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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4구간 초당골(운암삼거리)에서 구절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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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북도 임실군과 정읍시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12월 04일과 05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의 어둠이 지난 후 조금은 추웠지만 조망이 좋았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2도에서 영상 11도

산행인원 : B 산악회 24명 따라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초당골(운암삼거리, 27번과 749번 지방도로)-모악지맥 분기봉(350봉)-묵방산 갈림삼거리-묵방산(538봉)-묵방산 갈림길 복귀-여우치 마을-283.4봉-가는정삼거리-335봉-운정리 갈림길-성옥산(389봉)-소리개재(715번 지방도로)-방성골 마을-왕자산(442봉)-예덕리까지 알바-임도 삼거리로 마루금 복귀-410봉-460봉-439봉-구절재(30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8.60 Km 

산행시간 : 식사하고 휴식하며 사진 찍은 시간 모두 포함해 08시간 40분 (03시 50분부터 12시 30분까지)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미끄러운 낙엽 위를 달렸던 시간들

 

 

하루 종일 온누리산악회 산우님들과 한남정맥에 올랐다 이슬이 한잔으로 회포를 푼 다음 집으로 돌아 와 다시 배낭 둘러메고 나오는 발걸음이 왠지 모르게 무겁게만 느껴진다.

아마도 작은 부주의로 계획된 산행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제부터는 리더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산우로서 리더의 발걸음을 따라 가면 되는 부담없는 산행이기에 그나마 달리는 버스에서 잠시 눈이라도 붙일 수 있었나 보다.

 

 

옥정호를 지나 아침 햇살이 얼굴을 내밀고 있던 시간, 어렵게 지나 온 묵방산을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시 성옥산을 지나니 저 멀리 우측으로 왕자산으로 이어진 마루금이 환상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힘들고 지쳐가는 심신이지만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위로를 받으며 한발 두발 걸어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맥 잇기 산행이 아니라면 결코 올 수 없는 마루금이였기에 그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내려 놓고 물한모금 마셔보는 시간은 왜 이리 달콤한지 ...

 

 

어둠을 뚫고 달려온 버스는 어김없이 27번과 749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운암삼거리에 있는 어부집 앞에 종주대원들을 내리고 다시 어둠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어둠속에 남아 산행 준비 후 주위 풍경을 담아 보지만 역시 도로 이정표와 식당 입간판 이외엔 보이는 것이 없다.

그저 이곳이 정읍과 임실을 이어주는 운암삼거리라는 사실과 바로 옆에 섬진강 상류에 다목적댐을 건설하며 생긴 인공호수인 아름다운 옥정호와 그속에 붕어가 살고 있다는 사실만이 이 산객에 각인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만 운암삼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보니 그곳엔 막은댐이란 이름이 있어 홀로 웃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도 한다.

잠시 운암삼거리에서 운암리쪽으로 좌측에 옥정호를 두고 걸어가니 우측 능선쪽으로 이정표가 보이고 이곳을 통해 또 다른 하루의 멀고도 긴 산행을 시작해 본다.

옥정호의 물안개를 기대해 보지만 역시나 새벽 어둠과 아침 기온이 너무 낮아 기대한만큼 그 아름다운 옥정호의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풍경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련지 ...

 

 

잠시 가파른 된비알 치고 오르니 두꺼운 자켓을 걸치고 시작한 온몸에선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하고 갑자기 어둠속에서도 벌목된 넓은 공간을 느낌으로 느끼며 진행하게 된다.

벌목된 나뭇가지들이 제멋대로 뒹구는 등로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해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전진하니 갑자기 밑으로 너무 많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라 다시 능선으로 올라 더 진행하니 드디어 정상적인 등로로 복귀해 모악지맥 갈림길에 서 있는 이정표를 만나 한숨을 내쉬어 본다.

언젠가 이곳에 올라 모악지맥에 오를 수 있을지 기약없는 이별에 아쉬움이 묻어 난다.

 

모악지맥이란 ???

백두대간상의 전북 장수군 무령고개 위 영취산(1075.6봉)에서 금남호남정맥은 분기되어 전라북도의 장안산(1236.9봉),팔공산(1151봉), 마이산(678봉)과 부귀산(806.4봉)을 지나 조약봉분기점(565봉)에서 북쪽으로 연석산(925봉),운장산(1,125.9봉)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과 작별하고, 다시 호남정맥은 남진하여 웅치, 만덕산(761봉), 슬치(250봉), 갈미봉(539.9봉), 옥녀봉(578.7봉),경각산(659.6봉), 불재(320봉), 치마산분기봉(620봉), 염암재(320봉), 오봉산(513.2봉), 749번지방도(초당골고개)를 지나 묵방산(538봉)사이에서 정맥을 버리고 우측으로 갈라져 모악산(793.5봉)으로 향하는 약 76 Km의 긴 지릉이 있는데 이를 모악지맥이라 한다. 

 

 

모악지맥 분기봉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하니 여전히 벌목된 구간이 이어지고 벌목되어 잘려진 나무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어 산행에 어려움이 있고 더욱이 차량들이 드나들던 바퀴 자국이 선명해 더욱 걷기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게 조금은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니 이제 미끄러운 낙엽과의 긴 사투가 이어진다.

날씨가 추워 겉표면은 약간 얼어 더욱 미끄러운 낙엽길을 걸어가는 마음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며 긴 한숨으로 새벽을 열다보니 어느덧 묵방산 전위봉인 능선에 올라 흐르는 땀방울 닦은 후 다시 몇번인가 미끄러워 앞뒤로 호랑나비 춤을 추다 보니 묵방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등로 좌측 옥정호 주변을 달리는 가로등 몇개만이 어둠속에 외롭게 세상을 밝히려 하지만 역부족인듯 흐느적 거리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가까이에 있는 묵방산을 다녀 오기로 하고 잠시 들려 사진 한장 남긴다.

 

 

우측 묵방산을 다녀와 다시 갈림길에 도착해 후미를 기다렸다 이제부터 다시 올라 온 만큼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서리가 내린 낙엽 위를 내려가는 등로는 흡사 저승사자와 같다는 느낌이다.

어둠속에서도 그 가파름이 얼마나 심한지 한낮 밝은 시간보다 더 신경쓰며 내려가니 대나무 밭을 지나 폐가가 있는 여우치마을 시멘트 임도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잠시 등로 찾아 헤매였지만 금새 직진 코스의 정맥 등로를 찾아 진행해 다시 좌측 민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며 진행한다.

 

 

새벽 정적을 깨는 수많은 견공들의 울부짖음으로 인해 잠을 자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미안함이 드는 시간, 불이 밝혀져 있는 초록색 지붕의 민가를 잘 찾아 잡풀속을 헤치며 진행하고 그 파란색 지붕을 한 민가 후문을 앞에 두고 우측으로 돌아 바위로 이루워진 등로를 따라 계속 전진한다.

등로 좌측으로 묘지들이 있고 측백나무가 심어져 있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다시 시멘트 도로와 만나 진행하게 되어 있다.

 

 

다시 시멘트 도로를 타고 한동안 어둠속 전사가 되어 간다.

시멘트 도로를 따르다 우측 나무가 식재된 과수원도 올랐다 다시 만나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해 완만한 오르막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거대한 묘지와 비석이 어둠속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다가가 보니 광산김씨의 가족 묘지인듯 하며 그 묘지 봉분 위에는 토지지신이란 대리석 하나가 놓여 있다.

아마도 조상을 모신 묘지에 예를 표하며 그 묘지들을 잘 지켜 달라는 제를 지내는 장소는 아닐까 생각되는 곳이다.

특히나 이곳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을 지나는 호남지방에서 많이 본 듯한 그런 묘지의 풍경이다.

 

 

다시 묘지를 지나 이제 여우치 마을과도 이별을 하고 능선으로 들어 폭신한 소나무 솔잎을 밟으며 진행한다.

선두 그룹을 따라 한동안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 지나 백곰님이 붙여 놓은 283.5봉 코팅지가 눈에 들어 오고 사진 한장에 남겨 본다.

이 나즈막한 봉우리를 지나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안부 지나 제법 고도를 올리는 오르막으로 오른다.

이곳에서 무엇인가 잘못 되였음을 깨닭고 다시 안부쪽으로 내려와 등로 좌측으로 크게 꺽이는 지점에서 정상 등로를 찾아 가는정이 마을쪽으로 진행한다.

 

 

무척이나 미끄러운 낙엽과 왕사로 덮힌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는 발목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그렇게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2차선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도로표지판에는 정읍시 산외면이란 글자가 선명하다.

749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가는정이 마을에 도착했지만 후미에서 약간의 알바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시간 기다리며 추위에 떨어 본다.

 

 

749번 지방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꺽어 내려오니 민가들이 보이고 도로 우측에 거대한 하운암산장 빗돌을 지나 다시 좌측으로 옥정호산장 입간판이 있는 곳으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그 앞에 많은 정맥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있다.

한동안 후미를 기다리다 추워 더 이상 지체하지 못하고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니 모든 차량은 좌측으로 우회해 주세요란 입간판을 따라 좌측으로 20여미터 진행 후 다시 우측으로 오르며 묘지를 지나 능선길로 접어 든다. 

 

 

이제 가는정이를 지나 본격적으로 능선에 오르니 조금씩 어둠이 엷어지며 세상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혹시나 하여 옥정호와 지나온 묵방산을 사진에 담아보려 노력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너무 이르다며 흑백 사진만도 못하게 나타난다.

그렇게 사진기와 씨름하며 잠시 능선으로 오르니 여전히 서리가 내린 낙엽 등로는 미끄럽고 단지 우측으로 잡목 사이로 보이는 옥정호의 끝자락이 산객의 마음을 아쉬움으로 남겨진다.

335봉 가는 등로를 열심히 따라 오르니 등로에 넘어져 부러진 전봇대 하나가 눈길을 잡는다.

 

 

별 특징없는 안전로프가 달린 등로를 지나 335봉에 오르자 이제 조금씩 시야가 확보되면서 지나온 묵방산의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토록 큰 ㅗ통을 주웠던 묵방산 오름길도 이곳에서 바라보니 그저 순한 능선으로 다가오고 그 내리막 등로 역시 여우치로 떨어지는 마루금이 그리 급하게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지나온 자의 만족감이 이런 기분으로 살아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한동안 더 진행하며 무명봉으로 오르는 사이 동쪽에선 일출이 시작되고 그 장엄한 풍경을 놓칠세라 잡목을 피해 이리저리 옮겨 본다.

그리고는 어렵게 그 앎다운 일출을 담아 본다.

실로 오랫만에 제대로된 일출을 만났지만 잡목들로 인해 안타까웠던 시간, 그래도 이렇게 붉은 태양에 소망을 담아 하루를 시작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 시간이였다.

 

 

이제 서서히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묵방산이 훤히 보이는 벌목지가 있는 무명봉에 올라 아침상을 펴 본다.

그리고는 너무나 아름답게 피어 오르기 시작하는 옥정호의 물안개를 담아 본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풍경이기에 가슴에 전해 오는 전율은 생각보다 크다.

붕어였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붕어가 아니면 또 어떤가, 이렇게 느끼면 되는 것을...

 

 

근사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헤이즐넛 커피 한잔으로 온몸을 따뜻하게 만든 후 다시 배낭 둘러메고 등로 이어가니 등로 우측으로 계속 따라오는 묵방산이 종산리 마을 위로 너무나 당당히 서 있다.

이제 제법 근사한 마루금의 위용을 자랑하며 떠나는 산객에 손이라도 흔들어 줄것 같은 모습이다.

 

 

다시 시시각각 변해가는 옥정호의 물안개에 마음을 빼앗겨 앞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자꾸만 서성이며 진행이 늦어진다.

한폭의 수묵화라 했으면 차라리 좋았을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지만 표현도 못하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풍경이기에 더욱 가슴에 담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동안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등로 우측으로는 벌목지대에 잡목이 제법 자라고 있어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 시킨다.

다만 그곳에서 바라 본 등로 우측의 종산리 마을이 너무나 고즈넉하고 아름답게 놓여 있어 다시 발길을 멈추고 있다.

분지같은 마을이 마치 외부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 벌목과 잡목지대를 어렵게 뚫고 오르니 그곳에 볼품없는 성록산 정상 이정표가 서 있다.

389미터의 고도 뿐이지만 그곳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등로에 뿌렸는지 오르지 못한자는 모를 것이다.

다른 정맥 산행도 유사하겠지만 이곳 호남정맥 마루금이야 말로 최고의 롤러 코스트 능선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도는 높지 않지만 올랐다 내리기를 수없이 반복하며 종주대의 무딘 정신력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성옥산을 넘자 다시 등로 우측에는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그 위를걸어가는 종주대의 뒷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저 멀리 두월리 마을쪽 민가들로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 이제 저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가면 소리개재 즉 마루재에 도착하고 마을을 한바퀴 돌아 오르면 이름도 아름다운 왕자와의 만남이 이뤄지겠지...

 

 

벌목지대의 잡목 구간을 내려오니 등로는 우측으로 꺽여 내려가도록 되어 있고 그곳으로 내려가며 앞을 보니 내려가 진행해야 할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방성골마을이 보이고 그 위로 왕자산도 가깝게 보이지만 저곳을 오르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이 돌고 돌아 올라야 하는지 지금으로선 가름도 못하고 있다.

 

 

그러다 만나는 잡목과 잡풀지대를 바라보니 지난 여름 고통속에 올랐던 금북정맥 산행이 생각나 잠시 머뭇 거린다.

한여름 칡넝쿨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넘으며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경험했을지 상상이 가는 잡목지대이다.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며 그나마 좋아졌다는 등로의 상태가 이 정도이니 여름날 올랐던 종주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조금 더 내려가니 많은 묘지들이 바로 발 아래 모습을 드러내고 등로 좌측으로 밭을 지나 민가와 두월리쪽 옥정호가 살며시 그 모습을 드러내고 그 위엔 엷은 물안개가 드리워져 또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이곳에서도 잠시 발걸음 멈추고 멋진 사진 몇장 담아 내려간다.

 

 

다시 눈을 등로 우측 저 멀리 바라보니 이제 돌고 돌아 올라야 할 왕자산과 방성골 마을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있다.

가깝게 보이지만 그곳을 타고 넘어야할 마루금은 끝도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을 것이다.

그저 바라볼 수 있기에 좋은 곳이며 또한 넉넉한 풍요로움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묘지 군락지로 내려와 다시 한번 담아본다.

이 묘역을 지나면 도로가 나타나고 그 도로를 건너 다시 만나는 묘지를 지나면 능선으로 이어졌다 마을길으 타고 능선으로 올라 왕자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왕자의 모습이 갑자기 궁금해지는 시간이다.

 

 

그렇게 쉬엄 쉬엄 사진 찍으며 미끄러운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상두마을이 있는 715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소리개재, 즉 마루재에 도착한다.

정읍시 산내면과 산외면을 이어주는 2차선 포장도로로서 다니는 차량은 많지 않은듯 조용하다.

도로로 내려와 좌측으로 도로타고 조금 진행하니 산내면 이정표가 서 있고 고갯마루 지난 우측 방향으로 넓은 비포장 임도를 타고 마루금이 이어지고 있다.

 

 

도로에서 올라서자 마자 좌측으로 복분자 밭이 보이고 앞으로는 묘지들이 줄지어 있다.

그 묘지 뒤를 타고 밭뚝을 지나니 저 멀리 소나무 군락지가 있는 능선으로 마루금이 이어진다.

능선 우측으로 나 있는 넓은 임도같은 등로를 타고 완만한 오르막으로 연결된다.

등로 우측으로는 이곳에도 역시 벌목이 되였던듯 잡목들이 많이 보인다.

 

 

완만한 능선으로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올라야 할 왕자산이 아주 가깝게 보이지만 곧바로 오르지 못하고 ㄷ자 모양으로 방성골 마을을 돌고 돌아 어렵게 올라야 할 곳이기도 하다.

어떤 왕자가 있을지 벌써 궁금하지만 역시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할 것이다.

 

 

다시 부드러운 소나무 등로를 타고 폭신함을 마음껏 누려 본다.

활엽수 낙엽과는 또 다른 부드러운 느낌의 솔잎밭을 타고 걸어가는 기분은 최고 이다.

조금 더 진행하니 멋진 묘지 한기가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한동안 이런 멋진 소나무 군락지 속을 거닐며 행복을 맛본다.

 

 

그렇게 멋진 소나무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강아지가 짖어대는 소리가 아주 가깝게 들리고 금새 십자 안부에 도착한다.

안부 지나자마자 거대한 성황당같은 나무가 서 있어 마을의 중요한 일이 있을때 모였을듯한 그런 분위기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좌측 방성골마을을 바라보니 소나무 밑으로 민가 몇채가 보인다.

 

 

등로 앞쪽으로는 계속 왕자산쪽 능선이 가깝게 다가오고 곧바로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순간 밭뚝을 타고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어 마을 뒤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서쪽으로 진행하던 등로가 갑자기 남쪽으로 흐르며 왕자산과 멀어지는 것이다.

동네 뒷산에 달려있는 빨간 홍시는 일손이 모자란지 아니면 따 먹을 아이들이 없어서인지 감나무에 그냥 매달린채 익어가고 있다.

 

 

저 위 우측 능선으로 나와 검정 비닐이 덮혀있는 밭 가장자리를 타고 좌측 나무 능선으로 이동한 후 방향을 바꿔 이곳으로 내려온 등로가 한눈에 들어 온다.

이 밭 가장자리에도 서리가 내려 여간 미끄럽지 않다.

조심하며 진행하니 앞으로 다시 멋진 낙엽송 등로가 열려 있다.

 

 

낙엽송 등로를 지나 다시 밭뚝을 타고 진행하니 등로가 크게 바뀌어 마을 뒤로 이어지고 있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조금 진행하다 다시 밭뚝을 타고 마을 뒷산쪽으로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성옥산과 묵방산이 멀리 멀어지고 가까이로는 마을과 마을 한가운데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 온다.

이제 마을을 떠나 능선으로 오르니 그곳에 식수 탱크처럼 보이는 거대한 통이 서 있다.

 

 

이제 능선으로 들어 본격적인 왕자산 산행에 들어간다.

오르니 멋진 소나무 등로 아래에 잔가지가 수없이 많은 잡목들이 자라 산객의 손등과 얼굴을 사정업시 햟퀴고 있다.

따갑고 시라려 산행에 지자을 받을 정도로 고통을 수반하는 잡목 구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여 온몸에 땀방울이 흐를 쯤 능선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와 땀을 식혀 준다.

이곳에서 선두와 조우하여 천천히 뒤를 따르다 보니 나즈막한 봉우리 몇개를 넘어 마지막 왕자산 오르기 직전 묘지에서 올려다 보니 아담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곳에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힘들고 미끄러워 많은 시간을 보낸 후 도착한다.

 

 

본격적인 마지막 왕자산 오름길에 땀방울이 흐를쯤 등로 우측으로 전망 바위가 보이고 잠시 그곳에 가 쉬어가니 방금전 올라온 방성골마을과 그 뒤로 이어진 호남정맥 마루금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약간의 안개가 드리워져 있는 풍경이 그저 탄성을 지를 정돌로 환상이다.

 

 

그렇게 그 전마바위에서 한동안 쉬면서 사진 찍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땀방울 흘리니 저 멀리 왕자산 정상에 선두팀이 모여 잠시 쉬어 가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부실한 오아자산 정상이기에 조금은 실망하면서 삼각점과 이정표를 담고 이 산객도 함께 자리에 앉아 남아 있는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선두 그룹의 제일 후미에서 이제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가니 갑자기 등로가 좌측으로 꺽이며 묘지를 지나 급격히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지도 한번 확인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그저 선두만 따라 진행하다 보니 등로 좌측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고 정면으로는 예덕리 마을이 보인다.

거대한 축사도 보이고 그 마을 뒤편으로 올라야 할 460봉 봉우리도 보인다.

이제서야 무엇인가 잘못 되였음을 깨닭고 주의깊게 독도를 해 보니 우리가 내려온 곳은 정상 등로에서 좌측으로 꺽어 예당리 마을로 내려 온 것이였다.

 

 

대부분의 선두 산우님들은 그냥 등로도 없는 길을 타고 460봉으로 오르고 한분의 산우님과 이 산객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돌아 계속 올라가 본다.

그 시멘트 도로 끝자락쪽으로 오르니 알바하며 오르지 못했던 마루금과 397봉우리가 도로 우측 능선을 이루며 조용히 내려다 보고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계속 고갯마루로 오르니 윗보리사거리 또는 느티나무 임도 삼거리라 불려지는 정상 등로로 복귀한다.

 

 

잠시 397봉쪽으로 올라 수많은 묘지들을 사진으로 담고 느티나무로 복귀해 다시 정상 등로를 타고 460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곳 역시 많은 묘지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고 그 묘지에서 바라 본 알바하며 오르지 못한 397봉으로 이어진 마루금이 안타깝게 올려다 보인다.

이제부터 다시 가파른 낙엽 등로를 타고 제법 많은 양의 땀방울을 흘려 본다.

 

 

조금 더 올라 뒤돌아 보니 방금전 알바하며 잘못 진행했던 등로가 한눈에 들어 온다.

사진 좌측 위 봉우리가 왕자산이고 그 줄기를 타고 진행하다 좌측 중앙부의 벌목지대에서 좌측 능선을 타고 진행했어야 하는데 이 산객은 우측 벌목지대로 내려와 그 아래 예당리의 하얀 지붕을 한 축사를 거쳐 좌측으로 다시 올라 이곳으로 온 것이다.

 

 

어렵고 힘들게 몇번인가 긴 호흡을 하면서 활엽수 낙엽을 밟고 오르니 드디어 410봉 능선에 도착한다.

너무나 깊게 쌓인 낙엽이 밟을 때 마다 바스락 거리며 묘한 여운을 남기는 시간, 고통에 얼굴이 이그러 지면서도 기분만은 상쾌하다.

어제 한남정맥 산행 후 곧바로 나왔기에 체력적인 부담을 걱정했는데 아직은 괜찮다는 신호이다.

 

 

이제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코가 등로에 닿을 듯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낙엽 위를 미끄러지며 어렵고 힘들게 산행을 이어가 본다.

정신없이 460봉을 향해 오르는데 앞서 진행하며 곧바로 460봉으로 올랐던 선두 산우님들이 큰 소리로 용기를 북돋아 준다.

어렵게 등로를 찾아 이곳까지 잘 도착한 것이다.

 

 

그렇게 몇번의 쉼을 한 후 드디어 460봉에 올라 한숨을 내쉰다.

너무나 힘들게 올랐던 등로이기에 다시 한번 올라온 등로를 바라보니 급경사 등로에 낙엽은 또 왜 그리 많이 쌓여 있던지

선두팀이 쉬고 있는 곳으로 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제 마지막 439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본다.

 

 

460봉에서 쉬다가 진행하니 등로는 다시 좌측으로 90도 꺽여 내려가고 내려가다 439봉쪽을 바라보니 마지막 마루금이 예쁘게 다가온다.

작은 안부로 내렸다가 서서히 고도를 높였다 떨어지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가 될 것이다.

등로 좌측 능교리쪽으로는 거대한 밭이 펼쳐져 있고 무슨 농작물을 심은듯 잘 가꿔져 있다.

439봉 건너편으로는 지난 제5구간 산행 시 넘었던 미리재쪽 마루금도 시원하게 조망된다.

 

 

미끄러운 낙엽 등로를 조심하며 천천히 내려가니 구절재 지나 칠보면과 정읍쪽으로 이어진 30번 지방도로가 눈에 들어 온다.

그 위로 이어진 산그리메가 아름답고 가까이 있는 낙엽진 겨울나무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제 저 도로와 만나는 곳으로 내려가면 오늘 산행도 끝이나는 것이다.

 

 

안부 지나 능교리쪽 마을을 내려다 본다.

드넓은 밭에는 무엇을 심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정성이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날머리가 얼마 남지 않아서 인지 마음과 발걸음에 여유가 묻어 난다.

 

 

이제 마지막 439봉 가까이 올라 잠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어렵게 올랐다 내려 온 460봉 능선이 보인다.

우측 봉우리 반대쪽에서 올라 좌측 봉우리로 이동한 후 능선을 타고 이곳으로 내려 온 것이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능선으로 기억될 곳이며 오랫동안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할 것이다.

 

 

이제 마지막 439봉에 올라 산우님 사진 한장 남겨 드리고 등로 우측으로 펼쳐진 시산리쪽 마을과 칠보면 그리고 저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정읍시를 만나 본다.

추수가 끝난 들판엔 갈색의 겨울 준비가 한창이고 군데군데 보리를 심었는지 초록의 논들도 보인다.

나즈막하게 펼쳐진 들판과 민가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개울이 인상적인 풍경이다.

 

 

마지막 439봉에서 내려오니 다시 나즈막한 실제 마지막 봉이라 말하고 있는 360봉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90도 꺽어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자연을 음미하며 조금은 뻐근하게 전해지는 두다리의 무게감을 느끼며 진행한다.

그래도 체력적인 부담을 걱정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선두권으로 내려 올 수 있음에 감사하며 스스로에게 자축의 말을 건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능선을 빠져 나오니 직진으로 넓은 비포장 임도가 보이지만 등로는 우측 공터 가장자리로 나 있다.

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차량 소음이 들리고 저 멀리 30번 지방도로가 얼굴을 내민다.

우측에 묘지를 지나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30번 도로가 지나는 구절재에 도착해 또 한 구간 마무리를 해 본다.

 

 

지난 10월 중순 어둠속에 사진 한장 남기기 힘들었던 구절재를 돌아 보며 필요한 사진을 남겨 본다.

정읍시 산내면 이정석 바로 뒤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며 시작했던 호남정맥 제5구간, 그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사진을 남기는 시간이 행복하기만 하다.

이곳에서 많은 사진 남기고 뒤돌아 서서 먼저 내려온 산우님들이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는 곳으로 이동해 합석해 본다.

 

이렇게 또 한 구간 멋지게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 오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험했다는 느낌이다.

다음 구간도 또 멋진 완주를 꿈꾸며...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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