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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및 잡동산이/울타리 이야기

설 명절에 느낀 가족의 따스함과 이별을 준비하는 안타까운 시간들

by 칠갑산 사랑 2012.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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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내며 또 새로운 임진년을 맞이하는 시간,

 

지난 몇개월 동안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좋은 결과를 얻은 후 설 명절을 전후해 몇일간 휴식을 취하려던 계획도 역시 먹고 사는 일과 겹치다 보니 달력에 표기된 빨간날만 쉴 수 있는 처지가 되였지만 그것 조차 쉴 수 있을지 의문이 되는 바쁜 시간이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간은 늘 설레임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시간이였지만 오늘 이 순간만큼은 설레임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크게 다가오며 가슴을 죄어 오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았던 이란 혁명이 소중한 우리 가족의 일상을 완전히 뒤바꾸고 생각보다 어렵게 지내온 34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다시 그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이기에 설레이는 마음보다는 안타깝고 아쉬운 시간이 흐르는 순간이 되어 버렸다.

 

가족으로서는 처음으로 해외에 나간다는 기쁨과 희망이 있었던 35년 전, 하지만 이란의 팔레비 정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이스람정권인 호메이니가 집권하면서 그곳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던 작은 형님이 생사의 사선에서 몇일만에 어렵게 탈출에 성공해 가족 품으로 돌아 왔건만 돌아 온 3주만에 생각지도 못한 병마를 얻어 지금까지 병상을 지키는 신세가 되어 온 가족이 편안하게 보내지 못하던 시절이였다.

 

이제 부모님은 얼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깊은 주름을 달고 9순이 다 되신 몸으로 그 편치 않은 아들을 보기 위해 오늘도 이 작은 아들을 앞세워 불편한 걸음걸이를 하고 계신다.

 

근 한달만에 다시 만나는 작은 아들, 이제 영원히 알아보지 못하고 헤어지는 이별인줄 알았는데 몇개월 전부터 차도가 있으면서 다정했던 가족들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온 가족에 희망과 밝은 빛을 남기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곱은 손으로 아들 얼굴을 어루만지고 쓰다듬기를 몇시간, 이제 그 아들을 병상에 두고 다시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은 설레임과 안타까움이 교차하며 긴 침묵이 흐르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이렇게 주름진 얼굴의 부모님을 모시고 이제 그 얼굴과 목소리만이라도 알아 듣는 아들 곁을 지킬 수 있음에 감사하며 조금 더 가족의 일원으로 자주 찾아 뵙고 그 따스한 가족 사랑을 전해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던 시간이였다.

 

이제 조만간 이 세상과 이별을 해야 하는 시간임을 감지하고 느끼기에 더욱 조바심을 내는 9순의 부모님이 계시기에 그것조차 참된 복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생활전ㅁ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잠시 눈시울을 붉히며 가족을 그리워 하는 시간이 되였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지만 용기 잃지 마시고 천세 만세 동안 편안하게 지내시다 하늘나라로 가시기를 간절히 바래는 시간이 되였다.

 

주름 가득한 얼굴에 힘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아픈 자식을 만지며 사진 한장 남기는 시간은 긴 인생을 반영하듯 웃음으로 답하고 계시는데 아픈 자식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사진기의 앵글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부디 편안하게 만세를 누리시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가족을 위해 머나먼 타국에서 어렵게 생활하다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 와 가족의 기둥 노릇을 하였지만 이제는 깊은 병상에서 늙은 노부모님을 만나야 하는 작은 아들의 얼굴에도 많은 주름이 늘어 가고 있는 안타까운 시간이 되고 말았다.

 

부모님과 이 산객의 가족 그리고 병상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작은 형님이 오랫만에 함께 사진기 앵글 앞에 앉아 이렇게 추억 한장 남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간이였다.

주름진 부모님 얼굴을 보면 눈물부터 앞을 가리고 또 이렇게 즐거운 명절이 되어 찾아가면 가슴 한켠에 남겨진 그림자가 늘 마음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마도 가족이란 울타리 때문일 것이기에 오믈도 솟아지려는 눈물을 참아 본다.

 

                         

어렸을 적 참으로 말썽도 많이 부리던 막내 동생도 이제 2남 1녀의 어엿한 가장이 되어 가족의 울타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지만 그 앞에 앉아 함께한 주름진 부모님과 아픈 작은 형님의 얼굴에서 마냥 행복한 표정만 지을 수 없음이 안타까운 시간이다.

그래도 이렇게 병원을 찾아 인사하고 함께 시간 보내며 사진 한장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으로 남겨야 하겠지.

 

늙으신 부모님과 병상의 형님 그리고 우리 가족과 막내 동생의 가족이 함께 모여 오랫만에 다시 추억 한장 만들어 본다.

언제까지 이런 표정으로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짧기만 한 시간이지만 그래도 그 시간만큼은 내것으로 만들어 우리 가족의 울타리에서 함께하는 시간이였으면 좋겠다.

 

어릴 적 이 산객을 참으로 많이도 이뻐해 줬던 형님인데...

많은 시간 함께 보내며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는데 그 가족의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타국으로 나가 열심히 일하다 병마까지 얻어 이제는 이 작은 산객이 큰 도움을 드려야 하지만 세상 살아가기 바쁘다는 핑계로 그러지도 못함을 늘 죄송하게 생각하며 사진 한장으로 대신하는 가슴이 아프고 쓰라리다.

자유롭고 편안한 삶은 아니지만 그렇게나마 오랫동안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었으면 하는 바램은 어쩔 수 없는 가족이기 때문일 것이리라.

 

막내 동생의 막내 조카가 개구쟁이 모습으로 앵글 앞에 섰다.

얼굴에서도 개구쟁이 모습이 철철 넘치는 막내 여조카, 부디 건강하게 학교 생활 잘 하고 자주 만나 웃음 주는 조카이길 바래 본다.

저 멀리 남자 조카와 딸 아이가 역시 장난기 많은 표정으로 함께 앵글에 남겨졌다.

 

그렇게 21일까지 일을 마치고 22일부터 24일까지 꿈 같은 연휴를 보낸 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니 수많은 일들이 기다리며 또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래도 이 불경기에 할일이 많아 정신없이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작은 산객의 삶과 가족 그리고 설 명절에 대한 소회를 짧게 남겨 본다.

 

이곳을 방문 하시는 모든 님들과 임진년 새해에는 늘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새해 소망 모두 이뤄지기를 바래 봅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