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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칠갑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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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남 청양군 소재 칠갑산과 휴양림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7월 29일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대치터널 위 한티고개-칠갑광장 및 최익현 선생 동상-충혼탑-칠갑산 스타파크 천문대-

               칠갑호 주차장 4.0 Km 이정표-자비정-정상 0.5 Km 이정표-나무계단-칠갑산(561봉)-

               삼형제봉과 지천리 갈림 삼거리-장곡사 2.1 Km 이정표-장곡산장 갈림 삼거리-

               계단 등로-장곡사 갈림 삼거리-칠갑산 산악마라톤 코스 10 Km 지점-마라톤 11 Km 지점-

               돌탑봉(휴양림-광대리 2.6 Km 이정표-장곡주차장 갈림 삼거리-탄정리 갈림 사거리-

               병풍바위-고산곶과 광금리 갈림 삼거리-너구리. 노루코스 1.7 Km 이정표-

               암봉-주차장 200미터 이정표-휴양림-수영장-칠갑산 자연휴양림 입구-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09.50 Km

산행시간 : 3시간 10분 (16시 50분부터 20시 00분까지)

               정상에서 사진 찍으며 약 30분간 휴식 시간 포함

 

 

 

어머니 품 같은 고향의 명산 칠갑산에 올라 울적한 마음을 달랬던 시간들

 

 

 

여름 휴가중이지만 아이들 공부와 바쁜 일 그리고 장마철도 지난 계절에 내리는 폭우로 인해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내기도 힘이 든다.

얼마 전 호남정맥 산행을 하면서 들렸던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이란 대하 소설의 중심지를 둘러 볼 기회가 있었기에 그 소설책을 꺼내 읽으며 내림천으로 래프팅을 떠난 둘째 아이만 빼고 큰 아이를 대동해 오랫만에 오붓하게 다시 시골 부모님과 처갓집에 들렸다 올라 오기로 하고 떠나는 길이다.

특히 믿었던 사람에게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입고 정들었던 산악회까지 떠났지만 진행해 오던 낙동정맥 종주대들의 열화와 같은 연락에 다음주 만나 최종 매듭을 짓기로 했기에 조금 더 개인적인 생각을 결심해야 할 시간이기도 하다.

처음 서울 집에서 출발 할 때만 해도 어렵겠지만 칠갑지맥에 올라 그토록 그리워했던 산줄기와 인사를 나누자 마음먹었지만 휴가 기간동안 이 산객의 취미만 생각 할 수 없어 짧은 짬을 내 오른 칠갑산 산행이 되고 말았다.  

 

보령에서 하루 종일 사람 만나 일 처리하고 고향집으로 달려 가 늦은 시간 조금은 빡쎄게 칠갑산에 올라 마지막으로 올라 온 부부에게 부탁해 증명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답답하고 울적할 때는 물론이고 기쁘고 즐거운 시간에도 자주 올랐던 고향의 명산 칠갑산, 그곳에서 지난날을 추억하며 마음의 결정을 해 보는 순간이다.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리더니 오후 늦게 햇볕이 잠깐 얼굴을 내미는 시간, 생각지도 못한 여동생의 방문에 잠시 이야기 나눈 후 한티고개로 달려가 최익현 선생 동상을 담아 본다.

어릴적 소풍으로 자주 올랐던 곳인데 이제 세월이 많이도 흘러 어린아이 키 만하던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칠갑산으로 느릿 느릿 외줄 도로를 타고 오르던 버스의 풍경도 이제 옛 이야기가 되어 버린 모습들이다.

 

칠갑광장에 생각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와 있고 복잡함을 피해 시원한 약수 한사발로 모마름을 달랜 후 재빨리 넓은 임도를 타고 칠갑산 정상으로 오르며 뒤돌아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잠시 오르면 임도 우측으로 충혼탑이 서 있고 오늘은 왠지 잠시 들려 주위를 둘러 보는 여유도 가져 본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충성한 선열들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위대한 애국선열들 앞에서 초라하고 보잘것 없는 욕심에 반목하고 이탈해야 하는 현실에서의 자신을 뒤돌아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충혼탑을 나와 잠시 더 오르니 임도 우측에 지난 봄 1박2일 팀이 내려 와 촬영한 칠갑산 천문대 건물이 보이고 그 입구에는 입간판과 함께 촬영 하이라이트 사진들이 걸려 있다.

워낙 인기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몇번 봤는데 이 산객의 고향인 칠갑산 오르는 촬영은 청양이나 칠갑산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1박2일 멤버들의 미션 수행에 초점이 맞춰지다 버니 많은 아쉬움을 남긴 시간이기도 하였다.

 

임도 우측으로 잠시 올라 스타파크라 적혀 있는 칠갑산 천문대를 둘러 본다.

아이들이 조금 여유를 가지게 되면 손잡고 밤에 올라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멋진 추억 하나 만들자 스스로에게약속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임도에 깔아 놓은 잔자갈밭을 걸어 오르니 호젓한 산길에 스스로 도취되는 기분이다.

하지만 늦게 오르니 발걸음은 자꾸만 빨라지고 임도 우측으로 나 있는 능선길은 눈길만 한번 준 후 곧바로 넓은 임도를 타고 정상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이곳 칠갑산은 원래 봄철 진달래와 벗꽃이 필 때 들리면 최고의 트레킹과 등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을과 겨울에도 좋지만 왠지 모르게 여름에만 생각나는 것이 뱔로 없는 곳이기도 하다.

휴양림과 냉천골 그리고 까치네라는 유명한 계곡을 끼고 있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은 왠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문득 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빠르게 오르니 몇 팀인가 정상에서 한티고개쪽으로 내려오며 조용한 칠갑산을 울리고 있다.

떠들썩한 이야기를 들으며 오르니 금새 사비정 바로 밑까지 도착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차 한대가 산객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걸어 올라 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수없이 올랐던 자비정, 조망도 없는데 왜 이곳에 이 팔각정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저 산객들을 위한 쉼터라 생각하면 마음 편할듯 하다.

오늘은 시간도 없고 조망은 더욱 없기에 통과한다.

 

사비정 지나 나즈막한 언덕을 넘으면 멋진 소나무 등로가 열리고 치톤피드의 향기를 맡으며 콧노래를 부르는 시간이다.

하지만 조금 빡쎄게 진행했는지 온 몸에선 비에 맞은 물기보다 더 심한 땀방울이 쉴새 없이 등로로 떨어지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금새 마지막 정상을 오르기 위한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심호흡 한번 내쉰 후 다시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오르기 시작한다.

 

드디어 칠갑산 정상에 올라 정상부를 담아 본다.

무인 산불감시 탑과 정상석이 있는 넓은 헬기장 한쪽엔 나무 그늘 벤취도 있고 제단도 보인다.

 

이제 아무리 급해도 천천히 주위 조망을 즐기며 그 이름을 불러 보는 시간이다.

북동쪽으로 오늘 이 산객이 올라 온 동쪽 능선이 시원하게 보이고 저 멀리 금북정맥 마루금이 물결치고 있다.

칠갑지맥 분기봉도 보이고 아쉬운 마음에 그저 가슴속이 그 풍경을 담아 보는 시간이다.

 

동쪽 저 멀리 금북정맥 마루금이 넘실거리며 다가오고 가까이에는 천장호로 이어지는 골짜기가 능선을 우측에 두고 깊게 펼쳐져 있다.

천장계곡이지만 산림이 우거져 잘 알려지지 않은 계곡이다.

우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천장호가 있고 그 위에 구름다리가 놓여 있는 곳으로 하산할 수 있다.

 

천장호로 내려갈 수 있는 등로를 담아 본다.

예산에서 공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저 멀리 구름 아래 잠들어 있고 우측 계룡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잠시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낮아지고 있다.

 

천장호와 능선 우측으로 백운계곡 넘어 보여야 할 계룡산이 안개와 구름속에 가려 드러나지 않는다.

비가 내리다 개다를 반복하며 이 산객의 속마음을 애타게 만드는 조망이다.

 

남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천장호 우측 아래 저 멀리 새로 생긴 공주 서천간 고속도로 교량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역시 열심히 계룡산을 찾아 보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라며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

 

백운계곡 우측의 남쪽으로는 칠갑지맥 줄기를 타고 삼형제봉 넘어 까치네로 이어지는 마재고개가 드러나 있다.

조만간 올라 걸어야 할 마루금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 본다.

 

남서쪽으로는 이제부터 내려가야 할 장곡능선이 드러나 있고 그 넘어 저 멀리 부여의 만수산과 보령의 성주산 줄기가 보일듯 말듯 그렇게 솟아 올라 있다.

 

서쪽으로는 청양을 지나 부여와 보령으로 이어지는 평야와 산줄기가 선명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구름과 서산으로 지는 햇살로 인해 뚜렷한 제 모습은 보기 힘들 것 같다.

우측 저 멀리 있어야 할 오서산을 찾아 보지만 그 역시 오늘은 아니라며 구름속에 숨어 버렸다.

 

30여분 정상에서 쉬며 몇분의 등산객들을 만나 이야기 나눈 후 빠르게 장곡능선을 타고 내려가니 삼형제봉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아쉬운 마음만 삼형제봉으로 보내고 장곡사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금새 465봉 지나 진달래 군락지를 통과한다.

 

중간 중간에 세워진 이정표와 새롭게 단장하기 위한 목재 이정표가 반겨주는 등로를 타고 숨이 목에 찰 정도로 빠르게 내려가 본다.

 

그러다 묘지 한기가 있는 넓은 공터에서 만난 노란 원추리 하나가 발길을 붙잡고 잠시 쉬어 가라 말을 건넨다.

이제부터 산행을 하면서 가장 자주 만나야 할 우리 야생화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게 빠르게 진행하니 안개가 밀려왔다 사라지고 먹구름이 낮게 드리워지며 바람도 잠이 들어 버린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이제 장곡사까지는 1.2 Km 남았고 우측 능선으로 진행하면 휴양림까지 4.0 Km 남았다는 삼거리에 도착해 잠시 고민해 본다.

하지만 발길은 이미 휴양림쪽으로 향하고 앞으로 1시간 조금 넘게 내려 달려야 할 거리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느낀다.

 

제법 오르내림이 심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휴양림 2.6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돌탑봉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갑자기 폭우가 내려 잠시 몸을 나무 밑에 숨겼다 진행한다.

 

다시 내렸다가 오르니 장곡사 갈림 삼거리봉에 도착한다.

휴양림까지 2.0 Km 남아 있고 장곡사까지는 1.7 Km 남았다는 이정표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다시 등로에 짙은 안개가 드리워지고 날은 더욱 음침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무거웠던 이 산객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인지...

그저 좋아 오르는 산행만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시 완만한 오르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안부로 내려가고 그곳에는 벤취와 많은 이정표가 달려 있다.

칠갑산 산악마라톤 코스인 이곳은 탄정리와 주차장 그리고 장곡사와 정상으로 갈 수 있는 사거리 이정표이다.

 

다시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병풍바위에 도착해 잠시 벤취 위에 쌕을 내려 놓고 주위 조망을 즐겨 본다.

등로 좌측으로 대치면 광금리의 마을과 산하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병풍바위란 이정표가 소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고 그 멀리 펼쳐진 광금리 민가와 논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이제 칠갑산자연휴양림도 얼마 남지 않은듯 하다.

 

병풍바위를 지나 능선을 조금 더 걸어가니 등로 좌측으로 고산곶과 광금리로 하산할 수 있는 하산 갈림길이 나타난다.

하지만 오늘 이 산객은 이곳이 아닌 칠갑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야 한다.

 

마지막 395봉에 오르니 그곳에 암봉이 서 있다

주위 풍경을 담은 후 우측 등로를 타고 빠르게 진행하며 휴양림쪽으로 내려간다

 

이제 내려가다 우측 앞을 내려다 보니 칠갑저수지가 보이지만 나뭇가지로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제 어둠이 깔리며 사진 담기에도 어려움이 가중된다.

오늘 올랐던 하티고개 등로와 정상부 그리고 널울계곡이 가깝게 보인다

 

어둠이 깔리 등로와는 달리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에는 하얀 하늘과 함께 아직은 사진에 담을 수 있을만큼은 빛이 남아 있다.

 

무더위를 피해 피서 온 수많은 피서객들과 어린아이들이 수영당에서 쫑알대는 소음을 들으며 무탈하게 자연휴양림 건물로 내려 와 안도의 한숨을 내 쉰다

 

더위를 피해 계곡물로 건물 앞 벤취로 몰려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에 이 산객은 이방인이 되고 말았다.

밤의 칠갑산 자연휴양림을 밝히는 등불이 오늘은 싫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칠갑산자연휴양림 정문을 통해 나오며 하루를 마감해 본다.

오랫동안 같은 산악회에서 몸 담고 수많은 산행을 함께했던 연세든 산친구님으로 부터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고 나니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시간이다

그래도 스스로 좋아하는 산행을 멈출 수 없어 다음주 낙동정맥에 같이 오르는 산우님들과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 볼 것이다.

조금은 참고 여유를 가지며 버리는 연습이 더 필요함을 절감한 시간으로 남겨 본다.

 

어머니 같은 칠갑산에 올라 삶의 지혜를 얻어 가는 시간으로 추억을 만들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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