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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종주와 연계산행

남해지맥 종주 산행 후기 제2부

by 칠갑산 사랑 200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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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남 남해군에 있는 산줄기 전역

산행날자 : 2009년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1무 2박 4일)

산행날씨 : 24일 - 흐리고 오후부터 비

                25일 - 새벽에 비 내리고 아침엔 짙은 해무 그리고 오후부터 맑음

                26일 - 맑고 화창한 초여름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8도에서 영상 19도까지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노량 남해대교-산성산(162봉)-노량삼거리-귀두산(사지산, 371.3봉)-용강마을-

                금음산(481.5봉)-약치곡산(450봉)-대국산성-대국산-가청고개-삼봉산(422.5봉)-

                현촌마을-망운산(785봉)-관대봉(594.7봉)-평현리쪽 알바-연죽산(240봉)-수치산-

                평현고개-괴음산(604.2봉)-송등산(617봉)-납산(호구산 또는 원산, 626.7봉)-

                앵강고개-404봉-518.3봉-564봉-산판도로-금산 보리암 복곡 주차장 왕복-

                순천바위-666.4봉(금산 갈림길)-금산(701봉)-666.4봉(금산 갈림길)-한려정-

                414봉-가마봉(454봉)-403봉-141봉-초전고개-망운산(망산, 286.2봉)-미조-

                95봉 체력단련장-빗바위-산행종료

도상거리 : 약 56 Km (지맥 거리 49 Km와 알바 약 3 Km 그리고 금산 둘러보기 약 4 Km)

산행거리 : 약 72 Km

산행시간 : 총 32시간 (쉬면서 널널하게 사진 찍고 여유있게)

                24일 - 약 12 시간

                25일 - 약 10 시간

                26일 - 약 10 시간 (지맥에서 벗어난 금산 돌아본 시간 약 3시간 포함)

 

 

상처뿐인 영광속에 황홀한 미조의 마지막 사라지는 모습에 홀렸던 시간들

 

 

단 한명의 산객도 만나지 못하고 외롭게 걸어 온 멀고도 긴 여정에 힘도 들고 고통도 따르며 발바닥이 부어 오르지만 그 고통 끝에 느끼는 환희가 있어 중단하지 못하고 진행하는 가 보다.

이 시간도 나 홀로 자연의 하나가 되어 산중에서 흐르는 계절에 순응하는 법을 따라보려 애쓰지만 그것은 언제나 내것이 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을련지...

 

 

괴음산 지나 넓은 공터를 넘자 바로 바위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올라야 할 송등산 능선을 잡아본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어린아이처럼 많은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시간, 다만 홀로 가는 길이 아쉬기만 하다.

개인적으로야 내 아므대로 즐기고 땀 흘리며 산야를 걷고 있지만 그 아름다운 비경을 모두 담을 수 없기에 안타까움이 더욱 깊게 밀려오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송등산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에 오르니 평범해 보이는 송등산을 타고 저 멀리 뾰족한 암봉을 드러내는 납산이 산객의 작은 마음을 더욱 옥죄고 있다.

남면 3, 상수원보호지역이란 이정표를 지나기전 우측으로 귀비산 갈림길이 나타나고 등로는 여기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한다.

불게 피어있던 철쭉의 빛깔이 점차 하얀 순백으로 바뀌면서 이곳 능선에는 온통 순백의 꽃들이 만발해 있다.

 

 

능선을 타고 진행하자 바위 너덜길이 간간히 나타나고 그곳에 오르면 어김없이 일망무제 터져주는 시야로 인해 산행 속도는 전혀 나지 않고 있다.

지나온 마루금이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게 뒤따라 오고 그 멋진 풍경을 만끽하며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즐겨 본다.

좌측으로 장평소류지와 그 아래 마을들이 아름답게 놓여 있고 그 끝자락에는 어김없이 푸른 바다가 넘실 거린다.

등로 우측으로는 귀비산과 천황산 줄기가 나도 있다며 그 존재감을 알리고 언젠가 한번의 만남을 약속이라도 하듯 계속 꽁무니를 따라 온다. 

 

 

그렇게 쉬엄 쉬엄 즐기며 완만한 능선을 지나니 삼각형의 송등산 정상석이 반긴다.

등로는 여기에서 좌측으로 다시 한번 크게 꺽여 이동면쪽으로 갈라지고 우측으로는 귀비산과 명산봉 그리고 뒤쪽 으로 남면 가는 이정표가 서 있다.

셀카 작동시켜 사진 몇장 남기고 주위 풍경을 조망한 후 다시 칼등 능선을 타고 진행해 본다.

 

 

생각보다 잘 나 있는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갑자기 바위 너덜길이 나타나고 그곳에 앉아 쉬며 간식으로 준비한 빵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다시 그곳을 지나 진행하니 561봉 이정표가 나뭇가지에 붙어 있고 우측으로 남면 두곡 가는 이정표가 서 있다.

한가자 의심되는 것은 이곳의 이정표에는 호구산이나 납산 가는 표시 대신 염불암으로 표기되어 배낭 내려 놓고 다시 한번 독도를 해 본다.

이제 납산의 거대 암봉이 뚜렷한 형상으로 다가오고 그 꼭대기에 쌓아 놓은 돌탑의 봉수대도 뚜렷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지나온 송등산 능선과 저 멀리 우측으로 안부 지나 괴음산까지 한눈에 들어 오지만 제한된 디카의 성능으로 한 화면에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 배어 나온다.

그래도 그 이어진 능선에 피어 난 새로운 생명들로 인해 활기찬 봄내음은 마음껏 즐겨 본다.

이 세상 어느꽃보다 아름답고 화사한 봄의 향기와 연두빛 봄의 전령...

 

 

다시 나즈막하게 낮아지는 안부에 도착하니 한무리의 등산객들을 처음으로 만나고 잠시 인사 나누니 이분들은 경산에서 새벽같이 내려와 산행을 시작하셨다는 전언이다.

그 안부에는 이제 호구산(납산)이란 이정표가 제대로 표기되어 있고 염불암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만나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올라야 할 납산의 거대 암봉이 코앞으로 가다오고 지나온 송등산 능선이 저 멀리 멀어질 쯤 산객의 키보다 훨씬 큰 산죽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하니 제법 우람한 암봉들과 바위 너덜지대가 속도를 조절 시키고 있다.

 

 

땀방울이 굵게 떨어질 쯤 드디어 암봉을 조심하며 로프를 타고 오르니 천하제일 납산 정상부의 봉수대에 도착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와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식혀주고 주위 풍경을 돌아가며 담다보니 어느새 방금 전 만났던 한무리의 등산객들도 뒤따라 올라오며 환희의 함성을 지르고 있다.

높이 618미터로 지형도에는 산 이름이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이고 주민들에게는 납산이나 원산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납산이다.

송등산 및 괴음산 등과 함께 1983년 11월 12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옛날 호랑이가 지리산에서 건너와 이 산에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호랑이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전해진다.

계곡의 맑은 물은 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만큼 시원하고 또 암봉으로 이루워진 정상에서 바라보는 앵강만의 풍경이 빼어난데 다도해 섬들 사이로 김만중이 유배 생활을 하며 사씨남정기를 집필했던 노도를 볼 수 있다.

이 산에 있는 용문사는 남해군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절이며 용문사 외에 염불암과 백련암이 있어 일반 등산객 외에 불교 신자들이 많이 찾는 곳중 한곳이다.

 

 

등산객들에게 부탁해 제대로 된 증명 사진 몇장 남기고 진행해야 할 등로를 찾아 남쪽으로 이동해 주위 조망을 해 보니 앵강고개를 지나 무명봉과 금산 그리고 666.4봉이 가물 거린다.

또한 앵강고개로 이어지는 등로에는 제법 그럴싸한 암봉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 역시 환상일 것 같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등로 우측 남서쪽으로는 산행 들머리로 이용되는 용문사가 깊은 골짜기 속에 숨어 있다 우아한 단청을 살짝 보여주고 있다.

시끌벅적한 정상을 뒤로 하고 암벽 사이로 매달려 있는 로프를 타고 내려와 조금은 빠르게 평이한 등로를 타고 홀로 진행한다

 

 

이곳부터는 수많은 사진을 남기며 종주 산행이 아닌 기획 테마 산행때 보다도 더 많은 사진 찍으며 즐기고 흥겨운 산행 시간을 만들어 본다.

하기사 일찍 진행하려 해도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으로 인해 빨리 진행 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이였으니 그 무슨 글로도 이때의 느낌은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우측으로 펼쳐진 앵강만이 항아리 모양의 바다를 만들고 그 사이사이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좌측으로 멋진 암봉을 사이에 두고 강진만 해변이 푸른 들녘 넘어 고요하다.

자연이 빗어낸 최고의 아름다운 풍경인 바다와 산 그리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산객을 시인으로 만들어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잘 지으면 어떻고 홀로 흥얼거리는 시이면 또 어떤가

그저 내가 느끼고 즐기는 이 시간을 자신이 표현하고 가슴에 담아두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그렇게 진행하니 이제 좌측으로 공동묘지 이정표와 그곳을 지나자 마자 석평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필자는 이곳에서 계속 용문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앵강고개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은 차라리 산행을 그만두고 저 능선에 길게 누워 나도 하나의 자연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멋진 기암을 넘으면 더욱 황홀한 괴석이 앞을 가로막고 진행을 못하게 붙잡는 형상이 계속 이어지고 처음에는 발길 돌려 빠르게 진행하려 했지만 그것이 소용없음을 알기에 그저 시간 개념없이 발길 닿는대로 손길 닿는대로 사진 찍으며 거닐어 본다.

아무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홀로 유유자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산행이니 말이다.

 

 

많은 시간 소비하였지만 그래도 쉬지 않고 꾸준히 진행하니 드디어 강진만 들녘도 코앞에 다가오고 그 뒤로 잔잔히 숨죽인 바닷물이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푸른빛과 연두빛 봄의 향연이 한창이고 그 일부분만이라도 가슴에 담아 두려는 이 작은 산객의 노력도 필사적이다.

언제 다시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을련지...

 

 

계속 앞만 보고 암봉들을 내려오다 문득 뒤돌아 보니 그곳에 또 다른 신세계가 열려 있다.

방금전 내려온 무명 암봉과 그 뒤로 거대 암봉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납산이 줄지은 연봉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얀 암봉과 검게 그을린 괴석 그리고 그 사이에 피어난 봄빛이 발걸음 붙잡고 잠시 쉬어가라 충고하는 듯 하다.

날씨마저 산객의 마음을 알아 주는듯 맑게 개이고 높게 뜬 뭉게 구름이 강한 햇빛마저 가린채 어제의 고생을 보상해 주는 듯 하다

 

 

헬기장을 지나고 우측으로 용문사 갈림길을 지나니 이제 앵강고개가 좀 더 가깝게 다가오고 등로 좌측으로 난음과 난양쪽 바닷가 모습이 더욱 뚜렷히 나타나고 방파제도 보인다.

얼마나 많은 어민들이 저 방파재를 터전 삼아 살아가고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작은 해안도로와 그 주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수많은 가옥들이 번잡한 도심에서 느끼지 못하는 순수하고 인심 좋은 시골과 어촌 마을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다.

잠시 능선을 벗어난 등로는 콘크리트 임도와 연결되고 그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10여미터 진행하여 좌측으로 크게 돌아 꺽이는 지점에서 우측 능선으로 등로는 이어지고 있다.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어 바위 전망대에서 뒤돌아 보며 거대하게 솟아 있는 납산과 그 전위봉을 조망한 후 계속 전진하니 261.4봉 이정표와 삼각점이 있다.

한참을 다시 평이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많은 묘지들이 잠들어 있는 장소에 도착하고 그 앞으로 심어져 있는 편백나무를 지나니 다시 콘크리트 임도가 나타난다.

그곳을 통해 내려가니 밀양박씨 묘비가 서 있고 이동과 남면을 이어주는 2차선 포장도로와 만난다.

이곳에서 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내려가 삼거리길에서 우측 저속차량 도로가 있는 상주 및 미조항 방향으로 포장도로를 타고 약 500여미터 올라가니 앵강휴게소가 있는 앵강고개에 도착한다.

 

 

많은 여행객들이 놀러 나왔는지 점심식사를 즐기고 담소를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다가 불청객을 보곤 이상하다는 눈빛을 보낸다.

그 앵강휴게소 정상부 헬기장으로 올라가 잠시 등산화 풀고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한동안 쉰 후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와 우측 가장자리에 연결되어 있는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가파른 오르막 길을 올라가 본다.

오르다 뒤돌아 보니 방금 전 휴식을 취했던 앵강휴게소 전경과 그 뒤로 납산의 뾰족 암봉이 맑은 시야속에 들어 온다.

 

 

한동안 지루한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땀을 흘리니 그 콘크리트 임도가 끝나며 비포장 임도로 바뀌는 지점 우측으로 공원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선답자들의 후기글을 정독하고 독도를 해 보니 정상 등로는 공원묘지 위쪽 능선으로 붙어야 하지만 등로도 없고 잡목이 우거져 산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에 그냥 그 임도를 따라 올라 본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되어 그 임도가 끝나는 약 1 Km정도 올라 바위틈에 낑겨 약 1시간 정도 무척 고생하는 단초가 되고 말았다.

 

 

임도를 타고 오르면서도 혹시나 우측 능선으로 띠지나 등로가 나 있지 않을까 세심하게 살피며 올랐지만 최근에 벌목된 듯 잘린 나뭇가지들이 너부러져 있고 등로와 띠지는 전혀 찾을 길이 없다.

그래도 그 임도 주위에 심어진 날렵한 편백나무 숲이 위안이 되어주고 임도를 타고 진행하며 좌측으로 보이는 지나온 장쾌한 마루금이 보이기에 룰루랄라 콧노래를 불러 본다.

그러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넓은 공터가 있고 그곳에서 우측 능선으로 오르니 거대 암봉들이 눈앞에 버티고 하늘까지 덮어 버린다.

여기에서 그 암봉들과 씨름하며 약 1시간 가까이 등로 찾아 헤맨 뒤 결국 릿지도 못하고 그 암봉을 밑으로 우회하여 가시덤불을 헤치고 정상 등로가 있는 능선으로 오르니 임도 끝에서 오후 3시가 안돼 오르기 시작한 몇백미터를 오르는데 시간은 많이도 흘러 오후 4시를 넘기고 있다.

 

 

그래도 정상적인 등로를 찾았다는 안도감과 좌우측으로 보이는 황홀한 조망으로 잠시 전망바위에 올라 휴식을 취해 본다.

지금 사진을 보며 생각해 보니 404봉 부근에서 1시간 이상 까먹으며 온몸에 상채기를 만들었던 것 같다.

다시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지난해 새생명을 잉태했던 낡은 새집 하나가 눈에 들어 와 담아본다.

올해에도 새생명을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진행하니 숲속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살펴보니 새끼 구렁이 두마리가 햇빛을 쐬러 나왔다가 불청객의 방문으로 방해를 받았는가 보다.

 

 

518.3봉 못미친 부근에서 바위 전망대에 오르니 우측 남쪽으로 내일 올라야 할 금산과 금산분기봉인 666.4봉 그리고 순천바위가 아름다운 능선을 만들며 서 있다.

금산 보리암으로 올라가는 차도가 보이고 이동면과 삼동면을 이어주는 산판도로가 순천바위 밑 능선을 따라 길게 뻗어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풍경은 오늘 산판도로에 내려갈 때까지 계속 산객과 함께 그 힘든 산행을 도와주고 있다

 

 

흙산의 전형과 암릉이 적당히 섞여 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아름다운 바위들이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산객을 맞이해 준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진행하는 도중에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언제 보고 만나도 멋진 금수강산이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이제부터 빠르게 진행해 본다.

편백나무 숲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한동안 정신없이 완만한 무명봉 몇개를 오르락 내리락 하니 암봉으로 이루워져 있지만 흙산처럼 보이는 소삼각점과 바위벼랑 지대를 지나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내려온다.

하지만 이곳도 벌목이 되어 있으며 잘려진 잡목들이 등로 여기저기에 널려 있어 등로 찾기가 쉽지 않다.

 

 

등로를 타고 미끄러운 내리막 내려오니 전망바위가 보이고 그곳에서 어제 이용했던 택시 기사에게 전화해 만날 것을 약속한다.

서서히 등로가 어둠속에 잠기기 시작하고 좀 더 빠르게 내려오니 순천바위로 연결된 등로가 아름답지만 그 중간이 잘려 나간 산복도로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다시 빠르게 내려오니 드디어 이동면과 삼동면을 연결해 주는 산복 도로가 나타나고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무사히 도착한다.

차량 차단기를 지나 내일 들머리를 확인하고 보리암 복곡 주차장쪽으로 산복도로를 타고 내려가 택시를 이용해 평현 고개로 회귀하여 다시 남해 시내에서 같은 식당 같은 여관에서 이틀밤을 보낸다.

여관 주인의 배려로 땀에 찌든 발래를 모두 깨끗히 마치니 이제 편안한 하룻밤이 되어간다.

 

 

새벽 4시에 기상해 시장통에서 이른 아침밥을 먹은 후 공기밥 한덩어리와 반찬을 얻은 후 빠르게 보리암 복곡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 6시를 넘기고 있다.

일출을 보기 위해 빠르게 산복도로를 타고 삼거리에 도착하지만 벌써 동해쪽 바다 위 능선으로 일출이 시작되고 아쉽지만 오늘 아침도 일출 보는 것을 실패하고 만다.

숨한번 크게 쉬고 시멘트 도로를 타고 10여미터 이동 후 우측 능선을 타고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며 땀방울을 흘려 본다.

한동안 올라 능선 안부에 도착하니 저 멀리 순천바위가 아침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어젯저녁 내려온 소삼각점과 바위벼랑 봉우리쪽 바위가 보이고 그곳에서 앵강고개로 이어진 능선이 멋지게 늘어서 있다.

서북쪽 저 멀리 납산 넘어 망운산 자락까지 조망되는 상쾌한 아침이다.

앞으로 올라야 할 금산 분기점과 금산도 시원하게 조망되는 최고의 아침을 맞이한다.

서쪽으로는 복곡저수지가 보이고 그 계곡을 따라 늘어선 마을들도 아름답게 바라다 보인다.

동쪽으로는 대기산과 무등산 줄기도 아침 햇살속에 그 늠름함을 보이고 있다.

그 능선 아래 내산 저수지와 마을들도 고요한 아침 맞이를 준비 중이다.

 

 

바위지대를 넘어 순천바위가 가까워 오자 더욱 선명히 드러나는 지나온 마루금이 아름답고 주위 풍경들도 하나 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 황홀하다.

좌우로 보이는 복곡저수지와 내산저수지가 에머랄드빛 물빛을 발산하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젖줄로서의 역활을 강조하는 듯 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와 능선 그리고 저수지가 어우러진 환상의 조망이다.

 

 

이제 순천바위에 들려 다시 한번 멋진 풍경을 조망하고 바위틈에 피어난 하얀 철쭉을 담으며 길고 길었던 남해지맥의 끝을 생각해 본다.

다시 위험 바위 지대를 지나 잡목이 우거진 좁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좌측으로 내산산촌체험마을 하산 갈림길이 나타나고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크게 꺽어 진행한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잡목들과 싸우다 보니 드디어 송신탑이 가깝고 산불 감시 초소가 있는 금산 분기점인 666.4봉에 무사히 안착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 역시 황홀경에 빠트린다.

서쪽으로 금산과 보리암 그리고 기암괴석이 아름답고 남쪽으로는 상주면 바닷가가 멋지게 펼쳐져 있다.

그 좌측으로 오늘 지맥이 가라앉는 미조쪽 능선이 아름답다

 

 

여기에서 금산을 들리지 않고 그냥 진행하기에 너무나 많은 아쉬움이 남아 시간관계 없이 금산을 들려 돌아 본 후 회귀를 결정한다.

금산에 대한 산행 자료는 별도의 금산산행후기로 대신해 본다.

참으로 아름답고 환상의 금수강산, 기대는 하고 올랐지만 그 했던 기대보다 훨씬 더 황홀한 비경에 그저 넋을 잃고 만다.

 

 

금산 가기 전 한동안 666.4봉에 앉아 남해지맥이 그 소임을 다하고 바다로 소멸되는 모습에 아무 생각도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며 그 모습속으로 빠져 본다.

백두산에서 이어져 내려온 대한민국의 산줄기가 남해대교란 인공다리를 통해 이어졌지만 최남단 그 바다에 맥을 다하는 모습은 보지 않고는 아니 그 고통을 인내하며 걸어온 산객이 아니라면 도저히 느끼지 못하는 무념무상의 시간이리라.

그저 평범한 바다와 작은 반도이지만 그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음에 이곳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한동안 666.4봉에서 주위 풍경을 둘러 본 후 금산으로 이동해 보리암에 들려 황홀한 남해 풍경을 다시 감상해 본다.

몇일 후면 석가탄신일이라 많은 여행객들이 올라와 있고 산행하는 등산객들도 생각보다 많이 보인다.

쌍홍문을 지나 제석봉을 넘자 금산산장이 산객을 부른다.

막걸리 한잔 마시고 좌선대와 상사바위를 거쳐 단군성전을 지나 금산 정상인 망대에 오른다.

이곳 역시 최고의 조망처로서 흔적 한장 남기고 다시 화엄봉을 거쳐 보리암으로 뒤돌아 내려와 666.4봉으로 향한다.

 

 

666.4봉으로 뒤돌아 와 바라보는 금산과 바위들 그리고 보리암이 환상적인 풍경이다.

정상에서 산불감시요원을 만나 한동안 세상 사는 이야기와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후 미조항을 바라보며 가파른 등로를 따라 한동안 내려간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평이한 등로가 열리면서 가끔 국립공원이란 이정표 위 화살표를 발견하곤 그것을 따라 내려가다 보니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 몇백미터를 뒤돌아 올라와 고사목에 걸터 앉아 독도를 해 보니 이 등로가 맞다는 생각이다. 

 

 

이제 가마봉으로 연결되는 등로가 부드럽게 부르고 그 끝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없던 힘까지 솟아난다.

한동안 그늘 숲속을 거닐며 봄을 만끽하니 저 멀리 현호색과 각시붓꽃 그리고 이번 산행에서 처음 만난 엘리지가 환한 웃음을 선사하며 힘든 산행길 조심하라 당부하는 듯 보인다.

시간 제약이 없기에 잠시 배낭 내려 사진으로 한장씩 남기고 다시 진행하니 너럭바위 위에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진주에서 오셨다는 부부 등산객을 만나 다시 많은 시간 보내며 산행 이야기를 나눠본다.

 

그 부부등산객과 헤어져 다시 호젓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471봉이 나타나고 곧이어 한려정이란 정자가 보인다.

가족인듯한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 사진도 찍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계신 모습이 들어 온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비포장 임도를 타고 좌측 방향으로 내려가면 국립남해편백지연휴양림이 존재하기에 더욱 많은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인가 보다.

그 여행객들 가족 사진 한장 찍어 드리고 한려정 정자로 올라 아침 식당에서 준비해 준 점심을 먹는다

 

 

식사 후 바라보는 주위 풍경이 또한 너무 아름답다.

천하 송정쪽 바다와 마을이 보이고 그 위로 작은 저수지가 에머랄드빛 물결을 흔들며 앉아 있다.

그 저수지 주위를 타고 앞으로 올라야 할 가마봉 등로를 뒤덮은 파란 편백나무 숲이 이국적인 모습으로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북쪽으로는 저 멀리 내산저수지가 보이고 한가로운 마을 풍경도 잡히며 올라야 할 가마봉 지나 북으로 그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대기봉쪽 산줄기도 시원스레 보인다. 

 

 

식사까지 즐기고 시원한 풍경을 마음껏 즐긴 후 땀방울을 식힌 상쾌한 기분으로 한려정을 내려와 다시 임도를 타고 나무 계단을 오른다.

오르기 전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 한려정을 담아 본다.

 

 

한동안 편백나무 숲을 아무 생각없이 즐겨본다.

여느 산과는 달리 쭉쭉빵빵의 편백나무가 산객의 마지막 피곤함을 위로해 주며 힘을 북돋아 주는듯 하다.

다른 곳이였으면 소나무가 자리를 찾지했을 곳이기에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등로이다.

 

 

다시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오르며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쯤 가마봉과 대기봉 갈림길이 나타나며 이정표 하나가 걸려 있다.

지도를 꺼내 독도에 주의하며 조금 더 오르니 414봉 이정표가 나타나고 삼각점이 박혀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오르니 등로는 좌측 북쪽으로 나 있다.

우측에 편백나무 숲을 두고 조금 더 오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 독도를 해 보니 이 등로가 맞는 것 같다.

숨 한번 크게 쉬고 잠시 휴식 후 다시 갈길 오르니 가마봉 정상이고 특이한 조망도 없기에 정상에 피어 있는 철쭉꽃을 디카에 담고 빠르게 방향을 우측으로 꺽어 남쪽으로 향한다.

 

 

가마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이제 서서히 미조의 마지막 대륙 끝이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리고 좌측으로 마안도와 팥섬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으로 속세에 찌들었던 산객의 마음을 정화시크고 있다. 

홀로 이 멋진 황홀경에 빠져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아쉬운 시간이다.

이제 끝 자락이 보이니 더욱 힘이 솟고 걸어가는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진다.

하지만 남해지맥 종주 산행은 이제부터가 고비란 회상이다.

 

 

조금 더 내려오니 좌측으로 등로를 벗어난 지점에 전망바위가 있고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미조항과 남해바다 그리고 남해지맥 끝자락인 망운산 넘어 95봉이 한폭의 풍경화로 살아난다.

한동안 말없이 홀로 그 모습 지켜보다 다시 등로를 타고 계속 진행하지만 잡목 사이로 비추는 풍경이 아름다워 자꾸만 속도를 늦추고 있다.

 

 

많이 내려오니 등로가 이상하게 희미해지고 벌목한 장소가 나타나며 그 벌목된 잡목들이 등로를 덮어 길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몇번인가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어렵게 정상 등로를 찾아 진행하니 평범한 안부에 도착하고 이곳에서도 좌측 전망바위로 올라 지나온 가마봉 정상부를 올려다 본다.

푸르름이 성하를 향해 내달리고 그 푸르름속에 간간히 섞여 있는 하얀 바위들이 치받들고 있는 뾰족 가마봉이 또한 아름답다.

 

 

여기에서 벌목된 잡목들과 막 새순을 밀어 올리는 청다래 넝쿨들로 인해 잠시 정상 등로를 잃고 잡목속에서 온몸에 상채기를 내며 헤매본다.

한동안 정신없이 등산복이 찟기고 팔과 얼굴에 상처를 낼쯤 등로 좌측의 초전마을 위로 진행하며 간신히 잡목 지대를 벗어난다.

마늘밭에서 마늘꽁을 따던 농부들이 이상한 듯 처다보고 그분들께 인사 나눈 후 넓은 비포장 임도를 만나 다시 우측 능선쪽으로 이동해 본다.

그곳에서도 내려가는 등로 초입을 못찾아 헤매이다 버려진 낡은 석유곤로가 방치된 곳으로 잡목을 헤치고 진행하니 잘 다듬어진 묘지지대로 내려서고 등로는 그 묘지 우측끝자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곳을 빠져 나와 진행하니 금새 커다란 진주강씨 묘비가 서 있고 그 아래 19번 지방도로인 초전고개에 안착한다.

 

 

주위 건물들을 디카에 담은 후 큰소나무 두그루가 서 있는 넓은 임도를 타고 한동안 오르니 나즈막한 언덕에 오르고 그곳에서 지나온 등로를 뒤돌아 보니 장관이다.

고도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며 가마봉에서부터 이어져 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분주하게 지나다니는 초전고개도 바로 발아래 놓여 있다.

밭들 사이로 나 있는 등로 위엔 큰 나무들이 없어서인지 잡풀들만이 제세상 만난듯 푸르게 그 등로를 덮어가고 있다.

언덕 정상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꺽여 진행되며 이곳도 넓은 초원처럼 보이지만 지나면서 바라보니 예비 공원묘지처럼 잘 정돈된 장소가 방치되며 초원처럼 변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초원지대를 지나 능선으로 이어진 등로를 오르니 작은 봉우리가 반기고 그곳을 넘으니 안부에 벤취가 설치되어 있고 각 마을로 내려갈 수 있는 하산로를 알려주는 작은 이정석이 서 있다.

그곳을 지나 나즈막하다고 생각되는 마지막 봉우리인 망운산 (이곳 주민들은 망산이라 부른다)을 오르지만 마지막 힘이 빠진 상태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깔딱고개라 그런지 생각보다 무척 힘이 들고 고통이 따른다.

온몸에선 샘물처럼 땀방울이 주르륵 흘러 내리며 손수건을 두어개나 적시고 있다.

그래도 오르며 바라보는 우측 설리해수욕장쪽 마을과 바다가 위안을 준다.

 

 

쉬엄쉬엄 그러나 꾸준히 오르며 전망바위에서 사진도 찍으며 오르니 드디어 저 멀리 망운산 산불감시 초소가 보이고 감시요원 한분이 반갑게 마중을 해 주신다.

이제 마지막 큰 봉우리는 모두 오르고 올라 마지막 봉우리에 도착한 것이다.

그 산불감시요원과 많은 이야기 나누며 주위 풍경을 모두 사진에 담다 보니 이곳에서 많은 시간 지체하게 된다.

 

 

동북쪽에 95봉으로 이어지는 남해지맥 마지막 자락이 시원하게 보이고 그 대륙 끝자락이 바다로 숨어 들어가는 모습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좌측으로는 많은 미조 가옥들과 배들이 보이고 그 앞바다엔 양식장처럼 보이는 인공 부표들이 떠 있다.

그 넘어 저 멀리 작년 아이들과 다녀온 통영의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이 나란히 키재기를 하면서 멋진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그저 황홀경에 빠져드는 시간이다.

갑자기 가슴이 터질듯 벅차 오르며 숨쉬기 조차 가빠옴을 느낀다.

스스로 전율이 전해져 옴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남동쪽엔 남해안 다도해의 무수한 섬들이 점점히 떠 있고 그곳을 지나 망망대해 저 멀리 둥근 보름달 형상을 하고 있는 두미도를 지나 상노대도와 그 뒤로 희미하지만 뚜렷한 통영의 욕지도가 서 있다.

작년 아이들 데리고 갔다가 천왕봉에 올라 그림같은 풍경을 담았던 추억에 잠시 빠져 보는 시간이다.

어찌 그리도 아름답게 만들어 질 수 있는지 감탄과 찬사만이 흘러 나올뿐이다.

 

 

고개 돌려 남서쪽을 바라보니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바다가 희미하게 불을 뿜으며 찰랑이고 그곳에 작은 다도해 섬들을 지나 여수의 돌산이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는 모습도 들어온다.

언젠가는 들려 돌산 전체를 트래킹하려는 마음을 들킨듯 그냥 행복하고 환홀한 시간을 즐겨본다.

지나온 마루금을 제외하고 모두 시원스레 펼쳐진 다도해의 풍경 그리고 우리나라 최남단 대륙이 조용히 잠들어 가는 끝자락, 이 모두가 산객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한 시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많은 시간 망운산에서의 호사를 즐긴 후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눈에 보이기에 쉽게 미조까지 닿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진행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보다 길고 먼 등로이다.

미조항 앞바다에 떠있는 그림같은 미조도를 바라보며 한동안 진행하니 군 각개전투장이 나타나고 곧이어 철조망이 가로막는 군부대 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돌아 이중 철조망 사이를 통해 계속 진행하니 초병이 근무하는 부대 정문을 통해 헬기장을 지난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을 갈지자 그리며 내려가니 우측으로 다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 목소리와 뱃고동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마을이 가깝게 다가온 느낌으로 잠시 전망좋은 장소에서 쉬어 간다.

미조 활어위판장이 있는 곳으로 방파제와 등대가 보이고 그 넘어 푸른 바다에는 남해의 다도해인 조도와 호도 고도등 많은 섬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평화로우면서도 멋들어 진다.

 

 

이제 사항마을로 내려가 사람사는 세상을 잠시 통과하며 마지막 미조 빗바위에서 마실 시원한 맥주 하나 사들고 다시 자연의 품으로 안기려 한다.

사항 번화가를 가로질러 넓은 시멘트 임도를 가기 직전 소로를 타고 능선으로 오르니 지나온 망운산에서 이곳까지의 능선이 햇살을 받아 빛나고 금새 아까 봤던 시멘트 임도와 만나 잠시 그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작은 동산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통과하니 묘지들이 있는 공터가 나타나고 금새 좌측으로 최근에 설치된듯한 미조 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이 서 있다.

그 건물 철조망을 통해 2차선 포장도로쪽으로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해주오씨시조묘지 입석이 보이고 포장도로를 건너 임마누엘수도원으로 통하는 철문을 넘어 들어간다.

 

 

포장된 넓은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올라도 되지만 우측 능선쪽으로 난 희미한 등로를 따라 바닷가로 이어진 길을 찾아 올라본다.

우측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남해의 다도해가 보이고 푸르디푸른 절벽 아래 에머랄드빛 바다와 그 바위 위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아낙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생각보다 긴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드디어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이며 빗바위로 향한다.

 

 

10여미터 이상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바위 절벽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에는 한명의 강태공이 물고기를 낚느라 정신이 없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고 조심하며 드디어 그 마지막 바위에 내려가 그 강태공과 인사한 후 빗바위를 물으니 바로 이곳이 빗바위란다.

갑자기 목청껏 터지는 환호를 주체하지 못하고 만세를 부르니 그 강태공이 이상하다는 듯 처다본다.

잠시 상황 설명을 하고 사항에서 준비한 맥주 하나 따 마시며 건네주니 그분도 준비한 음료로 축하해 준다.

 

 

환호성을 지른 후 자세히 살펴보니 많은 선답자들이 찍어 올려준 빗바위의 모습과는 달라 주위를 살펴보니 좌측 저 멀리 해안 절벽을 따라 진짜 빗바위가 보인다.

혹시나 해 그쪽으로 바위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지만 금새 절벽에 막혀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뒤돌아 와 남아 있는 맥주를 다 마시고 강태공과 인사 나눈 후 내려왔던 등로를 타고 95봉 정상으로 향한다.

 

 

어렵게 정상으로 올라오니 헬기장의 넓은 공터가 있고 벤취와 운동기구들이 비취되어 있다.

잠시 휴식 취하며 다시 남쪽 다도해를 조망하고 그곳 사이를 지나다니는 여객선의 발자취도 남긴 후 마지막 빗바위를 향해 내려가려고 시도해보지만 철조망과 가파른 절벽으로 포기하고 넓은 임도를 타고 다시 미조 종말처리장쪽 도로로 내려간다.

 

 

미조항쪽으로 포장도로를 타고 걸어가며 산객 자신도 이해하기 힘든 환희와 탄성이 흘러 나오며 마구 소리를 질러본다.

지나가던 주민들이 실성한 사람처럼 보고 있지만 상관하지 않고 그저 가슴에서 흘러 나오는 자체를 즐기며 환희에 젖어 본다.

어렵게 마지막까지 무사히 완주한 시간, 미조로 돌아와 식당에 들려 이슬이 한잔을 두고 마지막 식사를 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려 본다.

 

 

택시를 이용해 보리암 복곡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애마를 회수해 다시 상주은모래해수욕장에 들려 사진 몇장 찍은 후 미조를 둘러보려 했지만 몸이 무거워짐을 느끼고 그냥 창선을 통해 서울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남아있는 남해의 해안 일주는 다음으로 남겨두고...

 

 

77번 지방도로를 타고 삼동에서 창선으로 가는 도로에서 남해지맥에 걸려있는 아름다운 일몰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애마를 세우고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그저 환상이란 단어와 황홀하다는 기분 이외에는 달리 표현할 수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다시 애마를 달려 창선대교에 이르자 그 일몰은 마지막 빛을 발하며 사라지려 하고 있다.

많은 차량들이 오고가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창선대교 한가운데에 애마를 세우고 도로를 건너 그 사라지는 일몰을 담아본다.

어찌 표현해야 될지...

벅차 오르는 감정은 어렵고 고통스럽게 긴 종주 산행을 무사히 완주한 후 느낄 수 있는 자만의 것임을 오늘 다시 한번 느껴본다.

 

이제 삼천포대교를 넘어 사천을 지나 서울로 귀경하니 몸은 어렵고 힘들지만 마음만은 이세상 모두를 가진 부자의 마음으로 길고도 험했던 남해지맥에 종지부를 찍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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