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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상도 산

대야산과 용추계곡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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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군 일원의 대야산과 용추계곡 일대

산행일자 : 2010년 08월 22일 (일요일)

산행날씨 : 가끔 구름 낀 맑고 무더웠던 날씨

행온도 : 영상 25도에서 영상 34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44명

산행코스 : 대야산 대형버스 주차장-인삼밭-식당가-용추-용추골-월영대-다래골-떡바위-

               밀재(밀치)-암릉구간-대문바위-송이바위-암릉로프 구간-중대봉 갈림길-

               대야산 상대봉(930.7봉)-급경사 암릉 로프 구간-피아골-월영대-용추골-용추-

               식당가-인삼밭-대야산 대형 버스 주차장-산행종료-

               괴산 청천의 선유구곡에서 저녁식사 후 귀경

산행거리 : 총 약 9.50 Km

산행시간 : 약 06시간 00분 (10시 35분부터 16시 35분 까지 식사시감 및 휴식시간 포함해 

               사진 찍으며 여유롭게)

교통편 : 대형버스 이용

 

 

대야산에서 만난 환상의 조망들

  

 

요즈음 들어 산에 오르며 더욱 자주 하는 우문에 우답을 하면서 스스로 느끼고 체험하는 고통이 실생활에서는 얼마나 많은 도움과 삶에 대한 의욕을 북돋아 줌을 알기에 그나마 이 무더위도 잘 견디고 지내는가 보다.

갑자기 생긴 여유로운 5일로 인한 마음 고생도 심했지만 그렇기에 오르지 못했던 산과 계곡을 찾아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음은 불행이 준 행운이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리산 반야봉과 뱀사골 계곡에서의 신선놀음과 어래산과 내리계곡에서의 자연미에 푹 빠졌던 오지산행 그리고 오랫만에 찾아 뵙는 고향의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내고 이제 그 마지막 날 또 다른 세상을 향해 온누리 산우님들과의 시간을 예약하는 것으로 아쉽지만 나만의 여유로운 날들도 마감하려 하는 시간이다.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늘 능선만을 타고 지났던 대야산이지만 그 아래 숨겨진 용추계곡에 대한 미련으로 많이도 궁금했던 본모습의 대야산이 그리워 따라 나선 산행의 서막은 갑작스런 합류로 그렇게 시작되고 오랫만에 만나는 산우님들과 처음 뵙는 산우님들 모두 반가운 얼굴로 인사하며 막바지 무더운 하루를 열고 있다.

기암괴석과 수많은 유명 계곡들을 간직한 괴산의 쌍곡계곡을 지나 꼬부랑 도로를 타고 넘어 어렵게 도착한 대야산 주차장에는 벌써 수많은 차량들로 인해 막바지 무더위를 더욱 달구고 있다.

 

주차장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 구름이 주위 산군들과 어울려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사이 인원 점검 후 계곡 팀을 제외한 30여명이넘는 산우님들과 함께 화장실 옆으로 이어진 가파른 나무 계단을 타고 대야산, 즉 큰산으로 발길을 옮긴다.

개인적으로는 몇번 다녀온 대야산이기에 그 산 정상보다는 용추계곡의 명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간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하는 시간이다.

 

여유를 가지고 커다란 캐논 DSLR 카메라를 어깨에 멘 후 제일 후미에서 짧은 계단 고개를 넘으니 임도 주위에 인삼밭이 펼쳐져 있고 그 건너편에 멋지게 지어진 펜션들 넘어 그 동안 한번쯤 오르고 싶었던 둔덕산이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다.

세번의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그 모습이 그리워 마귀할멈통시바위에 올라 손녀마귀통시바위와 둔덕산으로 이어진 작은 공룡능선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조망에 한동안 머물던 추억을 끄집어 내곤 홀로 미소짓는 시간도 가져 본다.

앞으로 저 둔덕산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올련지 ...

 

아름다운 주위 풍경을 감상하며 다시 나무 계단을 타고 인삼밭 주위로 내려가니 등로 옆에는 하얀 겹무궁화꽃과 분홍빛 무궁화꽃이 반기며 낯선 이방인을 맞이해 준다.

디카에 담으며 진행하니 이제부터 많은 상가 밀집지대가 나타나며 무질서하게 세워진 차량들로 인해 이곳 용추계곡이 얼마나 중병을 앓고 있을지 예감을 해 주는 듯 하다.

벌써 계곡에는 많은 피서인파들로 북적이고 상가건물과 피서객들이 무질서하게 피워대는 고기 굽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며 아침부터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다.

 

그래도 가야 할 임도를 타고 잠시 진행하니 임도가 끝이 나며 우측 능선쪽 계단으로 산행 들머리가 보이고 많은 등산객들이 물밀듯 그곳으로 숨어 들어가는 모습이 들어 온다.

간단히 사진 한장 남기고 그들 뒤를 따라 이 산객도 몸을 숨겨 시원한 나무 그늘의 임도를 타고 진행하며 달궈진 몸을 식혀 본다. 

 

능선으로 들어가니 잠시 후 나무데크로 만든 등로가 나타나고 나즈막한 고갯마루를 오르락 내리락 진행하며 좌측으로 흐르는 명경지수의 용추계곡을 친구삼아 오르니 생각보다 덥지 않다.

넓은 반석이 보이는 곳에서 나무데크는 끝이나고 다시 일반 좁은 등로를 타고 귓전을 울리는 용추계곡의 맑고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진행하니 생각보다 땀도 덜 나고 더위도 덜한 느낌으로 진행한다.

 

다시 아기자기한 등로를 타고 더 오르니 용이 하늘을 향해 오르다 비늘 자국을 남겼다는 하트 모양의 용추에 도착해 그 멋진 모습을 담아보려 노력하지만 벌써 많은 피서 인파들이 그 위험지역 내를 완전히 점령하여 사진 한장 남기기도 힘이 든다. 

그래도 등산객으로 넘처나는 모습이라도 담고 시원한 냉기를 맞으며 다시 앞서 진행하는 산우님들을 따라 조금씩 땀방울을 흘려 보는 시간이 나쁘지는 않다.

 

그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온몸으로 느끼는 촉감도 싫지않은 멋진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한다.

생각보다 가파르지 않은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며 간간히 용추계곡에 들어 시원한 계곡물로 얼굴을 닦으며 진행하다 보니 속도감이 느껴지는 초반 산행이다. 

그저 바라보며 뒤따르는 모습만으로도 눈의 피로가 사라지고 더위가 물러가는 그런 멋진 풍경이다.

 

다시 이마에 땀방우리 맺히면 잠시 용추계곡으로 들어가 시원한 물에 손 한번 담그는 것으로 그 더위마저 사라지는 시간, 저 시원한 계곡 옆에 웃옷을 벗어 던지고 아침부터 알콜로 속을 세척하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그런 시간이다.

저곳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우리들 처럼 땀방울 흘리며 생고생하는 산객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정말로 궁금한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얕아진 용추계곡을 가로질러 건넌 후 이제부터 제법 자란 산죽밭을 따라 곱게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어린아이들이소풍 나온 그런 기분으로 걸어 본다.

앞에 서서 걸어가는 산우가 어느 산우인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함께 그 아름다움을 공유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시간으로 남겨진다.

 

이제 눈에 띄게 계곡물의 수량이 줄어듬과 비례해 피서 인파도 줄어들고 있지만 그 물빛은 더욱 깨끗하고 맑은 빛으로 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산행보다는 계곡물이 더 좋은 등산객들은 이미 계곡 한쪽을 차지하고 어린아이가 되어 물장구를 치며 막바지 더위를 즐기고 있다.

보고 있는 마음은 함께 그 계곡에서 쉬고 싶지만 너무나 푸른 하늘에 떠 있는 하얀 뭉게 구름이 발길을 이끌고 있기에 계속 진행해 본다.

 

늘 다른 산우님들을 위해 봉사해 주고 있는 후미대장 인연님의 모습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다.

그저 안내산악회에서 앞만 보고 속도전을 즐겼던 산우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돼 이제 함께 마음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몇 안되는 산우가 되기까지 옆에서 지켜보며 늘 그 살신성인에 감탄했기에 바라보는 시선에 고마움을 듬뿍 담아 본다.

최절정을 이룬 녹음도 이제 계절의 흐름을 거절하지 못하고 잠시 시간이 지나면 화려한 단풍을 만들어 인고의 세월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월영대를 지나 한동안 오르니 이제 계곡도 끝지점에 도달하고 그 마지막 용트림으로 산객과의 이별을 고한다.

앞으로 영원히 만나지 못할지도 모를 작은 무명폭이기에 어렵게 들려 최선을 다하는 심정으로 멋진 풍경 한장을 담아 본다.

오늘처럼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등로 곳곳에 지저분한 쓰레기 더미가 산을 이루며 계곡 곳곳에서 무질서하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 그런 용추계곡이라면 앞으로 두번 다시 이곳에 들려 이런 아름다운 무명폭포를 만나는 시간도 없을 것이 분명하기에 아쉬움 가득 남겨 본다.

 

그렇게 두어번의 휴식과 물로 목을 축이며 급하지 않게 진행하니 밀재에 도착한다.

이곳 등산 안내도에는 밀치라 적혀 있는 곳, 등로 좌측으로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이어지지만 출입금지 구역으로 묶여있기에 늘 도둑 고양이가 되어 내려오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쉬며 물과 간식을 먹는 사이 우측 가파른 등로를 타고 하늘이 열리는 능선으로 향한다.

 

한동안 코가 등로에 닿을 듯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수많은 땀방울을 등로에 뿌리니 어느덧 하늘이 열리며 등로 좌측에 거대한 바위들이 놓여 있다.

이곳이 거북바위라 생각되어 지지만 알 수 없는 형상에 그저 돌아서서 주위 조망을 바라보며 감탄사만 연발해 본다.

우측으로 남쪽 백두대간 마루금 상 849봉과 집채바위를 시작으로 좌측으로 돌아 진행하며 또 다른 산줄기가 자리하고 차례대로 마귀할멈통시바위와 손녀마귀통시바위 그리고 좌측 저 멀리 우뚝 솟아있는 둔덕산 줄기가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

 

바위 남서쪽 저 멀리에는 톱날 형상을 하고 하늘 마루금에 맞닿아 있는 속리산이 그 동안 맺었던 수많은 추억을 뒤살리며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저 멀리 제일 좌측의 뾰족봉인 천왕봉에서 우측으로 뻗어 내려오며 문장대도 보이고 충북알프스로 이어지는 관음봉은 별도의 독립된 봉우리처럼 당당하게 그 속리의 멋스러움을 살려주고 있다.

그 위에 떠 있는 구름조차도 오늘은 크나큰 선물로 이 산객의 가슴을 파고 들고 있다.

 

많은 산우님들의 사진을 담아 드리고 다시 잡목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등로를 타고 오르니 또 다른 암봉들이 앞을 가로막지만 오늘은 릿찌화를 신고 올랐기에 모든 암봉을 우회하지 않고 올라 본다. 

늘 중등산화를 신고 능선 산행만 햇던 곳을 이렇게 릿찌화를 신고 암봉을 오르는 재미 또한 제법이다.

대문바위가 있는 암봉 정상으로 오르니 따가운 햇살로 인해 온몸이 붉게 타 들어 가지만 서쪽으로 보이는 암벽과 소나무들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화양골의 풍경은 가히 절경을 이루고 있다.

 

잠시 주위 조망을 즐긴 후 진행하니 점심을 먹은 커다란 대문바위와는 크기에서 차이가 나는 작은 대문바위가 반겨주고 그곳을 통해 조심하며 능선으로 오른다.

선돌같은 바위가 서 있기도 하고 의자바위인지 아니면 코끼리바위인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바위사이를 통과해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그곳에 능선이란 이정표가 서 있다.

 

그 능선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다 보니 우측 가까이에 있는 집채바위쪽 849봉을 가운데 두고 저 멀리 조항산과 청화산도 조망되기 시작한다.

어렵게 두번에 걸쳐 넘었던 아스라한 추억이 온몸에 전율을 선사하는 시간이다.

849봉 좌측으로는 둔덕산 가는 길목에 다시 마귀할멈통시바위와 손녀마귀통시바위가 시원하게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봤던 멋진 암릉은 녹음속에 숨어 버렸다.

 

이제 능선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한동안 그늘속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좌측으로 중대봉 갈림길 가는 중간에 우측으로 로프가 달린 암봉으로 오르는 직코스가 보인다.

두번중 한번은 이곳으로 올라 주위 조망을 즐겼지만 박무로 인해 좋은 풍경은 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곳이다.

오늘은 산행도 짧고 또 가벼운 릿지화를 신고 왔기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저 로프를 타고 직벽으로 오른다.

 

그 암벽을 타고 올라 바위에 서니 환상의 세계가 열려 있다.

올라야 할 대문바위쪽과 대야산 정상을 제외한 모든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하늘엔 하얀 뭉게 구름까지 덮혀 있어 그야말로 선계라 할만한 그런 조망이다.

가까이 있는 849봉을 시작으로 조항산과 청화산을 타고 백두대간 마루금이 우측으로 늘재에서 잠시 가라 앉았다가  암봉을 타고 속리산 문장대로 올라 천왕봉까지 달려 내려간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 온다.

언젠가는 다시 이곳에 서서 그때에는 내려 갈 이 마루금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우측에 두고 849봉을 중심으로 좌측으로 눈길을 돌리니 다시 마귀할멈통시바위에서 둔덕산으로 이어지는 순하지만 보이지 않는 암릉미를 자랑하는 또 다른 산줄기가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저 능선을 타고 조만간 종주 산행 한번 해보자 계획하는 시간으로 잠시 바라본다.

 

이제 눈길을 둔덕산 지나 서쪽으로 옮기니 가은쪽 마을이 평화롭게 내려다 보이고 그곳을 지나 햇살에 반짝이는 암봉에 시선이 고정된다.

좌측의 장성봉을 넘어 보이지 않는 악휘봉 갈림길을 지나면 이어지는 구왕봉 지나 희양산이 뜨거운 햇살을 받아 더욱 달궈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희양산 지나 우측으로 이어지며 백화산과 황학산도 가물거리며 조령산 지나 월악산도 희미하지만 그 존재감만을 알려 줄 뿐 보이지 않으니 아쉬움만 남긴다.

장쾌한 백두대간 마루금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만 보고 있다.

 

그곳 희양산을 우측에 두고 이제 대야산과 맞닿아 있는 가까운 마루금으로 눈길을 돌려 본다.

여전히 파란 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그 모양을 변화시키며 오늘 대야산에 오른 선물을 충분히 선사하고 있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편입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듯 무심하게 이어져 있는 애기암봉과 원통봉이 나도 이곳에 살아 있음을 시위하듯 보여주고 있다.

올라 볼 수 있을지 기약없는 마루금이기에 가슴으로나마 오랫동안 그 모습을 담아 보는 시간이다.

 

저 암봉 끝자락으로 올라 대문 바위쪽으로 진행하며 뒤돌아 본 모습이다.

칼등바위 양쪽으로는 수십자 낭떨어지로서 위험하지만 짧은 구간이니 조심하면 모두 지날 수 있는 칼등바위이다.

그 바위지나 849봉이 있고 조항산과 청화산이 다시 발길 붙잡고 잠시 더 머물러 가라 한다.

 

이제 아름다운 조망을 안겨준 바위와 이별해 잡목 그늘속으로 들어 진행하니 진짜 거대한 대문바위가 나타나고 그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식사를 즐기는 산우님들 사이에 낑겨 맛난 점심을 즐겨 본다.

하늘엄마대장님이 준비한 얼렸던 맥주가 마시기 좋게 녹아있고 각 산우님들이 준비한 약효 좋은 약주와 수많은 반찬을 앞에 두고 웃음으로 보내는 시간,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식사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다시 배낭 둘러메고 장난기 어린 나뭇가지 받침목을 바라보며 지난날 백두대간 산행의 추억을 다시 한번 떠 올려 본다.

 

거대한 두 바위 사이에 좁은 통로를 만들어 시원한 바람을 몰고 온 대문바위, 이제 세번의 만남이 있었고 오늘 네번째 만남이니 생각보다 많이 만났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만남은 위한 약속이라 믿으며 온몸에 흐르던 땀방울을 식힌 뒤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른다.

 

대문 바위를 지나자 이제부터 인연 후미대장과 둘 뿐이다.

정상이 보이는 암봉 위에 올라 급할 것 없이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며 많은 사진으로 그 즐거움을 대신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올랐던 첫번째 기억은 아무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저 올라야 되는 곳이기에 아무 생각없이 보는 것도 없이 그냥 발길만 옮겼다는 생각 뿐이다.

그러다 두번 세번째 오르면서 보지 못한 조망을 크게 아쉬워했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날에 비하면 오늘은 정말 좋은 선물 중 가장 큰 선물인 아름다운 풍경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되어 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암봉에서의 즐거웠던 시간도 뒤로 하고 저 멀리 보이는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하여야 하는 시간이다.

한낮의 열기는 달궈진 암봉으로 인해 더욱 얼굴을 뜨겁게 달구고 그 열기를 참지 못한 채 빠르게 암봉을 내려온다.

네번째 오름에서야 제대로 된 대야산의 속살을 알아가는 시간, 숲 전체를 봤다면 이제 그 숲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들을 만나야 하는 시간임을 직감적으로 느껴도 보는 시간이다.

 

이제 작은 암벽을 타고 빤히 대야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전위봉으로 올라 간다.

가파른 등로엔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로프의 도움 없이도 오르고 내릴 수 있을 정도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피아골 하산로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왔다리 갔다리 하는 풍경도 보인다.

그곳에서 정상 오르기 전 지나온 등로와 둔덕산으로 이어진 마루금을 다시 한번 담아 본다.

 

그렇게 잠시 더 오르니 등로에 어느 등산객 한분이 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살펴보니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산행을 한 탓에 양쪽 다리 모두에 쥐가 나 누워 있는 것이다.

간단히 응급 치료를 해 준 다음 인연 후미대장이 가지고 있던 아스피린 한알을 건네며 안전 산행을 빌어 준 후 등로 좌측에 있는 송이바위(?)을 담아 본다.

 

마지막 대야산이 보이는 전위봉에 올라 잠시 조망을 더 즐긴 후 가파른 절벽 위에 매달려 있는 로프를 타고 안부로 내렸다가 다시 마지막 대야산 정상을 향해 오른다.

그러다 잠시 뒤돌아 보니 지나온 산줄기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저 멀리 구비쳐 흐르는 마루금이 가슴 시리도록 산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저 이렇게 올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을...

 

드디어 대야산 정상에 올라 조금 더 넓어진 각도로 발 아래 조망을 즐겨 본다.

너무나 많이 봐왔던 지나온 등로를 우측에 두고 넓게 저 멀리 가은읍을 담아 본다.

가운데 가은읍 상괴리를 두고  좌측으로는 희양산과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선명하고 그 앞으로 절산과 뇌정산이 호위하고 있다.

그 넘어 저 멀리 운달산과 월악산 봉우리들도 보이지만 사진에는 희릿한 형상만 잡혀 아쉬움이 남는다.

 

눈을 북서쪽으로 돌리면 선유계곡과 쌍곡계곡이 보이고 그 계곡을 가운데 두고 칠보산과 군자산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우측으로는 막장봉과 악휘봉 그리고 덕가산도 보이고 그 능선을 타고 백두대간 마루금도 넘실 거린다.

이곳 대야산에서 이렇게 멀리까지 보이는 조망은 오늘이 처음이기에 따가운 햇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한동안 아는 산들을 찾아 사방 팔방 돌아 보기 바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바라 본 남쪽의 백두대간 마루금들.

방금 전 지나 온 암봉들이 칼날을 형성하고 밀재로 내려 앉았다 849봉을 일으켜 좌측으로 둔덕산 줄기를 흘려 보낸 뒤조항산과 청화산을 일으켜 속리산으로 연결시켜 주고 있다.

저 조항산 못미쳐 꿀맛 같은 고모샘이 생명의 은인으로 남겨져 있는 곳도 보이는 듯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 보는 시간이다.

 

이제 대야산 정상이 빤히 보이는 곳에서 먼저 오른 산우님들을 담아 본다.

이 뜨거운 태양 열기를 받으면서도 저렇게 모여 정상에 오른 것을 즐기는 산우님들이야 말로 진정한 산꾼들은 아닐련지...

하지만 아름답게 둘러보는 조망을 보면서 그 이름이라도 알고 있을련지...

재빨리 그들과 합류하여 이 산객이 알고 있는 작은 지식이라도 전해주고 싶어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둘러 본다.

 

  

그렇게 즐기며 옆의 산우님들에게 주위 산군들을 설명하다 보니 대야산 절벽 구간으로 가는 또 하나의 암봉 위에 산우님 한분이 서 있고 그분을 배경으로 북으로 달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다시 한번 담아 본다.

장성봉 지나 좌측으로 막장봉과 투구봉 줄기를 내 보낸 백두대간 마루금은 다시 북으로 달려 악휘봉과 시루봉을 흘려 보내고 크게 남동쪽으로 돌아 희양산과 백화산을 높힌 후 황학산을 돌아 저 멀리 조령산으로 그 높이를 높이고 있다.

산우님 좌측 저 멀리 월악산 산군들도 넘실 거린다.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대야산 정상석이 조금은 한가한 틈을 타 사진 한장으로 남겨 본다.

큰산이란 뜻의 대야산, 오늘 오른 아름다운 용추계곡을 품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그 이름도 아름다운 선유동 계곡을 가까이에 끼고 북으로는 소금강과 쌍곡 계곡을 접하고 있지만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는 마루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100미터 높이의 직벽을 가지고 있어 마의 구간이라 불리우는 두얼굴의 산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제 피아골을 통해 내려 가야 하는 시간이다.

한동안 정상에 머물며 시간을 보낸 후 가파른 절벽을 통해 피아골 계곡쪽으로 내려가며 앞을 바라보니 그토록 많이 봤던 지나온 산줄기가 마지막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구름에 가린듯 그림자가 드리워진 산줄기를 마지막으로 그늘속으로 들며 짧은 구간 로프를 타고 피아골 계곡으로 향한다.

 

정상과 능선에서는 보지 못했던 멋진 암봉들이 줄지어 나타나고 그 암봉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의 푸르름을 가슴에 담으며 부드럽게 보이지만 암봉들을 숨긴 둔덕산 줄기도 담아 본다.

저 능선을 타고 오르며 이곳을 바라보는 마음도 이렇게 글로 남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왕사가 깔려 있는 위험한 급경사 구간의 짧은 로프를 타고 조심하며 천천히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는 계속 이어지는 거대 암봉이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 위험한 내리막 급경사 등로가 좁게 열려 있다.

생각보다 급경사 내리막이라 모두에게 안전산행 부탁하고 조금은 빠르게 내려가니 두어분이 보이지 않아 걱정을 했지만 준족의 산우님들이니 주차장으로 잘 내려오리란 믿음으로 다시 하산길을 서두른다.

 

한동안 쉬었다 진행하기를 반복하며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내려오니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졸졸졸 소리를 내고 있다.

피아골 계곡이 시작됨을 알리며 급경사 위험 구간이 끝나감을 동시에 알리는 반가운 소리이다.

처음 시작하는 피아골의 작은 물줄기를 담으며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산행을 즐겨 본다.

 

큰 물줄기는 아니지만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줄 정도의 물줄기는 되기에 내려오다 땀방울이 흐르면 손을 담그기를 몇차례, 오늘 처음 본 산우님들도 고운 사진으로 담아 드리고 앞서 가는 산우님들도 세워 그저 평이한 등로이지만 녹음이 진 아름다운 등로에서 추억 한장 담아 드린다.

그렇게 급하지 않게 진행해 내려오는 데도  금새 용추계곡 가까이 내려온 듯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풍부해진 수량의 우렁찬 물줄기 소리도 귓전에 가깝게 들리기 시작한다.

 

이제 오전에 갈라진 월영대 이정표를 만나 용추계곡으로 합류하여 완만한 등로를 타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사진을 찍으며 계곡으로 들락날락 하는 사이 함께 내려오던 산우님들은 모두 뿔뿔히 헤어지고 홀로 진행하는 등로가 되어 간다.

오전보다 훨씬 많아진 피서객들의 다양한 모습과 계곡의 아름다움이 대비되며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더욱 크게 남겨지는 것은 단지 이 작은 산객만의 느낌일련지...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너무나 맑고 깨끗한 용추계곡, 하지만 너무나 많이 알려진 계곡이라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과포화된 계곡에서의 불법과 탈법이 판을 치고 금기시 되는 취사 행위도 부끄럽없이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좀 더 세심한 관리와 홍보를 하지 않으면 조만간 오염되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용추계곡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도 되는 시간이다.

 

그래도 아직은 살아있는 양심들이 더 많기에 일부 불법과 탈법이 존재하지만 그 깨끗한 명성을 유지한다 생각도 든다.

내려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풍부해지는 수량으로 산행 시간은 자꾸만 느려지고 있다.

땀방울이 흘러 떨어지는 손을 계곡물에 담그면 금새 땀방울이 마르며 생기를 뒤찾아 간다.

이렇게 여유를 가지고 산에 올라 즐겨보는 것도 참으로 오래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또 다른 계곡의 작은 폭포와 암반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에 손을 담그며 사진으로 남겨 본다.

깊이가 깊은듯 가운데에는 짙푸른 물결이 위험을 알리는 듯 하다.

흐르는 땀방울 그대로 이 계곡으로 뛰어 들고 싶지만 갈길이 바쁘고 또 해서는 안될 수많은 불법을 목격했기에 참으며 뜨거운 땀방울만 흘려 본다.

 

이제 다시 용추까지 내려오니 발디딜 틈도 없을 만큼 많은 피서객들로 붐빈다.

위험 표시기와 안전 로프의 목적은 사라진지 오래된듯 모든 피서객들이 그 안전 로프를 뚫고 계곡으로 들어가 위험한 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입장료만 챙기고 안전은 뒷전으로 생각하는 대야산 관리자들에게 많은 질문이 생각나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하트 모양의 소와 그 아래 마지막 소를 사진으로 담으며 복잡하고 번잡한 용추를 재빨리 떠난다.

앞으로 다시 한번 이곳에 들려 대야산 산행을 즐기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그리 좋지 못한 추억으로 남겨지는 용추계곡이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오랫동안 자연 그대로를 느끼며 후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용추계곡이길 간절히 바라면서...

 

다시 나무데크를 타고 하산길을 서둘러 본다.

시간을 보니 오후 4시를 넘겨 햇살이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용추계곡쪽으로 들려 풍경을 담고 상가지역을 지나 마지막 상가에 도착하니 주차장에서 만났던 대야산 용추계곡에 대한 설명석이 서 있다.

  

저 빗돌에 새겨진 아름다운 전설과 깨끗한 계곡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곳 용추계곡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더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 오는 그런 청정계곡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안타까운 시간이다.

용의 비늘까지 확인하고 하트까지 그렸으니 그것으로 오늘은 만족일 것이다.

 

인삼밭을 지나 마지막으로 둔덕산을 담아 보고 나무계단을 타고 나즈막한 언덕을 넘으니 아침에 떠났던 대형 주차장과 그 넘어 산들이 아직까지도 머리에 예쁜 뭉게구름을 이고 있다.

대형 버스들은 많이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작은 승용차가 대신 하고 있다.

버스로 돌아 가 마지막 산우님들을 기다려 괴산의 청천에 있는 선유동 계곡의 예약된 식당가로 자리를 옮겨 마지막 휘날레를 장식한다.

 

개인적으로 막내 동생이 살고 있는 곳이기에 늘 자주 찾았던 괴산의 산과 계곡들, 이름에 걸맞지 않게 뜨뜻 미지근하고 이끼가 끼어 있는 돌맹이들로 인해 별로 선호하지 않는 선유동과 화양계곡이지만 이렇게 단체로 오면서 자리 제약이 따르는 시간에는 그런대로 봐줄만한 계곡이기도 하다.

주관자들의 수고로 인해 편안한 식사와 주류를 즐긴 후 마지막으로 그 넓은 계곡에 들어 땀방울과 소금끼를 닦아내니 다시 이 세상 모두가 우리것이 되였다.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다 보면 때로는 수고하는 누군가 때문에 홀로하는 외로움을 털고 즐기는 시간이지만 또 때로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홀로하는 외로운 생활이 그리워지는 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저 수고한 많은 산우님들의 고마움을 가슴에 묻으며 즐겼던 하루로 마무리를 해 본다.

 

함께했던 많은 산우님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며 읽어 주심에 감사 드림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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