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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9구간 오정자재에서 방축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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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북도 순창군과 전라남도 담양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2월 26일 (토요 당일 산행)

산행날씨 : 약간의 박무가 있었지만 맑고 따뜻한 봄 날씨 같았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3도에서 영상 09도

산행인원총 2명 (3450온누리산악회 초이왕님과 칠갑산)

산행코스 : 오정자재(793번 지방도로)-밤약초삼채재배농장-송전탑-423봉-522봉-암봉-깃대봉갈림길-왕자봉삼거리-강천산 왕자봉(584봉)-

               왕자봉삼거리-형제봉삼거리-형제봉-형제봉삼거리-480봉-495봉-490봉-북문-강천저수지갈림길-산성산 연대봉(598봉)-

               운대봉(586봉)-강천사갈림길-동문-시루봉-암봉-헬기장 사거리-임도-광덕산(564봉)-첫번째임도-두번째임도-세번째임도-

               삼각점 순창444-사거리갈림길-358봉-뫼봉(332봉)-사거리갈림길-덕진봉(384봉)-방축마을-방축재(24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8.50 Km

산행시간 : 쉬며 사진찍으며 널널하게 8시간 40분 (06시 00분에서 14시 40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

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봄날같이 따뜻한 날씨에 산친구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던 호남정맥 마루금

 

 

이번 구간을 오르면 또 다시 편안하게 많은 호남 종주대와 함께 발을 맞춰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기상 특보에는 연일 토요일 오후부터 강우 특보가 내리고 영동지방엔 대설특보가 내릴 가능성이 많다는 소식이다.

조금 일찍 내려가 산행 후 서울로 귀가하면 그때부터 비나 눈이 내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하며 혹시 몰라 내가 속한 산악회에 조심스럽게 산행공지를 올리니 생각지도 못한 산우 한분이 신청하였다.

지난 낙동정맥 첫구간에서 인연을 맺은 산우로서 산행도 잘하고 봉사정신도 투철했던 산우로서 기억되는 기분 좋은 출발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산행 날머리인 방축재에 도착해 애마를 주차시킨 후 금과면 택시를 불러 쉽게 오늘 산행 들머리인 오정자재에 도착해 멀고도 긴 호남정맥 제9구간을 시작한다.

 

함께한 산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진행해 520봉에 오르니 서서히 동녘 하늘이 붉게 불타오르기 시작하고 다시 마루금을 타고 잔설이 남아 있는 암봉에 도착해 하루를 밝혀주는 찬란한 일출을 온몸으로 반겨본다.

강천산의 주봉인 왕자봉을 지나 북문에 도착하니 나무나 아름다운 조망이 눈앞에 펼쳐져 있고 그 풍경 하나 하나를 가슴과 카메라에 담아 본다.

서쪽으로 바로 발 아래 푸르디 푸른 담양호가 펼쳐져 있고 그 위에 추월산이 길게 북쪽을 향해 뻗어 있다.

그토록 힘들게 걸으며 오랫동안 만났던 아름다운 호남정맥 마루금의 추월산과도 오늘로서 헤어지는 아쉬운 시간이 될 것이다.

  

1주일만에 다시 만난 오정자재의 도로 표시판들, 어둠속이지만 카메라 후레쉬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에서 현재의 위치를 확인해 준다.

전라북도 순창에서 전라남도 담양으로 넘어가는 793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오정자재, 어둠속에 도착했지만 오늘은 이 산객 혼자가 아니기에 외롭지 않다.

산행 준비 후 정확히 새벽 6시, 초이왕님과 호남정맥 제9구간을 힘차게 출발한다.

 

오정자재에서 순창쪽으로 5미터 정도 내려가면 도로 우측에 호남정맥 현위치 산행 안내도가 서 있고 그곳 도로 옆 능선으로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돼 어둠속에서도 곧바로 등로 좌측으로 밤나무 단지들이 나타난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밤약초산채재배농장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 있고 철조망을 따라 계속 전기위험 안내판도 산객과 함께하고 있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는 등줄기엔 벌써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하고 처음에 522봉이라 생각했던 첫 봉우리에 오르니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등로는 우측으로 꺽여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그곳에서 패딩을 벗어 배낭에 넣고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오르막 등로 우측으로 송전탑이 서 있다.

다시 어둠속에 진행하니 423봉을 넘어 522봉에 도착하지만 아직도 어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강천산 왕자봉 넘어 저 멀리 초승달이 하늘에 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한장 남겨 본다.

 

여명이 밝아 오려는지 등로 좌측 동녘 하늘에선 불쇼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어둠에 잠겨 있는 세상에 보이는 것이 없기에 곧바로 522봉을 떠나 안부로 내렸다가 암봉으로 오른다.

따뜻해진 날씨로 대부분의 눈은 녹아 있지만 등로 사면에는 잔설이 남아 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는 산행이 아닐 수 없다.

어렵게 등로 주위에 걸쳐져 있는 로프를 잡고 조심스럽게 나타나는 첫번째 암봉에 오른다.

 

그 암봉 정상에 오르니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실루엣의 모습뿐이다.

그곳 암봉에서 일출을 본 후 진행하자고 약속하고 배낭 내려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일출이 시작될 때 까지 주위 풍경을 담아 본다.

앞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 지나 깃대봉 삼거리가 보이고 그 삼거리 좌측으로 깃대봉이 아름답다

그 깃대봉 넘어 저 멀리 강천산 왕자봉도 어렴풋히 그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아침 7시 5분을 지나자 동쪽 저 멀리 지리산 봉우리 사이를 뚫고 너무나 선명한 붉은 빛이 하늘을 수놓으며 또 다른 하루를 열고 있다.

그 장엄한 모습에 숨죽이고 한동안 응시하며 오늘 하루도 안전한 산행을 비러 보는 시간이다.

서로 말은 안하고 있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희망은 동일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일출을 기다리는데 7시 11분을 지나면서 지리연봉 저위로 찬란히 빛을 발하며 둥근해가 떠오르고 있다.

그 황홀한 일출을 바라보고 있을 때엔 생각도 못했는데 집에 돌아 와 살펴보니 아침해가 떠 오른 곳이 다름아닌 지리산 연봉이였다.

일출이 시작되는 능선 우측으로 솟아오른 봉우리는 바로 반야봉이 아닐까 생각되는 그런 능선이였다.

말없이 그저 그 황홀경을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다.

 

이제 다시 마루금을 타고 떠나야 하는 시간, 머리에 매달고 진행하던 헤드렌턴을 배낭에 넣고 출발하기 전 지나온 520봉 능선을 담아본다.

이제 이곳 남녘의 산하는 모질고 길었던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스한 봄기운이 감도는 산하로 변해가고 있다.

수많은 선답자들이 자나갔고 또 얼마나 많은 후답자들이 걸어 올 능선인지를 생각해 보면 그저 평범해 보이지 않는 능선이다.

 

암봉을 출발하니 가파른 내리막 등로가 기다리고 아주 조심하며 낙엽깔린 미끄러운 그 마루금을 전진하니 넓은 임도와 만나는 안부를 가로질러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부드러운 등로가 이어지더니 등로 주위의 활엽수를 벌목해 놓은 곳을 지나 삼거리 봉에 도착하고 우측 저 아래 이정표 하나도 보인다.

아무 생각없이 이곳에서 좌측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며 강천산 왕자봉 가는 등로라 생각했지만 진행하다 보니 왠지 이상한 기분에 지도를 확인하니 이곳은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등로였기에 다시 뒤돌아 내려와 삼거리 이정표를 확인하니 깃대봉 삼거리 이정표였다.

짧은 거리이지만 확실하게 확인하는 버릇이 필요한 시간임을 다시 한번 배우는 순간이다. 

 

이곳 깃대봉 삼거리에서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마루금을 걸어가니 다시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고 왕자봉삼거리 이정표가 반긴다.

2년전 많은 산우님들과 이곳에 올라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즐겼던 추억이 되살아 나는 이곳에서 사진 한장 남기고 등로 좌측의 강천산 왕자봉으로 향한다.

왕자봉은 정맥 마루금에서 200여미터 벗어난 곳이지만 강천산 주봉이기에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곳이기 때문이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금새 강천산 왕자봉 정상에 올라 추억 한장을 담아 본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깊은 골짜기가 많고 또 그 골짜기를 뒤덮은 수림이 울창한 강천산에는 유서깊은 강천사와 삼인대, 강천산 5층석탑, 금성산성 등 유서깊은 문화유적이 산재하고 도처에 비경이 숨겨져 있기에 높이는 낮아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왕자봉 삼거리로 뒤돌아 나오다 좌측 능선으로 나가 주능선을 만나 호남정맥 마루금을 타고 진행한다.

 

약간의 잔설이 남아 있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575봉을 우측으로 우회하고 조금 더 전진하니 금새 왕자봉삼거리에 도착한다.

2년전 올라왔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한 후 형제봉을 지나 강천제2호수로 하산했던 추억에 잠겨보는 시간이다.

이곳에서도 아무 생각없이 강천제2호수 댐 공사로 출입금지된 선을 넘어 형제봉으로 오른다.

하지만 아무 표식도 없는 이 형제봉을 지나 진행하다 지도를 확인하고는 다시 형제봉삼거리로 뒤돌아 내려 와 내려오던 좌측 등로인 송낙바위 방향으로 진행하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가 본다.

 

형제봉 삼거리에서 강천제2호수를 좌측에 두고 한바퀴 빙 둘러 진행하도록 되어 있는 마루금이다.

480봉은 좌측 우회 등로를 이용해 지나고 낙엽 깔린 등로를 타고 한동안 정신없이 전진하니 잡목으로 우거진 495봉에 어렵게 오른다.

좌측으로 다시 우회 등로가 있지만 그곳 495봉에 오르니 잡목 사이로 멋진 추월산 주능선과 그 아래 담양호가 고요히 앉아 있는 모습이 경이롭고 그 좌측 저 멀리 병풍산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다.

그곳 495봉을 지나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니 암봉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 본 풍경 역시 환상적이다.

하지만 등로 좌측의 강천제2호수는 댐막이 공사중이어서 호수에 남아잇던 물을 모두 빼낸 상태로 허허벌판이였다.

 

남남서쪽으로는 희미한 박무가 드리워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저 멀리 광주의 진산인 무등산이 안개띠를 두르고 고고한 봉우리가 하늘 아래 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진 나즈막한 산줄기들이 혹시 호남정맥 마루금은 아닐까 찾아 보는 사이 바로 코 앞에는 금성산성 봉우리들이 나도 여기에 있다고 시위를 하듯 서 있다.

 

한동안 바위전망대에서 주위 풍경을 둘러 본 후 다시 마루금을 타고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오르니 저 멀리 성곽이 나타나고 좁은 문을 통해 제법 높은 성곽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본다.

이곳이 금성산성의 북문으로 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나 문루는 사라지고 없어진지 오래 된 곳이다.

이곳에서 느즈막한 아침 식사를 즐기고 쉬어 간다.

 

식사 후 북문 주위를 둘러 본다.

높은 성곽 안으로 이정표와 북문터 안내소가 보인다.

성곽 북쪽으로는 지나 온 마루금과 강천산의 주봉인 왕자봉과 깃대봉 그리고 형제봉 능선이 아름답게 놓여 있다.

그 마루금 저 멀리 지난 구간 어렵게 올랐던 용추봉과 무이산도 가물거린다.

 

북문 바로 북쪽으로는 방금 전 오른 능선이 시원하고 저 멀리 호남정맥 제8구간의 산줄기들도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산그리메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려주는 듯 그렇게 펼쳐져 있다.

아침에 짙은 박무로 인해 아쉬웠던 날씨도 이제 제법 사라지고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추월산과 담양호 그리고 지나온 마루금을 한동안 조망한 후 다시 배낭 메고 동문쪽으로 향한다.

이곳 등로는 북사면이기에 등로에 쌓여있던 눈이 그대로 얼어 붙어 여간 미끄러운 등로가 아니다.

조심하며 어렵게 그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강천저수지갈림길에 도착한다.

2년전 형제봉을 지나 강천제2호수 댐을 건너 이곳으로 올랐던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다.

 

이제부터 호남의 3대 산성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금성산성 성곽을 따라 진행한다.

삼국시대 때 처음 축조되였다가 조선 초기 개축된 금성산성은 임진왜란 때 의병의 거점이 되기도 하였고 동학농민운동때에는 치열한 전투의 한가운데에 있어 많은 건물들이 불타버린 어두운 과거도 묻혀 있는 곳이기에 많은 역사를 배워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성벽을 따라 오르다 보니 등로 좌측 남동쪽으로는 뾰족한 광덕산과 우측의 운대봉이 절묘한 풍경을 연출하고 그 넘어 저 멀리 다음에 올라야 할 호남정맥 마루금도 희미하게 줄지어 늘어 서 있다.

 

등로 좌측 동쪽으로는 강천사로 연결되는 깊은 골짜기가 펼쳐져 있고 그 골짜리 좌우로 높게 둘러싼 능선이 아름답다.

눈을 등로 우측으로 돌리면 산 아래 담양의 금성리 평야가 펼쳐져 있고 희미한 호남정맥 마루금을 따라 저 멀리 광주의 무등산이 우뚝 솟아 있다.

조만간 산행을 하면서 저 무등산을 넘어 이곳을 바라볼 기회도 있을 것이다. 

 

산성 위를 타고 한동안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다시 일망무제, 시원하게 펼쳐진 아름다운 조망을 구경해 본다.

초이왕님도 단 둘이 오르다 보니 땀을 흘리고 싶으면 조금 빨리 빡쎄게 올라보고 풍경이 아름다운 곳에 도착해서는 한없이 그 아름다운 산하를 살펴보는 시간이 환상이다.

잠시 더 진행하니 성벽 위에 순창 446이란 삼각점이 보이고 살펴보니 이곳이 산성산 연대봉쯤 되는 곳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천제2호수 넘어 강천사로 이어지는 깊은 골짜기를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높게 올라간 봉우리들이 참으로 멋지다.

 

이제 바로 눈 앞에는 기묘하게 생긴 운대봉 능선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막힘없는 조망을 타고 저 멀리 광주의 무등산과 남동쪽으로는 호남정맥 마지막 고봉인 광양의 백운산이 우뚝 솟아 있는 모습도 들어 온다.

우뚝 솟아 있는 시루봉을 넘어 우측으로 흘러 넘어가는 금성산성 성벽이 다시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제 운대봉이 바로 눈앞이다.

올라가는 길목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곳에 들리면 사진 한장 남길 것이다.

그 운대봉 넘어 저 멀리 오늘 올라야 할 광덕산의 뾰족봉이 산객을 압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오늘 처음으로 몇분의 등산객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고 함께 운대봉으로 오른다.

 

운대봉 정상에 올라 뒤돌아 본 금성산성 성벽이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그 힘들게 쌓은 선조들의 수고에 감타하는 시간이다.

부드러운 흙산처럼 보이면서도 그 속살은 울퉁불퉁하게 우람한 근육질의 산세를 자랑하는 호남 특유의 산세를 가지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이다.

한동안 이곳에서 광주의 무등산을 바라본 후 동쪽의 지리산을 찾아 보지만 박무 때문인지 아니면 광덕산과 연결된 산줄기들 때문인지 지리연봉은 찾을 수 없다.

 

이제 운대봉 정상에서 내려오며 소나무 앞에서 다시 사진 한장 남기고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 와 좌측으로 등로를 타고 진행해 운대봉 이정표 앞에서 다시 증명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제법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그곳을 내려 오며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반대쪽에서 바라 본 칼등 같은 뾰족봉의 느낌은 모두 어디가고 이렇게 부드러운 부처의 모습으로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운대봉을 뒤로 하고 내려가니 이제 제법 날씨가 따스해지며 등로에 쌓여있던 잔설이 녹으며 질척이고 있다.

작은 산죽을 지나 진행하니 등로 좌측으로 강천사 하산 갈림 이정표가 서 있고 이제 동문까지는 300미터 남았다는 거리 표시도 되어 있다.

그곳을 지나 다시 우측 등로를 타고 전진하여 완만한 오르막 성곽을 타고 오르니 정상부에 거대한 소나무 한그루를 지나 동문에 도착한다.

문루와 옹성 그리고 망루가 있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동문을 지나 다시 성벽을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시루봉이 보이고 그곳 가까이 전진하니 등로 좌측 급경사 내리막쪽으로 광덕산 화살표가 되어 있다.

호남정맥 마루금은 그곳으로 진행해야 되지만 잠시 시루봉에 올라 주위 조망을 살펴 보기로 한다.

나무 계단과 바위를 올라 시루봉 정상에 오르니 이곳 역시 일망무제 시원한 조망에 배낭 내려 놓고 잠시 쉬어 간다.

서쪽으로 금성산성 무명봉을 지나 담양호와 추월산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지나 온 금성산성의 한쪽을 이루고 있는 운대봉으로 이어진 등로와 앞으로 진행해야 할 광덕산으로 이어진 부드러운 마루금 그리고 전망 바위 아래 펼쳐진 금성평야 넘어 희미한 호남정맥 마루금 끝자락엔 광주의 무등산이 서 있다.

돌고 돌아 저렇게 끝없이 이어져 있는 산줄기를 타고 저 가물거리는 무등산을 넘어야 호남의 끝자락이 가까워질 것이다.

 

뒤돌아 보니 저 멀리 암벽으로 보이는 운대봉이 제법이다.

산성산 연대봉의 모습도 선명하고 그곳에서 이곳 시루봉까지 이어져 내려온 금성산성의 성벽이 이련해지는 시간이다.

처음 이곳에 오르면서 언제 다시 이곳에 오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벌써 세번째 방문이다.

옆에서 오르고 있는 초이왕님이 똑같은 질문을 하기에 시간이 흐르면 다시 곧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해 줬지만 믿지 않는 눈치이다.

 

이제 시루봉을 조심해 내려와 가파른 등로를 타고 시루봉을 우회해 내려간다.

가파른 철계단이 놓여 있고 그곳을 통해 내려가 제법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안부로 내려 선 후 다시 멋진 암봉들을 우회해 등로는 이어지고 있다.

그 암봉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2년전 추억을 떠 올리며 사진 몇장을 남겨 본다.

 

다시 너무나 부드러운 소나무 숲을 거닐며 건강해지는 상상을 해보는 시간이다.

잡목으로 인해 주위 조망도 가려지고 너무나 부드럽게 이어져 있는 등로이기에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이제 시루봉은 저 멀리 멀어지고 광덕산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마지막 능선에서 잠시 물 한모금 마시며 호흡 가다듬고 내려가니 넓은 공터같은 헬기장에 도착해 지나온 시루봉과 운대봉 능선을 담아 본다.

 

너무나 따스한 햇살에 순창에서 올랐다는 아주머니 세명이 그 넓은 헬기장에 앉아 맛난 점심식사를 즐기고 있다.

인사 한번 나누고 이제부터 등줄기와 이마에 굵은 땀방울 흘리며 가파른 광덕산 정상으로 향한다.

잘려진 넓은 임도를 건너 가파른 등로를 타고 한동안 오르니 철계단이 보이고 힘들게 그 첫번째 철계단을 올라 뒤돌아 보니 문암재 옆에 군부대인듯한 건물들이 위장막을 뒤짚어 쓰고 널려 있고 그 뒤로 앞으로 몇구간동안 올라야 할 호남정맥 마루금이 펼쳐져 있다.

 

다시 힘들게 두번째 철계단을 넘으니 그곳에서 광덕산은 좌측 오르막 등로를 타고 조금 더 올라야 하지만 호남정맥은 직진의 내리막 등로와 연결되어 있다.

광덕산을 지나칠 수 없어 그 정상으로 올라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에 앉아 남아있는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한동안 쉬어 간다.

원래 강천산이란 산의 이름도 광덕산이였지만 그 골짜기에 세워진 유명한 강천사 때문에 그 이름조차 빼앗긴 비운의 봉우리가 바로 광덕산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간식을 먹으며 내려다 보니 지금부터 내려가 올라야 할 호남정맥 마루금의 뫼봉과 덕진봉이 시원하고 그 마루금 좌측으로 아미산이 기묘한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다.

나즈막한 산줄기를 타고 이어져 내려가는 모습에 경외로움이 생기는 것은 나마느이 생각일련지.

아미산 바로 아래에는 88고속도로가 보이고 호남정맥 마루금 좌측 아래로는 오늘 산행 날머리인 방축재와 이어져 있는 24번 지방도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광덕산 정상에서 올라온 등로를 타고 내려 가기전 내려다 보니 방금 전 지나온 멋진 금성산성의 성곽 위에 우뚝 솟아 있는 산성산과 운대봉 그리고 시루봉으로 이어져 온 산줄기가 아름답다.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 보면 다시금 한걸음 두걸음 중단없이 걸어 이어져 온 인간의 의지와 발걸음이 참으로 위대함을 느끼는 시간이다.

 

광덕산을 내려오며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지금까지 걸어 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 보이고 그 마루금 우측으로 숨어 있는 강천 제2호수 넘어 우측 끝자락으로 형제봉이 빼꼼히 보인다.

오늘 걸어 온 강천제2호수 북쪽 마루금 저 멀리 지난 구간 올랐던 치재산과 용추봉 그리고 무이산이 벌써 옛 추억이 되어 가는 기억을 되살려 주고 있는 시간, 이번에는 정말 언제 다시 이곳에 올라 오늘을 이야기 할 수 있을지 기약 없는 순간인 듯 아쉬움이 묻어 난다.

 

이제 가파른 암벽의 로프를 잡고 광덕산을 내려 와 철계단쪽에서 좌측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첫번째 만나는 임도를 가로 질러 내려가 짧은 능선을 내려가니 다시 임도를 만나고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10여미터 내려가면 다시 좌측 능선으로 마루금이 이어진다.

세번째 만나는 돌탑3개가 쌓여져 있는 임도를 만나 건너며 계속 호남정맥 마루금은 이어져 있다.

 

세번째 만나는 임도를 가로 건너 돌탑 세개가 쌓여있는 곳의 우측 능선으로 접어 드니 다시 아름다운 소나무 등로가 열려 있다.

잠시 진행하니 순창 444란 삼각점이 박혀 있는데 봉우리 같지 않은 이곳에 왜 삼각점이 박혀 있는지 궁금하다.

그 삼각점을 지나 사거리를 만난 후 직진하니 등로 좌측으로 잘 가꿔진 묘지 4기가 나타나고 다시 너무나 멋진 소나무 등로를 타고 이제부터 제법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올라 본다.

처음에는 뫼봉이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오른 후 358봉임을 알았다.

오늘 산행 중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358봉에 올라 물 한모금 마신 후 다시 뫼봉을 행해 진행하다 무명봉에 올라 뒤돌아 보니 지나온 358봉과 저 멀리 광덕산이 이미 멀어져 가고 있다. 

 

뫼봉 가는 길에 잠시 조망이 터지는 장소에서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시원하게 펼쳐진 나즈막한 봉우리와 평야 저 멀리 서해바다가 보이는 듯 하다.

그 우측 끝자락에 멋진 산군들이 보이고 지도를 꺼내 찾아보지만 제한된 지도로 인해 그 이름을 알지 못했는데 돌아 와 찾아 보니 고창의 선운산쪽 산군들이다.

그 좌측 아래로는 영광의 산줄기들도 보이고 있다.

 

다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넘고서야 힘들게 뫼봉을 마날 수 있다.

지도상에는 그저 332봉이란 봉우리 높이만 나와 있는데 참산꾼들이 뫼봉이란 이름을 지어준 것 같다.

그곳에서 잠시 배낭 내려 놓고 물 한모금 마시며 마지막 휴식을 취해 본다.

 

뫼봉에서 내려가니 잠시 지나 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장소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지나 온 산성산과 운대봉 그리고 시루봉을 담아 본다.

걸어 지나올 땐 고통과 어려움에 그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 못하였지만 지나온 지점에서 뒤돌아 보는 느낌은 그저 아름답고 멋스럽다는 느낌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다.

 

제법 멀리 보였던 덕진봉 오름길은 완만한 오르막으로 급경사 된비알 없이 쉽게 오를 수 있는 봉우리로 여겨진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발 두발 쉼없이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오르막 등로가 끝이나고 저 멀리 덕진봉 돌탑이 보이는 정상부 능선에 도착해 긴 호흡을 내쉬어 본다.

이제 정말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해 서로가 사진 한장씩 남겨 주고 심호흡 한번 더 들여 마신 후 천천히 마지막 산행 날머리로 향한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는 듯 하던 등로가 갑자기 급경사 등로로 변하며 사면길로 이어져 있다.

낙엽으로 뒤덮힌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넓은 임도같은 등로가 나타나고 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마루금은 우측 잡목 사이로 이어져 있다.

그 능선으로 들어가 진행하니 금새 밭이 있는 가장자리로 나가며 방축마을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지고 등로 좌측으로는 이곳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아미산이 아름답게 서 있다.

 

마을이 생기면서 정상 마루금을 따라 내려간다는 것이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고자 내려가지만 과수원 철조망으로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방축마을을 좌측에 두고 내려오다 시멘트 도로와 만나는 곳에서 대나무 밭을 지나 시멘트도로를 타고 방축마을로 내려오며 대단원의 제9차 호남정맥 산행을 마무리 한다.

 

마을로 내려와 민가 옆과 앞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아침에 애마를 주차한 정자가 보이고 그곳으로 가 배낭 정리한 후 오늘 산행을 끝마친다.

애마를 돌려 나오며 순대국 한사발로 하루를 마감하려 했지만 광덕산에서 먹었던 간식이 과했는지 생각이 없어 사진 한장 남기는 것으로 대신하고 허기가 지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하고 방축마을을 빠져 나온다.

 

방축리토종순대국집 앞을 나오니 곧바로 24번 지방도로와 만나고 도로 건너편에는 작은 파출소 건물도 보인다.

마을 진입도로 옆에는 방축마을 빗돌이 서 있어 다음에 찾기 쉬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빠르게 그곳 방축리를 빠져 나와 88고속도로를 타고 장성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 그리고 막히는 경부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며 서울로 무사히 복귀해 멀고도 힘들었던 하루를 마감한다.

다음 구간부터는 다시 함께하는 산행으로 조금은 편안한 호남정맥 산행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시간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