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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서울의 산

관악산 산행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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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서울 관악산

산행일자 : 2010년 07월 31일 (토요일)

산행날씨 : 구름끼고 흐릿한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7도에서 영상 31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서울대 입구-삼성산 갈림삼거리-호수공원-삼성산과 삼막사 갈림 삼거리-

               삼거리 약수터-제3거리 위 암반-무너미고개-삼거리 약수터(상)-학바위 능선 2-

               서울대 공대 갈림 삼거리-학바위 능선 국기봉-학바위 능선 1-

               팔봉능선 및 안양유원지 갈림 삼거리-연주암-연주샘, 관악사지 및 사당전철역 갈림길-

               연주대 전망데크-연주대-관악산 정상석-헬기장-오봉 국기봉-제3왕관바위-

               서울대공대 폐쇄 등산로-서울대 공대 갈림길-무너미고개 갈림길-

               아카시아동산-모자로 갈림길-호수공원-서울대 입구-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1 Km

산행시간 : 약 4시간 00분 (15시 30분에서 19시 30분까지)

 

 

몸 만들기의 어려움을 실천하며 땀흘린 시간들

 

 

지난 밤 일본 북알프스 산행을 위한 예비 모임을 가진 후 오늘 아침 일어나 대중 목요탕에 아이 손잡고 갔다가 충격을 받아 점심 식사 후 곧바로 간단한 배낭 둘러메고 관악산으로 향한다.

세꼬시를 곁들어 마신 이슬이과 맥주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 2 Kg 가까이 몸무게가 늘어나 있고 소화도 안되는 듯한 콘디션 난조로 인해 마음마저 울적해지려 했기 때문이다.

2주후면 일본 북알프스 산행에 올라야 하는데 부실한 몸으로 갈 수 없어 당분간 몸만들기로 해 놓고 몇일 지나지 않아 이렇게 망가트려 놨으니 걱정도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서울대 정문에서 조금 내려온 관악산 산행 들머리 공사장 쪽이다.

시계탑과 주차장쪽으로 디카를 돌려 오랫만에 담은 후 뒤도 돌아 보지 않고 관악산 시멘트 도로를 타고 빠르게 올라 본다.

그렇게 자주 다녔던 관악산인데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낮설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많은 등산객들이 거꾸로 내려오는 오후 3시 30여분, 그래도 휴일이라 그런지 이 산객처럼 이제사 관악산으로 드는 등산객들도 간간히 눈에 들어 온다. 

 

오늘은 무너미고개에서 팔봉능선이나 한번 타보자 마음 먹었기에 시멘트 도로를 타고 빠르게 올라가니 도로 좌측으로 계곡을 두고 우뚝 솟아있는 서울대 건물들이 유난히 높게 보이고 그 사이 계곡에는 여름 명물인 아이들 여름 수영장이 Open했다는 플랭카드가 펄럭인다.

수많은 인파로 붐비는 그곳을 지나 삼성산과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호수공원으로 들어 사진 한장 다시 남겨 본다.

 

제법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등로를 타고 어렵게 그 등산객들 사이를 빠져 오르다 보니 벌써 아카시아동산 못미쳐 다리에 올라서고 그곳에서 내려다 보는 계곡에는 여름 더위를 피해 나온 등산객들과 피서객들로 인해 계곡에 때아닌 알록달록 단풍이 들어 있다.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이들 틈에 모여 앉아 고스톱을 즐기는 아저씨 아주머니들까지 다양한 빛깔의 단풍들이다.

 

개의치 않고 계속해 빠른 발걸음을 옮기니 금새 무너미고개와 연주대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고 이곳에서도 우측 작은 다리를 건너 무너미고개로 향한다.

작은 다리를 건너자 마자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곳에서도 역시 많은 등산객들이 쉬며 준비한 간식과 막거리 파티를 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 이곳에서 부터는 조금은 호젓하게 등로를 홀로 만끽하며 즐겨 본다.

그래도 휴일의 관악산임을 알려 주듯 금새 등산객들의 발걸음 소리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들리며 잠시 스치는 인연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인사를 나눠본다.

그렇게 한동안 등로에 정신을 팔려 진행하다 보니 무너미 고개가 지척이다.

 

무너미 고개에서 갑자기 마음이 변해 8봉 능선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학바위 능선이나 제대로 알고 올라보자 생각해 본다.

잠시 좌측에 철조망을 두고 가파른 절개지 경사면을 오르니 편안한 등로가 열려있고 그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무너미고개 건너편으로 자주 올랐던 삼성산 철탑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에 오른다.

  

다시 한동안 조금은 가파른 등로를 타고 오르니 삼거리 약수터 상 이정표가 보이고 이곳에서 함께 동행하던 등산객들도 모두 좌측 삼거리 약수터쪽으로 내려가니 다시 홀로 가는 시간이 되였다.

다시 등로를 타고 조금 더 땀방울 흘리니 바위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삼성산쪽으로는 이제 철탑뿐만이 아니라 그 좌측으로 삼성산 정상과 전망대도 조망되기 시작한다.

 

다시 눈을 돌려 좌측으로 바라보니 무너미고개를 타고 안양쪽으로 이어지는 골짜기가 드러나고 그 양옆으로 제법 산대운 산그리메가 산객의 눈길을 잡는다.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는 있지만 이렇게 이곳에 올라 이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기에 또한 멋진 삶을 살아간다 말할 수 있는가 보다.

  

그러다 만나는 원추리가 눈길과 발길을 멈추게 만들고...

다른 꽃들과 달리 전국 어디에서나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이면서도 고도에 따른 꽃의 크기라든가 특징이 변하는 것도 없이 언제 어디에서나 한결같이 산객을 반기는 꽃으로 기억된다.

 

잠시 더 오르니 학바위능선2라는 이정표가 서 있고 그 옆에는 서울대공대로 내려가는 갈림 이정표도 서 있다.

그곳에서 잠시 능선을 치고 오르니 방금전 타고 올랐던 암봉과 무명봉이 맞이해 주고 그 넘어 저 멀리 삼성산 철탑과 정상이 더 멀어져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이렇게 바라만 봐도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박무로 인한 깨끗함이 없어 아쉬운 시간일 뿐...

 

다시 전세내듯 홀로 등로를 따라 오르니 처음 관악산에 오르며 참으로 많이도 올랐던 학바위국기봉이 보인다.

저 국기봉을 오리기 전 수많은 막걸리통을 비웠던 장소에서 잠시 옛추억을 떠 올려 보기도 한다.

이제 이 바위를 타고 올라 학바위능선상 국기봉과 실로 오랫만에 재회의 반가움을 표시해 본다.

 

국기봉 정상 뒷쪽 바위에는 부부인듯한 등산객 4명이 자리잡고 과일을 먹으며 쉬고 있다.

그쪽 넘어 올라야 할 관악산 기상대와 송전탑 그리고 연주대 봉우리가 참으로 아름답게 들어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멀지 않는 곳이지만 저기까지 오르기위해 또 얼마의 땀방울을 흘려야 하는지...

 

다시 학바위능선 국기봉을 내려와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학바위능선1이란 이정표가 보이고 그곳을 지나 나즈막한 바위에 오르니 등로 좌측으로 완관바위가 나타난다.

수없이 많은 사진으로 담았고 또 올라도 봤기에 오늘은 이렇게 사진 한장 남기는 것으로 대신해 본다.

 

계속되는 암봉을 넘어 진행하니 이제 관악산 중계탑이 바로 머리위에 존재한다.

제법 많이도 올라온 등로, 이제 저 중계탑을 지나 정상석에 입맞춤하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가 될 것이다.

오랫만에 제대로된 바위를 타면서 조금은 시간이 지체되어도 상관하지 않고 모든 바위들을 올랐다 내려와 진행해 본다.

 

등로 좌측으로는 처음 관악산에 오르며 자주 이용했던 계곡 지나 깔딱고개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좌측 능선으로는 5봉 능선상의 암봉들을 시위라도 하듯 내세워 위압감을 주고 있다.

오늘 정상석을 만난 후 내려가야 할 등로이기도 하다.

  

등로 우측으로는 그토록 종주를 하며 많이도 올랐던 8봉 능선이 오늘 만나지 못함을 서운해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저 8봉 능선을 밟아본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는 기억이다.

몇개월전 홀로 정상에서 내려가며 무너미고갤 하산했던 추억을 떠올려 본다.

 

이제 처음 올라가 보는 암봉에 올라 관악산 송전탑이랄까 아니면 중게탑을 함께 담아 본다.

늘 우회하며 지났던 바위이기에 오늘의 만남이 왠지 낮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송전탑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넓은 바위에 앉아 준비한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며 지나온 등로를 뒤짚어 내려가 본다.

어렵게 올랐던 바위 사이로 저 멀리 태극기가 펄럭이고...

희미한 박무속에서도 무너미고개 넘어 삼성산 철탑과 정상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주위 조망을 즐긴 후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무슨 건물이 있었던듯 사각형 모양의 각 코너에는 시멘트 말뚝이 나뒹굴고 있다.

그곳을 지나자 마자 관악산 송전탑 아니 통신탑이 바로 지척으로 머리 위에 나타나고 바위 위에 열쇠모양을 한 작은 시멘트 말뚝이 박혀있는 130이란 숫자가 이채롭다.

 

이제 그곳에서 내려가니 몇명의 등산객들이 이정표 앛에 서서 어디로 진행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듯 소란스럽다.

다가가 확인해 보니 KBS 송신소 앞으로 우측으로 가면 팔봉능선을 타고 안양유원지쪽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좌측능선을 타면 연주암이나 연주대로 가는 이정표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보며 올라온 탑은 KBS 송신탑이였던 것이다.

 

이곳 갈림길에서 지난번에는 팔봉능선으로 내려갔기에 이번에는 오랫만에 연주암에 들렸다 정상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가파른 돌계단을 타고 내려오니 이정표 앞에서 소란스럽던 산객들도 내뒤를 따르고 그렇게 연주망까지 동행 아닌 동행을 하게 되였다.

너무나 가파른 돌 계단이 양쪽에 안전 철봉과 로프를 만들며 구비쳐 흐르고 있다.

 

실로 오랫만에 들려보는 연주암이다.

늘 정상가는 암봉에서만 멀리 내려다 봤던 곳...

통일신라 문무왕 시절 의상대사가 관악사란 이름으로 창건하였으며 태종 이방원의 첫째 아들인 양녕대군과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이 셋째인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계승 할 것을 부탁하고 이곳에 머물며 그 이름도 지금의 연주암으로 되였다고 전해진다.

 

연주암을 한바퀴 둘러보고 이제 다시 돌 계단을 타고 연주대로 향한다.

연주대는 관악산 정상으로 통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저 멀리 홀로 내려오는 산객이 가파른 돌 계단을 타고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다.

 

오랫만에 등산객에게 부탁해 연주암 암자가 보이는 나무 전망 데크에서 흔적 한장 남긴다.

땀방울이 온몸을 타고 흘러 옷은 이미 물속에 빠진 꼴이 되였다.

언제 봐도 아름답지만 가을 단풍철에 보면 환상인 곳,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하기도 한 시간이다.

  

또 다시 관악산 정상에 선다.

정상석에는 해발 629미터라 적혀있지만 지도와 사전에는 632미터라 하니 어떤 것이 맞는지 통일이 필요하다.

경기 5악중 하나의 산으로 관악구가 영등포구에서 분리될 때 산이름을 따 관악구가 되였다.

매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서울의 산으로 작고 아담하지만 바위들이 많아 산행의 재미 또한 쏠쏠한 산이다.

 

관악산 정상 바위에서 바라본 연주대와 그 앞의 기이한 바위 그리고 방금 전 지나온 저 멀리 KBS 수신탑이 박무속에서도 아름답다.

연주대에는 얼마전부터 시간을 정해 들어가 둘러 볼 수 있는 철 계단도 생겨 났다.

언제 어느때 올라도 아름답고 멋진 우리의 관악산, 오랫동안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이제 사당쪽 등로를 살펴본다.

이곳 역시 자주 이용하던 등로이고 저 아래 마당바위까지는 자주 밤에도 올랐던 곳이기에 전혀 낮설지 않다.

아마도 관악산 산행중에 그래도 제법 걸을 수 있는 긴 코스중 한곳이 이곳이 아닐까 생각되는 코스이다.

생각보다 울퉁불퉁 아름다운 산세이다.

 

사당방햔으로 내려가다 우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그 끝자락쪽에 서울 경마장과 서울랜드가 보인다.

모두 오랫동안 봐 왔던 곳이지만 오늘은 왠지 특별한 생각으로 다가온다.

다만 박무로 인한 조망의 제한이 안타까운 시간이다.

 

정상에서의 시원한 바람 맛에 이끌려 한동안 머물다 이제 다시 하산길로 접어 든다.

내려오며 담아 본 연주암 암자가 자리한 바위를 처다보니 또 다른 풍경이 다가온다.

넘어질듯 넘어지지 않는 바위 꼭대기에 지어진 암자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고 내려오는 시간이다.

 

이제 관악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우측 절벽지대의 암벽을 타고 로프에 몸을 의지한채 내려와 오봉 능선으로 향한다.

헬기장 있는 부근에서 뒤돌아 보며 담은 기암과 그 뒤로 숨듯 몸을 숨겨버린 연주대가 인상적이다.

자주 봤던 모습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며 바라보는 모습은 다른 풍경을 보는 듯 하다.

  

잠시 더 내려오다 등로 우측으로 관악산 정상 바로 밑의 풍경을 바라본다.

개인적으로 이름 붙였던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암봉이라 솔봉이라 부르는 봉우리가 반긴다.

그곳에 우뚝 솟아 있는 소나무 한그루도 여전하고...

사당에서 오르면서 늘 만나고 또 서울대쪽에서 오르다가도 만날 수 있는 봉우리 위 소나무...

 

다시 솔봉 아래로 펼쳐진 능선과 서울 도심을 담아 본다.

좌측 골짜기에 세워진 서울대학교의 건물들과 그 앞으로 쭉 넓어진 관악구와 동작구, 그리고 우측으로 돌며 사당과 강남 그리고 저 멀리 한강이 보이지만 박무로 인해 흐릿하다.

그 도심으로 뻗어 내려간 능선들도 아름답고...

  

바위봉들을 넘어 뒤돌아 본 관악산 정상이 다시 손짓하고...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하거늘...

또 한평생 오르며 이런 풍경에 익숙해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또 다시 만나는 암봉 위에 꺽이고 잘리면서도 그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소나무 한그루 넘어 저 멀리 오봉의 국기봉 위에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생명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함께 알려주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에서 또 다시 많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기도 하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오봉 국기봉을 담아본다.

월요일 밤에 올랐다 안개의 시샘으로 그 모습조차 보지 못하고 귀로만 만났던 오봉 국기봉, 오늘은 무척 더운 날씽니데도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으로 잔잔하던 태극기가 한껏 휘날리고 있다.

 

그 국기봉 아래에서 뒤돌아 본 관악산 정상과 소나무는 여전히 산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계절별로 다르게 다가오는 이런 풍경에 반해 또 오르는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이곳에 다시 올랐으니 다음에는 어느 코스로 갈련지 스스로에게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국기봉 바로 직전 다시 만나는 바위들,

많은 산객들과 산우들과 모여 막걸리 잔 나눴던 추억이 깃들어 있는 바위이지만 오늘은 그 속살을 보면서 진행하다 보니 이런 새로운 모습의 바위들도 만난다.

주먹 쥔 바위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듯 보이기도 하고...

 

이제 국기봉 바로 아래 맞은편에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도 다시 담아본다. 

수많은 등산객들의 포토 장소로 제공되던 소나무였기에 이 산객도 먗번인가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바위틈에 뿌리 내리고 이렇게 성하의 계절에 푸르름을 유지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이제 국기봉과 헤어져 내려가며 만나는 이색적인 바위이다.

늘 지나다니며 단 한번도 멋지게 서 있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오늘은 천천히 뜯어 보니 그 어느 바위 못지 않게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다시 제3왕관바위가 나타나고 올라가 살펴보지만 그 왕관의 모습은 오늘도 찾지 못하고 돌아선다.

다만 내려오는 도중 손가락을 모아 주먹 쥔 모습의 바위 위에 요상한 장식을 한 장식풍이 돋아나 있어 이채롭다.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모습이라 더욱 경외로울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한동안 내려와 지난 월요일 밤 안개속에서도 담았던 서울대학교의 야경이 생각 나 같은 장소에서 담아 본다.

해가 지날수록 더욱 조밀해지고 빽빽해지는 서울대학교의 건물들을 바라보며 오늘도 많은 상념에 잠긴다.

교육을 위한 투자와 자연 파괴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하는 세계인듯 하다.

 

늘 자주 오르고 내렸던 서울대학교 공대쪽 등로가 폐쇄되였다는 안내판이다.

학생들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서울대학교의 편의성만을 생각했다면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글귀이다.

아무튼 학생들을 위한 이전이라니 그저 옛날 다니던 등로를 타고 진행할 수 밖에 없을듯 하다.

 

일주일 사이에 현저히 줄어든 무명폭포에서 관악산이 물을 담아주는 산이 아니라 물을 뺕어내는 산임을 다시 한번 절감한 시간이다.

그 많던 물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지고 이렇게 그 흔적만을 알려 주고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이 물줄기 조차도 사라질지 모르니 사진으로라도 담아 놔야지...

  

다시 무너미고개와 연주대 갈림 삼거리를 지나 조금은 텅빈듯한 등로를 타고 마냥 즐겨본다.

그 많던 등산객들의 모습은 사라지고 이렇게 호젓한 산길을 남겨두고 있다.

호사란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왠일인지...

 

드디어 다시 호수공원으로 뒤돌아 내려오며 정자를 담아본다.

늘 북적대던 호수공원 팔각정도 오늘은 주인을 못만나 아쉬운듯 그런 표정이다.

그냥 그곳에 올라 잠시 둘러보고 나온다.

 

아직도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문득 어릴적 추억에 잠겨본다.

제법 큰 저수지로 멱감으러 놀러갔다 얼떨경에 중앙까지 가 고생하며 잔뜩 겁먹었던 생각이 떠오른다.

맑은 계곡물에 뛰어 놀고 있는 순진무궁한 아이들처럼 오늘 하루도 깨끗함만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길 바라며

 

관악산 정문으로 내려와 도로변으로 나가기 직전에도 한장 담아본다.

한여름 더위에도 두손을 꼭잡고 걸어가는 연인드과 이열치열로 더위를 날리며 등산을 다녀온 사람들 그리고 차를 이용해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뒤엉퀴며 북새통을 이루지만 절묘하게 조화로운 산행이다.

 

아렇게 또 하루 몸 만들에 여념이 없이 다녀온 관악산에서 스쳤던 소중한 추억을 담아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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