오셔야 할 듯 합니다. 어머님의 검사 결과 심근경색증 초기현상이 발견되였기에 지금 당장 시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퇴근하신 담당 의사님께 연락해 지금 나오는 중이니 당장 오셔서 필요 서류에 서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란 내용이였다.
하늘이 노랗게 변하는 느낌을 가지고 달려간 병원, 담당 주치의로 부터 상세한 병증을 이야기 듣고 담당 의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시술을 바라보는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겨지는 느낌이다.
어렵게 기다려 새벽 2시 드디어 정상적인 시술이 잘 끝났다며 담당 의사로 부터 상세 이야기와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듣고 새벽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온 몸이 무거워지며 천근만근 세상에 대한 감정이 무기력해진다.
생맥주 한잔 시켜 마신 후 잠을 청하지만 다시 언제 걸려 올지도 모를 전화 소리에 온 신경을 쓰다보니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어머님 병환과는 전혀 관계없는 전화벨이 울려도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신경이 곤두선 그런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어젯밤에는 조금 더 호전되어 정신적으로 가족을 알아 보는 어머님을 보고 나오니 조금은 마음의 긴장이 풀리며 다시 온 몸이 아파오고 있다.
아프다는 것 그것도 가장 사랑하는 어머님이 병상에 누워있다는 사실에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보고 영원한 이별에 대한 많은 생각도 해 보는 시간이지만 역시 가슴 아프고 고통스런 시간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그래도 영원 할 수 없기에 여러 생각을 해 보지만 조금만 더 건강하게 지내시다 이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걸려오는 전화 한통화에도 빌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산객을 알고 있는 모든 님들은 병환없이 건강한 시간과 삶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래보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해 본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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