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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낙동정맥(완료)

낙동정맥 제5구간 깃재에서 덕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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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북 영양군의 낙동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5월 13일과 14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강한 바람으로 시원하게 산행하기 좋았지만 박무로 인해 시야가 제한됐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5도에서 영상 16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온누리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19명

산행코스 : 신암리-깃재(마루금)-884.7봉 헬기장-850봉-헬기장-612봉-길등재(1차선 포장도로)-

               한티재(924번 지방도로)-습지-우천마을-636.4봉-추령(비포장 임도, 가랫재)-635.5봉-

               송정교사거리-630봉-왕릉봉-633봉-덕재(비포장 임도)-오기2리-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3.40 Km (접속구간 02.50 Km 포함, 신암리-깃재 1.8 Km 및 덕재-오기2리 0.7 Km)

산행시간 : 바람이 조금 강하게 불었지만 산행하기 좋은 날씨에 사진 찍으며 쉬엄 쉬엄 11시간 25분

               (04시 15분부터 15시 40분까지)

 

낙동정맥이란 ???

낙동강의 동쪽을 따르는 산줄기로 동해바다를 가르는 한반도 동해안 지방의 담장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금강산과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천의봉(매봉산,1303봉)으로 솟아 오르기 전 1145봉 직전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태백 백병산(1259봉), 통고산(1067봉), 울진 백암산(1004봉), 청송 주왕산(720봉), 경주 덕석산(829봉), 울산 가지산(1240봉), 신불산(1209봉), 부산 금정산(802봉)을 지나 백양산(642봉)을 넘어 낙동간 하구인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나는 약 397 Km의 산줄기를 낙동정맥이라 한다.

낙동정맥 중에서 최고봉은 태백의 백병산으로 그 높이는 1259미터이다.

 

 

오지의 길고도 멀었던 낙동정맥 마루금을 걸으며 봄 소식을 담았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하여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역시 수도권에서 단체로 낙동정맥 산행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절감하면서 이제부터는 산행 외적인 요인에 의해 어려워 하거나 힘들어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떠나 보지만 생각만큼 가슴이 따라 주지는 못하는 듯 하다.

많은 종주대들이 빠지고 이제 20여명 채우기도 힘이 들지만 그래도 단 한명의 종주대라도 함께 한다면 같이 몰운대까지 걸어 보자 마음 먹었기에 그저 즐거운 과거만 생각하며 떠나 본다.

오늘은 이제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긴 장도를 함께 가야 할 새로운 버스와 버스기사님을 만나는 날이다.

생각보다 젊은 기사이지만 순수하고 예의 바른 기사이기에 기분 좋게 정시간에 출발해 영주역 앞 야식 전문점에서 새벽 참을 먹은 후 신암리 수비초등학교 신암분교 앞에 도착하는 시간이 새벽 4시를 가리키고 있다.

 

이번 구간에 기대를 많이 했던 야생화와 산철쭉이 등로 옆을 채우고 있지만 고도의 높낮이와 기온의 변화에 따라 같은 등로에서도 피었다 지는 꽃이 있는가 하면 이제 그 예쁜 꽃몽우리를 막 세상에 내 놓으려는 꽃들도 보인다.

수도권과 호남의 남녘에는 벌써 봄을 지나 성하의 계절인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곳 오지의 낙동정맥에는 이제 봄이 스며들고 있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심설로 인해 산행조차 못했던 두달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며 걸었던 영양군의 낙동정맥 마루금이였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계절이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며 황량한 신암리 골짜기를 차갑게 만드는 새벽 4시, 어렵게 지난 구간 내려왔던 산행 들머리를 찾아 산행 준비를 하면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먹구름이 가득하여 생각보다 많은 별들이 보이지는 않는다.

많이도 변해가는 시골 버스 정류장을 사진에 담은 후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신암리를 떠나는 시;간이 정확히 새벽 4시 15분을 지나고 있다.

오늘은 또 몇시간을 걸어야만이 산행 날머리인 덕재 지나 오기2리까지 무탈하게 내려 갈 수 있을지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번의 청아한 계곡물소리가 들리는 개울을 건너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에 잠시 정식 마루금을 타기도 전에 넓은 임도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폭포처럼 흐르는 네번째 계곡을 만나 5분여간 알바를 경험하곤 더욱 긴장하며 접속구간을 오르니 강한 바람으로 생각보다 산행하기에는 좋지만 그래도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게 40여분 쉬지 않고 빡세게 오르니 지난 구간 맥 산행을 마치고 내려왔던 깃재에 도착해 후미를 기다리며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 본다.

지난 구간 땅바닥에 구르며 깨진 깃재 이정표가 안타까워 온누리산악회 이름으로 처음 걸어 보는 깃재 이정표가 있기에 오늘은 더욱 뜻깊은 시간이기도 하다.

 

정식 마루금인 깃재에 오르기도 전에 이미 날이 밝아 헤드렌턴을 배낭에 넣고 이제부터 한동안 동쪽으로 맥 산행을 이어간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잠시 한기를 느끼기도 했지만 금새 평온한 아침을 맞으며 진행하니 등로 주위에 맑고 예쁜 산철쭉이 피어나 종주대를 맞이해 준다.

큰 어려움 없이 외줄로 나 있는 마루금을 타고 그저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채 예쁜 산철쭉을 감상하며 걸어보는 호젓한 시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멋진 산줄기가 나타나고 똑딱이로는 한계를 느꼈기에 DSRL 카메라는 꺼내 담아 본다.

아마도 영양군의 일월산 북쪽에 자리잡은 국사봉 줄기와 그 끝자락 저 멀리 혹시 청량산이 아닐까 생각되는 뾰족봉도 희미하게 나타난다.

이제 산하는 완연한 초록의 계절로 변해 엊그제까지도 느꼈던 갈색의 추억은 이미 기억에서 사라진듯 하다.

 

842봉을 지나 851봉을 지날 쯤 우측 저 멀리 앞으로 산상에 높은 인공 구조물을 이고 있는 영양의 진산인 일월산이 그 대단한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동쪽의 주봉인 일자봉과 서쪽의 월자봉을 합해 일월산이 된 저 산은 동해의 일출과 월출을 제일 먼저 산이란 의미가 있는 곳이다.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일품이지만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로 인해 그 정상은 밟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는 산이기도 하다.

오늘은 저 일월산을 우측 저 멀리 두고 하루 종일 돌아가는 형국으로 산행이 이뤄질 것이다.

 

별 특이한 풍경이 없는 초로긔 등로를 타고 강한 바람을 맞으며 진행하니 새벽 5시 30여분을 지나고 이제 서서히 등로 좌측의 동쪽 하늘에선 하루를 열어갈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재빨리 나즈막한 봉우리로 뛰어 올라 담아 보니 일출이 시작되고 약간의 시간이 자난 후였지만 그런대로 가슴에 담아 둘 수 있는 그런 하루의 시간이다.

오늘 하루도 멋진 시간을 기대하며 그 찬란한 아침 햇살을 가슴에 담아 두는 시간이다.

 

무명봉에서 늦은 일출을 보고 다시 진행하니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 등로를 건너간다.

그 깊은 낙엽 등로를 지나자 마자 등로는 다시 푸른 초록으로 변해가며 두 계절이 공존하는 마루금을 멋지게 꾸며 주고 있다.

깊은 눈으로 인해 산행을 포기한 것이 벌써 두 구간이였던 지난 겨울을 생각하니 이곳 낙동정맥도 확실히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낙엽과 푸른 새싹이 공존하는 멋진 마루금을 지나니 오랜 세월 뿌리가 뽑혀 하늘 높이 올라가 말라 죽어간 거대한 고사목의 뿌리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풍경이 이 작은 산객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다시 그곳을 지나니 예쁜 산철쭉이 고운 자태를 뽐내며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등로 우측으로 저 멀리 일월산과 그 좌측으로 흘러 가는 이름 모를 산줄기가 아름답게 놓여 있다.

 

그렇게 즐기며 영양군의 진산인 일월산을 조망하며 진행하니 금새 철쭉 몽우리가 예쁘게 부풀어 오르는 884.7봉 헬기장에 도착한다.

제대로 된 삼각봉에 처음 도착하지만 그 정상에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앞서 지나간 선답자가 작은 띠지에 그저 884.7봉이란 표시를 걸어 둔 것이 전부인 그런 정상이다.

이 삼각점마저 없었다면 이곳이 어딘지도 모르게 지나쳤을 곳이기에 지자체나 산림청에서의 조그만 관심이 절실한 곳이란 생각이다.

 

잡목들로 인해 별로 좋은 조망이 없는 884.7봉이기에 사진 몇장 남기고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막 피어 나기 시작하는 푸른 빛의 새싹이 아름다운 등로이기에 그저 바라보며 걸어가는 시간으로 족한 순간이다.

잠시 더 내려가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고 등로 주위엔 하얀색과 분홍빛 산철쭉이 이제 막 그 부풀어 오른 몽우리를 뽐내며 산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시간이다.

 

다시 멋진 푸른 빛이 감도는 등로를 타고 산철쭉을 즐기다 보니 이곳 등로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춘양목이 등로에 가득하다.

쭉쭉 빵빵의 멋지게 하늘 높이 놀라간 춘양목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곁가지를 키우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것이 아닌 옆으로 펼치며 그 자체의 용도보다는 자연의 일부로 등로를 두;덮고 있는 춘양목들도 한가득하다.

그 춘양목 사이로 저 멀리 일월산의 정상이 박무속에 희미하게 열려 있다.

 

춘양목 지대를 지나자 다시 활엽수가 가득한 아름다운 등로를 따라 걸어가고 그 끝자락에 다시 멋진 춘양목이 가득 눈에 들어 온다.

가끔 그 치열한 삶에서 도태되어 죽어 간 고사목도 눈에 들어 오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그저 바라만 봐도 눈의 피로도가 풀어지는 초록의 등로가 저 멀리 열려있고 그 멀리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멋진 춘양목이 다시 발길을 붙잡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다시 평원같이 평이한 등로 위에 푸른빛이 더욱 강렬하게 전해져 오는 마루금과 만나게 된다.

그곳을 홀로 걸으며 그저 자연만을 즐기는 사이 어디에서 많이 본듯한 깊은 산속에 늪지대가 나타나고 물이 한가득 가득하다.

그 늪속 물에 얼비춘 주위 풍경이 또 다른 풍경화를 그리며 그 옛날 추억속을 더듬어 보니 백두대간 비재에서 속리산 구간으로 올라가다 만나는 견휜과 관련있는 못재가 연상되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이곳 역시 멋진 전설 한두개쯤 숨어 있을 법한 그런 늪지대이지만 그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전설하나 만나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그렇게 그곳 늪지대에서 잠시 발걸음 멈추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 후 다시 이어지는 아름다운 능선을 타고 무심으로 걸어 본다.

꾸미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자연속에 순응하며 그러나 치열한 삶을 통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가끔 강렬한 아침 햇살이 푸르게 변해가는 짙은 잡목 사이로 들어오며 또 다른 세상을 만드는 이 시간이 있기에 그토록 먼 거리를 달려 와 잠도 자지 못하며 이렇게 산에 드는지도 모를 일이다.

 

등로 옆에 피어 있는 각시붓꽃과 양지꽃 그리고 산철쭉을 담으며 급하지 않지만 꾸준히 걸어가니 푸르름을 잠시 뒤로 미루고 등로 깊숙히 빠지는 낙엽이 경사면을 그대로 덮고 있다.

가을날 낙엽 산행을 한다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그런 등로이다.

가을과 봄이 공존하는 그런 멋진 마루금을 걸으며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민가 한채 보기도 힘들었던 낙동정맥에서 다시 한번 산자락이 무참이 훼손되어 파헤쳐진 현장을 보면서 많은 생각에 젖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도로 공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무슨 광산을 하기 위한 공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제법 넓은 지역에 하얗게 드러난 속살이 애처롭게 울부짖는 듯한 그런 상채기를 목격하는 가슴 아픈 시간이다.

그저 공사 후 푸르게 복원이라도 해 주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으로 등로 우측 저멀리 벌어지고 있는 처참한 풍경에 가슴이 매어 온다.

 

그렇게 한동안 가슴 아픈 사연을 묻은채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병풍처럼 막아 선 산줄기가 보이고 그 아름다움에 몇장 남겨 본다.

지도를 살펴보니 750봉에서 933.6봉으로 이어지는 영양의 이름없는 산줄기이지만 그 높이만은 제법 웅장하게 다가 온다.

저 산줄기 좌측 저 멀리에는 일월산과 그 넘어 청량산이 있을 것이지만 이 시간은 그저 그 모습을 감추고 보여주지 않고 있다.

 

주위 조망을 즐기며 다시 전진하니 잡목속에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살펴보니 방화선이 있는 612.1봉 가기 직전의 폐헬기장이 아닐까 생각되는 곳이다.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갔다 약간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방화선이 보이고 이제부터 잠시 저 방화선을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오랫만에 시원하게 터지는 조망과 풍경을 즐기며 진행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본다.

 

그렇게 방화선을 타고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등로 우측 저 아래 계리쪽 민가가 보이고 그 뒤 저 멀리 일월산도 높게 서 있다.

실로 오랫만에 보는 민가로 인해 한동안 정신없이 없는 조망 만들어 즐겨 본다.

간간히 들려 오는 차량 소음도 신기하게 느껴지고 다가오는 그런 오지속의 낙동정맥 산행이다.

 

많은 야생화도 담으며 그렇게 진행하니 다시 방화선이 사라지고 잡목이 우거진 일반 정맥 마루금으로 변하고 있다.

멋진 소나무와 낙엽송이 섞여 있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조금씩 허기가 밀려 오고 아침 식사 자리를 찾으며 급하지 않게 전진하니 금새 삼각점이 박혀 있는 612.1봉에 도착해 긴 한숨을 내쉬어 본다.

조금만 더 진행하면 곧 1차선 포장도로인 길등재가 나타나는 그런 마루금이다.

 

허기진 배를 붙잡고 내려가니 갑자기 등로 우측으로 벌목된 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으로 지금까지 지나온 낙동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다.

우측 저 멀리 중앙에 우뚝 솟아있는 칠보산이 아주 가깝게 보이고 그 우측으로 마루금을 타고 내려온 풍경이 아스라히 멀어져 있다.

그 좌측 능선을 타고는 영양의 진산인 일월산이 우뚝 서 있는 모습으로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

잠시 허기진 것도 모르게 사진을 담기에 여념이 없는 시간이다.

 

이제 1차선 포장도로가 등로 우측으로 다가와 있고 앞으로는 길등재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절개지 직전 소나무 숲에서 조금은 늦은 아침 식사를 즐겨 본다.

이 길등재는 영양군 수비면 소재지인 발리에서 계리 계은동천사 절로 넘어 가는 도로로서 일반 차량의 통행은 거의 없는 듯 하다.

한동안 식사를 즐긴 후 절개지를 내려가 도로를 건넌 후 시멘트 옹벽을 올라 오르막 등로 직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늘 그래 왔듯이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부터 제일 후미로 쳐져 후미대장이 되어 본다.

모두 앞으로 보낸 후 홀로 남아 그 넓은 자연을 모두 만끽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등로 옆에 곱게 피어난 야갱화도 담아보고 그저 평이해 보이지만 예쁘게 다가오는 등로도 담아보며 약간의 조망만 보여도 비집고 들어가 그 조망을 담은 후 후미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도록 빠르게 걸어가 보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 본다.

 

등로 우측으로 계리쪽 골짜기가 환상의 몸짓으로 부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이제 등로 좌측 저 앞으로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가 환상으로 다가온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앞으로 진행해야 할 낙동정맥 마루금이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닌가...

우측으로 돌아 진행하다 추령을 지나면서 좌측인 동쪽으로 크게 꺽여 전진해 저 마루금을 모두 넘어야만이 오늘 산행도 마무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름다움 속에 가시를 숨기듯 그렇게 무심한듯 멋지게 서 있는 낙동정맥 마루금이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다시 각시붓꽃과 금붓꽃 그리고 제비꽃과 철쭉이 멋지게 피어 나 있다.

이제부터 그 야생화들을 대신해 작지만 보라색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큰구슬봉이가 등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처음에는 용담이라 생각했는데 꽃, 특히 야생화에 조예가 깊은 겨울애 총무님이 큰구슬봉이라 알려 준다.

하나 둘 그 이름을 불러 줄수 있음에 조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시간이기도 하다.

 

등로 좌측 바로 옆으로는 저 멀리 앞으로 진행해야 할 낙동정맥 마루금을 두고 그 북쪽으로 울련산 줄기가 무심한 듯 높게 솟아 있다.

울련산(938.6봉)은 영양군 수비면에 솟은 산으로 울람산 및 우련산 또는 우렁산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서쪽으로는 즉 수비에 이르는 보잘것없는 능선을 가진것 같지만 동쪽으로는 금장산(848.7봉)까지 무릇 8 km의 능선이 이어지며 자못 우람한 산세를 이룬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서쪽으로 낙동정맥의 능선이 물결치고 남쪽 멀리에는 백암사 능선이 꿈틀거리며 남쪽 신원천 건너편으로는 남이장군이 칼을 갈았다는 다음 구간 올라야 할 검마산(918.2봉)이 보이며 서북쪽으로는 장수포천 너머로 일월산 정상에 서 있는 송신탑과 중계소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산이다.

그렇게 잠시 멋진 조망을 즐기며 진행하다 보니 불이 났었는지 나무 밑둥에는 모두 검게 그을린 흔적들이 남아 있다.

그 어려운 조건을 이기고 이렇게 멋진 자연으로 다시 살아 나 있음에 감사하며 다시 푸른빛이 감도는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울련산을 오를 때 들려야 할 발리쪽 마을이 참으로 인상깊게 다가온다.

영양군 수비면의 발리쪽 마을로서 이 산중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이색적이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

 

다시 산철쭉과 야생화를 친구 삼아 진행하니 924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한티재가 거의 다 왔는지 조금은 차량 소음이 들리고 잠시 내려다 보는 사이 잡목 사이로 앞으로 올라야 할 추령 못미친 마루금이 벌목지대 저 멀리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그저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지중의 오지 지역을 아름답게 마음속에 담는 시간이기에 그저 좋은 순간으로 남겨 본다.

 

이제 한티재가 눈 앞으로 다가와 있다.

내려가기 직전 등로 우측 일월면쪽으로 이어진 924번 지방도로가 마치 뱀이 움직이는 듯 구불구불 그렇게 오지의 마을들을 이어주고 있다.

오랫만에 다시 만나는 2차선 포장도로이기에 한동안 그 풍경을 가슴에 담아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도로는 아니지만 오지중의 오지에서 만들어 진 길이기에 이곳 민초들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한티재에서 잠시 몇장의 사진을 담으며 쉬어 간다.

2차선 94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한티재는 영양군 수비면과 일월면을 이어주는 고갯마루로서 수비면 계리에 있는 큰 재란 뜻을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시 의병과 왜군이 이 골짜기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 바 있어 지금도 비만 오면 핏물이 바위 틈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며 통로의 반석 위에는 많은 말발굽 자국을 선명히 볼 수 있다고 하는 전설이 영양군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고개이기도 하다.

 

한티재 도로를 건너 넓은 공터가 있는 곳에서 좌측 임도를 타고 아주 짧게 진행하니 다시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져 있고 능선으로 오르니 벌목된 능선에 마루금이 선명히 나 있다.

추령까지 6.8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오르니 완만한 오르막이 나타나고 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다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넘실대는 산그리메 저 멀리 일원산이 우뚝 솟아 있다.

다시 한번 사진에 담은 후 한동안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며 진행하니 한티재 0.7 Km 그리고 다시 묘지 두기를 지나간다.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다가오는 풍경도 그 고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일월산을 좌측에 두고 우측 끝자락에 칠보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마루금도 얼핏 보이는 듯 하다.

그 모습이 점점 멀어지더니 이제 곧 칠보산과도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이어져 있고 그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옆에 쓰라린 상처를 몇군데나 안고 어렵게 살아 온 소나무 한그루가 가슴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

일제 시대때 전쟁 물자를 강탈하면서 살아 있는 소나무에 저렇게 큰 상채기를 내면서 송진을 수탈해 간 일제의 만행에 치를 떨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는 저런 아픈 과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도 나라를 잃어 버리는 바보 같은 삶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제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한다.

한티재에서 1.7 Km 지났다는 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는 이정표를 지나 다시 2.3 Km 이정표를 만나니 이제부터 등로는 곧게 뻗은 낙엽송과 소나무 간벌 지역이 나타나고 간벌된 많은 나무들이 정렬되어 있는 지역을 지나간다.

앞서 진행하는 종주대의 모습이 참으로 여유있게 다가온다.

 

이제 멋진 낙엽송과 소나무 군락지를 따라 한동안 진행하니 그 등로의 풍경 역시 아름답고 멋지다는 생각이다.

이런 저런 세상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며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어 진행하니 이제부터 다시 628.8봉 오르막 등로와 이어지며 살랑거리는 봄바람에도 땀방울이 굵게 흘러 내리고 있다.

그렇게 진행하다 앞으로 보니 묘지 있는 저 앞으로 조망이 터지며 앞으로 진행해야 할 낙동정맥 마루금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멋진 활엽수가 다시 등로를 채운 628.8봉을 지나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우천마을과 모내기를 하기 위해 논에 물을 가둬 놓은 모습과 담배 농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고추농사를 위한 것인지 검정 비닐이 쳐진 밭두렁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가로운 우천마을의 봄 풍경이 그대로 그곳에 나타나 있는 한가로운 풍경이다.

이 산객이 살았고 커왔던 시골과 별반 다름 없는 풍경이기에 잠시 어린시절을 추억도 해 보는 시간으로 남겨 본다.

우천마을은 해발 6백여미터의 높은 분지로 된 곳인데 물이 짧아 골짜기 중심으로 흐르는 냇가의 수면이 보이지 않는다.

늪으로 된 내를 중심으로 발달한 마을로서 춘천박씨가 여덟집이 이 마을의 삼어출파란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고 어리어 흐르 는 물을 우천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최근에 개설된 시멘트 포장도로인지 새로운 도로가 보이ㅏ고 그 도로를 따라 진행하며 선답자들이 찍어 올려 준 우천마을이란 이정표와 밭둑을 타고 넘었던 농촌의 풍경을 찾아 보지만 그 어디에도 그 옛날 순박한 시골 풍경은 찾아 보기 힘들다.

그저 이렇게 이곳 오지의 마을도 조금씩 새로운 문명을 받아 들이며 그 모습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지나 온 등로 저 멀리 간벌된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어 남아 있다.

 

시멘트 퐂방도로를 건너 능선으로 들어가니 멋진 잣나무 군락지가 반겨주고 짧은 구간을 타고 오르니 새로 개설된 비포장 임도와 만난다.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오르니 오기기점 2.5 Km란 화강암 이정석이 서 있고 그 이정석을 지나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서 임도는 우측으로 계속 이어지고 마루금은 다시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며 오르도록 되어 있다.

다시 능선으로 오르며 낙동정맥 산행을 이어간다.

 

다시 잡목과 활엽수가 가득한 된비알 오르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는 시간이다.

다만 가끔 불어주는 시원한 봄바람에 그나마 흐르는 땀방울을 말릴 수 있어 다행인 시간이다.

그 어려운 산행을 하면서도 등로 옆에 피어난 고사리를 꺽으며 오르는 종주대의 뒷모습이 그저 아름답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한티재에서 5.1 Km 지나 왔고 추령까지 1.5 Km 남아 있다는 638.5봉 근처에서 배낭 내려 놓고 잠시 간식을 먹으며 쉬어 간다.

이곳부터는 제법 간벌이 되어 있어 더욱 산행의 묘미를 더해 준다.

그리고 제법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올랐기에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한 후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면 추령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는 시간이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고 그림같은 등로를 타고 간벌된 지역을 넘으니 636.4봉이 있는 묘지봉을 넘어 등로는 좌측으로 뚝 떨어진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낙엽깔린 미끄러운 마루금을 내려가니 저 멀리 임도가 보이기 시작하고 제법 많은 종주대들이 모여 있는 모습도 보인다.

비포장 임도로 되어 있는 추령에 도착해 선두를 제외한 모든 종주대가 모여 다시 간식을 먹으며 마지막 체력을 보충해 본다.

추령은 가천리와 오기리를 연결해 주는 고갯마루이다.

 

한동안 간식과 식수를 나눠 마심 후 다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이마에 많은 땀방울을 흘려 본다.

다만 많은 등산객들이 오르는 산이 아니다 보니 등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정맥 산행을 하는 종주대들이 많아 그런대로 등로가 나 있고 특히 간벌이 잘 이뤄져 산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이다.

춘양목이 도열해 사열을 받으며 오르는 기분도 나쁘지 않다.

 

이제 서서히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고 바람마저 잔잔해 지니 산행에 어려움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많은 땀방울 흘리며 오르니 드디어 원형 벤취가 보이는 618.5봉 정상에 도착한다.

잠시 사진 한장 남기고 그곳 벤취에 앉아 보지만 오르는 산우님이 없어 다시 사진 한장 찍지도 못하고 출발한다.

 

잡목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다시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 본다.

그렇게 진행하니 저 멀리 종주대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곳으로 내려가 보니 넓은 임도와 만난다.

그 임도에 많은 종주대들이 모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마도 이곳이 송정교 사거리라 생각되는 곳인데 지도상에는 635.5봉을 지나 송정교 사거리 표시가 되어 있어 헷깔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이곳부터는 제법 긴 거리를 내 산행 페이스를 가지고 중간으로 올라 본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니 잡목 사이로 봄바람이 살랑거리며 다가와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 준다.

그렇게 잠시 오르니 금새 635봉 삼각점에 도착해 사진 몇장 남겨 본다.

이곳 635봉에 도착해 살펴보니 방금 전 지나 온 임도가 송정교 사거리가 맞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제 635봉에서 왕릉봉인 630.4봉까지는 지루하면서도 계속되는 오르막 등로이기에 내 자신과의 처절한 투쟁의 시간이다.

오르면 다시 나타나는 수많은 작은 봉우리들로 인해 지치고 힘들게 올랐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구간이다.

하지만 봉우리 하나를 넘어 앞에 보이는 또 다른 봉우리로 이동하는 시간에는 평이한 고도로 활엽수가 등로를 가득 메운 참으로 호젓하고 아름다운 등로로 열려 있다.

 

이제 조금은 여유를 부리며 사진도 찍어 드리고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왕릉봉이 보일듯 느껴진다.

새롭게 참여한 산우님 한분을 포함해 5명의 전사가 열심히 오르니 어느덧 넓은 임도같은 등로가 나타나고 잡목으로 터널을 이룬 등로가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 온다.

앞서 진행하는 산우님도 기분이 좋은지 두팔 가득 벌려 심호흡을 하면서 그 고통을 즐기는 듯 걸어 가고 있다.

 

넓은 임도같은 구간을 지나니 등로에 푸른 천막들이 조각나 깔려 있고 자세히 살펴보니 그 옛날 누군가 이곳에서 살았다는 흔적이 이곳 저곳에 남아 있다.

구들장도 보이고 집터라 생각되는 돌탑들도 보이며 더욱히 조금 지난 지점에는 이런 솥단지도 널려 있다.

이 산객이 어렸을 땐 대부분 저런 솥단지에 밭을 해서 먹었는데 요즈음 젊은이들에게는 벌써 골동품이 되어 버린 솥다지를 보며 잠시 향수를 달래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그렇게 올라 마지막 왕릉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 정상에 오르니 다시 하나의 봉우리가 눈 앞을 가리고 그곳에 털썩 주저 앉아 진행하지 못하고 잠시 쉬어 간다.

마지막 봉우리라 생각하고 올랐던 그곳에서 앞에 보이는 나즈막한 봉우리 하나를 만나는 순간 긴장이 풀리며 산행에 대한 의욕이 저하됨을 느낀다.

잠시 앉아 물 한모금 마시고 먼저 오른 4명의 종주대를 따라 다시 마지막 힘을 짜내 멋진 소나무 군락지를 넘어 왕릉봉으로 향한다.

 

이름은 대단한데 그 이름에 걸맞는 정상은 아니기에 약간은 실망감이 밀려 온다.

그 내용에 관해 아니면 유래라도 적어 놨으면 하는 바램이 아쉬운 시간이다.

정상석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을...

그래도 오늘 만난 유일한 정상 이정표 이기에 한동안 식수를 마시며 쉬어 본다.

 

이제 앞에 보이는 거대한 봉우리가 겁이 나는 시간, 함께하는 종주대에게 물어 보니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넘지 않고 우측으로 우회한다는데 전혀 믿지를 못하겠다.

아니나 다를까 보이는 모든 봉우리 4개 정도를 넘어야 생각지도 못하게 덕재 임도에 내려 서니 이때까지만 해도 견딜만 하다.

잠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왕릉봉을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새로 설치된 듯한 쇠철조망이 보이고 조금 더 내려가니 다음 구간 올라야 할 검마산 마루금이 높게만 다가온다.

 

안부에 내렸다가 668.8봉 오름길은 정말 힘이 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였다.

그래도 한발 두발 오르다 보니 등로 좌측 저 멀리 아마도 오늘 이 모습이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멀어진 일월산 줄기가 희미하게 들어 온다.

그곳을 지나 두어개의 봉우리를 더 넘자 등로 좌측으로 오기 저수지가 살짝 얼굴을 내민다.

잡목 사이로 얼비친 오기 저수지의 물빛이 흙탕물이라 내려가 알탕하기에는 무리란 생각이다.

 

이제 다시 못 볼 일월산의 원경을 담아 본다.

그 사이로 나즈막하게 끊어질듯 이어져 있는 낙동정맥 마루금도 보인다.

결국 저 일월산을 우측에 두고 두 구간을 돌고 돌아 이제사 좌측으로 크게 벗어나며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에는 낙동정맥 산행이 아닌 저 일월산 산행을 위해 다시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보는 시간이다.

 

이제 덕재가 가까워진 등로에서 오기리쪽 마을을 담아 본다.

이제 저곳으로 내려가 준비한 장어 구이로 이슬이 한잔 나누다 보면 또 하루가 저물어 갈 것이다.

그저 평화롭고 누구 하나 쉽게 찾을 수 없는 오지중의 오지 오기리 마을의 풍경에 푹 빠져 보는 시간이다.

 

덕재에 도착해 다음구간 올라야 할 검마산 줄기를 담아 본다.

제 아무리 높아도 오늘이 아닌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마루금이기에 오늘은 그저 이렇게 마음 놓고 즐겨보는 시간이다.

넓은 임도로서 장파와 오기리를 연결해 주는 고갯마루가 바로 덕재이다.

이곳에서 좌측 임도를 타고 오기리로 내려가 본다.

 

임도를 타고 오기리로 하산하는 중 앞서 진행하는 산우님들의 뒷모습을 담아 본다.

이제 마지막이란 생각 때문인지 모두가 발걸음도 가볍게 내려가고 있는 듯 하다.

앞서 내려간 선두팀은 불을 피워 장어를 굽기 위해 열심히 준비중이란 무전소식이 들려 온다.

 

덕재에서 10여분 내려오니 오기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비닐로 덮혀 있는 밭고랑과 띠엄띠엄 보이는 민가들 그리고 그 민가 뒤를 감싸고 있는 무명봉이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다음 구간에 다시 온다해도 어둠속에 올라야 하니 아마도 이런 풍경도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그저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농촌 풍경이다.

 

 

드디어 오기2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해 보니 앞서 내려온 선두 6명의 종주대가 마을 회관 앞에 불을 피워 장어를 굽기 시작하고 팔각정자에선 이슬이 마실 자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저 바라먼 보고 있어도 흐뭇하고 즐거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조금 더 많은 종주대가 함께하며 즐기는 시간이였으면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으니 마음만 앞선다고 해결될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내려가며 백암산과 영남알프스 구간이 되면 좀 더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멋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 예상하며 장어와 이슬이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본다.

 

함께한 낙동정맥 종주대 여러분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함께하는 낙동정맥 산행이길 바라며 다음 구간을 기다려 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