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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낙동정맥(완료)

낙동정맥 제4구간 답운치에서 깃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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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북 울진군과 영양군의 낙동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4월 22일과 23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봄을 시샘하듯 불어대던 찬바람에 약간의 연무로 인해 시야가 제한됐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3도에서 영상 14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온누리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22명

산행코스 : 답운치-변전설비-헬기장-헬기장-임도-통고산(1067봉)-왕피리 이정표-두번째 임도-

               (아침식사)-937.7봉-산죽밭-헬기장-애미랑재-칠보산(974.2봉)-새신고개-

               덕산지맥 분기점-헬기장-10지 춘양목-깃재-신암리 신암분교-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0.40 Km (접속구간 01.80 Km 포함)

산행시간 : 조금 쌀쌀했지만 산행하기 좋은 날씨에 사진 찍으며 쉬엄 쉬엄 10시간 

               (04시 00분부터 14시 00분까지)

 

낙동정맥이란 ???

낙동강의 동쪽을 따르는 산줄기로 동해바다를 가르는 한반도 동해안 지방의 담장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금강산과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천의봉(매봉산,1303봉)으로 솟아 오르기 전 1145봉 직전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태백 백병산(1259봉), 통고산(1067봉), 울진 백암산(1004봉), 청송 주왕산(720봉), 경주 덕석산(829봉), 울산 가지산(1240봉), 신불산(1209봉), 부산 금정산(802봉)을 지나 백양산(642봉)을 넘어 낙동간 하구인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나는 약 397 Km의 산줄기를 낙동정맥이라 한다.

낙동정맥 중에서 최고봉은 태백의 백병산으로 그 높이는 1259미터이다.

 

 

멋진 춘양목을 벗삼아 오랫만에 여유롭게 마무리한 낙동에서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하여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이번 구간은 도상 거리도 그리 길지 않고 산행 난이도도 어렵지 않아 개인적으로 보너스 구간처럼 느껴지는 산행에 그 동안 마음 고생을 많이 했던 차량 문제까지 깨끗하게 해결하고 나니 날아 갈 기분으로 다시 출발하는 시간이다.

다만 산행 출발 직전까지도 산행지에 내릴지 모를 비 소식에 마음 졸이고 또한 생각보다 저조한 산행 참여가 마음에 걸리지만 오랫만에 찾아 보는 여유로운 산행 출발에 모든 것 내려 놓고 그저 즐거운 생각만으로 출발하자 마음 먹어 본다.

그 누가 도와 주고 걸어 줄 맥 잇기 산행이 아닌 내가 내 자신과 약속하고 건강한 내 두 발로 걸으며 고통을 몸소 체험한 후 큰 희열을 스스로 맛 봐야 하는 산행과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산객 홀로 오른다면 조금은 길게 느껴지는 한티재까지 한 구간에 올랐겠지만 함께 걸으며 진행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고 앞으로 가능하면 한 구간에 약 20여 Km를 기준으로 구간 나누기를 해 보려 노력할 것이다.

그 첫번째 구간이 이번 구간으로 접속 구간 포함 약 20여 Km를 기준으로 잘라 올라보려 한다.

 

생각보다 차가운 구름이 머물다 간다는 답운치에서 어둠속 전사가 되어 완만한 등로를 타고 2시간 가까이 어렵게 오르니 그 옛날 쫒기던 실직국 안일왕의 통곡소리가 들릴듯한 통고산 정상 헬기장에 도착해 구름속에 숨은 햇살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앞으로 이어 갈 낙동정맥 산행에서의 무사 산행을 빌어 보고 지나 온 심설속의 고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빨래판처럼 이어진 동해 산그리메 저 멀리 생각지도 못한 바다 위에 용광로처럼 반사되는 강렬한 태양이 종주대의 가슴속으로 스며들며 낙동정맥 산행의 환희와 감동을 전해 주리라 생각하며 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멋진 시간의 추억으로 남겨보는 순간이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짜피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관계설정 그리고 헤어짐의 연속이겠지만 그 관계속에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싶은 인간 관계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해 본 시간이다.

비용을 떠나 함께 한 배를 타고 떠나며 한번이라도 더 이야기 하고 싶고 편안하게 내 몸을 맡길 수 있는 관계야 말로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생각보다 편하게 그리고 빠르게 지난 구간 어렵게 내려 온 구름이 머물다 간다는 답운치에 내리니 찬바람이 휭하니 불어대며 옷깃을 올리게 만든다.

도심에서 느꼈던 봄 기운은 사라지고 다시 겨울로 회기하는 듯한 매서운 칼바람을 가슴에 담고 또 한 구간 산행을 위해 힘찬 출발이다.

 

경북 봉화에서 36번 지방도로를 타고 이 답운치를 넘어 울진으로 넘어가면 그 유명한 천축산 아래 불영사가 자리하고 그곳에서 동해바다로 흐르며 구절양장의 아름다운 계곡을 만들어 흐르는 불영계곡을 만날 수 있을 것이지만 오늘은 계곡이 아닌 능선을 타고 영양으로 진행해야 하는 시간이다.

찬바람을 남기고 36번 도로의 답운치를 떠나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이유를 알 수 없는 변전 설비가 등로 우측에 자리하고 우측으로 거대한 헬기장이 반긴다.

다시 협소한 등로를 타고 잡목의 방해를 뿌리치니 촉촉히 봄비에 젖은 낙엽이 수북히 깔린 아름다운 등로가 어둠속에 종주대의 길라잡이를 자청하고 있다.

 

1000미터가 넘는 통고산 정상이지만 답운치의 고도가 벌써 700고지 가까이 되기에 그리 큰 고도차는 아니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어둠속에 보이는 것이 없기에 계속 전진하여 몇개의 나즈막한 무명봉을 넘으니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듯한 폐헬기장이 다시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니 아직 몽우리만 부풀어 오른 진달래 군락지를 통해 산행을 이어간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저 진달래 군락지의 모든 몽우리들이 활짝 개화하면 멋진 낙동정맥 마루금이 되지 않을까 아쉬운 마음 내려 놓기도 해 본다.

 

다시 등로를 타고 어둠속에 바삐 진행하니 등로 주위에 서서히 춘양목의 아름다움이 전해지고 낙엽과 잡목의 조화로운 조합에 계속 전진한다.

한시간 30여분을 걸어 이제 새벽 5시 30여분을 넘기자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앞으로 올라야 할 통고산 뾰족봉도 희미하게 그 존재감을 알린다.

등로 우측으로는 봉화의 남회쪽 골짜기가 시야에 들어오고 다시 멋진 춘양목과 만나다 보니 어느새 첫번째 임도에 도착한다.

 

등로 우측으로 봉화의 남회쪽 골짜기를 지나 황악산과 죽미산쪽 산그리메가 여명의 빛을 받아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한다.

앞으로 다시 저 마루금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올지 기약없는 눈길이기에 마음속 깊이 그 모습을 다 많이 담아 보려 노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밝으면 밝은대로 또 어둠속에 희미하면 희미한대로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산그리메에 그저 감탄하는 시간이다.

 

이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푸릇 푸릇 새싹이 돋아나는 등로 위 굵은 활엽수를 친구 삼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등로 좌측 저멀리 동녘 하늘에선 두꺼운 구름과 드넓은 동해 바다를 뚫고 붉은 태양이 떠 오르려 하고 있다.

많은 잡목들로 인해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렇기에 이곳 이 시간에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사진으로 남을 모습에 모두들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찬바람속에 얼어가는 손을 호호 불며 그 찬란한 아침을 담기에 바쁘다.

 

얼마만큼의 진통을 이기도 그 두꺼운 구름을 뚫고 불영사가 자리한 천축산 정상 위로 얼굴을 내미는 오늘의 태양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늘 만나는 하루해 중 하나이지만 왜 이리 산상에만 올라 바라보면 가슴이 떨리고 설레이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는 것인지...

아마도 고통속에 올라 만나고 또한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속에 맞이하는 일출이기에 그런 순수하고 께끗한 마음이 되는 순간이리라.

 

너무나 아름다운 일출을 본 후 다시 멋진 등로를 타고 통고산으로 향한다.

지난 주 호남정맥 산행을 하면서 남녘을 다녀 왔을 땐 갈색이 연두빛으로 변하며 봄을 재촉하고 있었는데 좁은 같은 나라에서 이곳 낙동정맥 마루금은 아직도 한겨울 황량함이 깃들어 있는 듯한 풍경이다.

그래도 그 회색빛 등로 한가운데에 종주대의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진 한줄기 길이 이 산객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멋진 등로를 타고 조금 더 오르니 오늘 처음으로 통고산 등산로 이정표를 만나고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올라간 활엽수 사이로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오르니 119구조 표지판을 지나 통고산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 지나 등로 위에 통고산 거대 정상석이 자리하고 그 위 최고 높이에 통신탑과 산불감시탑이 함께 서 있다.

실직국 안일왕이 주위 부족국가에 쫒겨 도망가다 이 통고산을 넘으며 통곡했다 해서 통곡산으로 불리다 통고산이 되였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정상에서의 동쪽 조망이 아름답다.

불영사와 불영계곡을 품고 있는 천축산이 보이고 그 넘어 저 멀리 동해바다가 넘실거리는 정상에서 오랫만에 다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동해바다쪽 조망이 일품이다.

구름속에 숨어버린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동해바다가 아름답고 그 앞에 톱날처럼 이어져 있는 아구지맥 마지막 산줄기와 금장지맥 마지막 구간이 마치 하나의 산줄기로 이어진듯 산객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들고 있다.

언젠가는 저곳에 올라 이곳을 바라보며 오늘을 추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통고산 북동쪽으로는 불영사와 불영계곡을 품고 있는 천축산을 가운데 두고 북쪽 저 멀리에는 육백산과 응봉산도 가물 거린다.

연무로 인해 희미한 산그리메가 더욱 가슴에 남아 애틋한 사연을 들려 주는 듯한 풍경들이다.

그 옆으로 오지중의 오지지대로 사람의 발길을 거부했던 왕피천이 도도히 흐르고 있는 곳, 이번 여름에 꼭 한번 들려 그 오지속에 꼭꼭 숨겨 놓은 왕피천에 몸을 맡기고 자연속에 지내는 시간이 있기를 기대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후미까지 기다려 많은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이어진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많은 선답자들이 알바를 했다며 주위를 준 왕피리 이정표가 나타난다.

모두 함께 진행하는 시간이기에 알바의 염려가 사라져 아누 편안한 마음으로 이 이정표에서 우측 왕피리쪽으로 크게 꺽어 진행해 본다.

하산 등산로는 아마도 통고산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등로 표시처럼 보였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황량한 진달래 군락지를 따라 터널을 지나며 산행을 이어간다.

해가 뜨면서 더욱 차가운 산바람이 종주대의 얼굴을 때리고 콧물을 흐리며 한동안 진행하니 금새 두번째 임도에 도착해 바람이 잦아 든 좌측으로 이동해 식사를 즐겨 본다.

식사 후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귓전을 때리는 임도에서 더 머물지 못하고 빠르게 다시 산행을 이어가니 더욱 거세어진 바람이 다시 계절을 겨울로 뒤돌리고 있는 듯 차갑기만 하다.

 

완만한 능선으로 오르며 뒤돌아 보니 지나온 등로가 회색빛으로 가는 겨울을 아쉬워 하고 있고 우측 저 멀리 봉화쪽 산그리메가 아름다운 시간이다.

그렇게 완만만 오르막 등로를 타고 정상으로 향하니 937.7봉 이정표가 반기고 이곳에서 잠시 긴 호흡을 가다듬어 본다.

깨진 삼각점 하난를 더 사진에 담은 후 정상을 다음 종주대들에게 넘기고 산행을 이어간다.

 

잠시 내려가니 이번 구간 중 제일 처음 만나는 산죽밭을 지난다.

지난 제2, 3구간에서 산죽으로 인해 무척 고생했기에 지겨울만도 하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키도 작아 산행하기에 전혀 방해를 주지 않는 산죽과 그 등로 옆으로 서 있는 활엽수가 멋진 조화를 이루며 등로의 아름다움을 더하는 시간이다.

 

산죽밭을 지나니 다시 진달래 군락지가 나타나지만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도 않았다.

같은 좁은 나라에서도 계절의 흐름은 이렇게도 다르게 종주대의 가슴속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다시 더 전진하니 폐헬기장이라 생각되는 헬기장을 지나고 나즈막한 무명봉을 넘으니 금강송 두그루가 등로 옆에 너무나 멋지고 당당하게 서 있다.

함께하는 산우님들 사진을 담아 드리고 위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자태를 담아 본다.

 

그렇게 금강송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뒤돌아 보니 잡목 사이로 저 멀리 봉우리가 뾰족한 통고산 정상과 그 좌우로 연결된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몇년전 가족들과 불영계곡을 둘러보며 한번쯤 오르고 싶어 안달을 하다가 가족들의 만류로 오르지 못한 추억을 꺼집어 내놓곤 웃음을 지어 본다.

 

아름다운 조망을 즐긴 후 계속 전진하니 낙엽진 멋진 등로가 열려있고 무심으로 걸어 가다 보니 등로 이곳 저곳에 아름드리 금강송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그렇게 이곳 춘양의 명물인 춘양목을 즐기며 또 진행하니 두어개의 무명봉을 넘어 거대한 자작나무 멋지게 서 있는 곳을 지난다.

그렇게 잡목 사이를 통해 진행하다 문뜩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오랫만에 연무없이 봉화쪽 죽미산과 황악산 산줄기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백두대간에서 봤던 풍경보다도 더 오지임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사방팔방 그 어느곳을 바라봐도 민가나 도로 하나 보이지 않는 첩첩산중 산그리메들 뿐이니 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탈출로를 찾아보지만 역시나 그 탈출로 조차 보이지 않는 오지중의 오지를 걷고 있는 것이다.

다시 키작은 산죽밭을 따라 조금은 여유롭게 걸어 보는 시간이다.

 

부드럽고 황홀감을 전해 주는 등로를 따라 잠시 정신없이 무심으로 걷다보니 갑자기 앞에 거대한 봉우리 하나가 불쑥 나타난다.

처음에는 무슨 산일까 궁금했는데 지도를 살펴보니 이제부터 고통과 한숨을 전해 줄 칠보산 정상이다.

우측으로 길게 이어지며 돌고 돌아 애미랑재를 지나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올라야 도착할 수 있는 칠보산 우측 저 멀리 정상에 뾰족탑을 이고 있는 영양의 일월산이 희미하게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그 칠보산을 두고 우측으로 돌아가니 끝없이 이어진 산줄기를 타고 장군봉도 보이고 있다.

 

 

다시 등로에 피어 있는 한송이의 진달래꽃이 화사해 사진에 담고 계속 진행하니 이제부터 등로는 완전히 낙엽속에 묻혀 있다.

어느 순간 춘양목이 사라진 등로는 낙엽진 아름드리 활엽수 마루금으로 변해 있고 그 아름드리 활엽수들도 모두 제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상살이를 표현하고 있다.

굴곡진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인생을 닮아 있는 듯 해 잠시 걸음 멈추고 바라본다.

 

그렇게 한동안 낙엽 등로에 취해 걷다 보니 다시 수많은 가지들을 키우고 있는 거대한 춘양목 하나에 눈길이 쏠린다.

춘양목은 금강속의 한종류로서 이곳 봉화군 춘양면에서 생산되는 금강송을 특별한 이름인 춘양목으로 부르고 있는데 그 속이 붉고 단단하며 껍질이 얇아 금강송 중에서도 고급 목재로 인정 받아 건축재나 가구재 등으로 쓰이며 고급 목재로 인정 받고 있는 춘양 지방의 명물이 되여 있는 소나무이다.

 

고도가 낮아지며 높은 고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진달래꽃들이 제법 피어 황량한 등로를 밝혀 주고 있다.

몇장의 사진에 진달래꽃을 담으며 다시 종종 나타나는 춘양목의 친구가 되다 보니 어느덧 절개지가 내려다 보이는 애미랑재에 도착해 어렵게 그 2차선 지방도로로 내려가 본다.

걸어 넘기도 그렇고 말을 타고 넘기고 그래서 애매하다는 뜻의 고개가 변해 애미랑잭다 되였다는 고갯마루 절개지 위에 서니 왜 선답자들이 그렇게도 지자체나 국토부를 성토했는지 실감이 난다.

차량 통행도 없는 곳에 절개지를 만들어 지역을 완전히 단절 시킨 것도 모자라 여전히 절개지에선 수많은 흙들이 솟아져 도로로 흘러 내리고 있다.

관리조차 부실한 탁상공론식 행정의 대표적인 도로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아품이 전해지는 시간이다

이 애미랑재는 봉화에서 영양으로 넘어가는 917번 지방도로로서 차량 통해은 거의 없는 유령 도로처럼 보였다.

 

절개지에서 좌측 수로를 타고 내려가니 그 수로조차 절개지에서 흘러 내리는 흙과 돌로 막혀 흔적만 보이고 있다.

도로에 내려가 다시 능선으로 오르는 10여분이 넘는 동안 지나다니는 차량 한대 만나지 못한 유령도로를 가로 질러 영양쪽 도로 옆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의 산행 들머리를 통해 다시 칠보산을 향한다.

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올라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내려온 등로가 저 멀리 소나무 가지 사이로 선명하게 보인다.

 

무척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다 보니 몇그루의 거대한 춘양목을 지나 드디어 주능선에 도착해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에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 본다.

능선에도 몇송이의 진달래가 피어 있고 그 꽃을 따라 진행하니 나뭇가지가 사라진 조망처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칠보산을 담아 본다.

보이는 사진 우측 능선을 타고 완만하게 돌고 돌아 오르는 등로가 제법 산객의 기를 꺽어 놓고 있다.

 

다시 평이한 낙엽진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진행하며 칠보산을 조망하다 그 줄기 좌측으로 흘러 내린 산줄기를 따라가니 칠보산 지나 깃재에서 내려가야 할 신암리쪽 깊은 골짜기가 내려다 보인다.

그 우측으로 빨래판처럼 굴곡진 산줄기가 아련하게 가슴속을 파고 들고 있다.

정맥 산행을 하면서 얻는 기쁨중 하나가 바로 이런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시 낙엽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짧은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바위봉이 나타나고 그 바위봉을 지나 피어난 진달래 꽃 길과 춘양목 지대 그리고 활엽수 나무 군락지를 차례로 지나니 그곳에 너무나 아름다운 진달래 꽃 몽우리 하나가 시선을 잡는다.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피었다 그 꽃잎들마저 떨어져 나뭇잎이 푸르게 피어나고 있는 시간에 이곳 낙동정맥 마루금의 진달래는 이제사 그 꽃망울을 터트리려 준비하고 있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멀지 않은 칠보산 정상을 향하는 시간은 꽤 길고도 먼 시간이였다.

그렇게 다시 땀방울 흘리며 오르다 힘이 들어 걸음 멈추고 뒤돌아 보니 애미랑재 건너 저 멀리 낙동의 마루금이 이어지며 완만하게 원형을 그리며 달려 온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잡목으로 가려 있기에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 본다.

 

그렇게 힘들게 오르니 드디어 칠보산 정상이다.

일곱가지 보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칠보산은 고려 중기 이곳을 지나던 중국의 지리학자 사두충이 이 계곡에 와서 샘물을 마셔보고 물맛이 보통이 아니라하여 이산에는 일곱가지 보물이 있을 것이라 예언을 했다.

사람들이 사두충의 이야기를 듣고 산속을 뒤져보니 그곳에서 정말 돌옷,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동, 철의 7가지 보물이 나와 그 후부터 이곳 정상을 칠보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붙어진 산이다.

 

칠보산 정상에서 영양의 일월산을 찾아 본다.

남서쪽 저 멀리 머리에 탑을 하나 이고 있는 일월산이 연무속에서도 이곳을 바라보며 웃음 짓고 있다.

1219미터의 고도를 가진 영양의 진산인 일월산은 동해의 일출과 월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산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음기가 강한 여자의 산으로 알려져 무속인들로 부터 성산으로 추앙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일자봉과 월자봉이란 두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일월산, 몇년전 그 아래까지 내려갔다 사정이 생겨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언제나 달래 볼 수 있을련지...

 

한동안 일월산을 조망한 후 우측 위로 오르니 잡목 사이로 장군봉이 우뚝하다.

장군봉은 일월산 앞쪽에 있는 산으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월산을 지켜주는 남성 산으로서 토산인 일월산이 여성 산이라하면 그 산과 나란히 하면서 일월산을 지켜주기 위해 태동했다는 전설이 있는 산이다.

일월산과 연계해 꼭 한번 올라 이곳 칠보산을 바라보며 오늘을 추억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동안 머물며 칠보산에서의 조망을 즐긴 후 가파른 내리막 등로에 가득 떨어진 깊은 낙엽을 밟으며 조심히 내려간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다시 평이한 마루금을 타고 전진하다 앞을 보니 이제 다시는 오르막 마루금이 없을 것 같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 칠보산만큼이나 위압적인 봉우리가 다시 눈 앞에 나타난다.

역시 맥 잇기 산행은 날머리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 실감나는 시간이다.

 

안부를 지나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무명봉으로 오른다.

무명봉에 올랐으니 다시 내려가야 하는 것인 맥 산행의 묘미이자 고통이다.

제법 많은 춘양목들이 기다리며 반겨주고 그 인사를 받으며 진행하니 등로 좌측 뒤로 방금 전 내려 온 칠보산이 잡목 사이로 보인다.

다시 계속 진행하니 10지춘양목을 닮은 소나무를 지나며 사진에 담아 본다.

 

다시 안부로 내려가 처음에는 새신고개라 생각한 안부를 지난다.

하지만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새신고개는 조금 더 진행해야 나타날 것 같아 이곳은 그저 그런 안부인듯 싶다.

이곳에서 다시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를 타고 올라 다시 새신고개로 내려간다.

 

잠시 안부로 내려가니 그곳에 진짜 새신고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보기에는 그냥 그런 안부에 불과하다.

이곳 새신고개 역시 봉화와 영양을 이어주는 고갯마루로서 옛날에는 많은 민초들이 넘나들던 고갯마루였겠지만 세월이 흐르고 교통이 발달 되면서 이제는 이고갯마루를 이용해 마을을 넘나드는 사람은 없는 듯 어떠한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이곳 세신고개에서 앞에 보이는 무명봉은 왜 그리 높아만 보이던지...

마지막 구간에 나타나는 이런 무명봉을 오를때가 가장 힘이들고 고통속에 걸어야 함을 늘 느끼면서도 마지막 이름있는 봉우리에 오르기까지에는 그곳이 마지막 봉우리일 것 같은 착각에 빠지는 사연은 무엇인지...

지루하고 힘든 오르막 산행중에도 멋진 춘양목과 낙엽 등로 그리고 잡목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지나 온 칠보산이 있어 무탈하게 주능선으로 오른다.

그곳에서 만난 멋진 아름드리 춘양목에 기대어 서서 잠시 쉬어 가는 여유를 부려 본다.

 

멋진 춘양목 군락지를 지나며 다시 마음의 안정을 뒤찾아 천천히 주위를 살피며 여유롭게 진행한다.

한동안 전진하니 다시 몇갈래인지 셀 수 없이 많은 가지를 달고 묵묵히 등로에 서 있는 춘양목 한그루가 산객의 발길을 멈추게 만들고 쉬어 가라 손짓한다.

이제 폐헬기장이 얼마 남지 않은 지점을 타고 진행하니 뚜렷한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고 살펴보니 등로 좌측으로 덕산지맥 분기점이다.

 

언젠가는 다시 내려와 올라야 할 맥이기에 자료를 정리해 본다

덕산지맥은 백두대간 매봉산에서 부산 몰운대 바닷가로 뻗어 내려가는 낙동정맥이 칠보산에서 남쪽으로 2.2 Km 지나 온 무명봉 직전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쳐 일월산(1217.6봉), 덕산봉(680봉) 및 장갈령(575봉)을 거쳐 안동시 용상동 법흥교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안동호 상류 낙동강 동쪽, 임하호 상류인 변변천 서쪽 분수령까지 약 73.2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혼자 아무 생각없이 머릿속을 텅 비운채 걸어가는 이런 시간이 참으로 좋다.

많은 잡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하다가도 또 어느 순간 느끼는 것은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보이는 것은 보이는대로 들리는 것은 들리는 대로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섬뜩 해짐을 느낀다.

그렇게 걷다 보니 폐헬기장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앉아 쉬고 있는 산우를 만나 배낭 내려 놓고 무한정 후미를 기다려 본다.

 

헬기장에서 배낭 벗어 놓고 산우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한명 두명 산우님들이 모여 남아 있는 간식과 음료수로 허기를 채우며 쉬어 본다.

그 휴식 시간에도 헬기장 주위에 피어난 예쁜 노란 야생화 한송이를 발견하곤 다가가 담아 본다.

노란 제비꽃 같기도 한데 잎이 다섯개라 다른 야생화 같기도 하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연에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다는 책임감을 느껴본다.

 

그렇게 폐헬기장에 앉아 30여분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니 드디어 후미가 보이고 그들과 합류해 서두르지 않고 맥 산행을 이어간다.

잠시 더 진행하니 등로 좌측 소나무 가지 사이로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칠보산 줄기가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부드러운듯 다가오는 칠보산 능선이지만 저곳을 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렸던지...

 

다시 아름드리 춘양목을 친구 삼아 걷다 보니 그 껍질이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거북등 같기도 하고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예술 작품으로 머릿속을 흔드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그렇게 즐기며 진행하니 등로 좌측 저 멀리 금장지맥 산줄기들이 아름다운 산그리메를 이루고 있다.

 

지나 온 칠보산 자락도 잡목 사이로 바라보고 등로 좌측의 산그리메들도 담으며 진행하니 등로 위엔 더 멋지고 아름다운 춘양목의 밀도가 강해진다.

함께하는 산우님들 사진도 찍어 드리며 그렇게 제4차 낙동정맥 산행을 즐겨 보는 시간이다

이제 깃재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온 느낌이다.

 

그렇게 웃고 즐기다 보니 10지춘양목에 도착해 많은 사진으로 남겨 본다.

뿌리가 하나인 춘양목이 위로 커 가면서 10가지의 소나무로 컸다는 10지 춘양목이지만 이 산객이 보기엔 10지 이상의 가지수 이다.

하기야 가지수가 몇개이면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그저 산연속에 살아가며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가꿔가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그곳에서 선두조로 하산하던 승연님을 만나 건네준 더덕주 한잔에 속이 싸해진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많은 사진 남긴 후 다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옆 가장자리에 에쁜 처녀치마가 피어 있다.

꽃은 본 기억이 있는데 이름은 처음 들어 보는 처녀치마, 꽃에 특히 관심이 많은 총무님을 만나 그 이름을 불러 본다.

이 처녀치마를 찾아보니 다년생 백합과에 속한 식물로서 봄에 꽃이 핀다.

처녀치마란 이름은 잎이 땅에 퍼져 있어 치마폭을 펼쳐 놓은 듯한 모습이지만 일본 이름을 잘못 번역한 오류에서 나왔다니 그저 실소를 금 할 수 없는 꽃이며 식물이다.

 

다시 나즈막한 안무에 도착 해 잠시 쉰 다음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따르니 그 옛날 국수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저지른 일본의 피해 사례중 대표적인 소나무 상처들이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전쟁에 쓰일 물자가 부족하자 한국에 더욱 자원 수탈에 열을 올리고 비행기 기름을 만들기 위해 이렇듯 아름다운 춘양목에 칼질을 해 기름을 얻었다니 전쟁으로 인해 피해와 흔적이 얼마나 올래가는지 여실히 알려 주는 듯 하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깃재에 도착해 오늘 정맥 산행을 마무리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티재까지 가고 싶은 맘 간절했지만 오랫만에 일찍 산행을 끝내고 여유롭게 오후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어 그 아쉬움을 다래 본다.

 

신암리로 하산하는 등로는 약간 가파르게 시작되지만 깊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정상 사면 등로를 이용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채 2 Km가 안되니 약 30여분이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가 되는 순간이다.

내려가는 하산길에 곱게 피어난 진달래가 이제사 터널을 이루며 산객의 마음에 안정과 여유를 찾아 준다.

말이 필요 없는 그냥 걷기 좋은 등로이다.

 

그렇게 한동안 내려가니 시원한 계곡물이 제법 수량을 뽐내며 흐르고 있다.

오지에서 만나는 청정 계곡물, 옷가지를 벗어 버리고 풍덩 뛰어 들고 싶지만 또 다시 내려가야 할 거리가 있기에 참고 내려가 알탕을 하기로 한다.

그 계곡물을 건너니 등로에 더욱 화사하게 피어 있는 진달래 터널이 아름답다.

 

마을이 보이는 시멘트 도로로 내려 서 저 멀리 아래로 보이는 지방도로를 향해 걸어 내려간다.

황토 집을 지나 내려가니 부부 농부가 밭을 일구며 과수원을 돌보고 있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란 이 산객에게는 무심코 지나 칠 수 없는 고향의 향수와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는 풍경이다.

그렇게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신암리 버스 정류장이 맞아 준다.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에 있는 수비초등학교 신암분교 정문 앞에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서 있고 오늘 처음 만난 기사분이 반갑게 인사하며 고생했다 인사를 건넨다.

오랫만에 들어 보는 다정한 인사에 그동안 겪었던 심한 고생은 어느새 하늘로 날아 간다.

지금은 폐교되어 그 전경만 남이 있는 신암분교, 이 산객이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도 학생 수가 줄어 오래 전 분교로 전락되였고 이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곳 옆 다리 밑으로 들어가 조금은 차가운 계곡물에 알탕을 즐긴 후 가게를 운영하는 민가 창고에 들어가 준비한 삼겹살로 피티를 여니 그보다 더한 음식은 없을 듯 하다.

 

이렇게 조금은 여유있는 낙동정맥 제4구간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오르는 버스에서 단잠에 빠져 정신없이 꿈속을 헤맸다.

늘 고생하며 살림살이 챙겨주시는 겨울애님의 고생에 감사 드리며 먹거리 준비해 준 옆지기 써누에게도 지면을 빌어 고마운 인사 드린다.

선두 중간 후미에서 보이지 않게 수고해 주신 대장님들 그리고 함께 그 멋진 등로를 타고 걸었던 22인의 종주대에게 무탈한 완주를 축하 드리며 새롭게 인연을 맺은 클로버 관광버스 기사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리며 산행 후기를 갈무리 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